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원칙은 흔들리는가 - 윤리성, 공정, 정의의 회복을 위한 책
민재형 지음 / 월요일의꿈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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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원칙은 흔들리는가》 는 원칙이 바로 서야 하는 윤리성 시대의 필독서라고 할 수 있어요.

이 책의 주제는 '제한된 윤리성 bounded ethicality'이에요. 인간의 인지적 한계, 즉 자신도 모르는 사이 의도치 않게 발생하는 비윤리적 판단이나 행동을 제한된 윤리성이라고 하며, 이것이 비윤리의 보이지는 않는 덫이라는 거죠. 저자는 개인이나 조직이 무엇 때문에 비윤리적 판단이나 행동을 하게 되는지를 열여덟 가지 이유를 들어 설명하고 있어요. 그 원인을 분석하여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제시하고 있어요.

그렇다면 우리는 왜 지금, 제한된 윤리성에 대해 알아야 하는 걸까요. 이 질문은 바꿔 말하면, "우리는 과연 윤리적인가?"를 묻고 있는 거예요.

법대로 사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일이지만 윤리적으로 산다는 건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에요. 우리가 윤리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것이 어려운 이유는 윤리가 주관적인 특징을 지녔기 때문이에요. 내 입장에서는 윤리적인 판단과 행동인 것이 타인의 기준에는 아닐 수 있고, 자신도 모르게 저지르는 비윤리적 판단과 행동인 제한된 윤리성 역시 제어하기 힘들다는 거죠. 여기에서 제한된 윤리성에 초점을 맞춘 건 자신이 몰랐다는 사실에 관해 자각하고 이를 교정할 수 있다면 상당 부분의 문제를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예방적 해결책이야말로 우리의 삶의 질을 이전보다 향상시킬 가능성이 크고, 더 나은 새로운 대안들을 마련할 수 있어요.

제한된 윤리성의 열여덟 가지 원인을 하나씩 살펴보다가 양심에 찔리는 내용들이 있었어요. 우리가 사회에서 종종 목격하거나 경험했던 것들이라 약간 당혹스럽기도 했어요. "남들도 다 그래." 혹은 "우리끼리 뭐 어때?"라는 말이 얼마나 무책임한 핑계였는지를 확인시켜주네요.

이 책에는 원칙이 바로 서는 좋은 의사결정의 기술 아홉 가지를 제안하고 있는데, 저자는 단순히 읽는 것만으로는 처방전이 될 수 없음을 강조하고 있어요. 무의식에서 벌인 비윤리적 판단과 행동은 반드시 의식적인 실천에 의해서만 교정될 수 있어요. 우리 사회의 윤리성, 공정, 정의가 회복되려면 자격을 갖춘 리더와 실천하는 대중들의 엄청난 노력이 필요해요. 가야할 길은 멀지만 깨어 있어야, 그러한 사람들이 많아져야 한다는 점에서 이 책의 역할이 큰 것 같아요. 공정하고 건전한 사회를 향한 길을 안내해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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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의 시작과 끝에 대한 사색 - 무한한 우주 속 인간의 위치
앨런 라이트먼 지음, 송근아 옮김 / 아이콤마(주)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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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에 과학를 배우면서 한 가지 의문이 들었어요. 이 모든 이론이 진짜일까.

안타깝게도 의심을 없앨 만큼 이론을 증명할 능력은 없으니, 그저 묵묵히 과학자들이 밝혀낸 사실을 믿어야 하는 처지인 거죠.

그래서 과학 분야의 지식을 접할 때는 마음을 열고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로 했어요. 의심의 싹을 없애지 못할 바에는 잠재된 가능성의 세계를 확장시킬 수 있는 상상력을 동원하는 거예요. 과학은 불변의 진리가 아니라 끊임없이 발전해가는 이야기라고 생각했거든요.

여기 제 취향에 꼭 들어맞는 과학책을 발견했어요.

《모든 것의 시작과 끝에 대한 사색》 의 저자 앨런 라이트먼은 현재 MIT 인문학 교수이며, MIT 최초로 과학과 인문학 모두에서 동시에 교수직을 맡은 베스트셀러 작가님이에요. 세계적인 천체물리학자가 소설가로서의 재능까지 겸비했으니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대중들은 매료될 수밖에 없는 거죠. 이 책은 우주와 생명, 빅뱅 이전의 무(無) 그리고 원자, 마음의 과학적 구조, 우주적 생물중심주의, 무한의 개념을 다루고 있어요. 이것은 굉장히 놀라운 세계, 즉 무(無)와 무한(無限) 사이를 이야기하고 있어요. 과학자로서 현대 과학이 밝혀낸 사실들을 설명하면서 동시에 철학적 사색과 통찰을 보여주고 있네요. 솔직히 과학 이야기보다 문학 작품을 소개한 내용이 더 끌렸네요.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의 소설 『모래의 책』 을 보면, 의문의 불청객이 화자의 문을 두드리더니 인도의 한 작은 마을에서 얻었다는 성경책 한 권을 사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해요. 화자가 책을 펼쳐보는데, 각 페이지 위쪽 구석에는 예측할 수 없는 아랍 숫자가 적혀 있는 거예요. 행상인이 화자에게 책의 첫 페이지를 가보라고 하는데 아무리 넘겨도 항상 몇 장이 남아 있어서, '페이지들이 책에서 자라나는 것 같았다.'라고 표현하고 있어요. 반대로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찾으려고 했으나 실패하여, 화자는 이렇게 말해요. "불가능합니다. 이 책은, 이 책의 페이지 숫자들은 진짜로 무한이에요. 첫 페이지도 없고, 마지막 페이지도 없어요." 그 말을 들은 불청객은 이렇게 답해요. "만약 우주가 무한이라면, 우리는 공간 모든 곳에, 어디에나 존재할 수 있습니다. 만일 시간이 무한이라면, 우리는 모든 시간 속에 있는 것입니다." (예리한 독자를 위한 주석 : 우리는 모든 시간 속에 있을 수 없다. 앞 장에서 이야기한 대로, 우리의 삶은 우주 역사상 비교적 짧은 기간만 존재할 뿐이다.) (234p)

이 소설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요. 우리 몸의 원자들이 별에서 만들어졌다는, 과학계의 상식을 완전히 이해하긴 어렵지만 우리의 생명이 유한하다는 사실은 알고 있어요. 다만 죽음을 목격하면서도 자신의 죽음을 믿지 못하는 모순을 품고 있죠. 우리는 무한한 우주 속에 유한한 삶을 사는 존재이며, 살아 있는 순간을 사랑하지 않고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요. 모래의 책처럼 시작과 끝을 찾을 순 없지만 이 세계와 우리의 삶은 책속 어딘가에 존재하고 있다는 것, 우리는 살아 있기에 특별하고 의미 있는 존재라는 것.




'빅뱅 이전에는 무슨 일이 있었는가?'에서 다룬 대로, 시간의 방향처럼 근본적인 것조차 질서에서 무질서로 가는 움직임에 좌우된다.

왜냐하면 우리가 미래로 향함에 따라 모든 것이 질서에서 무질서로 바뀌기 때문이다. 어쩌면, 시간이 앞으로 가는 방향이 무질서가 증가하는 쪽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실제로 이러한 변화 없이는 이 순간과 그 다음 순간을 구별할 방법이 없을 것이다.

...

무질서는 "왜 아무것도 없지 않고, 무언가가 있는 걸까?" 하는 심오한 질문에도 답을 준다.

(이러한 질문들은 물리학자와 철학자들을 밤늦도록 깨어 있게 만든다.)

왜 순수한 에너지만 남아 있지 않고, 각종 물질들이 존재하는 것일까?

과학적 관점에서 봤을 때 이 질문은 1931년에 예측되었고, 1932년에 발견된 반입자 antiparicle 의 존재와 관련 있다.

... 1964년, 실험을 통해 입자와 반입자가 정확하게 같은 방식으로 행동하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했고, 그 덕분에 우주가 탄생한 바로 직후의 입자들과 반입자들은 같은 수로 생성되지도, 서로를 파괴하지도 않은 것이다. 대량의 입자들이 짝꿍 반입자들과 함께 소멸한 후, 마치 학교 댄스 파티가 끝난 뒤에 외로이 벤치에 앉아 있는 어떤 소년들처럼 그대로 남겨진 입자들이 있었을 것이다. 이 남겨진 입자들과 그들을 만든 비대칭이 바로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이다.

(167-16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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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안 되게 시끄러운 오르골 가게
다키와 아사코 지음, 김지연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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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어떤 음악을 듣다가 눈물을 흘린 적이 있어요.

무엇 때문인지 설명할 수는 없지만 가슴에 뭔가가 콕 박히는 느낌이었어요.

대단히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도 아닌데 문득 음악이 마음 안으로 스며들어오는 순간이 있어요. 그럴 때는 음악을 사랑하지 않을 재간이 없네요.

《말도 안 되게 시끄러운 오르골 가게》 는 다키와 아사코 작가님의 연작 판타지 소설이에요.

소설 속 오르골 가게는 출입구에 부착된 딸랑, 하고 울리는 벨소리 외에는 아주 조용한 곳이에요. 서너 평 정도 되는 아담한 가게는 안쪽으로 길게 이어진 구조인데, 좌우 벽은 천장에 닿는 높은 선반이 줄지어져 있어요. 촘촘하게 칸이 나눠진 선반에는 투명한 상자가 빼곡히 꽂혀 있고, 각각의 상자 안에는 금색 기계가 들어 있어요. 가게 주인은 고객의 마음속에 흐르는 노래를 듣고, 오직 한 사람을 위한 오르골을 만들어줘요.

어떻게 마음속 음악을 들을 수 있죠?

이상하고도 신비로운 오르골 가게를 찾아온 손님들의 이야기, 일곱 편을 만날 수 있어요.

정말 우연일까요, 손님들은 그 오르골 가게에 들어서기 전까지 저마다의 고민을 안고 있었어요.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한 가슴앓이라고 해야 하나.

암튼 그 마음속 사연을 말한 적이 없는데도 가게 주인은 손님에게 딱 맞는 음악의 오르골을 골라주고 있어요. 마치 마법사 혹은 요정처럼 말이에요. 어쩌면 음악이 곧 마법인지도 모르겠네요. 텅 빈 공간도 음악으로 가득 채울 수 있듯이, 손님들의 마음속 이야기를 오르골 안에 음악으로 담아낸다는 것이 신기하고 아름답네요.

귀가 들리지 않는 세살 배기 아들 유토를 키우는 엄마 미사키는 유토를 위한 오르골을 샀어요. 오래된 연인 리카와의 서먹해진 관계를 회복하고 싶은 준페이는 오르골 가게에 들렀다가 그냥 나왔는데, 머릿속에 리카가 흥얼대던 노래가 떠올랐고 리카를 위한 오르골을 선물하려고 해요. 대학 밴드로 활동하며 넷이 함께 하자고 했지만 루카를 제외한 나머지 세 친구는 음악 대신 취업을 선택했고, 그들 셋만 떠난 여행에서 오르골 가게에 들어가게 돼요. 아버지와의 사이가 틀어져 고향을 멀리하던 사부로는 어머니의 연락을 받고 고향집에 가는 길에 오르골 가게를 두 번이나 찾게 돼요.

오르골 가게가 왜 말도 안 되게 시끄러운지 그 이유를 알 것 같네요. 시끌벅적 마음속 이야기와 음악이 들리기 때문이죠. 다들 궁금할 거예요. 내 안에서는 어떤 음악이 흘러나올까. 이미 답을 알고 있지만 오르골 소리로 듣고 싶네요. 처음 선물받았던 그 오르골, 고장이 나버려서 지금은 아무런 소리도 나지 않지만 그 멜로디를 떠올리니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네요. 까마득히 잊고 있었다니...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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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안 되게 시끄러운 오르골 가게
다키와 아사코 지음, 김지연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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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골 가게, 힐링 판타지 드라마~ 좋아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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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화 컬러링북 - 색연필로 누구나 쉽게 색칠할 수 있는 아름다운 꽃
MUZE(한은경) 지음 / 도서출판 모모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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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화 컬러링북》 은 두 가지를 즐길 수 있는 책이에요.

민화의 매력과 색연필로 채색하는 재미를 누릴 수 있어요.

그동안 다양한 컬러링북을 만나왔지만 민화 컬러링북은 처음인 것 같아요.

민화는 교과서에서 본 게 전부라서 따로 접해본 적은 없어요. 이 책은 먼저 민화가 무엇인지부터 알려주고 있어요.

"민화란? 실용적인 목적으로 무명의 화가가 그렸던 그림으로

서민들의 생각과 생활 방식이 그대로 방영된 가장 한국적인 그림입니다." (8p)

대표적인 민화 작품인 화조도, 화훼도, 산수도, 장생도, 설화화, 책거리(책가도), 벽사도, 문자도, 어해도, 풍속도를 소개하고 있어요. 그림의 소재는 꽃, 새, 사슴과 같은 자연뿐 아니라 책과 문방사우, 농사짓는 일이나 사냥 등 민간의 생활상과 풍속, 그리고 신화, 전설, 민담과 같은 설화의 내용까지 다양하네요. 이 책에서는 아름다운 꽃 그림들이 색연필로 채색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어요. 수성 색연필로 그라데이션을 표현하는 방법인데, 손에 힘을 빼고 연하게 채색하다가 조금씩 힘을 줘서 강약을 조절하는 것이라 연필을 쥐는 힘만 있다면 누구나 쉽게 할 수 있어요. 민화를 색연필로 채색하는 연습을 충분히 한 후에 한국화 물감을 이용하면 훨씬 멋지게 표현할 수 있다고 하네요. 단계별로 하나씩 사진과 함께 설명이 나와 있고, 따로 색칠 연습을 위한 도안이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무엇보다 제가 좋아하는 꽃 그림을 채색하는 거라 칠하는 과정이 더욱 즐거웠던 것 같아요.

모란도, 연꽃, 매화, 맨드라미, 수국, 복사꽃, 국화, 목련... 민화가 지닌 은은한 분위기를 색연필로 표현해보니 그라데이션 기법이 잘 맞는 것 같아요. 빈 칸을 그냥 채우는 게 아니라 적절한 명암을 보여줄 수 있어서 색칠하는 재미가 있는 것 같아요. 다양한 컬러의 색연필만 있다면 가이드로 나온 민화의 색상이 아닌 여러가지 느낌으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기본적으로 노란색, 분홍색, 빨간색의 꽃들을 많지만 파랑색과 보라색으로도 독특하고 예쁜 꽃을 나타낼 수 있어요. 하지만 하얀색꽃은 색연필로 표현하기가 좀 어려운 것 같아요. 그래도 색연필이라는 친숙한 미술도구만으로 아름다운 민화를 채색할 수 있다는 점이 매우 만족스러워요. 한가롭고 여유로운 시간에 뭘 할까를 고민할 필요 없이, 민화 컬러링북으로 멋지게 채색하면 될 것 같아요. 색연필은 36색을 사용했는데, 이 컬러링북은 특정한 몇 가지만 주로 쓰게 되더라고요. 아무래도 연습이니까 원본에 충실하게 표현하지만 좀더 자신감이 생기면 새로운 색상으로도 칠해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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