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 구원할 시간 4분 33초
오타 시오리 지음, 이구름 옮김 / 오리지널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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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과거로 돌아가 바꾸고 싶은 순간이 있냐는 질문에 늘 '없다'고 답했어요.

진짜 없다기보다는 후회를 반복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더 컸던 것 같아요. 아무리 시간을 되돌린다고 한들 '나'란 인간이 바뀌지 않고서는 부질없는 일이니까요. 하지만 진짜로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대답은 달라지겠지요.

《널 구원할 시간 4분 33초》는 오타 시오리 작가님의 장편소설이네요.

주인공 히마리는 피아노 신동으로 주목받다가 실력이 늘지 않는다고 걱정하는 엄마 때문에 영국 유학을 떠나야 했어요. 겨우 초등학생 아이가 부모 없이 혼자 외국에서 생활하는 것이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그러다 사고로 손을 다치면서 고향 삿포로에 돌아왔고, 전학 첫 날부터 도망치고 싶은 마음을 꾹 참아내고 있어요. 등굣길에 우연히 만난 괴짜 할머니 스기우라 씨 덕분에 힘을 낼 수 있었고, 이후 더 친해진 스기우라 씨는 '노을 지는 타셋'이라는 카페의 커피가 너무 맛있다면서 다음에 꼭 같이 가자는 약속을 했네요. 근데 스기우라 씨가 갑자기 사라져버렸고 아무도 그녀를 기억하지 못하자, 히마리는 스기우라 씨가 말했던 '노을 지는 타셋'을 찾아갔고, 바로 그곳에서 자신도 몰랐던 능력을 알게 되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네요.

"과거를 바꾼다고 해서 반드시 네가 원하는 모습의 미래가 될 거라고 장담할 수는 없어. 때로는 더 슬픈 미래가 기다리고 있기도 하니까. 그렇게 되면 분명 넌 깊이 후회할 거야. 그러니까 난 시간에 간섭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거고. 이것만은 꼭 명심해둬. 그리고 생명의 숫자는 정해져 있는 것 같아. 신은 때때로 잔혹할 정도로 계산을 정확하게 하거든." (287p)

시간의 수호자가 된 히마리는 카페 손님들이 되돌리고 싶은 과거의 순간으로 안내하면서 자신의 능력이 얼마나 큰 책임이 뒤따르는지를 깨닫게 되네요. 단 한 번의 시간여행으로 과거가 바뀌면 현재, 미래의 삶도 완전히 달라지는 상황에서 과연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을까요. 4분 33초라는 시간 동안 과거로 돌아가 아픈 기억을 마주하거나 삶의 중요한 순간을 바로잡는 타임슬립 과정을 통해 고통과 슬픔마저도 끌어안고, 그 상처를 위로하고 구원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네요. 다른 사람들을 도우면서 내적으로 성장해가는 히마리를 보면서 마음이 따뜻해졌네요. 혼자서는 할 수 없지만 함께라서 할 수 있는 일들, 무엇보다도 지금 이 순간이 '4분 33초'의 마법으로 만들어진 미래라고 생각하니 뭔가 더 특별하고 소중하게 느껴지네요. 따뜻한 커피 한 잔이 가끔은 엄청난 위로가 될 때가 있잖아요. 단순한 시간여행 이야기를 넘어 마음의 상처를 다독여주는 힐링의 시간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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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의 대가 - 안전이 빼앗아 간 당신의 진짜 가능성에 대하여
체이스 자비스 지음, 최지숙 옮김 / 오픈도어북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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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안전 추구형이라는 걸 스스로 자각하게 만드는 제목이었네요.

단 몇 초였을 뿐이지만 완전히 다르게 해석했네요. 안전이라는 분야에서 가장 뛰어난 사람, 거장을 의미하는 대가(大家)라고 착각했으니 말이에요.

누군가에겐 당연하게 보이는 대가(代價)라는 단어가 왜 내게는 전혀 다르게 보였는지, 이 책을 읽으면서 명확하게 알게 됐네요.

《안전의 대가》는 아티스트이자 기업가, 베스트셀러 작가인 체이스 자비스의 책이에요.

'안전이 빼앗아 간 당신의 진짜 가능성에 대하여'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에서는 안전한 선택의 대가는 결코 안전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어요. 안전한 삶의 함정에 빠져 고통받던 저자가 어떻게 새로운 여정을 시작할 수 있었는지, 자신의 이야기로 시작하고 있어요. 별나면서도 상상력이 넘치는 행복한 아이였던 저자는 초등학교 2학년 켈리 선생님이 담임을 맡으면서 모범의 저주에 걸렸네요. 마술 공연이나 스탠드업 코미디 공연을 비롯해 직접 그린 연재만화를 판매하는 일체 행동을 금지당했고, '네 방식은 잘못됐어.'라는 선생님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기 시작하면서 남들의 기대에 맞춰, 전형적인 모범생의 삶을 산 거예요. 이런 비슷한 경험들로 인해 꿈꾸는 자신을 한심하게 여기고, 현실을 좇게 된 것 같아요. 그는 대학 시절 지라르의 사상을 우연한 계기로 접한 뒤부터 타인의 의견보다 자신의 목소리를 더 신뢰하는 법을 배웠지만 번번이 꿈을 이미 포기해버린 사람들의 말에 넘어가 자신이 꿈꾸던 삶을 포기하곤 했는데 이따금 정면으로 돌파하거나 우회하는 방식으로 온갖 혼란에서 가까스로 빠져나오면서 안전의 대가를 혹독하게 치뤄야 했다는 거예요. 이제는 남들의 기대에 맞추기 위해 나만의 기준을 포기하려는 유혹을 훨씬 더 빠르게 알아채고, 최소한 안전한 길을 선택했다가 다시 방향을 바로잡는 악순환은 대부분 끊어 낼 수 있게 되었고, 이 책도 그렇게 탄생했다고 하네요.

이 책은 우리 각자만의 '움직이지 않는 배'를 움직이게 만드는, 일곱 가지 인생의 지렛대를 알려주고 있어요.

아르키메데스가 단 한 번의 항해 이후 항구에 계속 정박해 있어서 다들 움직일 수 없다고 여겼던 배를 지렛대와 도르래를 이용해 항구 밖으로 완전히 옮겨 바다에 다시 띄웠다는 일화를 소개하면서, 아르키메데스처럼 단순하면서도 정확하게 겨냥된 지렛대, 즉 행동으로 크나큰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이야기하네요. 저자가 찾아낸 인생의 지렛대는 관심, 시간, 직관, 제약, 놀이, 실패, 실천이며, 각 장마다 지렛대를 사용하여 자신의 한도 내에서 원하는 것을 더 많이 끌어내는 방법을 설명해주네요. 인생의 지렛대로 자신만의 여정을 펼쳐가고 있는 여러 사례들을 보면서, 이미 꺼졌다고 여겼던 불씨를 되살아나는듯, 가슴이 떨리고 두근거리는 뭔가를 느꼈네요.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살아갈 용기를 얻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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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그리고 로봇을 사랑하는 사람들 - 소셜 로봇의 시대에 우리는 인간성을 유지할 수 있을까?
이브 헤롤드 지음, 김창규 옮김 / 현암사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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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혼자 사는 미혼의 연예인이 반려로봇을 자식처럼 대하는 모습을 TV로 처음 봤을 때는 가볍게 생각했네요. 어른들 장난감 같은 느낌이랄까요. 근데 돌봄로봇이 혼자 사는 어르신들에게 보급되면서 노인들의 정서 안정과 인지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뉴스를 보면서 로봇의 개념이 달라지고 있음을 느꼈네요. 단순한 기능 수행을 넘어 인간과 감정적으로 교류하고, 언어나 표정, 제스처를 통해 상호작용하는 로봇, 이른바 소셜 로봇의 등장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이며, 무엇이 바뀌고 있을까요.

《로봇, 그리고 로봇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소셜 로봇의 시대에 우리는 인간성을 유지할 수 있을까?'라는 부제가 달린 책이에요.

저자인 이브 헤롤드는 미국의 과학 저술가이자 첨단과학기술이 인간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하는 전문가라고 하네요. 줄기세포 연구와 재생 의학, 노화와 장수, 로봇공학과 인공지능, 첨단의학의 생명윤리 등 분야를 넘나들며 다양한 주제에 관해 폭넓게 탐구하며, 항상 변해가는 세상을 헤쳐 나가려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다룬다고 하네요. 이 책에서도 로봇의 능력보닫는 인간과 로봇의 관계를 집중적으로 조명하고 있어요.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질문 그 자체인 것 같아요. 정답 없는 질문이기에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토대로 각자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볼 수 있어요.

인간은 로봇 덕분에 감성 지능이 높아질까?, 로봇은 인간보다 똑똑해질까?, 로봇이 인류를 멸망시킬까?, 사무치게 외로운 당신을 로봇이 구원해줄까?, 앞으로 로봇이 우리 아이를 돌보게 될까, 살인 기계인가 전우인가, 로봇은 인간의 문화를 어떻게 바꿔놓을까?

소셜 로봇, 상호작용이 가능한 로봇이라는 주제는 단순한 로봇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인간에 대한 문제이고, 인간과 로봇의 상호작용이 우리에게 불러일으키는 복잡한 감정의 문제라는 점에서 인간의 심리와 사회적 관계의 변화라는 관점에서 풀어내고 있어요. 로봇에게 이름을 붙이고 감정을 쏟는 인간의 심리에 주목하여 무생물과 관계를 맺으려는 인간의 본능과 사회적 변화를 분석하고 있어요. 로봇이 흉내 내는 감정에 인간은 어떻게 실제 감정으로 반응하는지,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가 어떻게 허물어지는지 보여주는데, 이 과정을 이해하는 데에는 긴 설명보다 영화 한 편 보는 것이 더 빠를 수 있어요. 저자가 추천하는 영화는 2013년 영화 <그녀 Her>와 2021년 독일 영화 <아임 유어 맨 I'm Your Man>예요. <아임 유어 맨>에서 고고학자인 알마는 댄 스티븐스가 연기한 톰이라는 로봇을 평가하는 임무를 맡는데, 알마는 톰의 애정을 고집스럽게 거부하며 그가 기계에 지나지 않으므로 진짜 관계를 맺을 수 없다고 주장해요. 알마의 대학 동료 남성도 여성형 로봇을 시험적으로 이용하고 있는데 그는 사랑에 빠진 커플처럼 행동하면서 이렇게 말해요. "이렇게 행복할 줄은 몰랐어요. 로봇은 우리를 행복하게 해줘요. 행복해지는 게 잘못은 아니잖아요?" (154p)

몇 년 뒤, 개인용 소셜 로봇이 더 많이 등장할 때 로봇과 사랑에 빠진 사람들에겐 어떤 문제가 생길까요. 우선적으로 고려할 사항은 로봇이 인간 상대에게 지속적으로 미치는 영향을 살펴봐야 해요. 로봇과 인간의 관계가 확장되면 사회적인 부적응이 발생할 수 있어요. 일례로 아이 돌봄 로봇은 어디까지나 보조적 역할일 뿐, 실제로 아이들에게 좋은 소통 기술을 가르치지 못한다는 사실이 밝혀졌어요. 로봇은 아이가 사랑받고 인정받고 존중받는다고 느끼게 할 수는 없어요. 그건 부모의 역할이에요. 아무리 기술이 발전해도 부모와 자녀의 안정적인 애착 형성은 기계로 대체할 수 없네요.

충격적인 내용은 군용 로봇의 사용이네요. 최근 미국의 이란 공격에서 AI의 자율 살상권 부여에 대한 논란은 심각한 윤리적 문제를 초래했네요. 드론이 아군에게는 덜 위험하고 적에게는 피해를 입힌다는 사실이 증명되면서, 전쟁에서 드론 사용이 빈번해지고 있어요. 첨단 기술로 아군의 위험이 줄어든다는 측면, 기술이 더 발달한 국가에서 군인 사상자가 훨씬 덜 발생한다는 것에만 초점을 둔다면 인류는 더 불행해질 거예요.

인간과 로봇이 맺는 관계에 대한 저자의 견해와 고민, 결론을 보면서 인간이 가져야 할 주체성을 다시금 생각하게 되네요. 세상이 바뀐다고 해도 변하지 말아야 할 인간다움, 그 본성의 가치를 되새기게 되네요. 우리가 두려워할 것은 로봇이 아니라 인간답지 못한 인간이라는 것, 그러니 위험한 인간을 통제하는 것이 우선 과제가 아닐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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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병 - 몸을 망치는 의자 몸을 살리는 자세
최성민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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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에 앉아 있는 시간이 건강을 갉아먹는다."

아무런 설명 없이 이 말만 들었다면 '운동 부족'에 대한 얘기인가 싶었을 거예요.

근데 핵심은 '앉는 자세'였네요. 하루의 절반 이상을 보내는 의자 위에서 잘못된 자세로 앉는 습관이 몸 전체에 연쇄 반응을 일으킨다는 거예요. 통증의 시작점이 된 의자 위에서 우리의 몸이 어떻게 무너지고 있는지를 알려주는 책이 나왔네요.

《의자병》은 20년 경력 물리치료사 최성민 님이 알려주는 통증 제로 솔루션이라고 하네요.

우선 '의자병'이라는 용어는 오랜 시간 의자에 앉아 지내는 좌식 생활 습관으로 인해 발생하는 각종 질환을 뜻하며, 세계보건기구 WHO 가 그 위험성을 경고하기 위해 제안한 용어라고 하네요. 하루 7~8시간 이상 앉아 있을 경우 비만, 당뇨, 심혈관 질환, 디스크 등의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고 해요. 저자는 통증의 원인을 '앉는 자세' 때문이라고 이야기하네요. 잘못된 앉는 습관이 단순한 근육 통증을 넘어, 우리의 건강과 삶의 질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거예요.

구체적인 사례들을 보면 두통, 목 디스크 통증, 허리통증, 소화불량, 다리 부종, 심지어 불안과 우울을 겪던 사람들이 앉는 방식 하나를 바꾸는 것으로 통증에서 벗어났다고 하네요.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연예인들, 여기에 실명은 없지만 방탄소년단 멤버 뷔를 비롯해 정상급 스포츠 선수들을 치료하며 근골격계 건강과 자세 교정 분야의 권위자로 자리매김해왔다고 하네요.

대부분 통증이 생기면 아픈 부위만 치료하는 경향이 있어서 목이 아프면 목을, 허리가 아프면 허리를, 다리가 저리면 다리를 살피는데, 이러한 인식부터 바꿔야 한다고 하네요. 자세는 특정 부위의 문제가 아니라 몸 전체와 연결된 시작점이자 중심이므로, 모든 변화는 자세에서 시작된다는 거에요. 바른 자세를 만들기 전에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은 내 몸을 정확히 아는 것, 즉 내 몸의 상태를 스스로 점검해봐야 해요.

부록에 있는 '자가 진단 체크 리스트'로 각 항목에서 두 개 이상 체크된 항목이 있다면 자세나 근육 상태에 문제가 있을 수 있고, 이때는 책에서 제공하는 운동법이나 자세 교정법을 실천하면서 하루 한 번 또는 일주일에 한 번은 체크리스트를 다시 점검하여 변화가 일어났는지 확인하고 기록하면 되네요. 운동에도 내 몸에 맞는 방식이 있듯, 자세 역시 개인별로 각기 다른 '바른 자세'가 있기 때문에 자신의 척추 관절 모양에 맞는 정확한 요추 전만 자세를 아는 것이 정말 중요해요. 엑스레이 사진과 그림을 통해 자세히 설명되어 있어서 그동안 잘못 알고 있던 내용을 바로잡을 수 있었네요. 저자는 '작은 변화가 큰 차이를 만든다'고 강조하면서 오늘 당장 하나만 실천하라고 당부하네요. '앉을 때 한 번만 내 자세를 점검하자'는 생각으로 앉은 자세를 바꾸고, 작은 도구와 간단한 운동으로 내 몸 건강을 지켜야겠네요. 올바르게 앉는 법을 배우고 실천하는 것이 통증 제로 라이프의 비결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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팁 프롬 더 탑 - 창작의 기본과 이니셔티브에 관한 원칙 66
켄 양 외 엮음, 정지현 옮김 / 디플롯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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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한 분야에서 최고가 된 사람들은 무엇이 다른 걸까요.

궁금한 것을 그냥 넘기지 않고 직접 그 답을 찾아나선 사람이 있었네요.

라그다 알하얄리, 아랍에미리트의 스물여덟 살 건축가인 그녀는 2020년 팬데믹이 촉발되기 직전에, 선배들에게 성공을 위한 조언을 구하기 시작했고, 이러한 조언이 다른 젊은 건축가들에게도 절실히 필요하다는 생각에, "Tips from the Top"이라는 제목의 프로젝트로 확장했다고 해요. 그 과정에서 40여 년의 경력을 쌓아온 건축가이자 생태학자인 켄 양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고, 이후 켄이 작가이자 편집자인 클리퍼드 피어슨을 끌어들여 함께 조언들을 정리한 이 책을 완성했다고 하네요.

《팁 프롬 더 탑》은 전 세계 건축 및 디자인 분야의 리더 66명의 실질적인 조언이 담긴 책이에요.

첫 장에는 매우 의미심장한 내용이 적혀 있네요. '조언에 대한 조언'이라는 제목으로, "모든 조언은 있는 그대로 믿기보다 걸러서 들어야 한다." (8p)라는 점을 당부하고 있어요. 이미 살면서 수많은 조언들을 접했을 독자들에게는 지나친 염려일 수 있으나 혹여 곧이곧대로 받아들인다고 해서 해로울 일은 전혀 없을 거예요. 다만 성공만을 목표로, 야심차게 이 책을 펼친 이들에게는 원하는 답이 안 보일 수 있어요. 왜냐하면 프로젝트를 시작한 라그다 알하얄리는 이 책이 건축을 진로로 고민하는 이들, 건축학도, 이제 막 업계에 들어선 젊은 건축가들에게 의미 있는 길잡이가 되길 바랐기 때문이에요. 편견 없이 바라보면 건축의 울타리를 넘어, 창의적이고 진취적인 생각을 이끌어내는 신선한 자극이 되네요.

이 책은 건축가로서의 성장을 위한 조언을 일곱 가지 주제 - 시작, 영감, 가치, 몰입, 과정, 자기계발, 결단으로 나누어 정리하고 있어요.

가장 와닿는 조언은 다음과 같네요.

"인간으로서 먼저 성장하라. 세월이 흐르면서 내가 점점 더 뚜렷하게 깨닫게 된 사실이 있다. 건축가 혹은 창작예술의 세계에 몸담은 사람에게 중요한 것은, 단순히 전문가로서의 성취가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의 성장이라는 점이다. 정직하게 일한다면 어떤 이의 직업은 곧 그 사람이 누구인지를 비추는 거울이 된다. ··· 건축물의 성격은 건축가의 사고방식을 고스란히 반영한다. 그것이 소박한지 화려한지, 심오한지, 일시적인 유행을 따르는지, 배타적인지, 너그러운지는 모두 건축가의 태도에 달려 있다. 평생에 걸친 자기 성장은 곧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이다. 자신이 진정으로 믿는 것이 무엇인지, 갈망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는 과정이다. ··· 우리는 자신이 되고자 하는 모습, 함께하고 싶은 대상에 본능적으로 끌리게 되어 있다. 이렇듯 우연과 선택이 뒤섞인 성장의 과정이 곧 당신이라는 사람을 만들며, 나아가 당신의 건축에도 깊은 영향을 미친다." (59p)

오픈 아키텍처 공동 설립자이자 하버드대학교 디자인대학원 석좌교수로 재직 중이며, 칭화대학교와 중국 중앙미술학원에서 디자인 멘토로도 활동하고 있는 리후 교수는 2023년 <디진> 차이나 선정 '올해의 건축가'에 이름을 올렸고, 2025년에는 미국건축가협회 명예펠로우로 임명되었다고 해요. 건축 분야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진 그는 건축 실무나 기술에 관한 세부적인 내용 대신에 모든 분야에 적용되는 근본적이고 기본적인 원칙을 담은 조언을 해주네요. 결과물로써의 성공 말고 인간으로서의 성장에 초점을 두고 있어요. 무엇을 하든, 확신과 열정으로 행동한다면 원하는 바를 이뤄낼 수 있을 테니, 삶의 여정에서 지속적인 성장만큼 멋진 일이 또 있을까요.

"건축가의 삶은 '그건 불가능해'에서 출발해 '재미있겠다, 한번 해보자'에 이르기까지의 여정을 반복하는 일이다.

끝없이 쏟아지는 수많은 조건과 제약 속에서 해답을 찾는 일에 중독되어 있는가? 그렇다면 잘하고 있다.

아직 누구도 떠올리거나 이해하지 못한 무언가를 창조하려 할 때, 오히려 머릿속이 고요하고 또렷해지는가? 역시 잘하고 있다.

건축은 당신이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인가? 그렇다면 더할 나위 없다.

건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당신이 무엇을 하느냐'가 아니라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이기 때문이다." (153p)

모포시스 설립자이자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교, 서던캘리포니아건축연구소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며, 2004년 미국건축가협회 펠로우 임명, 크라이슬러디자인상(2001),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건축상(2005), 리처드노이트라상(2011), 미국건축가협회 금메달(2013) 등을 수상한 톰 메인은 '백만 분의 일'도 기회이며, 그 기회를 붙잡고 끝까지 탐구하려는 진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어요. 어떤 생각과 마음으로 살아가는가, 그것이 인생이라는 자신만의 건축물을 만들어가는 핵심임을 알려주네요. 훌륭한 삶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창조적 삶의 비결, 그 중요한 원칙을 배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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