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의 지배자들 - 결국 시장을 지배하는 것들의 비밀
최은수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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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의 세상은 콘텐츠가 있는 자와 없는 자로 나뉜다고 해요.

콘텐츠 관점에서 성공신화를 분석해보면 세상을 움직이는 사람, 사물, 현상이 보이고, 더 나아가 경쟁력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는 것.

매경미디어그룹의 경제 경영 전문기자인 최은수님은 30년간 현장을 취재하며 콘텐츠의 위력을 체감했고, 콘텐츠로 승리한 콘텐츠의 지배자들을 주목하게 됐다고 하네요.

《콘텐츠의 지배자들》은 콘텐츠 시대의 현재와 미래를 다룬 책이에요.

이 책에서는 콘텐츠가 지배하는 세상을 분석하여 설명이 필요 없는 콘텐츠와 공감 세계관을 생성하는 방식에 대해 알려주고 있어요.

우선 콘텐츠란 무엇일까요. 저자는 콘텐츠에 관한 정의를 바꿔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어요. 기존 통념을 버리고, 콘텐츠 창작물의 범위를 문화 예술에서 탈피해 사람과 조직, 사물과 제품을 비롯한 공간을 채우고 있는 특별한 기술과 내용물로 확장해야 한다는 거예요. 콘텐츠 플랫폼을 고려할 때 미디어만 생각하면 안 되고,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사람을 쉽게 연결할 수 있는 빅테크 플랫폼을 고려해야 돼요. 지금 우리는 좋은 콘텐츠를 갖고 있으면 누구나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할 수 있는 콘텐츠 수평 시대를 살고 있어요. 창작자들은 완전한 콘텐츠 혁명을 구현해 줄 웹 3.0 시대의 성공 전략을 텍스트와 음성, 이미지를 넘어 동양상 콘텐츠에서 찾아야 해요. 웹 3.0 시대 크리에이터를 위한 각종 인프라가 확대되면서 누구에게나 기회가 열려 있어요. 블록체인 기술과 웹 3.0은 창작물을 더 가치 있고 더 폭넓게 인정하는 쪽으로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빠르게 적응하고 준비하는 자가 승자가 될 수 있어요. 저자는 2025년을 기점으로 상용화가 가속화될 기술의 대전환기를 주목하면서 그 전에 나만의 찐팬을 확보해야 한다고 이야기하네요. 핵심은 킬러 콘텐츠예요. 웹 3.0 시대 킬러 콘텐츠를 만드는 전략이 곧 성공 전략이라는 거예요. 이미 시작된 콘텐츠 혁명 속에서 콘텐츠 크리에이터는 변화의 흐름을 이해하고 자신만의 킬러 콘텐츠 생성을 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어요. 결국은 콘텐츠, 앞으로 다가올 미래 비즈니스의 성공 여부는 콘텐츠를 지배하느냐 못하느냐에 달려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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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돌보는 묵상독서 - 품위 있는 인생 후반기를 위하여
임성미 지음 / 북하우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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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삶을 전반기와 후반기로 나눈다면 어디쯤이 후반기일까요.

굳이 숫자상의 나이로 구분짓고 싶지 않아요. 스스로 인생 후반기라고 여긴다면 이 책이 도움이 될 것 같아요.

《나를 돌보는 묵상독서》는 임성미님의 책이에요.

저자는 사람과 책을 이어주는 일을 30여 년 이상 해온 독서교육전문가라고 하네요.

우리는 왜 독서를 해야 할까요. 여러 책들을 통해 저자가 깨달은 것은 독서가 자신을 알아가는 행위였다는 거예요. 사람들은 책을 읽으면서 자신을 변화시키고 자신이 깨달은 것을 삶으로 살아내고자 애쓴다는 거죠. 특별히 '묵상독서'를 정한 것은 중세 수도승들의 묵상독서에서 영감을 얻었기 때문이래요. 수도승들은 경청하고, 읽고, 쓰고, 금욕적 수행을 통해 자기 자신을 변화시키고자 했는데 이러한 깊은 이해와 묵상이 자기 돌봄의 행위라는 거예요. 요즘 사람들은 독서를 하면서 반드시 묵상을 거쳐야 한다는 생각은 거의 없을 텐데, 내면의 자신을 만나기 위한 독서를 하려면 묵상은 필수라고 해요. 이 책의 부제는 '품위 있는 인생 후반기를 위하여'인데, 삶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자신을 더 온전한 존재로 변화시키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읽으면 좋을 내용인 것 같아요. 다른 책보다 더 천천히, 아주 조금씩 나누어 묵상하듯이 읽기를.

"모든 괴로움의 한가운데에서, 다만 '무선택적 자각'으로 머물러 있어보라.

이렇게 있을 수 있는 것은, 어떤 괴로움도 '진정한 나'를 이루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이해했을 때이다.

그것들이 나의 중심이 아니라는 점을 이해할 때,

비로소 자신의 괴로움을 비난하거나, 그것들에 분개하고, 원망하는 일도,

거부하거나 탐닉하는 일도 하지 않게 된다." (106p)

위 문장은 켄 윌버의 『무경계』 라는 책에 나오는데, 윌버는 '나'를 둘러싼 경계선 긋기를 '의식의 스펙트럼'이라는 말로 정리했어요. 우리가 말하는 '나'는 어디에 경계를 긋는가에 따라 아주 좁아지기도 하고 우주만큼 넓어질 수도 있는 거예요. 윌버에게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 과정은 곧 존재의 근원을 체험하는 것이며, 존재의 체험은 어떤 사람의 궁극적인 관심이고, 존재의 가장 깊은 본성은 그 상태인 영혼 사이의 만남이라는 거예요. 지금 이 순간 우리 안에서 자신의 행동과 사고를 주시하고 알아차리는 존재가 바로 진짜 나이자 영혼이라는 거예요. 윌버는 또한 자신의 책에서 칼 융의 말, "인간이 영혼을 박대할 때마다 생명의 생기가 우리에게서 빠져 나간다. 이로 인해 인간은 신경쇠약과 격분, 정신의 불모 등의 대가를 치른다." (107p) 라는 문장을 인용했는데, 이는 우리가 왜 자기 돌봄을 해야 하는지를 알려주고 있어요. 우리가 읽기를 계속해야 하는 이유는 마음근육을 키우기 위해서, 우리 존재의 존엄성을 일깨우며 삶을 긍정하는 힘을 얻기 위해서예요. 책 속의 책들, 서른여덟 편의 독서록이 좋은 길라잡이가 되어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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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트 헬레나에서 온 남자
오세영 지음 / 델피노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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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하면 반역, 성공하면 혁명 아닙니까!"

영화 속 대사가 깊은 여운을 남기는 건 우리 역사의 한 장면이기 때문일 거예요. 비뚤어진 역사를 돌이킬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되짚어봐야 하는 건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과거를 교훈 삼아 보다 현명한 판단과 행동을 하기 위해서가 아닐까 싶어요.

오세영 작가님은 조선사에서 제일 큰 민란인 홍경래의 난과 세계사에서 큰 획을 그은 프랑스대혁명은 비슷한 시기에 각각 동아시아와 유럽에서 발생했고, 둘 다 독재 왕정과 신분 차별에 따른 억압에 반발해서 민중이 봉기한 사건인데 홍경래의 난은 불과 수개월만에 진압된 데 비해서 프랑스대혁명은 세계사의 큰 영향을 끼친 민주와 인권의 상징이 되었을까, 왜 비슷한 상황에서 다른 결과가 되었는지, 그 의문에서 역사소설을 집필하게 됐다고 하네요. 역사적 기록에는 실패로 끝난 홍경래의 민란이지만 저자는 결코 실패하지 않았다고 이야기하고 있어요. 왜냐하면 우리가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그때의 민심과 다르지 않기 때문일 거예요.

《세인트 헬레나에서 온 남자》는 오세영 작가님의 역사소설이에요.

이 소설의 매력은 역사적 사건과 실존 인물 속에 등장하는 안지경이라는 가상 인물의 활약이라고 볼 수 있어요.

젊은 청년 안지경이 홍경래의 마지막 순간을 지키는 장면이 인상적이에요.

"혁명이라. 아쉽지만 내 혁명은 실패로 돌아갔네.

제대로 된 혁명이라면 팔도 백성의 마음을 움직였을 것이고, 도처에서 들고 일어섰겠지.

하지만 우리는 백성들의 마음을 얻지 못했네. 무엇을 위해 혁명을 하는지,

새 세상은 어떻게 다를지를 백성들에게 심어주지 못했네.

이제 기쁜 마음으로 동지들, 나를 따르던 백성들을 만나러 가겠네.

자네는 어떻게 해서든 살아남게.

살아남아서 무엇이 부족했는지를 살피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깨달아서 미완의 혁명을 완수하게." (118p)

백령도 어부 김 씨에게 구조된 안지경은 어부로 지내던 중 관군에게 발각되어 쫓기다가 영국 배 알세스트 호에 구조되면서 세인트 헬레나 섬에 이르게 되는데, 이 놀라운 여정을 탄생시킨 상상력에 감탄했어요. 머나먼 과거 역사 속에서 결정적인 두 사건을 하나로 이어주는 새로운 인물의 등장 덕분에 답답하고 괴로웠던 심정을 일부 해소할 수 있었네요. 분명 존재하지 않는 인물이지만 그 인물이 보여준 혁명은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는 점에서 특별한 경험이었어요. 저자는 안지경의 목소리로, "··· 나는, 그리고 뜻을 함께하는 동지들은 절대로 조선의 혁명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뿌리 깊은 나무라고 했나? 그렇다면 혁명의 의지는 마르지 않는 샘이다. 뜻을 이룰 때까지 혁명의 불꽃은 계속 타오를 것이고 언젠가는 백성의 나라를 열 것이다." (333p)라고 외치고 있어요. 그래서 한국의 민주주의는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고, 아직 미완이지만 질곡을 딛고 일어서 나아가리란 걸 알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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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완벽한 실종
줄리안 맥클린 지음, 한지희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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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토록 완벽한 실종》은 줄리안 맥클린의 장편소설이에요.

흥미진진한 미스터리 로맨스 소설이라 재미있게 읽었어요. 이 소설은 1990년 마이애미에 살고 있는 올리비아와 1986년 뉴욕에 살고 있는 멜라니를 교차하면서 숨겨진 교집합을 찾아가는 이야기예요. 서로 다른 시간과 공간에서 두 사람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그건 사랑인 것 같아요. 여기에서 가장 놀랍고 충격적인 미스터리의 실체는 바로 '사랑'이라고 생각해요. "난 사랑에 빠졌어."라는 말은 모두가 이해할 수 있지만 그 사랑의 모습이 저마다 다르다는 사실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 같아요. 사랑하는 두 사람, 그들의 마음은 결코 똑같지 않아요.

처음엔 버뮤다 삼각지대에서 실종되는 비행기들에 대한 논문이 살짝 언급된 것이 일종의 미끼라고 여겼어요. '이토록 완벽한 실종'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으니까요. 올리비아의 남편 딘은 전세기를 조종하는 비행사인데 푸에르토리코 연안에서 실종됐어요. 딘의 마지막 무선 통신 내용을 보면, "관제사가 '지금 난기류 상황에 있습니까?' 딘의 대답은, '아니요. 흔들림도 바람도 없습니다.' 그리고 관제사가 다시 무선 통신을 시도하는 동안 더 심한 잡음이 발생했어요. 딘이 말하기를, '터널이 좁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출구 같은 건 보이지 않네요. 현재 속도를 유지합니다.'" (38p) 라고 했어요. 공교롭게도 딘이 실종된 장소는 마의 삼각지대라고 불리는 버뮤다 삼각지대예요. 미국 남부에 위치한 플로리다 해협과 버뮤다 섬, 푸에르토리코를 잇는 삼각형 범위 안의 해역으로 지난 500년간 이 지역에서 일어난 선박과 항공기 실종 사고가 수백 건에 이르지만 그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아 미스터리 실종 사건으로 남아 있어요.

그동안 버뮤다 삼각지대의 실체를 파악하기 위한 과학적 노력이 이뤄졌는데 그중 가장 설득력을 얻은 것이 지구 자기장 변화설이며, 이 이론은 지구 자기장이 20~25년마다 바뀌기 때문에 자기적 지진이 갑자기 발생할 수 있다는 설이에요. 사실 지구 자기장은 태양으로부터 날아오는 높은 에너지를 갖고 있는 양성자와 전자 등의 입자선을 막아주는 이로운 역할을 하는데 외핵 물질이 이동하면 원래 있던 자기장의 영향을 받아 자기적 지진이 발생하고, 마침 그때 주위를 지나는 선박이나 항공기가 있다면 우주의 블랙홀처럼 빨려 들어갈 수 있다는 이론이라고 해요. 과학자들은 자기적인 지진은 일시적으로 일어났다가 사라지기 때문에 그 재앙을 사전에 알아내는 것은 불가능하며, 가설은 그럴듯한 가정을 제공할 뿐이지 확증된 증거는 아니라고 밝혔어요. 실제로 미국 해안경비대는 버뮤다 삼각지대 사고를 우연으로 결론짓고 있으며 항해 위험지역으로 분류하지 않는다고 하네요.

소설 속 멜라니는 입자 물리학 박사 논문을 쓰는 중인데 영점에너지에서 원자의 모든 활동이 멈추는 지점과 양자 진공이 비행기에 미칠 수 있는 효과들을 연구하고 있어요. 쉽게 말하자면 버뮤다 삼각지대에서 왜 비행기가 실종되는지, 그 미스터리를 풀기 위한 연구인 거예요. 더 자세한 내용은 언급되지 않았지만 논문이 완성되는 시점까지, 멜라니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어요. 과학적인 설명 위에 '사랑'이라는 감정을 덧씌웠더니 모든 게 선명하게 보였어요. 딘은 남들 보기엔 난기류 상황은커녕 화창한 날씨 같은 삶을 살았지만 스스로 출구 없는 터널에 갇힌 신세였어요. 우리 인생에도 자기적인 지진이 발생할 때가 있어요. 피할 수 없는 재앙 앞에서 도망치는 건 더 큰 불행을 야기할 뿐이에요. 사랑 때문에, 결국 소설 속 인물들은 사랑의 블랙홀에 빠졌고, 사랑만이 유일한 구원이었네요.




"나는 잘 모르겠어요. 확신이 서지 않아요."

"왜요? 조종사가 되는 게 꿈이라면 당신은 그 꿈을 이룰 만큼 충분히 똑똑한 사람이잖아요.

되고 싶은 건 뭐든 될 수 있어요."

"당신은 정말 공상을 현실로 바꾸는 마법사가 맞네요."

"그런 것 같아요. 눈앞에 장애물이 보이면 

약간의 점프가 필요한 허들일 뿐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럼 대부분 쉽게 해결돼요."

"그건 당신이 숨이 멎을 정도로 세게 부딪혀야 하는 

높은 허들을 만난 적이 없어서이지 않을까요." (295p)



"당신이 내 안에서 보는 것, 나는 그게 고마워요. 

나한테 그게 얼마나 큰 의미인지 당신은 모를 거예요.

누군가가 나를 행복할 자격이 있는 사람으로 봐주는 거요.

내가 그런 대접을 받아도 되는 사람인지 확신이 없었거든요." (296p)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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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노토피아 - 엘리베이터 속의 아이
조영주 지음 / 요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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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노토피아》는 조영주 작가님의 장편소설이에요.

낯선 제목에 대해 고민할 틈 없이, 첫 장에 바로 설명이 나와 있어요.

크로노토피아란 시간의 변화에 따라 공간의 용도도 바뀔 수 있는 자유로운 시공간을 의미한다고, 예를 들어 같은 공간이지만 낮에는 교실로, 밤에는 커뮤니티 공간을 활용하는 것이라고 하네요. 이 소설에서는 엘리베이터가 이세계로 갈 수 있는 장치예요. 이세계를 가는 방법은 간단해요. 아무도 없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4층-2층-6층-2층-10층 순서대로 이동하는데 그 사이 아무도 타면 안 되고, 5층으로 가서 젊은 여성이 타면 1층을 누른 뒤 어떤 대화도 하면 안 돼요. 엘리베이터는 1층으로 가지 않고 10층으로 올라가는데 9층을 지나면 거의 성공한 거예요. 이세계에 도착하면 그 다음은 어떤 일이 생길지 아무도 알 수 없어요. 신기한 이세계행 엘리베이터보다 더 눈길을 끄는 건 아홉 살 소원이가 살고 있는 현실이에요.

소원이는 엘리베이터를 통해 이세계를 가게 되고, 과거 시간 속에서 모험을 하게 되는 이야기예요. 공교롭게도 주인공 소원이는 본인이 바라는 소원을 이루기 위해 이세계를 가고 있어요. 어린 소원이가 그토록 원하는 소원은 무엇일까요. 과연 크로노피아는 소원을 이뤄줄 수 있을까요. 하필이면 왜 아파트 붕괴였을까 싶었는데,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니 자연스럽게 그 붕괴라는 단어를 곱씹게 됐어요. 무너지고 깨어짐, 불안정한 소립자가 자발적으로 분열하여 다른 종의 소립자로 변화하는 일, 또는 불완전한 원자핵이 방사능을 방출하거나 자발적으로 핵분열을 일으키거나 하여 다른 종의 원자핵으로 변화하는 일. 아파트 붕괴에 대한 두려움에서 시작된 이세계로의 모험이 오히려 내면의 붕괴를 가져온 게 아닐까요. 무너지고 깨어진다 걸 부정적으로 바라보면 불행인데, 분열로 인해 새롭게 변화할 수 있다고 보면 행운이기도 해요. 소원이가 다시 만난 소설가 임례는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니?" (276p) 라고 묻는 장면이 있어요. 소원이는 매번 그 질문을 받을 때마다 쉽사리 답하지 못했어요. 겨우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자 모두 들은 임례는 석양빛을 바라보면서 이렇게 말했어요. "내가 본래 살았던 세계에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단다." (277p) 이 말이 굉장히 강렬한 느낌을 다가왔어요. 머릿속을 쿵! 소원과 구원, 우리가 진심으로 간절히 바라는 것들을 그냥 깨닫게 되는 순간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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