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한국 근대사 - 실패를 넘어 자주적 독립 국가를 꿈꾼 민중의 역사
김이경 지음 / 초록비책공방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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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바로 아는 것은 우리에겐 매우 중요한 일이에요. 특히 한국근대사는 일본과 얽힌 문제들을 제대로 보고 판단하는 바로미터라고 볼 수 있어요.

이 책에서는 우리 근대사의 주요 사건인 신미양요, 임오군란, 갑신정변, 갑오농민전쟁, 갑오개혁의 오해와 진실을 풀어내고 있어요.

역사적 사건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역사는 과거에 일어난 사실 그 자체이자 역사가에 의해 선택되어 기록된 사실이라는 두 가지 의미를 지니고 있어요. 그래서 우리는 역사적 사실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역사적 사고를 통해 맥락을 이해하고, 편견을 찾아내어 비판적으로 생각하는 힘을 키워야 해요. 역사적 사실이 가진 의미가 시대에 따라, 보는 사람의 눈에 따라 변할 수 있기 때문에 역사가의 올바른 관점이 중요해질 수밖에 없어요.

저자는 한국 근대사의 외세 침탈과 개혁 실패를 승자의 시선이 아닌 자국민 중심으로 바라봄으로써 우리 민족 스스로가 역사의 주인이었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어요. 한국사를 배울 때 근대사 부분이 가장 싫었던 기억이 나네요. 서구 열강과 일본 제국주의의 침탈에만 초점을 맞췄기 때문에 루저의 역사로 보였던 거죠. 그러나 진짜 루저는 일본이에요. 무조건 항복 선언을 했으니까요. 우리는 비록 식민지가 되었어도 굴하지 않고, 해방되는 그날까지 목숨 바쳐 항일 투쟁, 독립운동을 했다는 점에서 참으로 자랑스럽고 떳떳해요.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들 대한민국은 기미 삼일운동으로 대한민국을 건립하여 세계에 선포한 위대한 독립정신을 계승하여 민주독립국가를 재건했음을 기억해야 해요. 바로 한국 근대사의 진정한 모습을 바라볼 수 있어야 우리 역사와 민족에 대한 자긍심을 높이고,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어요. 이 책은 역사인식에 담긴 오류와 편견을 바로잡아 지금 우리가 봐야 할 진실이 무엇인지를 똑똑히 알려주고 있어요.

단순히 한일 관계의 갈등을 과거의 일로 여겨선 안 될 것이, 일본은 아직까지 과거사 반성은커녕 역사 왜곡을 주도하고 있어요. 19세기 후반과 20세기 초반에 일본이 일으킨 일련의 전쟁은 일본의 대외 침략과정이며, 세계역사는 전쟁범죄로 다루고 있어요. 심각한 점은 일본 우익이 쓴 교과서나 역사서에서 일본의 대외침략이 있는 그대로 서술되지 않고 파렴치하게 미화하고 있다는 점이에요. 일본 헌법은 흔히 평화헌법으로 불리는데, 그 이유는 2차 세계대전 패전 직후 전쟁포기와 군대 불보유를 규정했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아베 전 총리가 집권하면서 개헌을 추진하던 것이 최근 전 총리 피살 사건과 참의원 선거에서 집권 자민당 압승으로 개헌 절차가 진행되고 있어요. 개헌을 하면 일본은 다시 전쟁을 할 수 있는 나라가 된다는 뜻이에요. 더욱 우려되는 건 미국이 일본의 군사력 강화와 개헌을 환영하고 있다는 거예요. 이런 시기에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고 있는 일본과의 관계를 개선하려고 우리만 애써야 할까요. 이번 광복절에 기시다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공납과 현직 관료들의 참배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가 매년 광복절마다 야스쿠니 신사에 일본 지도부가 예를 표하는 게 멈출 수 없는 관습이 됐다는 발언은 용납하기 어려워요. 또한 욱일기는 일본의 전범기로 일본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깃발인데, 현재 일본 해상자위대의 자위함기로 사용되고 있어요. 정부가 오는 11월 일본에서 열리는 해상자위대 창설 70주년 관함식 참가를 검토 중이라고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어요. 과연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욱일기를 인정한다는 게 역사적으로 어떤 의미인지를 알고 있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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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3분 과학 - 외울 필요 없이 술술 읽고 바로 써먹는
이케다 게이이치 지음, 김윤경 옮김 / 시공사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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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여름이라 빙수나 아이스크림을 많이 먹는데, 종종 머리가 띵할 때가 있어요.

으악, 두통! 아마 다들 경험이 있을 거예요. 근데 왜 그럴까요. 이 증상을 의학 용어로 '아이스크림 두통'이라고 하는데, 그 원인은 일반적으로 두 가지와 연관되어 있다고 하네요. 하나는 찬 음식이 목을 통과할 때 목에서 안면으로 통하는 삼차신경을 자극하여 뇌가 통증으로 인식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위턱의 안쪽이 차가워지면 신체는 체온이 내려간다고 착각해 체온을 높이려고 혈류를 증가시켜 혈관이 넓어져서 생기는 통증이라는 거예요. 개인마다 고통의 강도는 다르지만 예방하고 싶다면 찬 음식을 먹기 전에 냉수를 조금 마셔서 차가운 온도를 적응시키는 방법이 있다고 하네요.

《하루 3분 과학》은 일상에서 겪는 현상부터 물리, 화학, 생물, 우주까지 다양한 과학 지식을 알려주는 과학 잡학 사전 같은 책이에요.

신기하고 흥미로운 질문들로 구성되어 있어요. "무엇이든 물어보세요"의 척척박사님이 답을 알려주는 느낌이라서 재미있어요. 이미 과학 수업을 통해 배웠던 내용들도 있지만 새롭게 알게 되는 지식들도 많은 것 같아요. 순수한 호기심으로 생긴 궁금증은 그 답을 알아가는 과정 자체가 즐겁고 신나네요. 괜히 주변 사람들한테 "이거 알아?"라면서 말해주고 싶은 욕구가 생기네요. 딸기 표면의 까만 점을 이제껏 딸기 씨라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그 까만 알갱이 자체가 열매(과육)라고 하네요. 딸기의 열매라고 여겼던 빨갛고 달콤한 부분은 위과라고 하며, 꽃잎을 붙여두는 꽃받침이 부풀어 달콤해진 거래요. 본래 줄기로 분류되는 부분이고, 딸기의 까만 점은 수과에서 분비되는 식물 호르몬이 꽃받침을 성장시켜 달게 만들기 때문에 달콤한 딸기를 먹고 싶다면 까만 점이 많은 것을 고르면 된대요. 음, 역시 맛있는 과일을 고르는 법도 과학 지식이 큰 몫을 하네요.

우리 어릴 적에는 '밀폐된 공간에서 선풍기를 틀고 자면 죽는다'는 말이 떠돌았는데, 팩트체크 결과 가짜라는 것이 밝혀졌어요. 사망까지는 아니고, 코와 눈 점막 등이 건조해져서 코감기나 안구건조증이 생길 수 있대요. 간혹 좁은 방에서 선풍기를 오래 틀어둬서 과열로 인한 화재 사고가 발생한 적은 있는데, 그건 순전히 선풍기 결함 때문이에요. 요즘은 에어컨을 계속 켜두면 몸에 나쁘다는 얘기를 많이 하는데 이것 역시 잘못된 정보라고 해요. 기상청이 발표한 통계에서 폭염으로 최고기온이 35도를 넘는 날과 밤의 최저기온이 25도를 넘는 열대야의 일수 추이를 열사병 사망자 수의 추이와 비교해보면 폭염보다 열대야 쪽이 열사병과 더 깊이 관련되어 있다고 하네요. 즉 더운 여름밤에 에어컨을 켜지 않고 자는 것이 몸에 더 나쁘다는 거예요. 최근 출시된 에어컨에는 에너지 절약 기능이 있어서 간헐적으로 켰다 끄는 것보다 적절한 온도로 설정해 계속 켜놓는 방법이 더 전력소모를 줄일 수 있다고 해요. 물론 에어컨에서 나오는 냉풍을 장시간 직접 몸에 닿게 하는 건 저체온증을 유발해서 안 좋기 때문에, 실내 전체의 공기가 적절한 온도로 유지하도록 신경쓰는 것이 중요해요. 이렇듯 우리가 상식으로 아는 내용도 과학 지식으로 확인하면 확실한 팩트체크를 할 수 있어요.

평소에 궁금했거나 호기심을 가졌던 내용들이 Q&A 로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어서 뭔가 속이 후련한 것 같아요. 또한 어렵게 공부해야 하는 과학이 아니라 재미있게 알아가는 과학 상식이라서 좋네요. 제목처럼 3분이면 호기심이 해결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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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무녀 봄 : 청동방울편
레이먼드 조 지음, 김준호 그림 / 안타레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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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껏 살면서 무당을 직접 만나 본 적이 없어서, 왠지 영화나 드라마 속 등장인물로 느껴져요.

신당 안에 곱게 한복을 차려 입은 모습이나 매서운 눈빛, 목소리까지 뭔가 정해진 이미지가 떠오르는데, 십대 무녀라니 당최 상상이 안되네요.

근데 일단 책을 읽기 시작하니 완전 빠져드는 매력이 있어요. 주인공은 소녀무녀 봄인 줄 알았는데, 중학생들이었네요.

어른들은 모르는 중학생의 세계, 음... 정말 의외였어요. 당연히 무당, 무속의 세계가 신기하긴 한데, 중학교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라서 그런지 사춘기 아이들의 심리와 학교 괴담까지 더해져서 놀라움 그 자체였어요. 우스갯소리로 북한이 남침하지 못하는 이유가 대한민국 중2들 때문이라고, 그만큼 어디로 튈지 예측할 수 없다는 걸 빗댄 말인데 한편으론 안타까운 현실을 반영한 말이기도 해요. 왜 우리나라만 유독 중2병이 지독할까요. 부모들은 한결같이 이렇게 말해요. 착했던 우리 아이가 하루아침에 달라졌다, 변했다고요. 어른들이 말하는 '착함'의 기준은 순종, 복종인 것 같아요. 시키는 대로 공부하고 딴짓 하지 않는 아이. 어릴 때는 부모의 말을 믿고 따르지만 중학생이 되면 '자아'가 꿈틀대면서 반항이 시작되는 거예요. 만약 어릴 때부터 아이의 생각을 존중하고 마음을 헤아렸다면 굳이 반항할 일이 있을까요. 자유롭게 꿈꾸며 원하는 것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사회, 학교, 가정... 너무 판타지일까요.

소녀무녀 '봄'이는 무녀인 어머니 정화선녀가 행방불명되어 고아나 다름없이 자랐고, 초2 때 왕따를 당한 뒤 자퇴하여 현재는 선녀집의 주인으로, 살림을 도와주는 제주도 출신 할망과 함께 살고 있어요. 아직 신내림을 받지 않은 상태라서 '천부인(天符印)'을 찾기 위해 종문중학교에 전학했다가 뜻밖의 '실험실 살인사건'과 엮이면서 탐정단 친구들과 선비를 만나게 돼요. 종문중학교 3학년 4반의 '선비'는 전교 1등인 남학생인데, '봄'이가 첫눈에 반한 상대예요. 나름 카리스마 있는 봄이가 좋아하는 선비한테는 영 어리숙한 모습이 귀엽고 사랑스러워요.

종문중학교 3학년 소희와 예하는 단짝이자 탐정단 일원이에요. 소희가 셜록 홈즈를 꿈꾼다면, 예하는 왓슨 역할을 자저하고 있는 환상의 짝꿍이에요. 괜히 봄이를 미행하다가 꼼짝없이 봄이의 수족, 무수리 신세가 되지만 '실험실 살인사건'을 추적하면서 끈끈한 정이 쌓이게 돼요. 사실 소희의 등장으로 <선암여고 탐정단> 과 같은 학원추리 로맨스가 펼쳐지나 싶었는데, 그보다 센 인물들이 나오면서 공포 장르에나 볼 법한 귀신과 신비한 영적 세계를 만날 수 있어요. 솔직히 '실험실 살인사건'의 범인을 쫓는 일보다 봄이 소희, 예하, 선비와 티격태격하는 모습에 푹 빠졌네요. 철없이 투닥거리는 여중생들, 그 장면이 예뻤어요. 어리다고 하기엔 생각이 깊고, 다 컸다고 하기엔 미숙한 아이들을 보면서 복잡미묘한 감정을 느꼈네요. 암튼 소녀무녀 봄의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어요. 제목 옆에 '청동방울편'이라고 적혀 있어서 뭔가 했더니, 앞으로 봄이 찾아야 할 신물이 두 개 더 남아 있네요. 청동거울과 청동검, 과연 어떤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보여줄런지 잔뜩 기대되네요.



"5,000년 전, 단군(檀君)의 할아버지인 환인(桓因)께서 지상으로 내려가는 아들 환웅(桓雄)에게 인간을 다스리는 데 쓰라며 세 가지 신물(神物)을 주셨다. 청동방울과 청동거울 그리고 청동검이지. 이 세 개의 신물이 천부인(天符印)이야. 그후로 천부인은 우리의 신물로 쓰였다."

"선녀님, 혹시 천부인이 신내림 받을 때 필요한 겁니까?"

봄이 지그시 눈을 감았다.

"일단 그렇다고 해두자. 어쨌든 지금 종문중학교 안에 내가 받을 천부인이 숨겨져 있어." (13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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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도록 기발한 수학 천재들 - 수학에 빠진 천재들이 바꿔온 인류의 역사
송명진 지음 / 블랙피쉬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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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도록 기발한 수학 천재들》 은 세상을 바꾼 대표적인 수학자 12인과 함께 하는 수학 세계사라고 할 수 있어요.

수학의 발견이 인류 역사에 준 영향은 엄청나며, 위대한 수학자들의 삶을 들여다보면 수학과 인류사의 연결고리를 찾을 수 있어요.

수학 공부는 싫지만 수학 이야기는 꽤 재미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느낄 수 있었네요. 저자는 수학자들의 업적을 나열하는 지루한 방식을 벗어나 그 시대적 배경과 맞물린 흥미롭고 신기한 수학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어요. 각 수학자들마다 인물 카드로 요약된 부분이 눈에 확 들어와서 좋았어요. 수학자 이름 아래에 출생과 사망 연도, 출생지, 직업, 간략한 소개글이 나와 있어서, 사전처럼 찾아보기가 편리한 것 같아요. 또한 열두 명의 수학자들마다 저자가 붙인 수식어가 기가 막히게 잘 맞아서,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 노래 가사처럼, 각 수학자들의 업적이 머릿속에 쏙쏙 들어왔어요.

직각삼각형의 비밀을 밝힌 피타고라스, 수학을 학문으로 만든 유클리드, 양팔저울에서 방정식 풀이법을 찾아낸 알 콰리즈미, 인도-아라비아숫자의 실전 활용법을 유럽에 전파한 피보나치, 위대한 예술가 다빈치의 수학 선생님 파치올리, 게으른 천재 데카르트, 프로를 이긴 아마추어 수학자 페르마, 미적분과 이진법을 만든 라이프니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식을 만든 오일러, 새로운 기하학을 만든 가우스, 무한으로 가는 길을 연 선구자 칸토어, 인공지능의 아버지 앨런 튜링.

피타고라스는 "수는 만물의 근원이다"라고 주장하며 수 자체의 성질을 연구했고 모든 자연현상 속에서 수를 발견하려고 했대요. 그래서 수를 도형과 결합하여 수 자체의 성질과 수들 사이의 관계를 찾아냈는데, 예를 들어 1, 3, 6, 10, 15... 이렇게 삼각형 의 모양으로 쌓이는 수를 삼각수라고 하며, 성경에 등장하는 153과 666이 바로 삼각수라고 해요. 153은 17번째 삼각수이고, 666은 36번째 삼각수예요. 성경을 쓴 사람들도 이 숫자의 비밀을 알고 있었던 거죠. 삼각수, 사각수, 테트라크티스... 책에 나온 그림을 보면 설명하는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뿐 아니라 신기하고 재미있어요. 피타고라스는 수학자라기 보다는 수학 종교의 교주 느낌이 더 강했대요. 피타고라스 학파는 수학을 공부하는 학교가 아닌 수학을 믿는 종교 단체였고, 모든 연구 결과는 스승인 피타고라스의 이름으로 발표했대요. 그런데 여기서 놀라운 인물이 등장해요. 바로 피타고라스의 젊은 제자인 히파수스인데, 그는 제곱해서 2가 되는 수, 즉 √2 를 발견한 거예요. 피타고라스의 신념 체계가 지배하던 시기에 히파수스는 용감하게 자신의 생각을 밝혔어요. 그의 증명이 있기 전까지 피타고라스는 모든 기하적인 대상을 자연수와 자연수의 비로 표현할 수 있다고 믿었어요. 피타고라스에게 √2의 존재는 신성한 수학을 부정하는 것이자 신에 대한 도전이었기 때문에 결국 히파수스를 죽이고 √2의 존재까지 비밀로 했다고 하네요. 수학의 신 때문에 희생된 히파수스가 너무나 안타깝네요. 사람들은 이것을 '√2 살인사건'이라고 부른대요. 한참 후에 피타고라스의 제자들은 유리수로 표현되지 않는 무리수의 존재를 받아들이게 되는데, 만약 피타고라스가 히파수스의 무리수 존재를 받아들였더라면 어땠을지, 아무래도 무리였겠지요.

대수학은 영어로 '알지브라 (Algebra)'인데 '알자브르 (al-jabr)'라는 아랍어에서 나왔다고 해요. 바로 알고리즘의 아버지, 대수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무함마드 이븐 무사 알 콰리즈미가 820년에 《알자브르와 무콰발라의 계산 개론》이라는 책 한 권을 썼는데, 그 책 속에 방정식 풀이법이 나와 있었고, 책 제목이 워낙 길다보니 줄여서 《알자브로》 라고 부르다가, 책 제목이 학문 자체를 가리키는 말이 되었대요. 또한 알 콰리즈미의 책 중에 계산 방법을 소개하는 《인도 수학에 의한 계산법》이라는 책은 인도 숫자를 다룬 최초의 아랍 서적이며, 0과 위치값을 사용한 10진법과 덧셈, 뺄셈, 곱셈, 나눗셈의 사칙연산 방법을 보여주고 있어요. 이 책의 아랍어 원본은 사라졌지만 12세기 라틴어로 번역된 사본들이 유럽으로 퍼지면서, 책에서 다루고 있는 연산 기법 자체를 저자의 이름을 따 알고리즘이라 부르게 된 거래요. 디지털 시대에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알고리즘이, 이슬람제국 시대의 수학자로부터 유래했다니 놀랍네요. 수학 공부가 어려운 건 맞지만 위대한 수학자들을 떠올리니 깊이 감사해야 할 것 같아요.

우리가 원시 시대에서 문명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건 역시 수학의 힘이 컸네요. 수학 공부가 하기 싫어서, 수학을 뭣 때문에 배우냐고 묻는 친구들이 있다면 이 책 속에 그 답이 들어 있어요.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수학 없이는 안 된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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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생각 - 유럽 17년 차 디자이너의 일상수집
박찬휘 지음 / 싱긋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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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멋진 사람들이 참 많은 것 같아요.

자신만의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 사람, 너와 나를 비교하지 않아도 '나'로서 충분하다는 걸 알려주는 사람, 일상의 소소함이 결코 당연하지 않고 특별하다는 걸 아는 사람, 저마다의 아름다움을 볼 줄 아는 사람.

《딴 생각》 은 유럽 17년 차 디자이너 박찬휘님의 일상기록집이에요.

저자는 자동차 디자인을 공부하기 위해 유럽으로 유학을 떠났고, 영국에서 학업을 마치고 첫 직장생활은 이탈리아에서 지금은 독일에 거주하고 있다고 해요. 17년 차 이방인의 삶을 살다보니 일상이 아직도 새로운 촉매제가 되어 자극이 되어 좋으면서도 여전히 이방인이라는 사실을 자각하게 되어 씁쓸해지기도 한다고. 한 번도 한국땅을 떠나서 살아본 적이 없으니 저자가 느끼는 감정을 온전히 이해하긴 어렵지만 때때로 나 자신이 이방인 같다고 느낄 때는 있어요. 살짝 부정적인 측면만 생각했는데, 저자는 새로운 것을 배우고 익히며 영감을 주는 자극제로서 받아들였다는 게 놀라웠어요. 사소한 것을 지나치지 않는 습관은 디자이너라서 생긴 것일 수도 있지만 원래 가지고 있는 기질일 수도 있는 것 같아요. 엉뚱한 아이의 질문 하나에도 고심하고 답해주는 아빠의 모습에서 그 어떤 것도 소중히 대하는 마음이 보였어요. 가만히 우리의 삶을 돌아보면 사소하고 당연한 건 없다는 걸 깨닫게 되는 것 같아요.

어린 시절의 일화 중 왼손잡이라서 고통스러웠던 경험이 우리나라의 교육 현실을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해요. 아직도 왼손잡이는 힘들어요. 뭐든지 줄을 맞추고 틀에 넣은 듯 반듯한 걸 추구하는 학교, 언제쯤 달라질까요. 창의적 미래 인재 양성과 한국의 교실은 괴리감이 큰 것 같아요. 저자는 영국에서 학업을 마치고 이탈리아에서 첫 직장생활을 시작한 날, 정말 엉뚱한 순간에 차를 그리는 사람이 되었다는 사실을 실감했다고 해요. 사수인 백발의 디자이너 마우리치오가 오리엔테이션이라고 회사 구석구석을 다니며 소개해줬는데, 지하에 있는 어떤 방으로 가더니 재료실이라면서 필요한 만큼 가져다 쓰라고 했대요. 흥분한 저자가 "공짜 아니죠?"라고 물었더니 싱긋이 웃었대요. 그날 이후 단 한 번도 삑삑 소리내는 마커와 짧게 닳은 몽당연필을 손에 잡은 적이 없다고, 그때 비로소 차를 그려 인정받았음을 실감했다고. 그때의 기억이 자동차 디자이너 꿈나무들의 질문에 변함 없는 답이 되었대요. "내가 디자이너가 되었다고 실감한 건 연필이 공짜가 되었을 때였습니다." (64p) 앞서 사연을 몰랐다면 엉뚱하다 느꼈겠지만 알고 보니 가장 현실적으로 와닿는 답변이었네요.

책의 맨 마지막, 자신이 디자인한 차 앞에서 아버지와 함께 찍은 사진은 뭉클한 감동이 있네요. "아버지는 내게 거대한 산이에요."라는 한국 드라마에서 들은 대사를 말하며 아버지와의 추억, 어린 아들과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마음을 알 것 같아요. 마음 안에 거대한 산이 굳건하게 자리해 있다면 그 어떤 시련에도 흔들리지 않겠지요. 사랑은 거대한 산이니까요.


"디자인은 거창한고 복잡한 게 아니라 삶의 질과 직결된다. 

결국 사람을 돕기 위해 진화하는 언어가 디자인이다.

그 안에 담긴 작은 말 한마디, 세심한 메시지 하나가 

누군가의 마음에 파장을 일으키듯이 사소한 것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

그래서 디자이너는 우리의 삶을 돕기 위해 '사소함'을 한번 더 각성해야 하는 것이다. 거창한 비법 대신 낱알의 것들에 대한 생각이다." (1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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