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사람이 그리운 날엔 시를 읽는다 문득 사람이 그리운 날엔 시를 읽는다 1
박광수 엮음.그림 / 걷는나무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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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읽으면 마음 설레던 때가 있었습니다.

누군가 사랑을 하면 시인이 된다고 했던가요. 비록 멋진 시를 쓸 수는 없지만 시를 읽으며 내 마음을 표현하던 때도 있었습니다.

모두 과거형.

<문득 사람이 그리운 날엔 시를 읽는다-.>는 박광수님이 골라놓은 100편의 시가 예쁜 그림과 함께 담겨 있습니다. 마치 저를 위한 선물처럼 느껴져 기분이 좋았습니다. 한 권의 책이 읽는 사람의 마음에 전해진다면 그것이야말로 멋진 선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좋은 글귀나 시를 만나면 노트에 적어놓은 적이 있습니다.  세월이 흘러도 그 노트를 보면 그때의 느낌이 그대로 전해집니다. 작가의 말처럼 이 책에 골라 놓은 시들을 보고 있노라니 온기가 느껴집니다. 그리고 저의 지난날들을 떠올리게 됩니다. 전부 지나간 옛일이라고 잊고 있었는데 문득, 불현듯 떠오릅니다. 사람이 그리운 날, 사랑이 그리운 날입니다. 메마른 가슴을 적셔주는 시와 함께 견뎌보려 합니다. 

외롭고 힘들다는 건 우리가 살아있다는 증거겠지요?

기쁜 날만을 바라던 어린 시절에는 견딜 수 없을 것만 같았던 일들이 지금 돌아보니 모두 지난 일들이 되었습니다. 어쩌면 힘들고 괴로운 기억들은 일부러 잊으려고 가슴 깊숙이 묻어두었는지도 모릅니다. 다시 꺼내어 본다는 건 상처딱지를 억지로 떼어낸 듯한 아픔을 남깁니다. 내게는 상처가 아물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이 책을 펼쳐 들고 몇 번이나 혼자 상념에 빠졌습니다. 나는 왜이리 나이를 쉽게 먹었는가, 그런데 사는 건 왜이리 어려운가.

시를 읽다가 중간중간 박광수님의 글들을 보니 괜시리 코끝이 짠해집니다. 나이가 든다는 건 가끔 서러울 때도 있지만 때로는 좋은 점도 있는 것 같습니다. 인생을 조금 알게 됐다는 것, 그래서 누군가의 인생을 아주 조금 공감할 수 있다는 것. 어릴 적에는 인생은 혼자 가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나이드니 주변을 둘러보게 됩니다. 생각보다 가진 것이 더 많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혼자 잘나서 잘 산 것이 아니였구나. 아무리 힘들어도 살아 있으니 감사하고, 웃을 수 있으니 기쁩니다. 오늘은 왠지 밤하늘 별을 보고 싶습니다.

 "당신 ... 잘 지내나요?"

"네 ... 덕분에 ... 당신도 잘 지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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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과 짐 에디션 D(desire) 6
앙리 피에르 로셰 지음, 장소미 옮김 / 그책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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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줄 앤 짐>의 원작 소설을 만났다.

이제야 알 것 같다. 프랑스 영화가 난해한 것이 아니라 그들을 이해하지 못했던 거라는 걸 말이다.

자유로운 영혼과 육체의 상관 관계는 무엇일까?

두 남자 줄과 짐의 우정이란 무엇일까? 사랑하는 여인까지 공유할 수 있다는 게 도저히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또한 그것이 여인의 선택이란 점이 핵심이다. 그녀가 줄을 사랑했고, 그 다음에는 짐을 사랑했다. 줄과 짐은 그녀가 그들 중 한 명을 사랑할 때 나머지 한 명은 둘의 사랑을 축복했다. 그래야만 그들 곁에 머물 수 있기 때문이다.

소설로 만난 줄과 짐 그리고 두 남자의 공통분모 속에 있는 여인들은 현실과 동떨어진 세계를 살고 있는 것 같다. 자유롭게 연애하며 사랑을 나누고 여행을 다니며 젊음을 즐기는 그 모든 것이 청춘의 증거라면 그들은 영원한 청춘들이다. 여리고 아름다운 루시를 사랑하여 청혼했지만 거절당한 줄은 루시를 곁에 두고 싶어 친구인 짐과 루시가 결혼하기를 바란다. 하지만 루시는 두 남자들에게 우정 이상의 선을 넘지 않는다. 오직 바라보는 것만 가능한 예술품 같은 여인, 루시는 남자들이 꿈꾸는 이상적인 여인상 같다.

평생 자유만을 즐길 것 같은 예술가적인 줄이 원했던 건 결혼이었다. 결국 그는 그리스 여신의 미소를 닮은 카트린과 결혼함으로써 자신의 영혼을 가정에 정착시키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그건 짐이 카트린과 만나기로 약속한 날 서로 어긋났기 때문에 카트린의 선택을 받지 못한 결과였다. 이후 전쟁으로 인해 연락이 끊긴 채 살아가던 짐은 줄의 편지를 통해 소식을 듣게 된다. 줄은 카트린과 두 딸을 낳아 살고 있었고, 짐을 그들의 집으로 초대한다. 놀랍게도 줄이 짐을 초대한 건 카트린을 위해서였다. 그녀는 새로운 사랑이 필요한 여인이었다. 짐에게 사랑을 표현하는 카트린과 그것을 지켜보는 줄은 아무런 갈등없이 함께 지낸다. 줄은 카트린을 위해 이혼을 해주고 그들과 함께 지내면서 마치 수도승처럼 글만 쓰며 조용히 살아간다. 짐과 카트린은 두 사람의 아이를 낳기 위해 결혼을 하지만 좀처럼 아이가 생기지 않고, 그 와중에 오해가 생겨 헤어진다. 다시 줄과 재혼한 카트린을 보고 짐은 자신의 오랜 친구이자 연인이 질베르트에게 돌아간다. 카트린은 짐이 다른 여자를 만나면 질투하고 그에 대한 복수로 알베르, 해롤드 등 다른 남자와 사랑을 나눈다. 그리고 자신이 복수한 사실을 짐에게 말한다. 짐은 줄과 달리 크게 분노하고 질투한다. 카트린은 열정적인 사랑만큼이나 질투를 삶의 에너지처럼 분출시킨다. 카트린의 삶은 자유롭다기 보다는 주체할 수 없는 본능으로 늘 불안정해보인다. 자신을 현실에서 붙잡아 주는 남자 줄과 사랑의 환상을 충족시켜주는 남자인 짐 사이에서 위태롭게 외줄을 타는 것 같다. 짐은 오래된 연인 질베르트가 줄과 같은 존재라고 주장하지만 카트린은 절대로 질베르트는 줄이 아니라고 말한다.

짐과 카트린의 사랑이 정말로 운명적 사랑이라면 왜 그들 사이에 다른 사람들이 함께 있어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 굳이 결혼을 한 뒤에 두 사람의 아이를 낳으려고 한 것도 이해할 수 없다. 운명의 장난처럼 짐과 카트린의 아이는 세상에 나올 수 없었지만 말이다. 카트린은 두 딸을 낳고도 모성애에 연연하는 엄마가 아니었던 것을 보면 아이를 갖고 싶은 짐을 위한 카트린의 노력이었던 것 같다.

정말 이상한 것은 이들의 삶을 전혀 공감할 수도, 이해할 수도 없는데 계속 바라보게 된다는 점이다. 한 번 펼쳐든 책은 순식간에 마지막 장에 이르게 된다.

앙리 피에르 로셰는 자신의 첫 소설 <줄과 짐>을 일흔네 살에 출간하며 작가가 되었다. 이십대 때 지녔던 작가의 꿈을 일흔 넘은 나이에 이뤘다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이다. 어쩌면 인생의 연륜이 농축되어 들려준 이야기라서 더욱 실감나게 몰입되었는지도 모르겠다. 타인의 인생을 어떤 편견이나 판단 없이 그냥 묵묵히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 같다. 줄과 짐의 만남은 19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근 100년 전이라는 시간이 무색하게 느껴질 정도로 그들의 삶에서 연애와 사랑은 자유분방하다. 두 남자와 한 여자가 동시에 사랑할 수 있을까? 삼각관계에 처한 사람들이 서로를 질투하지 않고 공평하게 사랑을 나눈다는 게 현실에서 가능할까? 놀라운 이국의 풍경을 바라보듯 치열한 사랑의 끝을 본 것 같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이보다 더 솔직하고 적나라한 삶이 또 있을까.

다리 위를 신나게 달리는 세 사람. 원래 원서에는 여주인공 이름이 카트인데 워낙 영화로 널리 알려진 작품이라 영화 속 이름인 카트린으로 번역되었다고 한다.

줄 + 짐 = 카트린?
아마도 이 책 덕분에 프랑소와 트뤼포 감독의 영화 <줄 앤 짐>을 다시 보게 될 것 같다.


"내가 꿈꾼 사랑은 아닐세."

짐이 물었다.

"그런 사랑이 존재하기는 할까?"

"물론일세. 루시에 대한 내 감정이 있잖나."

'그건 자네가 그녀를 소유하지 못했기 때문이야.' 짐은 이 말을 속으로 삼켰다.

줄이 이어 말했다.

"게다가 내가 날 잘 아는 데, 난 아마 어떤 여자가 날 사랑한다면 절대 용서하지 않을 걸세. 날 사랑한다는 건 타락했다거나 타협했다는 걸 의미하니까……. 루시는 용케 빠져 나갔지. 그녀는 나의 아주 작은 부분도 받아들이지 않네."

짐이 말했다.

"모든 남자들이 그렇게 생각할 수 있네."

줄이 대답했다.

"응, 생각할 수는 있겠지. 하지만 난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 걸."

"그렇다면 대단하고 존경스러운 일일세. 어떤 의미로는 조금은 순교 같은 거니까. 그게 바로 자네 인생의 핵심일세. 혹시 루시가 자네를 사랑한다면 ……"

줄이 대답했다.

"그렇다면 더 이상 루시가 아닐 걸세." (44-45p)


카트린은 만사를 축제로 만들었다. ...... "삶은 휴가의 연속이어야 해요." (111p)


어느 날, 카트린은 아픈 큰딸을 데리고 병원에 가서 의사한테 말했다.

"제 외동딸이에요, 선생님."

깜짝 놀란 큰딸이 동생을 언급했고, 의사가 물었다.

"어떻게 된 거죠?"

카트린이 대답했다.

"그 애는 제 둘째 외동딸이에요."

아마 연인들에 대해서도 이렇게 말할 수 있었으리라. (138-139p)

카트린이 말했다.

"우리는 정말이지 순간 동안만 사랑하는 것 같아."

이 순간은 늘 다시 찾아들었다.

"사랑은 사람들이 자진해서 받아들이는 형벌이야."

줄이 말했다. (28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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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이 생생한 한국사 - 회전퍼즐퀴즈로 풀어가는 상식이 생생한 시리즈
박영수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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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이 생생한 한국사>는 회전퍼즐퀴즈를 풀면서 한국사 지식을 배울 수 있는 책이다.

한국사에 대해 배운다고 해서 딱딱한 지식 전달식의 책이라면 엄청 지루했을 것이다. 하지만 퀴즈를 푸는 방식이라면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것 같다.

회전퍼즐퀴즈 책은 이전에 <회전퍼즐퀴즈 도전! 고사성어>를 통해서 알게 되었는데 이렇게 다양한 주제로 활용할 수 있다니 좋은 것 같다.

이 책에는 회전퍼즐퀴즈와 정답 그리고 한국사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60개의 회전퍼즐퀴즈는 순서와 상관없이 풀 수 있고, 퀴즈와 관련된 역사 지식에 대한 추가 설명이 되어 있다. 책 사이즈가 한 손에 들 수 있는 문고판 정도라서 외출하거나 여행 중에 가져가면 즐거운 여가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가방 속에 넣고 다녀도 부담없는 부피의 책이다.

아이들과 함께 외출하면서 이 책을 가방에 넣어갔는데 이 책 덕을 톡톡히 봤다. 평상시 같으면 이동하는 시간을 지루하게 여겼을 아이들에게 책을 보라고 줬더니 재미있는 놀이처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한국사 지식이 없어도 정답과 해설이 있으니까 여럿이 책으로 퀴즈 놀이를 하면서 즐길 수 있었던 것 같다.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도 놀이는 즐겁다. 흔히 책은 혼자 조용히 읽는다고 생각하겠지만 <상식이 생생한 한국사>는 여럿이 함께 떠들면서 즐겨야 더 좋은 책이다. 책 크기처럼 작고 가벼운 마음으로 보면 된다.

사람의 마음이 참 희한한 것이 공부라고 생각하면 하기 싫은데 놀이라고 생각하면 자꾸 하고 싶어진다. 기묘사화를 몰라도 퀴즈를 풀면서 알아갈 수 있다. 회전퍼즐퀴즈를 하나 풀면 일곱 가지의 단어를 맞추게 된다. 한국사에 나오는 용어들이 퀴즈를 통해서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다.  

책의 맨 뒤에는 회전퍼즐퀴즈 60개에 포함된 414개의 한국사 용어가 수록되어 있다. 한국사 상식을 다시 복습한다는 생각으로 살펴보면 스스로 얼마만큼 한국사를 익혔는지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한국사 상식은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필수적으로 알아야 할 내용이다. 어렵고 지루한 책보다는 기왕이면 재미있는 책으로 시작하면 좋을 것 같다. 우리가 심심풀이로 하는 끝말잇기 놀이를 하듯이 회전퍼즐퀴즈을 하면서 한국사 상식이 쌓이는 유익하고 즐거운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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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영어 잘하는 아이 - 배움이 즐거운 통합형 영어 놀이 길잡이 늘 책 읽는 아이 2
박성연 지음, 수아 그림, 고성란 감수 / 꿈꾸는사람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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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영어 잘하는 아이>는 초등 저학년을 위한 동화입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주인공 다완이를 통해서 영어를 잘 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영어공부 비법서는 아닙니다.

초등학교 2학년 다완이는 세상에서 영어 공부가 제일 싫은 아이랍니다. 영어보다 태권도를 하고 있을 때가 더 좋고, 그 다음으로 좋은 건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라서 다완이는 여자 친구들 중에서 제일 키가 큽니다. 엄마는 이번 여름방학 때 아빠와 함께 유럽 여행을 가기로 했는데, 다완이는 방과 후 영어 수업에서 레벨 테스트를 통과해야 같이 갈 수 있다고 합니다. 어떻게 해야 다완이는 레벨 테스트를 통과할 수 있을까요?

다완이 엄마처럼 부모 입장에서는 우리 아이가 영어를 잘 하기를 바랄 겁니다. 하지만 영어 공부를 억지로 시키면 오히려 영어 자체를 싫어하는 아이가 될 수 있습니다. 스스로 영어를 잘 하고 싶다는 동기가 중요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다완이 엄마는 유럽 여행을 제안했고, 영어를 싫어하던 다완이도 꼭 레벨 테스트에 통과하고 싶은 마음이 생깁니다. 다완이는 친구들의 도움으로 영어 공부 계획표도 짜고 영어 단어 맞추기 놀이 등을 하면서 영어의 재미를 느끼게 됩니다. 영어를 공부로 생각하면 정말 하기 싫고 힘들겠지만 다완이처럼 친구들과 함께 영어 공부를 한다면 영어가 즐거운 놀이가 될 것 같습니다.

책에서 알려주는 영어 공부 팁 중 하나는 일상에서 영어 습관을 들이는 방법입니다. 아침에 일어날 때 영어 동요 CD를 듣고 쉬는 시간에는 영어 그림책을 보고 주말에는 영어 만화 영화를 보고 자기 전에는 영어 일기 쓰기 등처럼 매일 꾸준히 영어를 접하는 노력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다완이 또래 친구들이 이 책을 통해 '나도 영어를 잘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길 것 같습니다. 요즘은 영어를 유치원부터 공부해서 잘 하는 친구들이 많습니다. 초등학교에 입학해서 영어 공부를 처음 시작한 아이들은 영어 잘하는 친구들 때문에 주눅들거나 오히려 영어가 싫어질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다완이처럼 스스로 노력하면 얼마든지 영어 실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 유럽 여행 만큼은 아니어도 각자 자신이 영어를 잘 하고 싶은 구체적인 동기를 가진다면 영어가 훨씬 즐겁고 재미있는 공부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통해 영어 공부법을 배울 수 있는 책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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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느끼던 밤을 기억하네 - 엄마 한국대표시인 49인의 테마시집
고은.강은교 외 지음 / 나무옆의자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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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어머니.

흐느끼던 밤을 기억하네.

저는 평소에 꿈을 거의 꾸지 않습니다. 아니, 기억하지 못합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살면서 기억하는 꿈 중에서 잊을 수 없는 꿈이 있습니다.

어찌나 생생하던지 자면서 흐느껴 울어서 깨고나니 베갯잇이 흠뻑 젖었습니다.

엄마가 돌아가신 꿈.

꿈에서 깨고나서 그냥 꿈이라는 사실에 얼마나 기뻤던지.

다행히 꿈은 반대라고, 엄마는 오래오래 사실 거라고 해몽하니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살면서 늘 감사드리는 건 엄마가 제 곁에 살아계시다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정말 이상한 건 이제는 '엄마'라는 단어를 들을 때마다 가슴이 뭉클해지고 눈물이 난다는 겁니다.

라디오에서 우연히 '엄마'에 대한 글을 듣는데 저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엄마를 통해 이 세상에 나왔습니다. 세상의 빛을 보게 해준 사람.

<흐느끼던 밤을 기억하네>는 한국의 대표시인 49인이 '엄마'라는 주제로 쓴 시를 모아놓은 시집입니다.

고은, 김종철, 김종해, 문인수, 송수권, 오세영, 이건청, 정진규, 정호승, 최돈선, 강은교, 김명리, 김승희, 김이듬, 노혜경, 문정희, 신현림, 신혜정, 유안진, 이근화, 이진명, 고영, 고영민, 권대웅, 김완하, 김응교, 김주대, 김태형, 도종환, 류근, 박주택, 박지웅, 배한봉, 손택수, 윤관영, 이승하, 이재무, 이진우, 이창수, 이흔복, 장석남, 전윤호, 정병근, 정일근, 정한용, 정해종, 조동범, 조현석, 함민복.

시인의 이름을 쭉 적다보니 그 이름마다 '엄마'라는 단어를 붙여 읽어보게 됩니다.

시작(詩作) 메모에는 시인들이 엄마, 어머니의 기억이 적혀 있습니다. 사랑합니다. 아름다운 엄마, 어머니께 드리고 싶은 말은 "사랑합니다"입니다.

시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시를 읊을 줄도 모르지만 이 시집을 읽는 동안은 시인의 마음이 되는 것 같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보는 시집입니다. 함축된 의미를 헤아리지 못해 어렵게만 느꼈던 시가 '엄마'라는 단어만으로 그냥 그대로 전해지는 느낌입니다. 무엇을 말하려는지, 어떤 심정인지 알 것 같습니다. 엄마를 위한 시를 지을 수는 없지만 엄마를 생각하며 편지를 써야겠습니다. 죄송한 마음, 고마운 마음을 말로 표현하기 어려워 꺼내지 못했는데 부족한 글로 몇 자 적어야겠습니다. 편지를 받아보실 수 있는 엄마가 계셔서 저는 참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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