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의 미래 초등 4-1 초등 수학의 미래
전국수학교사모임 미래수학교과서팀 지음 / 비아에듀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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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의 미래>는 단순히 문제만 푸는 학습서가 아니에요.

"내가 주인공이 되는 수학 개념교과서!"

앗, 중간에 익숙한 단어가 보이네요. 바로 "개.념.연.결." 시리즈였네요.

개념연결 만화 수학교과서와 개념연결 연산의 발견까지 이미 경험했던 터라 <수학의 미래>에 대한 기대가 컸던 것 같아요.

역시 뭔가 다르네요. 신기한 자기주도 학습 프로그램이네요.

공부를 하기 전에 '공부 설계도'부터 살펴봐야 해요. 모두 6단계로 구성된 설계도를 따라가면 수학 실력과 자신감을 얻을 수 있다고 하네요.

[단원 시작]은 무엇을 배울지 확인하고 계획을 세우는 도입 단계예요. 차례를 보면 6개의 단원 제목이 나와 있는데, 수학 문제집이 아니라 이야기책 같아요.

1장 "우리나라의 다문화 가구 수와 다문화 학생 수는 얼마나 될까요?" - 큰수

2장 "피사의 사탑은 얼마나 기울어졌나요?" - 각도

3장 "초콜릿 한 상자는 모두 몇 개일까요? - 곱셉과 나눗셈

4장 "도형을 움직여 볼까요?" - 평면도형의 이동

5장 "희망 조사한 결과를 어떻게 나타낼까요?"  - 막대그래프

6장 "우편함에 무슨 규칙이 있나요?"  - 규칙 찾기

앞으로 배우게 될 수학 개념을 질문으로 시작한다는 점이 흥미로워요. 수학의 본질인 생각하는 힘을 키워주는 방식인 것 같아요.

[기억하기]는 새로운 개념을 공부하기 전에 이전에 배웠던 '연결된 개념'을 확인할 수 있어요. 개념 설명과 문제를 풀면서 이전에 배운 개념을 복습한다고 볼 수 있어요.

아이에게 지난 학년에서 배운 내용을 물어보면 다 안다고 말하는데 직접 문제를 풀도록 하면 틀릴 때가 있어요. 왜 그럴까요. 개념을 제대로 익히지 않은 탓이죠.

반복적으로 문제만 풀면 정답을 맞히니까 안다고 착각하는데, 개념을 확인해보면 부족한 부분이 있더라고요. 

이 교재는 예습용이지만 4학년 과정을 선행하는 데에만 초점을 맞춘 게 아니라 2,3학년에서 배웠던 개념을 확인하면서 개념 연결을 한다는 점이 중요한 것 같아요. 

[생각열기]는 열린 질문을 통해 새로운 개념을 추론할 수 있어요. 문장제 문제를 어려워하는 아이라면 이 단계를 풀면서 수학적으로 생각하는 힘을 커질 수 있어요.

[개념활용]은 개념이 적용된 다양한 예제를 통해 기본기를 다질 수 있고, 따로 개념 정리가 되어 있어서 좋아요.

[표현하기 · 선생님 놀이]는 개념 간의 연결과 표현을 통해 혼자 힘으로 정리하고 연결하면서 약점을 보완할 수 있어요.

[단원평가]는 개념을 완벽히 이해했을 때, 실제 시험을 보듯이 문제를 풀어보는 단계예요. 다양한 문장제를 만날 수 있어요.

아이 스스로 계획을 짜고 개념을 배우고 연결하는 문제집이라서 늦은 겨울방학 동안 꾸준히 학습할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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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대바이오계열 진로 로드맵 : 심화편 - 미래 유망직업을 위한 학생부 완성 진로 로드맵
정유희 외 지음 / 미디어숲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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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대바이오계열 진로 로드맵_ 심화편』은 학생들을 위한 진로 필독서라고 할 수 있어요.

현재 고등학생들은 대학입시에 큰 변화를 겪는 당사자이기 때문에 대입과 관련된 진로 로드맵이 정말 중요하다고 볼 수 있어요.

이 책은 갈수록 선호도가 높아지는 약학, 바이오계열에 대한 진로 로드맵을 안내하고 있어요. 

막연하게 약사를 꿈꾸는 학생들뿐 아니라 최근 코로나 백신과 같은 사회적 이슈로 인해 약학, 바이오계열에 대한 관심이 생긴 학생들에게도 폭넓은 진로 탐색의 기회가 될 것 같아요. '2015 개정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살펴보면 학생들 스스로 진로와 흥미에 맞는 과목을 선택할 수 있어요. 대학에서도 학업 역량뿐 아니라 전공에 대한 이해도와 관심을 바탕으로 학생들을 평가하기 때문에 학생들은 전공적합성을 드러낼 수 있는 구체적인 활동에 주목해야 해요.

그래서 진로 로드맵 심화편에서는 최근 시사 및 논문을 활용한 탐구 활동과 노벨 수상자의 탐구 활동, 합격한 선배들의 창의적 체험활동과 교과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엿보기, 독서 활동, 영상, 다양한 참고 사이트 등을 소개하고 있어요.


책의 구성은 크게 네 가지 파트로 나뉘어 있어요.

사회 이슈 기반 탐구, 학생부 기록 사례 엿보기, 독서 심화 탐구, 자소서 엿보기.

각각 신문을 활용한 탐구 활동과 논문을 통한 심층 탐구 활동이 사례별로 나와 있어서 실제 수행평가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요.

논문은 학생들이 직접 읽어보기 어려운데 이 책에 나온 내용을 읽다보니 관심 있는 분야의 연구 개요가 잘 설명되어 있고, 관련 단원과 영상 그리고 보도자료 사이트가 알려줘서 유용했어요. 중간에 학부모를 대신한 질문과 답변이 나와 있고, 학생부 관리 팁이나 학생부 세특 예시도 있어서 필요한 정보만 쏙쏙 정리된 것 같아요.

약대바이오 계열의 진로를 희망하는 학생이라면 2011년부터 지금까지의 노벨상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해요. 학생부 연관 활동에도 많이 쓰이고, 노벨상 수상자의 강연을 직접 듣고 활용하는 학생들도 이미 많이 있다고 하네요. 특히 면접에서는 그해 노벨 수상자 질문이 많이 등장한다고 하니 수상한 연구의 논문은 원문 전체를 찾아보고 깊이 있는 학습을 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하네요. 

고등학교 각 학년마다 탐구활동의 주제를 정하는데 이 책에는 그 질문하는 방법과 심화 내용들이 잘 구성되어 있어서 활용하기에 좋을 것 같아요. 창의적 체험활동은 생활기록부에서 어떤 활동을 심화할 것인지 잘 선택해서 활동하고 기록해야 해요. 본인의 학생부 세특을 확인하여 질문을 통한 심화학습으로 연계하여 탐구하는 것이 좋다고 하네요. 독서활동은 학생들이 활용하기에 가장 좋은 방법으로, 교과와 진로에 관련된 독서를 하고 발표와 토론, 프로젝트에 활용할 수 있어요. 이 책에 소개된 관련 서적부터 차근차근 읽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이미 책에 관한 줄거리와 질문들이 나와 있어서 어떤 내용인지 파악할 수 있네요.

자소서 엿보기와 면접은 그야말로 참고 사항이지만 자소서로 인해 고민하는 학생들에게는 기본적인 틀과 중점 사항들을 알려주고, 면접에 대한 대비책이 된다는 점에서 매우 유용한 정보인 것 같아요.

마지막 부록으로 학과별 면접 기출문제가 나와 있어서 좀더 자신 있게 진로를 위한 준비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제 대학 가는 것만 중요한 게 아니라 스스로 어떤 역량을 발휘하는 인재가 될 것이냐가 더 중요한 시대가 되었네요. 미래형 창의융합인재가 되기 위한 진로 로드맵이 핵심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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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 아이 - 20세기 중반에 살았던 한 소녀의 이야기 ink books 3
올가 그로모바 지음, 강완구 옮김 / 써네스트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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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 아이>는 20세기 중반에 살았던 한 소녀의 이야기예요.

소녀의 이름은 스텔라 나타노브나 누돌스카야예요. 스텔라를 줄여서 엘랴라고 불렀대요.

엘랴는 아빠의 얼굴을 기억하지 못해요. 엘랴가 네 살 때, 아빠는 집으로 들이닥친 사람들에게 체포되었어요. 어떻게 아빠를 체포해 갔고 어떻게 집안을 수색했는지 기억나지 않아요. 엘랴는 깊이 잠들어 있었어요. 나중에 엄마가 그 이야기를 해주었어요.

1937년 여름, 엘랴는 엄마와 함께 유배를 떠났어요. 엄마가 들고 있는 서류에는 '아래에 적혀 있는 사람', 즉 엄마와 엘랴를 3일 안에 모스크바에서 키르기즈 공화국의 칼리닌스크 지구 토크마크-카가노비치시로 유배를 보낸다'라고 쓰여 있었어요. 겨우 여섯 살 엘랴에게 벌어진 비극이에요. 하지만 엘랴는 그때의 일을 완전히 새로운 놀이가 시작되었다고 이야기하네요.


책을 읽고나서 다시 책표지를 봤어요.

붉은 말과 소녀, 그 뒤에 줄이... 앗, 철조망이었네요.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1997년)가 떠올랐어요. 유태인 수용소에 갇힌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인데, 아버지는 아들을 위해 암울한 순간들을 놀이로 만드는 마법을 보여줬어요. 참담한 비극 속에서 환하게 미소 짓는 아들의 모습이 눈앞에 선하네요. 가슴 뭉클했던 그 장면을 이 책속에서도 보게 될 줄이야.


<설탕 아이>의 주인공 엘랴는 엄마와 함께 끔찍한 수용소 생활을 했지만 거의 기억나질 않아요. 그 뒤에 간 곳이 설탕 공장을 위한 사탕무를 재배하는 농장이었는데, 그때 붉은 색 말을 탄 키르기즈인이 엘랴에게 "아크 발라, 칸트 발라 (백인 아이, 설탕 아이)"라고 불렀어요. 그래서 키르기즈인들은 엘랴를 칸트 발라, 즉 설탕 아이라고 불렀고, 그들과 함께 도와가며 살았어요. 똑똑했던 엄마는 사람들에게 밤마다 책을 읽어주었어요. 엄마가 러시아어로 읽으면 트랙터 운전사인 크라프첸코가 키르기즈어로 번역했고, 모두가 함께 들으며 (번역에 걸리는 시간 만큼 차이를 두고) 탄성을 지르기도 하고, 숨을 죽이기도 하고 깔깔거리고 웃기도 했어요. 깔깔거릴 때는 두 번 웃었어요. 처음에는 키르기즈인들이 러시아인들과 함께, 한번 웃음이 지나고 난 다음 크라브첸코가 번역해주면 러시아인들이 키르기즈인들과 함께 웃었어요. 엄마를 닮아 똑똑했던 엘랴는 키르기즈인들의 민족 서사시《마나스》를 모두 암송할 수 있게 되었고, 나중에 키르기즈인들을 위해 마나스를 읊어주었어요.

엄마에게는 늘 일이 있었고 주위에 많은 사람들이 있었는데 그들은 항상 좋은 사람들이었다고 엘랴는 이야기해요. 실제 나쁜 사람들이 적었는지는 알 수 없어요. 다만 엘랴의 기억에는 나쁜 사람들이 없었다는 거죠. 어떻게 그럴 수 있지, 이건 누가봐도 혹독한 환경이잖아... 네, 물론 엘랴가 절망에 빠져 울부짖는 순간들도 있었지만 그 곁에는 엄마가 있었어요.

엄마는 놀라운 사람이었어요. 어떤 상황에서도 항상 침착했고 친절했어요. 엘랴는 엄마가 목소리를 높이는 것을 한번도 본 적이 없고, 엄마 눈에서 눈물이 나는 것을 본 적이 없어요. 엘랴는 아주 나중에 책속에서 "불굴의 의지", "확고한 결심", "강철같은 성격"을 가진 사람을 보았는데, 그것이 바로 엄마에 대한 이야기라는 것을 분명히 알게 되었어요. 

또한 엄마는 항상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나쁜 사람들보다 많다고 이야기를 하면서, 자신이 잘못한 것을 다른 사람에게 덮어 씌우지 말라고 했어요. 


"... 아무것도 절대로 믿어서는 안돼. 어떠한 단어도 구호도 크게 이야기해서는 안 되고 누구를 비판하거나 칭찬해서도 안돼.

머리로만 생각하고 심장으로만 들어야 해. 마음은 절대로 배신하지 않아."

"심장으로 듣는다는 것이 무슨 말이야? 심장은 뛰기만 하잖아."

"단어로 표현할 수 없는 것들을 그렇게 말해. 네가 언젠가 쿠프라노프 씨네가 왜 유배되었냐고 물은 적 있지?

그때 내가 혁명 후에 재산이 많았던 모든 부농들이 인민의 적 또는 착취자라고 한다고 설명해 주었잖아. 

그리고 수천 명의 부농들의 재산을 몰수했다고. 너는 그때 내 이야기를 듣고 물어봤어.

'부농들은 좋은 사람들이잖아요.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기도 하고 우리도 도와줬잖아요.

일을 잘하고 정직한데 왜 그들이 적이야?'라고 말이야. 그게 바로 심장으로 듣는다고 이야기하는 거야.

너는 귀로 인민의 적들에 대해서 듣지만 네 심장은 믿지 않고 그것이 실제로 그렇지 않다는 것을 느끼잖아."

"그런데 왜 많은 사람들은 귀로 듣는 것을 믿는 거야?  그 사람들에게는 심장이 없는 거야?"

"자기 머리로 생각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귀로 듣는 것만을 믿지. 그 사람들은 뭘 잘 모르기 때문에 그렇거나......

아니면 자기 스스로 생각하려는 용기가 없기 때문이야. 누가 이야기해주는 것을 믿고, 누군가의 명령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 훨씬 쉽거든.

하지만 너는 점점 더 많이 이해하게 되고 생각할 것이 많아지고 있잖아, 안 그래?"   (194-195p)


졸업반 10학년이 된 엘랴는 독일어를 러시아어만큼 자유롭게 말할 줄 아는데도 독일어 수행평가 시험에서 3점을 받았어요. 지난해까지 전과목 5점을 받았던 엘랴에게 선생님은 왜 3점을 주신 걸까요. 그리고 얼마전에 있었던 러시아어 작문 시험에서도 3점을 받았어요. 졸업 학년에 두 과목에서 4점을 받아도 메달을 받을 수 있지만 그 중 하나가 러시아어라면 불가능해요. 결국 엘랴는 금메달은 고사하고 은메달도 받기 힘들다게 되었어요. 사실 엘랴는 시험점수가 왜 그렇게 나왔는지 알고 있어요. 그건 공평하지 않은 일이에요. 화가 나고 수치스럽지만 그 누구에게도 불평하지 않을 거예요. 엄마도 따지지 않을 거라는 걸 엘랴는 알고 있어요. 

<설탕 아이>를 다 읽고나면 그 이유를 알게 될 거예요. 귀로 듣는 사람들 때문에 세상은 분열과 갈등, 더 나아가 전쟁을 겪어 왔어요. 그러나 엘랴 엄마의 말처럼 세상은 좋은 사람들이 나쁜 사람들보다 더 많은 것 같아요. 심장으로 듣는, 용감하고 착한 사람들 덕분에 세상은 수많은 시련을 극복해낼 수 있었어요. 그 믿음과 희망이 우리를 더 나은 세상으로 이끌었다고, 설탕 아이는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네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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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 아이 - 20세기 중반에 살았던 한 소녀의 이야기 ink books 3
올가 그로모바 지음, 강완구 옮김 / 써네스트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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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 실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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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헌의 영지순례 - 기운과 풍광, 인생 순례자를 달래주는 영지 23곳
조용헌 지음, 구지회 그림 / 불광출판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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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헌의 영지순례>는 인생 순례자를 달래주는 영지(靈地) 23곳을 소개한 책이에요.

우선 영지가 무엇인지부터 알아야 되겠죠.

영지는 한국식으로 표현하면 명당(明堂)을 뜻한다고 해요. 음과 양이 조화로운 곳에는 특별한 에너지가 솟는데, 이러한 공간에 머물면 땅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가 몸속으로 들어온대요. 흔히 '기를 받는다'라고 표현하는데, 기를 받으면 우선 몸이 상쾌해지고 몸 상태가 쾌적해지면서 마음도 상쾌해진다고 해요. 몸과 마음은 같은 쳇바퀴로 돌아가기 때문에 마음이 상쾌해지면서 정신이 또렷해지면 자연스럽게 기도가 된다고 해요. 

기도는 대자연과 일체가 되는 마음이며, 자기 내면을 들여다보는 일이라고 해요. 이러한 기도와 자기정화가 자연스럽게 일어나게 해주는 땅, 즉 영지를 순례하는 것이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일이라고 저자는 설명하고 있어요.


기운과 풍광.

이 두 가지 요소가 인간에게 감동을 준대요. 저자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대자연의 감동이 단순한 감상이 아닌 실재하는 힘이라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어요.

영지를 신령의 땅, 치유의 땅, 구원의 땅으로 나누어 각각 구체적인 장소를 소개하고 있어요.

일단 사진으로 본 풍광에 놀랐어요. 뭘 모르는 사람이 봐도 산맥과 산세의 기운을 느낄 수가 있어요. 편안하고 아늑하게 자리한 느낌.

처음 소개된 오대산은 그 영적 에너지를 주목한 문파가 불교였다고 해요. 신라시대 자장 율사가 일찍부터 오대산을 주목하여 중국에서 가져온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오대산의 중대 꼭대기에 모셨고, 그것이 지금의 적멸보궁이라고 해요. 오대산과 중대의 적멸보궁은 6세기 무렵부터 이미 영지로 대접받았던 민족의 성지요, 자기 치유의 땅이라고 하네요. 

신라시대에 자장 율사, 보천과 효명 태자가 오대산에 있었다면 근래에는 한암 선사와 그의 제자 탄허 대사가 있었대요. 

한암(漢岩, 1876~1951)이 도력이 높은 고승이라는 사실이 소문이 나자 일본인 고위관료가 상원사에 찾아와 스님과 차를 한잔 마시게 되었대요. 한암이 일본 관료의 찻잔에 차를 따라주는데, 찻물이 찻잔에 넘치도록 따랐대요.

"아니, 스님 찻물이 넘치는데요?"

"그대의 마음이 이미 꼭 차 있어서 내가 어떤 말을 해도 받아들여지지 않고 넘치는 상태입니다."

또 다른 총독부 관료가 한암을 찾아와 물었대요.

"이번 대동아전쟁에서 누가 이길까요?"

"덕이 있는 나라가 이길 겁니다!"  (41p)

한국 전쟁이 발발하기 1년 전인 1949년에 탄허(呑虛, 1913~1983년)는 전쟁을 예측하여 스승인 한암에게 상의를 드렸더니, 한암은 자신은 오대산을 떠나지 않는다면서 탄허를 비롯한 제자들을 남쪽으로 피란 가도록 했대요. 한국전쟁으로 전국의 많은 사찰이 잿더미로 변했고 상원사도 예외는 아니었대요. 국군이 상원사 아래쪽에 있는 월정사를 불태운 다음 상원사로 올라왔대요. 이때 한암이 가사장삼을 갖춰 입고 산 채로 화장을 당하겠다는 굳은 결의를 나타내자 국군 장교는 법당의 문짝만 몇 개 불태우고 돌아갔다고 해요. 그리하여 오대산 상원사는 한암이 목숨을 걸고 지켰고, 한암은 1951년에 그곳에서 앉은 채로 그대로 죽었다고 해요. 


이 책에는 오대산, 계룡산, 지리산, 팔공산, 가야산, 덕유산 등 신령과 치유, 구원의 땅을 담아낸 206컷의 사진들과 함께 역사 속 고수와 스승에 관한 이야기까지 들려주고 있어서 무척 흥미로워요.


영조 26년, 1750년에 전국적으로 전염병이 창궐했다. 1월부터 7월까지 사망자가 2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당시 조선의 인구는 700만 명. 상당한 비율의 사망률이다. 이런 상황에서 살기 위해서는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그리고 사람 눈에 띄지 않는 심심산골로 들어갈 수밖에 없다.

그런 곳이 십승지에 해당한다. 조선 팔도를 다 뒤져 그 가운데 가장 숨기 좋은 지점을 열 군데로 추린 셈이다. 그러니까 십승지는 하루 아침에 형성된 게 아니고 적어도 오백 년 이상 목숨 보존처를 찾아 헤매던 낭인들과 떠돌이 민초들, 그리고 깊은 수도처를 구하던 승려와 도사들의 현장경험이 축적된 결과물이다. (235p)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지금 가장 안전한 곳은 어디일까요.

현대 도시인들에게 가장 안전한 곳은 집뿐일까요.

《정감록》, 《남사고비결》등 각종 민간 비결서에서 주장하는 십승지는 비결서마다 약간씩 들쑥날쑥한데, 저자는 다음과 같이 알려주고 있어요.

경북 영주 풍기의 금계촌을 비롯한 봉화의 춘양면, 안동의 화곡(현재 봉화읍), 경남 합천 가야산의 만수동, 강원 영월의 정동쪽, 충북 보은 속리산 아래의 증항 근처, 단양의 영춘, 충남 공주의 유구와 마곡, 전북 부안의 호암, 남원 운봉 지리산 아래의 동점촌, 무주의 무풍 북동쪽 덕유산 근처 등이라고 해요.

지리산 일대에 산재한 청학동 서너 군데도 십승지의 연장선인데, 이곳은 오히려 십승지보다도 훨씬 이전에 난세에 몸을 보전하고 신선도를 닦을 수 있는 명당으로 여겨졌던 곳이라고 해요. 십승지의 특징은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오지이며 외부에서는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이라고 해요. 우리 조상들은 이미 사회적 거리두기와 같은 방역 수칙을 실천했었네요. 새삼 대자연의 소중함과 감사를 느끼게 되네요.


<조용헌의 영지순례>를 읽고나니 우리나라 백두대간에서 뻗어나온 산천토목의 가치를 새롭게 배운 것 같아요.

문득 무분별한 개발로 훼손된 자연환경이 떠올랐어요. 한암 선사가 지켜낸 상원사처럼 우리가 무엇을 지켜야 하는지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어요.

저자는 영지순례기를 쓴 이유 중 하나가 우리 사회의 좌·우파 갈등 때문이라고 했어요. 편가르기와 분열, 분노 조장은 자멸로 이르는 길이에요. 영지는 분노를 삭혀주는 효과가 있다고 해요. 대자연의 힘으로 우리 사회의 염증이 치유되고 아픔이 달래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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