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기억해 - 소년과 두더지와 여우와 말, 그리고 폭풍우
찰리 맥커시 지음, 이진경 옮김 / 상상의힘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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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달아 이 책을 볼 수 있다는 건 행운인 것 같아요.

찰리 맥커시의 《소년과 두더지와 여우와 말》은 2020년 출간된 책인데 저는 2025년에 발견했고, 덕분에 그의 두 번째 책을 바로 만나게 된 거예요.

《언제나 기억해》의 부제는 '소년과 두더지와 여우와 말 그리고 폭풍우'예요.

첫 장을 펼치면 꽃밭 위에 오선지, 악보 위를 뛰노는 친구들이 그려져 있어요.


"푸른 하늘은 언제나 그대로지."

"서로가 서로의 피난처가 되지."

"새들이 부르는 노래마다 듣고 있는 누군가는 있어."


가사처럼 적혀 있는데 멜로디와 합쳐지면 어떤 노래가 될지 궁금해요. 두더지가 말하길, "넌 누구도 부를 수 없는 노래를 네 속에 가지고 있어."라고 했는데, 그건 바로 이 책을 읽는 모든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일 거예요. 저자는 이 책에 대해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어요.


"이 책은 저 역시 종종 느끼곤 하지만, 자신이 무엇을 찾고 있는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전혀 모르는, 서로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친구들에게 관한 이야기입니다. 그들이 알고 있는 것은 삶이 힘들기는 하지만, 서로를 사랑한다는 것입니다.

말은 늘 곁에 있는 존재이며, 그들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줍니다. 그들은 조용한 여우를 사랑합니다. 그러나 여우는 그 까닭을 의아해합니다. 두더지는 케이크를 머릿속에서 결코 떨쳐 버리지 못합니다. 그가 케이크보다 더 사랑하는 것은 친구들뿐입니다. 소년은 종종 불안해하고, 그들 모두를 깊이 사랑합니다. 그는 친구들을 잃을지 몰라 몹시 두려워하기도 합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성취해야 할 것이 아주 많은 것 같지만, 제 생각으로는 여기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당신의 노래를 부른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이뤄 낸 것입니다."


이것만으로도 어떤 내용인지 다 알 것 같다고요? 그럴 리가요, 이 책은 그림을 봐야 진짜 제대로 봤다고 할 수 있어요. 다들 똑같은 마음일 거라고 생각해요. 처음 《소년과 두더지와 여우와 말》을 봤을 때 이미 친구가 되었으니, 이번 책이 얼마나 반가웠겠어요. 보고 싶은 친구들을 다시 만났고, 폭풍우 속에서도 잘 헤쳐 나가는 모습이 어찌나 듬직하던지, 함께라서 더 좋았네요.


"우리를 데려다줘서 고마워." 소년이 말했습니다.

"서로 기대며 온 건데 뭘." 말이 말했습니다.

"넌 내가 잃어 버린 걸 되찾아 줬어." 두더지가 말했습니다.

"잃어 버린 게 뭔데?"

"경이로움."

···

"넌 정말 내게 아주 많은 걸 해줬어." 소년이 말했습니다.

"나는 너에게 해 준 게 딱히 없는데···."

"친구가 되어줬잖아."

말이 말했습니다. "그거야말로 정말 굉장한 일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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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과 두더지와 여우와 말 (10만부 판매 기념 한정판)
찰리 맥커시 지음, 이진경 옮김 / 상상의힘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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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봤을 때는 동화책이라고 생각했어요.

근데 이 책은 일러스트레이터 찰리 맥커시의 그림 에세이, 굳이 분류하자면 그래픽노블이라고 하네요.

그림을 그리는 작가인 찰리 맥커시는 이 책을 쓰게 된 이유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하네요.

"저는 여러분이 자신과 다른 사람들에게 더 많은 친절을 베풀며 용기 있게 살아가는 데에 이 책이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필요하다면 언제든 도움을 요청하기를 바랍니다. 도움을 요청하는 데에도 언제나 용기가 필요하니까요. 저는 이 책을 쓰며 스스로에게 종종 묻곤 했습니다. 도대체 왜 이 작업을 하는 걸까? 그러나 말이 말하듯 '인생은 일단 부딪쳐 보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당신 역시 날개를 펼치고 꿈을 좇아 날아 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 책은 제 꿈의 하나입니다. 저는 당신이 이 책을 재미있게 읽고 자신을 더욱 사랑하기를 바랍니다."

사실 이 책은 한참 전에 읽었지만 수시로 펼쳐보게 되는 책이에요. 소년과 두더지와 여우와 말 그림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거든요.

새해 첫 날, 누군가는 첫 번째로 들을 음악을 고른다고 하는데 저는 첫 번째로 읽을 책을 골랐어요. 물론 음악도 빼놓진 않았죠.

첫 장면은 소년과 두더지의 만남으로 시작되네요.


"안녕."

"난 아주 작아." 두더지가 말했어요.

"그러네." 소년이 말했지요.

"그렇지만 네가 이 세상에 있고 없고는 엄청난 차이야."

"이다음에 크면 어떤 사람이 되고 싶어?"

"친절한 사람." 소년이 대답했어요.


찰리 맥커시는 이 책을 우정에 관한 책이라고 설명해주네요. 친구들이 없었더라면 이 책을 쓸 수 없었을 거라고 말이죠. 삶에서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관해 생각하며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었고, 그 대화를 글과 그림으로 표현하여 인스타그램에 올린 것이 많은 이들의 호응을 받으면서, 책으로 출간되어 베스트셀러까지 되었으니 모두 친구들 덕분인 것은 맞네요. 이 책은 모든 사람들에게 친구가 되어주는 책인 것 같아요.

2026년은 병오년, 붉은 말의 해라고 하네요. 마침 이 책에도 든든한 말 친구가 등장하는데 진짜 좋은 친구가 해줄 수 있는 이야기를 해줘서, 몇 번이나 소리내어 읽었네요. 미움보다는 훨씬 더 많은 사랑이 있다는 걸 늘 기억하며 살아 보려고 해요.


"때때로 네게 들려오는 모든 말들이 미움에 가득 찬 말들이겠지만,

세상에는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랑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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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알기 전에는 시 없이도 잘 지냈습니다
류시화 지음 / 수오서재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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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시화 시인의 시집,

《당신을 알기 전에는 시 없이도 잘 지냈습니다》는 밤 여행자들을 위한 책이에요.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을 지나고 있다면 더더욱 멈추지 말고 나아가야 해요. 

조금만 더, 자신을 믿고 나아갈 힘을 얻기 위해 시집을 읽어요.

당신이 곧 시, 그러니 이제는 시 없이는 잘 지낼 수 없을 것 같아요.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요. 당신을 위한 시집이에요.




겨울 여행자는

여름 여행자보다 더

자신이 가고 있는 방향을 신뢰한다

차가운 별 아래 얼어붙은 길 걸어

어느 곳으로 나아가든

마침내는 봄에 다다를 것임을 알기에

어느 별의 가시를 밟고 걸어가든

머지않아 새벽에 이를 것임을 아는

밤의 여행자처럼

그래서 시인은

여름 여행자보다 겨울 여행자에게

낮의 여행자보다 밤의 여행자에게

시를 적어 보낸다

_ 류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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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만이 희망이다 - 박노해 옥중 사색, 개정판
박노해 지음 / 느린걸음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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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혼자 되뇌이는 말.

사람만이 희망이다...

우연히 한 편의 시로 만나게 된 박노해 시인 덕분에 힘든 시기를 잘 지나왔고, 늘 감사하는 마음이네요.

이 책의 초판은 1997년 초여름, 세상에 나왔으나 시인은 1991년 사노맹 사건으로 무기징역형을 선고받고 독방에 갇혀 있었네요.

그때 나는 무엇을 하고 있었나... 불의한 권력을 향해 몸 바쳐 투쟁한 분들을 생각하니 한없이 부끄러워지네요.

"'아직'에 절망할 때 / '이미'를 보아 / 문제 속에 들어 있는 답처럼 / 겨울 속에 들어찬 햇봄처럼 / 현실 속에 이미 와 있는 미래를 / 아직 오지 않은 좋은 세상에 절망할 때 / 우리 속에 이미 와 있는 좋은 삶들을 보아 / 아직 피지 않은 꽃을 보기 위해선 / 먼저 허리 숙여 흙과 뿌리를 보살피듯 / 우리 곁의 이미를 품고 길러야 해 / 저 아득하고 머언 아직과 이미 사이를 / 하루하루 성실하게 몸으로 생활로 / 내가 먼저 좋은 세상을 살아내는 / 정말 닮고 싶은 좋은 사람 / 푸른 희망의 사람이어야 해." (21p) 라는 <아직과 이미 사이>라는 시를 읽으면 다짐해보네요. 정말 닮고 싶은 좋은 사람이 되어야지, 그 마음으로 조금씩 노력하며 살겠어요. 잊지 않으려고 매일 쓰면서 되뇌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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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 베리에이션을 위한 요가 시퀀스 가이드
마크 스티븐스 지음, 오은수 옮김 / 동글디자인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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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마음 수행을 위한 명상 자세를 책으로 배웠어요.

편안하게 앉은 상태에서 어깨, 등, 허리를 쫘악 펴고 양발이 다 허벅지 위로 올라오는 결가부좌인데 조금만 시간이 지나도 다리가 저려와서 자세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아요. 평소에 한쪽 다리를 반대쪽 허벅지에 올려놓는 반가부좌(책상다리 혹은 양반다리)로 앉을 때는 전혀 의식하지 않아서 몰랐는데 가만히 한자세를 유지해보니 저절로 몸과 마음이 하나로 집중이 되더라고요. 명상에 대한 관심이 많아서 요가를 배우고 싶었는데, 혼자서도 따라해 볼 수 있는 실전 가이드북이 나왔네요.

《무한 베리에이션을 위한 요가 시퀀스 가이드》는 세계적인 요가 교육자, '요가 강사들의 강사'로 불리는 마크 스티븐스의 책이에요.

우선 이 책은 손바닥만한 상자 안에 요가 시퀀스 카드 100장과 작은 책자로 구성되어 있어요. 작은 책자에는 요가 시퀀스의 철학과 원리, 매끄러운 시퀀싱의 원리, 요가 수업의 전개 구조를 알려주고 있어요. 요가 지도자 입장에서 어떤 기준으로 전체 요가 수업의 구조와 시퀀스를 결정하는 데에 필요한 내용이지만 초보자에게도 매우 유익한 구성이네요. 요가 시퀀스를 구성하는 지도자의 역할이 무엇이며, 단순한 동작에서 복합적인 동작으로 전개되는 기본적인 시퀀스의 원리를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되네요.

"요가를 가르치는 기술과 과학은 수련생의 필요와 의도를 존중한 아사나(Asana, 자세)와 프라나야마(Pranayama, 의식적인 명상호흡), 명상 시퀀스를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창의적으로 표현된다. 시퀀스의 기본 질문인 '왜 이 동작을 해야 하고, 다음 순서로 왜 저 동작을 해야 하는가?'를 끊임없이 곱씹는다. 가이드라인을 참고한다." (8p)

"많은 수련생들이 요가를 주로 운동, 스트레스 완화, 마음 진정 또는 내적 성장을 느끼기 위해 시작하는데, 요가 강사에게 중요한 것은 어느 특정 영역에 더욱 초점을 두더라도 모든 요소가 조화롭게 통합된 시퀀스로 수업을 제공하는 것이다. 몸과 마음, 정신, 감각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16p)

저자는 요가 수련생과 지도자에게 다양한 요가 시퀀스를 만들 수 있는 자원을 제공하기 위해 필수 요소만 담은 카드 형태로 제작했다고 하네요. 아사나 카드 100장을 살펴보면 앞면은 아사나의 피크 포즈가 나와 있고, 뒷면에는 '어떻게 몸을 열까', '어떻게 안정화할까', '다음 단계', '긴장 완화 자세' 순으로 설명이 나와 있어요. 책자에는 기본 원리 해설과 함께 다양한 레벨의 요가 수업에 적용할 수 있는 기본 아크형 템플릿이 있어서 각자 수준에 맞는 시퀀스 구성으로 수련할 수 있어서 실용적이네요. 추운 겨울, 집에서 꾸준히 할 수 있는 건강법을 찾았네요. 나만의 요가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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