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수아비춤
조정래 지음 / 문학의문학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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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2차세계대전에서의 일본의 패망으로 일제 시대가 끝난 후  미국과 소련에 의해 한반도가 분단되고, 1948년 남한단독정부가 수립되었다. 그후 얼마 지나지 않아 한국전쟁 발발. 그로부터 60여년의 시간이 흘렀다. 전쟁으로 잿더미가 된 남한은 60여년이란 시간을 지나며 놀라울 정도의 경제 성장을 보였다. 정치적으로도 혼란에 혼란에 거듭을 했지만, 경제성장만큼은 꾸준했다. 미국의 종복으로 줏대없는 정부를 꾸렸던 이승만 정부를 시작으로 군사 쿠데타로 박통의 유신정권이 오랫동안 이 나라를 지배했고, 그다음엔 전두환의 군부독재가 이어졌다. 1987넌 6월 항쟁으로 군부독재가 그 종말을 고하고, 노태우가 대통령이 되었다. 그후 문민정부 시대를 거쳐, 국민의 정부, 그리고 참여 정부 기간을 거쳐 지금에 이르렀다. 정치적으로는 혼란스러웠던 시기를 거쳤으나 이상하게도 경제적으로는 눈부신 성장을 이루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그 성장의 기간이 과연 빛나기만 할까.

『허수아비춤』은 일광그룹이라는 한 재벌 그룹을 내세워 한 기업내에서 벌어지는 온갖 추악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일명 '문화개척센터'라는 그룹내 조직을 만들어 어마어마한 비자금을 축적해 공무원, 검찰, 언론, 대학 등 사회 곳곳을 매수해 나가며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일광그룹의 남회장을 필두로 하여 윤성훈, 박재우, 강기준 세명이 차근차근 사회 곳곳의 어두운 부분을 교묘하게 파고 들어 자신들의 영향력 아래에 넣어 가는 모습은 무척이나 흥미진진했다. 

사실 삼성 사건도 있고 해서 우리는 대강 대기업들이 어떤 일을 해왔는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아주 구체적으로 그러한 일들이 어떻게 진행되어 왔는지를 보여 준다. 특히 태봉그룹이란 곳에서 스카웃되어 온 박재우의 귀신같은 로비 작전은 혀를 내두를 정도이다. 어떤 기관이냐, 어떤 사람이냐, 어떤 조직이냐에 따라 각각 다른 접근 방식을 세우고, 그들을 포섭해 나가는 과정은 악인이지만 가히 천재적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였다. 물론 윤성훈이나 강기준 역시 그에 못지 않은 활약을 한다. 속으로는 서로를 라이벌로 여기고, 언제가는 위치를 역전시키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협력을 하는 세사람을 보면서 참 재미있단 생각이 들었다. 

이들이 포섭하는 것은 우리 사회를 쥐락펴락하는 인물들이다. 돈의 힘. 귀신도 부리고, 처녀 불알도 사고, 의붓자식도 효도하게 만든다는 돈의 힘. 돈의 힘앞에 굴복하지 않는 인물은 거의 없다. 아니 여기에 등장하는 각 조직의 윗대가리들 중에 돈의 힘앞에 굴복하지 않는 인물은 아예 없다. 사실 돈이란 건 가난한 자에게만 유효한 수단이 아니다. 못가진 자에게도 가진 자에게도 돈은 유효하다. 이 책을 읽다 보면 도덕이고 양심이고, 법이고, 언론이고, 정치권력도 돈앞에서는 추풍낙엽일 뿐이다. 또한 돈은 경제적인 힘만 가지는 건 아니다. 무소불위의 권력도 누리게 하는 것이 바로 돈의 힘이다. 포섭이 안되면 협박이란 수단을 사용할 수 있는 것도 돈의 힘이다. 

이런 돈 맛을 알면 헤어나오기 힘들다. 윤성훈, 박재우, 강기준은 이미 돈 맛을 알아버린 자들이다. 이들의 '문화개척센터' 활동이 성공적으로 끝나자, 남회장은 그들에게 스톡옵션을 몇 십억씩 약속한다. 하지만 그들은 그것도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재벌 그룹의 핏줄은 로열 패밀리, 그들 밑에 있는 자신들은 골든 패밀리라 스스로를 치켜세우던 그들은 포상 휴가로 홍콩, 마카오로 가 쇼핑을 하고 도박을 즐긴다. 평균 2,500만원의 돈을 하룻밤 도박으로 날리고, 아무렇지도 않게 웃는 그들. 사실 그돈은 누군가의 일년 수입보다 많을 수도 있다. 이들이 피땀을 흘려 이 돈을 벌었다면 이렇게 쉽게 도박으로 날리고, 명품 시계 쇼핑을 하면서 희희낙락할 수 있을까.

자본주의 사회는 돈으로 굴러간다. 하지만, 지나치게 이윤 추구에만 몰두하면 그때문에 고통받고 피눈물 흘린 사람들이 꼭 생겨난다. 소수의 사람들을 때문에 다수의 사람들이 짓밟히게 되는 것이다. 눈부신 성장뒤에 가려진 어둠, 극단의 이윤 추구에서 빚어지는 재분배의 불균형, 돈으로 뭐든 해결하려는 천민자본주의, 이 책은 한 기업의 어두운 뒷면을 파헤치며 우리나라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폭로하고 있다. 

작가는 우리나라 '경제의 민주화'를 위해 이 책을 썼다고 한다. 하지만 난 우리나라는 여전히 정치도 민주화가 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정치와 경제는 나라의 중심이 되는 두 축이다. 정치가 민주화가 되면 자연스레 경제도 민주화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6월항쟁으로 군부독재를 종식시켜 정치의 민주화를 이루었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보기엔 그건 극히 표면적인 부분에 그치지 않는다. 노태우는 옷만 군복에서 양복으로 갈아 입었으며, 문민정부때는 온갖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았고, 결국 외환위기로 인해 IMF사태라는 대한민국 경제가 완전히 흔들리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럼 지금은 어떤가. 빈부격차는 점점 심해지고 실업률은 여전히 그대로이며,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수는 갈수록 늘고, 20대는 88만원 세대라는 이름을 얻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4대강 사업이니 뭐니 하면서 일을 벌이고 있다. 북한과의 관계는 완벽히 반세기전으로 돌아갔다. 뉴스를 보면 여전히 이런 저런 비리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또한 큰 사건 하나 터뜨려 놓고 뉴스에서 그걸 다루는 동안 뒤로는 교묘한 정치공작을 편다. 도대체 뭐가 정치가 민주화가 되었단 말인가. 민주주의 국가란 이름을 달고 있다고만 해서 정치 민주화가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이러니 경제 민주화가 이루어질리 없지.

책을 읽으면서 몹시 불편했던 부분은 또 있다. 그건 허 교수의 칼럼인데, 미국 재벌 그룹에 관한 부분이 그랬다. 우리나라 재벌에 대한 비판의 의도는 충분히 알고 있지만, 왠지 뒷맛이 씁쓸하다. 미국도 탈탈 털어보면 역시 우리나라 재벌 그룹같이 썩어빠진 그룹도 많을텐데. 아, 물론 이 글이 나라의 경제를 좌지우지할 정도로 큰 재벌 1, 2위 그룹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란 것도 충분히 인지하고는 있다. 그래도 미국이 어떻고 저떻고 하는 건 내가 지금 가장 듣기 싫은 말 중의 하나이다.

한나라의 정치와 경제를 좌지우지할 정도의 재벌 그룹의 이면에 감춰진 치부와 더불어 세 남자의 권력과 돈에 대한 욕망의 이야기를 그린『허수아비춤』의 결말부를 보면 푸흡하고 웃음이 터진다. 결국 돈맛을 알고 돈을 보고 춤을 추던 자는 돈의 흐름에 따라 춤을 추는 상대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 소설은 사실 현상을 구체적으로 보여줄 뿐, 실질적인 해결책은 제시하지 못한다. 그것은 어쩌면 우리 정치와 경제의 웃선에서 일하는 자들이 가장 먼저 모범이 되어야 해결될 일일테니까. 여기에서도 전직 검사나 허 교수를 비롯해 사회단체들이 작은 움직임을 보이긴 하지만 미미한 수준에 불과하다. 우리의 현실도 마찬가지이다. 지금 당장 먹고 살기 바쁜데, 이런 일에 뛰어들 만한 용기를 가진 자가 없기 때문이다.

재미있게 읽었지만, 왠지 가슴 한 구석이 허하다.

이 책을 읽고 나름대로의 결론을 내보자면,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허수아비는 뇌가 필요했지만, 우리의 허수아비들에겐 뜨거운 피가 흐르는 심장이 필요하다, 란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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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천재가 된 홍 대리 - 6개월 만에 영어천재가 된 홍 대리의 특급비밀 천재가 된 홍대리
박정원 지음 / 다산라이프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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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6학년 겨울방학때 알파벳 공부를 시작하여, 간단한 인사말 정도를 배우고 중학교에 입학했다. 요즘은 뭐, 태아일 때부터 조기교육을 한다지만, 내가 중학교에 갈 당시는 80년대 후반, 조기교육이란 말조차 없었으니 웃지 마시라. 하여간 그렇게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대학에서는 교양 영어를 배우고, 그후에 방통대 영문과에 편입해서 또 영어 공부를 하고, 그와 더불어 국가에서 학비를 지원해주는 관광통역 영어반에 들어가 또 6개월을 영어 공부에 매달리고, 그후엔 원어민 강사와 함께하는 영어 회화 강의를 듣고, 토익과 텝스 강의도 들었다.

내가 생각해도 참 징하게 영어공부를 해왔다. 그래서 지금은 아동용 영어 원서(로알드 달이 쓴 책 정도)는 읽을 정도는 되지만, 회화는 거의 못한다. 읽기는 되는데, 말하기와 쓰기는 안된달까. 뭐, 이런 고민은 나말고도 나와같은 과정을 겪어온 사람들이라면 비슷하게 하는 고민일 것이다.

그래서 누가 영어로 내 소개를 해보라고 하면...
Hello, everyone! My name is ***. Please call me, **. I'm ** years old. My job is~~.  My hobby is reading. My favorite writer is **.

 뭐, 대충 이렇게 하면 더이상 할 말도 없다. 도대체 영어를 몇 년이나 했는데!!! 라고 소리를 지르고 싶을 정도다. 도대체 뭐가 문제지? 난 나름대로 열심히 했는데.
이런 사람, 나만 있는 건 아니지? 

게다가, 더 속상한 것은 외국인이 천천히 이야기해주면 대충 뜻은 알아 듣는다는 것. 그러나 대답을 못한다. 아하하하.. (씁쓸) 참 낭패로다. 이런 적이 몇 번이나 있다. 내 친구의 남자 친구가 캐나다 사람이었는데, 이름은 랍이었다. (로버트의 애칭) 랍은 한국어도 잘 하는구만, 꼭 영어로 뭘 물어 봤다. 어느 날 내게 음료수 뭐 마실래, 라고 묻길래, 난 당당하게 Coke, please. 라고 대답했다. 근데, 코크는 코카콜라를 말하고, 펩시는 펩시라고 한단다. 쩝. 우린 콜라라고 하면 다 알아듣는데. 그후 내가 근무했던 직장은 분당에 있어서 외국인이 어찌나 많았는지. 영어로 물어보는 사람, 참 많았다. 거기서 근무하려면 영어가 필수였을지도.   

그리고 또 하나의 쓰라린 기억을 이야기하라고 하면, 방통대 다닐때 수업시간에 있던 일이 하나 떠오른다. 방통대는 한학기에 3일동안 선생님과 진짜 수업을 하는 시간이 있는데, 그때 선생님이 원어민 강사였다. 수업할 부분을 한사람당 한문장씩 읽도록 하는데, 하필이면 내가 읽을 부분이 감탄사였다. Oh, boy~~라고 하는. 거참, 걸려도 이런 게 꼭 걸린단 말이지. 어쨌거나 감정을 넣어 읽었는데, 잘한다면서 또 해보란 거다. 정말 Oh, boy~~~ 랄까. 이런 맙소사, 이런 덴장덴장... 뭐 속으로 이렇게 생각하면서도 웃으면서 Oh, boy~~를 몇 번이나 말했다는...

이렇듯 난 오랫동안 영어를 공부했고, 외국인이 천천히 말해주면 어느 정도 이해는 하고, 영어 원서도 쉬운 책이면 읽을 정도는 되지만, 도통 말로 표현이 안된다. 사실 영어 울렁증도 있는 편이고, 외국인 울렁증도 있고, 수줍음도 탄다. 게다가 우리말과 전혀 다른 어순이라니. 제일 골치 아픈 게 이게 아닐까 싶다. 빅 팻 캣 시리즈를 쓴 무코야마 아츠코는 영어가 이 세상에서 제일 쉬운 언어라고 하는데, 도대체 어딜 봐서!! 라고 고래고래 소리라도 지르고 싶은 심정이다.

영어문법책이며 회화책이며 등등등 해서 이제껏 본 교재만 해도 거짓말 조금 더 보태서 한트럭 분량은 될거다. 게다가 영어 공부에 쏟은 시간을 합치면... 상상도 안되게 많을 것이다. 근데도 왜 난 영어가 안되는가. 이제 서른 중반, 포기해야할까? 그러나 포기하기가 싫다. 원래 어학쪽에 관심이 많은 편이라 영어와 일어는 잘 하고 싶은 마음인데, 영어는 도대체가 안되니...

이런저런 고민을 하면서 인터넷 서점 사이틀를 뒤지다 발견한 것이 바로 이 책이다. (너무 진부한 표현인가?) 처음 이 책을 받아들고서 페이지를 휘리릭 넘겨보는데 이거 뭐 한글만 잔뜩이고 영어는 별로 없다. 너, 영어책 맞아? 라는 의문을 가지고 차근차근 읽어 봤다. 오호라, 이거 재미있는데? 소설 형식의 영어 학습책이라니 처음 보는 형식이기도 하고, 일단은 영어가 많이 안나와서 좀 다행스럽기도 했달까. 외국 바이어와 프레젠테이션도 해야 되고, 외국 바이어와 미팅도 해야하는 홍대리가 6개월, 1,000 시간을 투자하여 영어를 마스터하는 과정은 놀랍기도 하고, 이거 정말 될까, 싶은 그런 생각도 들었다.

이제까지와는 다른 학습법이랄까. 사실 책을 쓴 저자가 체대출신인데다 단 2년만에 영어를 마스터하고 영어강사의 길로 들어섰다는데 정말 놀랐다. 어휴, 도대체 얼마나 독종이길래 그렇게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달까.


박코치가 홍대리에게 내 준 1,000 시간 프로그램이 바로 위의 그림이다. 총 10파트로 나뉘어져 차례차례 공부를 해나가는데, 좀 이상한 느낌이 든다. 문법도 없고, 단어 숙어 공부도 없고... 이렇게 하면 정말 될까 싶은 생각이 든다. 주요 골자는 반복학습이다. 또한 귀가 뚫려야 입도 뚫린다가 기본이다. 우리는 일단 눈으로 공부하는데, 귀를 먼저 뚫는다, 라. 하긴 일본어 강사로 유명한 후지이 아사리 선생님도 귀로 듣는 공부를 강력추천하시니 어쩌면 이게 맞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연설문을 듣는 것은 - 나도 방통대 다닐때 연설문 공부를 했다. 그때 공부한 연설문이 바로 마틴 루터킹 목사의 연설문이었다. I have a dream으로 시작하는 - 생각외로 쉽지 않다. 발음에도 익숙하지 않을 뿐더러, 빠르기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기 때문이다. 또한 성우들의 정확한 발음과 달리 일반인들은 우물우물하는 발음이 많이 더 알아듣기 어렵달까. 근데 희한한 것은 아는만큼 들린다는 것이다. 내가 아는 단어는 확실히 들린다. 그것에 포인트가 있달까. 스크립터를 보고 완전히 외워버리면 연설문의 내용이 귀에 쏙쏙 들어오는 건 당연한지도. 하지만 우리말로 된 연설문도 외우기 힘든데, 영어 연설문이면... 진짜 어려울 것이란 건 삼척 동자도 다 알 것이다.

그러하기에 반복과 꾸준함이 필요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체계적인 프로그램없이 하는 반복과 꾸준함은 영어란 것을 결국 기피하게 만든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박코치의 프로그램은 단계적으로 반복하여 꾸준하게 공부하게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난 이 프로그램을 보면서 전단계를 모두 완수할 수는 없을 듯한 생각이 들어 아쉬운 점이 많다. 예전에는 외국인이 많은 동네에 살았지만, 지금은 눈을 씻고 찾아 봐도 없으니까. 내가 일본어를 공부하면서도 막막했던 부분이 대화를 할 여건이 안된다고 해야 할까. 말은 해야 느는데 말이다.  

그러나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일단 최선을 다 해보자. 연설문 듣기와 팝송 듣기, 영화 보기, 시트콤과 미드 보기는 집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것이니까. 가끔 미드를 보면서 내가 알아 듣는 말이 나오면 기뻐서 펄쩍 뛰고 싶었는데, 왠지 프로그램을 보니 그때 생각이 나기도 한다. 그래, 공부는 재미있어야 해. 물론 한단계 한단계 극복하는 과정이 그리 쉽지는 않다는 것은 수십년의 세월동안 뼈저리게 느낀 거지만 일단 재미있게 공부하는 게 도움이 많이 되니까.


나처럼 지방에 사는 사람들에겐 약간의 단점이 있는 프로그램이긴 하지만, 영어 트레이닝의 수순이나 프로그램은 무척 좋다고 생각한다. 듣기로 시작해 쓰고 말하기로 끝낸다는 것. 일단 들려야 말을 하든 뭘하든 할테니까. 이 책의 완전한 리뷰를 쓰려면 아마도 최소 6개월은 지나야할 것이다. 6개월을 해봐야 나도 홍대리처럼 영어 천재가 될지, 수재가 될지가 판가름날테니까. 사실 내가 지금 당장이라도 시작할 것처럼 의욕으로 충만한 것은 아니지만, 다시 도전해보고 싶은 생각은 든다.  

홍대리, 6개월 후에 다시 만나자구~~~~

사진 출처 : 책 본문 中 (139p,7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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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11 16: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지방살면 힘든 부분이 있네요.
하지만 그건보다 저 프로그램대로 하려면 진짜 마음 먹고 해야 할 것 같은데요~!

스즈야 2010-12-18 21:58   좋아요 0 | URL
맞아요. 지방 사는 것 보다 더 문제는... 이 프로그램을 실천하기가 어렵다는 것이죠.. ㅎㅎ

2022-08-02 20: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크림슨 스펠 3 - B愛코믹스 031
야마네 아야노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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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스비스 왕국의 첫째 왕자인 발드릭(발드)은 성을 습격한 마도사를 무찌르기 위해 봉인되어 있던 붉음 마검 유그 베른드를 손에 들게 된다. 하지만 이 마검을 휘두름으로 인해 발드는 밤마다 마수로 변하게 된다. 자신에게 걸린 마검의 저주를 풀기 위해 여행에 나선 발드는 마도사 하비와 만나게 된다. 뛰어난 마도사이지만 어떤 연유에 의해 마도사의 마을에서 추방된 하비는 저주를 푸는데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다. 발드와 하비는 여행을 하다 신수인 루루카(토끼)와 나그네 검객 마르스를 만나 동행하게 된다. 그러나 수수께끼의 마도사들이 발드의 검을 노리고 하비를 납치해 하비에게 고약한 주문을 걸어 자신들의 명령에 따르도록 한다. 하비가 감금되어 있는 돌아올 수 없는 숲으로 들어간 발드 일행은 하비를 구하기 위해 애쓰지만.... (대충 2권까지의 내용)

잊을만 하면 나오는 책이 아니라, 아예 잊고 살면 나오는 그런 만화랄까. 크림슨 스펠이 정말 오랜만에 정발본으로 나왔다. 2007년에 나오고 2010년에 나왔으니, 3년만이다. 그러니 내가 잊을만도 하지. 한달 전에 본 책도 까먹을 판에.. 쩝. 하여간 나오니 반갑긴 하다.

발드는 제정신을 잃고 자신을 공격하는 하비를 구하기 위해 무던히 애를 쓰지만 역부족이다. 그러나 발드의 진심이 통한 걸까. 하비가 제정신으로 돌아오긴 하지만 발드를 구하기 위해 발드의 검에 스스로를 내던지는데... 이런 모습을 본 발드는 슬픔과 분노에 미쳐 마수의 모습으로 변하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더욱더 강한 마수의 모습으로 변해가는 발드. 신수 루루카는 원래 자신의 모습으로 돌아가 빛의 마법으로 발드의 손발을 묶는다. 하비와 같은 마도사 마을 출신인 할레인은 발드의 힘을 역으로 이용해 하비가 걸어 놓은 소환 마법에 힘을 불어 넣는다. 

발드도 루루카도 하비도 큰 상처를 입긴 했지만 일단 무사히 살아났다. 그것만 해도 다행일지도. 그러나 발드의 모습이 완전히 제모습을 찾지는 못했다. 이는 각성의 정도가 더 강해졌다는 증거. 뭐, 이럴 때는 누가? 그렇지. 마도사 하비의 큰 역할이 필요할 때다. 이제까지는 마수로 변했을 때 어떻게 자신이 다시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오는지를 몰랐던 발드가 이번엔 제정신으로 그걸 알게 된달까. 푸핫... 얼마나 당황스러웠겠어. 발드 입장에선 여간 난처한게 아니겠지만, 난 재미있는 걸.

근데, 하비... 당신 마도사인데, 혹시 그 마도사는...
마성의 도 에스??? 푸하하하핫.. 내가 정말, 이런 생각을 하다니. 오랜만에 이런 단정한 얼굴의 S타입 캐릭터를 봐서 그런가, 망상이 끊이질 않는다. 뭐, 하비는 도 에스 타입은 아니지만 그래도 확실히 그런 성향은 있더구만. 음, 역시 남성미 철철 넘치는 캐릭터보다는 이런 단정한 얼굴이 그런 말을 하면 더 잘 먹힌단 말야. 그러고 보니 파인더 시리즈의 페이롱도 그런 이미지라고 할 수 있지. (억시 난 머리 긴 남자들에 모에하는 경향이 있다)

하여간, 잘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는 또 이상한 게 하나 튀어나온다. 마도사 비스무리한 사람으로 보이는데, 좀 수상하단 말야.
게다가, 악!! 루루카!! 루루카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루루카 죽으면 안돼~~~~

번외편으로는 어린 시절의 발드와 하비를 만날 수 있다. 어린 발드. 여장도 무척이나 잘 어울리두만. 근데, 두 사람은 운명으로 맺어진게 확실한가 보다. 어린 시절 일이라 둘 다 기억하지는 못할테지만. 

일본에서는 11월에 4권이 나왔던데, 우리나라에선 정발본이 언제쯤 나오려나??
이젠 좀 덜 기다리게 해 줘!!! (부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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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11 16: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크림슨 스펠, 이거 정말 오랜만에 보네요!
정발본이 나오고 있는 줄도 몰랐고..
내용도 다 잊어버려서 잉? 이런 기분이 되게 하네요.
정말 덜 기다리게 해주면 좋을텐데 ㅎㅎ

스즈야 2010-12-18 21:59   좋아요 0 | URL
그쵸. 진짜 오랜만에 보죠. 저도 계속 잊고 살다가 신간 나온 것 보고 구매하게 되었죠. 만화 신간을 자주 들여다 보지 않았으면 모르고 지나갔을 뻔... 했죠.. ㅋㄷ 4권은 일본에서 이미 나왔더라구요. 우리나라도 얼른 번역이 되어 나오면 좋으련만요.
 
도박 눈
미야베 미유키 지음, 정태원 옮김 / 태동출판사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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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 이 작가 군단을 보라. 이 책에는 미스터리 팬이라면 읽지 않고서는 배기지 못할 정도로 유명한 작가들의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다. 게다가 카파 노블스 50주년 기념판이라니. 장르 소설 출판사의 50주년이라, 정말 놀랍다. 물론 일본이 우리나라보다 장르 소설의 역사가 훨씬 더 오래되었고, 그 작가층이 정말 두텁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그다지 놀라운 일이 아닐지는 몰라도, 요즘처럼 출판업계가 어려운 상황에서 이렇듯 오랜 기간 명맥을 유지해올 수 있다는 것 자체로도 배아프게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관(館)의 살인' 시리즈로 유명한 아야쓰지 유키토의 <미도로 언덕 기담 - 절단>편은 미도로 언덕 기담 시리즈 중 한 편이다. 절단 이란 부제를 보니 왠지 토막살인이 먼저 떠오르는 건 나만이 아니겠지. 사체를 50번의 칼질로 50조각을 낸다, 그것도 바를 정(正)자를 표기해가면서. 언뜻 보기에도 무척이나 엽기적인 살인 행각이다. 근데 도대체 무슨 원한으로 그렇게 사체를 조각내고, 그것도 모자라 태우기까지 했을까. 여기에 등장하는 피해자(?)는 ******으로 표기가 된다. 근데 그게 뭐냐고!!!

자신의 이름을 작품의 주인공으로 등장시키는 아리스가와 아리스의 '작가 아리스 시리즈'중 한편인 <눈과 금혼식>은 한 노부부의 금혼식날에 일어난 살인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일종의 알리바이와 관련한 내용이다. 간만에 만난 히무라 히데오의 추리는 역시 녹슬지 않았다.

『신주쿠 상어』의 작가인 오사와 아리마사의 <50층에서 기다려라>는 일종의 도시전설과 같은 이야기랄까. 신주쿠를 무대로 야쿠자나 중국 마피아도 덜덜 떨게 만든다는 용(龍)이란 인물과 관련한 이야기.

『점성술 살인사건』,『용와정 살인사건』,『기울어진 저택의 범죄』,『마신 유희』,『이방의 기사』등으로 유명한 시마다 소지의 <신신당 세계일주 - 영국 셰필드>는 여기에 수록된 작품중 가장 따스한 작품이다. 미스터리 작품은 아니고, 영국 셰필드에서 만난 IQ 50정도 되는 청년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중에서 자신의 지적 장애를 극복하고 역도선수로 성공한 개리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미타라이의 여행담이랄까. 비록 미스터리는 아니었지만, 작품 자체에서 나오는 따스함으로 무척이나 만족스러웠던 작품이다.

『야쿠사지 료코의 괴기 사건부』,『은하영웅전설』,『창룡전』으로 잘 알려진 작가 다나카 요시키의 <오래된 우물>은 19세기 말 영국에서 있었던 한 오래된 가문과 관련한 사건에 관한 이야기이다. 괴담분위기가 좀 나는데, 아마도 그건 오래전에 누군가 걸었던 저주란 것과 이 사건이 관련되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설정때문일 것이다. 역시 오래된 가문에는 음험한 비밀이 숨어 있다!

요즘 들어 이 작가의 번역본이 마구 쏟아져 나오고 있다. 나 역시 이 작가의 책은 나오는 족족 사보고 있다. 미치오 슈스케의 <여름의 빛>은 한장의 사진과 관련된 이야기이다. 도대체 그 사진에 찍힌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미치오 슈스케의 다른 작품과는 달리 오컬트적인 요소는 거의 찾아 볼 수 없었던 작품이며, 약간의 감동도 안겨주는 작품.

미미여사의 작품은 워낙 유명하고 많아서 일일이 언급할 수 없지만, 그중 에도 시대를 배경으로 한 작품들은 무척이나 매력적이란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 <도박 눈> 역시 에도 시대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다. 도박 눈이라는 요괴의 등장과 퇴치 과정을 담고 있는 괴담 분위기의 이야기. 특히 고마이누가 도박 눈의 퇴치에 큰 도움을 준다.
사족) 고마이누를 아훔님이라고 하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 작품을 통해 아훔님의 뜻을 정확하게 알게 되어 즐거웠다.

아직 이 작가의 작품을 접해보진 못했지만, 상당히 많은 작품을 써냈고, 또 유명한 작가인 모리무라 세이이치의 <하늘이 보낸 고양이>는 얽히고 설킨 인간관계가 만들어낸 용의자 추리기에 관한 이야기랄까. 의외로 세상은 좁다, 란 말이 꼭 들어 맞는 작품.

최근 『얼굴』과『사라진 이틀』의 번역본이 나온 요코야마 히데오의 <미래의 꽃>은 검시관과 관련한 이야기이다. 추리 소설을 읽다 보면 매력적인 검시관들이 많이 나오는데, 여기에 등장하는 구라이시도 무척 매력적인 검시관이다. 지금은 비록 암투병으로 입원중이지만, 사진만으로 검시를 하고, 사건의 전체상을 밝혀내는 그의 능력에 감탄할 수 밖에 없다.

50주년을 기념하여 50이란 키워드로 유명 작가들이 써낸 작품집인 이 책을 읽으며 이틀동안 행복감에 젖어들었다. 이 작가들의 책 중에서는 아직 읽어 보지 못한 책들도 많고, 아직 읽어보지 못한 작가의 책도 다수 있다. 틈틈히 미스터리 소설을 읽고 있지만, 여전히 내공이 부족함을 느끼고 있는 나. 그런 나지만 이렇게나마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을 접하고 즐기는 것은 분명 행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덧> 책을 읽으면서 조금 이상한 부분이 있어 적어 볼까 한다.

p.15 왁친 → 백신
백신으로 쓰는 게 표준어법상에 맞는다. 왁친은 독일어, 백신은 영어식 발음인데, 우리나라에서는 백신이란 표기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왁친이라고 하지만, 번역서인데 굳이 왁친이라고 할 필요가 있었을까)

p.70 카파 → 갓파.
카파옆에 河童이란 한자 표기가 없었으면 이게 뭘까 하고 생각할 뻔 했다. 카파가 상표명인지 아니면 갓파를 그렇게 쓴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한자 옆에 갓파라고 적어 주든지, 상표명이라면 상표명이라고 써주든지 했으면 더 좋을 것 같았다.

p.85 서 리처드 → 리처드 경
서 리처드라고 해서 처음에 이게 뭔가 했다. Sir를 우리말로 서라고 적었는데, 그것보다는 의미에 혼동이 없게 그냥 경(卿)이라고 쓰는 게 더 좋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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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11 1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역시 이 책 보고 싶네요.
어제 도서관 갔다가 미미여사 책들 코너에 있길래, 뭐지?하고 봤다가
왠 유명한 작가들 이름이 여러개가 표지에 적혀있어서 깜짝 놀라고!
두근두근 재밌을 것 같아요^^

스즈야 2010-12-18 21:59   좋아요 0 | URL
이 책 꽤 재미있어요. 다양한 작가들 - 그것도 엄청 유명한 - 을 만날 수 있는 책이니까요.
 
베를린 알렉산더 광장 2 세계문학의 숲 2
알프레트 되블린 지음, 안인희 옮김 / 시공사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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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애인이었던 여자를 때려 숨지게 한 프란츠 비버코프는 4년간의 수감 생활을 끝내고 다시 베를린으로 돌아온다. 처음에는 모든 것이 낯설고 두려웠지만 그는 착실하게 살기로 마음먹고 일을 하기 시작한다. 신문팔이, 신발끈 장사 등 돈 되는 일이면 뭐든 하던 그였지만, 어느 순간 마음을 바꿔 먹고 장물아비들의 일을 돕게 된다. 하지만 프란츠는 장물아비 일당인 라인홀트때문에 팔 하나를 잃고 거의 죽다가 살아 나게 된다. 그후 삶의 의욕을 잃어버린 듯 살던 프란츠는 다시 희망을 얻게 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프란츠는 그 사고 이후 잠시 퇴보하는 듯한 면을 보인다. 자신을 그렇게 만든 라인홀트에 대해서도 입을 꾹 다물어 버리는 것이다. 우울한 상태에서 어느 정도 회복된 후에는 나라가 돌아가는 상황 - 정치같은 것- 에도 관심을 조금 보이기도 한다. 그런 프란츠는 착실한 삶으로서는 이 나라에서 살아가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이젠 그런 착실한 삶을 버리고자 한다.

나도 그런 일을 해야 해, 엠미. 저기 저 사람들같이. 그게 유일한 진실이야. 절대로 노동을 해선 안 되지. 노동이란 걸 머리에서 지워버려. 노동을 했다간 손에 못이나 박이지, 돈은 못 얻어. 고작해야 머리에 구멍이나 뚫리는 거지. 노동으로는 그 누구도 부자가 될 수 없어. 오직 속임수를 써야 해. 알았지. (26p)

1차 세계대전 이후 무너진 경제가 인플레이션으로 공황 상태까지 이르렀다가 겨우 안정을 찾았지만 여전히 노동자들의 삶은 힘겹다. 공산주의자, 나치주의자, 무정부주의자들이 서로의 의견을 내놓으면서 충돌하고 있는 상황이다. 프란츠 역시 자신이 이제껏 해오던 일로는 겨우 입에 풀칠 할 정도 밖에 되지 않는 것을 알고, 아예 장물아비 일당과 함께 일하고자 - 범죄전선에 뛰어들기로 - 하는 것이다. 이런 프란츠에게 에바는 좋은 여자인 소냐를 소개시켜준다. 소냐는 여리고 작은 몸집의 창녀이지만 프란츠에게 온 정성을 다한다. 결국 프란츠는 기둥서방으로 방향전환을 하게 된다. 소냐의 사랑은 분명 프란츠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행복은 늘 빠져나갈 구멍을 찾고 있다. 프란츠에겐 행복이 오래 머무르지 않는다. 그는 불운을 몰고 다니는 사나이기 때문이다.

프란츠는 자신을 그렇게 만든 라인홀트에게 소냐의 이야기를 꺼낸다. 비록 외팔이에 기둥서방으로 살고 있어도 자신은 건재하단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남자의 심리였달까. 하지만 그것이 또다른 비극을 불러오게 될 줄이야. 라인홀트는 소냐가 갖고 싶어 미칠 지경이 되고, 결국 라인홀트는 소냐를 죽여버리게 된다. 소냐가 행방불명된 이후, 프란츠는 급속도로 무너지게 된다. 게다가 라인홀트가 자신의 꼬리가 밟히게 되자 소냐 사건에 프란츠 역시 개입되어 있다는 소문을 흘린다. 프란츠는 여자를 때려서 죽인 전과가 있다. 당연히 경찰 입장에서는 프란츠를 용의자로 올리게 된다. 결국 프란츠는 경찰에 잡혀 정신병원에 수감된다. 소냐의 죽음은 그에게 너무나도 큰 충격이었다. 또한 소냐가 그렇게 된 것은 자신의 잘못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삶의 의욕을 잃고 하루하루 죽을 날만 기다리던 프란츠. 그에게 더이상 희망은 없는 것일까.

2권은 프란츠의 또다른 삶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1권은 프란츠가 감옥에서 나와 착실한 삶을 살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2권은 기둥서방으로 또다른 삶을 살아가는 프란츠의 모습을 보여 준다. 프란츠는 소냐와 행복한 나날을 보내지만, 결국 자신의 과오로 소냐를 죽게 만들고 삶의 모든 의욕마저 잃어버린다. 그렇게 정신이 혼미할 때, 프란츠의 영혼은 묘지로 가서 죽은 자들의 영혼을 만나기도 하고, 자신이 죽인 이다와 재회하기도 한다. 이런 부분은 확실히 1권과는 다른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문장은 다소 현실적인 것과 동떨어진 느낌을 들어도 이야기 자체는 굳건히 현실에 발을 디디고 있던 1권과 비교해 본다면 2권은 어떤 의미에서는 판타지 성향도 약간은 보여준다고 한달까. 이러한 것은 프란츠가 경찰의 수배망을 피해 도망칠 때 참새들이 나누는 이야기나 프란츠 곁에 있는 두 천사가 대화를 나누는 장면에서도 나타난다. 다소 의외의 설정이지만, 이러한 것도 이 소설의 실험 정신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성경, 신문 기사, 당시의 유행가 가사, 책이나 희곡 인용문을 사용하여 등장 인물들의 심리와 현상태를 보여주는 것이라든지 마치 영화의 장면 전개같은 서술 형식 등은 다분히 실험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다. 화자가 분명히 드러내지는 않아 가끔은 난해하게도 느껴지지만, 순간순간 정확하게 독자를 소설의 한가운데로 몰아 넣는 능력은 알프레드 되블린의 작가적 역량이 아닌가 싶다. 소설의 문장을 차분히 따라가다 보면 마치 내가 1928년의 베를린 거리를 걷고 있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한국소설을 읽다 보면 이 소설이 다소 불친절하게 느껴지는 감은 있다. 하지만 이 소설의 문장의 형태 자체에만 신경쓰지 말고, 차분히 내용을 중심으로 따라가다 보면 또다른 독일 소설의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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