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숲
전건우 지음 / &(앤드)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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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괴담, 공포 이야기를 즐기는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작품이네요.

전건우 작가님의 장편소설 《어두운 숲》은 한 번 발을 들이면 쉽게 빠져나올 수 없는 공포의 미로 같은 이야기네요.

아참, 《어두운 숲》을 읽기 전이라면 먼저 《어두운 물》을 읽어보세요. 전작에서 뛰어난 활약을 했던 민시현과 윤동욱이 등장하거든요. 처음 두 사람이 만나서 무시무시한 그 일을 함께 겪었고,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어느 날 민시현이 윤동욱에게 전화를 걸면서 이야기는 시작되네요. 도움이 필요하다면서 자신이 있는 곳은 어두운 숲이라고 말하네요. 그녀는 왜 그곳에 갔을까요. 방송국을 그만두고 시골에서 글을 쓰던 민시현이 첫 작품을 보낸 출판사의 편집자가 이선미였고, 오컬트 마니아인 이선미가 고스트 투어를 제안했고 거절할 수 없었던 거죠. 왜냐하면 민서현은 공포 호러물을 쓰는 작가니까요.

"우리나라에서 요즘 제일 뜨겁게 떠오르는 심령 스폿이자 자살 명소! 한국의 아오키가하라 숲이라 불릴 정도로 수많은 괴담이 탄생하는 곳! 숲 깊숙이 들어가면 나무에 목을 매고 자살한 사람들이 빨래처럼 널려 있다 해서 빨래 숲으로 불리지만 정식 명칭은 아무도 모르는 바로 그곳! 다른 이름으로는 어두운 숲이라고 불리기도 하고, 오컬트 마니아의 최애 장소이지만 너무 무서워서 함부로 갈 수 없는 숲이 바로바로 빨래 숲이야!" (17p)

아무리 닦달을 해도 나였다면 절대 못 갔을 것 같아요. 울며 겨자 먹기로 끌려간 민시현은 이선미와 함께 자칭 '오컬트를 사랑하는 모임', 줄여서 '오사모'의 멤버들을 포함한 여섯 명과 3박 4일 일정으로 떠나는데, 그곳에서 그들이 마주한 것은······ 생생하게 겪었지만 아무것도 증거가 남지 않은, 그야말로 귀신이 곡할 노릇이 벌어졌네요. "잡아먹는다. 숲이, 인간을 잡아먹는다." (186p)라는 말 외에는 뭐라고 표현하기 어려울 것 같아요. 일본의 아오키가하라 숲이 어딘가 했더니 괴담 프로그램에 나왔던 죽음의 숲 주카이였네요. 수해, '나무의 바다'라는 뜻의 '주카이'라고 불리는 그곳을 제작진이 직접 방문했다가 시신을 발견하는가 하면 장비 이상 현상까지 발생하는 장면을 봤던 터라 이야기 속 어두운 숲이 그곳과 겹쳐져서 떠오르더라고요. 그때 제작진이 공항 검색대에서 두 명으로 인식되는 해프닝이 있었다는 후문이 더 오싹했는데, 여기에서도 숲을 탈출한 이후의 상황들이 더 기묘하고 서늘한 공포감을 줬네요. 그러다가 그 공포감의 실체, 저주의 근원을 생각하게 됐네요. 결코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될, 섣불리 건드려서는 안 될 것을 건드린 것은 그들의 의지였을까요, 아니면 홀렸던 것일까요. 무엇이든간에 이 이야기에 홀렸던 것만은 확실하네요. 무섭지만 재미있는, 그래서 끊을 수 없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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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물
전건우 지음 / &(앤드)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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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귀신 중에 가장 무서운 것이 수귀, 물귀신이라잖아요.

익사 사고가 빈발하는 강이나 계곡에는 수귀가 있는 거라고, 매년 여름 휴가철에 나오는 뉴스가 남의 일이 아니라서 더 무서운 것 같아요. 물에 빠진 이를 구하려다가 같이 빠져버린, 물이 삼켜버린 안타까운 생명들... 물이 깊은 것도 아니고, 물살이 센 것도 아니었는데... 늘 그렇듯 죽음을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은 일이네요.

《어두운 물》은 전건우 작가님의 장편소설이에요. 제목에서 짐작했듯이 검은빛이 감도는 현천강을 배경으로 한 공포 호러 오컬트 소설이네요.

방송국으로 걸려온 이상한 전화가 끔찍한 사건의 시작이네요. 제보를 받고 직접 현장에 나가 촬영하고 인터뷰하는 방송국 사람들, <비밀과 거짓말> 제작진이 겪은 이야기라서, 각 장이 테이크 TAKE 로 나뉘어져 있어요. TAKE 1 촬영부터 TAKE 10 결말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이야기였네요. 사실 제보 전화부터 소름이 오싹 돋았는데 가라앉을 틈이 없었네요.

ㅡ 네. 비밀과 거짓말 제작진입니다.

ㅡ 제보······ 해도 됩니까?

ㅡ 그럼요. 제보는 언제든 환영입니다. 어떤 걸 제보하시려고요?

ㅡ 수귀······

ㅡ 네? 다시 한번 말씀해 주시겠어요?

ㅡ 수귀가 있습니다. 물귀신.

ㅡ 아! 물귀신이요. 네. 알겠습니다. 혹시 물귀신, 그러니까 수귀를 목격하셨나요?

ㅡ 파주에 현천강이라고 있습니다. 거기 수귀가 삽니다.

ㅡ 파주, 현천강. 실례지만 이곳에 수귀가 산다는 증거 같은 게 있을까요?

ㅡ ······.

ㅡ 여보세요? 제보자님. 여보세요?

ㅡ ······ 강둑을 지나면 ······ 밤에 ······ 물에서 수귀가 나와 손짓을 한답니다. 같이 가자고.

ㅡ 아! 그러니까 그걸 직접 보셨다는 거죠? 조금 더 자세히 말씀해 주세요.

ㅡ 넷이 들어갔는데······ 둘만 나왔습니다. 수귀가 끌고 가서······

ㅡ 익사 사고가 있었나 보군요. 경찰에 신고는 하셨습니까?

ㅡ 아무도 안 믿어 줘서······.

(···)

ㅡ 아무튼 선생님께서는 사고를 당하지 않으셔서 다행입니다.

ㅡ 나야.

ㅡ 네?

ㅡ 물에서 못 나온······ 둘 중 한 명······ 나야. (30-32p)

도대체 현천강 부근 마을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문제는 그 비밀을 풀기 위해 나선 방송국 제작팀이 현장에 갔다가 사고를 당했고, 갑자기 비가 억수로 쏟아지면서 제작진과 출연진들, 전문가로 온 교수, 무속인과 애동제자까지 꼼짝없이 대피하게 됐다는 거예요. 마치 가둬버린 것처럼 말이죠. 단체로 뭔가에 홀린 듯이, 그들은 끔찍한 밤을 보내게 되는데... 죽고, 다치고 현장은 아수라장이 되었네요. 이들 중에서 막내 작가인 민시현은 남들에게 숨기는 특별한 능력이 있는데, 그게 본인 의지와 상관없이 발동하면서 어두운 비밀을 추적하는 역할을 맡게 되네요. 물은 소리 없이 스미고, 흔적 없이 모든 걸 쓸어 버린다는 말이 딱 맞네요. 폭우와 어둠을 몰고 온 수귀의 깊은 원한은 무엇일까요. 검은 강이 아무리 깊다 해도, 사람 속보다 더 깊고 어두울까요. 마지막 장, 검은 바탕 위에 적혀 있는······ 끝까지 소름 돋게 만드는 이야기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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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노자 자연스러운 삶을 위한 철학 - 세상에서 가장 쉬운 『에티카』 해설서
황진규 지음 / 철학흥신소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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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자연스러운 삶이란 무엇일까요.

이 책에서는 그 답을, 우리에게 자신의 본성대로 살아가는 모습이라고 알려주네요. 근데 왜 실천이 어려운 걸까요. 그건 본성을 본능으로 오해하여 왜곡된 욕망을 따르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앎'으로 '삶'에 이르는 방법과 '삶'으로 '앎'에 이르는 방법이 지헤로움으로 가는 길이요, 철학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라고 설명하는 이가 있네요. 바로 철학흥신소를 운영하며 앎과 삶을 연결하고 있는 황진규님의 책이 나왔네요.

《스피노자 자연스러운 삶을 위한 철학》은 황진규님이 마흔 즈음에 쓴 『에티카』에 관한 해설서, 개정판이라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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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의 유령들
M. L. 리오 지음, 신혜연 옮김 / 문학사상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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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어쩌다 이렇게 끔찍한 인간들이 된 걸까?"

"모르지. 원래부터 끔찍했는지도." (306p)

서로 이런 대화를 나누게 될 줄, 그들은 미처 몰랐을 거예요. 1997년 9월, 델러처 고전예술학교 4학년, 연기 전공인 일곱 명이 셰익스피어 작품을 준비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예요. 예술학교 특유의 자유로운 캠퍼스 분위기에서 불쑥 살인 사건이 등장하리라곤, 저 역시 예상하지 못했네요. 놀랍게도 이 소설은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무대 위가 아닌 현실에서 새로운 등장인물들을 통해 펼쳐내는 데에 성공했네요.

《셰익스피어의 유령들》은 M.L. 리오의 데뷔작이자 셰익스피어에게 바치는 일종의 오마주인 첫 번째 소설이라고 하네요. 첫 장에는 이 소설을 이끌어가는 주요 인물, 4학년생 일곱 명에 대한 소개가 나와 있어요. 리처드는 거침없고 솔직한 성격, 190센티미터가 넘는 키에 조각 같은 외모로 장군, 폭군 등 강렬한 배역을 도맡고 있으며, 넘치는 자신감 때문에 주변 사람들로부터 사랑과 증오를 동시에 받는 인물이에요. 메러디스는 아름다운 외모로 당당한 매력을 살린 유혹적인 배역을 주로 담당하고 있고, 2학년 봄부터 리처드와 사귀기 시작했어요. 렌은 리처드와 사촌 관계지만, 그와는 상반된 작은 체구와 부드러운 인상을 지녔어요. 알렉산더는 활기차고 장난스러운 성격에 어울리는 악당, 요정 배역을 자주 맡고 있으며, 늘 약물이나 알코올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어요. 필리파는 매사 침착하고 사려 깊은 성격으로 큰 키에 올리브색 피부, 중성적인 매력으로 여성은 물론 남성 배역까지 모두 소화하고 있어요. 메러디스와 렌에게 밀려 비중 없는 배역을 맡고 있어요. 올리버는 여러모로 지극히 평범하고, 스스로 동기들 중 가장 재능이 없으나 4학년까지 살아남은 건 순전히 운이 좋았던 거라고 생각해요. 어떤 배역이든 적당히 맡을 만한 실력이지만 무대에서 돋보이는 인물은 아니에요. 근데 프롤로그에 올리버가 '나'의 화자로 나와서 깜짝 놀랐네요. 제임스는 전형적인 영웅 캐릭터로 무대에 오르기만 하면 모두가 사랑에 빠지게 만드는 배우예요. 친구들이 인정하는 잘생긴 외모와 아이 같은 순수한 감성을 지녔으니 누군들 싫어하겠어요. 그를 싫어한다는 건 그의 탓이 아니라 그를 시기하는 마음 때문일 거예요. 마치 잘 짜여진 연극 무대처럼 일곱 명의 캐릭터가 누가 하나 빼놓을 수 없이, 각자의 배역을 상징하는 듯 보이더니, 역시나 서서히 갈등이 고조되면서 실인 사건까지 벌어졌고, 잔인하게도 그들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요.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주제, 인간 심리에 관한 셰익스피어의 작품 속 인물들이 새로운 방식으로 우리를 찾아왔네요.


"교수님도 우리 모두 자신의 틀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는 데 동의했어. 난 트로일러스 같은 사랑에 빠진 바보 역할을 하는 데 진력이 났고, 너도 늘 조력자 역할만 맡는 데 질렸을 거 아냐."

"그렇네, 네 말이 맞을 지도."

"뭐가 웃겨?"

"아무래도 크레시다 역은 네가 해야겠다. 우리 중에 그 역을 맡을 만큼 예쁜 사람은 너밖에 없으니까." (25p)

"자, 누가 한번 말해볼래? 우리의 좋은 연기를 방해하는 가장 큰 장애물이 뭘까?"

"두려움이요."

"맞아. 무엇에 대한 두려움이지?"

"약점을 들키는 거요."

"바로 그거야. 우리가 연기하는 건 기껏해야 인물의 50퍼센트밖에 안 돼. 나머지는 그냥 자기 자신이야. 그래서 사람들한테 자신의 실체를 내보이는 게 두려운 거지.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면 바보 같아 보일까 봐. 하지만 셰익스피어의 세계에서 열정이란 억누를 수 없는 것일 뿐, 부끄러운 게 아니야. 그러므로! 그 두려움을 없앨 거야, 바로 오늘부터. 숨기려고만 들면 좋은 연기를 해낼 수 없어." (46p)

"배우란 원래 불안한 존재니까. 감정과 자아, 질투라는 자극적인 요소들이 연금술을 만나 탄생한 신비로운 생명체. 그것을 한데 모아 뜨겁게 가열해 휘저으면 때로는 황금이 된다. 또 때로는 파멸이 되기도 하고." (8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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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어 제인 오스틴 - 젊은 소설가의 초상 디어 제인 오스틴 에디션
김선형 지음 / 엘리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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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12월 16일, 제인 오스틴 탄생 250주년을 맞아 오스틴의 열렬한 팬들을 위한 책들이 출간되고 있어요. 특별히 이 책은 초판 발행일까지 맞추었네요. 2025년 12월 16일.

《디어 제인 오스틴》은 김선형 번역가의 제인 오스틴 헌정 에세이네요.

세상에는 정말 제인 오스틴의 작가와 작품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요. 문득 왜 나는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오스틴의 소설을 재미있게 읽었지만 엄청나게 빠져들 정도는 아니었거든요. 제인 오스틴의 작품 다시 읽기로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다는 이들의 이야기를 접하면서 궁금했는데, 이 책을 통해서 약간의 힌트를 얻었네요. 저자는 우리가 몰랐던 제인 오스틴의 삶과 작품 세계를 알려주는 동시에 느리게 살아가며 사랑하는 방법을 이야기해주네요.

"제인 오스틴의 첫 소설과 마지막 소설은 말하지 못한 마음이 봇물 터지듯 나오는 이야기, 침묵하던 생각에 드디어 목소리가 생기는 이야기입니다. 『이성과 감성』의 엘리너와 『설득』의 앤은 누구보다 지혜롭고 누구보다 사무치는 감정을 느끼는 사람이지만 여러 이유로, 특히 결혼하지 않은 여자라는 이유로, 가족과 사회에 마음을 드러낼 길이 막혀 있어요. 사회적 발화는 언제 어디서나 권위와 규범의 문제이지요. ... 엘리너와 앤의 꿈은 보다 야심차고, 그들의 실천은 보다 금욕적입니다. 뉘앙스가 풍부한 자신의 자아를 온전히 세계에 새기고자 분투하되, 그것이 불가능하다 해도 끝까지 세계를 관용하고 용서하고 연민하고, 사랑할 태세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지요. ... 현명한 제인 오스틴과 그가 창조한 아름다운 사람들은 오랜 시간 고립과 고독과 침묵에 맞서 절망도 원망도 없이 부단히 분투하며, 끝내 목소리를 낼 자격을 쟁취하고 찬란하게 발화하고 발화합니다. 자기 자신에게, 또 자신을 둘러싼 세계에, 기어코 두 번째 기회를 허락하고 뒤늦을지언정 만개합니다." (59-60p)

저자가 제인 오스틴의 전작을 번역하고 싶다는 오랜 꿈을 실행에 옮기게 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더 이상 번역가로 살 수 없겠다고 절망하던 때였다고 해요. 건강상의 이유였는데 좌절과 절망에서 허우적대던 그 시기에 제인 오스틴의 『이성과 감성』과 『설득』을 다시 읽었고, 그녀의 소설이 로맨스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 말하지 못하던 사람들의 치열한 투쟁의 기록이자 희망의 전갈이라는 것을 느꼈다고 해요. 제인 오스틴은 언제나 고립되어 있거나 깊은 절망과 상실에 빠져 있는 사람들에게 위로를 주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전작 번역이라는 꿈이 현실화된 것은 이 년 전의 일이었대요. 그러니 이 책은 제인 오스틴의 전작을 다시 읽기 위한 준비 단계, 친절한 안내서라고 보면 될 것 같아요.

"한 번역가가 사랑하는 작가의 모든 문장을 덜컹거리며 통과하는 여정에서 일어나는 마음속의 사건들을 소상히 얘기해보고 싶었다" (280p)라는 저자의 고백처럼 사랑하는 텍스트 속 인물들과 교감하는 저자의 진심이 느낄 수 있었네요. 인공지능이 단숨에 번역해버리는 시대에 번역가들은 어떻게 될까, 다른 건 몰라도 문학 번역은 전문 번역가의 손길이 필요할 것 같아요. "사람이 사람에게 전하는 글쓰기가 제게 번역이라면 제인 오스틴에게는 편지입니다. 그래서 제인 오스틴의 소설을 전부 번역하겠다고 마음 먹은 그 순간, 저는 머릿속으로 이미 이 글들을 쓰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 사람만이 번역이라는 행위를 통해 문학에 대한 사랑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사람 번역가라서 자신이 번역하는 작품과 작가를 사랑할 수 있고, 작가와 작품의 세계를 알고자 고군분투할 수 있으며, 그렇게 얻은 앎을 사람인 당신에게 사랑하는 마음으로 건넬 수 있는 것입니다." (279-281p) 라는 말에 공감하네요. 사람이 사람으로 읽고 사람에게 다가서는 일을 어떻게 기계에게 맡길 수 있겠어요. 사람과 사람을 잇는 문학 번역처럼, 우리에게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잘 번역하는 힘이 필요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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