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드그라프 mindgraph Vol.1 - 창간호
마인드그라프 편집부 지음 / FFL(에프에프엘)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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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마인드그라프(mindgraph) No.1 >는 마음 건강을 위한 매거진이에요.

표지에 적힌 mindgraph 라는 활자가 짙은 남색이라 차분하고 평온한 분위기를 전해주는데, 옅은 하늘색의 타원형 안에 있는 주름이 뭔가 걸리네요.

뭘까요, 저 주름은... 물감이 덜 펴진 것 같아서 마르기 전에 싹싹 펼쳐주고 싶은 욕구가 들어요.

보이지 않는 마음이 묘하게도 사물에 투영될 때가 있어요. 신경쓰지 않아도 될, 아주 소소한 것들이 불편하게 느껴지는 건 바로 제 마음이 편치 않아서일 거예요.

그럴 때는 정말, 마음을 꺼내어 쫘악 펼쳐 볼 수 있으면 좋겠어요. 어쩌면 그러한 바람이 <마인드그라프>를 펼치게 했는지도 모르죠.


Into your mind

N˚ -  01

Beside


발행인 이누리님은 <마인드그라프>를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어요.

"... 사람의 마음도 식물과 같습니다. 바쁜 일상 속 모른 척 지나쳐버린 나의 마음을 

다시 가만히 들여다보면, 우리의 마음이 지금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 무의식 안에 고이 접어놓은 채, 나 자신조차 관심을 기울이지 않아 

깊숙이 숨어 있던 마음을 발견하는 프로젝트이자, 일상 속에서 나의 마음을 보듬으며

건강하고 더 나은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돕는 안내서"   


창간호 1호의 주제는 '곁'이에요. 

"시인 김소연은 『한 글자 사전』에서 '곁'을 이렇게 정의한다.

'옆보다는 조금 더 가까운. 나와 옆, 그 사이의 영역.

그러므로 나 자신은 결코 차지할 수 없는 장소이자,

나 이외의 사람만이 차지할 수 있는 장소'.

우리는 혼자가 아니며 언제나 서로의 곁에 머문다.

가까운 사람과 온기를 나누고 그의 취향에서 놀라움을 발견할 수 있다면

행복은 조금씩 깊어질 것이다."  (38p)  


감각적인 사진들과 함께 마음에 관한 다양한 내용들이 실려 있어서 좋네요. 

푸르른 제주 바다와 초록빛 벌판 사진은 저절로 눈길이 머물러요. 아하, 제주에 가고 싶다... 여행은 언제 가지... 의식의 흐름대로 가다보니 그냥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기분이 들더라고요. 아무래도 불필요한 광고가 전혀 없다는 점이 한몫을 한 것 같아요. 오직 마음에 초점을 맞춘 마인드그라프라는 점을 확실하게 전달해준 것 같아요.

전문가들이 알려주는 '마음챙김' 방법부터 컬럼, 에세이, 여행, 영화, 책, 음악, 시 그리고 평범한 이웃들의 인터뷰, 마지막으로 힐링을 위한 공간과 소품들까지 흥미로운 구성이네요. 무엇보다도 특별부록 같은 미니북 <mindpaper>는 깜짝 선물 같아요. 매거진 중간에 뭔가 끼워져 있어서 광고지인 줄 알았더니 예쁜 미니북이라 기쁘더라고요.  조용히 나만의 시간을 가질 때, <mindpaper>를 활용하면 될 것 같아요. 나 자신에 대해 직접 글로 쓸 수 있는 작은 노트인데, 스스로 돌아볼 수 있는 여러가지 질문들이 적혀 있어서 좀더 수월하게 마음을 풀어낼 수 있어요. 요즘 다이어리에 한 글자도 적지 못했는데, 마인드페이퍼 덕분에 막혔던 부분이 살짝 뚫린 것 같아요. 작고 조용하게, 살포시 마음의 문을 열어주는 그 섬세함에 반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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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클래식
김호정 지음 / 메이트북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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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클래식>은 음악 기자가 알려주는 클래식 교양 입문서예요.

일단 이 책은 재미있어요. 클래식은 잘 모르면서 왠지 어렵고 지루할 것 같은, 막연한 거부감이 있었다면 단박에 사라질 거예요.

저자는 능숙하고도 친절하게 우리를 클래식의 세계로 이끌고 있어요. 오늘부터 클래식 음악을 들으려고 했다면 이 책부터 읽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네요.

전형적인 클래식의 지식을 나열하거나 정리하는 방식이었다면 첫장을 펼치자마자 덮고 말았겠지만, 요즘 콘서트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흥미로운 이야기로 들려주고 있어요.


클래식 음악에서 무엇을 어떻게 들어야 할까요. 어떤 연주가 잘하는 연주일까요. 과연 잘 하는 연주가 좋은 음악일까요.

이러한 질문에 대해 1994년생 피아니스트 뤼카 드바르그를 소개하고 있어요. 2015년 러시아에서 열린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에서 드바르그가 연주하는 동영상을 보면 굉장히 독특하게 연주하고 있어요. 이 대회의 우승자는 따로 있지만 콩쿠르 당시 음악을 좀 듣는다는 사람들은 전부 드바르그 얘기만 했다고 해요. 대부분의 피아니스트는 이른 나이에 연주를 시작하는데, 그는 열한 살에 친구가 치는 걸 듣고 독학으로 시작했다가 열일곱 살에는 아예 포기하고 슈퍼마켓에서 일했대요. 집에 피아노가 없어서 재즈 클럽에서 아르바이트 한 돈으로 대회에 나왔고, 이 콩쿠르에서 4위에 올랐으니 대단히 용감한 도전이었고 성공적이었다고 볼 수 있어요. 

책에는 QR코드로 피아니스트 알프레드 코르토가 연주하는 쇼팽 연습곡을 들을 수 있어요. 그의 연주는 악보를 정확하게 재현하는 게 아니라 틀리고 또 틀려도 자신만의 해석을 하고 있어요. 코르트와 드바르그는 연주를 잘하는 연주자가 아닌 자기만의 스타일로 해석할 줄 아는 피아니스트라서 대중의 사랑을 받는 거예요. 특히 요즘 시대는 인공지능의 발달로 완벽한 음악이 가능해졌지만 우리를 감동시키는 건 자기 소리, 자신만의 스타일을 가진 예술가의 공연이라는 것. 그럼에도 기계가 사람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고 주장한다면 인류의 미래를 걱정해야 할 것 같아요. 

클래식 음악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곡들의 숨은 이야기와 음악 기자로서 만난 연주자들과의 생생한 인터뷰는 흥미진진하네요. 예술가는 역시 달라,라는 것을 확인시켜주는 것 같아요.  말을 하거나 글을 쓸 때는 진짜 모습을 감출 수 있지만 진정한 예술가들의 연주는 소름돋을 정도로 자신의 본성을 드러낸다고 하네요. 무대에서 생긴대로 연주하는 것을 볼 때의 재미와 즐거움이 감동으로 전해지는 건가봐요. 경쟁심이라곤 일도 없는 손열음 피아니스트처럼 연주 자체를 즐길 줄 아는 것이 재능이고 예술인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클래식에 대해 정말 궁금한 것들만을 골라서 Q&A 으로 알려준 내용은 정말 유용한 것 같아요. 기발한 질문들이라 클래식을 이해하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된 것 같아요. 클래식의 세계로 향하는 첫걸음은 열린 마음과 귀 그리고 이 책이 함께 할 것 같네요. 


♪ 어떤 악기든지 사람을 동경한다. 사람 목소리처럼 연주한다면 악기의 최고 경지다.

"좀더 노래하세요." 서정적 지휘자도, 냉철함으로 역사에 남은 지휘자도 똑같은 주문을 한다.  지휘자 브루노 발터(Bruno Walter, 1876~1962)와 세리주 첼리비다케의 연습 장면에서다.   이들은 바이올린, 첼로같이 악기를 들고 있는 연주자들에게 노래를 강조한다.  성악가가 아닌 기악 연주자들에게 말이다.

노래하듯 하는 것은 지금도 수많은 어쩌면 거의 모든 악기 연주자의 꿈이다.

모든 악기를 위해 쓰인 악보에는 어김없이 '칸타빌레(노래하듯이)'가 적혀 있다. 

 (230-23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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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수치심에게 - 힘들면 자꾸 숨고 싶어지는 사람들을 위한 심리학
일자 샌드 지음, 최경은 옮김 / 타인의사유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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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이적의 <달팽이>는 제가 좋아하는 노래예요.

처음 이 노래를 들었을 때 가사가 마음에 콕 박히는 느낌이었어요.


좁은 욕조 속에 몸을 뉘었을 때 

작은 달팽이 한 마리가 

내게로 다가와 

작은 목소리로 속삭여줬어~


가끔 스스로 달팽이 같다고 느낄 때가 있었거든요. 연약한 껍질 속으로 숨어버리는 달팽이.

무엇이 숨고 싶은 마음을 들게 하는 걸까요.


<나의 수치심에게>는 심리상담가 일자 샌드의 책이에요. 

이 책의 주인공은 '수치심'이에요. 저자는 심리학이나 개인의 성장에 관심이 있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책이며, 특히 모든 문제의 원인을 내면에서 찾으려고 하는 성향의 사람들에게 유익한 책이라고 소개하고 있어요. 

과연 수치심이란 무엇일까요.

책에서는 수치심을 '사랑 받지 못한다는 느낌, 또는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 때 밀려오는 감정"이라고 설명하고 있어요. 수치심은 마음이 조금 불편한 것부터 극도로 부끄럽거나 스스로를 무가치하다고 생각하는 정도까지 다양한 강도로 경험할 수 있어요. 수치심의 강도를 단계별로 살펴보면, 가장 약한 수준의 수치심은 뭔가 조금 창피하다는 기분이 잠깐 드는 정도인데 단계가 가장 높아지면 자신을 혐오하는 심각한 지경에 이른다고 하네요.

자신의 수치심을 인지하려면 수치심이 사회적 감정이라는 것을 알아야 해요. 혼자 있을 때는 활성화되지 않는 감정이라는 거죠. 그래서 어떤 상황에서 수치심을 느끼는지 떠올리며 리스트를 작성해보는 것이 중요해요. 이 책은 각 장마다 수치심에 관한 다양한 질문들이 나와 있어서 직접 쓸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어요. 혼자 책을 읽으며 수치심 자가 진단 테스트와 나만의 수치심 노트를 작성할 수 있어서 예민한 달팽이들에겐 딱 좋은 것 같아요. 굳이 수치심을 감추려고 꾸미거나 도망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솔직하게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발견할 수 있어요. 이 책에서는 노트에 적는 방법 이외에도 내 모습을 영상으로 기록하는 법을 알려주고 있어요. 셀프 동영상 촬영으로 자신의 모습을 관찰하는 것인데, 도와줄 친구가 있다면 두 사람이 같이 있는 영상을 촬영해도 좋아요. 촬영 중이라는 사실을 잊고 평소처럼 자연스러운 모습이 나올 때까지 긴 시간에 걸쳐 영상을 찍는 것이 팁이에요. 조금 더 자신을 이해하고 싶다면 심리치료를 받을 수도 있어요. 

책에 나온 다양한 방법을 통해 나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고, 자신을 알아갈수록 수치심을 불러일으키는 상황을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돼요. 수치심에서 좀 더 자유로워지려면 나의 가장 좋은 모습을 이끌어내주는 사람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수치심을 촉발시키는 사람들과는 거리를 두라고 조언하고 있어요. 수치심으로 뚫려버린 마음의 구멍들을 메우려면 수치스러워하는 일을 솔직하게 털어놓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면 돼요. 노력하면 할수록 자존감과 저항력은 점점 강해질 수 있다고 해요. 결국 가장 중요한 핵심은 나 자신과 애정어린 관계를 맺는 것, 즉 나 자신을 사랑하는 것임을 배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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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실격 (초판본 리커버 고급 벨벳 양장본) 코너스톤 초판본 리커버
다자이 오사무 지음, 장하나 옮김 / 코너스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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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로 읽는 <인간 실격>입니다.

책은, 마치 뜻밖의 인연처럼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보통 한 번의 만남으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유독 이 책은 자꾸 끌립니다, 아니 저를 끌어 당깁니다.

제목만큼 강렬한 뭔가가 제 내면을 콕콕 찔러대는데 그걸 피할 방법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하나도 안 변했기 때문에...


처음엔 불행한 한 남자가 보였습니다.

그 다음엔 허탈한 웃음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지금, 인간에 대해 생각하고 있습니다.


"내가 지금까지 아비규환으로 살아온, 

이른바 '인간'의 세계에서, 

딱 한 가지 진리라고 여기는 건 그것뿐입니다.

모든 것은 그저 지나갑니다.

나는 올해로 스물일곱이 됩니다. 

흰머리가 부쩍 늘어서, 사람들은

내가 마흔이 넘은 줄로 압니다."   (132p)


주인공 요조가 괴짜라는 건 인정합니다. 도통 그 속을 알 수 없는 난해한 존재라는 점에서 그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요조가 광대 짓을 한다는 건, 인간의 흉내를 내려는 노력 같아서 나쁘게 볼 수 없습니다.

우리는 저마다 가면을 쓸 때가 있습니다. 오직 본인만이 아는 가면.

만약 요조의 고백이 없었더라면 우리 역시 그가 타인을 속인다는 걸 전혀 몰랐을 겁니다. 그저 부잣집 도련님의 철없는 행동들로 치부했을 것 같습니다.

십 년 전, 요조를 처음 알게 되었을 때는 그의 인생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인간을 두려워하고 혐오하면서 그들과 어울리더니, 갑자기 툭 실이 끊어진 연처럼 추락하는 모습은 폐인 그 자체였습니다. 도대체 왜... 아니, 요조에겐 왜라는 질문은 무의미합니다. 서문과 후기에 등장하는 '나'는 마담으로부터 요조가 남긴 세 권의 노트와 석 장의 사진을 받게 됩니다. 소설의 소재로 쓰라고 준 것입니다. 마담과 '나'는 요조에 대한 상반된 견해를 갖고 있습니다. 

아마도 이 책을 읽는 사람들 역시 요조를 다르게 판단하리라 예상됩니다. 중요한 건 요조가 아닙니다. 바로 요조를 통해 인간이 무엇인지를 생각하는 그 자체라고 생각합니다. 흰머리 때문에 스물일곱의 청년을 사십대 아저씨로 여기는 사람들처럼 진짜 '나'를 판단할 수 있는 건 본인뿐입니다. 

<인간 실격>은 인간답게 살고자 발버둥쳤던 작가의 유언이라고 생각합니다. 1948년, <인간 실격>을 완성한 뒤 다자이 오자무는 강물에 몸을 던져 생을 마감했습니다. 마흔 번째 생일을 앞둔 6월 13일, 그는 소설의 마지막 문장처럼 착한 아이로 남고 싶었던 건 아닐까요. 결국 모든 건 다 지나가리라는 걸 알면서도 끝내 마지막 선택을 했던 건 요조를 위한 결말이었는지도...  다자이 오사무는 떠났지만 우리에겐 요조가 남아 있습니다. 요조는 행복도 불행도 없이 그저 모든 게 다 지나간다고 했지만 그건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얘깁니다. 그래서 아직 더 읽어봐야 알 것 같습니다.



"... 나도 요전에야 다 읽어보고..."

"울었나요?"

"아니, 울었다기보다... 틀린 거지. 사람이 그 지경이 됐으면 틀렸다고 봐야지."  

"벌써 10년이나 지났으니 이미 세상을 떠났는지도 모르겠네요. 

... 만약 이게 다 사실이라면, 그리고 내가 이 사람의 친구였다면 

나도 정신병원에 넣고 싶었을 거예요."

"그 사람 아버지가 나빴지."

마담이 덤덤하게 말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요조는 아주 순수하고, 눈치가 빨랐어.

술만 안 마셔도, 아니 마셔도, 하느님처럼 착한 아이였지."   (13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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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으로 읽는 기막힌 한국사 43 - 고조선부터 일제 강점기까지 왕을 중심으로 풀어쓴 한국사
김선주.한정수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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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개천절을 기념할까요?

달력에 표시된 빨간날, 공휴일로만 여겼다면 이 책을 통해 그 의미를 되새길 수 있을 것 같네요.

<왕으로 읽는 기막힌 한국사 43>은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한국 통사책이에요.

원래 이 책은 2009년 초판 출간된 《청소년을 위한 한국사》개정 작업에서 시작되었는데, 달라진 시대의 관점을 반영하다 보니 전혀 다른 책이 탄생하게 되었다고 해요. 그러니 청소년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를 위한 한국사책으로 읽으면 좋을 것 같아요. 이 책은 우리 역사를 고조선 건국부터 일제 강점기까지 역사의 변곡점을 마흔세 가지 이야기로 풀어내고 있어요. 또한 각 장마다 '현재와의 대화'라는 꼭지를 넣어 역사를 현재의 시각으로 해석해주고 있어서 친절한 역사 선생님과 함께 하는 것 같아요.

학창 시절에는 한국사를 암기 과목이라 여기며 지루하게 여겼는데, 철이 들고 보니 역사 공부의 중요성을 절감하게 되네요. 한국인으로서 알아야 할 정체성의 뿌리를 이 한 권의 책으로 확인할 수 있어요. 

우리 역사를 5천 년이라고 하는 이유는 한반도에 사람이 살았던 모든 시대가 아닌 문자로 전해지는 가장 오래된 기록이 5천 년 전이기 때문이에요. 문자로 기록된 우리 역사의 시작은 고조선 건국이며, 《삼국유사》'기이편' 첫머리에 '고조선'을 언급하고 있어요. 원래 명칭은 조선이지만 일연은 '위만조선' 이전에 존재했던 '옛날 조선'이라는 뜻으로 '고조선'이라 표기했대요. 따라서 우리 역사의 첫장은 항상 고조선으로 시작하고, 단군신화에서 하늘에서 내려온 환인의 아들인 환웅과 웅녀의 이야기가 등장하죠. 이때 하늘이 열렸다는 뜻으로 10월 3일 개천절을 기념하게 된 거예요. 고조선 건국을 기념하는 날로서 상하이 임시정부에서 민족의식 고취를 위해 개천절을 국경일로 지정했고 해방 후 대한민국 정부 수립과 함께 국경일로 지정되었다고 해요. 단군은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확인시켜 주는 근거이며, 단군의 고조선 건국은 우리 민족이 일본과는 그 뿌리와 역사가 다르므로 마땅히 독립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제공하는 이론적 기반이 된다는 데에 그 의의가 있어요. 일제 강점기에 민족정신을 말살하고자 일본인들은 학자들을 동원해 단군시화를 부정하는 작업을 했고, 현재까지 역사 왜곡을 서슴지 않고 있어요. 북한은 1960년대 이후 고조선의 중심지가 요령에 존재했다는 재요령성을 주장하면서 단군릉 발굴 이후 단군이 신화가 아닌 실존 인물로 내세우며 한민족의 정통성을 확보하려는 정치적 속셈을 드러내고 있는데, 북한 측 주장은 학술적으로 검증되지 않았다고 하네요. 현재 분단 상황에서 남북한 모두 개천절을 기념하고 있다는 건 단군과 고조선이라는 공통의 정신적 자산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라서 더욱 뜻깊은 지점인 것 같아요.

한국사 공부에서 조선시대는 세종대왕 덕분에 빛났다고 볼 수 있어요. 수많은 업적 중 한글 창제는 정말 자랑스러워요. 실제로 역사를 기록하는 사관들은 대체로 비판적 입장을 지니며 직서를 원칙으로 썼다는데, 그 실록에서 세종은 즉위 뒤에도 열심히 학문에 정진했으며 일을 뒤로 미루는 법이 없었다고 하니 진심으로 칭송할 만한 왕이었던 거죠. 조선왕조 700년 스물일곱 명의 임금들을 마지막으로 우리 역사에서 왕은 사라졌고, 이후 근현대사는 비극적인 사건들로 얼룩져 있지만 이 또한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역사라고 할 수 있어요. 우리 선조들은 수많은 역경에 굴하지 않고 끝까지 맞서 싸워 지켜냈어요. 그리하여 우리가 존재할 수 있었죠.

놀랍게도 2021년 현재 대한민국은 선진국이 되었고, 글로벌 트렌드를 선도하는 K 신드롬으로 한류 시대를 열고 있어요. 저자는 이 한 권의 책을 통해서 한국인의 막강 DNA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보여주고 있어요. 자랑스러운 한국인의 정체성을 새롭게 정립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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