사치코 서점
슈카와 미나토 지음, 박영난 옮김 / 북스토리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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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책방이라고 하면 아련한 그리움이 먼저 떠오른다. 내가 고등학교에 다니던 시절만 해도 내가 사는 곳에도 헌책방이 몇군데 있었다. 하지만 하나둘씩 자취를 감추더니 이젠 완전히 없어져 버렸다. 조금 큰 도시로 나가면 헌책방이 있기도 하겠지만, 인터넷 헌책방도 있고, 중고 서적을 판매하는 사이트도 많아서 그런지 굳이 그곳까지 일부러 가야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지만, 그래도 그리운 느낌이 드는 건 이제 나도 나이를 꽤 많이 먹었다는 증거일지도 모르겠다. 종이 색깔도 바래고, 퀴퀴한 냄새가 나기도 하지만 헌책에는 그 책을 읽어온 사람의 역사가 고스란히 축적되어 있을 것이다. 아마도 내가 가진 책들은 대부분 새책이라 나의 역사만이 기재되어 있겠지만, 몇번씩이나 다른 사람의 손을 거쳐 내 손에 들어온 책들은 어떤 이야기를 가지고 있을까. 문득문득 궁금해진다.

책 제목이자 총 7편의 단편소설이 연작소설이 되게 만드는 장소인『사치코 서점』. 책 제목만을 두고 봤을 때는 서점에서 벌어지는 혹은 그 서점에 있는 책과 관련된 기묘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먼저 들었다. 하지만, 읽어보니 서점이나 책과 관련한 이야기라기 보다는 그곳을 들렀던 사람이나 그곳 주인장과 알고 지내는 사람들에게 일어난 기묘한 이야기였다고 할까. 그렇다 보니 헌책방의 미스터리라고 생각했던 처음의 기대와는 조금 어긋나 약간은 실망스러운 기분을 맛보기도 했지만, 의외로 따스한 이야기들에 조금씩 내 마음이 누그러져 갔다. 

<수국이 필 무렵>은 시타마치의 아카시아 상점가 근처로 이사온 한 커플의 이야기와 그 근처에 있는 라면 가게에서 벌어진 강도 살인 사건 후 그 라면 가게 근처에서 자주 목격되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남겨진 자와 그들을 지키려는 자, 그리고 짧지만 불꽃같은 사랑을 했던 한 커플의 이야기는 묘하게 중첩되는 부분이 있었다. 그들이 그곳으로 이사를 오게 된 것은 어쩌면 운명에 이끌려서가 아니었을까.

<여름날의 낙서>는 일명 도깨비 낙서라고 하는 것과 관련한 것이다. 일종의 괴담같기도 하고 도시전설같기도 한 이야기인데, 결말부를 보면서 무척이나 마음이 아팠다. 늘 어른스럽게 게이스케를 지켜주던 형. 그리고 게이스케에게 닥쳐온 위험. 게이스케의 형은 어디로 갔을까.

<사랑의 책갈피>는 헌책방의 낭만을 담고 있달까. 오래된 책사이에 끼워진 서표를 보고 메세지를 남기기 시작한 구니코. 그런데, 정말 그에 대한 답장이 도착했다. 매일매일 그 책을 읽는 남자 대학생을 짝사랑하는 구니코와 책 속에 끼워진 메세지에 담긴 비밀은?

<여자의 마음>은 최고로 섬뜩한 작품이 아니었을까 싶다. 남편이 휘두른 폭력에 늘 도망을 다니면서도 남편곁을 떠나지 못하는 한 여인의 이야기였는데, 이 여인에게는 여자의 마음만 있었고, 어머니의 마음은 없었던 것일까. 죽은 남편의 등장과 49일의 비밀.

<빛나는 고양이>는 안타까우면서도 따스함이 가득했던 단편이었다. 어느날 문득 한 만화가 지망생의 방을 찾아온 얼룩고양이 차타로. 차타로는 그곳에 들러 잠시 쉬었다 가기도 하는 길고양이였다. 그러던 어느날 도깨비불처럼 날아든 존재가 그의 삶에 작은 변화를 가져온다. 고양이의 행동을 하는 빛의 정체는 바로... 살아 생전 사랑을 못받았던 작은 생명이 죽은 뒤에나마 따스한 사랑을 받고 떠나게 되었다. 그러고 보면 우리 주변에는 이렇게 사람에게 외면받은채 쓸쓸히 삶을 마감하는 생명들이 너무나도 많다. 

<따오기의 징조>는 누군가의 죽음의 징조를 목격하는 사람의 이야기이다. 한 할머니에게서는 분홍색 꽃다발을, 잘난척 하던 친구에게선 분홍색 머리띠를, 선배에게선 분홍색 머플러를, 집근처에 살던 소녀에게선 분홍색 털모자를...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그 사람과 어울리는 물건이라 그것이 죽음의 징조인지도 모르고 지날 수 있었다는 이야기가 정말 등골을 서늘하게 만들었달까. 

예를 들어 저승사자라는 게 정말로 있어서 누군가를 노린다고 하면, 그 녀석은 목표물인 인간에게 슬쩍 사인을 하는 거야. 
하지만 그건 본인은 모르지. 주변의 인간들도 모르고. 내가 본 것처럼 흔한 물건으로 형태를 바꿨기 때문에. 
어쩌면 그 인간에게 어울리는 물건으로 보이게 하려고 저승사자도 머리를 짜낸 것인지 모르지.
(219p)

마지막 작품인 <마른잎 천사>는 사치코 서점의 주인 할아버지와 관련된 이야기이다. 모든 이야기의 시작이자 끝이라고 해도 될 것 같다. 할아버지가 왜 서점 이름을 그렇게 지었는지, 왜 혼자서 살아가고 있는지, 할아버지의 비밀이 이 마지막 작품에서 밝혀진다. 

총 7편의 연작소설에 나오는 마을에는 오래된 절이 하나있다. 그 절이 이 마을을 신비롭게 혹은 오싹하게 만들고 있다. 그건 바로 그 절에 있는 석등이 죽은 자들의 세상과 산 자들의 세상을 연결하는 연결점이기 때문이다. 이런 것은 조금 보기 드문 설정인데, 보통 이승과 저승이 연결되는 부분은 다리나 십자로, 우물, 연못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일본 소설이나 만화를 보면 이런 설정이 꽤 많다)

어쨌거나 두 세계가 연결되는 곳이 가까운 곳이다 보니 신기하고 오싹한 일도 많이 벌어지지만, 대개는 무섭다기 보다는 안타깝고 슬픈 느낌이 강하다. 죽은 뒤에도 자신의 가족을 지키기 위해 젊은 시절의 모습으로 돌아온 아버지, 시공을 초월한 연서, 사랑 한 번 받지 못한채 죽어간 한 고양이의 영혼, 사치코 서점의 주인 할아버지가 만나고 싶어하는 사람 이야기 등은 따스하면서도 안타까운 이야기였다. 이전에 읽었던 작가의 책『도시전설 세피아』는 뒷통수를 치는듯한 강렬한 반전과 오싹한 감정이 대부분의 작품을 관통하고 있었다면, 이 작품『사치코 서점』은 이미 지나가버린 시절에 대한 아련한 그리움과 추억을 담고 있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반전이나 오싹함의 묘미는 없지만, 오히려 따스한 느낌의 작품이 가득하다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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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 키터리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권상미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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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인생을 살아가면서 스스로가 행복하다거나 혹은 지금을 살고 있어 행운이라고 생각되는 순간은 얼마나 될까. 특별히 감수성이 풍부해서 반짝이는 햇살, 졸졸 흐르는 시냇물, 뺨을 간지르며 지나가는 바람에 난 행복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보통은 특별한 순간에 행복을 느끼지 않을까 싶다. 대학에 합격한 순간, 결혼을 하는 순간, 첫아이가 태어나는 순간 같은. 일생에 거의 한 번 정도만 허락되는 순간이 진정 행복한 순간이라 생각하고 있지 않을까. 

한편으로는 다른 사람에게 닥쳐온 불행한 일을 보면서, 나는 저런 일을 겪지 않아서 다행이야, 그 사람에 비하면 난 행복한 사람이고 말고, 이런 생각은 하고 있지 않은가. 좀 비겁할지는 몰라도 우리 인간은 나약한 존재이기 때문에 그런 것을 보면서 위안을 얻고 싶어할 지도 모른다.

또다르게 나의 행복을 돌아 보는 시간으로는 평범한 다른 사람들이 평범한 날들을 이어가며 얻어가는 행복을 보는 순간이 아닐까 싶다. 나와 그다지 다르지 않은 사람들의 평범한 행복과 평범한 순간이 가지는 가치들을 보면서 나의 상황을 돌아 보고 미소짓게 되는 것, 그 또한 나의 행복을 반추하는 시간이 아닐까.   

이 책은 미국 메인주의 작은 마을인 크로스비에 사는 사람들의 일상과 평범한 나날들을 그리고 있다. 때로는 어렵고 힘든 순간에 부닥치기도 하지만, 소소한 일상에 행복을 느끼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우리 주변에 있는 사람들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다. 때때로 우리는 아주 특별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책으로 접하곤 하지만, 그런 책을 읽고 나면 왠지 동경과 질투만이 남는달까.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 왠지 나도 행복한 사람, 평범함의 가치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이 된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주인공인 올리브 키터리지는 학교 수학 선생님이다. 보통 여성들과는 다르게 큰 덩치에 괄괄한 성격, 따지고 들자면 장점보다는 단점이 더 많아 보일 것 같은 여성이다. 그녀의 가족으로는 약국을 경영하는 남편 헨리와 아들 크리스가 있다. 헨리는 조용하고 다정한 성격의 소유자로 오랫동안 약국을 경영하다 뇌졸중으로 쓰러져 요양원에 입원하게 되지만 결국 사망하고 만다. 크리스는 사춘기때에는 반항기로 똘똘 뭉쳐있었고, 어른이 되면서는 집안과 거의 연락두절 상태에서 살다 첫결혼에 실패, 두번째 결혼에서는 아이 둘 딸린 이혼녀와 결혼했다.

올리브의 인생을 이렇게 압축해 놓고 살펴 보니 우리네 이웃의 삶과 그다지 다를 것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이 세상에 똑같은 삶은 존재하지 않는다. 올리브 역시 조목조목 따져보면 다른 사람들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삶을 살고 있다. 올리브가 중심이 되어 나오는 이야기에서는 올리브의 성격과 가치관, 살아가는 방식을 볼 수 있었고, 다른 사람에게 보이는 올리브의 모습을 보면서 또다른 그녀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만약 그녀의 겉모습만으로 판단할 때, 지금 내 앞에 올리브가 나타난다면 난 그녀를 감당할 자신이 없다. 무뚝뚝하고 괄괄한 성격에 맞붙어 싸울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거의 두배나 차이나는 나이차를 생각하면 노인네가 그렇지 뭐, 하고 그냥 참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올리브의 이런 저런 점을 생각해본다면 - 여기에서는 읽었다는 표현이 정확하지만 - 올리브는 나름대로 꽤 매력적인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거칠고 투박한 표현속에 다정함이 감춰져 있다고 할까. 솔직한 성격이긴 하지만, 다른 사람을 걱정하고 배려하는 모습도 자주 눈에 보인다. 겉으로 보기엔 전혀 그렇지 않지만... 

이 책은 올리브 키터리지란 제목을 가지고 있지만, 올리브 이외의 사람들의 삶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모두 우리 이웃에 있을 것만 같은 사람들이라고 할까. 올리브의 남편 헨리의 약국에서 일하던 데니즈는 사고로 사랑하는 남편을 잃었고, 무대공포증이 있는 엔절라 오미라에겐 감춰진 비밀이 있다. 과부로 사는 데이지는 하먼과 새로운 삶을 시작했고, 라킨 부부는 범죄를 저지른 아들이 있다는 이유로 숨어 살고 있다. 밥과 제인 훌턴 부부는 함께 늙어가면서 인생의 마지막 순간들을 음미하면서 살고 있지만, 말린 보니는 젊은 나이에 남편이 사망했다. 줄리는 결혼식 직전에 파혼당했지만, 다시 찾아온 약혼자의 뒤를 쫓아 가출을 감행한다. 그러고 보면 이 책은 사랑, 이별, 아픔, 절망, 행복 등 사람의 인생에서 찾아오는 갖가지 이야기를 다 담고 있다. 누군가의 결혼식이 있다면 누군가의 장례식이 있듯이 말이다.

이렇게 각기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우리의 인생이 너무나도 평범하게만 보여도 매순간순간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고 이야기한다. 어쩌면 그 순간에는 너무나도 평범해서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지나고 나면 뭉근한 그리움이 생기는 순간들이 있다고. 또한 자신의 삶이 불운하고 불행한 것같아서 때때로 나보다 더 큰 불행을 겪는 사람들을 보면서 스스로를 위로하려 하지만, 늘 그렇지만도 않다는 것도 이야기한다. 특히 올리브가 교도소에 갇힌 아들을 둔 라킨 부부를 찾아 갔을 때나, 젋은 나이에 과부가 된 말린 보니를 찾아가 그들의 슬픔이나 아픔을 들여다 보려 했지만, 의외로 그들이 그렇게 불행하지 않다는 사실을 눈치챘을 때, 올리브는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이 부분을 읽다 보니, 문득 자신이 가진 절망과 슬픔의 무게는 스스로 덜어내는 것이 옳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자신의 힘든 순간을 이겨내는 것은 자신의 삶의 반짝이는 순간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젋은 시절의 올리브 이야기에서부터 노인이 된 올리브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올리브 주변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우리의 평범한 삶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다시금 깨닫게 되었고 나도 앞으로는 내 평범한 삶을 선물이라고 생각하면서 늘 마음속에 그걸 염두에 두고 살아야지, 라고 말한다면 내 입장에서 그건 지나친 과장일지도 모르겠다. 적어도 난 그정도로 마음이 넓은 사람도 다른 사람의 인생에 영향을 많이 받는 사람도 아니기에. 또한 책을 읽을 때는 그렇게 생각할지 몰라도 삶의 고단함에 지치면 금세 이런 것을 잊게 될지도 모르니까.  하지만 이것 하나만은 이야기하고 싶다. 이 책을 읽는 이틀 동안 마음속으로 따스함이 밀려들었다고. 이들의 각기 다른 삶을 보면서 미소짓기도 하고, 조금은 안타까워하기도 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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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책방 어제일리어의 사체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28
와카타케 나나미 지음, 서혜영 옮김 / 작가정신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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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은 수줍음이 많아서 자주 오지 않을 뿐더러 왔다가도 금방 휑하니 사라져 버린다. 그에 반해 불운은 친구가 많은지 한번에 여럿이 와서 오랫동안 머물다 간다. 사람들은 모두 행운이 가득한 삶을 바라지만 그렇지 않은 이유는 행운과 불운의 이런 차이점 때문일까?

아이자와 마코토는 이렇게 말하면 좀 안쓰럽지만 불운을 몰고 다니는 여자이다. 다니던 회사는 도산하고, 투숙한 호텔은 불이나 사상자가 나오고, 사이비 카운슬러에게서는 이상한 소리나 듣는다. 그런 그녀가 하자키 해변에서 파도를 향해 "나쁜 놈아"라고 외쳤더니 이번엔 시체가 떠내려왔다. 설마 바다가 앙갚음을 할 줄이야!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지는 사람이 있다더니 마코토가 그런 사람이 아닐까. 

이런 불운의 연속끝에 행운이 찾아 왔다. 하자키시에 있는 헌책방 어제일리어의 사장인 할머니가 한달 동안만 헌책방을 봐달라고 한 것이다. 집도 절도 없던 처지에 숙박제공의 아르바이트라니, 게다가 급료도 꽤 많다. 아이자와 마코토에게 있어 이것은 불행의 끝, 행복의 시작일까? 하지만 할머니가 검사차 입원을 한 날 밤, 가게에 도둑이 든다. 헉! 그녀의 불운은 정녕 끝이 아니었단 말입니까! 게다가 그후에는 마에다가의 마치코마저 어제일리어에서 사체로 발견되는데... 그걸로 끝……인줄 알았는데, 이번엔 누군가 마코토를 죽이려 든다. 아, 정녕 마코토에게 해뜰 날은 없는 겁니까? 쥐구멍에도 볕들 날 있다더니, 마코토의 삶에 볕이 드는 날이 정녕 오기는 합니까?

마코토에게 이런 불행이 연속되는 걸 보고 있자니, 내 입장에서는 모든 것이 현실같지 않아서 자꾸만 웃음이 나온다. 거참, 자기 일 아니라고 그러면 안돼지, 라고 할 사람있으면 나와보시오. 읽으면 웃음이 나올 수 밖에 없다니까. 이게 바로 와카타케 나나미의 소설의 포인트랄까. 

익사체의 정체, 그리고 어제일리어에서 발견된 사체, 마코토 살인 미수 사건 등에 관한 수사는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은 적당한 템포로 진행된다. 재미있는 것은 마에다家가 이 지역의 오래된 명문가에다가 지역 경제를 쥐락펴락하는 사람들이다 보니 경찰 서장은 스스로 몸을 사린다는 것이다. 에휴, 어딜가나 이런 사람 꼭 있지 싶다. 답답하긴 해도 이게 현실이다. 하지만, 그런 서장과는 달리 오래전 사건과 요번에 일어난 사건들을 연결지어 수사하려는 고마지가 있으니 염려는 덜어둬도 되지 않을까. 물론 그의 부하 이쓰키하라가 좀 어리바리하긴 하지만 나름대로 열심히 수사를 하니 이 콤비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여기에 등장하는 인물중 단연코 1위의 인물은 헌책방 할머니인 베니코다. 칠순의 나이에도 정력적인 활동을 하는 로맨스 소설 마니아. 시원시원한 성격이지만, 나름대로 자신의 가족사와 관련한 아픔을 가지고 있는 분이라 마음이 안쓰러웠달까. 또한 시노부란 캐릭터도 아주 흥미롭다. 마지막 문장을 보면서 코지 미스터리가 잔혹동화로 바뀌는 느낌이었달까. (이건 마지막 문자을 읽으면 공감할 수 있을 듯)

사건 수사는 경찰이 하지만 코지 미스터리답게 이 작품에 등장하는 여성이 사건을 해결한다. 하지만 모든 사건을 그 여성이 해결하는 것은 아니다. 경찰의 체면을 세우는 건 역시 경찰이랄까. 오랫동안 하자키에서 살아온 고마지의 시야가 더 넓기 때문일까. 모든 사건을 관통하는 핵심을 잡아내는 것은 바로 고마지의 역할이다. 인간의 탐욕과 욕망이 만들어낸 씁쓸한 사건의 전모. 하긴 끔찍한 사건뒤에는 인간의 비뚤어진 욕망이 존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와카타케 나나미의 일상 미스터리 하자키 시리즈 시리즈 1편인 <빌라 매그놀리아의 살인>은 신축 빌라 단지에서 발생한 수수께끼의 사건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면, 2편인 <헌책방 어제일리어의 사체>는 하자키시의 명문가인 마에다家와 관련한 이야기이다. 얼핏 보기엔 시리즈로서의 연관성이 있을까 싶어도 두 작품 다 폐쇄된 집단을 소재로 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공통점일 것이다. 신축된 빌라는 기존 주민들과 거리를 두기 위해 높은 담과 안전요원을 두고 있고, 그곳에 사는 사람들 모두 각각의 비밀을 가지고 있으며, 마에다家라는 명문가는 오래된 집안답게 그 집안 특유의 문제점과 비밀을 껴안고 있기 때문이다. 함부로 건드리면 탈난다, 라는 분위기랄까.

오래된 명문가라는 설정은 본격 추리소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설정인데, 특히 요코미조 세이시의 작품에서 그런 설정을 자주 볼 수 있다. 최근에 읽은 요네자와 호노부의 책도 마찬가지로 유서 깊은 명문가의 비밀과 관련한 이야기였는데, 왠지 이런 이야기는 남의 집안 비밀을 들여다 본다는, 그래서 조금은 관음증적인 느낌을 받게 된다. 하지만 원래 남이 감추고 싶어 하는 비밀일수록 재미있는 법 아니겠는가.

본격 추리소설 작품과 코지 미스터리는 무게면에서 좀 다르다. 본격 추리소설이 무겁고 진중한 느낌이라면 코지 미스터리는 무거운 사건을 다루면서도 유쾌하달까. 그래서 읽으면서도 때로는 푸흡하고 웃기도 하지만, 드러나는 비밀에 놀라움을 감출수 없기도 하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역시 와카타케 나나미는 코지 미스터리를 재미있게 잘 쓰는 작가다.

참, 이 작품을 읽다 보면 1편에 나온 빌라 매그놀리아, 하자키 로열 호텔, 기토당 외에 부동산 업자인 고다마도 등장한다. 또한 3편의 배경이 되는 네코지마도 잠깐 등장하니 것도 시리즈의 재미라고나 할까. 또한 이 작품의 소제목들이 로맨스 영화제목을 패러디 한 것이니 그것도 무척이나 흥미로운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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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나의 도시
정이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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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시절에는 대학만 가면 난 어른이 될 줄 알았고, 모든 것이 가능할 줄 알았으며, 무조건 행복해질거라 생각했다. 대학에 가서는 난 여전히 할 줄 아는게 없으며, 부모님으로부터 독립할 능력도 안된다는 걸 어렴풋이 깨달았다. 그리고 20대 중반, 나에겐 서른이란 나이가 오지 않을줄 알았다. 스물 아홉과 서른. 딱 한 살 차이인데 그 당시에는 그게 엄청나게 보였다. 하지만 의외로 내가 스물 아홉이 되었을 때, 그리고 서른이 되었을 때 별 감흥이 없었다. 물론 그건 내가 좀 무덤덤한 성격이라서 그럴수도 있었고, 연애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었다. 그렇게 서른이 되고 몇 해가 지나 서른 중반이 된 지금, 난 여전히 혼자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또다시 무덤덤해졌다.
 
20대에는 남자 친구가 없으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연애도 꽤 많이 했다. 오래 사귄 친구는 4년정도 사귀었고, 짧아도 1~2년은 사귀었으니, 남자 친구가 곁에 없는 순간은 별로 없었다. 특히 무슨무슨 날이면 누군가 꼭 필요하단 생각에 전전긍긍했었고, 그런 날은 절대로 혼자 있으면 안된다고 생각했던 것이 지금은 조금 우습다. 지금은 연애를 시작하는 것조차 귀찮다. 첫만남, 어색함의 극복의 수순을 밟아 연애를 하고 사랑을 한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벌써 질려버린다. 이게 서른 중반의 힘인 것일까? (笑)

서른 한 살의 오은수는 편집대행회사에서 7년을 근무했다. 그녀는 모든 것이 보통 수준의 여자다. 학력도 외모도 일도. 그래서 사회 생활을 하면서도 조용조용하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친구 재인이 결혼 선언을 한다. 게다가 잘나가는 커리어 우먼인 유희마저도 뮤지컬 배우가 되겠다면 직장을 때려치운다. 친구들의 연타에 은수는 깜짝 놀라게 되고, 자신의 삶이 너무 무덤덤하다는 것에 대해 고민을 하기 시작한다. 서른이 넘은 나이에 남자 친구조차 없다. 왠지 갑자기 자신이 살아온 날들에 회의를 느끼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우연은 재미있게도 여러가지를 대동하고 나타나게 마련이다. 연하의 태오, 선을 본 것을 계기로 만나게 된 영수, 그리고 가끔 미묘한 사이가 되지만 여전히 좋은 친구인 유준. 이렇게 세명이 남자가 거의 동시에 그녀의 사정권안에 들어온 것이다. 태오는 일곱살 연하에 시나리오 작가를 꿈꾸고 있다. 다정다감하고 스위트한 태오의 성격에 은수는 호감을 품고 매력을 느낀다. 결국 미묘한 상황에서 동거까지 하게 되지만, 은수의 마음 속 한구석에는 그와의 미래는 생각하지 않는다. 영수는 유기농 제품을 판매하는 회사의 CEO로 나이는 좀 연상이지만 믿음직스러운 '어른'이다. 유준은 좋은 친구이지만 어쩌면 친구 이상이 될 수도 있다.
 
은수의 앞에 나타난 세남자. 은수는 태오와 사랑을 키워가고 행복해하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이미 이십대란 나이를 거친 은수에게 있어 태오는 가끔씩 어린아이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연애를 하기엔 적당한 상대이지만, 그이후의 미래는 알 수 없는 사람이랄까. 사회의 눈으로 본다면 지금의 태오는 분명 결혼상대로 적당치 않다. 그런반면 김영수는 평범한 사람이고 말수가 적지만 배려심이 있는 어른이다. 태오와 비교해 보자면 그는 완벽한 어른인 것이다. 태오와 사랑을 할 때는 영수같은 남자가 그저그랬지만, 은수도 현실적인 문제는 간과할 수 없는 법. 결국 태오와 갈등 후에 헤어지게 되고, 그후 영수와 결혼을 전제로한 만남을 가진다.

어떻게 보면 차려놓은 밥 상 세개가 한 번에 들어온 셈이다. 하지만 각각 장단점이 있다. 은수는 이들을 보면서 자신의 조건과 부합하는지 맞춰보기도 하는 등 현실적인 문제로 고민을 한다. 왜 그렇지 않으랴. 서른이 넘으면 사랑이 밥 먹여주고, 옷 입혀주는 게 아니란 걸 다 알기 때문이다. 꿈을 좇으며 사는 20대가 활기차고 행복해 보이기도 하지만, 이미 그 시절을 겪은 후에는 그게 다 부질없는 것이란 걸 알기 때문이다. 태오를 사랑하면서도 결국 선을 긋게 되어 버린 게 그 탓이 아닐까. 그에 비해 김영수는 결혼 상대의 조건으로 꽤 괜찮은 남자다. 하지만 그를 사랑할 수 있을까? 은수의 친구 재인은 조건을 골라 결혼을 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유희는 사랑에 올인해 이혼남인 동창생과 만남을 갖지만 그 사랑이 두려워지고 만다. 세 여자 모두 사랑과 현실이란 덫에 걸려 옴짝달싹 못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재인은 과감하게 결혼 생활을 정리하고, 유희는 과감하게 사랑을 포기한다. 그렇다면 은수는? 여전히 갈팡질팡하는 모습. 사실 사랑이란 감정이 그렇게 맺고 끊기 쉽다면 사랑때문에 울고 웃는 사람들은 없으리라. 은수의 마음이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자신이 상처받기 싫어서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것은 분명히 잘못된게 아닐까.

이 책은 은수의 사랑 이야기 외에도 은수의 부모님 이야기도 함께 그리고 있다. 폭력을 행사하는 것은 아니지만 집안의 폭군으로 군림해온 아버지, 그리고 가족들 몰래 아버지 아닌 남자와 오랜 만남을 지속해온 엄마. 하지만 가족들 모두 그 사실을 몰랐다. 딸이라고 해도 엄마와 제대로된 대화 한 번 나누지 못한 은수. 아내는 집안 살림이나 잘하면 된다는 은수의 아버지. 어쩌면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가족들의 모습이 이렇지 않을까. 다들 바쁘단 핑계를 대면서 모든 것을 엄마에게 미루고, 엄마의 희생을 강요한다. 그게 곪아터져 버린게 엄마의 가출 사건이 아니었을까.

은수의 사랑과 연애, 그리고 이별 이야기도 은수 가족의 문제에 관한 이야기도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김영수와 관련한 비밀에서는 헉, 하는 소리밖에 나오지 않았달까. 세남자가 거의 동시에 프러포즈해오듯 나타나는 건 분명 작위적인 설정이지만, 그 안에 담겨 있는 사랑에 관한 이야기는 현실성이 강했다. (은수의 직장 문제와 관련한 것도 마찬가지) 하지만 난데없이 그런 설정이라니? 갑자기 현실은 어디가고 붕 뜬 느낌이었달까. 굳이 그렇게 마무리를 할 필요가 있었나 싶다. 김영수가 그런 상황이었다면 은수와의 만남을 지속할 필요가 어디 있었지? 은수가 결혼하지고 하는데, 결혼 준비를 할 필요가 어디 있었지? 도대체 이 부분이 이해가 가지 않았달까.

드라마를 제대로 보지 않아서 드라마의 결말은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소설의 결말은 분명히 이상했다. 평범한 보통의 30대 여성의 사랑과 연애, 이별 이야기에서 갑자기 미스터리로 바뀌다니. (허허참.) 갑자기 이 모든 것이 오은수가 꾼 꿈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결말이었다.

한가지 더 이야기하자면, 은수는 여러번 사랑을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제자리에 있다는 것이다. 사랑은 사람을 한층 더 성숙하게 성장시키기도 하고, 오히려 퇴보시키기도 한다. 누군가와 사랑을 시작할 때는 그사람을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다 해주고 싶어 아량도 넓어지고 마음도 넓어지는 것처럼 느껴져도 결국 그 사람을 내 손 가까운 곳에 두고 싶어 안달복달하게 되고 그러면 처음의 각오도 점점 옅어진다. 그 사람의 모든 것이 용서될 것 같아도 시간이 지나면서 사랑의 감정이 옅어짐에 따라 단점이 더 눈에 띄는 것이다. 태오와의 사랑은 분명 그랬다. 처음엔 귀엽고 스위트해서 좋았지만 현실과 부딪히니 생각이 달라졌고, 영수와는 현실을 생각하니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어쩌면 영수가 그렇게 되지 않았다면 은수는 앞으로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긴다. 여전히 내 사람은 완벽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지 않은채 있는 그대로의 영수를 바라볼 수 있을까. 은수는 사랑으로 성장도 퇴보도 하지 못했다. 결국 그 자리에 머무르게 될 것이다. 지금 당장은 모든 것을 용서할 수 있을 것 같아도 말이다. 그래서 이 결말이 찜짐하단 것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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黑薔薇アリス 4 (プリンセスコミックス) (コミック)
미즈시로 세토나 / 秋田書店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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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뱀파이어와는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는 흡혈수(뱀파이어). 그들은 곤충을 사역마로 부리며 시체의 체액을 먹고 살아간다. 그들이 번식하는 것은 일생에 딱 한 번. 뱀파이어는 번식이 끝나면 재로 사라지고, 남은 여성은 한달 뱀파이어의 씨를 퍼뜨린후 죽게 된다. 이 씨들은 날아가 또다른 뱀파이어를 만들어 낸다. 1900년대 초 오스트리아의 빈에서 테너 가수로 활동하던 디미트리는 갑작스런 사고로 죽음을 맞게 되고, 뱀파이어로 다시 태어난다. 사랑했던 여인 아니에스카를 죽게 만든후, 아무도 사랑하지 않겠다고 결심한 디미트리의 그 이후의 삶과 사랑, 그리고 번식에 관한 뱀파이어 이야기 제 4권.

아니에스카의 몸에 들어간 아즈사의 영혼. 아즈사는 아니에스카의 몸을 가진 앨리스로 다시 태어나 디미트리, 레오, 카이와 레이지와 함께 살아간다. 하지만 수명이 다 되었지만 번식에 성공하지 못한 레오는 죽음을 맞게 된다. 자신의 우유부단함으로 레오를 죽게 만들었다는 죄책감을 가지고 있는 앨리스. 어느날 앨리스는 저택에서 우연히 다이쇼 시대의 오래된 일기장을 발견하게 된다. 그것은 아키코라는 소녀가 쓴 일기로 당시 일본에 온 디미트리와 막시밀리언이 아키코의 아버지인 백작의 저택에서 살아온 날들에 관한 것이었다. 디미트리를 좋아했지만 고백 한 번 해보지 못한채 다른 남자와 결혼을 해야했던 아키코. 그러나 운명은 조금 미묘하게 변해 아키코의 약혼자가 다른 여자와 동반자살을 하게 된다. 그후 백작의 사망과 동시에 백작의 양자가 된 디미트리. 그리고 수명이 다하게 된 막시밀리언. 디미트리는 아키코에게 막시밀리언의 아내가 되어달라고 부탁하는데... 이 일기를 읽은 앨리스는 심기가 불편해진다.

하지만 여전히 그들 중 누구를 상대로 맞아들여야 할지 고민하고 있는 앨리스의 앞에 소설가 토우코가 나타난다. 서로의 계약에 따라 레오의 씨를 받은 토우코는 앞으로 몇주간의 삶밖에 남지 않았다. 앨리스는 토우코에게 수액을 제공하는 디미트리를 보면서 왠지 모르게 화가 나고, 토우코에게도 화가 난다. 앨리스는 자신에게 좋아한단 고백을 한 디미트리의 말도 믿을 수가 없다. 아니에스카의 모습을 하고 있으니까, 좋아한다고 생각할 뿐. 게다가 일기의 내용이 사실이라면 디미트리는 다시는 사랑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런데, 왜! 이런 와중에 토우코의 시간이 끝나 토우코의 마지막을 목격하게 된 앨리스는 큰 충격을 받는데... 

뱀파이어의 번식에 관한 마지막 장면은 4권에서 처음으로 등장했다. 아, 그렇게 번식이 끝나는구나. 어떻게 보면 아름답고, 어떻게 보면 그로테스크하달까. 나도 살짝 충격적이었달까. 그래도 훨훨 날아가는 나비들은 아름다웠다. 

앨리스는 여전히 어린애같이 군다. 자신이 어떤 계약을 했는지 잊어버렸나? 당시 남자친구의 목숨을 구하는 대가가 아니었던가. 그런데도 자꾸만 자신의 처지를 잊고 공주처럼 행동하려는 앨리스가 좀 짜증이 난다. 물론 속을 전혀 알 수 없는 디미트리를 보면 화가 나기도 할테지만, 그렇다는 건 앨리스 역시 디미트리를 마음에 두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손을 뻗어도 닿지 않는 사랑은 사람을 전전긍긍하게 만든다. 앨리스는 자신이 디미트리를 좋아하기에 자신의 손에 닿지 않는 디미트리를 미워한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역시 이런 어린애같은 앨리스는 영 마음에 안든단 말야. 

막시밀리언. 와우. 흑장미 앨리스에 등장하는 인물 중 제일 잘생긴 남자가 아닐까 싶다. 막시밀리언의 번식으로 탄생한 레오, 카이와 레이지. 카이와 레이지가 종종 디미트리와 데면데면한 모습을 보였던 건 그 이유때문이었구나. 그런 면에서 보면 레오는 꽤 괜찮았는데... 사랑하면서도 증오했던 남자 디미트리, 그리고 그를 사랑하는 여자와 번식을 하게 된 막시밀리언. 마음이 복잡하지 않을 수가 없었을테지. 근데 읽으면서 궁금했던 건 뱀파이어들마다 수명이 제각각인가 하는 것. 막시밀리언의 번식 후 뱀파이어간 된 레오가 디미트리보다 수명이 먼저 끝났다는 건 좀 의문이었달까. 레오가 수명이 짧은 편이었나? 으음... 하여간 앨리스와 디미트리의 밀고 당기기는 조금 더 진행될듯 하다. 또한 쌍둥이 형제 역시 웃고 떠들고 하지만, 그 속을 모르겠으니... 이 아이들도 지켜봐야 할 듯.

색다른 뱀파이어 이야기, 흑장미 앨리스.
앨리스, 이제는 자신의 마음에 좀 솔직해보지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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