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었다는 착각 - 어른들을 위한 문해력 수업
조병영 외 지음 / EBS BOOKS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금 우리는 제대로 읽고 있는 걸까요.

하루에도 엄청난 양의 정보가 쏟아지고 있고, 우리는 각자 능력껏 취사선택을 하고 있어요. 그 능력 중 하나가 문해력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읽었다는 착각》은 대한민국 최고의 리터러시 전문가들이 함께 만든 문해력 처방전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이 책에서는 어른들의 문해력에 주목하면서 생활의 읽기, 일의 읽기, 소통의 읽기로 나누어 제대로 읽는 행위가 무엇인지를 알려주고 있어요. 어떻게 해야 잘 읽을 수 있을까요. 잘 읽고 싶은 어른들을 위한 일곱 가지 제안이 나와 있어요. 첫째, 왜 읽는지 생각하며 목적을 구체화하기, 둘째, '비포'와 '애프터'의 변화를 경험하는 배움을 위한 읽기, 셋째, 줄 긋고 적고 쓰고 그려 보면서 텍스트의 쓸모 궁리하기, 넷째, 아는 말로 새로운 어휘를 배우는 언어의 재료 쌓기, 다섯째, 어렵고 귀찮아도 피하지 말고 하나라도 제대로 읽기, 여섯째, '좋아요'와 '공유'도 심사숙고하며 공유자로서의 책임 갖기, 일곱째, 가려진 이름, 들리지 않는 목소리를 살피며 다양성 사회의 비판적 읽기. 이 모든 제안대로 실천하기란 쉽지 않지만 조금씩 꾸준히 연습한다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문해력을 가질 수 있어요. 디지털 AI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문해력은 선택 사항이 아니라 필수 사항이에요. 업무 메일 읽기부터 생활 속 통계 읽기, 온라인 읽기, 논쟁 읽기, 계약서 읽기, 법 문서 읽기까지 일상 생활에서 필요한 문해력을 알기 쉽게 설명해주고 있어요. 각 장마다 '문해력 노트'가 있어서 알아둬야 할 핵심 내용들이 정리되어 있는데, 다양한 문장 부호와 기호에 대한 부분은 업무 관련한 문서에서 꼭 챙겨야 할 내용이네요. 마침표, 물음표, 쉼표, 가운뎃점, 쌍점, 큰따옴표, 작은따옴표, 소괄호, 대괄호, 붙임표, 물결표, 드러냄표, 밑줄, 숨김표, 줄임표의 역할을 정확하게 배웠네요. 업무 관련 문서 작성이나 메일을 작성할 때는 문장을 정확하게 써야 한다는 것, 너무나 당연한 얘기 같지만 국어 사용 능력을 갖춰야 가능한 일이네요. 그만큼 책에 나오는 내용들은 꼼꼼하게 읽고 익혀야 할 상식이라고 할 수 있어요. 글을 읽고 이해한다는 건 단순히 의미 파악만이 아니라 심층적이고 분석적인 이해를 의미해요. 읽었다는 착각에서 벗어나 제대로 된 읽기 능력을 원한다면 이 책으로 문해력 공부를 하면 돼요. 부록에는 '성인 문해력 검사' (의미 추론, 생활문 이해 및 활용, 온라인 생존 문해력 테스트)가 있어서 자신의 수준을 확인할 수 있어요. 문해력, 결국 제대로 잘 읽는 능력이 세상을 잘 살아갈 수 있는 무기였네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간이 되다 - 인간의 코딩 오류, 경이로운 문명을 만들다
루이스 다트넬 지음, 이충호 옮김 / 흐름출판 / 202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유독 이 책을 읽는 동안, 인류의 발전을 가능케 했던 모든 존재들에 대한 감사를 느꼈어요.

이 한 권의 책을 통해 '나'라는 인간이 어떻게 존재하게 되었는지, 생물학의 관점에서 우리 자신의 진화를 살펴볼 수 있어요.

《인간이 되다》는 영국의 우주생물학자 루이스 다트넬의 책이에요. 저자는 머리말에서 미국의 생물학자 에드워드 윌슨의 말을 빌려 이 책의 정체를 밝히고 있어요. "선사 시대를 모르면 역사를 이해할 수 없고, 생물학을 모르면 선사 시대를 이해할 수 없다." (11p) 인류의 역사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생물학은 필수라는 사실을 우아하게 알려주고 있어요. 우선 인간이란 어떻게 정의내릴 수 있을까요. 저자는 우리의 몸과 정신에는 큰 결함이 있는데 이 중 많은 결함이 진화 과정에서 일어난 타협의 산물이라면서, "인간이라는 존재는 우리의 모든 능력과 제약이 합쳐져서 만들어진 결과이다. 즉 우리의 결함과 능력은 모두 현재의 우리를 만드는 데 기여했다. 그리고 인류의 역사는 양자 사이에서 균형을 이루며 진행되었다." (14p)라는 거예요. 신기한 점은 10만 년 전 아프리카에 살았던 조상과 현재 우리는 모든 면에서 동일하게 만들어졌다는 사실이에요. 사람을 정의하는 기본적인 측면인 우리 몸의 하드웨어와 마음의 소프트웨어는 전혀 변하지 않았기 때문에 생물학을 통해 인류의 역사를 되짚어볼 수 있는 거죠. 인류 진화에서 일어난 두 가지 주요한 발전은 반응성 공격성이 감소한 것과 협력을 가능케 하는 사회성 소프트웨어가 뇌에서 발전한 것이라고 해요. 침팬지와 보노보노와 같은 유인원 집단에서 공격성과 폭력은 일상인데, 인간은 독재자의 출현을 견제하거나 견제하기 위한 동맹으로 성급한 반응성 공격성을 감소시키는 선택 압력을 만들어냈고, 사회 구조의 변화가 진행되면서 집단 내 균형을 유지하는 방법을 찾아낸 거예요. 인류의 진화 계통에서 성급한 반응성 공격성은 억제되고, 계산된 주도적 공격성이 살아남아 전쟁의 형태로 표현된 거예요. 큰 집단을 이루어 평화롭게 살기 위해 공격성 패턴을 바꾸고, 사회생활과 이타성, 광범위한 협력으로 문명을 발전시켜 가족 형태가 만들어지고, 국가와 여러 문화의 왕조들을 거쳐 현재에 이르게 된 거죠. 우리는 분명 수많은 생물학적 약점을 지녔음에도 이를 훌륭하게 잘 극복해왔어요. 하지만 그 결함 때문에 인류는 크나큰 위기에 처했다는 걸, 저자는 "인지 편향은 우리의 생물학과 우리가 진화해온 과거의 많은 측면과 함께 인류의 역사에 아주 큰 영향을 미쳤다. 그리고 우리가 만들 미래에도 여전히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다." (394p)라고 이야기하네요. 인류의 어리석은 선택과 행동을 바로잡을 수 있는 건 결국 우리 자신이라는 것, 생물학자가 건네는 의미심장한 메시지였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작고 아름다운 고흐의 미술수업 작고 아름다운 수업
김미진 지음 / 열림원어린이 / 202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작고 아름다운 고흐의 미술수업》은 아이들을 위한 책이에요.

책 표지만 봐도 누군지 모르는 사람이 없을 거예요. 한국인들이 사랑하는 화가 반 고흐, 저 역시 그 중 한 명이라서 고흐의 그림을 다양한 소품이나 작품 형태로 소장하고 있어요. 아직까지 실물로 명화를 본 적이 없지만 좋아하는 그림이라서 명화집으로 종종 감상하고 있어요.

이 책은 어린이들을 위한 미술 수업답게 빈센트 반 고흐의 삶과 작품 세계를 동화처럼 풀어내고 있어요. "빈센트 반 고흐는 그림을 잘 그리는 소년입니다. 그의 아버지는 네덜란드 작은 마을의 목사였어요. 가족들은 교회 옆에 있는 초라한 목사관에서 살았어요. 반 고흐는 동생 테오를 사랑했습니다." (10p) 이야기를 들려주는 김미진 작가님의 예쁜 그림 덕분에 동화 속 주인공을 만나는 느낌이 들어요. 어린 시절 이야기에 등장하는 고흐의 그림 <오베르 교회>는 1890년 6월에 그린 유화로 현재 프랑스 파리 오르세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어요. 고흐의 말년에 그려진 그림으로, 고흐가 사망하기 몇 주 전에 동생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나중에 보겠지만 앓아누운 동안에도 기억 속의 작은 캔버스, '북방의 추억'을 그렸다"고 밝히고 있어요. 마을 교회를 담은 그림에 선명한 파란색 하늘이 인상적이에요. 가난한 목사의 아들로 태어나 여러 직업을 거쳐 그토록 꿈꾸던 화가가 되기까지 험난한 과정을 거쳐야 했던 고흐의 삶을 한 편의 이야기로 만날 수 있어서 좋았어요. 마지막 장면은 고흐가 어지럼증을 느끼며 쓰러지는 것으로 묘사했어요. 차가운 흙바닥에 쓰러진 고흐가 하얀 별님과 대화를 나누고 있어요. 하얀 별님은 "당신의 마음은 별처럼 아름다워요. 별나라는 착한 사람들만 갈 수 있는 곳이에요." 반 고흐는 너무나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동안 힘들게 살아왔지만, 동생과 헤어지는 것보다 가슴 아픈 일은 없었습니다. "좋아요, 하얀 별님. 나를 별나라로 데려다주세요." (113p) 생애 마지막 순간을 슬프지만 하얀 별님과의 대화로 표현한 부분이 아름다웠어요. 아무도 그때 그 순간을 알 수 없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별을 사랑했던 화가 고흐에게 가장 어울리는 이야기인 것 같아요. 고흐의 그림을 통해 위로와 힘을 얻는 수많은 사람들에게도 고흐는 밤 하늘의 어둠을 밝혀주는 별과 같은 존재니까요. 작은 책 속에 빈센트 반 고흐라는 화가의 삶과 그의 작품을 따로 감상할 수 있는 '반 고흐 미술관'코너까지, 알찬 미술 수업이 된 것 같아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백만 번의 세계가 끝날 무렵
캐트리오나 실비 지음, 공보경 옮김 / 문학수첩 / 202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여기··· 이 삶, 이 세상은 ··· 선물이야.

우리가 그렇게 생각해야 맞는 것 같아." (384p)


"영화 <이터널 선샤인>과 <트루먼 쇼>를 섞어놓은 듯한 독특한 스토리"라는 소개글이 이 소설을 가장 잘 표현하고 있어요. 두 영화를 좋아한다면 분명 이 소설도 재미있게 빠져들 거예요. 무수히 많은 생을 거듭하며 인연의 끈으로 연결된 두 사람의 운명적인 이야기가 완전 제 취향이었네요. 놀랍게도 이 소설은 스코틀랜드 태생의 언어학자 캐트리오나 실비의 첫 번째 소설이라고 해요.

《백만 번의 세계가 끝날 무렵》은 쾰른의 어느 대학에 입학한 외국인 학생 소라와 산티의 첫 만남으로 시작하고 있어요. 소라는 시끄러운 파티를 피해 홀로 산책 중이었고, 풀밭에 드러누워 있는 남자가 혹시나 술에 취했거나 기절했는지 확인해봐야 할 것 같아서 말을 걸었던 거예요. 커다란 눈과 검은 고수머리의 남자는 산티아고 로페즈, 산티였어요. 멀쩡하게 일어나는 모습을 본 소라는 더 이상 대화를 원치 않아서 왔던 길을 되돌아가려고 했는데 이상하게도 다시 풀밭으로 돌아가서, "안녕. 난 소라 리슈코바라고 해요. 처음 보는 얼굴이네. 만나서 반가워요." (16p)라며 말을 건넨 거예요. 그는 술 먹고 뻗어있던 게 아니라 별을 보고 있었다고 말했는데 그 순간 소라의 심장이 쿵쿵 뛰었어요. 아름다운 첫 만남의 시작을 알리는 소리, 역시 머리가 아닌 심장이 반응을 한 거죠.

"누군가를 진심으로 잘 아는 게 가능할까요?"

"만난 지 얼마 안 된 사람보다는 잘 알겠죠."

"그럴까요? 우린 서로에게 영원히 불가사의로 남겠네요." (17p)

우와, 우연히 나눈 대화일 뿐인데 앞으로 펼쳐질 두 사람의 기막힌 운명을 알리는 신호탄 같아서 너무 멋졌어요. 이번 생이 끝나도 다시 다음 생에서 만나는 산티와 소라는 매번 다른 조건의 사람으로 등장하지만 어느 생이든 늘 독일의 쾰른이라는 도시에서 마주치게 되고, 조금씩 서로의 존재와 전생을 자각하게 되면서 숨겨진 비밀을 찾으려고 해요. 과연 이들의 운명에는 어떤 비밀이 감춰져 있을까요. 흥미진진한 이야기 덕분에 읽는 동안 시간 가는 줄 몰랐어요. 백만 번의 세계가 끝날 무렵에 우리가 마주하게 될 진실은... 중요한 건 그 끝이 결코 끝이 아니라는 거예요.


"넌 우리가 누구인지 알고 있어. 우린 탐험가야. 언제나, 영원히." (405p)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삶은 공학 - 불확실한 세상에서 최선의 답을 찾는 생각법
빌 해맥 지음, 권루시안 옮김 / 윌북 / 202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가 사는 세상은 하나인 동시에 여러 가지 형태일 수 있는 것 같아요.

그건 어떻게 바라보느냐, 관점에 달려 있어요. 우스갯소리로 사랑에 빠진 사람의 눈에는 세상이 온통 하트로 보인다는데, 이 책의 저자는 공학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공학자였네요. 그래서 책 제목도 《삶은 공학》인가봐요. 사실 과학자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 이야기는 많이 접해봤는데 공학자의 시선은 새로운 것 같아요. 과학과 공학이 크게 다르다는 인식이 없을 정도로 공학의 세계를 너무 몰랐던 것 같아요. 저자 역시 그 점에 대해 공학자 사이에서 약간은 씁쓸하게 오가는 오래된 농담인, "성공하면 과학의 기적이고, 재앙이면 공학의 실패다." (15p)라면서 성공적인 기술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어요. 현대의 공학자는 철근콘크리트 바닥판의 강도에 대한 철저한 지식과 정교한 수학 공식을 사용하여 구조물을 설계하는데, 수학이나 컴퓨터가 등장하기 이전에는 어떻게 만들었을까요. 그것은 바로 공학적 방법이며, 이 책에서 설명하고자 하는 핵심 주제예요.

저자는 공학적 방법을 설명하기 위한 가장 좋은 예가 대성당 설계라면서 아치, 원통형 둥근 천장, 교차형 둥근 천장이 얼마나 정교한지를 이야기하네요. 유클리드 기하학을 모르는 유럽의 석수들은 오직 끈을 활용해 비례법칙을 적용하여 완벽한 아치 구조물을 만들었는데 이렇듯 불완전한 정보를 가지고 경험칙을 활용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공학적 방법이며, 체계적이고 실행 가능한 문제 해결 과정이자 인류 세계를 창조한 힘이라는 거예요. 경험칙의 공식적인 용어는 '발견법'으로 문제의 해결책을 찾아내기 위한 지름길로서 사용되는 부정확한 방법을 뜻한대요. 그래서 과학적 방법과 공학적 방법의 목표가 다른 거예요. "과학적 방법은 우주에 관한 진리를 드러내고자 한다. 반면 공학적 방법은 실제 세계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37p) 과학적 방법에는 정해진 과정이 있지만 공학적 방법에는 '대성당을 세운다'는 구체적 목표는 있지만 반드시 따라야 하는 정해진 과정이 없는데 공학적 방법의 힘은 바로 이 '반드시'라는 것이 없다는 데서 시작된다고 해요. 인류 역사 수천 년 동안 만들어져 전해 내려온 검증된 경험칙이라는 공통의 유산이 곧 공학적 방법이었다니 무척 신기하고 놀라워요. 우리 삶 속에서 이용되는 공학의 산물과 시스템은 대부분 제대로 원리가 이해되지 않지만 강력하게 동작하는 놀라운 능력을 가지고 있는데, 그 원동력이 공학자의 절박함이고 공학이 과학과 차별화되는 또 하나의 특징인 거예요. 공학자는 현실 세계의 필요에 반응하기 때문에 '이것을 지금 알아낼 필요가 있다'는 절박한 태도로 일하는데, 이는 과학이 세계를 탐구하는 느긋한 태도와 극명하게 대비되는 지점이에요. 대표적인 공학자들의 연구를 통해 공학을 응용과학 혹은 응용수학이라 부르면 공학의 창의성이 가려진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어요. 책 전반에 걸쳐 공학적 방법을 설명하는 궁극적 목표는 잘못된 오해와 편견을 바로잡기 위해서라고 볼 수 있어요. 공학자라는 존재는 인간적인 면모, 즉 최악의 조건에서 인간의 창의력을 활용하는 모습 그 자체이며 인간 정신의 유연함을 보여주는 증거라는 것, 결국 어느 공학 해설자의 말을 인용해야 할 것 같아요. "공학을 한다는 것은 인간적이다." (295p) 공학의 본질을 알려주는 책이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