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시멜로 이야기
호아킴 데 포사다.엘런 싱어 지음, 이민희 옮김 / 딥앤와이드(Deep&WIde)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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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마시멜로를 바로 먹느냐, 끝까지 참아 내느냐.

유명한 실험이죠. 아동의 자기통제력으로 미래 성공을 예측한 심리학 실험인데, 그 뒤 새로운 연구에서는 부모의 소득과 학력 범위를 넓혔더니 아동의 사회경제적 배경이 주요 변수였다는 거예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재승 교수는 뇌과학자의 관점에서 마시멜로 실험이 여전히 흥미로우며, 그 이유는 자기조절이 결국 뇌가 시간을 다루는 방식과 깊이 연관이 있어서라며 이야기하네요. 모든 것이 즉시 빠르게 해결되는 디지털 환경 속에서 과도한 도파민 중독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 2026년 현재, 20년 만에 재출간된 《마시멜로 이야기》를 읽어야 하는 이유네요.

이 책은 성공한 CEO 조너선 페이션트와 그의 운전기사 아서의 이야기를 통해 눈앞의 작은 유혹을 참고 더 큰 성과를 기다리는 마시멜로 법칙의 교훈을 알려주고 있어요. 운전기사 아서는 즉각적인 만족을 추구하는 성향이라 월급을 받으면 남김없이 다 써버렸는데, 조너선이 들려주는 마시멜로 이야기를 통해 바뀌기 시작하네요. 배운 내용을 화이트보드에 적었고, 눈앞의 달콤한 유혹을 참아내는 연습으로 자신만의 마시멜로 두 배씩 불리기 프로젝트를 진행한 거예요. 참는 것이 어려울 거라고 생각했는데 먹지 않은 만큼 쌓여가는 마시멜로 봉지를 보면서 점점 성취감을 느끼는 아서의 변화가 놀라웠네요. 마시멜로의 유혹을 뿌리치는 건 쉽지 않은 일이지만 아서의 입장이 되어 차근차근 조너선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니, 달라질 수 있다는 용기를 얻었네요. 절제력이 부족하여 마시멜로를 냉큼 다 먹어버렸다고 해서 실망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자신이 간절히 원하는 꿈과 열정이 있다면, 무엇보다도 저자들이 알려준 '마시멜로 5단계 계획'을 실천한다면 성공해낼 거라는 믿음이 생겼거든요. 마시멜로 참기는 단순한 이론이 아니라 개인의 삶을 능동적으로 설계하도록 돕는 삶의 지침서였네요.



"이제 그가 성공한 이유를 알겠네요, 사장님. 다른 선수들이 안 하는 일을 그는 꿋꿋이 했기 때문이군요."

"그렇다고 볼 수 있지. 성공하기 위해 남들이 하지 않는 선택과 희생을 꿋꿋이 감수한 거야. 무엇보다 래리 버드와 호르헤 포사다, 이 두 선수가 성공한 이유는 단지 다른 사람들이 안 하는 일을 했기 때문만은 아니야. 그들은 늘 이미 잘하고 있는 상태에서도 준비를 멈추지 않았고, 지금의 위치에 안주할 수 있는 순간에도 굳이 더 불편한 선택을 했지. 눈에 띄는 결과가 아니라, 아무도 보지 않는 준비의 시간에서 이미 승부가 갈렸던 셈이네. 성공이라는 건 원래 매일 반복되는 사소한 선택들 속에서 조용히 쌓여가는 거니까."

"··· 그렇다면 저처럼 과거에도, 지금도 마시멜로를 먹어 치워 버린 사람들은 성공과는 거리가 멀어지는 건가요? 우리도 성공할 수 있을까요? 아니면 평생 눈앞의 마시멜로를 먹으며 살 운명인 걸까요?"

"아서, 내가 그렇게 믿었다면 자네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지 않았을 거야. ··· 성공은 과거나 현재 상황이 좌우하는 게 아니야. 성공을 위해 필요한 것은 기꺼이 하고 불편함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의지에 달렸고, 그 의지를 행동으로 조금씩 옮기는 것이 첫걸음인 거지. 그러니까 중요한 건 바로 지금이란 사실을 명심하게."

"위안이 되는 말이네요, 사장님. 과거에 무엇을 했느냐가 아니라 현재 무엇을 하느냐가 미래를 결정한다는 말씀이군요."

"그래, 아서. 결국 스스로 던져야 할 질문은 바로 이거야. 후회 없는 내일을 위해 내가 지금 기꺼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79-8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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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속 캐릭터를 만들 수 있게 돕습니다
공오 지음 / 길벗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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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속마음을 들킨 것 같아요.

왜 이 책을 펼쳤는지, 저자는 그 의도와 목적을 정확히 알고 있네요.

《마음 속 캐릭터를 만들 수 있게 돕습니다》는 공오 작가님의 캐릭터 창작을 위한 실전 가이드북이네요.  이 책은 단순한 드로잉 기술을 넘어 캐릭터의 본질적인 구조와 서사를 구축하는 실전 노하우를 제공하고 있어요. 저자는 단계별로 따라하며 결과물을 만드는 방식이 아니라 각자 자신의 창작에서 걸림돌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나갈 수 있도록 돕고 있어요. 자신이 가진 재능과 의지를 제대로 펼치면서 창작의 감정을 되살리고,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는 것이 핵심이네요. 진심으로 원하는 캐릭터를 그려내야 할 사람은 본인 자신이라는 점을 명확하게 짚어내면서, 캐릭터 창작을 위한 셀프 진단과 유니크한 캐릭터 드로잉 실습으로 매력 없는 캐릭터가 반복되는 원인을 체계적으로 분석하여 개선할 방법을 알려주네요.

"캐릭터의 정보를 설정하고, 대중성의 환상에서 벗어나 나에게 집중하기로 마음먹었을 겁니다. 무엇을, 어떤 마음으로 그려야 할지에 대한 방향도 어느 정도 잡혔겠지요. 하지만 이상하게도 시각적인 재미나 매력은 여전히 부족하게 느껴지지 않나요? ··· 진짜 문제는 참고한 레퍼런스와 비슷한 결과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데 있습니다. 그래서 국내 캐릭터 디자인에는 닮은꼴 작품들이 끊임없이 쏟아지고 있지요. ··· 레퍼런스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결과'를 모으는 것이 아니라 '원리'를 발견해야 합니다. 완성된 캐릭터 이미지는 스타일 참고 정도로만 두고, 실제 소재의 본질적인 이미지를 찾아야 합니다. ··· 이런 원리를 파악하는 자료는 인터넷뿐 아니라 직접 경험에서도 얻을 수 있습니다. 동물원이나 박물관을 방문하거나 주변 인물을 관찰하거나 관련 도서를 참고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직접 경험한 기억입니다. 순간적으로 받은 인상이나 강하게 남은 경험은 세상에 단 하나뿐인 자료이자 오직 당신만의 창작 자산이 될 수 있습니다. 이제는 결과물을 참고하는 습관을 내려놓고, 관찰과 해석을 통해 원리를 이해하는 시선으로 전환해 보세요." (53-55p)

단순히 캐릭터의 외형을 만드는 게 아니라 매력적인 나만의 캐릭터를 창작하는 방식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어요. 창작이란 단순한 그림 그리기를 넘어 자신의 내면 이야기를 시각적 언어로 형상화하여 타인과 소통하는 능동적인 행위이자 예술 활동이니까, 본인만의 경험과 해석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거예요. 마음 속 캐릭터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곧 창작의 욕구였구나 싶더라고요. 저자는 '어떻게 그릴 것인가'에서 출발하여 '왜 이렇게 그리는가', '무엇을 표현하고 싶은가', 그리고 마지막으로 '어떻게 해야 창작을 오래, 기꺼이 지속할 수 있는가'에 대해 자신이 찾아낸 방식을 알려주고 있어요. 길을 잃고 방황하는 창작자들에게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주면서, 언제든지 용기 내어 방향을 바꾸어도 된다고 이야기하네요. 중요한 건 자신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를 아는 것, 그래야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를 정할 수 있으니까요. 캐릭터 창작 기법뿐 아니라 창작을 위한 마인드셋을 다질 수 있도록 아낌없이 도와주는 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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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오염의 시대 - 28년 차 환경정책 전문가가 진단한 오염의 과학
정선화 지음 / 푸른숲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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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비오는 날 우산 없이 비를 맞는 것이 낭만이던 시절이 있었죠.

요즘엔 일기예보가 비교적 잘 맞기 때문에 예전처럼 예상치 못하게 소나기를 맞는 경우가 거의 없을 뿐더러 비를 맞으면 머리카락이 빠진다는 걱정 때문에 비를 피하게 된 것 같아요. 산성비를 직접 맞는다고 해서 정말 머리카락이 빠지는 건 아니지만 대기오염으로 비와 눈도 깨끗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 때문이기도 해요. 이렇듯 우리가 보이지 않는 오염을 걱정하게 된 것은 첨단 분석 기술의 발달로 환경과 생명체에 오염물질이 존재한다는 사실과 그 오염 정도를 알게 되면서부터예요. 하지만 전문가가 아닌 이상 현재 어느 정도로 오염이 되었는지, 잘 모르기 때문에 지구의 환경오염 문제를 심각하게 체감하지는 못했던 것 같아요.

《대오염의 시대》는 '28년 차 환경정책 전문가가 진단한 오염의 과학'이라는 오염에 대한 본격적인 이야기를 다룬 책이네요.

저자는 정부 공인 약사이자 독성학 전공자로서 과학자이고 싶었지만 행정가가 되어 과학이 명확히 답하지 못하는 각종 환경 현안에 대해 어떤 식이든 당장의 답을 내야 하는 시간을 보내면서, 보이지 않는 위험에 대한 대응이 지나치거나 부족하기 쉽다는 걸 깨달았다고 해요. 생활 환경에서 접하는 각종 화학물질들이 장거리를 이동해 오염물질 배출원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북극곰을 조용히 중독시키고 있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네요. 보이지 않는 오염이 전 세계, 지구촌 청정 지역까지 깊숙하게 파고들었으며, 우리가 아는 오염은 빙산의 일각이라는 것, 이것이 우리가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가 아닐까 싶네요.

이 책에서는 보이지 않는 오염, 그 이면의 과학 이야기로 시작하여 납과 프레온 가스, 살충제, 불소라는 기적의 물질이 가져온 공포, 기후 위기로 재부상한 오염과 일상 속 화학적 오염의 실체를 알려주고 있어요. 현재 전 세계가 우려하고 있는 새로운 화학오염 중 하나는 의약품, 정확히는 환경 잔류성 제약오염물질이라고 해요. 일부 의약품은 복용 후 체내 대사과정에서 충분히 분해되지 않고 배설되어 하폐수를 통해 환경으로 나오면서 생태계에 복합적이고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거예요. 특히 생태계의 큰 위협 요인인 기후 변화는 오염과 결합해 더 큰 피해를 만들고, 예측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네요. 대오염의 시대, 해결책은 무엇일까요. 과학자들의 집단 지성으로 과학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고 이야기하네요. 그 해법으로 제시된 새로운 패러다임이 녹색화학이며, 생산부터 폐기까지 환경을 고려한 화학 공정을 의미하네요. 새로운 녹색 기술이 성공하려면 체계적 지원과 분야 간 연계가 필수이며, 무엇보다도 국제 협력이 가장 중요하네요. 국내적으로는 과학자와 시민, 행정기관 사이의 위험 인식을 조율하는 과정이 필요하며, 우리는 세계 곳곳에서 기후 변화와 생태계 파괴, 오염을 물리칠 녹색 혁신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매일의 실천을 동반해야 성과로 이어질 수 있네요. 저자는 부족하다고 포기하지 말고 조금씩 더 실천하는 것이 문제 해결의 시작점이라고 이야기하네요. 꾸준히 실천하는 개인이 많아질수록 희망은 커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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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은 꼭 읽어야 할 20세기 세계사 - 세계를 바꾼 결정적 장면들
이영숙 지음 / 블랙피쉬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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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세계 뉴스를 보면서 깜짝 놀랐어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어린 학생들이 공부하던 초등학교에 미사일이 떨어지고, 이스라엘의 표적 공습으로 이란의 최고 지도자를 비롯한 핵심 인사들이 사망하더니, 마지노선이라고 여겼던 이란의 에너지시설을 공격하면서 보복에 나선 이란이 주변국의 에너지시설을 타격하며 전쟁은 일파만파 커지고 있어요. 유엔 안보리의 승인 없는 무력 사용으로 민간인 기반 시설을 파괴하고, 주권 국가를 침략하는 행위는 국제법과 유엔 헌장을 위반한 전쟁 범죄가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 몹시 충격적이네요. 어제는 동맹을 말하고 오늘은 전쟁을 외치는 혼돈의 국제 정세 속에서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 할 20세기 세계사를 다룬 책이 나왔네요.

《한 번은 꼭 읽어야 할 20세기 세계사》는 세계사를 바꾼 결정적 장면들, 사진 한 장을 토대로 전후의 역사와 배경을 알려주는 역사책이네요.

저자는 청소년 세계사 작가로 활동해온 이영숙 작가님으로 청소년 자녀나 제자에게 들려주는 친근한 어투로 20세기 세계사 중에서 생각해 볼만한 20가지 역사적 사건을 다루고 있어서, 청소년 대상만이 아니라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네요. 특히 사진 한 장으로 시작하는 부분이 호기심과 흥미를 자극하면서, 역사가 먼 과거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와 관련된 이야기로서 집중하게 만든 것 같아요.

"한동안은 무리하게 관세를 부과하려는 미국 트럼프 정권의 변덕스러운 정책으로 우리의 경제와 외교는 혼란과 시련을 겪었습니다. 세계사를 공부하다 보니 세계사가 단순한 과거의 기록이 아니라 여전히 반복 재생되고 있음을 느낄 때가 종종 있습니다. 권력의 측근이 나랏일을 좌지우지했던 사레들은 러시아 로마노프 왕조 때의 라스푸틴을 떠올리게 했지요. 국민이 양분되어 각자의 목소리를 높일 때에는 유혈 사태로 이어진 인도와 파키스탄 분리 독립 시기와 르완다 대학살 때가 떠올라서 조마조마한 심정이었습니다." (369p)

처음 등장한 사진은 날카롭게 쳐다보고 있는 장발 수염의 남자, 그리고리 라스푸틴이네요. 로마노프 왕조의 측근이었던 라스푸틴은 미친 수도승이라 불린 인물로 왕자의 혈우병을 치료하면서 황후 알렉산드라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황제의 마음까지 교묘히 조종하면서 내정 간섭을 하다 암살되었네요. 라스푸틴에게 현혹된 황제 부부는 청원을 위해 평화롭게 행진했던 러시아 노동자들을 향해 총격을 가했고, 군중의 유혈 사태가 일어난 '피의 일요일' 사건으로 러시아 국민은 황제에게 완전히 등을 돌리면서 러시아 혁명이 촉발되었네요. 라스푸틴은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했을 때 황제를 부추겨 전장으로 내보냈고, 황제가 왕실을 비운 틈을 타서 황후와 가까이 지내며 온갖 전횡을 저질러서 대중의 지탄을 받았으니 왕실 일가의 비참한 최후는 예견된 일이 아닌가 싶네요. 라스푸틴 같은 인물들이 권력자 곁에서 비선실세 노릇을 하는 것이, 현재까지도 반복되는 걸 보면 역사의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해요.

제1차 세계대전, 미국의 호황기와 대공황, 뮌헨 협정, 진주만 공격과 원자폭탄 투하, 세계사 속의 한국전쟁, 쿠바 혁명과 쿠바 미사일 기지 사건, 베트남 전쟁, 숙명의 대결인 이스라엘 vs 이집트, 이스라엘 vs 팔레스타인, 헝가리 봉기와 프라하의 봄, 티베트 침공과 달라이 라마, 레흐 바웬사와 요한 바오로 2세, 고르바초프와 냉전의 끝,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다, 인도와 파키스탄 분리 독립과 방글라데시 건국, 리틀록 사건, 싱가포르와 리콴유, 이란 혁명, 르완다 대학살까지 저자가 꼽은 20세기 역사적 사건과 인물들, 세계사 이야기를 통해 현재 국제 정세를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네요. 현재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자국 우선주의와 패권 경쟁으로 벌어진 중동 위기와 강대국 간의 충돌은 20세기의 갈등 구조와 매우 유사하며, 20세기에 겪었던 군사, 외교적 딜레마와 맥을 같이 한다는 점에서 오늘의 위기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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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놓친 위대한 한 컷 - 한 장의 사진 속에 숨어 있는 역사와 삶의 이야기
곽한영 지음 / 니들북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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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방 정리를 하다가 구석에 놓아둔 사진첩을 발견했네요.

사진을 보고 있노라니, 지나온 시간 속 추억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더라고요. 남들에게는 그냥 흔한 사진이지만 그 사진을 찍고, 찍힌 사람들에게는 생생한 삶의 이야기라는 걸, 다시 이 책을 읽으면서 한 장의 사진에 담긴 신기한 이야기에 빠져들었네요.

《우리가 놓친 위대한 한 컷》는 찰나의 한 컷 속에 담긴 숨겨진 역사와 이야기를 캐내는 틈새 인문학 책이라고 하네요.

책 표지의 사진이 인상적인데, 바로 이 사진 한 장 덕분에 이 책이 탄생했다고 볼 수 있어요. 저자가 캐나다에서 가족들과 함께 시내 나들이를 하다가 우연히 마주친 사진인데, 호기심이 생겨서 사진 관련한 자료를 찾다가 끝도 없이 이어지는 이야기에 깜짝 놀랐다고 하네요. 모든 이야기가 단 한 장의 사진에 압축된 풍경으로 존재한다는 사실에 감동을 받아서 사진 속 특별한 이야기를 묶어낼 결심을 했다네요. 이 책은 한 장의 사진에 숨어 있는 현대사와 삶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색다른 인문학 수업이네요.

"'아빠, 같이 가요!'라는 제목으로 지역신문에 게재된 한 장의 사진은 곧 캐나다 전역에 알려져 제2차 세계대전을 대표하는 이미지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유명한 사진 잡지인 <라이프>에 다시 게재되면서 전 세계적인 유명세를 탔습니다. 이 사진 한 장으로 데틀로프의 인생이 완전히 뒤바뀔 정도였지요. 전시 동원 체제를 운영 중이었던 캐나다 정부는 국내의 모든 학교 교실에 이 사진을 게시하여 전쟁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과 의지를 끌어올리도록 합니다. 그리고 전쟁 자금을 동원하기 위한 '전시 채권' 광고에도 이 사진을 적극 활용하기도 했지요. 이렇게 이 사진은 전쟁에 임하는 캐나다인의 희생과 의지를 보여주는 상징이 되기도 합니다. 전쟁이 끝난 후 다행히 이 사진 속의 아버지는 무사히 돌아와 아들과 감격적인 해후를 합니다. 이 자리에도 데틀로프가 다시 참여해 부자의 아름다운 상봉을 사진으로 남겼습니다. 참 아름답고 매끈한 서사의 완성이었습니다. 과연 이게 전부일까 의심이 생길 만큼요." (209p)

데틀로프의 사진은 캐나다 전체, 아니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유명한 전쟁 사진이 되었지만 정작 사진의 주인공인 워런의 삶은 녹록치 않았다고 하네요. 아버지의 빈자리로 생계가 어려워진 어머니 버니스는 닥치는 대로 막일을 하며 고통에 시달렸고, 자신의 의견을 무시하고 전쟁에 나간 잭을 원망하다가 전쟁 중에 이혼을 했고, 어린 워런은 지독한 가난과 멸시 어린 시선을 견뎌야 했대요. 데틀로프의 '아버지와 아들의 해후' 사진은 신문사가 만든 어색한 연출 장면이었고, 워런은 그 후로 죽을 때까지 다시는 아버지를 만나지 않았대요. 전쟁이 끝난 뒤 시 당국은 역사적 명소를 만들기 위해 <아빠, 같이 가요!> 사진을 활용하여, 뉴웨스민스터 항구에 사진을 부조 형태의 조각으로 만든 커다란 동상을 세웠는데, 동상의 막을 걷는 역할을 누가 맡을지 고심하다가 79세의 노인이 된 워런에게 요청했대요. 데틀로프의 사진은 워런의 가족이 함께 찍힌 마지막 사진이라고 하니, 애틋한 가족의 사랑을 전해주었던 사진 뒤에 남은 현실이 너무나 씁쓸하네요. 전쟁으로 파괴된 가족의 표상이 아닐까 싶네요.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듯, 사진은 거대한 진실의 일부분을 보여주지만 저자의 이야기를 통해 그 찰나의 순간에 담긴 역사적 서사와 인물의 삶을 깊이 들여다보게 되네요. 사진 한 장은 제한적 진실, 진실의 한 조각일 뿐이기에 그 너머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저자는 우리가 놓치고 있었던 의미를 틈새에서 꺼내어 새로운 생각거리를 제공해주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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