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떨어진 폴 1 - 천사도 인간도 아닌
남지은 지음, 김인호 그림 / 홍익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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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적 감성을 자극하는 만화책.

요즘은 웹툰이 대세라서 그런지, 먼저 웹툰에서 인기리에 연재된 작품이 책으로 다시 출간되네요.

전체가 컬러판이라서 웹툰 느낌 그대로에요.

<하늘에서 떨어진 폴>

제목 그대로 주인공 '폴'은 하늘에서 떨어졌어요. 가끔 하늘을 올려다보면서 뭔가 떨어지는 상상을 한 적이 있지만 그게 천사도 인간도 아닌 존재라면?

천사 아버지와 인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믹스종, 넵퍼라네요. 싸움질에 말썽을 부리다가 천상계에서 징벌을 받아 지상으로 떨어진 거래요.

폴은 인간의 영혼을 괴롭히는 악의 무리들을 물리칠 때마다 쿠폰도장을 받아요. 누가한테?  '더 데이'라는 카페 사장님 알한테요.

알은 '그분'의 명령으로 지상에 있는 천사들의 휴게소인 '더 카페'를 운영하면서 폴을 돌봐주고 있어요.

폴은 지상으로 오면서 쿠폰도장을 다 채우면 다시 돌아가기로 '그분'과 약속했어요.  그러다가 우연히 병원에서 악의 무리들에게 공격을 당하게 되고, 인간 서희와 접촉하게 돼요. 천사와 접촉한 인간은 천사를 볼 수도 있고, 만질 수도 있어요. 그래서 서희 눈에만 피 흘리며 쓰러진 폴이 보인 거예요. 서희는 급한 대로 자신의 가방에 있던 연고를 폴의 상처에 발라줘요. 회복한 폴은 서희를 찾아가요. 자신을 볼 수 있는 인간은 처음이라 신기했던 거죠. 서희는 3년 전 엄마가 돌아가신 후 아빠와 싸우고 가출했어요. 집안 사정이 어려워서 휴학 중이고 외교관을 꿈꾸며 공부하는 중이에요. 폴을 만난 그 병원에는 아빠가 입원하셨다는 고모의 연락을 받고 찾아갔던 거예요. 그때 병원에는 악의 두목 궁이 무리를 끌고 와서 사람들의 영혼을 괴롭히고 있었어요. 서희도 악의 영향을 받아서 마음 속에 꽁꽁 숨겨뒀던 아빠에 대한 원망과 미움을 말로 쏟아내버려요. 아빠가 걱정되어 병원에 갔으면서 도리어 상처주는 말만 하게 된 서희. 그 모습을 지켜보느라 폴이 한 눈을 판 사이에 악의 무리들이 비열한 공격을 했던 거죠.

1권에서는 폴과 서희의 첫만남과 함께 천사와 악마가 대결하는 지상계의 이야기가 나와요. 왠지 천사와 악마의 이야기는 진부한 듯 보여도 흥미로운 것 같아요. 무엇보다 믹스종인 폴이 등장한 것부터가 묘한 매력이 있어요. 폴의 부모님처럼 천사와 인간이 사랑할 수 있다는 상상이 멋진 것 같아요. 그런데 악마의 경우는 좀 다른 것 같아요. 악마는 오로지 인간의 영혼을 파괴하려는 목적뿐인가봐요. 인간은 악마에게 무방비 상태에서 당하는 나약한 존재로 보여요. 다행히 수호천사가 지켜주지만 늘 곁에 있는 게 아니라서 수시로 악마의 공격을 당하네요. 어떻게 해야 악마로부터 우리의 영혼을 지킬 수 있을까요?  폴에게 부탁하고 싶네요.

1권을 보고나면 곧바로 2권을 볼 수밖에 없어요. 그만큼 재미있어요.

드라마로도 제작될 예정이라고 하니 무척 기대되네요. 어떤 배우들이 폴과 서희를 맡을지가 흥행의 관건일 듯 싶네요. 우리의 판타지를 지켜줄 배우였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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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레퀴엠 버티고 시리즈
로버트 크레이스 지음, 윤철희 옮김 / 오픈하우스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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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레퀴엠>은 LA에서 벌어지는 연쇄살인사건의 미스터리를 풀어가는 범죄물입니다.

조 파이크는 동료 살해범이라는 불명예 퇴직을 한 전직 경찰로, 엘비스 콜과 함께 공동으로 탐정사무소를 운영합니다.

매력적인 남자 조 파이크, 그에게 첫눈에 반한 카렌 가르시아.

이제는 옛 연인으로 남은 카렌의 실종 사건을 우연히 맡게 됩니다. 그녀의 아버지 프랭크는 경찰들의 무성의한 태도에 화가 나서 탐정을 고용한 것인데, 그건 카렌이 서른두 살이고, 어제 이후로 연락이 안 된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프랭크는 조깅을 마친 후 자기 딸이 아무 연락 없이 사라질 리 없다는 걸 알기 때문에 빠르게 신고했던 것입니다.

프랭크의 우려 대로 며칠 뒤 카렌은 시체로 발견됩니다. 저수지로 이어지는 좁다란 협곡 아래에서.

용의자는 시신을 발견한 더쉬로 지목되지만 조와 콜은 그가 범인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경찰에서는 이 사건이 기존의 연쇄살인사건과 동일한 수법으로 보고, FBI까지 동원됩니다. 카렌은 연쇄살인범의 다섯번 째 희생자였던 겁니다. 콜은 탐정답게 경찰서를 오가며 능숙하게 정보를 얻어내면서, 사만다 돌런이라는 유능한 여자경찰과 친해져 많은 도움을 받습니다. 이 사건의 총책임을 맡은 경찰 크란츠는 조 파이크와는 악연이라서, 조의 파트너인 콜을 만날 때마다 신경전을 벌입니다.

그런데 용의자였던 더쉬가 자신의 집에서 살해당할 때, 옆집 사람이 목격한 범인이 조 파이크라고 진술하면서 사건은 묘하게 흘러갑니다.

한순간에 용의자로 몰려 감옥에 가게 된 조 파이크.

이야기는 과거 파이크의 불우했던 어린 시절과 현재 살인자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독자를 헷갈리게 만듭니다. 설마 조 파이크가?

이 소설의 화자는 엘비스 콜입니다. 조 파이크의 동료이자 절친. 처음에는 그를 조연이라고 생각했는데, 조 파이크가 살인자로 몰리면서 사건이 미궁에 빠지자 엘비스 콜의 역할이 빛을 발하게 됩니다. 훌륭한 탐정이라는 이유도 있지만 조 파이크가 진실을 말하고 있다는 절대적이고 철저한 믿음을 가졌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엘비스 콜은 끝까지 조 파이크를 의심하지 않았고, 그의 누명을 벗겨내고자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합니다. 사랑하는 여자친구가 두 번이나 자신과 조, 둘 중에 선택하라고 했을 때도 주저하지 않고 조 파이크를 선택합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친구의 인생이 걸린 중대한 상황이었으니까. 그러나 여자친구 입장에서 머리로는 이해해도 감정적으로 받아들이긴 힘들었을 겁니다. 남자끼리의 우정?  단순히 우정이라는 말로 표현하기에는 부족할 것 같습니다.

원래 범죄물을 볼 때는 살인자가 누구인지 밝혀내는 것에 초점을 맞추게 되는데, 이상하게도 이 소설은 탐정 엘비스 콜에게 주목하게 됩니다. 악마 같은 살인자가 나중에 밝혀지는데, 그는 입에 올릴 가치도 없는 나쁜놈이라서 아예 무시하겠습니다. 대신 엘비스 콜이 보여준 선의와 믿음은 대단히 감동적이었습니다.

소설 중간에 조 파이크의 불우했던 어린 시절을 보여준 것은 작가의 미끼였지만 어떤 면에서는 살인자와 대비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똑같이 불우한 환경을 보냈지만 조 파이크는 정의로운 경찰이 되었고, 살인자는 그냥 인간쓰레기 악마가 되었습니다. 천사의 도시 LA에서 악마의 공격을 받더라도 조 파이크와 엘비스 콜처럼 그저 "좋은 일을 하고 싶은" 사람들 있는 한 희망은 있는 거라고... 부디 악마에게 희생된 이들에게 영혼의 안식을...


*** 레퀴엠 Requiem

위령 미사 때 드리는 음악으로 정식명은 <죽은이를 위한 미사곡>이지만 가사의 첫 마디가 "requiem(안식을…)"으로 시작되는 데서 이와 같이 부르게 된 것입니다.

진혼곡, 또는 진혼미사곡 등으로 번역되어 쓰이기도 합니다.  [두산백과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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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로 읽는다 한눈에 꿰뚫는 세계사 명장면 지도로 읽는다
역사미스터리클럽 지음, 안혜은 옮김 / 이다미디어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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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글자를 모르는 아이도 그림책을 통해서 많은 것을 배우듯이, 한 장의 지도로 세계사를 배울 수 있습니다.

<지도로 읽는다 한눈에 꿰뚫는 세계사 명장면>은 역사를 연구하는 역사미스터리클럽에서 만든 책입니다.

지도를 통해서 세계사의 주요 명장면 97가지를 담고 있습니다.

왜 지도일까요?

이제까지 역사를 배울 때, 지도는 보조자료로 활용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세계사를 보여주는 역사적 현장으로서, 역사를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실감나게 보여주는 주된 역할을 합니다. 결국 인류의 역사는 이 땅에서 벌어진 일들입니다. 인류의 탄생과 문명의 발전이 큰 강 중심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을 지도로 보는 것은 지리적 요건이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를 확인하게 해줍니다. 언어의 발생에 대해서도 설에 의하면 기원전 2000년 경, 인도·유럽어족이 동쪽으로는 인도, 서쪽으로는 유럽을 향해 대이동을 했기 때문에 그 언어들의 뿌리가 같을 것이라는 견해가 있습니다. 이렇듯 여러 민족들이 이동하는 과정, 국가를 이루고 발전하는 과정을 지도로 볼 수 있어서 자연스럽게 세계사의 흐름이 정리되는 것 같습니다.

세계사 전체를 다루기보다는 97개의 역사적 사건을 추려서 설명하기 때문에 더 명쾌하게 이해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중국 춘추전국 시대를 거쳐 동서양을 잇는 실크로드, 페르시아제국의 흥망성쇠, 그리스 아테네의 시민 정치, 불교의 발생, 페르시아 전쟁, 아테네와 스파르타의 격돌 펠로폰네소스 전쟁- 시라쿠사 전투,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동방 원정, 100년 포에니 전쟁, 진시황의 중국 통일, 로마제국의 1인 독재자 카이사르, 기독교의 유럽확산, 게르만 민족의 대이동으로 서로마제국의 멸망, 한나라 이후의 중국 역사, 이슬람교의 탄생과 이슬람 세계의 확대, 바이킹의 유럽 침략, 프랑크 왕국의 분열로 독일, 영국, 프랑스로 분할, 신성로마제국의 탄생, 십자군 대원정, 몽골제국의 탄생과 분할 통치, 프랑스의 백년전쟁, 잉카제국의 번영, 유럽의 르네상스 시대, 콜롬버스의 아메리카 발견, 제국주의의 식민지 전쟁, 마르틴 루터의 종교개혁, 종교 전쟁으로 신성로마제국이 붕괴하고 유럽 근대 국가의 탄생, 영국의 청교도혁명, 스페인 왕위 계승 전쟁, 제국주의 영국과 프랑스가 인도에서 벌인 식민지 전쟁, 유럽 3국의 폴란드 분할, 영국의 산업혁명, 미국 독립전쟁, 프랑스혁명, 나폴레옹을 물리친 영국 트라팔가르 해전, 라틴아메리카의 독립운동, 워털루 전투에서 패한 나폴레옹 황제의 몰락, 그리스의 독립운동, 중국과 영국의 아편전쟁, 청나라의 몰락, 19세기 이탈리아 통일 전쟁, 미국의 남북전쟁과 게티즈버그 전투, 유럽 여러나라의 전쟁과 청나라-프랑스 전쟁, 조선의 동학농민운동, 청일전쟁, 서구 열강의 아프리카 침략과 분할, 세계대전과 냉전 시대...

역사적 사건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여 설명해주기 때문에 세계사 공부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특별히 부록으로 지도만 따로 모아놓은 미니북은, 다시 한 번 세계사 전체를 훑어볼 수 있는 요약집이라서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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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관찰주의자 - 눈으로 차이를 만든다
에이미 E. 허먼 지음, 문희경 옮김 / 청림출판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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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재발견!!!

<우아한 관찰주의자>는 우리의 감긴 눈을 뜨게 해주는 책입니다.

왜 멀쩡한 눈을 감겼다고 말하는지 궁금하시죠?

그건 마치 숨은그림찾기 게임과 비슷해요. 얼핏 보면 전혀 보이지 않다가 한 번 발견하면 안 보려고 해도 계속 보이는...

우리의 눈은, 엄밀히 말하자면 우리의 뇌는, 보이는 모든 것을 인식하지 못합니다. 보고 싶은 것만 보이는 것이죠.

자동차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스쳐지나가는 차량도 어떤 브랜드인지 알아보는 것처럼 말이죠.

이 책은 미술작품을 통해서 '지각의 기술'을 알려줍니다.

저자는 이미 14년 동안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에게 '지각의 기술'을 강의해왔습니다.

뉴욕의 7개 의과대학, 의사들, 경찰, FBI, 미 국무부, 포천 500대 기업, 군인... 어떤 분야든지 그의 강의를 통해서 획기적인 변화를 했다고 합니다.

"오늘날에는 잘 보는 법을 알면 살아남아 번창할 수 있다!

남이 못 보는 것을 보는 법. 있어야 하는 데 없는 것을 보는 법. 

기회, 해결책, 경고신호, 가장 빠른 길, 탈출구, 성공 등을 보는 법.

무엇이 문제인지 보는 법!" (24p)

방법은 이렇습니다. 미술작품을 보여주면서 정확히 관찰하고 효과적으로 소통하는 기술을 가르쳐주는 것입니다.

여기서 잠깐, 왜 하필 미술인가 의문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한 답변으로, 미술사가 데이비드 조슬릿이 미술에 대해 "경험과 정보가 엄청나게 비축된 대상"이라고 말했던 것을 들 수 있습니다. 미술은 우리의 삶, 인간 본성이라는 주제를 복잡하게 표현하며, 대개 우리를 불편하게 만듭니다. 기존의 틀을 벗어나 예술로 승화시켰다고 볼 수 있죠. 놀라운 건 미술이 주는 불편함과 불확실함이 우리 뇌 기능을 최대로 끌어내는 작용을 한다는 것입니다. 미술에는 관찰과 지각과 소통 기술을 연마하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이 담겨 있습니다.

이 책 덕분에 미술작품을 즐겁게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누가, 어느 시대에, 무엇을 표현한 작품이라는 구구절절한 설명 없이도 미술작품을 독특하게 즐기는 방법이랄까.

새로운 접근으로 미술이 가진 고유의 매력을 발견하게 된 것 같습니다. 바로 '지각의 기술' 의 핵심으로, '네가지 A'라고 부르는 방법입니다.

평가하고 Assess , 분석하고 Analyze ,  명확히 설명하고 Aticulate ,  적응하는 Adapt 방법.

우리의 눈을 감게 만드는 건 편향, 편견 때문입니다. 누구나 인지적 편향에 영향을 받아 결정하고 행동합니다. 다만 진실을 제대로 관찰하고 지각하고 소통하려면 자신의 편향을 인식하고 극복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인간의 뇌는 가변적입니다. 얼마든지 훈련을 통해서 다르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미술작품을 감상할 때처럼 한 번에 한 겹씩 벗겨 보기!

'지각의 기술'이 생기면 우리 주변의 세상이 달라집니다. 보이기 시작하면 그때는 이전과 다른 세상을 경험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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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더가 사는 세상 - 10살 때 이야기
리아드 사투프 지음, 이보미 옮김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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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더가 사는 세상>은 프랑스 만화라고 합니다.

딱히 연관성은 없는데 이 책을 보자마자 땡땡의 모험(프랑스어:Les Aventures de Tintin, 틴틴의 대모험)이 떠올랐어요.

벨기에의 만화 작가 에르제가 연재한 만화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어린이 그림책으로 출간되었거든요.

아무래도 일반 만화책과는 다르게, 하드커버로 된 그림책 같은 외양 때문인 것 같아요.

빨간 책띠지에 "세계적인 만화가 리아드 사투프 - 국제 만화 페스티벌 앙굴렘 대상 수상", "프랑스 전 국민 도서 풍자 만화 1위 베스트셀러"라는

화려한 문구가 눈에 띄네요.

얼마나 대단한 책일까, 궁금하죠?

책 소개를 보면 '어른을 위한 인생 만화'라고 되어 있는데, 굳이 독자를 구분지을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왜냐하면 이 책의 주인공이 초등학교 4학년 에스더라는 여자아이거든요. 평범한 소녀가 바라본 세상, 누가봐도 괜찮지 않겠어요?

파리 17구에 살고 있는 에스더는 딸바보 아빠 덕분에 사립학교에 다니고 있어요. 일반 학교에는 나쁜 남자애들이 많다나 뭐래나.

에스더의 아빠는 헬스 트레이너고, 엄마는 은행에서 일해요. 오빠 앙투안은 일반 중학교를 다니고 있어요.

에스더가 가장 갖고 싶은 건 아이폰이래요. 학교에서 제일 친구 유제니는 엄청 부자라서 벌써 아이폰6도 갖고 있고, 자기 방에 아이패드랑 컴퓨터, 텔레비전도 따로 있어요.

그런데 에스더는 방도 오빠랑 같이 쓰고 있고, 아빠, 엄마, 오빠까지 갖고 있는 핸드폰도 없어요. 아무리 졸라도 아빠는 중학생이 되어야 사주신대요.

"우리 집에서도 난, 제일 가난해."  - 9살 에스더가 들려준 실화를 바탕으로 함. (3p)

프랑스 파리에 살고 있는 초등학교 4학년 여자아이는 뭔가 특별할 줄 알았는데, 어쩌면 이리도 우리나라 아이들과 닮았을까요?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프랑스에 대한 환상이 약간 있었던 것 같아요. 프랑스하면 예술의 나라, 자유와 평등을 위한 시민혁명이 떠오르거든요.

그러나 현실은 욕하는 남자애들부터 학교 폭력, 인종차별, 왕따, 사춘기의 성 문제, 이성교제 등등 다양한 문제들을 보여주네요. 

피식 웃음이 나는 블랙유머가 가미된 이야기들이 많은데 그 중 하나를 소개할게요.

에스더는 친구들과 엄마 아빠 놀이를 자주 해요. 항상 유제니가 엄마고, 카산드라는 아기, 에스더는 딸이에요. 유제니는 아기를 돌보느라 바쁜데, 에스더는 딱히 할 일이 없어서 뭘 해야 하는지 물어봐요. 그러면 유제니는 이렇게 말해요. "아기 보느라 바쁘니까 귀찮게 하지 말고 쇼핑이나 하고 와. 자, 돈은 충분히 줄게!"

엄마 아빠 놀이인데 아빠는 어디 있는지 모르겠어요. 사실 그동안 한 번도 없었어요. 일하러 갔기 때문이에요. 프랑스 아빠들도 꽤 바쁜가봐요.

역시 아이들은 부모의 거울인 것 같아요. 이런 놀이조차 리얼리티하잖아요. 부잣집 아들 막심은 연예인을 코스프레한 듯 꾸미고 거들먹거리는 못된 애거든요. 아무 이유 없이 에스더와 친구들에게 침을 뱉기도 해요. 그런데 카산드라는 끔찍한 애, 막심을 연예인 같다며 좋아해요.

학교라는 아이들의 사회에서 벌어질 수 있는 일들, 여러가지 에피소드 중에는 다소 충격적인 것도 있어요. 인종차별에 대한 부분... 카산드라는 흑인인데다 곤란한 가정문제까지 겪는 아이라서 너무 안타까워요. 사춘기의 성... 겨우 초등학교 4학년 남자애들이 여자애들에게 성적인 욕을 노골적으로 한다거나 자기들끼리 포르노사이트를 보다가 선생님께 걸린 일이 있어요. 에스더는 루이에게 러브레터 같은 쪽지를 받고, 운동장 구석에서 만나 키스를 했어요. 그걸 본 아이들이 키스를 했으니까 결혼해야 된다면서 결혼식까지 거행했어요. 예전에 비해 성장이 빨라지다보니, 신체의 성장 속도를 정신이 따라가기 벅찬 것 같아요. 왜 에스더 아빠가 그토록 걱정을 하는지 이해가 되네요. 에스더가 사는 세상, 우리와 다르지 않네요. 다행인 건 이 책을 읽는 내내 에스더가 아빠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느껴졌어요.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든, 아무리 걱정돼도 부모님의 사랑을 받는 아이라면 바르게 잘 클 거라고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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