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편의 이야기, 일곱 번의 안부
한사람 지음 / 지식과감성#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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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소설은 진짜가 아니에요. 

진짜 같은 가짜.

그런데 왜 더 진짜처럼 느껴지는 걸까요.

그 진짜와 가짜의 경계가 모호해질수록 더욱 뚜렷해지는 건... 


<일곱 편의 이야기, 일곱 번의 안부>는 한사람 작가님의 소설집이에요.

일곱 편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에게 묻고 있어요.

당신은 안녕하신가요.

결코 안녕하지 못한 주인공들이 등장하는 이야기, 그걸 보면서 마음이 편할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바로 그 불편함이 우리의 잠들었던 생각들을 깨우고 있어요. 너라면 어땠을까, 너는 견딜 수 있겠니, 너는 그들과 뭐가 다를까.


"집구석이 문제야.

이놈의 집구석......

집구석이란 단어에선 애증의 냄새가 난다.

가정과 집구석 중에 가족과 어울리는 단어는 단연 집구석이다."  (71p)


"현실에 기대어 살고 있는 내게 한 아이가 불쑥, 오래전 내 '장래 희망'을 들이밀고 있었다."  (98p)


<집구석 환경 조사서>에 나오는 문장들이에요. 누군가의 이야기를 파고들다보면 저 깊숙한 곳에 숨겨진 뿌리를 만나게 돼요. 인간 삶의 본질.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라왔고, 너와 나는 전혀 다른 사람이지만 우리는 똑같이 주어진 삶을 살아가는 존재라는 것.

네 손에 쥐어진 삶이 보잘 것 없다고 함부로 놓아버리진 말라고. 

우주비행사가 꿈이었던 아이가 어느새 진로 희망이 '정규직'이 되어버린 시간은 불과 이 년 남짓.

꿈이 정규직으로 변해버린 현실이 그리 놀랍지 않다는 게 씁쓸한 뿐이에요. 


일곱 편의 이야기는 저마다 다른 사연을 들려주고 있지만 저한테는 하나의 이야기로 느껴졌어요.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세상의 현실, 그 적나라한 민낯을 보는 것이 어떤 느낌이며, 무엇을 생각하게 하는지 묻고 있어요.

그건 어쩌면 <코쿤룸>의 주인공처럼 결박된 자신을 확인하고 버둥대는 일인지도 모르겠네요. 누에고치에서 빠져나오려는 나방처럼.

나방을 위해 대신 고치를 찢는 일은 하지 말라고, 그건 온전히 나방이 해내야 할 자신의 삶이니까.

딱하다고, 어설픈 동정심은 도리어 나방을 죽이는 일이라고.


한사람 작가님의 소설 <일곱 편의 이야기, 일곱 번의 안부>를 모두 읽고나서야 알게 되었어요.

진짜 같은 가짜 이야기, 소설이 우리에게 건네는 것이 무엇인지를 이해했어요.

삶은 그저 흘러가는 게 아니라는 걸.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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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쇼크 한국의 미래 - 문명의 변곡점에서 2030 대한민국을 전망하다
이명호 지음 / 웨일북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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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쇼크 한국의 미래>는 디지털 시대를 살아남기 위한 모두의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누구나 일상이 되어버린 디지털 세상이지만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낯선 용어였습니다.

예전 TV광고에서 할머니가 '디지털'이라는 말을 몰라서 '돼지털'로 잘못 알아듣는 장면이 나왔습니다. 그때는 모두가 웃으면서 재미있어 했는데, 그 낯선 디지털이 이제는 우리 삶 깊숙히 들어왔다는 사실이 새삼 놀랍고 신기하게 느껴집니다. 그런데 저자는 그 디지털혁명이 새로운 문명 즉 디지털문명의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지금 우리는, 산업문명에서 디지털문명으로 넘어가는 변곡점에 서 있다는 것입니다.

이 책의 목적은 이러한 변화를 추적하고 분석하여 미래를 대비하는 것입니다.

디지털 대전환의 시대, 한국의 생존 전략은 무엇일까요.

우선 디지털이 가져올 문명적 전환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컴퓨터와 인터넷은 지식의 생산과 유통을 아날로그 방식에서 디지털과 네트워크라는 새로운 방식을 재편하였고, 누구나 쉽게 지식과 정보를 접하고 생산할 수 있는 지식 대중의 시대를 열었습니다. 새로운 디지털 지식기술의 등장은 생산의 자동화와 지식산업이라는 새로운 경제구조를 만들어가고 있으며, 지식 대중의 확대로 국가 권력에 대한 참여로 이이지며, 통치 구조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대중의 지식이 플랫폼이라는 틀 위에서 지식생태계를 형성하며 발전하는 구조가 만들어졌습니다.

인공지능 시대에는 인공지능과 인간이 협력하여 인간의 능력을 증강하는 방향으로 인공지능이 도입되고 설계되어야 하며, 노동자들은 새로운 직무를 습득해야 합니다. 기업은 단기적 성과 때문에 자동화를 선택하는 대신 장기적인 시각에서 증강으로 나아가도록 지원하는 제도적인 틀과 함께 사회적인 인센티브가 필요합니다. 디지털 시대를 맞이하여 국회에서 데이터 3법이 시행되었고 데이터 경제 시대가 열렸습니다. 데이터에 기반한 의사결정이 경제활동의 기반이 되면서 데이터를 활용한 신사업육성이 국가적 과제로 대두되었습니다. 사회 전체의 의사 결정 품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데이터와 통계를 공공재화하는 노력과 데이터 거버넌스 체계의 정비가 필요합니다.

디지털 경제 시대의 기업 역량은 무형의 지식재산을 만들어내는 역량이며, 이러한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매트릭스 조직으로 변화해야 합니다. 새로운 지식이 빠르게 창출되고 산업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여러 이해 관계자의 협력이 중요한데, 이는 제도와 플랫폼, 생태계를 만드는 정책을 기반으로 한 협력생태계를 누가 더 뛰어나게 만들어내느냐의 경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책은 디지털 시대, 즉 미래 사회로의 전환 로드맵이자 혁신 전략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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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게 보내는 굿나잇 키스
이어령 지음 / 열림원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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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게 보내는 굿나잇 키스>는 이어령님이 세상을 떠난 딸에게 보내는 편지글이에요.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어요. 여전히 아물지 않는 상처, 그 아픔에 대해.

처음엔 딸을 잃은 슬픔을 독백처럼 썼다고 해요. 그 독백이 시간이 지나면서 대화가 되었고, 어느덧 딸에게 이야기하는 글로 바뀐 거예요.

애도의 시간들... 그 심연을, 저는 감히 짐작할 수 없어요. 사실 상상조차 두려워서 외면했던 감정이라서 이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이 아팠어요.

아버지가 딸에게 전하는 이야기는 매번 굿나잇 키스를 보내고 있어요. 언젠가 딸이 대답해줄 날을 기다리며.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고 남은 사람들에게는 그 슬픔이 스며들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요. 때론 그 슬픔이 너무 커서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놓기도 하지요.

어떻게 그 슬픔에 대처해야 할까요. 과연 그 슬픔을 위로할 수 있을까요.

저는 그 답을 알 수 없어요.

다만 이 책을 읽으면서 헤아릴 수 없는 슬픔의 무게가 바로 사랑의 크기였다는 것을 느꼈어요. 사랑했고, 사랑하고 있기 때문에 보고 싶고, 그리워서 슬픈 거라고.


내가 살 집을 짓게 하소서.

다만 숟가락 두 개만 놓을 수 있는

식탁만 한 집이면 족합니다.

밤중에는 별이 보이고

낮에는 구름이 보이는

구멍만 한 창문이 있으면 족합니다.

비가 오면 작은 우산만 한 지붕을

바람이 불면 외투 자락만 한 벽을

저녁에 돌아와 신발을 벗어놓을 때

작은 댓돌 하나만 있으면 족합니다.


내가 살 집을 짓게 하소서.

다만 당신을 맞이할 대 부끄럽지 않을

정갈한 집 한 채를 짓게 하소서.

그리고 또 오래오래

당신이 머무실 수 있도록

작지만 흔들리지 않는

집을 짓게 하소서.


기울지도

쓰러지지도 않는 집을

지진이 나도 흔들리지 않는 집을

내 영혼의 집을 짓게 하소서.

   (78-79p)


이 시는 굿나잇 키스로 썼다고 해요. 시 한 편의 집을 남긴 것은 딸이 편안히 머무기를 바라는 마음이에요. 그리고 저자가 평생 꿈꿔오던 집이기도 해요.

사랑하는 딸이 태어나고, 첫사랑을 만나 결혼하고, 그리고 아이들을 낳고... 그때의 시간들을 추억하며 딸에게 이야기하는 아버지는, 편지를 통해 영혼의 집을 짓고 있었네요.

아버지란 무엇이며, 아버지에게 딸의 존재란 무엇일까요. 또한 딸에게 아버지의 존재란 무엇일까요.

딸을 위한 굿나잇 키스로 쓴 시들을 읽으면서 아버지의 안타까움이 느껴졌어요. 진작 이 시를 딸에게 보여줬더라면 아빠의 무표정 속에 숨어 있던 사랑을 알 수 있었을 텐데.

저자는 딸에게 너를 낳고 아버지가 된 순간 자신은 글 쓰는 사람도, 교수도, 언론인도 아닌 한 아버지로서 딸과 함께 태어났다고 이야기하네요. 부모가 되어보니, 그 말의 의미를 알겠어요. 아이의 탄생은 한 인간이 부모로서 새롭게 태어나는 순간이기도 해요. 그 벅찬 감동을 알기 때문에 눈물이 나네요. 울어도 괜찮다고... 슬픔에 빠져 있는 사람들에게 마음껏 울어도 된다고. 마지막 책장을 덮으며 가슴이 먹먹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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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누구인지 뉴턴에게 물었다 - 물리학으로 나, 우리, 세상을 이해하는 법 내 인생에 지혜를 더하는 시간, 인생명강 시리즈 2
김범준 지음 / 21세기북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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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나사 화성탐사 로봇이 화성 착륙에 성공했다는 뉴스를 보았어요.

SF영화에서나 봤던 화성 탐사선을 타고 화성을 가게 될 미래가 멀지 않은 것 같아서 신기하고 놀라웠어요.

과학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보니 우리 삶 속에는 늘 과학이 있었네요.

<내가 누구인지 뉴턴에게 물었다>는 물리학과 교수님의 과학 강의를 담아낸 책이자 인생명강 시리즈 두 번째 책이에요.

저자는 밤하늘의 별을 보면서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지고 있어요.

이 광대한 우주에서 '나'라는 존재는 어떤 의미일까요.

'나'를 이해하려는 여정은 우주로 이어지고 있어요. 우주가 태어나지 않았다면 지금 이곳에 인간은 존재하지 않았을 테니까요.

인간이 우주를 이해하려 할 때, 우주를 밖에서 볼 수 없으니 우리도 일부인 우주의 안에서 우주를 이해해야 한다고 해요. 근래 인간의 역사를 우주 역사의 한 부분으로 보아 전체를 통일된 관점에서 넓은 시야로 바라보는 학문적 움직임이 생겨났는데, 이를 빅 히스토리라고 해요. 빅 히스토리는 우주의 탄생을 인간 이해의 출발점으로 삼고 있어요. 

저자는 물리학이 나를 찾아가는 여정이라고 설명하고 있어요. 그렇다면 왜 뉴턴일까요. 

뉴턴 이전의 과학자들은 항상 근본적인 원인을 이야기했어요. 그러나 뉴턴은 달랐어요. 뉴턴은 근본적인 원인에 대해서는 묻지도 말하지도 않겠다고 선언했어요. 다만 원인에 대한 질문을 '어떻게'라는 질문으로 바꾸겠다고 이야기했어요. 우리는 뉴턴이 사과가 떨어지는 걸 보면서 중력법칙을 발견했다고 알고 있어요. 이는 잘못된 일화라고 하네요. 어떤 힘이 사과를 끌어당겨서 사과가 떨어진다는 생각은 뉴턴 이전에도 누구나 할 수 있었어요. 뉴턴의 발상이 놀라운 건 지구 중력이 사과를 끌어 당겨서 사과가 떨어지듯이 지구 중력이 저 먼 달도 끌어당기고 있는 건 아닐까라는 질문을 했다는 데 있다고 해요. 사과와 지구, 그리고 지구와 달... 우리 모두는 우주와 연결되어 있다고 볼 수 있어요.


세이건은 <코스모스>에서 '우리는 별의 먼지'라고 했어요. 저자는 우리가 별의 먼지이며, 별의 먼지라는 것을 스스로의 힘으로 알아낸 아주 독특한 먼지라고 이야기하고 있어요. 이성으로 자신이 우주의 티끌 같은 존재라는 것을 알아낸 우리 인간이 자신이 과연 어떤 티끌인지 알아내고자 애쓰는 활동의 이름이 과학이라는 거죠. 

이 책에서는 물리학이라는 과학적인 관점으로 나, 우리, 세상을 설명해주고 있어요. 물리학에서 입자 사이의 상호작용은 우리 일상의 용어로는 관계에 해당돼요. 수많은 '나'가 관계를 맺고 서로 소통하며 연결되어 '우리'가 되는데, 통계물리학에서는 우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관계에 대한 이해가 먼저라고 보고 있어요. 통계물리학은 곧 관계 과학이며, 주로 거시적인 대상에 주목하고 있어요. 열역학은 거시적인 양 사이의 관계를 주로 다룬다면 통계역학은 미시에서 출발해서 거시를 설명하고 있어요. 열역학의 미시적인 근거를 제공하는 것이 바로 통계역학이에요. 미시와 거시를 잇는 다리의 역할을 하는 것이 볼츠만의 엔트로피인데, 엔트로피 증가의 법칙이란 일어날 확률이 아주 큰 사건은 반드시 일어날 수밖에 없다는 의미라고 해요. 우리는 서로 연결되고 소통하며 끊임없이 엔트로피를 줄이는 과정을 통해 삶을 이어가고 있어요. 서로 관계를 맺고 있는 둘 사이의 연결은 물리학에서는 상호작용에 해당되는데, 물리학을 통해 관계의 소중함을 배울 수 있어요. 


이 책은 물리학 이야기뿐만이 아니라 물리학의 눈으로 '내 인생을 위한 질문'을 던지고 있어요. 우리는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그리고 이런 우리는 서로에게 어떤 의미인지... 다가온 미래에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할까요. 우리는 현재의 선택이 미래를 결정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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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침입자들의 세계 - 나를 죽이는 바이러스와 우리를 지키는 면역의 과학 내 인생에 지혜를 더하는 시간, 인생명강 시리즈 1
신의철 지음 / 21세기북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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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전 세계가 바이러스에 주목하게 되었어요.

과연 바이러스는 무엇이며, 어떻게 바이러스로부터 우리 몸을 지켜낼 수 있을까요.

<보이지 않는 침입자들의 세계>는 인생명강 시리즈 중 첫 번째 책이에요.

저자는 면역학을 가르치고, 바이러스 및 종양에 대한 면역반응 연구를 하는 바이러스 면역학 글로벌 권위자라고 해요. 현재 KAIST 전염병대비센터장을 맡고 있는 신의철 교수님이에요. 올바른 면역학 지식을 대중에게 널리 쉽게 전달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하네요.


우선 면역이란 무엇일까요.

우리 몸에 병을 일으키는 외부의 병원성 미생물, 즉 바이러스나 세균 또는 곰팡이가 침투했을 때 여기에 대항하는 몸속의 시스템이에요.

면역을 알기 위해서는 우리 몸의 면역 시스템의 작동을 유발하는 병원성 미생물의 존재를 먼저 이해해야 한다고 해요.

왜냐고요?  적을 알고 나를 알아야 백전백승.  우리 몸을 공격하는 적을 알아야 이길 수 있기 때문이에요.

지금까지 인류는 바이러스와 끝없는 전쟁을 해왔다고 할 수 있어요. 바이러스는 몸속 면역반응을 뚫고 침입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취했는데 그 대표적인 방법이 변이와 잠복이라고 해요. 마치 인간의 두뇌처럼 전략적으로 대응해온 바이러스의 노력이 지속적인 신종 바이러스의 등장이라고 볼 수 있어요.

전 세계는 지금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여 접종을 시작했어요. 그러나 변이 바이러스가 나오면서 백신이 무용지물이 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어요. 실제로 어떤 회사의 백신은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예방 효과가 크게 떨어진다는 뉴스가 전해졌는데, 바이러스 면역학자의 시각에서는 우리가 T세포를 간과하고 있다고 이야기하네요.  면역학계에서 T세포의 존재는 특별해요. T세포는 세포가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것을 막는 것이 아니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빨리 제거해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수많은 사람들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다면 백신에 의한 기억 T세포를 가지게 될 것이고, 변이 바이러스가 계속 나타난다고 해도 기억 T세포 역시 더욱 강화될 테니 속수무책으로 당하지는 않는다는 거죠.  또한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집단 면역에 주목하고 있어요. 집단 면역은 한 인구 집단의 상당수가 특정 감염성 질환에 면역을 가진 상태가 되면 설사 면역이 없는 개체라 할지라도 간접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다는 의미예요. 미국의 저널리스트 율라 비스에 따르면 면역이라는 관점에서 우리 모두는 서로에게 환경이라는 거예요. 우리 각각이 가지는 감염이나 백신 접종의 경험이 개개인에게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서로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며, 우리 각자가 가진 면역이 곧 우리 사회가 가지는 면역이라고 볼 수 있어요. 이는 집단 면역의 개념과 일치해요. 즉 백신을 접종하느냐 하지 않느냐는 개인 선택의 문제를 떠나 우리 사회의 문제인 거죠. 이는 백신이 지닌 사회 집단적인 의미를 시사하고 있어요.  각종 미디어에서 백신의 부작용을 부각시켜 불안을 조장하는 뉴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백신 접종 여부를 놓고 혼란스러웠을 거예요. 이 책을 읽고 나니 올바른 의학 정보가 얼마나 중요한지, 확실히 알겠네요.

코로나19 앞에서 만인은 평등하다?

모두가 고통을 받아야 하는 힘든 시기였지만 코로나19가 알려준 교훈인 것 같아요. 우리는 부와 권력 유무를 떠나 모두 바이러스 숙주가 될 수 있는 신체를 가진 개체이며, 모두가 서로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환경으로 존재한다는 것. 그런 의미에서 백신과 마스크는 선택적 수단이 아닌 사회 모두의 안녕을 위한 기본적인 필수품이에요.

이 책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은, 면역학이 면역세포들이 나와 남을 어떻게 구분하는지에 대해 상세히 알게 되면서 그 기초가 세워졌다는 거예요. 즉 면역이란 어디까지가 나인지, 나와 남을 구분하는 명제 아래에 있으며, 더 깊이 들어가면 항체의 특이성으로 설명될 수 있어요. 바이러스나 세균과 같은 병원성 미생물은 나와 남의 구분에서 남에 해당하는 것으로 가장 먼저 밝혀진 것들이에요. 면역 시스템은 인간이 살아남기 위해 생물학적으로 진화한 결과라고 할 수 있어요.  면역학의 눈으로 세상을 본다면 나와 남을 구분하는 접근법인데, 현대 면역학에서는 병원성 미생물에 대한 면역반응, 이식된 장기에 대한 거부반응, 자가면역질환이나 알레르기 등의 의학적 차원을 넘어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적 차원으로 확장되면서 나와 남의 구분이 재정의되었다고 하네요. 굉장히 철학적인 개념의 확장인 것 같아요. 책속에 각 장마다 나와 있는 '내 인생을 위한 질문'이 의미심장하네요. 그야말로 인생 면역학을 만난 느낌이랄까.

면역학은 우리 모두의 몸속에서 일어나는 현상이지만 면역학적 상상은 세상을 향해 열려 있기 때문에 인류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활용되면 좋을 것 같아요.  놀라운 학문의 세계, 면역의 과학을 통해 인생을 배우다니 역시 '인생 명강'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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