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한국이 열광할 세계 트렌드 - KOTRA 글로벌 비즈니스 전망
KOTRA 지음 / 알키 / 2019년 10월
평점 :
절판


2019년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매년 이 즈음 되면 다가올 새해에 대한 예측이나 전망이 궁금해집니다.

과연 2020년 세계 경제는 어떻게 바뀌어갈 것인가.

<2020 한국이 열광할 세계 트렌드>는 KOTRA 글로벌 비즈니스 전망서입니다.

우선 KOTRA 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Korea Trade-Investment Promotion Agency)로서 우리나라 중소·중견기업의 무역 진흥을 위해 1962년 설립된 공공기관이며,

지난 50여 년간 우리 기업들의 해외시장 진출을 지원해 왔습니다. 이 책은 84개국 129개 도시에 소재한 해외무역관 직원들이 현지에서 포착한 최신 비즈니스 사례 37개를 12개의 트렌드 키워드로 엮어내 것입니다. 특별히 부록으로 <2020 한눈에 보는 해외취업 뉴스> 미니 책자에는 해외 취업 성공사례와 해외 일자리 트렌드를 소개하고 있어서 해외 취업을 고려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꿀팁을 제공합니다.

세계 경제의 흐름을 읽는다는 것은 이 분야 전문가가 아닌 이상 쉽지 않은 일입니다. 너무나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서 가끔은 이 시대를 살고 있는 게 맞나 싶을 정도로 놀라움을 느끼곤 합니다. 특히 이 책에 소개된 새로운 비즈니스는 그야말로 신세계라서 신기하고 놀라웠습니다.

2020 세계 트렌드를 키워드로 정리하면 12가지입니다.


① 뉴 모빌리티(New Mobility)

  : 진화하는 미래의 운송 수단 = 베트남의 헬리콥터 공유 서비스, 미국의 전동킥보드 대여 플랫폼 버드, 일본의 병원 진료를 배달하는 모빌리티 서비스 

② 웹시티(Web City)  

  : 미래 도시 = 중국의 안면인식 결제 시스템과 무인 자율주행 버스, 스마트 교통 그리고 항저우 스마트 법원의 AI '로봇서기', 아랍에미리트의 스마트 두바이 프로젝트

③ 맘코노미(Momconomy)

 ​: 엄마들을 위한 비즈니스 = 미국의 세계 최초 모유운송 서비스 '밀크스토크', 스위스의 웨어러블 헬스 기기 '아바', 세르비아 기업들의 '임산부 마케팅'

④ 모바일 닥터(Mobile Doctor)

 : 모바일이 도와주는 건강 = 미국의 자세교정 애플리케이션과 세계 최초의 모바일 간병인, 일본의 숙면을 돕는 인공지능 기술

⑤ B급의 재발견(B Redefinition)

 ​: 꺼진 불도 다시 보기 = 미국의 운동화 재판매 플랫폼, 크로아티아의 B급 상품 전문 식품점 '자바츠 푸드 아웃렛', 네덜란드의 식품 모바일 중개 플랫폼 '투굿투고'

⑥ 그린 다이닝(Green Dining)

 ​: 자연으로 돌아가는 우리의 식탁 = 뉴질랜드의 완전 채식주의자를 위한 식물성 우유, 미국의 저탄수화물 쌀 브랜드 '라이트라이스', 멕시코의 '실리낫', '지니어스푸드'

⑦ 자연의 재발견(The Rediscovery of Nature)

 ​: 자연에서 찾은 친환경 신재료 = 태국의 미米라클 체인지, 멕시코의 친환경 풋웨어 제조 스타트업 '레노바레'

⑧ 셰어투게더(Share Together)

 ​: 더 진화한 공유의 미래 = 인도의 가구 대여 기업 '퍼렌코', 캐나다의 1인 가구 맞춤형 가구 렌털 서비스, 중국의 공유 주방, 일본의 클라우드 수납 서비스

⑨ GWP(Great Work Place)

​ : 직원이 행복하니, 기업이 행복하다 = 영국의 직원 복지 대행 플랫폼 '퍼크박스', 불가리아의 직원 복지 프로그램 '멀티스포츠카드', 말레이시아의 채용 플랫폼 WOBB

⑩ 스마트 소셜라이징(Smart Socializing)

 ​: 유대감을 강화하는 비즈니스 = 폴란드의 가정식 셰어링 플랫폼 이트어웨이, 슬로바키아의 질의응답 애플리케이션 '슬라이도', 대만의 개인 맞춤형 선물 배송 서비스 '기프트팩'

⑪ 스마트 리사이클링(Smart Recycling)

  : 재활용도 똑똑하게 = 터키의 분리배출 회수기 '스마트 컨테이너'로 교통카드 충전, 독일의 100% 리사이클링 신발, 아랍에미리트의 RVM을 활용한 자원 재활용 보상 프로그램(RVM, Reverse Vending Machines : 캔류 및 플라스틱 병 무인 자동수거기)

⑫ 스마트 실버(Smart Silver)

 ​: 고령화 시대에 대응하는 똑똑한 비즈니스 = 중국의 도심형 실버타운 '타이캉의 집', 허난성의 양로 서비스 정보 플랫폼 '112349 콜센터', 일본의 초고령 운전 사고를 방지하는 스마트한 아이템


가장 놀라웠던 점은 중국입니다. 

중국의 인공지능 기술력이 엄청난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습니다.

12가지 키워드에서 중국은 많은 분야에서 인공지능 기술력을 바탕으로 미래 도시, 즉 웹시티를 구축해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와 비교하자면 너무나 압도적으로 앞서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SF영화에서나 봤던 미래 도시로 변화하고 있는 중국을 보면서 묘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이 책은 비즈니스 측면에서 길잡이 역할을 해주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나아가야 할 최신 비즈니스의 흐름을 이해하는 데에 최적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불확실한 먼 미래가 아니라 당장 2020년 세계 비즈니스가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적극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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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형에 관한 간단한 고찰 1 (한정판 양장 에디션)
박동선 글.그림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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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쳐돌았군맨의 화려한 귀환!

『혈액형에 관한 간단한 고찰』시리즈가 

단행본 출간 10주년 기념 한정판 양장본으로 돌아왔다~~~


아마 다들 한 번쯤 들어봤을 거예요. 혈액형에 관한 이야기.

"인내력 강하고 꼼꼼한 A형!!!

창의적이고 열정적인 B형!!

독창적이고 합리적인 AB형!

표현력의 귀재 O형."  (95-96p)

이 책은 시간을 거슬러 <쳐돌았군맨의 그림일기>라는 인기 웹툰에서 탄생한 작품이에요.

쳐돌았군맨 박동선님은 자신을 다음과 같이 소개하네요.

타고난 혈액형인 O형 특유의 성격을 가지고 있지만

동시에 A형 아버지와 형 그리고 B형 어머니의 기질도 가지고 있는,

그야말로 복잡 심란한 O형이라고. 

ㅋㅋㅋ AB형을 제외한 모든 특징을 가졌다는 뜻?

왜 아니겠어요, 인간의 성격을 단순 명쾌하게 혈액형별로 분류할 수는 있지만,

세상에 성격이 딱 하나의 특징만 가진 인간은 없으니까요. 그건 너나 나나 우리 모두 똑같아요.

작가의 말처럼 자신의 꿈은 '행복하게 사는 것'이라는 것도, 이 책의 목적과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어요.

무슨 말이냐면 이 책을 통해 혈액형별 특징을 알게 되었다고 괜히 사람들과의 첫만남에서 다짜고짜 혈액형을 물어보고, 그 사람의 성격을 혈액형으로 단정짓지 말라는 거예요.

혈액형으로 나타낸 성격은 전제 성격의 극히 일부를 보여준 것일 뿐이니까 재미있는 에피소드로 받아들일 것.

행복하게 살 것.

혈액형에 관한 간단한 고찰로 더욱 행복하게 살 것.

서로 단점을 지적하는 데 혈액형을 사용하지 말고 상대방의 속마음을 이해하는 데 사용할 것.

이 책은 혈액형을 연구한 보고서가 아니라 '재미있는 혈액형 이야기'를 담아냈어요.

말로 설명하면 할수록 뭔가 교과서처럼 딱딱해지는 느낌이라서.... 한 마디만 더 하고 입을 꾸욱.

일단 책을 펼쳐보면 어떤 매력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는지 단번에 알게 될 거예요.


동글동글 귀여운 A, B, O, AB 혈액형 캐릭터들~

너무 단순하다 싶었는데, 보면 볼수록 귀여워요.

머리만 큰 대갈장군 스타일에 앙증맞은 팔 다리로 자신의 성격, 마음, 장단점, 삶의 목적, 사랑에 빠지는 유형, 연애 타입 등 혈액형별 성격과 기질과 인간관계 타입과 특징, 일상적인 에피소드를 재미있게 보여주고 있어요. 믿거나 말거나, 어쨌든 사람들의 성격은 혈액형 캐릭터들이 보여주는 다양한 특징들에서 찾아볼 수 있어요. '이건 맞는 것 같고, 저건 좀 다른 것 같네~'라는 식으로. 솔직히 나의 성격보다는 주변 사람들의 성격 분석에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왠지 익숙하고 친근한 에피소드를 보면서 웃음이 빵빵 터져요. 


《28》 돌고 도는 관계  (116-117p)

B형 : 오늘 길에 주었어. 이거 먹어.  → AB형 : 오- 땡큐. 진짜 주웠냐?

 B형은 AB형을 은근히 챙겨준다.

O형 : 뭘 또 이렇게 처흘리냐- 꼭 티를 내요.  → B형 : 얼래? 그랬냐?

 가르치기 좋아하는 O형은 B형에게 잔소리를 곧잘 한다.

A형 : 사돈 남말하네. 너나 잘해- 발 왜 안 털어.  → O형 : 엥? 들어올 때 분명히 발 털고 들어 왔는데...

 그런 O형도 A형에게는 칠칠맞게 보일 뿐이다.

AB형 : 또 청소해? 너만 항상 고생하네. (과자를 먹으며) 와삭-와삭-  → A형 : 어쩌다보니 그렇게 됐네. 너라도 알아주니 고맙다.

 A형에게 AB형은 믿음직한 존재이다.


마지막으로 10주년 기념 한정판만의 특별한 선물이 있어요. 그건 미공개 에피소드들과 쳐돌았군맨의 그림일기가 수록되어 있다는 거예요.

사랑에 서툴었던 쳐돌았군맨이 현실에서는 진짜 사랑을 만나 행복한 가정을 꾸렸다는 사실. 행복은 진행형~

이 책은 전 세계 10개국 수출, 한국과 일본 애니메이션 방영, 단행본 30만 부 판매 돌파라는 기록을 세웠어요. 

결론은 책과 함께 행복 바이러스도 널리 널리 퍼졌으면 좋겠다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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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 과학편 1 : 지하 농장 팜 과학편 1
홍지연 지음, 지문 그림 / 길벗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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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가야 할 우리 아이들에게 코딩 교육은 필수 과정이 되었어요.

그래서 코딩 관련 책들이 쏟아져 나오는 것 같아요. 무엇이 더 좋을까, 라는 고민은 안 해도 될 것 같아요.

하나라도 더 많이 보여주는 것이 아이들에게 좋으니까요. 자주 접할수록, 더 많이 배울수록 코딩에 대한 관심과 흥미가 커지는 것 같아요.

<팜 ① 지하 농장>은 '기발한 상상력이 가득한 판타지 코딩과학동화'라는 부제가 없었다면 그냥 재미있는 동화책이라고 생각했을 거예요.

그만큼 내용이 흥미롭고 재미있어요. 팜, 지하 농장이라는 장소부터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네요.

세상에나, 지하에 농장이 있다니~~  지하 농장 덕분에 시작부터 상상의 나래를 펴게 되네요.

"만약 지하에 나만의 공간을 꾸밀 수 있다면 뭘 해보고 싶니?  나는 말이야, 지하에 아무도 모르게~~~"

여기 지하 농장에는 쌍둥이 형제 주니와 거니 그리고 멍이가 살고 있어요.

거니는 농장에서 일을... 하지 않고, 주로 주니를 감시해요. 강아지 멍이는 농장에서 양을... 치지 않고, 거니를 졸졸 따라다니죠 ㅋㅋㅋ

그림을 보면 오밀조밀 지하 농장의 구석구석을 잘 보여주고 있어요. 술술 그냥 넘길 수가 없어요. 볼 게 너무 많거든요.

주니는 실험실에서 별별 신기한 식물과 각종 발명품을 만들어 내고, 거니는 동물들과 함께 지하 농장을 운영하고 있어요. 하루가 얼마나 바쁜지, 이 책을 보면 알 수 있어요.

참, 주니가 방금 발명한 방방꽃은 '신기방방' 버튼을 누르면 주먹만 하던 방방꽃이 식탁만 하게 커졌어요. 그 위에 주니와 거니가 올라탔더니 순식간에 실험실 천장을 뚫고, 주니의 방을 통과하더니 점점 위로 올라가서 지상으로 펑 뚫고 나갔어요. 땅 위로 올라온 방방꽃 위에 주니와 거니가 꽃잎에 손을 떼었더니, 이번엔 그대로 하늘 높이 날아갔어요. 부우웅~ 높이높이 날아오르나 싶더니 방방꽃이 잽싸게 쌍둥이 형제를 받아 주었어요. 음, 아이들이 좋아하는 방방이 트램블린이랑 비슷하구나 ㅋㅋㅋ

자, 잠깐만!  첫 번째 미션이에요. '신기방방' 버튼을 눌러라!

방방꽃을 사용하려면 '신기방방' 버튼을 눌러야 해요. 이 버튼을 누르면 다음과 같은 일이 실행돼요.

① 주먹 크기의 방방꽃이 식탁 크기만큼 커진다. →  ② 줄기가 쑥쑥 자라 땅을 뚫고 위로 올라간다.  ③ 땅 위로 올라간 방방꽃은 물건, 사람 등을 통통 튕긴다.

컴퓨터 과학에서는 어떤 일이 발생하는 원인을 "이벤트"라고 해요. 스마트폰에서 앱을 터치하면 그 앱이 실행되잖아요. 이때 앱을 터치하는 행동을 이벤트라고 할 수 있어요.

여기선 '신기방방' 버튼을 누르는 행동이 이벤트예요. 

오호라~ 이거였구나. 주니와 거니의 지하 농장에서 벌어지는 엉뚱한 이야기 속에 코딩 개념이 들어 있어요. 미션을 수행하다 보면 저절로 코딩 개념과 원리를 터득하게 돼요. 

이벤트, 순차, 반복, 알고리즘, 디버깅, 추상화, 조건, 선택 구조, 변수, 함수, 병렬화...

단어만 놓고 보면 어렵게 느껴질 거예요.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면 주니와 거니의 에피소드로 기억날 거예요. 수천 마리의 개미 군단이 동시에 움직여 사냥개를 쫓아버리려는 주니와 거니를 도와주었어요. 이처럼 어떤 일을 동시에 하면 빨리 해결할 수 있어요. 피자 그림을 혼자 색칠할 때와 친구와 함께 색칠할 때 언제 더 빨리 완성할 수 있는지 실험해보고 확인해봐요. 이렇게 개미 군단이 100마리씩 동시에 여러 개의 줄을 만든 것, 친구와 함께 피자를 색칠한 것을 뭐라고 할까요?  병렬화! 딩동댕~ 맞았어요. 크고 복잡한 문제도 작게 나눠 동시에 해결하는 '병렬화'는 우리가 함께 해내서 더 기분 좋은 일인 것 같아요. 친구들과 병렬화 해볼까 ㅋㅋㅋ

지루한 공부 대신에 신나는 판타지 동화로, 코딩이 친근하고 재미있는 놀이가 되는 것 같아요. 킹왕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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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파고스 에프 모던 클래식
커트 보니것 지음, 황윤영 옮김 / F(에프)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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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갈라파고스>는 커트 보니것의 소설입니다.

커트 보니것 Kurt Vonnegut Jr.

미국을 대표하는 블랙 유머의 대가로 칭송받는 작가.

그러나 책 날개에 박혀 있는 그의 사진은 굉장히 깐깐한 아저씨로 보입니다. 유머가 블랙 유머라서 그런가, 왠지 눈빛이 우울한 것도 같고...

암튼 사진이 영 마음에 안 들어서 검색해보니 방긋 웃는 사진 한 장을 발견!

기왕이면 웃는 얼굴로, 그래야 작품 속 유머가 빛을 발할 것 같은 막연한 느낌이라서.

제가 읽어 본 커트 보니것의 작품은 <몽키 하우스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뿐이지만, 이 한 권을 읽자마자 알아차렸습니다.

아하, 이것이 커트 보니것!  뭐랄까, "나? 커트 보니것이야. 딱 보면 모르겠어?"라는 식으로.

대단한 통찰력 없이도 그냥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분위기가 있습니다.

역시나 <갈라파고스>도 굉장히 독특한 방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이야기의 전모는 이러하다.

지금으로부터 백만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서기 1986년, 과야킬은 남미의 작은 민주주의 국가인 에콰도르의 주요 항구 도시였다.

...  그 당시 인류는 지금보다 훨씬 뇌가 컸기 때문에 불가사의한 일에 현혹되고는 했다.

1986년 당시의 커다란 불가사의 가운데 하나는 먼 거리를 헤엄칠 수 없는 수많은 생물들이 어떻게 갈라파고스 제도에 이르게 되었는가 하는 것이었다.

갈라파고스 제도는 과야킬 정서(正西)에 위치한 화산섬 군도였고, 

본토와 그 군도 사이에는 남극에서 갓 흘러온 차디찬 물이 흐르는 깊디깊은 1천 킬로미터의 바다가 가로놓여 있었다.

인류가 갈라파고스 제도를 발견했을 때, 그곳에는 거대한 땅거북은 말할 것도 없고 

이미 도마뱀붙이와 이구아나, 쌀쥐와 용암도마뱀, 거미와 개미, 딱정벌레와 메뚜기, 좀진드기와 참진드기가 살고 있었다. 

그것들은 어떻게 갈라파고스 제도로 갔을까?

많은 사람들이 커다란 뇌를 만족시킬 수 있었던 대답은 이러했다.

'그것들은 자연 뗏목을 타고 갈라파고스 제도로 갔다.'"   (13-14p)


자, 시작부터 머릿속을 굴려야 됩니다. '지금'이라는 시간은 서기 1986년에서 백만 년을 더한 먼 미래를 뜻합니다.

이걸 읽고 있는 '나'는 2019년을 살고 있는데, 서기 1986년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화자(話者)인 '나'는 자신이 살아 있었을 때 베트남 전쟁(1955년 11월 11일 ~ 1975년 4월 30일)에 미 해병대로 참전했었다고 말합니다. 짐작할 수 있겠죠? 그러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나'의 존재를 잊게 됩니다. 중요한 건 이야기 그 자체이기 때문에...

뜬금없지만 커트 보니것은 1922년 11월 11일 출생하여 2007년 4월 11일 사망했습니다. <갈라파고스>는 1985년 출간되었습니다. 아직까지도 이 책을 읽는 우리는 너무나 커다란 뇌를 가졌으니, 이만저만 걱정이 아닙니다. 어쩌면 커트 보니것의 유령이 갈라파고스 주변을 떠돌고 있는 건 아닐지... 더 늦기 전에 정신 차리라고...

사기꾼 제임스 웨이트를 포함해 여섯 명이 등장하는데, 이들의 공통점은 엘도라도 호텔 투숙객이면서 바이아데다윈호를 탄 승객이라는 점입니다. 바이아데다윈호는 선장과 승객 열 명 가운데 일곱 명의 유전자를 싣고서 서쪽을 향해 백만 년 동안 지속되어 온 모험을 떠납니다. 왜냐하면 이 사람들이 인류 멸망 가운데 생존하여 새로운 인류의 조상이 될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인류의 큰 뇌가 어떻게 작아졌는지에 대한 의문이 풀립니다. 자연선택의 법칙으로.


... 나는 주위에 답할 사람이 없기는 하지만 다음과 같은 질문을 제기하는 바이다.

"3킬로그램짜리 뇌가 인류의 진화 과정에서 한때는 거의 치명적인 결함이 아니었을까?"

그리고 두 번째 질문도 제기하는 바이다.

"과거 그 당시, 지나치게 정교한 우리의 신경 회로를 제외한다면, 

우리가 어디에서나 보고 들었던 그런 악행들이 비롯된 근원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나의 대답은 이러하다.

"다른 근원은 없었다. 그 엄청나게 커다란 뇌만 뺀다면,

이곳은 아주 무해한 행성이었다."    (18-1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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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모독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06
페터 한트케 지음, 윤용호 옮김 / 민음사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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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창적인 언어를 통해 인간 경험의 주변부와 특수성을 탐구했다"라는 평가와 함께 

2019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인물.

페터 한트케 Peter Handke 


<관객모독>은 순수하게,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의 작품이라서 읽게 되었어요.

앗, 이 작품은 희곡이었어요. 

아니 이것은!  지금까지 본 적 없는 희곡~

물론 제가 희곡을 많이 읽어본 것은 아니지만 기본적인 구성 요소가 있잖아요.

등장인물과 배경에 대한 설명 그리고 대사와 지문 등등.

<관객모독>에는 그런 요소들이 없어요. 기존 희곡의 틀을 벗어난 작품인 거죠.


등장인물은 배우 네 명.

첫 페이지는 《배우를 위한 규칙들》이 자유분방하게 적혀 있어요.


가톨릭 성당에서 신부와 신자들이 번갈아 올리는 기도를 귀 기울여 들을 것.

축구장에서 외쳐대는 응원 소리와 야유 소리를 귀 기울여 들을 것.

데모하는 군중들의 구호 소리를 귀 기울여 들을 것.

안장이 땅을 향해 거꾸로 세워진 자전거에서 돌아가는 바퀴살이 조용해질 때까지 그 소리를 귀 기울여 듣고, 

멈추어 설 때까지 바퀴살을 자세히 관찰할 것.

콘크리트 믹서 엔진을 켜고 점점 커지는 소리를 귀 기울여 들을 것.

논쟁 때 오고 가는 말들을 귀 기울여 들을 것.

롤링 스톤스가 부르는 「텔 미」란 노래를 귀 기울여 들을 것.

기차들이 동시에 출발하고 도착하는 소리를 귀 기울여 들을 것.

라디오 룩셈부르크의 히트퍼레이드를 귀 기울여 들을 것.

유엔 회의를 동시에 중계하는 아나운서들의 말을 귀 기울여 들을 것.

「툴라의 함정」이란 영화에서 미녀가 보스에게 앞으로 몇 명이나 더 죽이겠느냐고 질문하자,  

보스는 몸을 뒤로 기대면서 아직 몇 명이나 더 남았지? 라고 묻는다.

범죄 조직 보스(리 제이 콥)와 미녀의 이 대화를 귀 기울여 듣고, 동시에 보스를 자세히 관찰할 것.

비틀스 영화들을 자세히 관찰할 것.

최초의 비틀스 영화에서 링고 스타가 다른 사람들로부터 조롱당한 후 드럼 앞에 앉아 드럼을 두들기기 시작하는 그 순간의 미소를 자세히 관찰할 것.

「서부에서 온 사나이」라는 영화에서 게리 쿠퍼의 얼굴을 자세히 관찰할 것. 

위의 영화에서 몸에 총을 맞고 폐허가 된 도시의 황량한 거리를 절뚝거리며 한참을 달려가다 쓰러지면서

날카롭게 고함을 지르는 벙어리의 죽음을 자세히 관찰할 것.

동물원에서 인간을 흉내 내는 원숭이들과 침을 흘리는 라마들을 자세히 관찰할 것.

건달이나 게으름뱅이들이 거리를 걸어다니는 모습이나 슬롯 머신 앞에서 도박하는 모습을 자세히 관찰할 것.   (11-12p)


텅 빈 무대에 배우 넷이 등장하면서 곧바로 관객들을 쳐다보지 않아요. 그들은 걸으면서 연습하고, 말을 하지만 관객을 향해서 말하는 것이 아니에요.

목소리를 제외하고는 다른 이미지가 나타나서는 안 되고, 욕설을 하더라도 누구를 겨냥하는 것이 아니에요. 그들의 말투가 어떤 의미를 나타내서는 안 돼요.

그들은 욕설 연습이 끝나기 전에 무대 앞쪽에 도착하여 자유롭게 서 있어요. 이제 관객을 바라보지만 관객 중 어느 누구도 주시하지 않고, 잠시 말없이 서 있어요.

그다음... 그들은 말하기 시작해요. 말하는 순서는 자유롭고, 모두가 대략 같은 분량으로 대단히 열심히 말해요.


<관객모독>은 매우 짧은 희곡이라서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어요.

그러나 읽는다고 해서 그 내용을 다 이해했다고 볼 수는 없어요. 저 역시, 이게 무슨 의미일까를 생각했어요.

정말 아이러니한 것 같아요. 마치 '파랑 코끼리'를 절대로 생각하지 말라고 하면, 자꾸만 떠오르는 것처럼.

<관객모독>은 어떤 사건이나 줄거리가 없어요. 배우들은 아무것도 연기하지 않고, 아무것도 보여주지 않아요. 단지 말만 해요. 

이 희곡에는 무대 위의 불빛도, 배우들이 입고 있는 옷도 무엇인가를 의미하는 게 아니라고 밝히고 있어요. 아무것도 암시하지 않는다고.

관객들은 언어의 희극을 즐기는 거라고 이야기해요. 그러니까 관객들은 연극을 체험하는 것이며, 연극 관객의 역할이 되는 거예요.

이제껏 관객은 연극 무대를 지켜보는 관찰자 입장이었다면, <관객모독>에서는 무대 위쪽과 아래쪽이라는 두 세계가 존재하면서 관객의 역할을 맡게 돼요.

그러나 관객이 연극에 참여하지는 않아요.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앉아 있어요. 관객이 주제이고, 관객이 한 사건이지만 어떤 유형일 필요는 없어요.

 "여러분은 발견됩니다. 여러분은 오늘 저녁 발견된 것입니다." (27p)


제가 <관객모독>을 읽으면서 놀랐던 점은 뛰어난 작품성이 아니에요. 

1966년 6월 8일 프랑크푸르트 탑 극장에서 첫 공연을 했다고 해요. 와우, 이 희곡으로 공연이 가능하다고? 솔직히 배우들이 대단하다고 느꼈어요.

당시 흥행기획자들과 연극 평론가들은 "이야깃거리가 없는 현학적인 서술"이라는 혹독한 평가를 했대요. <관객모독> 이전에 발표했던 첫 소설 『말벌들』에 대해 비판적이었으니 <관객모독>도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거죠. 그러나 반전!

실제 공연된 <관객모독>은 관객들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고, 한트케가 문학적 명성을 얻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해요. 

<관객모독>에 관한 작품해설을 읽은 후에 《배우를 위한 규칙들》 ​다시 읽어보았어요.

아주 진지하게, 좀 더 깊이 있게... 그러자 '귀 기울여 들을 것'과 '관찰할 것'이 갑자기 툭 튀어나온 것 마냥 또렷하게 보였어요.

결국 <관객모독>은 어떤 관객이 보느냐에 따라 그 의미와 가치가 달라질 수 있는 작품인 것 같아요. 


한트케는 1966년에 쓴 「문학은 낭만적이다」라는 소론에서

 "한 단어의 중요성은 그 단어의 의미가 아니라 (......) 그 단어가 언어에서 어떻게 사용되는가 하는 것"이라는

오스트리아의 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의 주장을 인용했다. 

이 언어 철학으로부터 한트케는 한 단어를 다양하게 사용함으로써 생겨나는 유희의 가능성을 배웠다. (7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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