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읽는다 작가정신 시그림책
박완서 지음, 이성표 그림 / 작가정신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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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읽는다》 는 박완서 작가님의 문장으로 만들어진 그림책이에요.

그리운 작가님의 이름이 보여서 무척 반가웠어요. 아름다운 문장이 모여 시가 되고, 그림이 되었어요.

이 책 속의 그림은 일러스트레이터 이성표님이 그렸다고 해요. 어둡고 옅은 청록빛 바탕에 초록머리를 휘날리는 주인공이 보이네요.

나이들고 나서야 시의 아름다움을 발견했어요. 시를 읽는다는 건... 삶을 들여다보는 일이라고.

시 안에 무엇이 담겨 있는지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깊이, 아주 깊숙히 들여다봐야 해요.

아무리 짧은 시라고 해도 시를 읽는 일은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오래오래 두고두고 찬찬히 음미해야 하니까.

하지만 이 책은 그림을 통해 시를 보여주고 있어서 하나의 풍경처럼 다가왔어요.

"시의 가시에 찔려" 라는 문장이 제 정신을 번쩍 들게 해주었어요.

박완서 작가님이 시를 읽는 이유... 시를 읽어야만 하는 그 마음을, 저 역시 알 것 같아요.

이제 그럴 수 있는 시기가 되었나봐요.



시를 읽는다

심심하고 심심해서

왜 사는지 모르겠을 때도

위로받기 위해 시를 읽는다.

...

산문집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 (현대문학, 2010) 중 일부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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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읽는다 작가정신 시그림책
박완서 지음, 이성표 그림 / 작가정신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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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 작가님의 시가 그림이 되었네요~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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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둔형 외톨이의 마법
이준호 지음 / 팩토리나인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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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야말로 마법이 필요한 시대가 아닐까라는 상상을 했어요.

환상 속에서만 존재했던 마법이 현실에서 가능하다면 막연히 좋을 거라고 생각했던 거죠.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뜨끔했어요.

순수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에게 마법은 축복일 수 있지만 악의 마음을 지닌 사람들한테는 독이 될 수 있다는 걸, 미처 몰랐던 거예요.

주인공 유미와 주원은 열아홉 살 동갑내기이며 은둔형 외톨이였어요.

처음부터 두 사람을 같이 소개하기에는 좀 이른 것이, 운명적인 뭔가가 작동한 게 아니라면 결코 만날 수 없는 관계라서, 먼저 각자의 사연부터 설명해야 될 것 같네요. 주원은 하나 뿐인 소중한 친구의 죽음에 충격을 받고 은둔 생활을 시작한 경우이고, 유미는 자신이 가진 특별한 능력이 마법인 줄 몰라서 벌어진 오해 때문에 세상과 거리를 두게 된 경우예요. 이유는 다르지만 혼자만의 고통을 감내하고 있다는 건 같다고 볼 수 있어요. 안타깝게도 은둔형 외톨이를 이해해줄 사람은 똑같은 상황에 처한 사람인데 서로를 도울 방법이 없어요. 집 밖으로 나오는 것조차 버거운, 무서운 상태인데 누굴 만날 수 있겠어요. 뾰족한 가시 때문에 다가갈 수 없는 고슴도치들... 만약 둘이 끝까지 은둔 생활을 접지 않았다면 영영 만나지 못했을 텐데, 마치 운명처럼 만나야 할 상황이 만들어졌고 끌리듯이 가까워진 거예요. 암튼 유미와 주원이가 어떻게 은둔 생활을 탈피했는지, 그 과정을 보고 있노라면 저절로 응원하게 돼요. 조금만 더, 그래, 잘 할 수 있어, 괜찮아... 무엇보다도 넌 혼자가 아니야.

《은둔형 외톨이의 마법》 은 세상 어딘가에 웅크리고 있을 모든 은둔형 외톨이를 위한 반창고 같은 이야기예요.

작은 상처 위에 붙이는 반창고, 만약 상처가 너무 깊다면 반창고로는 어림도 없겠지만 적어도 당장 해줄 수 있는 응급처치인 것 같아요.

불신과 혐오, 시기와 질투, 온갖 부정적인 것들이 난무하는 세상에서 유미라는 존재는 마법을 지닌 소녀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어요. 자신보다 남을 위해 마법을 사용하며 행복해하는 착한 마음씨의 유미를 못된 인간들은 가만 두질 않았고, 그 장면들이 저를 몹시 화나게 만들었어요. 당시 유미는 어린 소녀였는데 굳건했던 보호막이 사라지자마자 사방에서 기다렸다는 듯 너무나 잔인하게 공격했어요. 순수한 마법을 마녀의 저주로 바꿔버리는 인간들이 진짜 악마처럼 느껴졌어요. 그토록 상처를 받았던 유미가 세상을 원망하지 않고 끝까지 사랑했다는 점이 놀랍고 감동적이었어요. 맨처음 마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던 건 유미의 특별한 능력이 아니라 그 맑고 순수한 마음을 이야기한 거예요. 우리에겐 그 마음이 필요해요. 어지러운 세상을 깨끗하게 정화시키는 힘, 그 마법 같은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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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태어나서 - 자칭 리얼 엠씨 부캐 죽이기 고블 씬 북 시리즈
류연웅 지음 / 고블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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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태어나서》 는 류연웅 작가님의 소설이자 고블 씬 북 시리즈 책이에요.

짧고 기발한 이야기, 주제는 "너희가 힙합을 아느냐?"라고 멋대로 정해봤어요.

힙합 음악을 하는 주인공 릴뚝배기가 신과의 약속을 어기면서 죽음을 맞기 전 24시간의 시간을 허락받고 펼쳐지는 이야기예요.

구성은 릴뚝배기의 안 멋진 죽음과 조헤드의 멋진 하루로 나뉘어 있어요. 그 결말은 짐작한 것과 크게 다르지는 않을 거예요.

힙합은 뭘까요. 잘 알지도 못하고, 랩도 전혀 할 줄 모르지만 들어 본 적은 있어요.

유명한 힙합 오디션 프로그램은 어쩌다 우연히 본 뒤로는 자꾸 보게 되는 매력이 있어요. 리얼다큐멘터리 같다고 해야 하나, 평범한 출연자가 점점 성장해가는 과정을 거쳐 최종우승자, 즉 스타로 거듭나는 '인간 극장'을 보여주거든요. 이 소설을 읽으면 당연히 그 프로그램을 떠올릴 수밖에 없어요. 작가의 말을 보니, "90년대생인 저는 제가 속한 세대를 대변하는 힙합 아티스트로 '우원재를 생각합니다. ... <쇼미더머니6> 가 끝난 이후, 평범한 대학생에서 랩스타가 된 우원재는 싱글 '과거에게(loop)'를 통해 성장의 간극에서 느끼는 감정을 표현합니다. 감탄사로 표현하는 '좆 된다!'라는 기분을 느꼈다고 털어놓으면서, 동시에 그 '좆 됨'에 흔쾌히 기뻐하지 못하고 찝찝함을 느꼈다고 털어놓습니다. '좆 됐다'라는 부정적인 표현이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 곡에 등장하는 '좆'의 의미를 궁금해 하는 새내기였던 저는 시간이 흘러 《한국에서 태어나서》 를 쓴 작가가 되었습니다." (174-175p) 라고 작품을 쓴 배경과 의도를 설명해주고 있어요. 저는 90년대생도 아니고, 힙합 팬도 아니지만 힙합 씬에서 활동하는 몇몇 랩퍼들을 인간적으로 좋아하기 때문에 딱 그만큼 이해되는 내용이었어요. 힙합은 미국에서 왔지만 한국 힙합은 고유의 소울이 있다고 생각해요. 한국인만의 정서인 한(恨)이라고 해야 하나. 암튼 가난하고 무식하고 못생긴, 추가로 노래까지 못해도, 종합적으로 잘난 게 하나 없는 사람도 힙합을 통해 자신만의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다는 것이 힙합의 매력인 것 같아요. 랩은 말만 할 수 있어도 누구나 도전할 수 있으니까, 정 리듬을 못 타면 중얼중얼 떠들어도 랩이라고 우길 수 있으니까. 인생이 밑바닥 같을 때, 그럴 때 힙합은 한 줄기 빛을 내릴지니... 힙합의 신 가라사대...

AM 02:26

"릴뚝배기야. 넌 이제 뒤졌다."

"누구신데요?"

"나는 너의 신이다."

"신이요?"

"네가 기도했던 내용을 잊었느냐?"

(63p)

정확하게 두 번 등장하는 이 장면, 처음엔 뭔가 싶더니 두 번째를 위한 밑밥이었네요. 릴뚝배기는 힙합에 미쳐있던 열일곱 나이에 간절한 기도를 올렸고, 10년 뒤에 신은 그 기도를 들어주려고 나타난 거예요. 성실하기도 하셔라... 힙합의 세계, 힙합의 신의 전능함으로 릴뚝배기와 조헤드의 존재를 만방에 알리는 소설이 나온 게 아닐까 싶네요. 힙합 씬에 꼭 있을 법한, 아니 상상해봤을 이야기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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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마라 세계문학의 천재들 5
에바 킬피 지음, 성귀수 옮김 / 들녘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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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런 소개없이 "오늘 저녁, 타마라는 외출한다."라는 문장으로 시작되는 이야기를 읽다보면 문득 '나'의 정체가 궁금해질 거예요.

타마라의 외출을 묵묵히 지켜보는 사람, 과연 '나'는 누구인가.

'나'는 재잘재잘 떠들어대던 타마라가 나간 뒤 조용해진 집 안에서 서류와 오려낸 신문 쪼가리를 꺼내고, 두 시간가량 일을 하고 있어요. '나'의 직업이 궁금한 거라면 바로 답할 수 있어요. 대학교수. 그러나 '나'라는 사람을 설명하려면 한두 문장으로는 어려운 것 같아요. 우리가 쉽게 짐직할 만한, 일반적인 유형은 아니라는 거예요. 중요한 건 이 소설의 알맹이가 '나'라는 화자를 통해 들려주는 타마라의 모든 것이라는 점이에요. '나'는 나와 타마라, 우리 두 사람의 관계를 '서로 포개어진 두 개의 깔대기' (20p) 라고 표현하고 있어요. 타마라의 모든 경험, 모든 남자관계에 관한 것들을 공유하는 남자, 그가 바로 '나'예요. '나'는 타마라에게 최종단계의 남자라고, 그녀가 일과 섹스를 끝내면 언제든 돌아올 수 있는 집의 주인이자 항상 손닿는 곳에 머물러서 어디로 달아나버릴 일이 없는 남자라고 여기고 있어요. 타마라 역시 '나'에게 "당신은 내 인생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거야." (25p)라고 말했으니 서로 동의된 관계인 건 틀림이 없어요. 세상에 이런 관계가 존재한다는 게 다소 파격적이지만 어쩐지 '나'의 독백과도 같은 이 소설을 읽다보면 서서히 그들의 관계에 설득되는 느낌이 들어요. 문득 영화 제목이 떠오르네요. 헤어질 결심... 내일 개봉되는 따끈한 신작이라 내용은 잘 모르지만 변사 사건을 수사하는 형사가 사망자의 아내를 만난 후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는 이야기라고 하네요.

이 소설 역시 '나'는 타마라에게 이중적인 감정을 느끼고 있어요. 두 사람은 정식으로 결혼한 부부가 아니고, 함께 살면서 타마라의 성적 경험을 공유하는 동거인이에요. 연인이라기엔 멀고 친구로 보기엔 훨씬 더 가까운 관계인 거죠. '나'는 남자로서의 성 역할을 할 순 없지만 성적 본능이 사라진 건 아니라서 타마라가 데이트를 나갈 때마다 묘한 감정을 느끼는데 애써 아닌 척 하고 있어요. 회피하다가 결국엔 타마라를 동일시함으로써 자기합리화에 이른 거예요. 둘은 서로 헤어져서 살 용기가 없다는 걸 여러 번 확인했어요. 만약 따로따로 혼자 산다면 둘다 지금보다 더 형편없이 시들시들 살아갈 거라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에 각자의 결핍을 참아내면 함께 사는 거예요. 과연 '나'와 타마라의 인생에서 정말 부족한 것은 무엇일까요.

섹스, 성적인 쾌락은 육체에 속하는 단면일 뿐... 진정한 사랑이란 무엇인지, 진지하게 그 답을 찾고 싶네요.

《타마라》 는 핀란드 최초의 에로티시즘 소설로 유명한 1972년 작품이에요. 주로 성性에 초점을 둔 이야기라서, 우리나라에는 이제서야 소개된 게 아닐까라는 추측을 해보네요. 저자 에바 킬피는 핀란드 태생의 시인이자 소설가이며 페미니스트라고 하네요. 욕망 앞에 인간은 평등하지 않을까요. 페미니스트라는 단어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이 에로티시즘은 좋아할까 모르겠네요. 어찌됐든 이 소설은 터널 같은 이야기라고 소개하고 싶네요. 조금씩 자신도 모르게 나아가게 될 테니, 그래야만 끝이 보일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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