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쩡한 남자를 찾아드립니다 - 그웬과 아이리스의 런던 미스터리 결혼상담소
앨리슨 몽클레어 저자, 장성주 역자 / 시월이일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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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업한 지 석 달 만에 저희 덕분에 결혼한 부부가 벌써 일곱 쌍이에요." 스파크스의 말이었다.

"일곱 쌍이나!" 틸리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것도 겨우 석 달 동안에요? 약혼 기간이 너무 짧아요!"

"전쟁이 끝났잖아요, 그래서 다들 서둘러 정상적인 삶을 다시 시작하고 싶어 하는 거예요." 미시즈 베인브리지가 말했다.

"그동안 잃어버린 것도, 부서진 것도 너무 많다 보니..."

"아, 그러고 보니. 신기하게 이 건물은 아직 멀쩡하네요."

"대공습 때 왼편에는 소이탄, 오른편에는 V1 로켓 폭탄이 떨어졌어요." 스파크스의 말이었다.

"그런데도 이 건물은 멀쩡하지 뭐예요. 저희가 이렇게 사무실로 쓸 만큼."

"여길 선택한 이유가 그거랍니다." 미시즈 베인브리지가 말했다.

"이 건물에선 희망 같은 게 느껴지거든요. 그렇지 않나요?"

"그래요, 정말로." 틸리가 맞장구쳤다. "제 몫의 희망도 조금 남아 있으면 좋겠네요."

(17p)



《멀쩡한 남자를 찾아드립니다》 는 앨리슨 몽클레어의 역사 미스터리 소설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이라고 해요.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의 런던에서 「바른 만남 결혼상담소」 를 개업한 아이리스 스파크스와 그웬덜린 베인브리지는 직접 찾아온 여자 손님 틸리 마살(마틸다 마살)을 만났어요. 괜찮은 남편감을 찾는 틸리는 회계사 디키 트로워(리처드 트로워)를 소개받았고, 일주일 뒤 살해당했어요. 경찰은 디키 트로워를 살인 용의자로 지목했지만 아이리스와 그웬은 믿을 수가 없어요. 왜냐하면 트로워는 파리 한 마리도 못 죽일 위인이기 때문이에요. 틸리의 사인은 흉기에 가슴이 찔린 것인데 심장을 한 번 관통했다고 하니 전문가의 솜씨인 게 틀림 없어요. 그런데 트로워의 침대 매트리스 밑에서 피 묻은 칼이 나오면서 꼼짝없이 살해범으로 몰리게 됐어요. 억울하게 누명을 쓴 트로워를 돕기 위해, 진짜 범인을 잡기 위해 아이리스와 그웬이 나서면서 결혼상담소는 탐정사무소가 되었어요. 엄밀하게 따지자면 그웬이 강력하게 나선 거라서 동업자인 아이리스가 거부할 수 없었던 거예요.

전혀 예기치 못했던 살인사건으로 인해 숨겨둔 능력을 발휘하게 되는 그웬과 아이리스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하네요. 두 사람이 처음 만난 장소가 결혼식장이고, 서로 마음이 통해서 결혼상담소를 차린 것이 우연인 줄 알았는데 ... 점점 들여다볼수록 은밀한 속사정이 드러나면서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어가네요. 거짓말, 누군가를 쉽게 속일 수 있는 무기라고 여겼다면 큰 착각이에요. 세상에 거짓말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과연 지금보다 더 행복할까요. 진짜 중요한 건 선량한 마음인 것 같아요. 어떤 마음으로 말하고 행동했는지, 그 진실을 알기 전까지는 함부로 판단하면 안 될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사람의 내면을 볼 줄 아는 그웬의 능력이 부럽네요. 똑똑하고 현명한 그웬과 아이리스의 활약, 다음 시리즈가 기대되네요.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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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롭고 재미있는 날씨 도감 - 하늘에서 얼음이 떨어진다고? 무지개의 끝은 어디일까? 아하, 그렇구나 - 초등 교양 지식 1
아라키 켄타로 지음, 오나영 옮김, 조천호 감수 / 서사원주니어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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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창하고 맑은 날은 하늘이 참 예뻐서 자꾸 바라보게 돼요.

근래에는 하늘 사진을 많이 찍게 되더라고요.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은 눈으로 감상하기 좋고, 몽글몽글 하얀 구름은 사진으로 찍어두면 더 멋진 것 같아요. 특히 구름은 보면 볼수록 매력적이에요. 구름에 관한 관심이 생겨서 『구름을 사랑하는 기술』 이라는 책을 찾아 읽었는데, 바로 그 저자의 책이 신간으로 나와서 어찌나 반갑던지, 얼른 펼쳐 보게 되었네요. 저자 아라키 켄타로는 구름을 연구하는 사람이면서 기상청 기상연구소 연구관 박사인데 구름에 관한 다수의 책도 집필했어요. 자신이 사랑하는 대상을 연구한다는 게 굉장히 설레고 행복할 것 같아요.

《신비롭고 재미있는 날씨도감》 은 <아하! 그렇구나 - 초등 교양 지식> 시리즈 첫 번째 책이라고 해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책이지만 하늘과 날씨에 관한 호기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좋아할 만한 책인 것 같아요.

귀엽고 깜찍한 캐릭터들이 등장해서 재미있어요. 공기 덩어리(air parcel)를 형상화한 캐릭터가 파셀 군이고, 구름 이야기를 보여주기 위한 입자들도 캐릭터로 표현되어 있어요. 수증기, 구름 입자, 비 입자, 얼음 입자, 눈 결정, 구름 입자에 붙은 결정, 공기 중의 먼지(에어로졸), 싸라기, 우박까지 눈 코 입을 그려놓으니 친근하게 느껴져요.

이 책에서는 하늘과 구름, 날씨에 관한 궁금증을 알기 쉽게 이야기로 풀어내고, 중간에 '깨알 지식'을 통해 과학 지식을 알려주고 있어요.

어려운 기상 용어나 기상 원리를 줄줄이 설명하는 방식이었다면 책을 다 넘기기 힘들었겠지만 이 책은 "하늘을 봐~ "라며 일상의 대화를 나누는 듯, 아름다운 하늘 사진들과 귀여운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일러스트를 통해 호기심을 해결해줘서 흥미롭고 재미있어요.

전혀 관심이 없으면 궁금한 게 없잖아요. 반대로 구름에 관심이 생기면 하늘에서 벌어지는 현상들도 궁금해질 텐데, 아마 놀라운 구름 이야기와 신기한 날씨 이야기를 들어보면 없던 관심이 생길지도 몰라요. 매일 일기예보를 접하면서 무심코 지나쳤던 정보들이 어떤 의미인지, 무엇보다도 날씨의 변화를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비가 오니 울적해진다는 감정 대신에 구름 모양을 보고 날씨의 급변을 예상할 수 있으니 좀더 느긋하게 날씨를 즐기는 방법을 배운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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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 윌북 클래식 첫사랑 컬렉션
제인 오스틴 지음, 송은주 옮김 / 윌북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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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 은 제인 오스틴의 소설이자 윌북 클래식 첫사랑 컬렉션 시리즈 중 하나예요.

연분홍빛 표지가 사랑스러워요. 물론 내용은 말할 것도 없고요. 제인 오스틴의 생전 마지막 작품이라서 더욱 특별하게 느껴지네요.

연애와 결혼을 둘러싼 인물들의 미묘한 심리 변화들이 어쩜 이리도 생생할까요. 이 소설이 1817년 출간되었다는 사실이 놀라워요. 출간 당시에도 큰 호응을 얻었지만 지금까지 사랑받을 수 있는 비결은 공감인 것 같아요.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감성을 섬세하게 표현해냈으니 반할 수밖에 없는 거죠. 무엇보다도 첫사랑은, 그 단어만으로도 마음이 설레는 걸요.

주인공 앤 엘리엇은 허영심 많은 아버지 윌터 엘리엇 경과 언니 엘리자베스, 자기중심적인 동생 메리 사이에 끼여 있으나 현명하게 중심을 잡아주는 둘째 딸이에요. 그러나 아버지의 눈에는 시들어가는 외모에 혼기를 놓친 스물일곱의 못난 딸인 거죠. 한때 아주 예쁜 소녀였던 앤에게는 첫사랑이 있었는데, 집안의 설득과 반대로 파혼하고 말았어요. 그를 잊지 못한 앤은 결혼의 기회를 외면한 채 살아온 거예요. 자그만치 8년간 말이죠. 착한 둘째 딸이 집안 걱정을 하며 애쓰는 건 몰라주고, 동생 메리는 돈 많은 시골 가문과 결혼했으면서 툭 하면 아프다는 핑계로 앤에게 도움을 청하고 있어요.

빼어난 미모의 엘리자베스와 결혼한 메리 사이에서 앤의 처지가 딱하네요. 으악, 이래서 둘째 딸 증후군이라는 개념이 생겼나봐요.

여기서 제목 '설득'에 주목할 필요가 있어요. 앤은 왜 설득 당했는가. 착한 둘째 딸이라서, 본인을 희생한 거예요. 대부분 그 결과를 혼자 감당하다가 끝내 누굴 원망하기 마련인데, 앤은 너무 순수해서 안쓰러워요.

운명의 장난처럼 8년만에 앤 앞에 나타난 첫사랑 프레더릭 웬트워스 그리고 웬트워스에게 적극 구애를 펼치는 사돈아가씨로 인해 본격 로맨스가 펼쳐지네요. 과연 이 두 사람은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요.



"... 나 또한 과거를 돌이켜보면서 저 부인 말고도 나의 적이 또 있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그건 바로 나 자신이었어요.

... 다시 매달리기에 나는 너무 오만했습니다. 당신을 이해하지 못했어요. 눈을 감고, 당신을 이해하지 않으려 했어요.

당신을 제대로 평가하지 않았지요. 그 생각을 하니 나 자신을 용서한다면 다른 이들도 다 용서해야 마땅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랬더라면 6년간의 이별과 고통의 시간을 면할 수 있었을 텐데 말이지요. 나에게도 새로운 고통이었습니다.

내가 즐겼던 모든 행운을 내 힘으로 얻었다고 믿으면서 만족감을 느끼는 데 익숙해져 있었으니까요.

나는 정직하게 땀 흘려 일하고 정당한 보상을 받는 사람이라 생각했지요. 실패를 극복한 다른 위대한 사람들처럼 말입니다.

내 행운 앞에 겸허해지도록 노력해야겠군요. 내 분에 넘치게 행복을 누리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겠습니다."

(370-37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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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 윌북 클래식 첫사랑 컬렉션
제인 오스틴 지음, 송은주 옮김 / 윌북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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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북 클래식 첫사랑 컬렉션 시리즈 첫 번째 책, 제인 오스틴의 <설득>을 읽어서 설렜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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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와 풍경의 세계 - 7명의 고전과 7명의 선구
윤철규 지음 / 미진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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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와 풍경의 세계》 는 동양의 산수화와 서양 풍경화라는 두 그림 세계를 다룬 책이에요.

산수화와 풍경화는 서로 다른 화풍이라서 어떤 접점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저자는 왜 산수화와 풍경화를 나란히 놓고 비교할 생각을 했을까요.

그건 한 권의 책이 자극제가 되었다고 해요. 제임스 캐힐의 『중국회화사』 에는 중국 화가 왕원기 (1642-1715)와 프랑스의 세잔 (1839-1906)을 나란히 거론한 대목이 나오는데, 이는 캐힐 자신의 말이 아니라 중국미술품 감정가였던 장 피에르 뒤보스크의 말이라고 하네요. 저자도 처음엔 뒤보스크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가 꽤 시간이 흐른 뒤에야 공감했고, 이 책을 집필하는 계기가 되었대요.

맨처음 연대표와 함께 중국과 서양의 화가, 대표 작품을 병렬식으로 소개하고 있어서 인류 역사라는 하나의 흐름으로 바라보게 되네요.

동시대에 살았던 화가들이 동양과 서양이라는 지리적 차이 속에서 어떻게 작품을 완성했는지 비교하는 재미가 있네요. 표현기법은 다르지만 고대의 자연에서 산수를 찾아내고 풍경을 발견하는 과정은 서로 닮아 있어요. 그동안 알게 모르게 서양미술사와 동양미술사를 구분지어 생각했는데, 이 책에서는 중국의 산수화와 유럽의 풍경화를 똑같이 자연을 묘사하는 예술적 관점에서 탐구했다는 점이 특별한 것 같아요.

중국의 고전 화가로는 오대와 북송 초의 동원과 이성, 남송의 이당 그리고 원의 황공망, 오진, 예찬, 왕몽을 소개하고 있어요. 이들은 각기 처지와 입장은 다르지만 모두 자연에 깃든 영적 정신의 실체를 자신만의 필치로 해석했고, 이들이 이룩한 고전의 필치가 명청에 들어 많은 화가의 학습 대상이 되었다고 해요. 일반인의 눈으로 봐도 산과 봉우리가 마치 살아 꿈틀대는 듯한 신비로움이 느껴져요. 산수화의 특징상 색채가 화려하지 않은데도 입체감이 굉장하다는 점에서 그 필법이 놀라워요.

유럽의 풍경화는 다양한 색채를 사용하여 풍경 묘사가 아름다워요. 고전 풍경화는 화면의 통일과 조화를 위해 인공의 색조를 만들어 쓴 것으로 색의 통일감과 깊이감을 연출한 것이라고 해요. 마을, 교회, 성, 호수, 산과 바다 등 하나하나는 사실적으로 묘사했지만 조합된 장면은 상상력을 동원하여 새로운 풍경을 그려냈으니 아름다울 수밖에 없는 거죠. 여기에 소개된 화가로는 얀 반 에이크, 요아힘 파티니르, 니콜라 푸생, 클로드 로랭, 존 컨스터블, J.M.W. 터너, 장 바티스트 카미유 코로이며 이들의 작품을 통해 풍경화의 발전 과정을 확인할 수 있어요. 서양 미술사에서 풍경화의 시대는 세잔 이전에 이미 막을 내렸고, 인상파 화가들이 몰두한 빛은 과거에 풍경 묘사 기법의 핵심이었다고 해요. 순수한 애정으로 자연을 그리는 풍경화의 시대는 짧았지만 후대에 남겨진 훌륭한 작품들을 통해 여전히 그 감동은 전해지네요. 예술가들의 손에서 탄생한 산수와 풍경의 세계는 그야말로 신세계로 초대하는 느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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