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문 닫고 떠난 한 달 살기 - 열여섯 명과 여덟 도시 그리고 여덟 가지 버킷리스트
여행에미치다 지음 / 그루벌미디어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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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미치다'의 정체가 무엇인가요?

말 그대로 이름이 된 대한민국 대표 여행 커뮤니티이자 콘텐츠 제작소라고 합니다.

2014년 3월을 시작으로 각종 SNS 채널에 최적화된 여행콘텐츠를 제작하는 여행플랫폼이라고 합니다.

바로 그들이, '여행에미치다'의 크루 16명이 8개국에서 '한 달 살기' 프로젝트를 했습니다.

2018년 6월부터 7월까지 2명씩 짝을 지어 뉴질랜드, 아르헨티나, 스페인, 일본, 미국, 프랑스, 인도네시아, 독일에서 29박 30일 살아 보기.


오, 굉장하네!

이 책은 세계 어느 곳이든 떠날 수 있고, 한 달은 거뜬히 살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기록입니다.

보통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여행의 기간은 길어야 보름?

그런데 한 달이라니, 일단 놀랄 수밖에...

과연 그들은 어떻게 한 달을 살았을까요?


제가 가장 가보고 싶은 프랑스 아를.

"반 고흐의 발자국을 따라서"라는 테마 여행.

밤의 카페 테라스 방문하기, 론 강에서 와인 마시기, 랑글루아 다리 거닐기, 원형 경기장 방문하기, 발랑솔 라벤더와 해바라기 밭 ...

우선 여행자 졸리님과 씨나님에게 아를의 첫 인상은 빛바랜 건물과 낡은 것 투성이라서 딱 100년 전이라 해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낡은 마을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아를에서 산 지 일주일이 되자 밍밍한 멸치국수 같았던 느낌이 꾸미지 않은 아름다움으로 다가왔다고 합니다.

무엇보다도 발랑솔 라벤더는 정말이지, 사진으로 봐도 환상적이라서 감탄이 절로 나오는 풍경입니다.

노을이 지고, 하늘에 어둠이 깔리면 몇 분마다 떨어지는 별똥별과 풀벌레 소리, 잔잔한 노래를 들으며 좋아하는 사람들과 마시는 맥주와 와인의 조합은 너무나 비현실적으로 느껴집니다. 물론 이들이 보낸 한 달은 슈퍼마켓에서 식재료를 산다거나, 어느 카페가 가격이 저렴한지 알아보거나 새로운 식당에 도전하는 등 소소한 일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짧은 일정의 여행이었다면 고려하지 않았을 것들을 한 달이라서 현지인이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는 것이 색다른 경험이었던 것 같습니다.

'한 달 살기'의 여행 정보는 일정표와 여행지 소개, 여행비용과 떠나기 전에 알아두면 좋을 고급 정보들을 담고 있습니다.

직접 경험해봐야 알 수 있는 것들, 그 세밀한 여행 정보들을 아낌없이 알려줍니다.


여행의 묘미가 무엇인지를 솔직담백한 후기로 알려주는 사람들.

여행에미치다처럼 회사 문 닫고 한 달 살기 하러 떠날 수 있다면 ... 참으로 부럽고 멋진 여행을 책으로 만났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사는 일이, 어쩌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뭔가에 미치기만 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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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
우타노 쇼고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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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피는 계절이면 늘 떠오르는 추억이 있나요?

부디 아름다운 추억이기를.

"벚꽃 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

예쁜 시 한 구절 혹은 노래 가사 같은 책 제목이죠?

그런데 제목에 숨겨진 진실을 알고 나면 깜짝 놀랄 거예요.


2003년 발표된 우타노 쇼고의 작품이 지금까지도 사랑받을 수 있는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건 마치 벚나무 같은 매력이 아닐까 싶어요.


주인공 나루세 마사토라는 현재 여동생 아야노와 함께 살고 있어요. 아야노는 도쿄의 미타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마루노우치에 있는 회사에 다녔는데 지금은 무직 상태예요. 이른 아침부터 영화관에 가거나 소문난 제과점을 찾아다니며 춤과 가라오케, 수영, 낮잠, 콘서트, 미팅 등으로 하루를 보내는 그야말로 늘어진 팔자예요.

나루세는 경비원으로 일하면서 열심히 헬스클럽을 다니고 있어요. 멋진 몸매를 유지하기 위해서, 그래야 여자들과 즐길 수 있으니까.


어느날 나루세는 고교 후배 기요시로부터 다급한 전화를 받았어요. 살인사건이 벌어졌다면서 도와달라는...

기요시는 현재 도립 아오야마 고교에 다니고 있고, 나루세와는 헬스클럽에서 처음 만나서 친하게 지내고 있어요. 요즘 연상녀 아이코에게 푹 빠진 상태예요.

바로 그 아이코의 할아버지 구다카 류이치로가 뺑소니 사고를 당했는데, 그 내막에는 보험금을 노린 살인이라는 거예요.

유력한 용의자는 집안사람이 아니라 호라이 클럽이라는 것.

호라이 클럽은 '건강'이나 '장수' 같은 문구를 내세운 제품들을 노인들에게 강매하여 저금이나 연금을 갈취하는 사기집단인데, 더욱 충격적인 건 그들의 사기 수법이에요. 물건만 파는 게 아니라 노인들의 명의로 대출을 받고, 보험을 들어서 마지막에는 보험금까지 탈탈 털어가는 거예요.

사망 당시에 류이치로는 이미 직장에서 퇴직한 노인인데, 유령회사의 직원으로 꾸미고 회사를 수령인으로 해서 직원 명의로 보험을 들고, 직원이 사망하면 보험금을 수령할 계획이었던 거예요. 그러니까 류이치로는 단순히 뺑소니 사고를 당한 게 아니라 계획적인 살해를 당했다는 뜻이죠.

이런 복잡한 사기 사건이라면 경찰에게 맡기면 될 일.

그러나 유족들은 할아버지의 명예나 집안을 생각해서 조용히 넘어가되, 할아버지를 살해한 범인은 어떻게든 꼭 잡고 싶기 때문에 탐정이 필요했던 거예요.

사실 나루세가 과거 첫 직장이 탐정사무소라서 잠깐 탐정 일을 했다고 기요시에게 말했던 것이 이렇게 돌아돌아 탐정 일을 부탁받게 된 거예요.


비슷한 시기에 나루세는 전철 선로에 떨어져 자살하려던 여자를 구해줬어요. 여자의 이름은 아사미야 사쿠라, 나이는 나루세보다 어려 보이고 신장은 150센티미터 미만에 체중은 40킬로그램쯤, 굵은 파마에 갈색으로 물들인 머리나 꽃무늬 원피스는 얼핏 화려한 분위기를 연출했지만 외모는 눈이 작고 얼굴 윤곽이 흐릿한 전형적인 일본 여성의 얼굴이에요. 왼쪽 눈 밑의 검은 사마귀 이외에는 특징이 없는 평범한 얼굴이에요. 이 시점에서는 그녀에게 별다른 흥미가 없었기 때문에 두 번 다시 만날 일이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나 인생은 정말 알 수 없어요.


나루세는 호라이 클럽을 뒷조사하다가 위험에 처하게 돼요. 그 와중에 사쿠라와의 만남은 묘한 끌림과 동시에 거부감 때문에 더 다가서지는 못해요.

이 소설을 읽는 내내 이상했던 건 나루세의 악몽이었어요. 구름 사이로 둥근 달이 드러나고 한 사내가 무덤을 파고 있어요. 사내가 들어올린 커다란 돌은 해골... 비명을 지르는 사내, 하얀 달이 사내의 얼굴을 비추고 있어요. 도대체 왜 이런 꿈을 꾸는 건지, 꿈이 아니라 과거의 기억인 건지...

모든 궁금증은 구름이 걷힌 달처럼 결국에는 밝혀져요. 대반전의 결말.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벚꽃 피는 계절이 아닌 벚꽃 지는 계절을 떠올릴 거예요. 아니, 벚나무를 기억하겠죠.


"최근에 벚나무를 본 적 있어?"

내가 불쑥 물었다.

"아뇨."

그녀의 목소리가 내 몸에 진동으로 전해져 살아 있음을 실감한다.

"그런 거야, 꽃이 떨어진 벚나무는 세상 사람들에게 외면을 당하지.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건 기껏해야 나뭇잎이 푸른 5월까지야.

하지만 그 뒤에도 벚나무는 살아 있어.

지금도 짙은 초록색 나뭇잎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지.

그리고 이제 얼마 후엔 단풍이 들어."    (45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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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진로 독서 인문학 - 꿈을 찾는 청소년들을 위한 아주 특별한 독서수업
강정숙 외 지음 / 도서출판 해오름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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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하고 싶은 게 없어요"라고 말하는 청소년들에게 필요한 건 무엇일까요?

요즘 중학교에서는 자유학기제 시행으로 다양한 진로 수업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학생들에게 얼마나 실질적인 도움이 되느냐고 묻는다면 고개를 갸우뚱할 수밖에 없습니다.

형식적인 진로 수업과 겉핥기식 체험들...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청소년 진로 독서 인문학>은 독서 교육 현장에서 학생들을 지도해 온 독서 논술 교사들이 공동 집필한 책입니다.

이 책은 하나의 고민에서 출발했다고 합니다.

청소년들에게 단순히 직업 안내가 아닌 삶의 방향성을 알려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바로 독서 수업!!!


뭘 하고 싶은 게 없는 아이들에게 특정 직업을 소개하는 건 별 의미가 없습니다.

삶의 방향을 정하려면 그 시작점은 '나'입니다.

나 자신을 제대로 알고, 자신이 살아가는 세계에 대한 올바른 인식 형성이 중요합니다.

그걸 돕는 것이 "독서 수업"이라는 것.


이 책은 청소년 진로에 관한 책이지만 진로에 관한 정보나 조언은 단 한 줄도 없습니다.

대신 독서 수업을 통해 어떻게 텍스트를 이해하고 토론하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지를 알려줍니다.

한 마디로 이 책은 "청소년 독서 수업을 위한 지도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교육 현장에서 직접 아이들을 지도하는 선생님들이 읽고, 독서 수업을 진행한다면 가장 바람직하겠지만 학생들이 읽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청소년 필독서... 다 읽을 수 없기 때문에 각자 취향에 맞게 선택하여 읽으면 됩니다.

이 책에서는 다섯 가지 주제로 선별된 책으로 독서 수업을 진행합니다.


① 내 이야기를 풀어내다 : 정체성 탐구

② 행복을 논하다 : 인생 탐구

③ 다른 존재를 생각한다 :  사회적인 존재 의미

④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한다 :  올바른 가치 판단

⑤ 길에서 배운다 : 도전과 모험


박완서 작가님의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먹었을까』는 힘겨운 시대를 살았던 작가의 내밀한 상처와 기억이 담긴 자전소설입니다.

중학교 1학년들에게 이 작품을 읽혔더니, 끝까지 다 못 읽는 학생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작품 속에 등장하는 많은 사건들의 흐름을 놓쳐 흥미를 잃어버렸기 때문입니다.

이 책에서는 '내 이야기 풀어내기'라는 주제에 맞추어 작품 초반부인 5장까지만 다루고, 작가의 어린 시절 이야기에 영감을 받아 '자기 자신의 이야기'를 말하고 쓸 수 있도록 지도합니다. 학생들이 어렸을 때 했던 놀이들을 이야기하며 흥미 유발을 한 후 소설 속에 드러난 시대 상황과 작품 속 주인공의 행보를 적어보는 활동을 합니다.

다음은 1~5장까지의 소설 내용에서 인물들의 심리 이해를 끌어내기 위한 발문들이 나와 있습니다. 학생들에게 작품 속 인물들의 심리와 공감할 만한 자기 경험을 이야기하게 합니다. 마지막으로 '나와 오랜 인연을 맺은 동네'에 관한 글쓰기를 합니다.

이렇듯 독서 수업은 좋은 작품을 청소년들이 제대로 소화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같이 읽고, 이야기 나누고, 생각을 키워가는 것.

독서의 힘은 진작부터 알고 있었지만, 독서 수업을 통해서 그 힘을 제대로 키울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배우는 시간이었습니다.

청소년들을 위한 아주 특별한 독서 수업, 이 책으로 시작하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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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세 번째 배심원 스토리콜렉터 72
스티브 캐버나 지음, 서효령 옮김 / 북로드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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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감탄이 절로 나오네요.

근래 읽은 소설 중에서 가장 심장이 쫄깃쫄깃했던 것 같아요.


"연쇄살인마는 ______________ 배심원 석에 앉는다."


<열세 번째 배심원>은 처음부터 우리에게 연쇄살인마의 수법을 공개하고 있어요.

그는 수많은 사람들을 죽였지만 지금껏 한 번도 용의자가 된 적이 없어요.

왜냐하면 엉뚱한 용의자가 그를 대신해서 유죄 판결을 받았기 때문이죠.

억울하게 살인자 누명을 쓴 사람들은 연쇄살인마의 또다른 피해자일 뿐.

우리가 연쇄살인마에 대해 아는 정보는 희귀 유전 질환인 선천성 무통각증이라는 점과 분장술이 뛰어나다는 점이에요.

그의 이름은 조슈아 케인이지만 이름을 안다고 해도 그의 정체를 아는 사람은 한 명도 없어요.

이제껏 필요에 따라 살인하고, 자신이 죽인 피해자 신분으로 살아가고 있으니까요.

우리는 이 소설을 읽는 내내 조슈아 케인이 어떤 사람으로 분장하고 있는지 찾아야 해요.

그는 이번에도 자신이 저지른 살인 사건 재판에서 배심원이 되었어요. 아니, 배심원이었던 사람인 척 연기하고 있어요.

배심원으로서 유죄 판결을 내리면 끝, 연쇄살인마의 완전범죄 시나리오예요.


그러나,

이번 만큼은 만만치 않은 적수가 등장했어요.

변호사 에디 플린.

한때는 사기꾼이었던 에디가 변호사로 개과천선한 건 해리 포드 판사와의 인연 덕분이에요.

사기꾼 기질이 변호사로서 뛰어난 능력이었다니, 재미있죠?

솔직히 <열세 번째 배심원>에서 연쇄살인마 케인 때문에 분노 수치가 엄청 올라갔지만 그나마 진정할 수 있었던 건 모두 에디 덕분이에요.

에디가 변호사로서 돈을 좇는 타락한 인간이 아니라서 얼마나 안심했는지 몰라요.


"몇 년 전 변호사가 되기 전에, 나는 맹세했었다. 희생자들에 대해 아무것도 느끼지 않고

살인 현장을 보는 것에 익숙해진다면,

그때 가서는 일을 그만두겠다고."    (264p)


에디가 이러한 맹세를 했다는 부분을 읽으면서 감동했어요. 세상에 이런 변호사만 있다면...

타인의 고통에 대해 아무것도 느끼지 않는 건 인간이 아니라 괴물이에요. 바로 연쇄살인마 케인처럼.

케인은 아무런 통증을 느끼지 못할 뿐 아니라 인간의 마음도 느끼지 못하는 악마예요.


"악마의 가장 위대한 속임수는

그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세상이 믿도록 한 거요."

      - 크리스토퍼 맥쿼리 각본의 영화 <유주얼 서스펙트> 중에서


위의 문장은 본디 보들레르가 한 말이지만, 이후 여러 곳에서 수차례 사용되었고 <열세 번째 배심원>의 첫 장에도 인용되었어요.

저자 스티브 캐버나는 크리스 맥쿼리에게 그의 버전을 사용할 수 있게 허락해준 점에 감사를 전하고 있어요.

결론적으로 이 소설은 영화 <유주얼 서스펙트> 못지 않은 놀라운 반전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감사를 전하고 싶네요.

마지막까지 심장을 졸이며 읽느라 힘들었지만 에디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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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프랑스
경선 지음 / 문학테라피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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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프랑스》는 한 사람의 그림 일기장입니다.

그 한 사람의 이름은 경선.

그녀가 프랑스에서 유학했던 그때의 이야기를 쓰고 그렸습니다.


"프랑스의 멋진 거리를 걸으며,

노천카페에서 커피와 크루아상을 먹는

그런 상큼한 데일리 프랑스를 상상한

여러분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이건 나의 이야기고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며,

그건 나의 프랑스가 아니다."     (22p)


네, 그녀의 프랑스 이야기는 결코 낭만적이지 않습니다.

너무 춥고, 힘들고 때로는 화가 납니다.

자유와 평등의 나라인 줄 알았던 프랑스에서 그녀의 첫경험이 '인종차별'이라는 사실에 매우 놀랐습니다.

이제껏 예술과 낭만으로 포장되었던 프랑스의 이미지가 갈기갈기 찢어지는 느낌이랄까...

원래 기대했던 프랑스 이야기가 아니지만, 프랑스의 민낯을 볼 수 있는 이야기라서 점점 빠져들었습니다.

민낯은 좋다 혹은 나쁘다의 기준이 아닙니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라는 뜻일뿐.

그런 면에서 경선의 《데일리 프랑스》는 거침없이 솔직합니다.

거의 아무에게도 하지 않았던 자신의 은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건 쉽지 않은 일입니다.

저자의 말처럼 특별한 성공담도 아름다운 로맨스도 아닌 평범한 일상의 이야기지만,

오히려 지극히 평범해서 더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였던 것 같습니다.

불안하고 불확실한 청춘들에게 유학이란 환상적인 기회인 줄 알았는데, '세상에 만만한 건 하나도 없구나' 싶은 현실을 보여줍니다.

어느 곳에 가든, 무엇을 하든 늘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이 섞여 있으니까.

어쩌면 프랑스라서 기대 심리가 컸던 것이지, 낯선 나라에서 혼자 생활한다는 게 누구라도 고생일 겁니다.

저자 역시 유학할 당시에는 가족이나 친구들에게도 힘들다는 말을 못했다고 합니다.

그때는 마음 속에 꾹꾹 눌러 참아냈던 것들을 지금 이렇게 말할 수 있다는 건 어떤 의미에서는 극복이자 성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아픈 만큼 성장한다는 말이 너무 싫었는데, 문득 돌아보니 '아픔 없는 삶은 없구나'라는 깨달음이랄까.

그녀의 프랑스, 그녀의 삶, 그녀의 이야기... 평범하지만 특별하게 다가온 것은 역시나 '솔직함'인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경선의 그림은 독특합니다. 눈이 없는 얼굴과 보라색의 명암으로 표현한 디테일.

그래서 제게는 매력적인 《데일리 프랑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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