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가 쉬워지는 초등 어휘력 사전 교과서가 쉬워지는 시리즈 2
이미선 지음, 마이신(유남영) 그림 / 미래주니어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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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어라, 공부해라... 귀에 못이 박히게 들었다고요.

엥, 너무 끔찍하다고요? 설마 못을 뾰족한 못이라고 생각한 건 아니겠지요. 여기에서 못은 살갗에 생기는 굳은살을 뜻해요. 귀에 굳은살이 생길 수는 없지만 그 정도로 같은 말을 너무 여러 번 들었다는 것을 의미해요. 비슷한 표현으로는 '귀에 딱지가 앉다'가 있어요.

일상에서 자주 쓰이는 관용어를 몰라서 엉뚱한 답변을 하거나 못 알아듣는 일이 있다면 지금부터 이 책으로 공부하면 돼요.

《국어가 쉬워지는 초등 어휘력 사전》 는 대표적인 관용어, 속담, 고사성어 700여 개의 어휘를 담은 책이에요.

이 책의 표기법은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을 기준을 삼았다고 해요. 크게 관용어, 속담, 고사성어로 장이 나뉘어 있고, 각 장마다 ㄱ ㄴ 순으로 정리되어 있어서 사전처럼 찾아보기가 편리해요. 귀여운 캐릭터 친구들이 등장하는 4칸 만화로 상황을 소개하고, 다시 명확하게 관용어, 속담, 고사성어의 뜻을 설명해준 다음, 생활 속 예문이 나와 있어요. 어떤 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는지를 예문으로 익히기 때문에 머릿속에 쏙쏙 들어오네요.

특히 퀴즈가 재미있어요. "간이 [ ㅋ ㅇ ] 만 해지다. = 몹시 두려워지거나 무서워진다는 뜻이에요." (10p) / "눈 가리고 [ ㅇ ㅇ] 한다. = 얕은 꾀로 남을 속이려 한다는 말이에요." (128p) 괄호 안에 초성만 표시되어 있어서, 알맞은 낱말을 찾으면 돼요.

국어사전을 사용하는 것이 낯설고 어려운 친구들은 이 책으로 시작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아이들에게 익숙한 만화와 눈에 확 띄는 구성이라서 보는 즐거움이 있어요. 중요한 어휘는 빨간색으로 강조해주고, 예문에서도 주요 문장은 파란색으로 표시해줘서 기억하기가 수월해요. 따로 마련된 퀴즈 말고도, 책에 나온 내용으로 친구끼리 맞추기 게임을 해도 좋을 것 같아요. 한 번 읽고 마는 책이 아니라 수시로 펼쳐보는 초등 어휘력 사전이라서, 꾸준히 익히고, 배운 내용을 일상에서 자주 써보는 연습을 하면 좋을 것 같아요. 억지로 읽으라고 잔소리하지 않아도, 딱 한 마디면 이 책을 펼치게 될 거예요. "너, 이거 알아?" 라고 말이죠. 식탁 위에 올려놓고, 심심할 때마다 퀴즈를 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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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으로 읽는 고려왕조실록 - 고려의 흥망성쇠를 결정한 34인의 왕 이야기
이동연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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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심리학자가 정치인들을 분석한 내용을 보고 꽤나 정확해서 놀랐던 적이 있어요. 지나온 과거를 알면 그 사람의 현재, 미래가 보인다고 할까요.

우연히 본 심리 분석이 강렬한 인상을 남긴 덕분에 이 책을 읽게 된 것 같아요. 우리 역사 속 왕들의 심리는 어떠한가, 궁금하잖아요.

《심리학으로 읽는 고려왕조실록》은 고려의 흥망성쇠를 결정한 34인의 왕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어요. 고려 왕의 심리 분석을 통해 역사를 이해하는 과정이 매우 흥미로워요. 고려왕조를 이야기하려면 이전 시기인 후삼국 시대의 영웅들부터 알아야 해요. 9세기 말 신라가 혼란한 틈을 타 여러 군웅이 등장했는데, 견훤은 후백제를, 궁예는 후고구려를 세웠어요. 저자는 궁예를 알파형 리더로 분석했어요. 세상이 혼란스럽고 경쟁이 심화될 때 나타나는 알파형 리더는 사회적 안전을 미끼로 백성을 유혹하며 절대적인 권위를 행사하려는 경향이 강해요. 대표적인 알파형 리더로는 히틀러가 있어요. 궁예의 어머니는 궁녀로 알려져 있는데, 궁예가 태어나자 왕비의 측근 세력들이 견제하여 아버지인 왕에게 궁예의 탄생을 불길한 징조라고 아뢰었어요. 이에 왕은 궁예를 죽이라고 명령했고, 병사가 갓난아기인 궁예를 내던졌는데, 마침 유모가 받아서 목숨을 건졌고 그때 유모의 손가락이 궁예의 한쪽 눈을 찌르는 바람에 애꾸눈이 되었대요. 궁예는 열 살즈음 강원도 세달사에 들어가 머리를 깎고 스님이 되었다가, 죽주의 도둑 기훤을 찾아가 의탁했고 다음 해는 양길의 부하가 되어 군사를 이끌게 됐고, 삽시간에 전국적인 전쟁 영웅이 되었어요. 그때만 해도 궁예는 모두가 평등하게 잘사는 미륵불의 세상을 만들고 싶어 했어요. 궁예와 견훤이 앞다퉈 신라 땅을 정복해 나갔는데, 궁예의 세가 견훤을 앞지르게 된 건 왕건의 힘이 컸어요. 연전연승하며 세력이 급격히 확대되자 기세가 등등해진 궁예는 중앙 집권적 왕권 강화에 몰두했는데 그 과정에서 저항하는 호족들이 죽임을 당했고, 호족 출신의 아내 강씨와 두 아들까지 죽이는 잔인함을 보였어요. 호족 세력과의 갈등이 심해질수록 궁예의 불안은 더 깊어졌고 조금이라도 거슬리는 자들을 가차없이 제거했어요. 의심과 강박에 빠진 궁예의 내면에는 '버림받은 아이'가 울고 있었어요. 아버지로부터 버림을 받았다는 유기감과 함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도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이 때문에 포악한 군주가 되었다고 볼 수 있어요. 만약 궁예가 상처받은 내면의 아이를 보듬고 치유했다면 역사는 달라졌을 거예요. 궁예와 왕건의 능력을 단순히 비교해 보면 궁예가 훨씬 앞서지만, 왕건에게는 있으나 궁예에게는 없는 것이 있었으니 바로 조화와 융화의 리더십이었어요. 궁예의 주변에는 굽실거리는 신하가 많았지만 정작 궁예는 누구도 믿지 못했고, 불신이 깊어지니 무자비한 권력을 행사하다가 몰락한 거예요. 반면 왕건 주변에는 자발적으로 충성하는 가신들이 많았기 때문에 민심마저도 왕건에게 쏠린 거죠. 그리하여 왕건은 트라우마를 극복하지 못한 궁예를 무너뜨리고 고려의 제 1대 왕이 되었어요. 고려 왕조 초기부터 역대 왕들은 개경파와 서경파를 양대 축으로 서로 견제시키며 충성을 유도해 왕권 안정을 추구했어요. 그러나 균형잡힌 구도가 무너지면서 위기가 닥치고, 몽골과의 치욕적인 행보가 펼쳐지네요. 고려 왕조는 왕건이 918년 건국한지 475년 만에 막을 내리는데, 왕들의 심리를 읽으니 그들의 운명이 인과응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융 심리학에 근거하여 고려 왕들이 지닌 내면의 그림자를 들여다보니, 그 그림자를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를 배운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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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칼라하리의 절규
델리아 오언스 / 살림출판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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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아프리카 땅을 밟아볼 수는 있을까요. 특히 칼라하리는...

세계에서 가장 드넓은 야생보호구역의 하나로 아프리카 원주민들도 살고 있지 않은 오지, 제게는 우주만큼 멀게 느껴지는 곳이에요.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나와는 무관한 세계, 아니 미지의 영역이었어요. 가끔 다큐멘터리 영상을 통해 본 적은 있지만 늘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던 것 같아요. 생각해보면 참 이상한 일이에요. 자연의 일부인 인간이 스스로 자연과 동떨어진 삶, 별개의 존재라고 느끼니 말이에요. 이러한 단절감이 초래한 문제들이 현실적인 위기로 닥치고서야 잘못을 깨닫는 중이네요.

《칼라하리의 절규》 는 생태학자 델리아 오언스와 마크 오언스 부부가 아프리카 보츠나와 공화국의 야생 오지 칼라하리에서 7년간 생활한 기록이에요. 오언스 부부는 결혼한 이듬해, 1974년 1월 4일 배낭 두 개와 침낭 두 개, 소형 텐트 한 개, 최소한의 가재도구만을 지닌 채 야생연구프로젝트를 위해 아프리카로 떠났어요. 두 사람이 처음 만난 건 조지아 대학의 원생동물학 수업 시간이었고, 그때 교수로부터 아프리카에서 야생이 사라져가는 현실에 대해 들은 뒤 아프리카의 육식동물을 연구하겠다는 결심을 했대요. 그곳이 파괴되지 않도록 지켜주고 싶은 마음, 서로의 목표가 같았다는 점이 놀라워요. 타인들의 눈에는 무모한 모험일진 몰라도 오언스 부부에겐 사랑의 여정이지 않았을까요.

"더 늦기 전에 살아있는 야생을 직접 보고 싶었다." (19p)

똑같은 말이라도 누가 하느냐에 따라 그 의미는 달라져요. 사냥꾼이 직접 보고 싶다는 건 사냥 욕구겠지만 오언스 부부는 덫이나 올가미, 총이나 독극물로 살해되는 야생동물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그들을 보러 갔고, 곁에서 생활하며 연구했어요. 동물 연구의 시작은 관찰이에요. 신기한 건 사자, 갈색하이에나와 자칼 친구들이 트럭에서 자신들을 관찰하도록 두 사람을 받아들여줬다는 거예요. 만약 거절했다면 살아남지 못했겠지요. 동물과의 소통이 어떻게 가능한지는 모르겠지만 오언스 부부는 이웃이 된 야생동물들에게 이름을 붙여줬고 애정어린 시선으로 바라봤어요. 물론 정확한 관찰을 위한 식별 과정이지만 패치스, 스타, 럭키, 섀도, 포고, 호킨스, 리자, 블루, 본즈 등 이름을 가진 뒤에는 그들의 이야기가 더욱 친밀하게 다가온 것 같아요. 야생의 삶, 솔직히 두 사람의 기록이 아니었다면 결코 상상도 못했을 거예요. 우리에게 야생은 그저 위험천만한 곳이라고 생각했는데, 완전한 착각이었어요. 동물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자연을 파괴하는 위험한 존재가 누구일까요. 약육강식의 생태계보다 더 잔혹한 건 인간의 탐욕과 이기심인 것 같아요. 자연을 지키지 못한다면 인류의 생존도 장담할 수 없어요. 이 책이 미국에서 처음 출간된 건 1984년이에요. 안타깝게도 칼라하리는 여전히 절규하고 있어요. 더 늦기 전에 지켜내야 해요.



나를 아래를 본다. 모든 것이 변한다.

무엇이건 내가 잃어버린 것, 내가 눈물 흘리는 것은

야생의 부드러운 것, 비밀스럽게 나를 사랑하는 작고

검은 눈이었네.

- 제임스 라이트 (28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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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 어른의 하루 - 날마다 새기는 다산의 인생 문장 365 다산의 마지막 시리즈
조윤제 지음, 윤연화 그림 / 청림출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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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밥을 챙겨먹듯이 좋은 문장을 챙겨보면 어떨까요.

《다산, 어른의 하루》 는 고전연구가 조윤제님이 정리한 다산의 문장과 동양화가 윤연화님의 그림으로 구성된 365일 만년 일력이에요.

항상 이맘때가 되면 내년 달력을 준비하고는 했는데, 이번에는 다산의 지혜를 매일 만날 수 있는 일력을 마련할 수 있어서 기뻤어요.

첫 장을 넘기면 열두 달마다 대표 문장이 예쁜 꽃그림과 함께 목차가 나와 있어요.

"지금부터 마지막 순간까지 마음을 다스리는 데 온 힘을 기울이고자 한다." 라는 문장을 읽으면서 새롭게 마음을 다지게 되는 것 같아요.

원래 조윤제님의 다산 시리즈를 읽어왔기 때문에 책을 다시 펼쳐볼 수도 있지만 이번 일력에는 가장 핵심적인 문장들을 매일 펼쳐볼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것 같아요. 특히 동양화가 윤연화님의 그림은 청초하고 맑아서 보는 사람의 마음까지 환하게 만들어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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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스토옙스키가 사랑한 그림들 - 아름다움은 인간을 구원하는가
조주관 지음 / arte(아르테)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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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스토옙스키가 사랑한 그림들》 은 도스토옙스키와 함께 하는 미술기행이라고 볼 수 있어요.

위대한 작가로 알려진 도스토옙스키가 미술애호가이자 미술평론가였다는 사실은 처음 알게 되었어요. 여행을 가면 유명한 미술관을 찾아다녔고, 미술작품에서 감명을 받아 소설에서 언급한 적도 있는데, 이 책에서는 그가 사랑한 그림들을 소개하고 있어요.

도스토옙스키가 가장 사랑한 화가는 라파엘로이며, 그의 작품 <시스티나의 마돈나>를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그림이라고 격찬했다고 해요. 아내 안나의 회고록을 보면 남편이 감격에 겨운 눈빛으로 바라봤으며, 자신 역시 정신이 흐려지는 듯했다고 표현하고 있어요. 책 속에 있는 명화 사진을 보면 구름 위에 서 있는 성모 마리아는 아기 예수를 안고 있으며, 왼발이 한 걸음 앞으로 다가올 듯 느껴져요. 이 그림을 본 사람들은 저 높은 곳으로 향하는 느낌을 받는다는데, 이 그림의 길이가 2.6미터나 된다고 하니 실제로 마주한다면 압도되지 않을까라는 상상을 해보네요.

시인 알렉세이 톨스토이 백작의 미망인인 소피야 안드레예브나 톨스타야가 <시스티나의 마돈나>의 대형 사본을 도스토옙스키에게 생일선물로 주었는데, 그는 이 성모상을 매일 보고 기도하면서 최후의 장편소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을 썼다는 일화가 있어요. 성모상은 인기 있는 성화(이콘)로 놀라운 기적의 힘을 지니고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가톨릭 신자라면 성모 마리아께 드리는 기도가 주는 의미를 이해할 거예요. 도스토옙스키는 자신의 서재에 걸려 있는 라파엘로의 성화 바로 밑에 있는 소파에 누워 숨을 거뒀다고 해요. 어찌보면 그가 원했던 마지막 순간이었을 것 같아요.

화가 크람스코이는 도스토옙스키의 사망 소식을 듣고 찾아가 그의 마지막 모습을 그림으로 남겼는데, 평온하게 잠들어 있는 모습 같아요.

도스토옙스키의 말에 따르면 "고통을 거치지 않고는 행복을 알 수 없다. 황금이 불로 정제되는 것처럼 이상도 고통을 거침으로써 순화되는 것이다. 천상의 왕국은 노력으로 얻어지는 것이다." (38p) 라고 했는데, 그가 사랑한 화가들의 작품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치열한 삶과 죽음이 어떻게 예술로 승화되었는지를 확인할 수 있어요. 미술과 문학, 예술의 세계가 주는 깊은 감동을 느낄 수 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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