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반짝 빛나는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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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25년 전이었다면 어땠을까요.

지금과는 조금 다르게 느꼈을 수도 있지만 그들의 사랑을 응원하는 마음은 크게 다르지 않았을 거예요. 사랑하는 마음은 늘 반짝반짝 빛이 나니까요. 서로 진실한 마음만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현실에는 너무 많은 껍데기들 때문에 봐야 할 것들을 보지 못할 때가 있어요. 에쿠니 가오리 작가님의 소설은 불필요한 껍데기를 벗겨내고 순수한 알맹이, 즉 인물의 내면을 섬세하게 묘사하는 데에 탁월한 것 같아요. 소설 속 인물들의 일상 이야기로 시작해 그들의 마음 깊숙한 곳으로 우리를 데려가, 스르르, 마음의 장벽을 허물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바라보게 만드네요. 《반짝반짝 빛나는》의 주인공은 쇼코, 무츠키, 곤으로, 세 사람은 묘한 삼각 관계예요. 아내 쇼코와 남편 무츠키는 이제 막 결혼한 신혼 부부인데, 무츠키에겐 동성의 애인인 곤이 있어요. 쇼코와 무츠키는 맞선으로 만나서, 서로의 결점을 공유하며, 각자 원하는 것을 잃지 않는 방법으로 결혼을 선택했네요. 쇼코는 조울증과 알코올 중독으로 정신과 진료를 받고 있는데, 자유분방한 성격과 불안 심리가 더해져서 가끔 조절이 되지 않을 때가 있어요. 무츠키를 만나기 얼마 전에 애인 하네기로부터 이별 통보를 받았어요. "쇼코, 넌 정상이 아니야. 분방함이 쇼코의 매력인지는 모르겠지만, 그게 상식의 틀을 넘어서면, 나로서는 감당하기가 힘들어. 결국 내 자아의 문제란 생각이 드는군. ··· 미안해." (52p)

쇼코는 무츠키와 결혼한 뒤로 평온한 일상을 보내고 있어요. 여전히 들쭉날쭉 감정 기복이 심한 쇼코와 애인 곤과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무츠키, 남들에겐 정상이 아닐지 모르지만 두 사람은, 아니 세 사람은 꽤 잘 지내고 있어요. 문제는 주변 사람들이에요. 따지고 보면 그들 때문에 결혼한 건 맞지만 결혼한 이후에도 이런저런 간섭을 하는 건 정말 아닌 것 같아요.


"오늘 밤, 얼마나 많은 연인들이 같이 식사를 할까. 반짝반짝 닦인 유리창에 전등 빛이 어리고 있다.

보라 아저씨도 곤의 나무도, 게이도 알코올 중독자도, 모두 얄팍한 유리 안에 있다."

(26p)


주말마다 대청소를 즐기는, 결벽남 무츠키는 태생적으로 남을 속이거나 거짓말하는 걸 참지 못하는 것 같아요. 어찌보면 쇼코와의 결혼은 위장이었으니까 언제든지 끝날 수 있다고 생각했겠지만 쇼코는 아니었던 것 같아요. 결혼 생활이 소꿉장난처럼 재밌고, 자유롭고 편하다고 느꼈기 때문에 지속되기를 바랐던 거죠. 읽는 내내 쇼코의 마음은 무엇일까, 계속 궁금했어요. 무츠키가 사랑하는 사람은 곤이라는 걸 알면서도 그를 좋아하는 마음이 진짜 사랑일까라는... 아마 쇼코 자신도 모를 것 같아요. 다만 그와 함께 있으면 안심이 되고 행복하다는 것, 그걸로 충분하다고 여기지 않을까요. 남편의 애인과 사이 좋게 지내는 아내의 모습이 결코 평범하진 않지만 딱히 나쁠 것도 없잖아요. 서로 죽일 듯이 싸워대는 부부들보다야 훨씬 낫죠.


"아직도 별이 떠 있네."

망원경을 꺼내 들여다본다. 하얗고, 거짓말 같고 가냘프고, 라고 쇼코가 말했다.

"볼품없다, 달도 별도."

(113p)


그때나 지금이나 밤하늘에 떠 있는 별과 달은 환하게 빛나고 있지만 그 빛을 가리는 건 구름이고, 볼품없게 느끼는 건 우리 마음이네요. 우리가 뭐라고 한들 반짝반짝 빛나기를 멈추는 일은 없을 거예요. 만나고 헤어지고, 아프고 괴로워도 사랑하기를 멈출 수 없는 것처럼 우리는 사랑하며 살아야 하는 존재인 것 같아요.


"있지, 오래도록 지금 이대로 있게 해 주세요, 하고 이 학종이에다 빌었어. 하지만 써 버리면 별 효과가 없을 것 같아서, 그래서 이 학종이는 그냥······." 나는 침묵했다.무츠키가 아주 슬픈 표정을 지었기 때문이다. 슬프다기보다, 애처로운 얼굴, 견딜 수 없다는 얼굴.

"왜 그래?" 간신히 소리 내어 내가 물었다.

"하지만, 변하지 않을 수는 없는 거야." 무츠키도 간신히 소리 내어 말하는 것 같았다.

"시간은 흐르고, 사람도 흘러가. 변하지 않을 수가 없어."

(178-179p)


이번에 출간된 《반짝반짝 빛나는》은 25년만의 첫 개정판이라고 하네요. 출간 25주년 기념 개정판이라서 에쿠니 가오리 작가님의 친필 코멘트가 포함된 패키지 박스 구성이네요. 밤하늘 풍경으로 만들어진 표지가 아름답고 멋지네요. 반짝반짝 빛나는 별과 달을 볼 때마다 두근두근 사랑하는 마음을 떠올리게 될 것 같아요. 우리는 사랑할 때 가장 빛이 나니까요.


"시간이 빠르게 흐르네요. 한국에 처음 방문했을 때의 아름다운 햇살과 만난 사람들의 따뜻한 친절을 또렷이 기억하고 있습니다. 스물다섯 해 동안 제 글을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같은 시대를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 아닐까요. 쓰는 말은 달라도, 동료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감사를 담아서. _ 에쿠니 가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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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의유해성
사쿠라바 카즈키 지음, 권영주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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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 예찬이 아니라 유해성 고발이라니! 뭔가 색다른 재미가 기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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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도구 이야기 - 성과를 이끄는 답은 어우러짐에 있다
김동환 지음 / 미다스북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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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올해도 인공지능(AI)은 최대 화두네요. 지금 우리는 인공지능전환(AX) 2.0 시대라는 새로운 전환점에 서 있으며, 그 속도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요. 그렇다면 개인은 이러한 변화에 대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수많은 질문들이 떠올랐네요.

《두 도구 이야기》는 우리가 알아야 할 두 가지 도구의 비밀을 담은 책이에요.

저자는 양계농장의 이야기를 통해 성과를 이끄는 답은 사고의 도구인 '논리'와 '직관'의 어우러짐에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어요.

보통의 경우라면 이야기의 핵심이 무엇인지 아는 것으로 끝이 나겠지만 이 책은 우리에게 '시작'하라고 말해주네요. 내용 자체는 간결하고 짧기 때문에 읽는 시간은 얼마 걸리지 않았는데, 읽고 난 뒤에 한참을 생각했네요. 대부분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이 많았네요.

우리 삶 속에 깊숙이 들어와 있는 인공지능, 이제 노동 시장의 급격한 변화는 불가피한 현실이 되었네요. AI가 인간을 대체하고 있고, 인간의 지적 역할이 점차 사라질 수 있다는 전망에 대해 두려워하기 보다는 강력한 도구로 삼아 자신의 능력을 증폭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 시대에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사고는 무엇인가. 직관과 논리라는 두 가지 도구의 어우러짐,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고 질문이 오가며 토론과 사색이 축적되어 깊어지는 사고로 생성된 통찰이 아닐까 싶네요. 인공지능이 더 완벽에 가까워질수록, 우리는 불완전하더라도 실패를 거듭하며 의지를 갖고 새로운 상황에 맞서 나아가는 힘이 필요한 것 같아요. 시대는 변해도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 기술이 사회의 구조를 바꿀 때마다 그 방향을 정한 것은 다름아닌 인간이었고, 탁월한 사고의 도구와 협업으로 얼마든지 더 나은 성과를 이뤄낼 수 있네요. 어떻게 나만의 성과를 만들내느냐는, 앞으로 제가 풀어가야 할 과제네요.

"성과를 얻기 위해 우리가 할 일은, 하나의 일을 두고 두 도구를 골고루 배치하는 것입니다. 실질적인 조치로는 두 도구의 전공자를 어우러지게 하는 것입니다. ··· 이제 마주한 현실에 맞게 양단의 도구를 어우러지게 하여 현실에서 원하는 성과를 이끌어 낼 때입니다." (137-14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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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자는 없어 꿈꾸는돌 45
김지현 지음 / 돌베개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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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자는, 포기란 없어! 청소년 성장소설 재미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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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자는 없어 꿈꾸는돌 45
김지현 지음 / 돌베개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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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자는 없어.

무슨 유자를 말하는 거지?

책 표지에 노란 유자 하나가 보이는데, 왜 없다고 했을까요?

《유자는 없어》 김지현 작가님의 신작 장편소설이네요.

거제에 살고 있는 열일곱 살, 고등학교 1학년생 유지안의 은밀한 속마음을 담아낸 이야기예요.

지안이네는 부모님이 '유자 빵집'을 운영하셔서, 친구들이 지안이라는 이름 대신 '유자'라고 부르네요. 집 근처 중학교를 다녀서 늘 친한 친구들과 몰려다니며 놀았는데, 고등학교는 뿔뿔이 흩어진 데다가 유자가 다니는 학교는 버스를 두 번이나 갈아타야 해서 통학하기가 너무 힘들어요. 낯설고 먼 학교에 가는 게 싫지만 내색하지 않는 유자, 근데 절친 수영이도 뭔가 고민이 있는 것 같아요. 잘 알지도 못하는 동네 외지인 언니에게 털어놓은 비밀을 유자한테는 숨기는 것도, 다른 사람과 있을 때는 울적한 티를 내지 않다가 둘이 있으면 금방 풀이 죽어 버리는 것도 다 이해하기 어려워요. 아참, 동네 외지인은 혜현 언니예요. 비어 있던 순댕이네 장평 아줌마 집에서 지내고 있는데 아줌마와는 친척 사이래요. 혜현 언니는 유자와 수영에게 이런저런 질문을 많이 해요. 이 장면에서 피식 웃음이 나더라고요. 궁금해서 묻는 건데 궁금한 이유를 되묻는 모습이 어딘가 익숙해서 말이죠.

"요즘은 문과, 이과 다 한 반에서 수업 듣는다며?"

수영과 내가 고개를 끄덕였다. 신기하다, 하고 중얼거리더니 혜현 언니가 다시 물었다.

"그럼 야자는? 야간 자율 학습 있잖아."

"신청자만 해요."

이번에는 나만 대답했다.

혜현 언니는 우리에게 요즘에는 교복을 안 입어도 된다고 들었는데 사실인지 (어디서 잘못된 정보를 들은 것 같다), 요즘 아이들은 톡을 쓰지 않고 인스타나 페북 디엠으로 얘기하는 게 맞는지 (그렇다기엔 나만 해도 인스타를 거의 하지 않는다) 하는 것들을 자꾸 물었다. 주로 SNS에서 주워들은 얘기들 같았다.

"그런 게 왜 궁금해요?"

한참 듣다 궁금해져 물었다. 사투리 억양 때문에 따지는 말로 들렸으려나? 속으로 아차 했는데 막상 혜현 언니는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답했다.

"조카들이 있긴 한데 아직 애기들이거든. 내 주변에 딱 너희 또래 애들이 없어. 그래서 궁금해. 요즘 애들은 어떻게 지내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36-37p)

거제에서 태어나고 자란 유자는 익숙한 동네 풍경이 지겨워졌어요. 새로울 게 하나도 없으니까, 근데 같은 반 전학생 김해민은 흥미롭게 바다를 바라보고 사진을 찍기까지 하네요. 김해민은 중학교 때 전학을 와서 별명이 전학생인데 고등학교에 와서도 친구들이 계속 이름 대신 '전학생'이라고 부르네요. 유자처럼... 유자, 지안이를 부르는 호칭이라서 의식하지 못했는데 우리나라 유자가 거제시에서 재배되고 있었다니, 겨울만 되면 유자청을 자주 먹으면서도 생산지에는 관심이 없었네요. 남해안 지역의 풍부한 일조량과 바다에서 불어오는 해풍이 유자의 껍질을 단단하게 만들고, 특유의 산미와 청량한 향을 깊게 응축시킨다고 하네요. 소설에선 과일 유자는 안 나오고 인간 유자, 지안의 이야기만 나오지만 어쩐지 지안의 모습이 바닷바람을 버텨내고 자라는 유자를 닮았네요. '지방 청소년'이라는 말이 제겐 좀 어색한 것이 서울과 지방을 갈라서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인데, 실제로 지방에 살고 있는 십대들에겐 그들만의 고민이 있구나라는 걸 이번에 알게 되었네요. 그래서 소설 제목, '유자는'과 '없어' 사이에 괄호( ) 를 쓰고, 그 안에 '좌절','포기'와 같은 부정적인 단어들을 넣고 싶네요. 노랗고 단단한 유자껍질마냥 멋지게 성장하기를 응원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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