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이란 무엇인가 - 삶을 바꾸는 문학의 힘, 명작을 통해 답을 얻다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구와바라 다케오 지음, 김수희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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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이란 무엇인가>는 일본의 프랑스 문학·문화 연구자이자 논평가인 구와바라 다케오의 책입니다.

우선 이 책은 일본에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이와나미신서 시리즈 중 손꼽히는 베스트셀러라고 합니다.

1950년에 제1쇄가 발행되어 2016년 기준으로 제87쇄까지 발행되었다고 합니다. 

여기서 궁금해집니다. 오랜 세월 동안 이 책이 여전히 읽히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너무 뻔한 답변이겠지만 이 책을 읽고나면 그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저자는 처음부터 질문합니다. 문학은 과연 인생에 필요한 존재일까.

그러나 이 질문 자체가 자신에게 무의미하다고 말합니다. 그건 이틀 전부터 톨스토이의 『안네 카레리나』를 읽고 있기 때문에, 이미 네 번째 읽고 있는데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하겠냐는 겁니다. 아마 저마다 인생의 고전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어린 시절부터 성인이 된 이후에도 계속 펼쳐보게 되는 책.

저자가 인정하는 뛰어난 문학 작품 네 편은 다음과 같습니다.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안나 카레니나』 (1875~1877)

스탕달 , 『적과 흑』 (1830)

막심 고리키, 『어머니』 (1907)

빅토르 위고 , 『레 미제라블』 (1862)

만약 최근에 이들 작품을 읽은 사람이라면 <문학이란 무엇인가>라는 책을 이미 읽은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왜냐하면 뛰어난 문학 작품을 제대로 읽는 것만으로도 문학 연구 못지 않은 결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더 좋은 방법은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 나와 있습니다. 바로 독서회를 여는 것인데, 저자가 앞서 언급했던 『안네 카레리나』를 여러 사람이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방법입니다. 저도 오프라인에서 독서모임을 가진 적이 있는데, 똑같은 책을 읽고도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는 게 신기하고 재미있었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때를 떠올려보니 문학의 힘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어떤 식으로 읽으면 안 된다는 방식은 없습니다. 전혀요. 

오히려 그게 더 자연스럽지 않을까요? 인간이 어떤 대상을 보거나 읽을 때는 축적된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합니다.

때문에, 흥미도 발동하는 것이므로 허심탄회한 심정으로 어떤 대상을 본다면 그야말로 등사기에 불과할 것입니다.

... '허심'이라는 단어가 무비판적으로 자연주의에 도입되었기 때문에 일본에서 좋은 문학이 태어나지 않았던 것입니다.

따라서 독자도 스스로 헛되게 하지 않는 독서를 해야 합니다. 물론 과거의 경험에만 머물러 있으면 새로운 경험이 생겨나지 않을 것입니다.

소설로 치자면 읽어도 경험이 되지 않겠지요. 그런 의미에서 있는 그대로 사건의 경과에 따라 읽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을뿐입니다."  (206-207p)


이 책에서 다루는 내용은 문학에 관한 이론 수업처럼 느껴집니다. 문학은 인생에 왜 필요한지, 뛰어난 문학이란 어떤 것인지, 대중문학은 어떻게 탄생하고 발전해왔는지, 무엇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등등 문학 연구자로서의 관점에서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안네 카레리나』독서회를 통해서 깔끔하게 정리를 해주고 있습니다. 저자가 설명해준 문학 이론이 어떻게 실전에서 적용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문학을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읽어봐야 할 교과서 같은 책인 것 같습니다. 부록으로 나와 있는 세계 근대소설 50선 리스트는 우리에게도 익숙한 명작들입니다. 살면서 꼭 한 번쯤은 읽어봐야 할 인생 고전이라서 저한테는 도전 리스트가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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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맛 - 짜장면부터 믹스커피까지 한국사를 바꾼 아홉 가지 음식
정명섭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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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쳐나는 먹방 프로그램과 맛집 정보들을 보면서 한 가지 궁금증이 생겼어요.

우리는 언제부터 음식에 이토록 열정적이었을까요. 우리의 음식에는 어떤 역사가 숨어 있을까요.

<한국인의 맛>은 한국 근대사에 등장한 아홉 가지 음식을 통해 우리의 입맛이 어떻게 변화해왔는지를 보여주는 책이에요.

타임머신을 타고 쑤웅~ 과거 시간여행을 떠나볼까요.

소설은 아니지만 소설 같은 이야기라서 흥미로웠어요. 주인공은 경성에 살고 있는 류경호 기자예요. 그의 일상 속에 어떤 음식들이 등장하는지 찾아보세요.

정장을 차려 입고 원서동(현재 서울 종로구 법정동) 하숙집을 나서는 류경호 기자는 골목길에서 흘러나오는 커피 냄새를 맡으며 전차 정류장으로 가고 있어요. 전차를 타니 광고판에 기모노와 한복을 차려 입은 아이들이 단팥빵을 먹는 모습 위로 메이지 제과라는 글귀가 보이네요. 목적지인 선은전역에서 내려, 거대한 아지노모도 광고탑이 세워진 광장을 가로질러 미츠코시 경성 출장소(훗날 미츠코시 백화점)로 향하고 있어요. 그곳 일층에 있는 만년필 판매점에서 수리를 맡긴 만년필을 찾으러 간 거예요.

머릿속에는 경성우체국 근처에 화교가 운영하는 청요릿집에 가서 짜장면이 떠올라 먹고 싶지만 꾹 참고 있어요. 오늘은 '별세계'의 악명 높은 부주간 손상섭이 주간하는 기획회의가 있는 날이거든요. 백화점을 나오는데 치마저고리 차림의 여학생들이 떠드는 소리가 들려요. 뭘 먹을 거냐, 돈까스냐 라이스카레냐, 그럼 팥빙수도 먹자는둥 이러쿵저러쿵. 그들을 지나 밖으로 나온 류경호는 마침 신문을 파는 아이와 마주쳐 신문을 산 뒤, 인력거를 타네요. 

별세계 잡지사로 GO!

인력거에 올라탄 류경호는 신문을 펼치고, 경제면에는 '일당'이라고 불리는 대일본제당회사에서 설탕의 공급가격을 올릴 수 있다는 내용이 실려 있네요. 가정 생활면에는 일본 요리학교로 유학을 갔다 온 신식 요리 연구가인 황윤경이 다음 달에 YMCA 2층 강당에서 강습회를 열며, 김밥을 비롯한 각종 요리를 직접 만들고 소개한다는 내용이 실려 있어요. 신문을 다 읽을 즈음 인력거는 잡지사 앞에 도착하네요.

류경호 기자는 별세계 기획회의 시간에 특집호 주제로 음식을 하자고 제안하네요. 좀전에 본 아지노모도부터 짜장면과 돈까스, 설탕과 카레라이스, 단팥빵과 김밥, 팥빙수와 커피까지, 이 음식들은 원래 우리가 먹던 것들이 아니라 새로 들어왔다는 특징이 있어요. 이 음식들이 어떻게 들어왔는지, 우리의 입맛으로 자리잡게 된 과정들을 알아보는 거예요. 

아홉 가지 음식들이 등장했던 시대에 살고 있는 류경호 기자라는 인물을 통해 각 음식을 소개하는 방식이 기발한 것 같아요. 단순히 음식 이야기만이 아니라 음식에 담긴 역사와 시대상을 입체적으로 보여주고 있어서 흥미진진한 역사 공부가 되네요. 

사람의 입맛은 어릴 때부터 익숙하게 먹어온 음식들을 통해 기억되고 그 기억이 전통과 문화가 되기 때문에 낯선 음식을 받아들이기란 쉬운 일이 아니라고 해요. 그런 측면에서 근대 음식들은 우리의 입맛을 개조했다고 볼 수 있어요. 첫 번째로 소개된 아지노모도는 글루탐산나트륨을 분말 형태로 만든 화학조미료예요. 이케다 기쿠나에 박사가 독일로 유학갔을 때 독일의 화학자 리트하우젠이 알아낸 글루탐산의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해요. 바로 감칠맛. 채소와 물고기를 주로 먹는 일본인들에게 값싼 조미료를 통해 고기 맛을 익숙해지도록 만드는 것이 목적이었대요. 아지노모도라는 이름도 처음에는 지세이(미정 味精)로 지었다가 아지모토(미원 味元)로 바꿨고 마지막에 아지노모도로 다시 바꿔서 제품화된 거래요. 우리의 입맛을 오랫동안 지배해온 감칠맛의 정체는 아지노모도였던 거예요. 조선은 광복과 함께 일본이라는 지배 권력을 몰아냈지만 아지노모도는 밀수품으로 남아, 미원과 미풍 그리고 다시다라는 이름으로 지금까지 우리의 입맛을 길들이고 있었다니 놀랍네요.

아지노모도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극강의 맛이 있어요. 바로 달콤한 맛이에요. 인간이 혀로 느낄 수 있는 다섯 가지 맛 중에서 가장 중독성이 강하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러한 단맛을 낼 수 있는 음식 재료는 많지 않아요. 단맛을 내는 설탕은 사탕수수에서 얻을 수 있는데 열대 작물이라 한반도에서 재배할 수 없었고, 조선시대 후기에 주로 중국을 통해 소량만 들어왔다고 해요. 조선에 설탕이 본격적으로 들어온 시기는 19세기 후반 개항 이후부터이며, 단맛을 추구하는 것이 서구화를 향한 발걸음이라는 인식 때문에 1920~1930년대는 설탕의 전성시대였다고 해요. 더 많은 설탕을 써야만 건강해진다는 말도 안 되는 논리 때문에 거의 모든 요리에 설탕이 들어갔고, 전통요리의 맥이 끊겼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음식의 변화가 심했대요. 하지만 일본이 독점 공급하는 설탕은 너무 비싸고 부족해서 분쟁이 일어나기도 했다네요. 점점 설탕의 부족 현상이 이어지자 설탕의 달콤함을 대체할 수 있는 사카린이 각광을 받았다고 해요. 한국전쟁이 끝나던 해에 설립된 제일제당에서 본격적인 정제당 생산이 시작되었고, 이상하게도 쌀 소비를 줄이고 서구화의 상징인 설탕의 사용량을 늘리자는 식생활 개선운동이 펼쳐지면서 모든 요리에 설탕이 들어가기 시작했대요. 떡볶이의 고추장 양념에 설탕이 들어가고, 거의 모든 양념장에 설탕이 들어가면서 우리 입맛은 점차 단맛에 익숙해졌고, 설탕은 더 이상 사치품이 아닌 일상에서 흔히 사용하는 조미료 가운데 하나가 되었어요.


식민지로 상징되는 우리의 근대에는 수탈과 침략이라는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어서, 한국사에서 들춰보고 싶지 않은 부분이었어요. 그런데 이 책에 소개된 아홉 가지 음식을 알고나니 근대를 거쳐 오늘날까지 이어온 우리의 입맛을 확인할 수 있었어요. 일방적으로 받아들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흡수해 우리의 것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우리의 대표적인 음식이 되었어요. 우리가 무엇을 먹고 있는지, 그 음식의 역사를 들여다봄으로써 한국인의 맛뿐만이 아니라 한국사의 맛까지 느낄 수 있었어요. 한 가지 확실한 교훈은 그때나 지금이나 가짜 정보에 속지 말라는 거예요. 그 당시에는 화학조미료와 설탕을 많이 넣은 음식이 건강에 좋다거나 커피를 아이에게 먹여야 튼튼하게 키울 수 있다는 허위 광고와 기사들에 속았지만 지금이라고 다를까요. 자신도 모르게 중독된 맛, 이제는 건강을 위해 바꿔야 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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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꿈꾸는 왕따였습니다
김윤관 지음 / 인재교육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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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꿈꾸는 왕따였습니다>는 김윤관 대표의 인생 특강을 담은 책입니다.

저자는 인재교육 인재그룹 "꿈과 희망특강"이라는 재능기부 강연회를 매월 1회씩 개최하여 왔다고 합니다.

이 책은 저자의 인생 이야기와 함께 "나의 꿈, 희망 go 프로젝트"라는 인생 지침서가 들어 있습니다.

제목에서 짐작했듯이 저자는 어린 시절에 가난하다는 이유로 학교폭력과 왕따라는 고통을 당했습니다. 누구라도 좌절하고 포기했을 상황에서 그를 일어서게 만든 힘은 무엇이었을까요. 저자는 그 힘을 '책'이라는 멘토였다고 이야기합니다. 고도원의『꿈 너머 꿈노트』라는 책 표지를 봤을 때, 꿈 너머 꿈 노트라는 문장이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되었다고 합니다. 꿈 너머 꿈노트의 내용은 우리들에게 하나의 꿈을 이루면 그다음, 꿈 너머 꿈을 또다시 꾸기를 권하는데, 그래야 정체되지 않고 지속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다는 것입니다. 꿈이야말로 자신을 성장시켜 주는 중요한 열쇠가 된다는 것을, 꿈 너머 꿈노트의 빈 페이지를 채워 나가면서 깨달았다고 합니다.

저자는 자신의 '꿈 너머 꿈'이라는 목표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11명의 인재를 발굴 육성하여 2025년 11월 11일까지 11개 회사를 운영하는 CEO가 되는 사명이라고 합니다. 현재 고도원 이사장님의 조언대로 작성한 리스트를 절반 이상 이뤘다면서, 자신의 책에도 "나의 꿈, 희망 go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각자 자신에 관한 기록을 적어갈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그 첫 번째 내용은 "내가 실천하고자 하는 습관을 써 넣어 보세요."라는 것입니다. 

저자는 고도원 이사장님과 같은 멘토들로부터 도움을 받았던 것처럼 재능 기부 특강 프로그램과 인재 육성에 힘쓰고 있다고 합니다. 이 책은 청소년, 청년들을 위한 멘토링의 연장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 책은 훌륭한 멘토들의 저서와 조언들을 종합적으로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성공학개론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만약 한계 앞에 주저하는 사람들이라면 이 책이 그 한계를 넘어 설 수 있다는 믿음을 줄 수 있습니다. 어떻게 한계를 넘는지, 저자뿐만이 아니라 인생 멘토들의 경험담을 통해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꿈 하면 대개 개인적인 영역에 머물기 쉽습니다.

꿈은 또 하나의 꿈을 이루기 위한 징검다리에 불과한데 징검다리 건너 또 다른 꿈이 있다는 걸 놓칩니다.

'꿈 너머 꿈'은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생각하는 것입니다. 

꿈을 이룬 한 개인을 넘어서, 그들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행복해질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것입니다.

우리의 꿈이 어떤 이의 꿈을 키우는 씨앗이 되고, 거름이 될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것입니다."

    - 고도원의『꿈 너머 꿈노트』 ,  (171p)


이 책의 마지막 부분은 <꿈 노트>입니다. 각자 자신의 꿈을 설계하고 계획하고 실행에 옮길 수 있도록 도와주는 '꿈 노트'가 나와 있습니다.

꿈 노트 사용법은 간단합니다. 질문 하나 하나에 대해 신중히 생각하고 쓰면 됩니다. 하루에 다 쓰는 것이 아니라 천천히 시간을 거쳐, 매일매일 쓰고 큰 소리로 읽어보는 습관을 가진다면 꿈 노트를 다 채웠을 때에는 변화된 나를 만날 수 있다고 합니다. 

꿈을 꾸는 사람들을 위한 책, 이 책은 모두를 위한 꿈 노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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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볼 건 다 해봤고, 이제 나로 삽니다 - 15인의 여성 작가들이 말하는 특별한 마흔의 이야기
리 우드러프 외 지음, 린지 미드 엮음, 김현수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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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관한 이야기는 늘 흥미로워요. 얼핏 보면 저마다 다른 인생인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닮은 것들이 많아서 공감하게 되네요.

마흔쯤 되면 모든 게 완벽해질 줄 알았던 착각마저도...

<해볼 건 다 해봤고, 이제 나로 삽니다>는 15인의 여성 작가들이 들려주는 인생 이야기예요.

사실 마흔이 된다는 건 특별한 이벤트는 아니지만 대부분 인생의 과도기와 맞물리는 시점인 것 같아요.

이 책을 엮어낸 린지 미드는 자신이 겪은 마흔을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고 있어요.

"이 년 전, 마흔이 됐을 때 나는 사십 대를 '인생이라는 대장정의 가장 뜨겁고 꽉 찬 심장부'라고 표현했는데 지금은 더더욱 그렇게 느낀다.

나는 한 번도 내 생일을 좋아한 적 없고, 같은 이유로 새해가 오는 것 역시 좋아하지 않았다

... 마흔이 되던 날, 나는 일찍 일어나 남편과 한 시간 반을 운전해서 캠프에 참가한 아이들을 데리러 갔다. 그리고 집에 와서 커다란 여행 가방 두 개에 들어있던 빨래를 했다. 장을 보러 다녀왔고, 우리는 식탁에 둘러앉아 저녁을 먹었다. 그리고 후식을 먹을 때 친정엄마가 깜짝 방문을 하셨다. 나는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복이 많은 사람이라 느꼈다. 내 삶의 모든 순간들이 얼마나 신성한 것인지 인식하고 나니 가장 별 볼 일 없는 일상마저도 빛이 나는 것 같았다.

그날 이후, 나의 삶은 내가 마흔이 되기 전과 다를 바 없이 이어졌다. 좌절하고 진 빠지는 일들의 연속. 

하지만 이제는 그 바탕에 견고한 기쁨이 내 삶을 받치고 있다. 새로운 느낌이다."   (16-17p)

저한테는 린지 미드의 경험이 마흔을 표현하는, 가장 와닿는 내용이었어요. 평범한 삶이 특별하게 느껴지는 그 순간의 가슴 벅찬 감동과 깨달음.

사람마다 사정은 다르기 때문에, 결혼을 했거나 하지 않았거나, 중대한 사건이 있거나 없거나, 부모님이 살아계시거나 편찮으시거나 돌아가셨거나, 이런 차이가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십 대에 들어섰다는 것만으로도 비슷한 감정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고 놀라운 것 같아요.

15인의 여성 작가들은 저마다 다양한 삶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동시에 한목소리로 사십 대를 살고 있는 지금이 삶의 전성기라고 이야기하고 있어요. 

그건 실패와 좌절, 시련이 없는 삶이어서가 아니라, 그 모든 것들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이겨낼 수 있는 힘이 생겼기 때문이에요. 인생의 교훈이란 늘 그렇듯이 깨달은 사람만의 것이에요. 마흔이 된다는 건 겪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이지만 누구나 언제든지 지금의 '나'로 사는 건 가능한 일이에요. 중요한 건 나로 살라는 거예요. 

특별하고도 멋진 마흔의 이야기들 덕분에 삶의 소중한 것들을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어요. 가끔 나이든다는 게 두려울 때도 있지만 살아있다는 자체가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느끼고 있어요. 제목과는 달리, 저는 아직 해볼 게 많이 남아서 더욱 나답게 살아볼 작정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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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볼 건 다 해봤고, 이제 나로 삽니다 - 15인의 여성 작가들이 말하는 특별한 마흔의 이야기
리 우드러프 외 지음, 린지 미드 엮음, 김현수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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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마흔의 특별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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