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공 이순신 백의종군길 걷기 여행
윤승진 지음 / 지식과감성# / 202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국의 역사 순례길 중에서 이러한 여정이 있다니, 매우 궁금했어요.

충무공 이순신 백의종군길 걷기 여행의 시초는 다음과 같아요.

역사적 고증을 통해 사단법인 한국체육진흥회에서 "백의종군길 전 구간 이음 도보 대행군"을 2017년 8월 15일부터 9월 7일까지 총24일 실시하였는데, 2019년까지 총 17명이 완보했다고 해요. 저자는 '백의종군로 걷기'에 24일간의 코스를 사진과 함께 기록으로 남겼어요.

다음 카페 '백의종군로 걷기'에는 670km의 길이 총 46개의 트랙으로 나누어 정리되어 있고, 중간 경유지를 합치면 총 56개의 트랙이라고 해요.

지도에 표시된 체크포인트 지점을 보니 굉장한 도전이구나, 싶었어요.

사실 이 책을 통해 백의종군길 걷기 코스가 있다는 걸 처음 알았어요.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여행 이야기는 많이 들어봤지만 우리나라 역사 순례길이 있다는 건 미처 몰랐어요. 특히 충무공 이순신이 간신배들의 모함으로 투옥되었다가 출옥한 이후 여정을 걷기 여행의 코스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른 것 같아요. 

이 책에는 백의종군길 걷기 1일차부터 <난중일기>와 코스 소개, 준비물과 저자의 도보 기록이 자세히 나와 있어서 직접 그 길을 함께 걷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요.

재미있는 건 충무공 이순신 백의종군길 패스포트가 있다는 거예요. 다음 카페 '백의종군로 걷기'에 신청서를 다운로드 받아 한국체육진흥회에 신청하면서 5000원을 송금하며 패스포트를 수령할 수 있다고 해요. 패스포트는 자신이 그 길을 실제로 걸었음을 증명하기 위한 것으로, 트랙을 걸으면서 체크포인트 지점에 설치된 스탬프를 찍으면 된다고 해요. 완보 후 패스포트를 제출하면 완보증을 수령할 수 있고, 완보자 클럽에 가입할 수 있는 자격이 된다고 해요. 


저자는 액션캠으로 걷는 길을 모두 촬영하려고 했는데, 아쉽게도 용량이 다 차면 이전 녹화를 지우고 새롭게 녹화되는 기능 때문에 다 남기진 못했다고 해요.

백의종군길 15일차 걷기 코스를 보니, 지리산유스캠프에서 밤재 정상을 거쳐 구례현으로 가는 일정인데, 밤재 정상에 있는 왜적침략길 불망비가 인상적이에요. 정유재란 당시 왜적이 전남 구례를 거쳐 전북 남원으로 침략해 왔던 진출로라고 하니 아픔과 한이 서린 길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이순신 장군은 410여 년 전 구례현을 지나 순천부에 권율 장군을 만나러 가면서 남도 백의종군길을 나섰다고 해요. 구례군 서시천 둑길 사진을 보니 풍경이 아름다워서 걷고 싶은 생각이 절로 드는 길인 것 같아요. 

차를 탔더라면 스쳐갈 풍경들인 것을... 백의종군길 이정표를 따라서 한 걸음 한 걸음 걷는 과정을 통해 특별한 풍경이 되는 것 같아요.

그러나 걷는 일은 고행이네요. 저자는 18일차 걷기를 하다가 통증 때문에 병원 진료를 받으니 발뒤꿈치 주위의 족저근막 염증이 생겼다고 해요.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완보하는 것이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누구라도 도전할 수 있지만, 아무나 성공할 수 있는 건 아니니까요.

물론 이 책은 뜻깊은 도전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가이드북인 것 같아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위기의 지구, 물러설 곳 없는 인간 - 기후변화부터 자연재해까지 인류의 지속 가능한 공존 플랜 서가명강 시리즈 11
남성현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충격적이었어요.

막연하게 알고 있던 것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라서.

태평양 거대 쓰레기 섬에 대해 알고 있나요?

매년 바다에 유입되는 폐플라스틱이 800만 톤에 육박한다고 해요.

모두 해류를 타고 바다로 흘러가 거대한 쓰레기 섬을 이뤘는데, 그 규모만 해도 우리나라 남북한을 합친 면적보다 몇 배 이상에 이를 정도로 면적이 상당하고, 무게는 350만 톤에 달한다고 해요. 너무 엄청난 규모라서 놀랐어요. 거의 하나의 대륙이라고 할 정도로 거대 쓰레기 섬들이 북태평양과 남태평양 그리고 북대서양과 남대서양, 인도양 남반구까지 포함해 총 다섯 개의 환류마다 만들어졌다고 해요. 원형으로 순환하는 환류 안쪽에 만들어지는 건 그곳에 물의 흐름이 거의 없기 때문이래요.

가장 큰 문제는 플라스틱 쓰레기들이 해양생태계를 위협한다는 점이에요. 매일 사용하는 플라스틱, 이제는 어떻게 줄여야 할지 고민하게 됐어요.


<위기의 지구, 물러설 곳 없는 인간>은 서가명강 시리즈 열한 번째 책이에요.

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남성현 교수님은 이 책을 통해 강력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어요.

우리는 병들어가고 있는 지구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이 책을 통해 확인할 수 있어요.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 되는 시점이라는 걸 알고 있나요?

위기의 지구를 구하기 위해 나선 사람들이 있어요. 환경운동가들, 그리고 직접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 데이터를 수집하는 과학자들이 있어요. 이들을 지구과학자, 해양과학자 중에서 해양관측 과학자라고 부른다고 해요. 

이 책은 아직도 지구환경의 심각성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해양관측 과학자가 전하는 지구환경 보고서라고 할 수 있어요.

궁극적으로는 인류의 지속 가능한 공존 플랜을 제시하고 있어요.


일단 태풍, 지진, 쓰나미와 같은 자연재해는 과학적인 이해를 통해 어느 정도 예측하고 예방할 수 있다고 해요. 그러나 지구 온난화로 상징되는 기후변화는 몇몇 나라만 움직여서는 해결할 수 없어요. 최악의 기후변화 시나리오대로 지속될 경우 큰 재앙을 맞을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유엔 중심의 국제적인 대응 노력이 무엇보다 절실해요. 이를 위해서는 기후를 조절하는 해양과 극지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고, 과학에서부터 그 답을 찾아가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하고 있어요. 

충격적이었던 거대 쓰레기 섬들을 해결하는 것도 전 세계가 힘을 합쳐야 할 문제예요. 각국의 국가 통합 해양관측망이 전 지국적인 해양관측 네트워크에 통합되어야 우리가 직면한 위기의 지구에서 공존 방향을 모색할 수 있다는 거예요.

지속 가능한 지구를 위해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공감대를 형성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길뿐인 것 같아요.

처음엔 충격으로 말문이 막혔는데, 이 책에서 제시하듯이 지구환경 문제를 바다에 희망을 걸고, 지구공학적 아이디어로 공존의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는 점에 공감하게 됐어요.

희망은 있다는 것.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당신은 타인을 바꿀 수 없다 -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을 ‘적’이 아닌 ‘내 편’으로 만드는 법
코르넬리아 슈바르츠.슈테판 슈바르츠 지음, 서유리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0년 6월
평점 :
품절


책 표지 그림이 강렬해요. 처음 보자마자 멈칫, 했어요. 

저 눈빛, 뭔가 슬픈 듯 화가 난 것 같아요. 굳게 다문 입술, 목 근육이 잔뜩 경직된 것이 심상치 않아 보여요.

만약 누군가 저런 표정으로 앉아 있다면 쉽게 다가가지 못할 것 같아요.

김혜린 작가의 <침묵> (2020) 이라는 작품이라고 해요.

앗, 그런데 왠지 어디선가 본 것 같은... 요근래 내 표정 같아서 뜨끔했어요.


<당신은 타인을 바꿀 수 없다>는 심리학 책이에요.

상대방과 대화하면서 늘 다투는 기분이 든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시길.

이상하죠?  내 입장에선 상대방 때문에 문제가 생기는 건데, 상대방만 바뀌면 될 것 같은데... 

거울을 한 번 보세요. 똑같은 방식으로 대화해보면 깨닫게 될 거예요. 무엇이 문제인지 보일 거예요.

잘 모르겠다면, 이 책에 나오는 대화법을 배워보세요. 


이 책에서 알려주는 대화법의 핵심 전략은 '공감적 미러링'이라고 해요.

내 입장을 제시하기 전에 우선 상대방의 생각과 느낌을 먼저 받아들이고,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방식이에요.

이때 무조건 상대방과 동일시하라는 뜻이 아니라 그저 상대방을 존중하고 있다는 신호만 보내면 돼요.

어떻게 상대방을 존중하고 있다는 신호를 만들어내고 전달하는지, 그 구체적인 방법을 상황별로 알려주고 있어요.


"설득하지 말고, 그냥 공감하라."  (53p)


세상에나, 그동안 공감을 하지 않고, 상대방을 설득시키려고 했던 게 문제였어요.

책에 나온 상황별 예시를 보면서 깜짝 놀랐어요. <BAD CASE> 내용이 딱 제 모습이라서.

공감을 원하는 사람에게 자꾸 의견을 말했으니, 대화가 불편해질 수밖에.

우선 상대방과 좋은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는 좋은 관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해요. 말의 내용보다 중요한 것이 바로 관계라고 해요. 

만약 내가 누군가를 미러링하면 그 행동은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에요. 

'나는 너를 이해하고 있으며, 너의 언어로 이야기할 것이며, 우리는 같은 것을 경험할 수 있어.' (34p)

이것이 바로 성공적인 소통의 비밀이에요. 상대방을 미러링하는 것은 저자세를 취하는 행위가 아니라 나를 위한 것임을 기억해야 해요.

미러링을 하면 갈등 없이 소통할 수 있고, 서로 이해할 수 있어서 의견이 달라도 큰 해가 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어요. 그야말로 윈-윈 전략이에요.

공감적 미러링은 연습을 통해 습득할 수 있어요. 실전 연습은 쉽지 않지만 꾸준히 해봐야겠어요. 다툼 없이 평화로운 일상을 만드는 건 결국 내 몫이었네요.


# 연습해보기

● 의견이 달라서 자주 부딪히는 사람과 대화를 시작한다.

● 대화 상대에게 어떻게 지냈는지 질문한다.

● 상대방이 이야기를 시작하자마자 관심 어린 질문을 하면서 미러링 한다.

● 당신이 상대방과 다른 생각을 갖고 있어도 대화가 끝날 때까지 표현하지 않는다.

● 상대방을 철저하게 미러링한 후 재치있게 당신의 생각을 말해본다.

● 당신의 생각이 무조건 옳다고 주장하거나 상대방의 시각을 무시하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언제나 다른 시각이 존재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120p)


진정한 소통의 기술은 나와 다르다고 하여 장벽을 쌓는 대신에 차이점을 존중하고 받아들이는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해요.

타인을 받아들이는 태도를 바탕으로 공감적 미러링이 가능하며 대화를 원하는 방향으로 컨트롤할 수 있는 거예요. 

이건 마치 이솝 우화에 나오는 해님과 바람의 내기 같아요. 상대방이 마음을 열 수 있도록 내가 먼저 따스하게 다가갈 것.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설민석의 삼국지 1 (라이트 에디션) - 답답한 세상, 희망을 꿈꾸다 설민석의 삼국지 1
설민석 지음 / 세계사 / 2020년 5월
평점 :
품절


재미있어요.

설민석 쌤의 삼국지는 뭔가 다르네요.

방송이나 강의를 통해 들었던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들리는 듯 하네요. 

<설민석의 삼국지. 1> (라이트 에디션)의 특징은 스토리 중심이라서 술술 읽힌다는 장점이 있어요.

우와, 삼국지 스토리가 깔끔하게 드라마처럼 펼쳐지는 느낌이에요.

나관중의 삼국지연의를 바탕으로, 복잡한 지명이나 지리한 묘사들은 과감히 생략하여 삼국지 속 인물들의 관계가 한눈에 쏙쏙 들어와요.

스토리 먼저 들려주고, 그다음에 추가 설명을 해주는 방식이라서 역사 속 시대 상황과 인물의 성격을 쉽게 이해할 수 있어요.

예전에 삼국지 세트 10권을 읽으면서 단편적인 에피소드는 기억나는데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기가 좀 힘들었어요. 이래서 세 번을 읽어야 하는구나, 싶었죠.

새롭게 풀어낸 설민석 쌤의 삼국지를 읽으면서 비로소 '아하, 이런 상황이었구나'라는 걸 알게 됐어요. 마치 듬성듬성 비어 있던 구멍들이 채워지면서 완벽하게 하나의 그림으로 볼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1권에 등장하는 인물로는 유비, 관우, 장비, 조조, 원소, 동탁, 초선, 여포, 헌제, 조자룡, 제갈공명이 있어요.

과연 역사적으로 어떤 시대였고, 이들은 무슨 활약을 했는지,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펼쳐져요. 

세계사에서 중국의 역사를 배울 때, 하 - 상 - 주 - 춘추전국 시대- 진 - 한 - 삼국 시대(위,촉한,오) ... 줄줄이 그냥 암기하느라 지루했는데, 삼국지를 읽으니 역사 드라마를 보는 것 같아 생생하게 그려지네요.

삼국지의 시대적 배경은 2~3세기, 즉 서양에서는 예수님 탄생 200여 년이 지난 시점으로, 우리나라는 고구려, 백제, 신라가 삼국시대를 형성할 무렵이라고 해요.

중국을 최초로 통일한 사람이 진시황인데, B.C. 221년, 진이란 나라를 세우면서 황제라는 말을 최초로 사용했다 해서 진시황이라고 부른대요. 진나라는 분열되어 초나라와 한나라로 나뉘었고, 한나라가 초나라를 제압하면서 400여 년간 전성기를 누리게 돼요. 

바로 그 한나라 영제 시절, 한나라는 쇠락의 길로 접어들어요. 원인은 황제의 권력을 등에 업고 국정을 농단하는 세력인 십상시 때문이에요. 십상시는 한나라 말의 환관들 중 핵심이 되는 열 명의 인물을 가리키는 말인데, 요즘은 권력자의 측근에서 부패한 세력을 일컫는 말로 쓰이게 된 거예요.

황건적의 난은 부패한 환관들에게 민초들이 봉기한 사건인데, 처음엔 좋은 의도였을지 몰라도 점차 세력이 확장되면서 자신들 외의 다른 백성들에게 폭력과 가혹한 수탈을 자행하는 폭도로 변질되었어요. 그러자 여러 지역에서 의병을 조직해, 황건적을 토벌하고 한나라를 강건하게 만들겠다는 영웅들이 등장하면서 본격적으로 삼국지의 이야기가 시작되네요.

난세의 영웅들, 바로 유비, 관우, 장비 그리고 조조, 원소 등이 삼국지의 주인공들이에요.

천하를 얻기 위해 싸우는 모습들이 그야말로 왕좌의 게임 같아요. 조조는 훗날 유비와 설전을 벌이는데, 유비는 승리의 비결을 충심이라고 했고, 조조는 병력과 지략이라고 했어요. 이것은 두 사람의 리더십이 얼마나 다른지를 보여주는 대목이에요. 과연 오늘날에는 어떤 리더가 통할까요.


처음 삼국지를 접하는 사람들에겐 이보다 더 쉽고 재미있는 삼국지는 없을 듯 싶네요. 일단 설민석 쌤의 삼국지 1권을 완독했다면 자신만만하게 등장인물들에 관해 이야기할 수 있을 거예요. 전반적인 흐름과 인물을 이해하고 나니, 삼국지의 매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슬픈 경계선 - 사람이 존재하는 한 반드시 그어지는
아포 지음, 김새봄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2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얼마 전 중국과 인도 국경 분쟁 지역에서 난투극이 벌여져 양국 간의 긴장이 극도로 고조된 상태예요.

왜 싸우는 걸까요.

두 나라는 1962년 전쟁을 벌였지만 국경을 확정하지 못한 채 양측 군이 관할하는 실질통제선을 경계로 삼았어요.

자그마치 3440km라는 길고 불명확한 국경선 탓에 수십 년간 마찰을 빚어 왔어요. 이번 충돌은 중국의 일대일로, 신 실크로드 전략에 맞서서 인도가 분쟁 지역에 도로 확충 사업을 벌이면서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어요. 2013년 양국은 전쟁 재발을 막기 위해 국경에서 총을 쏘는 것을 피하기로 합의했고, 이로 인해 양국 군인들은 원시적인 무기로 싸웠다고 해요. 최소 인도군 20명이 사망하고, 중국군 수십 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는데, 중국군이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쇠못 몽둥이 사진이 공개되면서 인도 국민들이 분노했고, 중국산 불매 운동으로 번지게 됐어요. 

인도 모디 총리는 6조 원 규모 무기 도입 예산에 서명한 뒤 국경 지대를 찾아가 직접 중국을 향해 팽창주의를 중단하라고 경고했어요. 또한 지금은 개발의 시대라면서, 누군가 팽창주의를 고집한다면 세계 평화에 위험을 초래할 것이며, 팽창주의자들이 패배하거나 소멸했다는 점은 역사가 증명한다고 말했다고 해요.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두 나라는 핵보유국이라는 점과 주변국과 국경 분쟁을 지속하고 있다는 점에서 누구를 탓할 입장은 아닌 것 같아요.


<슬픈 경계선 : 사람이 존재하는 한 반드시 그어지는>을 읽지 않았더라면, 눈여겨보지 않았을지도 몰라요.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에 관해 무심한 이유는 딱 한 가지예요. 우리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여기기 때문이죠.

과연 그럴까요.


이 책의 저자는 인류학자인 동시에 타이완 사람이에요. 타이완의 근현대사는 한국과 닮아 있으나 다른 점이 있어요. 대부분의 타이완 사람들은 외부에서 유입된 종족이라서, 단일 민족이라는 역사적 서사를 공유하지 않는다는 점과 국제사회로부터 하나의 국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에요. 그래서 타이완 사람들은 항상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디에서 왔는가'와 같은 물음을 안고 있다고 해요. 근래에는 민주주의가 발전하면서 타이완 정체성을 갖춰 가고 있지만 여전히 외부인들에게 '타이완은 중국과 다르다, 왜 그런지, 무엇이 다른지'를 설명해야만 한다고 해요. 

'나는 누구인가' 그리고 오늘날 우리에게 '국가란 무엇인가?', 과연 '당신과 나는 우리가 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답을 찾고자, 저자는 타이완을 중심으로 동남아시아의 여러 나라를 인류학적으로 고찰하고 있어요. 단순히 책상 위 서류로 비교 분석한 것이 아니라 직접 두 발로 땅을 밟아가며 경험하고 토론한 내용들을 이야기하고 있어요. 

이 책은 2013년 초판 출간된 <슬픈 경계선 : 한 풋내기 인류학자의 여행과 사유> 이후에도 2017년까지 약 1,500일에 가까운 시간동안 계속 여행하면서 다듬고 보태어 다시 정리한 개정판이라고 해요. 그래서 저자는 이 책이 여행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하네요. 책을 읽는 우리 역시, 경계를 넘어 더 넓은 시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시작'이 될 것 같아요.


"인류학이란 결국 다른 문화를 이해하려는 노력이다."  (11p)


책의 첫 페이지에는 동남아시아 지도가 나와 있어요.

타이완을 중심으로 북쪽에는 한국과 북한, 중국과 일본이 있고, 서쪽에는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태국, 미얀마가 있고, 남쪽으로는 필리핀, 브루나이, 인도네이시아, 싱가포르, 말레이시아가 있어요. 지도 위에 국가와 국가 사이의 경계가 모호해서 선을 다시 긋고 색칠을 하다가 문득 깨달았어요. 유독 일본은 시야에서 제외했다는 걸. 존재하지 않는 듯 무시하는 태도에서, '아, 이런 게 심리적 경계구나.'라고 느꼈어요. 

타이완 사람인 저자는 베트남을 여행하면서 중국인으로 오해를 받아 숱한 고생을 했대요. 베트남에게 중국은 극도로 증오하는 이웃이자 위협적인 존재라는 정서가 퍼져 있다는 걸 체감한 거죠. 그래서 큰 소리로 외쳐야 했대요. "타이완이에요, 중국이 아니고요 Taiwan, Not China!" (39p)

베트남 라오까이역에서 다리만 건너면 중국 땅인데 여행사 직원이 너희들(저자와 일행)은 못 간다고 막더래요. 왜냐하면 타이완인이니까!  당시에는 타이완 동포증(타이완 주민 대륙 왕래 통행증)이 발급되지 않던 시기였고, 2015년부터 발급하기 시작했대요. 

모순되게도 중국에게 타이완 사람이란 중국의 일원이면서도 특수 허가증 및 승인 따위가 있어야만 중국 땅에 발을 디딜 수 있는 존재인 거예요.

베트남과 캄보디아 간의 관계도 전쟁을 겪으면서 국민들 간의 원망과 증오가 쌓여 있어요. 산업 기반이 취약한 라오스는 사실상 태국 경제의 지배를 받고 있어요. 중국, 미얀마, 라오스, 태국 4개국의 국경은 메콩강을 중심으로 나뉘어 경제 교류를 하고 있지만, 실상은 중국이 동남아시아 전체의 인프라 건설을 장악하고 있어요. 동남아시아의 여러 국가들은 이러한 중국의 도움을 중국식 침략 문제라며 우려하고 있어요.

인도네시아 종족과 화교 사이의 경계선은 네덜란드 식민통치 시대에 그어진 이후 오늘날까지 남아 있었는데, 근래 홍콩과 타이완의 대중문화와 언어가 동남아시아를 휩쓸면서 긍정적인 이미지로 많이 바뀌었다고 해요. 국경을 사이에 두고 역사적으로 적대시하던 국가들도 문화 교류를 통해 관계 개선이 되는 걸 보면 실질적인 국경보다 더한 경계선은 심리적 경계인 것 같아요. 그걸 모두 허물 수는 없다 해도 노력할 수는 있어요. 마음을 열고 다가가 타인을 이해하는 것부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