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를 이기는 NPL 투자
어영화.어은수 지음 / 봄봄스토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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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를 이기는 NPL 투자》는 NPL 투자에 관한 모든 것을 알려주는 책이에요.

저자는 실제로 NPL 경매학원을 운영하는 원장과 부원장이며 교재로 사용하기 위해 이 책을 제작했다고 해요.

일단 NPL 투자가 무엇이길래 경매를 이긴다고 표현했을까요. NPL (Non Performing Loan)은 부실채권, 즉 무수익 미회수 여신채권을 뜻해요.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해주고 근저당권을 설정했는데 채무자가 3개월이상 이자를 미납하면 부실채권으로 분류한다고 해요. 우리나라에 부실채권이 도입된 경위를 살펴보면 자산유동화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면서 일반 개인이 자유롭게 채권을 매입하여 유통되어 부실채권이 공식적인 투자처로 자리잡게 되었다고 해요. 그러나 무질서한 투자로 대형 금융사고가 빈번하게 발생되면서 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었고, 부실채권 중 일부는 금융위원회에 등록된 대부법인만 취득이 가능하고 개인은 법인이 취득한 근저당권에 근저당권부질권을 설정함으로써 권리확보를 할 수 있게 되었어요.

그러면 부실채권이 경매와 비교하여 어떤 장점이 있을까요. 부실채권은 금융기관의 근저당권을 원금 내지는 연체이자를 할인하여 매입할 수 있고, 채권을 담보로 근저당권부질권 대출을 받을 수 있어서 실제로 투자한 금액에 비하여 대출을 높게 받을 수 있어요. 또한 부실채권을 매입하면 여러 가지 투자 방법으로 진행할 수 있다는 장범이 있어요. 채권을 매입한 후 재매각이나 배당으로 투자하면 경매에 비해 투자금 회수기간이 짧고 회수 시점도 예측이 가능해요. 배당을 받는 방식으로 투자하면 제3자가 낙찰을 받게 되고 투자자는 채권행사권리금액만큼 배당을 받을 수 있고 배당에서 부족한 금액은 해당 경매계에 부기문을 받아서 잔존채권으로 권리행사를 할 수 있어요. 유입의 방식으로 투자를 하면 채권행사권리금액으로 유입(낙찰)을 하여 취득하기 때문에 부동산 매각 시 양도소득세를 절감할 수 있어요. 일반 경매 입찰과는 달리 채권 매입 후 입찰에 참여하기 때문에 최고가매수신고인으로 선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요. 따라서 경매보다 낙찰 가능성(99%)이 높고 투자금회수기간이 짧으며 다양한 매도 방법으로 매출이 용이하고, 양도세까지 절약할 수 있으니 환금성과 수익성 면에서 더욱 유리하다고 볼 수 있어요. 다만 채권에 비하여 담보가 부실할 경우는 손실이 날 수 있고, 근저당권을 담보로 근저당권부질권 대출을 받을 수 있지만 종결될 때까지 근저당권부 대출 이자를 납부해야 하며, 유입이 목적이라면 채권매입으로 인해 초기 자금이 많이 들어갈 수도 있고, 채권매입 후 채무자가 회생 신청을 하면 경매가 정지될 수 있다는 단점이 있어요. 그래서 부실채권 매입유형별 장단점을 제대로 알고 투자해야 손실의 위험을 막을 수 있어요.

이 책에는 부실채권 투자를 위한 필수용어부터 부실채권을 찾는 방법, 부실채권 협상 및 가격 산출 방법과 순서, 관련 법규, 구비서류 양식까지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어요. 워낙 용어 자체가 낯설기 때문에 교재만으로 실전 투자는 힘들 것 같아요. 부실채권으로 성공한 사례분석을 살펴보면 저자가 운영하는 학원 수강생이며 전문가의 조언을 참고했다는 공통점이 있어요. NPL 투자 전략은 이론은 기본이고 실전 경험이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어요. 여기서 주목할 내용은 임인년 새해 첫 주에 대박이 터진 사례처럼 전국에 배당 가능한 NPL 물건이 아직도 많다는 사실이에요. 물론 투자는 반드시 안전성을 고려하고 수익성과 환금성을 세밀하게 분석하여 전문가에게 상담을 통하여 검증을 받아야 성공할 수 있어요. 성공적인 NPL 투자 전략은 꾸준한 공부와 실전 경험인 것 같아요. 결국 행운도 준비된 자에게 온다는 것을 성공 사례를 통해 확인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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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결빛 평온 - 현재에 몰입하여 나만의 속도로 살아가는 습관 에세이
해리엇 그리피 지음, 줄리아 머리 그림, 솝희 옮김 / 에디토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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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결빛 평온》은 해리엇 그리피의 마음챙김을 위한 책이에요.

먼저 손바닥만한 책 크기와 감각적인 그림이 눈에 확 들어왔어요. 온통 스카이블루로 가득차 있어요.

책 표지에는 푸른 물결 위에 온몸을 맡긴 채 떠 있는 사람이 보이고, 겉표지를 벗겨내면 찻잔 모양의 욕조 속에 몸을 담그고 있는 사람이 평온하게 눈을 감은 채 미소를 띄고 있는 모습이 보여요. 첫 장에는 하늘빛 바탕에 수많은 나비들이 훨훨 자유롭게 날고 있는 그림이 있어요. 가만히 그림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물결빛 평온"이라는 글자가 그대로 마음 속에 들어오는 기분이 들어요. 어떤 책인지를 굳이 생각하지 않아도 즉각적으로 느낄 수가 있어요.

현재에 몰입하여 나만의 속도로 살아가는 X 물결빛 평온 = 마음챙김

이 책은 몸과 마음의 관계를 이해하고, 나아가 차분한 삶을 위한 마음챙김을 수행하는 법을 알려주고 있어요.

걱정, 불안, 두려움 등 온갖 스트레스로 인해 나만의 속도를 잃어버렸다면 잠시 멈추세요. 쉼은 평온으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이에요.

마음챙김은 특별한 사람만이 가능한 일이 아니라 누구든지 배우면 실천할 수 있는 삶의 방식이에요. 몸과 마음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몸의 평온이 마음의 평화를 불러온다고 하네요. 의식적으로 호흡을 늦추면 신체도 평온함을 느끼고, 얼굴 근육을 당겨서 웃으면 뇌는 이를 행복하다고 인지한대요.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거나 음악을 듣는 것만으로도 몸의 긴장이 풀리고 스트레스가 완화되는 것도 몸과 마음의 연결을 보여주는 현상이에요. 이러한 설명들이 스카이블루로 채색된 그림과 함께 적혀 있어서 저절로 집중이 되는 것 같아요. 

가볍고 작은 책이지만 그 안에는 하늘처럼 넓고 바다처럼 깊은 평온의 세계가 들어 있어요. 책을 펼치는 순간 스르륵 빠져들어요. 가장 단순하면서도 강렬하게 시각적으로 보여줌으로써 느끼고 깨닫게 해주는 것 같아요. 온전히 집중하고 음미하며 지금을 살아가는 방법은 의외로 어렵지 않아요. 그저 평온을 선택하면 돼요. 물결 위에 몸을 맡기듯이 가만히 놔두는 거예요. 가만히 바라볼 시간이 있어야 변화를 만들 수 있어요. 규칙적으로 차분히 침전하는 시간을 가지며 기분의 균형을 맞추는 거예요. 조금씩 변화하여 삶 전체를 평온으로 이끄는 것이 곧 행복의 비결이라고 볼 수 있어요. 물결빛 평온이야말로 삶을 올바른 방향으로, 나만의 속도로 살아가게 해주는 가장 확실한 방법인 것 같아요.


"나는 평온해질 것이다. 나는 나 자신의 지배자가 될 것이다."

  - 제인 오스틴, 《센스 앤 센서빌리티》의 주인공 엘리노어 대사 중에서  (30p)


만약 당신이 우울하다면, 당신은 과거에 살고 있는 것이다.

만약 당신이 불안하다면, 당신은 미래에 살고 있는 것이다.

만약 당신이 평화롭다면, 당신은 현재에 살고 있는 것이다.

     -  노자    (8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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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한 현상 사전 - 아이들도 잘 모르고 어른들은 더 모르는
요시타케 신스케 지음, 이소담 옮김, 신기한 현상학회 기획 / 주니어김영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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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해요. 어른들은 모르면서도 아는 척 할 때가 있어요. 저도 가끔 그럴 때가 있거든요.

원래 잘 모르면 알고 싶다는 마음이 먼저인데, 어른이 되고나니 모른다는 사실을 감추기에 급급했던 것 같아요.

속 시원하게 말해보면 어떨까요.

"나도 잘 몰라. 그래서 진짜 알고 싶어!"

《신기한 현상 사전》은 아이들도 잘 모르고 어른들은 더 모르는 신기한 현상에 관한 궁금증을 풀어주는 책이에요. 

이 책에 관심을 갖게 된 건 바로 요시타케 신스케 작가님 덕분이에요. 우연히 요스타케 신스케 작가님이 그린 책을 보게 되었는데 그 이후에는 자꾸 보고 싶더라고요.

왠지 끌리는 그림이랄까. 구체적인 매력이 뭔지 설명하기는 어려운데 한번 보고 나면 머릿속에서 맴돌아요. 보면 볼수록 빠져드는 느낌? 반했나?

다들 한 번쯤 이상하고 신기한 현상을 경험한 적이 있을 거예요. 자주 겪는데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지 잘 모르고, 아무도 그 원인을 알려주지 않는 신기한 현상에 대해 이 책에서 설명해주고 있어요. 바로 요스타케 신스케 작가님의 그림을 통해서 그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어요.

책의 구성은 신기한 현상을 네 가지 상황으로 나누어 하나씩 소개하고 있어요. 각각의 상황은 학교에서 공부할 때, 친구 사이에서, 집에서, 외출했을 때 생기는 신기한 현상이며 모두 56가지예요. 와, 진짜 신기한 건 책에 나온 신기한 현상들이 너무나 익숙한 경험들이라서 공감 100% , 후련함 200% 였다는 거예요.

요즘 포켓몬빵을 사기 위한 편의점 오프런 현상이 이슈가 되고 있어요. 아이들은 그 빵이 맛있어서 사먹는다고 하는데, 어른들은 빵과 함께 들어 있는 띠부씰(뗐다 붙였다 할 수 있는 스티커)을 모으는 것이 목적이라고 하네요. 편의점마다 품절 사태라서 예약 구매만 가능해졌어요. 도대체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걸까요.

봄이 되니 춘곤증인지 졸음이 쏟아질 때가 있어요. 꾸벅꾸벅 졸다가 갑자기 화들짝 깨는 이유는 뭘까요. 이 책을 읽다보면 자신도 몰랐던 호기심이 발동되는 느낌을 받게 될 거예요. 신기한 현상들을 알면 알수록, 호기심도 더 커지는 것 같아요. 호기심 덕분에 잠자던 뇌의 스위치가 딸깍 켜진 것 같아요. 궁금한 것들이 많아지니 삶의 활력도 생기네요.

이 책은 아이들만의 책이 아니에요. 어른들에게는 마음 속 어린아이를 깨워주는, 호기심 촉진제로써 강력추천해요.


♣ 어른들도 잘 모르는 신기한 현상 33

 " 과자에 '한정 판매'라고 적혀 있으면 더 사고 싶다. 왜 그럴까? "

☞ 희소성의 원리

사실 희소성의 원리는 지금 아니면 살 수 없을 것만 같은 사람의 마음을 이용해 상품을 사도록 유인하는 기술이에요.

미국 심리학자 로버트 치알디니는 손에 넣지 못하는 것일수록 갖고 싶어지는 마음 작용을 희소성 원리라고 했어요.

희소성이란, 수가 적은 상태라는 뜻이에요. 어렸을 때는 신기한 과자 정도지만, 어른이 되면 더 값비싼 물건에 눈이 가게 되니까

부디 냉정해집시다. 

  (78p)


♣ 어른들도 잘 모르는 신기한 현상 54

 " 잠이 쏟아져서 꾸벅꾸벅 졸다가 갑자기 몸이 움찔해서 잠이 깬다. 왜 그럴까? "
☞ 슬립 스타트

졸음을 참는 중이거나 오랫동안 깨어 있을 때, 무심코 꾸벅꾸벅 졸다가 다리나 팔의 근육이 경련해서 퍼뜩 깨는 경우가 있죠.

슬립 스타트라는 현상으로,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몸이 멋대로 움직이는 현상이에요. 이상한 자세로 자거나 지쳐서 잠들면 잘 일어난다고 해요.

뇌가 꿈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해서 몸에 잘못된 명령을 내리는 바람에 생겨요. 

  (12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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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 느와르 인 도쿄
이종학 지음 / 파람북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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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와 느와르의 조합도 신선하지만 그 배경이 도쿄라서 독특하게 느껴졌어요.

주인공 박정민은 사학과 교수이며 한일 근현대사 전문이라 도쿄에서 열리는 세미나 출장이 예정되어 있었어요.

마침 장인어른이 두 사람의 결혼 10주년을 축하해주면서 아이를 맡아줄 테니 아내도 동행하라고 배려해줘서 10년 만에 부부 여행을 떠나게 된 거예요. 바쁜 정민을 대신해서 여행 계획을 짠 아내 덕분에 하코네 관광을 했는데, 그때 디지라는 닉네임의 재즈 연주자 겸 관광 가이드를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내게 돼요. 정민은 자신을 초청해준 릿교대 사학과의 학장인 스가노 씨의 만남에서 교환 교수 제안을 받게 돼요. 원래는 그날 밤에 귀국할 예정이었는데 갑작스러운 스가노 씨의 연락으로 일정을 하루 더 늘리게 돼요. 

다음 날, 아내는 쇼핑이며 디지의 공연을 보기로 하고 정민은 약속 시간까지 3시간이 남아서 기노쿠니야 서점에서 책 구경을 하다가 그 건물 맨 위에 음반 전문점까지 둘러보게 돼요. 디지 덕분에 재즈 생각이 나서 재즈 연주자들의 음반을 구입하고 시간이 남아 가부키초를 걷다가 전단지를 나눠주는 아가씨를 만나면서 은밀하고 어두운 세계로 들어가게 돼요. 

"난 당신 같은 사람을 알아. 이런 데에 또 오게 되어있어."

"날 뭘로 보고 그런 소리를 하는 거야?"

"그래요. 이런 곳에 오는 건 쉽지 않죠. 처음이 중요해요. 하지만 일단 발을 들여놓으면, 결코 뺄 수 없어요...."  (46p)

점잖은 대학교수의 작은 일탈은 억눌린 욕망을 자각하게 만들고, 점점 일본적인 일탈 속으로 빠져들게 돼요. 모든 게 완벽하게 셋팅된 듯한 정민과 미숙의 삶은 쇼윈도 부부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어요. 흥미로운 점은 정민의 주변 인물들이 매우 일본인 같은 성향을 지녔다는 점이에요. 아내 미숙도 10년을 같이 살았지만 속내를 알 수 없고, 정민의 조교 역시 친절한 가면 뒤에 뭐가 있는지 알 수 없지만 정민의 뒤를 꼼꼼하고 충실하게 돕고 있으니 표면적인 갈등은 전혀 없어요. 평온한 일상과 대비되는 정민의 내면, 그 숨은 욕망이 드러나고야 말았네요. 또한 오랫동안 봉인된 비밀, 그 충격적인 진실이 밝혀지네요. 

솔직히 디지가 매료된 일본만의 재즈가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재즈에 대한 열정은 진심인 것 같아요. 재즈는 다른 어떤 음악보다도 새로움을 추구하는 것 같아요. 같은 곡을 연주하더라도 연주자의 감성에 따라 자유자재로 변주될 수 있어서 매력적인 것 같아요. 그러나 재즈의 선율과 함께 펼쳐지는 도쿄 느와르는 매우 위험하고 도발적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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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이 특서 청소년문학 26
김영리 지음 / 특별한서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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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이》는 멀지 않은 미래의 인간과 로봇의 이야기예요.

주인공은 로봇(로봇-5089)과 소년(워리, 지동운) 그리고 행위예술가(위술)예요.

전혀 공통점이 없는 셋이 만난 건 우연이지만 그들의 이야기는 운명 같기도 해요. 진정한 예술가가 되기 위해 고통을 느끼고 싶어하는 로봇과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로봇이 되고 싶은 소년, 그리고 고통을 소재로 한 행위예술을 보여주는 노인은 똑같은 운명에 처해 있어요. 리셋 아니면 파기!

로봇 개발자 고정준은 로봇을 만들 때마다 '로봇'이란 명칭 뒤에 숫자를 붙였어요. 로봇-5089는 5,089번째 만든 로봇이자 마지막 사전 테스트를 통과한 모델이에요. 정준은 로봇-5089의 성공 이후 아인사와 계약을 체결하여 아인1, 아인2 시리즈를 선보였고 현재 아인15가 출시를 앞두고 있어요. 아인 시리즈의 외관은 모두 선팅이 심하게 된 헬멧처럼 얼굴 앞면이 미끈해서 눈코입이 보이지 않아요. 누가봐도 인간에게 복종하는 로봇이라는 걸 보여주는 디자인이에요. 하지만 초창기에 만든 로봇-5089는 회백색 얼굴에 눈코입을 갖추고 있어서 인간의 표정을 가졌을뿐 아니라 뛰어난 작곡 실력으로 수많은 히트곡을 만들었지만 정체를 숨겨야 했어요. 대중들은 자신들이 즐겨 듣는 노래가 AI가 만든 것이라는 걸 아는 순간 외면했어요. 예술은 인간의 영역인데 AI가 침범했다고 느낀 거예요. 그 때문에 로봇-5089는 로봇계와 인간계에 어디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가 되었어요. 올해로 만들어진 지 18년이 되었는데, 마치 열여덟 살 사춘기처럼 굴면서 스스로 팬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자발적 리셋을 거부하고 있어요. 

아인사 회장은 로봇-5089의 행동을 위험하다고 판단했는지 로봇 심리학자에게 의뢰했어요. 만약 끝까지 리셋을 거부한다면 파기될 수밖에 없어요. 정준에게 로봇은 다 제 자식 같지만 로봇-5089은 좀더 특별한 존재라서 파기하게 놔둘 수 없다고 강력 대응했고, 회장은 3개월의 시간을 줬어요.

참 이상한 것 같아요. 그냥 로봇으로 바라볼 때는 리셋이든 파기든 별 감정이 들지 않았는데, 로봇-5089가 워리, 위술과 함께 하는 모습을 지켜보니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어요. 음악을 사랑해서 그 음악으로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는 마음이 잘못된 건 아니잖아요. 다만 그 마음을 인간이 아닌 로봇이 가졌다는 게 문제인 거죠. 잔인한 인간들에 비하면 팬이는 진짜 따스한 마음을 지닌 존재로 느껴졌어요. 만약 로봇이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면모를 지니게 된다면 그 로봇의 활동을 로봇이라는 이유만으로 제약해도 되는 걸까요. 인간의 지성을 넘어서는 싱귤래러티(기술적 변곡점)가 온다면, 로봇이 로봇권을 요구한다면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요. 로봇-5089를 보면서 살짝 마음이 흔들렸어요. 결국 우리가 기억해야 할 건 인간성의 본질인 것 같아요.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특성, 그건 인간이라는 개체의 문제가 아니라 의지와 행동의 문제였어요. 그러니 경계해야 할 건 로봇이 아니라 인간성의 상실인 것 같아요.


"나에겐 고통이 꼭 필요해요."

"끝내 예술가가 되고 싶은 거야?"

"제 오랜 꿈이에요."  (20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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