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에 떨어진 화살을 굳이 가슴에 꽂지 마라 - 한·중·일 50만 독자를 위로한 신경 쓰지 않는 연습
나토리 호겐 지음, 이정환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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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남의 시선이나 말에 신경쓰일 때가 많은 것 같아요.

그럴 때 속상한 마음을 친구나 지인에게 털어놓으면, "그냥 잊어버려.", "신경쓰지마."라는 얘길 듣게 되니까, 나중엔 혼자 삭이게 된 것 같아요. 겉으로 드러내진 않지만 속은 까맣게 타들어가고, 심적으로 많이 힘들 때 스님의 책을 읽으면서 크나큰 위로를 받았고, 부처님의 말씀에서 인생의 지혜를 발견하는 계기가 되었네요. 그래서 불교 경전이나 스님의 이야기를 종종 찾아 읽고 있어요. 이 책의 제목을 보자마자, 스님이 쓰신 책이 아닐까라는 추측을 했는데 역시 맞았네요.

《땅에 떨어진 화살을 굳이 가슴에 꽂지 마라》는 못토이후도 미쓰조인이라는 사찰의 주지인 나토리 호겐 스님의 책이에요.

저자는 한국 독자들을 위해 간략한 책 소개를 해주네요. "이 책에는 부처나 신을 믿어야 한다는 식의 신앙을 권하는 내용은 전혀 포함되어 있지 않다. 어디까지나 인간이 가진 지혜의 힘으로 마음의 평온을 얻자는 뜻에서 책을 썼다. 불교에서 사람은 누구나 내면에 자신의 마음을 평온하게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존재다. 그러니까 마음이 흐트러졌을 때야말로 그 능력을 발휘할 기회다. ··· 이미 내 안에 있는 능력으로 감정을 평온하게 다스릴 수 있다. 이 책은 평온한 마음을 위한 참고서 같은 역할을 한다. 원제인 『신경 쓰지 않는 연습』 의 '연습'은 '할 수 없는 일을 한다'라는 의미다. 할 수 있는 일은 하지 않아도 된다. 할 수 없는 일을 하는 것이 연습이라는 의미로 붙인 제목이다. ··· 유위는 '할 일이 있다', '두려움이 있다'는 뜻으로 '해야만 하는' 일상 세계이고, 무위는 '할 일이 없다', '두려움이 없다'라는 뜻의 마음에 부담이 없는 이상적인 상태이며, 불교가 지향하는 것은 무위의 경지다. ··· 일상에서 무위로 할 수 있는 일을 늘리자. 그러면 마음 편히 보낼 수 있는 시간도 늘어난다." (7-8p)

매사에 잔뜩 신경 쓰고 예민한 사람에게 몇 마디 말이, 혹은 몇 줄의 문장이 어떤 효과가 있을까요. 마음을 바꾸는 건 외부의 힘이 아니라 내면의 나, 바로 자기 자신이에요. 이 책에서는 저자가 만난 사람들의 구체적인 사례를 살펴보고, 어떻게 해야 신경 쓰지 않고 살 수 있는지를 불교의 가르침에서 답을 구하고 있어요. 좋은 사람이 되려다 괴로워지지 마라, 인생으로부터 적당함을 배워라, 잘 보이기 위해 애쓰지 마라, '모두'라는 말에 휩쓸리지 마라, 험담은 하지도 말고 듣지도 마라, 베푼 것은 잊어버리자, 마찰은 처음에 발생해야 좋다, 좌절을 모르는 바보가 돼라, 어제의 실패가 오늘의 실패는 아니다, 긴장하지 않는 부드러운 마음을 가져라, '사는 게 그런 거지, 뭐' 한마디로 마음이 편안해진다, 세상만사는 '그럴 수도 있는 것'이다...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마음에 새기게 되네요. 다 아는 것 같지만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 보면 모르는 것이 훨씬 더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되네요. 가장 따끔한 한마디는, "남을 보지 말고 나를 보라." (194p)라는 거예요. 친구가 적은 것이 콤플렉스인 사람일수록 여러 사람과 함께 찍은 사진을 자주 SNS 등에 올린다고 하네요. 정말로 친구가 적어서 외롭다면 뜻이 맞는 사람들과 마음을 열고 함께 하면 되는 것이지, 웃음을 팔거나 비위를 맞추면서까지 친구를 사귀려고 노력할 필요는 없다는 거예요. 만약 마음을 열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였는데, 상대방이 불편해하는 것이 느껴진다면 나의 단점을 보완하며 새로운 모습을 만들어가면 돼요. 내가 생각하는 나의 모습과 타인이 생각하는 나의 모습 사이의 간극을 좁히는 작업을 통해 진짜 나의 모습이 만들어지는데, 불교의 수행에서는 그것이 바로 나를 들여다보는 일이라고 하네요. 문제는 외로운 사람으로 보일까봐 신경 쓰이는 사람인데, 친구가 없는 것도 아니고 외로운 것도 아니지만 다른 사람에게 그렇게 보인다는 것이 마음에 걸려서 스스로 괴롭히는 거예요. 이런 사람은 본인이 생각하는 나의 모습은 없고, 다른 사람이 평가하는 나의 모습만 존재하여, 마치 본인의 문제를 남에게 해결해달라는 것과 같다는 거예요. 남의 시선을 신경 쓰기 전에 자기 자신에게 좀 더 신경을 쓴다면 스스로 신경 쓰고 있는 많은 문제들에서 벗어날 수 있네요. 불교는 실천이 따라야 비로소 불교이고, 아무리 지식을 쌓아도 깨달음으로 향하는 길을 걷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해요. 그래서 스님들은 실천의 중요성을 늘 명심하며 살아간다고 하네요. 날 거북하게 만드는 사람에 대해서는 되도록 거리를 두라고 조언하네요. 사람 자체가 거북한 게 아니라 그 사람의 어떤 특징이 거북하고 싫은 것인데, 그 거북함의 정체는 나의 내면에도 깃든 속성이라서 필요 이상으로 민감하게 느낀다는 거에요. 만다라를 보면 귀신이나 아귀들은 가장 바깥쪽에 배치되어 있는데, 이처럼 나쁜 속성은 내 마음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두면 되고, 다른 사람을 통해서 깨달은 내 안의 나쁜 속성을 개선하는 작업을 해야 해요. 불교는 '좋은 사람'이 되는 법을 가르치는 게 아니라 무슨 일이 있어도 언제나 평온한 마음을 유지할 수 있는 경지를 목표로 삼는다고 하는데, 깨달음을 얻은 마음을 보리심이라고 부른대요. 우리 내면에는 선과 악이 공존하는데 좋은 사람, 나쁜 사람을 어떻게 나눌 수 있겠어요. 나와 남을 평가하는 잣대를 내려놓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이해하고 거기에 맞는 삶을 살아가되, 마음의 평온을 얻기 위해 노력하라는 거예요. "무심하게 살되 무관심하게 살지 않는다" (336p)라는 것은 무관심과 무심함이 다르기 때문이에요. 외부 세계를 차단하는 것이 무관심이고, 무작정 차단하지 않으면서도 신경 쓰지 않고 넘어가는 것이 무심함이니, 신경 쓰지 않는 연습을 통해 다다라야 할 목표는 부정적인 것들에는 무심하게 굴고, 나 자신과 타인의 마음은 따뜻하게 관심과 애정으로 대하는 태도이네요. 우리가 신경 써야 할 것은 오직 지금 바로 여기 자신의 마음이라는 것, 스님이 알려준 '신경 쓰지 않는 연습'을 통해 내 안의 쓰레기 같은 잡념을 없애고, 평온한 마음을 유지하는 방법을 배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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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나 사이의 우주
더그 존스턴 지음, 신윤경 옮김 / 문학수첩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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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세상에 홀로 남겨진다면... 상상하기도 싫지만 가끔 외로울 때는 절망적인 감정에 빠져들기도 해요.

만약 소설과 같은 일이 벌어진다면 뭔가 새로운 세상이 펼쳐지지 않을까요.

《너와 나 사이의 우주》는 더그 존스턴 작가님의 SF 판타지 소설이에요.

이 소설은 상처받은 세 사람과 외계 생명체와의 교감을 보여주고 있어요. 제목처럼 너와 나 사이를 연결해주는 존재가 우주에 있다면 어떨까라는 상상에서 시작된 이야기인 것 같아요. 머나먼 시공간을 넘어서 서로를 경계 짓던 모든 것들이 무너지고, 오롯이 마음으로 이해하며 연대하는 과정이 참으로 놀라웠네요. 어릴 적에 봤던 영화 ET의 모습이 너무 강렬해서, 외계인을 떠올리면 자꾸 그 이미지와 연관지었는데, 앞으로는 문어를 볼 때마다 외계인이 생각날 것 같아요. 어쩐지 우주라고 하면 우리에게 막연하게 멀고, 차가운 우주공간을 연상하게 되는데 의외의 따뜻하고 감동적인 이야기 덕분에 한결 가까워진 느낌이네요. 사실 최근에 본 드라마에서도 외계 생명체가 등장하는데, 무서운 침략자가 아니라 인간과 교감하고 소통한다는 점이 비슷해서 살짝 두 세계를 섞어가며 상상했네요. 특히 세 명의 주인공을 보면 현대 사회에서 고립된 약자를 대변하는 것 같아요. 사회 시스템 안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정체성 혼란과 소외감을 느끼는 10대 소년 레녹스, 딸을 암으로 잃은 슬픔에 자신 또한 시한부 암 진단을 받고 절망에 빠진 50대 여성 헤더, 임신한 채 가정폭력을 피해 도망친 에이바는 외계 생명체 샌디와 교감하면서 점차 달라져가네요. 외계 생명체를 숨기려는 주인공들과 그들을 쫓는 사람들의 추격전이 다소 긴장감을 주면서, 동시에 샌디와 친구들을 응원하게 만드네요. 무엇이 문제일까요. 우리의 적은 누구일까요. 중요한 건 누가 상처를 치유해주고, 따스하게 받아주었느냐, 바로 그 마음일 거예요. 인간이라고 다 같은 인간이 아니고, 외계 생명체라고 해서 다 같은 외계 생명체가 아니라는 거죠. 진정한 연대와 사랑으로 하나가 된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줬네요. 인간성이라는 것도 종의 경계를 넘어 우주적인 가치로 새롭게 정의해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인간은 분명 더 나은 존재가 되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말아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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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리홀에서 생긴 수상한 일 I LOVE 스토리
재스민 왈가 지음, 김예원 옮김 / 보물창고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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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보물창고의 I LOVE 스토리 시리즈는 늘 새롭고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감동을 주네요.

이번에는 거북이가 등장하고 그림이 사라진 이야기인데, 결정적 단서는 애거사가 범인을 봤다는 거예요. 그 다음엔 어떻게 되었을까요.

《체리홀에서 생긴 수상한 일》은 재스민 왈가 작가님의 동화책이네요.

저자는 중고등학교에서 과학을 가르치다가 본격적으로 동화와 청소년소설을 쓰면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고 하네요.

한산한 마을에 위치한 페넬로페 L. 부룩스 미술관의 체리홀에서 소중한 그림 한 점이 깜쪽같이 사라지는 사건이 벌어졌어요. 도둑맞은 그림의 제목은 '무제', 그러니까 작품의 이름이 제목이 없다는 뜻이에요. 라미 엄마는 이 동네가 안전해서 이사 온 거라고 늘 말하면서도, 정작 라미가 집에 혼자 있는 건 절대 안 된다는 거예요. 그래서 라미는 미술관에서 청소 팀을 관리하는 엄마를 따라 왔고, 지루한 시간을 보내야 했죠. 도난당한 그림이 걸려 있던 방, 체리홀에서 그 여자애를 만나기 전까지는 말이죠. 학교에서 라미는 예전에 친했던 친구들이 같이 점심을 먹지 않겠다고 한 뒤로 혼자 지내고 있어요. 몇 주 동안 라미는 '무제'라는 그림 앞에 앉아서 많은 시간을 보냈고, 그 그림이 없어졌다는 말을 들었을 때 마음이 좋지 않았어요. 근데 체리홀에서 만난 그 여자 아이의 정체는... 중요한 건 둘이 함께 사건의 진상을 파헤쳐간다는 거예요. 자존감이 낮고 소심한 성격의 라미가 활발하하고 자신감 넘치는 베다와 친구가 된 건 우연이 아니었네요. 사건이 발생한 날은 미술관 휴일이라서 아무도 없었지만 다행히 당시 현장에 유일한 목격자가 있었네요. 겨울잠을 자다 잠시 깬 거북이 애거사는 도둑이 그림을 들고 허겁지겁 도망치는 모습을 봤어요. 느릿느릿 굴 밖으로 기어 나왔지만 범인의 키와 옷차림은 물론, 얼마나 빨리 달아났는지도 다 기억하고 있어요. 거북이들은 눈치가 빠르거든요. 애거사, 하니까 어릴 때 추리소설을 읽으면서 진짜 탐정이 된다면 어떨까라며 상상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때는 학교 주변이나 동네를 뛰어다니며 노느라 진지하게 뭔가를 추리한 적은 없지만 추운 겨울, 특히 겨울방학에는 책을 보며 뒹굴뒹굴 공상하는 즐거움이 있었죠. 라미와 베다를 보니 어릴 적 나만의 친구가 생각나네요. 우연인지 필연인지는 몰라도 친구가 된 두 아이가 머리를 맞대며 단서를 추리해가는 과정이 재미있고 좋았네요. 어쩐지 라미와 베다와 함께 그림 도난 사건을 추리하며 즐겁게 놀았다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또래 아이들에게도 미스터리한 사건의 재미뿐 아니라 친구와 함께라는 유대감, 우정이라는 따뜻한 감동을 줄 것 같네요.


"적어도 이건 인정해야 하는 거 아니냐? 내가 이렇게 계속 애원해야 해?"

"그래, 그래."

"그러니까 빨리 말해 봐!"

"뭘?"

"우리가 친구라는 거. 그리고 내가 좋은 친구라는 거." (20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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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검사 해설 사전 - 의료인과 건강검진 대상자를 위한
니시자키 유지.와타나베 치토세 지음, 장하나 옮김 / 보누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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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요즘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기 때문에 건강검진을 잘 받는 것 같아요.

건강검진 받고 나면 결과지를 받아보는데, 종합 소견과 검진 등급으로 정상인지 질환이 의심되는지를 확인할 수 있어요. 하지만 상세 수치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에 제대로 판단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있어요. 어렵고 복잡해보이는 검사 수치를 일반인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낸 실용적인 건강 가이드북이 나왔어요.

《병원검사 해설 사전》는 의료 전문가인 니시자키 유지와 와타나베 치토세가 공동집필한 건강검진 해설서라고 하네요.

이 책에는 의료 현장에서 다루는 130ㄱ지 검사 항목을 다루며, 각 검사 항목의 기준치를 알려주고, 무엇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주고 있네요. 먼저 일상에서 육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소변, 대변, 객담에 대해 색, 성상, 양의 변화로 알 수 있는 의학적 소견에 대해 알려주네요. 임상에서는 소변, 대변, 객담의 색, 성상의 이상이 확인되면 검사를 통해 질환 여부를 진단하네요.

이 책의 구성은 크게 일반 검사, 혈액 검사, 생화학 검사, 면역혈청 검사·수혈, 세균·미생물 검사, 병리 검사로 나뉘어져 있어서, 검사 결과에서 궁금했던 부분들을 찾아보기가 수월하네요. 각 검사마다 기준치와 기준치를 벗어난 경우에 생각해볼 수 있는 상태와 질환 등을 설명해주고, 어떠한 경우에 이 검사가 필요한지를 알려주고, 검사를 시행할 때는 미리 알아두면 유용한 주의사항이 나와 있네요. 검사 해석에서 주의 깊게 봐야 할 내용은 '관찰 포인트'와 '케어포인트'이며, 이러한 내용을 알고 있으면 막연한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없앨 수 있다는 점에서 유익한 것 같아요. 단순히 수치만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검사 항목이 어떤 경우에 필요한지, 해당 수치가 정상 기준치를 넘어설 때 의심되는 질병을 알 수 있어서 예방 차원에서 도움이 되네요. 알고 싶어도 누구한테 물어보기도 어렵고, 검색해보는 것이 다 일텐데, 이 책 덕분에 필요한 부분을 빠르게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네요. 자신의 몸 상태를 수치를 통해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건강검진, 그 결과를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되는 필수적인 의료 해설서라는 점에서 모두를 위한 건강 필독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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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보이지 않는 전쟁과 돈의 역사 - 폭력이 펼쳐지는 시대마다 누가 숨은 이득을 챙기는가
던컨 웰던 지음, 윤종은 옮김 / 윌북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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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최근 뉴스를 보니 미국이 이란과의 전면전을 염두에 두고 2003년 이라크 침공 이후 최대 규모의 공군력을 중동에 집결시켰고,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명령만 떨어지면 이번 주말이라도 즉각적인 타격이 가능한 상태라는 거예요. 올해 초에 미국 특수부대가 베네수엘라를 공습하여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하는 과정을 트럼프 대통령은 관저에서 생중계로 지켜본 데다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자랑하듯 소감을 밝힌 것은 매우 충격적이에요. 제국주의의 회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트럼프의 행보는 국제법적 정당성을 무시한 채 자국 이익을 앞세우고 있으니, 미국 중심의 일방적 질서가 해체되면서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고 있네요. 이럴 때 역사를 들여다 보게 되네요.

《눈에 보이지 않는 전쟁과 돈의 역사》는 경제학자 던컨 웰던의 책이에요.

저자는 전쟁의 역사를 '돈의 흐름을 따라가는' 경제학의 접근 방식으로 살펴보고 있어요. 이 책에서는 천년간의 전쟁사 가운데 열일곱 개를 선별하여 전쟁 이면에 숨겨진 보이지 않는 손, 즉 경제 원리를 짚어내고 있어요.

"기나긴 인류 역사에서 제도와 그에 따른 경제적 성취에 무엇보다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전쟁과 폭력이었다. 인류가 만든 수많은 제도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국가였으며, 전쟁을 준비하고 수행하는 행위(경제사학자들은 이를 '군신 마르스의 선물'이라고도 부른다)는 문명이 시작된 이래로 거의 모든 시기에 걸쳐 국가를 규정하고 그 발전을 이끌어왔다. 따라서 우리는 전쟁을 살펴봐야만 제도의 발전을 파악할 수 있으며, 제도가 어떻게 발전해왔는지를 알아야만 경제학의 핵심 문제들을 이해할 수 있다. 전쟁을 수행하는 일과 국가를 수립하는 일은 나란히 발전을 거듭해왔다. 오늘날 우리가 '국가' 혹은 '국민국가'라고 부르는 제도는 남들보다 성공적으로 전쟁을 수행한 집단이 발전하면서 만들어진 것이다.

··· 초창기 국가를 세운 사람들은 경제사학자들의 점잖은 표현을 빌리자면 '폭력 전문가'였으며, 당시에는 주로 폭력의 위협이 경제적 교환을 이끌었다. ··· 폭력과 갈등은 인간이 처음 사회를 이룰 때부터 그 발전을 이끈 핵심 요소였다. ··· 전쟁의 성격이 바뀌자 국가의 성격과 규모도 바뀌었다. " (11-12p)

시대 순으로 10세기 바이킹 시대, 12세기 칭기즈칸, 14세기 아쟁쿠르전투와 장궁, 15세기부터 16세기의 신대륙 정복, 16세기부터 17세기 초까지 유럽을 휩쓴 마녀사냥, 15세기부터 16세기 이탈리아 전쟁과 르네상스 시대, 17세기 말부터 18세기 초까지 활동한 해적들, 18세기 최대의 전쟁인 7년 전쟁과 영국 해군의 성공 비결, 19세기 세포이 항쟁, 미국 남북전쟁, 현대 경제전, 세계대전, 독일 공군의 자멸, 소련의 몰락, 베트남 전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다루고 있어요. 전쟁의 승패는 최첨단 무기보다는 그 자원을 운용하는 국가의 신용체계와 보상 제도에 의해 결정되며, 그 시스템이 얼마나 견고한가에 달려 있다는 것을 알려주네요. 역사는 명확한 설계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예상치 못한 실패와 우연한 성공의 연속이기에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해석은 달라질 수 있어요. 경제학의 관점에서 본 전쟁의 역사는 폭력이 펼쳐지는 상황에서 누가 숨은 이득을 챙겼는지, 경제적 생존이라는 실질적 유인이 무엇인지 분석하고 있네요. 물론 경제학자들이 항상 타당하지 않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네요. 중요한 것은 세상을 폭넓게 바라보는 관점인 것 같아요. 오늘날 거대한 갈등과 위기가 향후 어떤 새로운 사회 시스템과 경제 질서를 만들어낼 것인지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봐야 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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