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버무어 두 번째 이야기 원더스미스 1 - 모리건 크로우와 원더의 소집자 네버무어 시리즈
제시카 타운센드 지음, 박혜원 옮김 / 디오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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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건은 열두 살.

정확히 1년 전, 모리건 크로우는 저주받은 아이라서 죽을 운명이었다가 극적으로 비밀의 도시 네버무어로 왔어요.

모리건을 데려온 사람은 주피터 노스예요. 주로 '주피터 노스 대장'이라고 불리며 호텔 듀칼리온의 주인이기도 해요.

네버무어 두 번째 이야기는 열두 살 생일을 맞은 모리건이 원드러스협회의 919기 신입 회원이 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돼요.

그러나 모리건 인생에 순탄함이란 존재하지 않나봐요.

원드러스협회 입회식 자리에서 주피터는 모두에게 공개했어요. 모리건은 원더스미스라고.

주피터의 비기는 위트니스예요. 있는 걸 그대로 보는 능력.

그가 모리건을 원더스미스라고 밝히는 순간 모두가 일제히 폭탄이 터진 것마냥 충격을 받았어요.

네버무어의 가장 무서운 적인 에즈라 스콜이 바로 원더스미스거든요. 에즈라 스콜은 괴물 군대를 만들어 네버무어를 정복하려 했고, 자신에게 맞섰던 용감한 사람들을 학살했어요. 그래서 자유주에서 영원히 추방당했어요.

모리건은 에즈라 스콜이 지휘하는 악귀 같은 사냥꾼과 말, 사냥개 군단인 연기와 그림자 사냥꾼에게 무자비한 습격을 당했어요. 그때 똑똑히 목격했어요. 에즈라 스콜의 어둡고 텅 빈 눈, 검게 변한 입, 날카롭게 드러낸 이를. 무엇보다 끔찍한 건 에즈라 스콜이 모리건을 제자로 삼기 위해서 붙잡아 가려고 했다는 거예요.


"어째서 위험하게 저 아이를... 다른 아이들과 같...같이 두는 거죠?"

모리건은 점점 얼굴이 뜨거워졌다. 사람들은 모리건이 전염병이라도 되는 듯 말하고 있었다.

너무나도 익숙한 감정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태어나서부터 11년 동안 줄곧 모리건은 자신이 저주받은 아이라고 믿었다.

가족과 마을을 비롯해 모리건이 나고 자란 윈터시 공화국 어디에서든 나쁜 일이 벌어졌다 하면

무조건 모리건의 탓이었다. 지난해가 저물 즈음에서야 모리건은 그게 사실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

저주받은 아이였을 때의 기분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는 모리건은 결코 그런 경험을 다시 하고 싶지 않았다.  (72p)


주피터의 폭탄 발언 이후 퀸 원로는 선언했어요. 원드러스협회 원로들은 모리건 크로우를 919기 신입 회원으로 받아들인다고. 또한 모리건이 원더스미스라는 사실은 이 자리에 모인 회원들만의 비밀이라는 것, 혹시나 이를 어긴다면 919기 아홉 명 전원은 원협에서 영원히 제명당한다는 것.

919기 신입 회원은 모리건을 포함하여 모두 아홉 명의 아이들이에요.

모리건 크로우, 원더스미스.

케이든스 블랙번, 최면술사.

프랜시스 피츠윌리엄, 요리 예술가.

마히르 이브라힘, 다중언어 구술자.

아나 칼로, 힐러.

타데 매클라우드, 파이터.

호손 스위프트, 용의 기수.

아칸 테이트, 소매치기.


원협 입회식에 다녀온 다음날 아침, 모리건의 오른손 집게손가락 지문 위에 금빛 W 문양의 표식이 나타났어요. 그 인장은 회원들을 위한 것으로 인장이 있는 사람만 다른 사람의 인장이 보여요. 어디에서나 서로를 알아볼 수 있는, 그러니까 가족의 표식인 거죠.  형제자매여, 평생의 신의로~~~

모리건은 자신이 가진 물건 중 금빛 W 배지를 가장 소중히 여겼는데 그럴 필요가 없었던 거예요. 이미 몸에 새겨진 인장을 통해 가족임이 증명되니까요.

주피터가 입회식 전에 천사 이스라펠을 찾아가 설득해서 보증 동의서에 마지막 서명을 받지 못했다면 모리건은 현재 919기 신입 회원이 될 수 없었어요. 그만큼 네버무어 사람들은 윈더스미스라는 존재를 두려워하고 있어요. 다행히 주피터가 모리건의 든든한 보호자 역할을 해준 덕분에 버텨낼 수 있었어요.

겨우 열두 살... 모리건 크로우는 정말 대단한 아이인 것 같아요. 진심으로 모리건을 응원하게 되네요.

진짜 흥미진진한 이야기는 지금부터 시작이에요.  

모리건의 방 한쪽에 작은 금빛 동그라미가 보이더니 문이 생겼어요. 자그마한 금속 W 문자에 환하게 불이 들어왔고, 오른손 집게손가락 끝에 새겨진 W 인장으로 빛이 들어온 동그라미를 눌렀더니 문이 휙 열렸어요. 그건 바로 홈트레인. 그 방에는 모리건의 몸에 딱 맞는 검은색 옷과 부츠가 있었어요. 전부 갈아입자 또다른 문이 생겼어요. 다시 열고 나가보니 작은 원더철역이 나타났어요. 승강장에 매달린 간판에는 919역이라고 적혀 있어요. 919기 회원만 탈 수 있는 열차가 도착했어요. 엄밀히 말하면 열차가 아니라 객차 한 칸인데 그곳에는 마리나 치어리 차장이 반갑게 아이들을 맞아주었어요. 홈트레인은 각각 918, 917, 916이라고 숫자가 칠해진 객차들이에요. 치어리 씨는 1번 승강장에 객차를 세우고 919기 아이들을 내려 주었어요. 919기 아이들이 갈 곳은 프라우드풋 하우스, 이곳에서 원드러스협회 새내기들 교육을 하고 있어요. 이른바 마법 학교인 거죠.

찰턴 오총사, 자기들끼리 부르는 이름인데 바즈 찰턴이 조직한 패거리예요. 모리건이 원드러스협회에 들어온 걸 못마땅하게 여겨서 괴롭혔다가 그만...

더군다나 협박 편지로 인해 919기 동기들은 위기에 빠지지만 끝까지 약속을 지켰고, 그 모습에 모리건도 의지를 불태우게 됐어요. 그러나 모리건은 자신을 향한 차가운 시선들을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에휴, 결정적인 순간 2권으로 이어진다고 하네요. 가엾은 모리건, 너무 마음 아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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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어 노트 움직씨 퀴어 문학선 1
구묘진 지음, 방철환 옮김 / 움직씨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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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어떤 연예인 부부의 이름이 포털사이트 검색 1, 2위를 오르내리고 있어요.

권태기로 인해 이혼하자는 남편과 가정을 지키겠다며 이혼을 거부하는 아내.

드라마를 통해 만나서 사랑에 빠졌고, 둘만의 프로포즈를 세상에 알리며 결혼했고, 3년만에 사랑이 식었음을 공개했네요.

만약 <악어노트>를 읽지 않았다면 이 뉴스를 그리 주목하지 않았을 거예요.

사랑이라는 감정이 현실에서 어떻게 녹슬어가는지 본 것 같아 너무나 씁쓸했어요.

<악어노트>는 주인공 라즈가 쓴 노트 형식으로 된 소설이에요.

라즈는 주인공의 진짜 이름이 아니라 후배 탄탄이 붙여 준 별명이에요.

대학생 라즈는 수령을 사랑하고 있어요. 라즈의 노트에는 대학생의 일상과 함께 미묘한 감정들이 적혀 있어요.

불쑥 등장한 악어는, 라즈의 또다른 자아라고 할 수 있어요.

"헤이, 친애하는 악어야, 안녕?"  (122p)

청춘의 기록... 너무나 외롭고 고통스러운 한 사람이 보이네요.

라즈는 이미 그 끝을 알고 있었나봐요.

"나는 나 자신이 되기 싫다. 나는 수수께끼의 끝을 알지만, 그것이 드러나는 것이 보기 싫다.

너를 처음 보았을 때, 나는 너를 미친 짐승처럼, 뜨거운 불꽃처럼 사랑하게 될 거라는 것을 한눈에 알았다.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면 안 된다. 허락할 수 없다.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질 일이며 나는 피범벅이 될 것이다.

너는 나를 일깨워 나 자신의 열쇠가 되게 할 것이다. 그것이 열리는 순간 비방이 내 몸을 날려 버리고

자신을 증오하는 나조차 이 육체 안에 존재하는 나를 제거하려 들 것이다."    [노트 1-8  중에서] (37p) 

소설이라기에는 너무나 세밀하게 내적 갈등과 혼란스러운 감정들을 묘사하고 있어서 진짜 누군가의 일기장을 보는 것 같았어요.

주인공 라즈는 여자를 사랑하는 여자예요. 당시 대만 사회에서 동성애는 절대 용인될 수 없는 일이었어요. 사랑이라는 감정 때문에 자신을 증오하게 된 라즈.

저자 구묘진은 실제 레즈비언이며 <악어노트>가 첫 번째 장편소설이자 대표작이라고 해요. 1994년 출간된 이후 대만의 '혼인평권'운동을 촉발시켰고, 대만은 아시아 최초의 동성혼 법제화 국가가 되었어요. 이 책의 국내 초역본이 출간된 5월 24일 대만에서는 여성 총통 차이잉원의 서명하에 동성 부부 526쌍이 혼인신고를 했다고 해요.

구묘진은 만 스물다섯 살이었던 1994년에 프랑스 파리로 이주해 임상심리학과 여성학을 공부했고, 이듬해인 1995년에는 대만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상이 중국시보 문학상을 수상했으나 유작인 <몽마르트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어요. 이럴 수가... <악어노트>에서 그토록 절절하게 고통을 호소하며 자기를 부정하고 학대했던 모습이 진심이었다니 너무나 안타깝고 슬펐어요. 

​자신의 정체성을 '악어'로 묘사한 것은 정말 탁월했던 것 같아요.

이 책을 읽으면서 깨달았어요. 악어를 볼 때 한 번도 성별이 뭘까를 생각해 본 적이 없다는 걸. 악어는 그냥 악어일 뿐이지 암컷이냐 수컷이냐 따져본 적이 없었어요.

악어는 알에서 부화활 때 물의 온도에 따라 성별이 결정된다고 해요. 온도라는 환경조건에 따라 얼마든지 바뀔 수 있는 성별이, 왜 유독 인간에게는 차별의 조건이 되는 건지 이해할 수 없어요. 동성애에 대한 편견은 인권 차별이자 폭력이라고 생각해요. 동성애라는 표현도 사라졌으면 좋겠어요. 인간이 인간을 사랑하는데 성별을 표시해야 할 이유가 있나요. 문제는 사회의 편견과 차별이라는 것을 우리 모두가 깨달아야 해요. 사랑하는 게 죄가 되어서는 안 되잖아요.  마음껏 사랑해도 아픈데, 사랑하지 못하면 얼마나 더 아플까요.  어쨌든 ​누구라도 사랑했다가 헤어지면 아픈 거예요. 유명인이라서 더 특별한 게 아니라 사람 마음은 다 똑같은 것 같아요. 그들을 떠올리면서 <악어노트>의 다음 문장을 마음으로 전했어요.


"하우의 시 중에 「달콤한 복수」라는 시도 있잖아?

네가 한 번쯤 들어 봤을 시 같아서 예를 든다.

이 시의 제목처럼 서로 사랑하기 때문에 복수하려는 것이고,

복수심 때문에 싸우는 것이고, 또 싸웠기 때문에 사랑하는 것이거든.

이 세 가지는 함께 어우러져 있는 거야.

... 애정 욕구가 파괴적으로 변질되어 드디어는 자기 스스로를 파괴하면서

출구도 없이 제자리에서 회전하게 되는 거지.

이건 정말 무서운 일이야."    (12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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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뇌, 미래의 뇌
김대식 지음 / 해나무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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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감각적인 책이라고 느꼈어요.

책표지부터 디자인 그리고 내용까지.

마치 '뇌과학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전시회를 본 것 같아요.

물론 실제 내용은 뇌과학자 김대식 교수님의 세 가지 주제로 한 강의예요.


#1 보고 지각한다 : 시각과 인지


가끔 내 머릿속이 궁금할 때가 있어요. 내 두뇌, 내 것인 듯 내 것 같지 않은...

사실 뇌를 직접 본다고 해서 뇌에 대해 알 수 있는 건 아니에요. 뇌를 맨눈으로 보면 세포가 보이지 않아요. 그래서 뇌를 연구할 때는 제일 먼저 하는 게 염색이라고 해요. 세포에 잉크를 넣어야 세포 자체가 보이기 시작하고, 세포 하나하나를 다른 색깔로 염색하면 신경세포들 간의 연결 상태까지 다 볼 수 있다고 해요. 이러한 세포 염색 방법은 이탈리아의 해부학자이자 병리학자인 카밀로 골지가 최초로 발견했어요. 이후 현미경을 통해 신경세포가 수천 개의 다른 신경세포들과 연결돼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자, 그러면 어떻게 해서 이런 신경세포로 인간이 생각을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을까요?

다양한 실험을 통해서 알아낸 것들이에요.

이 책은 강의하는 말투로 설명해주고 있어요. 또한 다양한 사진과 그림, 자료가 있어서 이해하기 수월한 것 같아요.


"... 시각 영역은 이렇게 다양하게 나뉘어 있지만 우리는 세상을 합쳐진 상태로 봅니다.

시각 정보가 이렇게 나뉘었으니 어딘가 합쳐지는 곳이 있을 것 같지 않나요?

하지만 아무리 찾아봐도 합쳐지는 영역이 없었습니다. 그냥 흩어진 채 끝나요.

뇌 안에 있는 세상은 흩어진 상태로 끝나는데, 우리 눈에 펼쳐지는 세상은 왜 합쳐져서 보이는 걸까요?

이것은 뇌과학의 미스터리 중에 하나입니다."    (44-45p)


뇌과학에서는 눈에 보이는 세상과 내 머리 안에 보이는 세상을 구별한다고 해요.

바깥에서 들어오는 정보를 인식하는 과정을 감각이라고 하는데, 이건 과학적으로 측정할 수 있어요.

반면 감각기관을 통해 외부를 인식하는 것을 지각 혹은 퀄리아라고 부르는데, 사람마다 주관적인 체험이라서 과학적으로 측정할 수 없어요.

즉 우리는 타인이 어떻게 보는지 알 수 없어요. 의식이나 영혼, 정신도 마찬가지로 내면적 속성이라서 자기 자신만 느낄 수 있어요.

저자는 뇌에 관해 재미있는 비유 두 가지를 해줘요.

하나는, 뇌가 두개골이라는 어두컴컴한 감옥에 평생 갇혀 지내는 죄인이라고, 그래서 세상을 직접 경험할 수 없고 오로지 눈,코,입,귀를 통해 세상을 받아들이는 거예요.

또 하나는 뇌가 하는 역할로 보면 대기업의 회장으로 비유할 수 있어요. 대기업 회장은 직접 현장에서 뛰지 않고, 직원들의 보고만 받으니까요. 눈, 코, 입, 귀가 작성한 보고서가 완벽하다면 현실을 완벽하게 판단할 수 있어요. 문제는 완벽은커녕 왜곡된 정보를 보고하는 경우가 많다는 거예요.

현대 뇌과학에서는 인간의 생각, 기억, 감정, 인식의 대부분을 착시 현상이라고 봐요. 세상을 있는 그대로를 완벽하게 볼 수 없다는 뜻이죠.


#2 느끼고 기억한다 : 감정과 기억


​뇌과학에 관심을 갖게 된 건 '나'에 대한 궁금증 때문이었어요. 정확히 말하면, 나의 두뇌를 알고 싶었던 거죠.

도대체 나는 왜 이런 감정을 느끼고, 유독 이 기억은 잊을 수 없는 건가라는.

나는 누구인가, 즉 자아의 본질에 대해 뇌과학자는 이렇게 설명해줘요.

"인간은 선택을 하고, 그다음에 자신의 선택을 정당화함으로써 자기 인생에서 벌어진 선택들을 서로 연결시킬 수 있다고 합니다.

...인생이 하나의 선으로 연결되고, 그 선이 자기 자아가 되는 것이죠.

그러니까 자아라는 건 사실 존재하지 않습니다. 기억에 남아 있는 자신의 선택을 스스로 합리화해서

자기 자신이 이 세상에 오직 하나만 존재하는 것인양 선을 그어 연결할 뿐이라는 얘기죠.

자기 자신이란 존재하지 않거나 여러 명입니다. 현재의 자신과 20년 전의 자신은 완전히 다른 사람입니다."   (129p)


#3 뇌를 읽고 뇌에 쓴다 : 뇌과학의 미래


뇌과학의 미래를 언급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인공지능이죠.

놀라운 건 인공지능을 인간의 뇌처럼 학습시킬 수 있다는 거예요. 이른바 딥 러닝.

과연 어디까지 발전하게 될까요.

아직 밝혀내야 할 미스터리가 남아 있는 뇌의 세계뿐 아니라 인공지능까지 계속 알아가고 싶어요.

책을 다 읽고나서 겉표지를 벗겨봤더니 <당신의 뇌, 미래의 뇌>라는 제목 대신 "Shut your eyes and see." 라고 적혀 있네요.

지혜로운 사람들은 늘 눈으로 보지 말고 마음으로 보라고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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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싫어하는 말 - 얼굴 안 붉히고 중국과 대화하기 위한 최소한의 지식
정숙영 지음 / 미래의창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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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싫어하는 말>은 한마디로 '중국 소통 사용 설명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중국과 함께 일을 해야 하거나 어떤 식으로든 소통해야 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내용이라고 합니다.

혹시나 중국을 무조건 이해하고 맞춰줘야 한다는 것으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습니다.

저자는 실전 경험을 통해 중국의 정서를 파악하고 대처함으로써 '이익'의 관점에서 손해 보지 않는 소통 방식을 제안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여기에서 제시하는 소통 방식을 적용할지 말지는 상황에 따라 각자 판단하면 됩니다.

이 책을 통해 중국의 민감한 주제들이 불편한 진실과 맞닿아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중국과의 소통을 위한 화법, 즉 중국에서 통용되는 화법, 완곡어법이나 금지어 등이 무엇인지를 아는 데 있습니다.


몇 년 전 대만 출신의 아이돌 멤버가 방송에서 대만기를 흔든 것이 중국 언론과 소셜미디어에 퍼지면서 문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저는 그 사건을 처음 보고 굉장히 의아했습니다. 뭐가 문제지? 

그때 알게 됐습니다. 중국에서는 대만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고, 중국의 일부분이라고 여기기 때문에 공식 명칭에 예민하다는 사실.

워낙 유명한 아이돌 그룹인 데다가 한국뿐 아니라 일본, 대만 등 여러 국적의 멤버가 각자 자기 나라 국기를 흔드는 장면에서 대만 출신의 멤버가 대만 국기를 들었다는 것이

중국에 대한 도발로 비쳤던 것입니다. 중국의 엄청난 비난 끝에 당사자와 소속사 대표가 고개 숙여 사과하는 것으로 마무리되었지만, 제3자 입장에서는 너무하다, 지나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당시 대만에서는 대선이 치러지고 있었고 해당 사건 때문에 대만 독립 성향이 강한 민주당 후보 차이잉원이 당선되는데 유리하게 작용했을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2016년 차이잉원 후보가 총통으로 당선된 이후 중국 대륙은 경제적 압박을 가해왔고, 그로 인한 국민의 피로도가 누적되었다고 합니다.


근래 홍콩 역사상 최대 규모의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경찰이 쏜 고무탄에 맞은 학생들이 다쳤고, 분노한 홍콩 시민 200만 명이 거리에 쏟아져 나왔습니다.

문제가 된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이 통과되면 경우에 따라 홍콩 범죄인이 중국 본토로 송환되어 중국의 사법 체계에 의해 처벌받을 수 있게 됩니다. 홍콩 시민들이 걱정하는 것은 중국 정부의 간섭입니다. 덩샤오핑이 제안한 일국양제 원칙이 결국에는 훼손될 것이라는 게 홍콩인들의 생각입니다.

과연 중국과 홍콩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중국, 홍콩, 마카오, 대만의 관계를 이해했다면 명칭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습니다.

중국과 홍콩(마카오), 대만을 병기하면 안 된다는 것은 홍콩(마카오), 대만을 아에 사용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중국을 지리 명사를 바꿔 불러달라는 얘기입니다.

보통 홍콩, 대만 등 여러 지역과 함께 중국이 나오면 중국을 중국 대륙(China mainland)으로 바꾸면 되고, 말하는 사람이 중국인일 경우에는 흔히 중국을 떼고 '대륙, 홍콩, 대만'으로 말한다고 합니다.


중국은 통일된 어젠다를 공유하고 확산시키는 것이 중국공산당에게 최고의 언론 덕목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매년 3월과 10월에는 최고 수준의 검열 마법이 펼쳐집니다. 중국의 언론통제가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접속 불능' 수준이라니 놀랍기만 합니다. 3월과 10월은 중국의 대표적인 중요 정치 대회인 전인대, 정협, 당대회가 열리기 때문에 보안과 통제, 검열이 더욱 심해지는 것입니다.

숫자 6.4 , 1989.6.4 등은 중국 포털에 검색 금지어로 올라가 있고, 소셜미디어에서도 차단당한 단어입니다. 1989년 6월 4일에 발생한 톈안먼 사건은 중국인들이 입 밖에 꺼낼 수 없는 금기 중 금기입니다. 매년 6월 4일마다 고강도의 인터넷 검열이 작동할 뿐 아니라, 텐안먼 광장 주변 지역 경계까지 강화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변국에 대한 중국의 태도는 강압적이고 오만해보입니다. 저자는 그 이유를 핵심이익으로 설명합니다. 우리만 몰랐을 뿐이지 중국은 언제나 자신이 원하는 바가 있었고, 전문적인 용어로 하면 핵심이익이라는 것입니다. 핵심이익은 일종의 중국 국익인데, 그중에서도 국가의 생사존망이 걸린 중대한 이익을 말합니다. 시진핑 주석은  

일찍이 어떤 상황에서도 국가의 정당한 권익 수호를 포기하지 않으며 국가의 핵심이익을 절대 희생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결국 이 책에서 설명한 많은 것들은 중국의 핵심이익과 관련된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중국의 속사정뿐 아니라 우리와도 밀접한 국제 정세를 이해하는 시초가 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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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바꾼 13가지 식물 세계사를 바꾼 시리즈
이나가키 히데히로 지음,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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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후추' 때문이었다.

아니,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후추를 향한 인간의 '검은 욕망'에서 시작되었다.  ​(8p)


와우, 인간의 검은 욕망이라~~

이 책을 읽게 된 건 바로 이 문장 때문이에요.

'후추'라고 쓰고 '검은 욕망'이라고 읽는다!

<세계사를 바꾼 13가지 식물>은 평범한 식물들이 어떻게 인류 역사의 큰 흐름을 바꿀 수 있었는지를 이야기하는 책이에요.

인류 역사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이라서 굉장히 흥미롭고 재미있어요.

이 책의 주인공은 위대한 식물 13가지예요.

지금 우리에게는 평범하다 못해 흔한 식물인 후추, 감자, 토마토, 고추, 양파, 차, 사탕수수, 목화, 밀, 벼, 콩, 옥수수, 튤립이에요.

여기에서 주목할 점은 식물과 인간의 관계 혹은 관점인 것 같아요.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저는 후추를 거의 먹지 않아요. 너무 자극적인 맛이라서 후추와 같은 향신료를 좋아하지 않아요.

그런데 만약 후추가 금처럼 비싸게 유통되었던 15세기에 살고 있었다면 어땠을까요.

그 당시 후추는 고기를 오래 보존하는 데 필요했지만 단지 그 용도 때문에 비싼 건 아니었다고 해요. 귀족이나 상류층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신선한 고기를 먹을 수 있었기 때문에 후추가 꼭 필요하지 않았어요. 후추는 필요재가 아니라 사치재였던 거죠. 실용적인 목적보다는 자신의 높은 지위와 부를 과시하기 위한 상징적 목적이 더 크게 작용한 거예요. 저자는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탐험한 일, 바스쿠 다가마가 희망봉을 돌아 인도까지 가는 항로를 개척한 일, 마젤란의 세계 일주 등이 모두 후추를 비롯한 향신료를 구하는 데 목적을 두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해요. 식민 지배를 당하는 나라의 입장에서는 향신료가 표적이 되면서 세계 식민지화를 촉발하는 계기로 작용한 거예요.

콜롬버스는 자신이 도착한 땅을 인도로 착각해 아메리카 대륙에 살고 있는 원주민을 인도 사람이라는 의미로 인디언으로 불렀어요. 마찬가지로 아메리카 대륙에서 알게 된 고추를 후추를 의미하는 '페퍼'라고 부른 것도 이런 시대적, 정치적, 경제적, 역사적 맥락으로 보면 의도적인 착각이라고 할 수 있어요. 다시 말해 콜럼버스에게 아메리카 대륙의 고추는 후추여야만 했던 게 아닐까라는. 실제로 후추를 찾지 못한 콜럼버스는 후추 대신 고추를 유럽에 들여왔어요. 아쉽게도 유럽에서 고추는 후추만큼 인기를 끌지 못했지만.

재미있는 건 유럽인에게 외면당했던 고추가 아시아와 아프리카 대륙에서는 급속도로 퍼져 나갔다는 거예요. 그건 고추가 가진 요리 보존 효과 때문이에요. 매운맛이 나는 고추는 해충 번식을 예방하기 때문에 고추가 들어간 음식은 오래 상하지 않고 보존할 수 있어요. 그러니 무더운 아프리카와 아시아 대륙의 국가에서는 더위에 식욕을 돋워주는 음식 재료로 널리 쓰이게 된 거죠. 또한 고추가 지닌 강력한 중독성을 빼놓을 수 없어요. 고추의 매운 맛을 내는 캡사이신 성분이 인간 뇌에서 엔도르핀 분비를 촉진하고 혈액 순환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고 해요. 결과적으로 사람들은 매운 맛에서 쾌감을 맛본 거죠. 고추를 고추장 형태로 만들어 섭취하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고 해요. 왠지 이 부분에서 매우 자랑스러웠어요. 우리 조상들의 지혜를 새삼 깨닫게 되는 순간!

후추 못지 않게 욕망의 상징이 된 식물은 튤립이에요. 원래 네덜란드에서 튤립은 외래종 식물이에요. 네덜란드 식물원에서 튤립의 시험 재배로, 혹독한 겨울 추위를 극복하고 봄에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데에 성공한 거예요. 당시 네덜란드는 엄청난 호황을 누리고 있어서, 국내 남아도는 돈으로 사치의 끝판왕인 튤립 알뿌리를 앞다투어 사들였던 거예요. 사람들이 너도나도 튤립을 사재기를 하니까 가격이 치솟았고, 나날이 인기가 높아졌어요. 튤립 열풍이 튤립 광풍으로 이어지더니 자그마한 튤립 한 뿌리가 집 한 채 가격에 맞먹는 엄청난 가격에 거래되었어요. 부풀 대로 부풀어 오른 거품경제는 언젠가 꺼지고 말죠. 이것이 역사적으로 '튤립 거품'이라고 부르는 세계 최초의 거품경제라고 해요.

인류의 역사는 인간이 식물 재배를 시도한 그 시점부터 시작되어, 이 책에 등장하는 위대한 식물들과 함께 극적인 변화를 겪어 왔어요.

얼핏 인간에게 식물은 욕망을 위한 도구의 대상처럼 보여요. 과연 그럴까요. 식물이 인간을 지배해 온 것은 아닌지도... 그만큼 세계사 속 식물의 영향력이 엄청났다는 것을 확인하는 기회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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