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승의 인간 탐구 보고서 1 : 인간은 외모에 집착한다 (50만 부 기념 리커버 에디션) - 어린이를 위한 뇌과학 프로젝트 정재승의 인간 탐구 보고서
정재승 기획, 정재은.이고은 글, 김현민 그림 / 아울북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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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UFO가 나타났어요~ 혹시 외계인?"

수많은 은하계 어딘가에는 문명을 가진 생명체가 존재할 거라는 상상과 기대가 있어요.

저도 어릴 적에 본 영화 이티 덕분에 외계인 친구를 꿈꿨던 적이 있거든요.

<정재승의 인간탐구보고서>는 정말 상상 이상의 책인 것 같아요.

어린이를 위한 뇌과학 프로젝트라는 책 소개 때문에 정재승 교수님이 뇌과학 수업을 해주는 내용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웬걸~ 머나먼 은하계 아우레 행성에 사는 외계인들이 지구에 은밀히 침투하여 인간을 탐구하는 흥미진진 모험담이 펼쳐지네요.

음, 우선 아우레 행성에 사는 아우린들은 인간과는 달리, 다양한 모습을 가졌어요. 눈, 코, 입의 개수와 위치가 다르고, 몸의 크기와 팔다리의 개수도 달라요. 각각 개성넘치는 외모 때문에 서로 구별하기가 쉬워요. 지구인 관점에서 보면 거의 몬스터주식회사에 나올 것 같은 비주얼이랄까?

아우레 행성에서는 새로 이주할 외계행성을 찾기 위한 탐험을 해왔는데, 이번 목적지가 지구별인 거예요.

아우레 탐사대로 지구를 찾아온 아우린들을 소개하자면, 문어를 닮은 아싸, 꼴뚜기를 닮은 바바, 심해동물을 닮은 오로라, 털복숭이 라후드예요.

만약 자신들을 외모로만 소개한 걸 본다면 매우 불쾌하게 여길지도 모르겠네요. 그러나 지구에서 인간탐구를 하면서 어느 정도 파악했을 거예요.

인간들이란, 외모에 집착한다는 사실!

아싸, 바바, 오로라, 라후드는 처음에 똑같은 모습의 지구인으로 변신했다가 문제가 발생하자, 그다음에는 가족으로 변신했어요.

바바 할아버지, 오로라 엄마, 아싸 어린이, 그리고 라후드는...

아우레 행성에서 가져온 '하라하라'는 원하는 것을 스캔하면 똑같이 만들어 낼 수 있어요. 그래서 아싸가 잘생긴 외모로 변신하는 바람에 지구인들에 눈에 띄게 돼요.

이 책은 네 명의 외계인이 지구별 인간을 관찰하는 이야기와 함께 이들이 작성한 <인간탐구 보고서>를 정리해서 보여줘요.

보고서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들이 나와 있어요.

● 지구인들은 가족이 함께 거주한다.

● 지구인들은 외모의 작은 차이를 구분한다.

● 지구인들은 시각과 청각, 촉각, 후각, 미각 등 다섯가지 감각을 사용해 사물을 판단하며, 가장 먼저 감각되는 시각 자극에 크게 의존한다.

● 지구인들은 거주지를 구하기 위해 '돈'이 필요하다.

● 지구인들은 외모로 능력을 판단한다.

● 지구에서는 잘생기면 감시받는다.

● 지구인들의 눈은 정직하지 않다.

● 지구인들은 먹는 것과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다.


재미있는 이야기로 풀어낸 인간탐구 보고서는 아우레 행성을 위한 것이지만, 특별히 이 책을 통해서 지구인 어린이들에게 공개된 거예요. ㅋㅋㅋ

평소 당연하게 여겼던 일들을 새롭게 바라보는 계기가 되어 좋은 것 같아요.

지구인들의 심리를 과학적으로 설명한 책은 많지만 재미있게 설명한 책은 드물다는 점에서 이 책이 특별한 것 같아요.

또한 인간의 뇌를 자세하게 설명해주는 <BRAIN MAP 브레인 맵> 뇌 지도가 부록으로 들어 있어서 호기심 많은 친구들에게는 멋진 선물이 될 것 같아요.

커다란 뇌 지도를 펼치면, 우리 머릿속 뇌에 관한 정보들을 확인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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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도 자존감이란 무기가 생겼습니다 - 십대들을 위한 ‘자존감 UP’ 특강
고정욱 지음, 파이 그림 / 리듬문고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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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가장 큰 변화는 자신감 상실인 것 같습니다.

'나는 왜 이러지?'라는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자신의 장점보다는 단점을 더 많이 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럴 때는 어떻게 해줘야 할지, 참으로 막막합니다.

<나에게도 자존감이란 무기가 생겼습니다>라는 책 제목을 보자마자, 아이들을 먼저 떠올렸습니다.

사춘기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이야기이자 부모들도 알아야 할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도 고정욱 작가님의 '자존감 UP' 특강이라서 더욱 가슴에 와닿는 것 같습니다.

처음에 <가방 들어주는 아이>라는 동화를 통해 작가님의 이름을 알게 됐고, 나중에서야 장애를 가졌다는 걸 알았습니다.

어릴 적 소아마비를 앓았고,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좌절한 적도 있지만 당당하게 극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강한 자존감 덕분이었다고 합니다.

그만큼 자존감은 이 험한 세상을 헤쳐나갈 수 있는 무기, 즉 강력한 힘이라는 것.

바로 그 자존감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이 책을 통해서 배울 수 있습니다.

예쁜 그림과 함께 자존감이 커지는 다섯 가지 생각 습관을 소개합니다. 


♡ 생각 습관 하나 : 불가능은 없어!  = 네가 꿈꾸는 만큼 너를 응원해 ~

♡ 생각 습관 둘 : 포기란 없어!  =  아직 방법을 모를 뿐이야 ~

♡ 생각 습관 셋 : 공짜는 없어! = 노력 근육이 자라고 있어 ~

♡ 생각 습관 넷 : 쉬운 일은 없어! =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응원해 ~

♡ 생각 습관 다섯 : 쓸모없는 인간은 없어!  = 걱정마, 자신감을 빌려줄게 ~


각각의 생각 습관을 한 마디로 정리한 문장이 정말 멋집니다.

실제로 큰 소리로 말해보면 더욱 힘이 솟는 문장입니다. 그러나 이 문장들이 더욱 빛을 발할 수 있는 건 그 내용을 이해할 수 있게 만드는 감동적인 이야기 덕분입니다.

작가님은 휠체어를 타는 일급 장애인이라서 수많은 편견과 차별을 겪어왔습니다. 어렸을 때는 장애 때문에 우울하고 괴로웠는데, 어느 순간 장애를 더 이상 발전의 걸림돌로 여기지 않았다고 합니다. 결정적인 계기는 미국의 디즈니랜드를 구경하면서 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당연한 상황을 경험하면서 생각이 바뀌었답니다. 자신의 불리함을 인정하면서 새로운 삶을 모색했더니 기회가 생기고 유리한 것들이 많아졌다는 것.

다만 아직도 장애인에 대해 올바른 인식이 부족한 현실을 지적합니다. 그래서 '장애인 인식 개선 교육'이 필요하며, 그것이 곧 세상을 바꾸는 원동력이라고 말합니다.

더 나은 세상, 더 나은 나를 만드는 건 나쁜 습관을 고치고 좋은 습관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결국 그 실천력은 나 자신의 무한한 가능성을 믿는 자신감과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는 자존감에서 나옵니다.  자존감이란 없던 게 갑자기 생기는 게 아니라 스스로 내면에서 찾아 쑥쑥 키워나가야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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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 웨이 아웃
스티븐 암스테르담 지음, 조경실 옮김 / 바다출판사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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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에 관한 이야기는 늘 무겁게 다가옵니다.

<이지 웨이 아웃>은 가상의 도시에서 '961 법안'이 통과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안락사가 합법화 된다면 호스피스 병동에서 일어나게 될 일.

주인공 에번은 안락사 어시스턴트로 일하게 된 남자 간호사입니다.

처음 맡은 환자는 41세 건축업자 테디, 현재 치아를 제외한 모든 부위에 암이 전이된 상태로 안락사를 선택합니다.

원래 테디를 담당했던 간호사는 레나였는데, 테디가 안락사를 결정하자 이메일을 통해 그만두겠다는 뜻을 알려왔고 레나의 후임으로 에번이 맡게 된 겁니다.

에번은 지침서에 명시된 대로 넴뷰탈이라는 약물이 든 컵을 들고 있습니다. 테디의 아내와 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에번은 절차에 따른 질문을 합니다.

"오늘 죽기를 원하신다는 말씀이시죠?"  (16p)

이때 둘째 딸이 평생 잊지 못할 사나운 눈초리로 에번을 노려보고, 부인은 세상을 원망하듯 입술을 깨물다가 못 하겠다고 소리칩니다. 절차를 중단시킬 만한 갈등상황이라서 에번은 가족 모두가 동의해야 계속 진행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테디는 "약물을 마시길 원합니다. 죽고 싶어요. 오늘. 지금 당장이요."라고 말합니다.

몇 초간 정적이 흐르고, 에번이 최종 고지사항을 말하기 시작하자 딸들이 다시 사납게 노려봅니다. 에번은 약물이 담긴 컵을 들고 침대로 다가갔다 물러섰다 하는 과정에서 그만 컵을 쏟고 맙니다. 이건 절차상 엄청난 실수라서 당연히 문서로 보고해야 하는 사건입니다. 전과정은 촬영되고 있으나 만약 책임자 네티가 지켜보는 상황이 아니라면 넴뷰탈을 받는 일은 무척 까다롭고 시간이 걸립니다. 당황하는 에번은 쫓기듯 병실을 나오고, 다행히 네티가 약물 컵을 들고 나타납니다.

네티의 도움으로 절차가 다시 진행되고, 이번에는 테디가 직접 에번이 든 컵을 건네받아 천천히 한 번에 마십니다. 테디는 부인과 딸들을 달래면서 마지막 유언을 남기고죽음을 맞이합니다.

이 모든 일련의 과정들이 누구의 입장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그림이 됩니다.

말기 환자가 스스로 아름다운 죽음을 선택했다고 해도, 환자의 가족들이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기 때문에 소란이 벌어지는 경우가 생깁니다.

죽음은 아무도 피할 수 없는 일이지만 안락사는 사회적인 합의가 필요한 주제입니다.

갈수록 고령 인구가 증가하면서 연명 치료와 안락사에 대한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되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이 소설을 쓴 작가 스티븐 암스테르담은 호스피스 병동의 간호사라고 합니다.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이 소설은 우리에게 죽음에 대한 문제를 던집니다.

말기 환자가 겪는 끔찍한 고통과 죽음에 대한 해결책은 무엇인가.

과연 안락사는 합법적 절차가 가능한가.

주인공 에번은 안락사 어시스턴트이자 노모가 요양원에 머물기 때문에 양측 입장을 동시에 겪게 됩니다.

이것은 무엇이 옳은 결정이라고 단정 지을 수 없기 때문에 너무나 어렵습니다.

아무래도 읽는 내내 '나라면...'이라는 가정을 할 수밖에 없었고, 끝까지 결정하기 어려운 문제였습니다.

가상의 이야기라고 하기엔 너무나 현실적인 내용이라서 머리가 지끈거렸던 <이지 웨이 아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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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바통은 넘겨졌다
세오 마이코 지음, 권일영 옮김 / 스토리텔러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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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음표가 둥둥 떠다니는 느낌이었어요.

'뭐지?  아빠가 셋, 엄마가 둘이라고?'

주인공 모리미야 유코는 열일곱 살 여고생이에요. 고등학교 2학년이라 마지막 진로 상담을 받는 중이에요.

무카이 선생님과 마주 앉은 유코는 매우 난처한 상황이에요. 자신은 전혀 불행하거나 고민거리가 없는데 선생님들은 항상 뭔가 고민을 털어놓기를 바라거든요.

다만 무카이 선생님은 다른 선생님들과 좀 다른점이 있어요. 유코에게 보내는 게 동정이 아니라 의문이라는 사실이에요. 그야말로 담백한 진로 상담.

유코는 4년제 대학도 충분히 갈 수 있는 성적이지만 소노다단기대학으로 진로를 정했어요. 집에서도 가깝고 장래 희망인 푸드 스페셜리스트  자격증도 딸 수 있어서.


"그 뒤로 내 가족은 여러 차례 바뀌었다. 아버지나 어머니였던 사람들과 헤어졌다.

그렇지만 죽은 사람은 나를 낳아 준 엄마뿐이다.

함께 살지 않게 되노 사람과 만나는 일은 없다. 그래도 어딘가에 있어 준다는 것과 어디에도 없다는 건 전혀 다르다.

피가 섞였건 안 섞였건 내 가족을,

곁에 있어 주었던 사람을 잃는다는 건 무엇보다 슬픈 일이다."  (50p)


<그리고 바통은 넘겨졌다>는 이제껏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가족 관계를 가진 유코의 이야기예요.

유코가 세 살이 되기 조금 전에 친엄마가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고, 친아빠가 재혼하면서 새엄마 리카와 살게 됐고, 그다음은 굉장히 특이한 상황이 벌어졌어요.

부모님이 이혼했는데, 피붙이도 아닌 새엄마와 살게 된 유코가 다시 새아빠가 생기게 된 사연이 완전 영화 같았어요. 복잡한 가족 관계 속에서도 다행스러운 건 아빠들과 엄마들 모두가 유코를 아끼고 사랑해줬다는 거예요. 물론 유코 입장에서는 마냥 편할 리 없었겠지만 나름 적응하며 버틸 수 있었던 건 그들 모두 좋은 사람들이었다는 사실이에요. 그들은 한결같이 유코가 좋아하는 피아노를 마음껏 칠 수 있도록 배려해줬고, 부모의 역할을 잘 하려고 노력했어요.

참으로 묘한 기분이 들었어요. 가족이란 뭘까라는...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유코의 가족이 오히려 혈연으로 맺어진 가족보다 더 애틋하고 화목해 보여서.

유코 역시 싫다는 티를 내거나 불평한 적 없이 착한 딸 노릇을 하느라 애써 왔어요. 먹기 싫은 음식일지라도 정성껏 나를 위해 준비했다는 걸 알기 때문에 그 마음이 고맙고 든든하다고 느꼈던 거예요. 현재 새아빠 모리미야 씨와 둘이 살고 있는 유코는 그를 아빠라고 부르지는 않지만 진심으로 고마워하고 있어요. 모리미야 씨는 피가 섞이지 않은 자식을 혼자 떠맡게 되었는데도 그걸 매우 기쁘게 받아들였어요. 어쨌든 유코에게는 선택권이 없었기 때문에 가족이 바뀔 때마다 순응했던 거에요. 하지만 지금은 달라졌어요. 모리미야 씨와 3년이라는 세월을 함께 살면서 자신의 집은 여기뿐이라고, 어떻게든 이 집을 지키고 싶다고 다짐했어요.

세상에 당연한 건 하나도 없는 것 같아요. 유코와 가족들을 보면서, 가족이 된다는 건 인생에 있어서 굉장한 일이라는 걸 새삼 느꼈어요. 그리고 바통은 넘겨졌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마지막에 확인할 수 있어요. 흐뭇하고 따뜻한 결말이라서 좋았어요.

"몇 번이나 말했지만 난 진짜 행운이었어. 유코짱이 내게 와서.

나만이 아니라 누군가를 위해 하루하루를 살아간다는 거,

이렇게 큰 의미를 가져다주는 거라는 걸 깨달았지."  (45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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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트북 : 밤의 이야기꾼
J. A. 화이트 지음, 도현승 옮김 / 위니더북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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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해 본 적이 있어요.

우리 마음 속에는 기억을 담아두는 병들이 보관되어 있다고.

마치 와인창고처럼.

어떤 병은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아 반들반들 투명 유리 너머로 내용물이 보여요.

하지만 아주 오래된 병들은 먼지가 잔뜩 끼여서 그 안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보이질 않아요.

<나이트북>을 읽으면서 떠올랐어요.

그 오래된 기억의 병들, 거의 잊고 있었다는 사실을.


<나이트북>의 주인공 알렉스는 무시무시한 공포 이야기를 좋아하는 소년이에요.

알렉스가 네 살 때, 자다가 깨어 거실에 갔더니 부모님이 영화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을 보고 계셨어요. 자신도 모르게 몰래 숨어서 그 영화를 처음 본 거예요.

살면서 그토록 무섭고 짜릿한 느낌은 처음이었고, 알렉스는 오싹한 세계와 사랑에 빠지고 말았어요. 그때부터 귀여운 토마스 장난감 기차들을 버리고 괴물 인형이나 플라스틱 송곳니, 할로윈 소품들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어느날, 가족이 모두 잠든 시간에 알렉스는 가방을 들고 집을 나왔어요. 가방 속에 든 나이트북을 태워버리려고 몰래 나온 거예요.

나이트북은 알렉스가 이야기를 쓰는 노트인데, 자신이 꾼 악몽이나 무서운 이야기들이에요. 근데 자신이 쓴 이야기가 무서워서 태워버릴 계획이었어요.

알렉스는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 버튼을 눌렀는데, 문이 열린 곳은 4층이었어요. 지하 버튼을 눌러도 꼼짝하지 않는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계단으로 내려갔어요.

그때 아파트 복도 끝에서 어떤 소리가 들렸고, 곧 영화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의 주인공 목소리라는 걸 알아차렸어요. 뭔가에 홀린 듯 낯선 집 문을 두드렸고, 20대 후반의 여자가 나왔어요. 그 집 안으로 들어선 알렉스는 자신이 강력한 저주에 걸렸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 여자는 바로 마녀 나타샤였어요.

마녀의 덫에 걸린 알렉스, 어쩌면 좋죠?

어디선가 "마녀는 이야기를 좋아해."라는 소녀의 목소리가 환청처럼 들렸어요. 그래서 알렉스는 마녀 나타샤에게 무서운 이야기를 들려주겠다고 제안했어요. 나타샤는 매우 마음에 들어 했어요. 이럴 수가, 마녀에게 잡아먹히지 않으려면 매일 무서운 이야기를 들려줘야 하는 신세가 된 거예요.

<아라비안 나이트>에 나오는 셰헤라자드처럼.

다만 마녀의 집에 갇힌 건 알렉스만이 아니었어요. 야스민이라는 소녀가 옷장 속에 숨어 있었어요. 마녀의 고양이 레노어는 두 아이를 감시하고 있었어요. 투명으로 변해서.

과연 알렉스와 야스민은 마녀의 집에서 어떻게 탈출할까요.


이 소설 속에서 알렉스가 <환상특급>이라는 옛날 TV프로그램 이야기를 해요.

알렉스에게 영화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이 있다면, 저한테는 <환상특급>이 있어요. 너무나 충격적이고 색다른 이야기라서 단숨에 빠져들었던 것 같아요. 환상 속에서만 벌어질 것 같은 무섭고도 기이한 일들이라서 각각의 에피소드를 볼 때마다 그 여운이 길게 남았던 것 같아요.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가 제 머릿속에서 펼쳐졌던 기억이 나요.

<나이트북>은 알렉스라는 밤의 이야기꾼을 통해서 잊고 있던 그때의 기억과 감정들을 되살려준 것 같아요. 흥미진진했어요. 마녀에게 들려주는 알렉스의 이야기와 마녀의 집에 갇힌 알렉스 자신의 이야기가 교차되면서 묘한 긴장감이 느껴졌어요. 알렉스가 없애려고 했던 나이트북과 숨겨진 이야기가 남아 있으니까요. 진짜로 알렉스가 무서웠던 건 무엇이었는지... 궁금한가요, 나이트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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