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락왕생 3
고사리박사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보이는 것 이상으로는

알려고 하지도

궁금해하지도 않으며

나는 삶에서

얼마나 많은 것들을

지나쳐왔는가."    (145p)


<극락왕생>은 참으로 묘해요.

귀신 이야기로 시작되었다가 결국 인간 세상의 번뇌와 고통으로 이어지네요.

자언은 귀신들을 도와주고, 그들의 도움을 받으면서 자신의 존재를 찾아가고 있어요.

잊혀진 기억, 감춰둔 진실은 무엇일까요.

꿈벌레 속에 숨어있던 파순이 자언에게 들어오면서 혼란은 시작되었어요.

이번 이야기는 너무 마음이 아픈 것이 자언의 진심을 보았기 때문이에요. 

계속 살아보고 싶다...


우리는 삶이 고단하고 버거울 때 지옥 같다고 표현하지만

아무리 지옥 같아도 진짜 지옥에 비길 바는 못 되겠지요.

불교에서 이야기하는 극락왕생.

과연 자언은 극락왕생에 이를 수 있을런지...


정말 궁금한 건 극락왕생이 드라마로 제작된다는데 누가 자언과 도명의 역할을 맡게 될 것인가.

부디 상상했던 그 인물 그대로 재현되기를 바랄 뿐이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프랑켄슈타인 (무삭제 완역본) - 현대판 프로메테우스 현대지성 클래식 37
메리 셸리 지음, 오수원 옮김 / 현대지성 / 202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래 전 영화를 통해 본 괴기스러운 모습이 꽤나 충격적이라서 머릿속에 그 이미지로 각인되었던 것 같아요.

그때는 인간이 창조해낸 '괴물'이라는 점에 초점을 둔 탓에 다양한 분야에서 프랑켄슈타인이 공포스러운 존재로 등장했던 것 같아요.

여러 책에서 언급되기도 하고, 뮤지컬 공연도 있어서 누구나 아는 프랑켄슈타인이지만 원작 소설을 읽은 기억은 없더군요.

생각해보니 원작이 아닌 원작을 떠올리게 만드는 작품들을 많이 접해왔던 거예요.


이번에 출간된 현대지성 클래식 시리즈 서른일곱 번째 책이 바로『프랑켄슈타인 : 현대판 프로메테우스』이에요.

고전을 읽는 즐거움이 뭔지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하고 싶어요. 특히 SF 장르를 좋아한다면 이 책은 필독서라고 할 수 있어요. 

이 책은 메리 셸리의『프랑켄슈타인』1818년 초판을 옮긴 것이라고 해요. 

1818년 우리나라는 조선 순조 때이며, 당시 해안가에 나타난 서양의 이양선들은 모두 영국의 배였다고 하니 동시대였다는 것이 놀랍네요.

메리 셸리가 이 소설을 쓸 당시에 산업혁명 이후 영국에서 '기계 파괴 운동'으로 알려진 러다이트 운동이 확산되면서 이에 정치적 견해를 함께 했다고 하니, 괴물의 탄생을 사회 비판적 의미로 해석될 수 있네요. 무엇보다도 최초의 SF 장르 소설로 꼽는다는 점에서 독보적인 작품인 것 같아요.


처음에 탐험가 월턴의 편지를 통해서 조금씩 괴물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식이 묘한 긴장감을 주네요.

월턴이 북극에서 구해준 남자인 빅토르 프랑켄슈타인이 자신의 놀라운 실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괴물의 정체가 서서히 드러나게 돼요. 진짜 이야기는 누가 전해주거나 들은 내용이 아닌 괴물의 처절한 고백일 거예요. 원작에서 프랑켄슈타인은 괴물의 이름이 아닌 괴물을 창조해낸 자의 이름이며, 괴물은 아예 이름이 없고 '그것'(it)으로만 지칭된다고 하네요. 이름 없는 피조물이라니, 그게 더 비참한 것 같아요. 이 책에선 괴물로 번역되었어요. 추악한 외모 때문에 배척당하던 괴물은 스스로 선한 존재였으나 불행 때문에 악마가 되었다고 이야기해요. 그러니 괴물은 자신의 창조자를 원망할 수밖에 없어요. 이건 마치 산업혁명 시대에 공장 부품처럼 소모된 인간들의 모습가 맞물려 있어요. 

프랑켄슈타인은 단순히 공포를 조장하는 괴물이 아니라 사회로부터 소외된 존재였네요. 또한 괴물을 악마라며 뒤쫓는 자 역시 불행한 존재였어요. 이토록 슬프고 비극적인 결말이라니... 우리가 진정으로 복수해야 할 존재는 누구란 말인가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불평꾼들
제프리 유제니디스 지음, 서창렬 옮김 / 현대문학 / 202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델라, 때로는 책이 어떤 이유에선가 

우리 삶에 찾아오죠.

참 이상한 일이에요."  (38p)


<불평꾼들>은 제프리 유제니디스의 소설집이에요.

작가 생활 30여 년간 단 세 편의 장편소설- 『처녀들, 자살하다』(1993년),『미들섹스』(2002년),『결혼이라는 소설』(2011년)을 출간했으며, 모든 작품이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퓰리처상 수상뿐만이 아니라 각종 문학상을 휩쓸면서 미국 문단의 주요 작가로 꼽힌다고 해요.

아하, 그랬군요. 저는 이번에 처음 만나보는 작가라서 신예작가의 작품인 줄 알았어요.

<불평꾼들>은 1988년부터 2017년까지 쓴 단편소설들 중에서 열 편을 골라 2017년에 출간된 제프리 유제니디스의 네 번째 책이라고 하네요.

이 책을 읽고나니 제프리 유제니디스라는 작가의 위상을 알 것 같네요. 단편인데도 장편 못지 않은 깊이가 느껴져요.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긴 건 첫 번째 실린 <불평꾼들>이에요. 델라와 캐시의 이야기가 왠지 영화 <델마와 루이스>를 떠올리게 한 데다가 결정적으로 '책'이라는 연결고리 때문에 끌렸어요. 영화처럼 엄청난 사건은 없지만 두 여자에겐 일생일대의 일탈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어요. 델라가 남편의 일방적인 결정 때문에 회사를 그만두고 멀리 이사를 가게 되었을 때, 캐시는 처음으로 델라와 싸웠어요. 싫으면 싫다고 자기 주장을 하면 될 텐데, 델라는 결코 불평하지 않았고 모든 걸 남편 뜻대로 했어요. 캐시는 그런 델라에게 화가 났던 거예요. 한 달 후, 델라가 이사짐을 옮기는 날에 캐시가 나타나 사과하면서 책 한 권을 선물했어요. 그 책은 바로 벨마 월리스의 『두 늙은 여자』였어요. 알래스카 등지에 살았던 인디언 부족 아타바스카족의 두 늙은 여자가 부족 사람들에게 버려진 뒤에 살아남은 이야기라고 해요. 

그 뒤로 오랜 시간이 흘렀고 두 사람은 『두 늙은 여자』을 잊고 있었어요. 캐시는 델라를 생각하며 그 책을 떠올렸어요. 둘만의 암호가 필요한 때가 온 거예요.


"자, 손도끼를 사용할 때야."  

기죽지 말고 한 번 해보자는 뜻이었다. (42p)


인생을 뒤바꿀 만큼 엄청난 기적이 필요한 건 아니에요. 그저 작은 변화를 일으킬 용기만 있으면 충분하다는 걸 델라와 캐시가 보여줬어요. 늙는다는 건 육체적으로 불편한 일들이 많아진다는 걸 의미해요. 델라와 캐시는 스무 살 이상 나이 차이가 나지만 변함 없는 우정을 나누며 인생 길을 함께 걷고 있어요. 그 모습이 보기 좋았고 멋졌어요. 누구나 살아온 날만큼 늙어가지만 아무도 늙은 자신이 버림받을 거라는 상상을 하진 않을 거예요. 그래선 안 될 일이에요. 

두 사람처럼 서로 손을 잡아줄 친구만 있다면 살 만한 인생일 것 같아요. 때로는 책이 우리 삶에 찾아온다는 캐시의 말처럼, <불평꾼들>이 제게로 왔고 그 덕분에 『두 늙은 여자』를 발견했네요. 앞으로 읽을 책으로 찜해뒀어요. 물론 제프리 유제니디스의 책 3권도 포함했고요.

짧은 단편인데도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 많아요. 그러니 나머지 아홉 편- <항공우편>,<베이스터>,<고음악>,<팜베이 리조트>, <나쁜 사람 찾기>, <신탁의 음부>, <변화무쌍한 뜰>, <위대한 실험>, <신속한 고소>- 에 관해서는 얼마나 입이 근질근질한지 몰라요. 하지만 참으려고요.

분명 이 책이 누군가의 삶에도 찾아갈 테니, 참 이상하지만 감동적인 선물이 될 거라는 것만 밝힐게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문명 2 고양이 시리즈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권에서는 새로운 적과의 대결이 펼쳐지네요.

바스테트의 도전과 모험을 통해 문명의 숨겨진 비밀들이 하나씩 드러나고 있어요.

오만했던 인간들을 향한 엄중한 경고일까요.

역지사지, 처지를 바꾸어 생각할 수 있었다면 세상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비극들은 일어나지 않았을 거예요.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었다면 얼마든지 평화롭게 살 수 있었을 거예요.

그러나 이미 엎질러진 물.

세상은 달라졌고, 힘의 균형은 깨졌어요. 모두 인간이 자초한 재앙이었어요. 쥐떼의 습격은 시작에 불과했네요. 갈수록 충격적인 일들이 벌어지고 있어요.

서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생존 투쟁이에요. 동물들의 반란!


"나는 냉혹한 인간 세계의 법칙을 다시 한번 확인한다.

폭력이 평화를 이긴다는 사실. 현실의 복잡성을 의식해 결정을 미루다 보면

결국은 단순 명료한 힘의 법칙을 따르는 야만적인 자들에게 당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

이 진실을 가슴에 새기고 살아야겠다. 

지능보다 원초적인 생존 본능을 믿어야겠다.

내 안의 있는 야생 고양이를 잊지 않고 살아야겠다."  (117p)


고양이 바스테트는 우리에게 인간의 고집과 편견을 내려놓고 더 넓은 시야를 갖도록 이끌어 주고 있어요. 물론 바스테트라고 해서 완벽할 순 없지만 잘난 척 하는 모습이 밉지 않은 걸 보면 매력을 넘어 마력의 소유자라고 해야겠네요. 거기에 USB 목걸이까지 차고 있으니... ESRAE를 소유하고 있다는 자부심이 더해져 기세등등한 여왕의 모습이네요.

하지만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어요. 과연 어떻게 이 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을까요.

아하, 그거였군요.  맨처음 바스테트가 우리에게 들려줬던 이야기부터 차곡차곡 다음 이야기까지 퍼즐 조각처럼 맞춰지면서 전체 그림이 보이네요. 스스로 존재의 이유를 깨달을 때까지 기다렸던 거예요. 또한 과거와 현재라는 시간이 이어지듯이 우리 모두는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만 해요. 그 안에서 문명과 야만의 차이를 확인할 수 있어요. <문명>은 역설적이게도 문명이 탄생하기 이전의 야만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어요. 테라 인코그니타의 모험이었네요. 인간은 늘 다른 동물종보다 우월한 척 굴었지만 틀렸어요. 인간이라서 뛰어난 게 아니라 문명의 힘이 탁월했던 거예요. 과연 문명의 패권은 누가 거머쥐게 될까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문명 1 고양이 시리즈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고양이 바스테트가 돌아왔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문명>은 전작 <고양이> 2탄이라고 할 수 있어요.

지금부터 모든 게 달라진 세상을 만나게 될 거예요. 우리는 고양이 바스테트의 시점에서 바라보게 될 거고요.

완전히 쥐들이 점령해버린 도시를 벗어나 피타고라스와 바스테트가 주축이 된 고양이 무리들은 섬으로 피신했어요. 믿을 수 있는 인간이라고는 바스테트의 집사인 나탈리와 파트리샤라는 이름을 가진 여자 샤먼뿐이에요. 그녀만이 유일하게 고양이와 영적 소통이 가능하지만 결정적인 문제가 있어요. 그녀가 말을 못한다는 거예요.

바스테트는 이 섬에서 쇠락하는 인간 문명을 대체할 고양이 문명의 기반을 세우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지만 예기치 못한 쥐들의 습격으로 위기에 처하게 돼요. 요새화된 섬이라 안심했는데 도리어 쥐떼들이 강 상류와 하류를 모두 봉쇄한 채 섬을 포위했어요. 뭐지, 이 놀라운 전략 전술은?

이럴 수가!

제3의 눈, USB 케이블을 연결할 수 있는 존재가 피타고라스 말고도 또 있었네요. 바로 쥐들의 우두머리인 실험실의 하얀 쥐 티무르예요. 

꼼짝없이 섬에 갇혀 굶어죽을 수밖에 없는 고양이들이 내린 최후의 선택은 외부로 몰래 빠져나가 아군의 도움을 요청하는 것뿐이에요. 

놀랍게도 고양이와 쥐의 전쟁은 피타고라스와 티무르의 두뇌 싸움이 되었어요.

그 와중에 바스테트의 활약이라고 하면 가장 고양이다운 존재감 그 자체인 것 같아요. 인간의 지능을 활용하는 피타고라스와 티무르가 변종이라면 바스테트는 고양이만의 고유한 특성을 보여주고 있어요. 도도하고 거만하며 한없이 자유로운 존재.

그러나 바스테트는 충격적인 결정을 내렸어요. 과연 이것은 과감한 도전일까요, 아니면 무모한 선택일까요.

이야기에 푹 빠져있다가 깜박 잊고 있었어요. 바스테트가 그토록 원했던 것이 무엇인지 말이에요.


지구의 역사에서 인류의 등장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어요. 짧은 역사를 가진 인류가 문명을 탄생시키고 발전해오면서 크나큰 잘못을 저질렀어요.

인류가 지구의 주인이라고 착각한 거죠. 그저 지나가는 여행자일 뿐인데... 인간의 이기심과 오만으로 환경은 끔찍할 정도로 오염되고 파괴되었어요. 

과학자들에 따르면 지구에 동물이 출현한 이래 몇 차례의 멸종이 나타났고, 그 범위나 영향력이 매우 컸던 다섯 차례의 대멸종이 있었다고 해요. 최근 과학자들 사이에서는 인류의 멸종을 우려하는 여섯 번째 대멸종의 위기를 지적하고 있어요. 

<문명>에서는 뜻밖의 존재인 쥐떼들이 대멸종을 야기하는 원인으로 나오지만 인류에게 닥친 위기로 보자면 다를 바 없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어요. 흥미로운 점은 그 인간들을 지켜보는 고양이들이 있다는 점이에요. 과연 고양이와 인간은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우리가 <문명>을 읽는다는 건 어쩌면 대멸종을 막기 위한 예행연습이 아닐런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