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를 위한 시 - Post-BTS와 K-Pop의 미래 내 인생에 지혜를 더하는 시간, 인생명강 시리즈 12
이규탁 지음 / 21세기북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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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달 놀라운 뉴스가 있어요. 그룹 방탄소년단 지민이 첫 솔로곡으로 한국 가수 최초 미국 빌보드 싱글 차트 정상에 올랐어요. 지금까지 솔로 가수 중에는 싸이가 강남스타일로 7주 연속 2위가 최고 기록이었는데 지민이 새로운 역사를 썼네요. 2023년 현재 케이팝의 위상은 세계 최고라고 할 수 있어요. 케이팝의 글로벌한 성공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케이팝 자체에 대해 묻는다면 딱히 설명할 수 없어요. 왜냐하면 잘 모르기 때문이에요.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이자 세계적인 현상이 된 케이팝에 대해 한국인으로서 기본적인 이해를 갖추는 것이 필수가 되었다고 볼 수 있어요. 개인적 취향과는 별개로 지금 시대의 문화로서 알아두어야 할 교양지식이 된 것 같아요.

《Z를 위한 시》는 케이팝으로 꿰뚫어보는 본격 세대론 필수 교양서라고 하네요.

이 책은 케이팝은 무엇인지, 케이팝의 과거, 현재, 미래를 이야기하고 있어요. 사실 케이팝이라는 용어는 한국에서 정의하거나 만들어낸 장르가 아니라서 우리의 관점에서는 한국 대중음악을 케이팝으로 뭉뜨그려 정의할 수는 없어요. 해외 시장에서 케이팝은 음악 장르인 동시에 하나의 문화 스타일로 인식하고 있어요. 케이팝 전문가인 김영대 음악평론가는 케이팝의 독자적인 색채를 '맥시멀리즘의 미학', 즉 화려하고 장식적이며 과장된 형태를 특징으로 하는 독특한 음악 장르이자 문화 스타일이라고 설명하고 있어요. 케이팝이 어떻게 형성되고 발전해왔는지를 살펴보면 문화적인 흐름뿐 아니라 기성세대와 Z세대의 차이점을 확인할 수 있어요. 젠지는 인터넷이 없는 세상에 살아본 경험이 없는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를 뜻해요. 젠지 혹은 MZ세대로 불리는 세계 각국의 20대 중반 사이에는 문화적 감수성 차이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데, 이는 미디어 환경의 변화 때문이라고 볼 수 있어요. 인터넷 미디어 플랫폼을 중심으로 확산된 케이팝은 젠지의 문화적 취향과 잘 맞물리면서 일종의 힙한 감성을 제공하는 독보적 장르가 되었어요.

저자는 BTS의 세계적인 성공을 이해하기 위해서 네 가지 키워드를 제시하고 있어요.

흙수저 아이돌, 차세대 리더, 진정성, 글로벌 팬클럽인 아미라는 키워드를 통해 어떻게 세계적인 그룹으로 성장했고, 한 시대를 대표하는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 자리잡게 되었는지를 이야기해주고 있어요. 빌보드 성적의 추이를 보면 이들의 인기 성장 곡선을 한눈에 알 수 있어요. 여기서 빌보드 앨범 차트와 싱글 차트는 무엇이 다를까요. 빌보드 앨범 차트는 말 그대로 앨범 판매 순위를 집계한 것이고, 빌보드 싱글 차트는 우리나라의 주요 디지털 음악사이트에서 음원 순위를 매기는 것과 비슷하며 당시 어떤 노래가 일반적인 수용자들 사이에 가장 인기 있는지를 반영한 차트예요. BTS가 빌보드 앨범 차트에서 1위를 했다는 건 그만큼 BTS를 지지하는 충성도 높은 팬층이 두텁다는 의미이고, 빌보드 싱글 차트에서 1위를 했닫는 건 충성스러운 팬들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들 사이에서도 이들의 노래가 사랑받고 있음을 의미해요.

현재 케이팝은 4세대를 향해 가고 있어요. 새로운 시대의 케이팝 장르는 새로운 세대의 수용자와 만나며 자신의 특성과 정체성을 확립해나가며 영역을 확장하고 있어요. 우리만의 문화에서 세계적인 문화로 자리잡은 케이팝의 모든 것을 살펴보는 시간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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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머리 문해력 - 문해력은 어떻게 당신의 무기가 되는가?
송숙희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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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머리 문해력》은 글쓰기 코치 송숙희님의 책이에요.

요즘 챗GPT 라는 대화형 인공지능의 등장이 엄청난 이슈가 되고 있어요. 고난이도의 질문도 척척 답을 내놓고, 소설이나 논문도 술술 써내는 인공지능을 보면서 인간의 일자리를 뺏는 게 아닐까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어요. 막연한 두려움보다는 구체적으로 따져보고 해결책을 찾아가는 과정이 필요한 시점인 것 같아요. 과연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은 어떠한 업무 역량을 갖춰야 할까요. 저자는 메타 문해력을 장착하라고 이야기하네요. 읽는 힘, 생각하는 힘, 쓰는 힘을 레벌업하는 것이 일머리 초격차를 만든다고 말이죠.

이 책에는 디지털 시대에 필요한 메타 문해력이 무엇이며, 어떻게 그 역량을 키울 수 있는지 나와 있어요. 문해력이 어떻게 무기가 될 수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어요. 우선 메타 문해력이란 무엇일까요. 글과 말을 다루어 원하는 것을 얻는 능력인 문해력에 정보 분별 능력을 더한 개념이며, 최상의 성과를 내서 디지털 시대 최고의 인재로 평가받는, 일머리 좋은 사람들의 핵심 능력이라는 것, 즉 [문해력 + 정보분별력 = 메타 문해력]이라고 정의할 수 있어요.

문해력은 단순히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만으로 발달하지 않는다고 해요. 읽고 쓰는 과정 속에 생각하는 힘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 문해력이 만들어진다는 거죠. 반드시 읽기와 생각하기, 쓰기가 함께 어우러져야 한다는 뜻이에요.

저자는 메타 문해력을 기르기 위한 방법으로 3D 솔루션을 제시하고 있어요. 딥 리딩(deep reading : 주의 깊게 읽고 이해하는 힘), 딥 씽킹(deep thinking : 사려 깊게 생각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힘), 딥 라이팅(deep writing : 배려 깊게 쓰고 전해서 의도한 반응을 끌어내는 힘)으로 각각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주고 있어요. 챗GPT를 활용해서 글을 쓸 수는 있지만 전적으로 인공지능에게 맡길 수는 없어요. 인공지능의 글쓰기는 평균적인 해결책과 틀에 박힌 사고의 출력물이라는 거죠. 우리 스스로 생각하고 자기 언어로 표현할 줄 알아야 비판적 사고와 창의적 문제해결을 할 수 있고, 인공지능과의 협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메타 문해력은 필수적인 업무 역량이에요. 일머리라는 소프트웨어에서 반드시 업그레이드해야 할 메타 문해력의 모든 것, 이 책을 통해 배울 수 있어요. 잘 읽고 잘 쓰는 법, 문해력을 키워야 일도 잘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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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를 어쩌지 못한다면
샘 아크바 지음, 박지혜 옮김 / 한문화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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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없이 작아지는 순간이 있어요.

도대체 왜 나는 이 모양인가, 스스로 자책하며 괴로울 때는 아무것도 위로가 되지 않아요. 그럴 때는 그저 가만히 그 순간이 지나가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어요. 비축된 힘을 끌어모아 버텨내는 거죠. 내면의 힘, 그 힘을 보탤 수 있는 책이 나왔네요.

《내가 나를 어쩌지 못한다면》은 임상 심리학자 샘 아크바의 책이에요.

저자는 10년 이상 임상 심리학자로 일하며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는 많은 이들을 치료했고, 여러 심리학자들에게 트라우마 다루는 법을 가르치고 훈련했다고 해요. 우리의 삶에서 스트레스를 완벽하게 제거할 순 없지만 현명하게 관리할 수는 있어요. 일상의 크고 작은 스트레스에 휘둘리지 않고, 생각과 감정을 잘 다루고 싶다면 스트레스에 대한 유연성을 길러야 해요.

이 책은 우리의 내면세계에 집중하고, 그 내부를 좀더 효과적으로 항해하여 우리에게 중요한 가치를 지킬 수 있는 과정에 초점을 맞춘 지침서라고 할 수 있어요. 심리적 유연성의 핵심이 되는 요소인 생각과 감정, 행동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를 알려주고 있어요. 계단을 오르듯이 차근차근, 정해준 순서대로 심리 기술을 터득해가는 것이 중요해요. 정확하게는, 스트레스 회복탄력성을 기르는 데 핵심이 되는 기술을 배울 수 있어요.

스트레스 회복탄력성이란 감정을 회피하는 것이 아니며, 감정에 완전히 조동당하는 것도 아니에요. 삶의 모든 과정에 좀더 유연해지는 것을 의미하며, 감정과 함께 구부러질 줄 알고 자신에게 중요한 가치에 따라 행동할 수 있는 것을 뜻해요. 따라서 원하지 않는 감정들을 밀어내느라 모든 에너지를 쏟으며 남은 생을 허비하지 말라는 거예요. 감정과 싸우지 말고 빠져나갈 길을 찾는 거예요. '생각 분리하기'와 '감정 받아들이기' 기술을 알고나면 삶에서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돼요. 여기에 소개된 기술들은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와 일치하는 선택을 하도록 돕는 역할을 하고 있어요. 누구든지 자신의 가치를 직접 선택할 수 있고,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다는 걸 확인시켜주네요. 마지막으로 저자의 말이 강력한 힘이 됐네요. "당신은 당신의 생각이나 감정보다 훨씬 나은 사람이다." (233p)



당신이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는 난민들을 치료하는 임상심리학자다.

내가 만나고 함께 일하는 사람들은 

모두 고문, 전쟁, 성범죄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들이다.

이것은 내가 스트레스와 회복탄력성에 관련한 경험이 많은 사람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 심리학자라는 사실을 제외하면 나도 당신과 같은 인간일뿐이다.

그리고 당신과 마찬가지로 나만의 스트레스 산을 오른다.

당신이 발을 헛디뎌 절벽 아래로 떨어지려고 할 때 

나는 당신에게 그곳을 피하라고 소리치고

아주 좋은 밧줄을 던져줄 수 있다. 하지만 나 역시도 나만의 절벽에서 떨어지고,

그럴 때면 이 책에 소개한 도구와 기술들을 활용해 다시 기어 나온다.

이 기술들은 내 삶을 바꿨으며, 

내 주변의 소중한 친구들에게 알려주는 것들이기도 하다.

그리고 '내가 더 젊을 때 알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라고 생각하는 것들이기도 하다. (8-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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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할 수 없는 두 사람 아르테 오리지널 13
요시다 에리카 지음, 김은모 옮김 / arte(아르테)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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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할 수 없는 두 사람》은 요시다 에리카의 장편소설이에요.

'사랑'이라는 단어와 '두 사람'의 조합 사이에 '없는'이라는 결정적 단어가 추가되었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그냥 남남, 별다른 교류가 없는 사이였다면 애초에 이야기할 필요가 없었겠죠.  

살면서 한 번도 연애 감정을 느껴본 적 없는 두 사람이 만났어요. 고다마 사쿠코와 다카하시 사토루.

주변 사람들이 왜 연애를 하지 않느냐, 결혼은 언제 할 거냐는 등의 얘기를 할 때, 사쿠코는 대충 웃어 넘기는 스타일이었는데 사토루를 만난 뒤부터 달라졌어요. 만난 지 얼마 안 된 두 사람이 동거한다고 하면, 대부분 첫눈에 반했을 거라는 운명적인 만남을 상상할 텐데 사쿠코와 사토루는 완전히 예상을 뒤엎는 속사정이 있어요. 솔직히 사쿠코는 자신의 감정을 숨기면서 남들과 비슷한 척, 억지로 맞추며 사느라 늘 답답하고 힘들었어요. 하지만 사토루와 한집에 살면서 자신이 틀린 게 아니라 남들과 다를 뿐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게 되었어요.

성인이 되면 누군가와 연애하고,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산다는 것이 자연스럽게 여겨질 수 있어요. 그래서 특별한 이유 없이 연애를 안 하거나 결혼을 하지 않으면 가족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에게 쓸데 없는 잔소리를 듣는 경우가 많아요. 어찌보면 너무 이상한 일이에요. 성인이라면 연애를 하든 말든 본인이 알아서 할 일, 그러니까 지극히 개인적인 영역인데 아무리 가족이라도 간섭할 건 아니잖아요. 특히 부모는 성인 자녀에게 일정한 거리를 유지할 필요가 있어요. 이미 다 커버린 자녀를 여전히 어린애마냥 대한다면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어요. 성인이 됐다는 건 스스로 인생을 책임질 수 있다는 의미예요. 부모로부터 독립해야 진정한 어른이 될 수 있어요. 또한 어른이라면 각자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갈 자유와 권리가 있어요. 만약 누군가 개인의 취향에 대해 왈가왈부한다면 그건 폭력이라고 볼 수 있어요. 이 소설을 읽다가 문득 깨달았어요. 사람들이 쉽게 떠드는 말들 중에서 정상, 보통, 평범이라는 단어들이 얼마나 폭력적일 수 있는지 말이에요.

사쿠코와 사토루, 두 사람의 동거 생활을 보면서 굉장히 신선했어요.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모습이 무척 좋아보였고, 평화롭게 느껴졌어요. 반면 사랑하는 연인의 동거 생활이었다면 롤로코스터처럼 감정이 오르락내리락, 매우 복잡했을 거예요. 사랑해서 행복할 수도 있지만 사랑했기 때문에 불행도 커지는 게 연인 관계가 아닐까 싶어요. 연애 감정의 함정은 서로 선을 넘어도 된다는 착각인 것 같아요. 아무리 사랑해도 지켜야 할 선은 있는 법인데, 사랑하므로 소유할 수 있다고 여긴다면 너무 위험해요. 결국 가장 중요한 건 건강한 관계를 맺는 거라고 생각해요. 사랑이라는 감정은 그 다음 문제일 뿐이고요. 우리는 얼마든지 다양한 방식으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걸, 너무 당연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 같아요.


"... 저와 가족이 되지 않으실래요?"

"네?"

"...... 저랑 ...... 연애 감정 빼고 가족이 되지 않으시겠어요?" (56p)



"... 다카하시 씨의 말에 머리를 쾅 얻어맞은 느낌이라."

"쾅이라고요?"

이렇게 진지한 표정으로 의성어를 사용하는 사람은 난생처음 보았다.

"저는 주변 사람들에게 맞추어야 한다고 생각하면 뭐랄까, 아물아물해져요."

"아물아물."

이번에는 의태어가 튀어나와서 무심코 그 말을 되뇌었다.

"마음도 주변 풍경도 어쩐지 흐릿해진달까요.

그런데 그 아물아물했던 게 다카하시 씨 덕분에 좀 맑아지는 느낌이 들어요."

...

"쾅 다음은 화악입니까."

"그야 처음이었는걸요. 아물아물한 부분이 하나도 없이 온전한 본모습으로 있을 수 있었던 건."

쾅과 화악에 방심하고 있다가 기습을 당했다.

"본모습으로 있어도 되는 사람이 있었구나 싶어서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요.

아, 기쁘다는 말을 참 많이도 하네요. 하하하." (59-6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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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멧 : 계절이 지나간 자리 - 2021 볼로냐 라가치 미들그레이드 코믹 부문 대상작 스토리잉크
이사벨라 치엘리 지음, 노에미 마르실리 그림, 이세진 옮김, 배정애 손글씨 / 웅진주니어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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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다가도 모를 마음, 그 마음이 그림에서 보여요.

어른이 되고나서 그림책이 더 좋아졌어요. 아마도 그 마음이 환히 보이는 그림에 끌렸던 게 아닌가 싶어요.

가만히 바라보게 만드는 그림책, 볼 때마다 새로운 것을 발견할 수 있어요, 마치 보물찾기 마냥.

《메멧 : 계절이 지나간 자리》는 이사벨라 치엘리가 쓰고, 노에미 마르실리가 그린 그림책이에요.

이 그림책에는 캘리그라퍼 배정애님의 손글씨가 들어가 있어요. 뻔한 폰트가 아닌 손글씨가 주는 친근감과 따스함을 느낄 수 있네요.

이야기와 그림 그리고 손글씨가 찰떡 같은 궁합이랄까요. 어떤 내용이냐고요?

장소는 캠핑장이에요. 여름날 캠프장에서 우연히 만난 아이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요.

처음엔 '메멧'이 주인공의 이름인 줄 알았어요. 거의 주연급인 건 맞지만 많이 등장하지는 않아요. 영화로 치자면 신스틸러?

왜 메멧인가, 그건 메멧을 통해 서로 숨겨둔 마음을 들여다보게 되어서가 아닐까요. 겉으로 드러난 말과 행동만으로는 그 사람의 마음을 다 알 수 없는데, 장난꾸러기 소년 로망이 딱 그런 것 같아요. 자신보다 어린 루시에게 좀 과하다 싶을 정도로 장난을 치고, 제멋대로 구는 모습이 영 별로라서 싫었는데 정말 못된 애는 아니었더라고요. 만약 루시와 로망이 어른이었다면 불쾌한 첫만남으로 그 관계는 끝났을 거예요. 두 아이는 멀찍이 거리를 두고 있지만 마음까지 닫아버린 건 아니었어요. 무엇보다 로망은 멀리서 루시를 바라보며 그 아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차렸고, 슬그머니 도움을 줬어요. 사실 그 장면에서 루시가 로망의 존재를 눈치채지 못했을 거라고 짐작했는데, 루시는 더 많은 걸 알고 있었네요. 속 깊은 루시는 로망을 미워하거나 싫어한 게 아니었어요. 마지막 장면에서 감동받았어요. 굳이 말하지 않아도 느낄 수 있는 그 마음이 주는 따스함이 좋았어요.

2021 볼로냐 라가치 미들그레이드 코믹 부문 대상작 《메멧》, 잔잔하게 미소짓게 되는 여운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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