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디락스 : 간격 - 전라남도립국악단 북앨범
전라남도립국악단 지음 / 걷는사람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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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디락스 : 간격>은 전남도립국악단의 첫 북앨범이라고 해요. 

일단 북앨범이라는 형식이 독특하게 느껴져서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전라남도립국악단은 올해로 창립 35주년을 맞으며 예술감독 류형선님이 음악과 문학의 컬래버레이션인 북앨범을 기획했다고 해요.

북앨범에는 전북 임실에서 문화재로 기거하시는 김용택 시인을 비롯한 도종환 시인, 정호승 시인, 안도현 시인, 박재동 화가, 방현석 소설가, 이건용 작곡가, 김해숙 가야금연주자, 최일도 목사까지 아홉 명의 예술가의 글과 그림이 담겨 있어요. 또한 전라남도립국악단이 연주한 열다섯 곡의 음악들이 실려 있어요. 

수록된 음악들은 지난 2020년 3월부터 2021년 3월까지 일 년 동안 새롭게 만들고 엄선한 작품들이라고 해요. 익숙한 듯 낯선 국악이라는 장르를 이해할 수 있도록 예술감독 류형선님의 작품 해설이 곁들여져서 좋았어요. QR코드로 연주 영상도 볼 수 있어요.

해금, 가야금, 거문고 연주는 나름 들어봤는데 피리 독주는 처음이라서 그런 건지 뭔가 더 끌리는 부분이 있었어요. 피리 독주 <나무가 있는 언덕>은 윤정아님의 피리, 정선옥님의 가야금, 김동근님의 장구, 송진영님의 건반이 어우러진 작품인데, 피리의 선율이 주는 강렬함과 부드러움의 조합이 놀라웠어요.

사실 열다섯 곡의 음악이 모두 좋았어요. 듣다 보면 저절로 귀기울이게 되고 음악 속으로 빠져드는 느낌이 들었어요.

처음에는 책을 읽느라 음악은 나중에 들었는데, 음악을 한 번 듣고 나니 계속 또 듣고 싶어졌어요.

문득 '골디락스'라는 북앨범의 타이틀이 가진 의미에 고개를 끄덕이게 됐네요. 영국의 전래동화 <곰 세 마리>에 등장하는 금발머리 소녀 골디락스의 이름에서 유래한 '골디락스'라는 용어는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은 적당한 온도,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최적의 간격을 뜻한다고 해요.  '최적의 거리, 아름다운 간격'이라는 주제로 시와 산문, 그림과 함께 전라남도립국악단의 음악이 어우러져서 특별한 북앨범이 탄생한 것 같아요. 평소에 국악을 접할 기회가 드물었는데 북앨범 <골디락스 : 간격> 덕분에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었네요.  새삼 국악 선율의 아름다움에 감동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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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잎 떨어지는 소리 눈물 떨어지는 소리 - 사라져가는 것들 사이에서 살아내는 오늘
박상률 지음 / 해냄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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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불심으로 오늘을 살아내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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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잎 떨어지는 소리 눈물 떨어지는 소리 - 사라져가는 것들 사이에서 살아내는 오늘
박상률 지음 / 해냄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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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들하고, 무슨 얘기, 하세요?"

"영감 얘기도 하고, 골목 지나다니는 사람들 얘기도 하고......"

"할아버지는 안 계세요?"

"벌써 사십 년 전에 세상 버렸어."

"할아버지도 꽃을 좋아하셨어요?"

"응, 좋아했지. 이 화분들, 다 영감이 장만했던 거야."

...

"어, 할머니 봉숭아 물들였네요."
"응, 영감이 들여준 거야."

"할아버지가요?"

"새색시 때부터 봉숭아 꽃잎 따서 해줬어."
"지금은 할아버지가 안 계시잖아요......"

"영감이 심었던 봉숭아꽃에서 해마다 씨를 받아 다시 심어. 

꽃이 피면 이렇게 물들이지. 그러니까 영감이 들여주는 거나 마찬가지야."

...

"봉숭아 물이 예쁘게 들어야 저승길이 밝아진다는데......"

"예뻐요, 무척 예뻐요."

"봉숭아 씨 좀 나누어 줄까?"   (53-55p)



<꽃잎 떨어지는 소리 눈물 떨어지는 소리>는 박상률 작가님의 에세이예요.

저자는 담담하게 살아온 인생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어요. 사랑하는 어머니, 그 어머니가 보내주신 택배 꾸러미, 고향 진도 앞바다에 피어오르는 안개, 진도를 노래한「그 땅 그 하늘」이라는 시가 세월호 침몰로 죽음을 맞이한 아이들을 기리는 노래가 되어 라디어에서 흘러나오더라는... 그리고 열여섯 살 때 한영 큰스님의 수발을 들면서 불가와의 첫 인연을 맺은 이야기와 법당 차디찬 마룻바닥에서 부처님을 향해 엎드려 울었던 일, 그뒤 오랫동안 글 쓰는 일을 업으로 살다가 불쑥 떠나는 여행을 즐기게 되었다네요. 

저자는 혈기 왕성한 젊은이들에게 서해에 지는 해를 통해 소멸을 이야기하고 싶다고, 그 소멸을 알아야 생성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하게 되고 나아가 삶이 더 진지해질 수 있다고 말하네요. 이른바 소멸의 미학. 그래서 저자가 하는 문학 강의는 곧 삶의 강의가 되나봐요. 

이 책의 부제는 '사라져가는 것들 사이에서 살아내는 오늘'인데, 그것이 바로 우리의 인생이겠지요. 삶과 죽음, 빛과 어둠, 탄생과 소멸이라는 굴레에서 아둥바둥 살아내는 일.

그동안 우리나라에는 있을 수 없는 일, 끔찍한 참사가 일어나 모두의 가슴을 아프게 했어요. 여전히 그 고통은 가시질 않았어요. 고향집에 가면 들르던 팽목항을 차마 가지 못하는 이가 저자만은 아닐 거예요. 1980년 광주의 기억 때문에 모교인 전남대학교에 근 10년을 못 갔다는데, 점점 갈 수 없는 곳이 늘어만 가니 어찌해야 할까요. 지극한 불심으로, 두 번 다시 비극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불가의 가르침을 온전히 실천하며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늘 부족할 따름이지만 박상률 작가님의 글을 통해 배우고, 깨우치며 오늘을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네요. 오늘날 진정한 방생은 물고기 몇 마리를 풀어주면서 자기 위안적 자족감에서 더 나아가 인간과 인간 생명의 존엄성으로 넓혀야 한다는 것. 오늘의 불자들은 이 시대의 가장 반인간적인 것들, 즉 생명을 가볍게 여기는 모든 억압들로부터 인간을 풀어내는 일을 해야 한다는 것.

마치 할머니의 봉숭아 물들이기처럼 이 책을 읽다보니 제 마음이 예쁘게 봉숭아 물이 든 것 같아요. 아름다운 말이 주는 감동을 봉숭아 씨를 나누듯이 널리 전하고 싶네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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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고 싶은 사람을 위한 미스터리 입문
아라이 히사유키 지음, 구수영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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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 추리소설을 읽다보면 사건 전개를 미리 상상하게 되고 나름의 결론을 찾아가는 재미가 있어요.

이제껏 좋아하는 독자의 입장에서 생각만 했지, 직접 써봐야겠다는 엄두를 내지는 못했어요.

그러나 <쓰고 싶은 사람을 위한 미스터리 입문>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도전 욕구가 자극이 된 것 같아요.

이 책은 미스터리란 무엇인지 기본적인 질문부터 추리소설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들, 수수께께의 창작과 좋은 복선, 해결 파트 등 추리소설을 쓰는 온갖 비법들을 알려주고 있어요. 사실 제가 미스터리를 좋아하는 건 매력적인 수수께끼 요소인데 그 부분에 대한 내용이 자세히 나와 있어서 흥미로웠어요. 그동안 추리소설을 읽으면서 나라면 어떻게 처리했을지를 생각해 본적이 있는데, 여기에도 그런 생각들이 중요한 훈련법이라고 하네요. 많은 수수께끼를 만들어내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수수께끼를 정상에 놓고 그것을 뒷받침하는 소재를 완만하게 배치하는 것이라고 하네요. 매력적인 수수께끼를 제시하고 범인이나 수수께끼 풀이의 방향을 정한 뒤에 이들이 제대로 기능하도록 복선을 배치하는 것이 좋다고 하네요. 좋은 복선이 깔려야 멋진 해결 파트를 완성할 수 있어요. 그래서 이야기는 항상 수수께끼와 복선 모두를 어떻게 해결할 건지 머릿속에 넣어두어야 논리적인 해결을 이끌어낼 수 있어요. 기술적인 배치와 깜짝 놀랄만한 장치들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꼼꼼한 예시를 통해 잘 알려주네요.

세계를 구축할 때는 사소한 흐트러짐도 용납해서는 안 된다고 해요. 사용하지 않는 설정을 생각할 필요가 있나 싶지만 쓰지는 않아도 세계의 균열을 막으려면 숨겨진 부분까지 설계하는 것이 작품의 몰입감과 리얼리티를 살릴 수 있어요. 

기본적인 미스터리 기법을 익혔다면 그다음은 무엇을 해야 할까요. 저자의 답은 "뭐든 읽고 많이 쓰자!" (229p)라는 거예요.

재미있는 작품을 쓰고 싶다면 일단 써야 하고, 끝까지 써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해요. 짧은 단편이라도 완성해봐야 조금씩 늘려가며 장편에도 도전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완성한 작품은 마구 투고해야 한다는 것이 나름의 팁이에요. 도전하지 않으면 성취할 수 없는 법.

20년 경력 베스트셀러 편집자가 알려주는 추리소설 작법 가이드북이라서 그런지 이론적인 설명이 깔끔하고 유용한 실전 기술이 잘 정리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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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일생 - 국경을 넘어 여러 나라에서 논의되는 ‘위안부’ 문제의 현재를 다루다
김지민 지음 / 소울하우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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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일생>은 위안부 문제의 현재를 다룬 책이에요.

왜 위안부 문제는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문제일까요.

이것은 질문이 아니라 한탄이에요. 우리 역사에 대해 올바른 인식도 없이 함부로 막말을 해대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것이 답답하고 화가 날 때가 있어요.

30년이 지난 위안부 문제가 아직도 논쟁의 대상이 된 것은 우리의 잘못이 큰 것 같아요. 여전히 가짜, 허위 내용이 논문으로 등장하고 뉴스 기사로 나온다는 건 부끄러운 일이며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 책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읽어야 해요.

이 책은 위안부의 역사와 논쟁점들과 위안부 운동의 다양한 면들을 보여주고 있어요. 제목이 '그녀의 일생'인 것은 여러 생존자 증언을 참고하여 허구의 한 위안부 여성의 일생을 시기별로 구성하여 이야기로 풀어냈기 때문이에요. 단순히 역사적 사실 몇 줄로 요약될 수 없는, 한 여성의 일생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이 중요한 것 같아요. 위안부 문제를 정치 외교적 논쟁으로 보기 전에 어린 소녀와 여성들이 직접 겪은 끔찍한 피해라는 것을 그녀의 일생 이야기로 들어보면 그 상처와 아픔을 느낄 수 있어요. 인간이라면 느낄 수밖에 없는 감정인 것 같아요.

일본 정부는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은커녕 역사를 왜곡, 축소하는 데에 급급하고 있어요. 일본 정부와 극우 세력은 위안부 역사를 부정하면서 서울과 부산에 설치된 소녀상을 철거시키려 했어요. 이렇듯 역사를 부정하고 외면하려는 세력에 맞서 우리는 위안부를 기억하고 현재의 문제로 이어가는 노력을 지속해야만 해요. 그래서 위안부 문제를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어요. 국내에서는 초중고 교육과정 모두에 위안부 문제가 포함되어 교육하고 있어요. 저자는 위안부 문제를 불편한 한일관계의 사례라는 인식을 넘어서 사회적, 역사적 의미를 가질 수 있도록 새로운 시각으로 가르쳐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어요. 올바른 역사 교육의 방향이라는 점에서 매우 공감하고 있어요. 근본적으로 우리가 역사를 배워야 하는 이유를 떠올리게 만드는 값진 수업을 받은 것 같아요.


'역사로부터 배우지 못하는 사람들은 그것을 반복하게 되는 운명을 맞게 된다.'는 

스페인 철학자 조지 산타야나의 말처럼,

과거의 비극은 잊고 지나갈 일이 아니라 되새기고, 기억하고,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교훈을 얻어야 할 대상이기 때문이다.  (20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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