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엄 1 - 상 -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밀레니엄 (아르테) 1
스티그 라르손 지음, 임호경 옮김 / 아르테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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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를 유발하는 자극적인 책 광고를 곧이곧대로 믿는 편은 아니지만 이번엔 달랐다.

이 책을 읽은 프랑스 독자의 소감 -  일요일 저녁에는 <밀레니엄>을 읽지 마라! 뜬 눈으로 월요일 아침을 맞고 싶지 않다면. 을 처음 봤을 때 그랬다. 도대체 어느 정도길래 밤을 새며 읽겠냐 싶어서 토요일 저녁에 읽기 시작했다. <밀레니엄>에 딱 걸려든 것이다.

스웨덴의 추리소설은 처음 읽는다. 작가의 이력을 살펴보니 장르문학 마니아, 스웨덴 사회당의 열혈 활동가, 독립 언론사 기자였고, 40대 후반에 <밀레니엄> 집필을 시작했다. 원래는 총 10부작으로 기획했는데, 3부 원고를 출판사에 넘긴지 12일 후 심장마비로 급사했다고 한다. 무슨 음모가 있는 것은 아닐까? (어설픈 추리소설 마니아의 추측) 32년을 함께 산 부인은 법적 혼인관계가 아니라서 엄청난 인세 유산을 전혀 못 받았다고 한다. 안타깝다. 작가 자신뿐 아니라 부인에게 이 책의 성공은 물 건너 일이 된 것이다. 마치 추리 소설의 결말 중 가장 허무한 장면을 보는 것 같다.

일반적으로 데뷔작은 작가의 삶과 연관이 많은 것 같다. 책 제목인 <밀레니엄>은 시사경제 월간지 이름이다. 남자 주인공 미카엘 블롬크비스트는 월간 <밀레니엄>의 경제전문 기자이자 편집주간이다. 43세의 나이에도 인간적인 매력을 지닌 인물로 묘사된다. 주인공의 당연한 특권이므로 불만은 없다. 여자 주인공은 리스베트 살란데르로 24세이며 매우 특이한 인물이다. 반사회적인 면이 있지만 도전적이고 화끈한 성격이 맘에 든다. 어려운 순간에도 누군가 의지하기 보다는 스스로 해결한다는 점이 훌륭하다. 물론 방법적인 면은 고려해봐야겠지만. 사실 그녀의 해결방법은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서 정당방위로 보고 싶다.

겉보기에는 미카엘이 사건 해결을 주도하는 듯 보이지만 리스베트의 활약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임무였다. 1부 제목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나쁜 놈에 관한 이야기다. 나쁜 놈에게 희생된 가엾은 여자들을 위해서 용감하게 나선 우리의 여 전사는 바로 리스베트다. 조금은 삐딱해 보이고 문제아로 여겨지던 그녀가 오히려 정상인처럼 위선을 떠는 이들의 추악한 내면을 고발한다. 미리 결말을 말할 수는 없지만 통쾌하다.

이야기의 줄거리가 워낙 방대하다 보니 첫 장부터 스웨덴 지도가 펼쳐진다. 주인공이 해결해야 할 사건의 장소가 작은 점으로 표시 되어있다. 바로 헤데뷔엔 섬이다. 스웨덴 대기업 반예르 집안 사람들이 살고 있다. 바닷가를 향해 차례로 가족들의 집이 있다. 친절하게도 반예르 집안의 가계도와 헤데뷔 마을 지도, 등장인물에 대한 소개가 적힌 빨간 종이 한 장이 책갈피로 꽂혀 있다. 초반에 읽다 보면 잠시 헷갈리는 인물들을 확인하기에 유용하다. 또 거의 그럴 일은 없지만 읽던 부분을 표시하기 위한 책갈피로 쓸 수도 있다.

사건을 의뢰한 사람은 반예르 그룹의 전직 회장 헨리크다. 자신이 무척 총애했던 손녀 하리에트가 38년 전 실종된 사건의 비밀을 밝히려고 한다. 한 두 달 전 사건도 아니고 38년이 지난 일에 매달리는 헨리크 회장의 집념으로, 세상에 묻혔을 끔찍한 진실들이 서서히 드러난다. 대기업 반예르 그룹의 전직 회장과 반예르 집안 사람들, 그리고 경제전문 기자 미카엘이 파헤치던 악덕 기업인 베네르스트룀(이름처럼 비호감이다), 그 밖에도 혐오스런 인간들이 몇몇 등장한다. 이런 인간들이 어디 스웨덴에만 있겠는가?

그들이 유독 더 혐오스러운 이유는 사회에서 가장 약한 여성을 상대로 범죄를 저지른다는 점이다. 자신보다 약한 상대를 유린하는 행위는 인간임을 포기한 것이다. 문제는 추악한 범죄자들이 겉보기엔 멀쩡한 모습으로 살아간다는 것이다. 그들이 본색을 드러내기 전까지는 아무도 모른다.

흥미로운 책이라고 하면 재미를 떠올리겠지만 이 책은 단순한 재미를 넘어선다. 이 책을 읽으면서 밤을 샐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어느 순간 나 역시 범인을 잡고 싶다는 욕망 때문일 것이다. 범인은 한 명이 아니다. 세상에 나쁜 놈이 어디 한 명뿐이겠는가?

나쁜 놈들을 화끈하게 처치해 주는 <밀레니엄>만의 통쾌함을 경험해보시라.

푹푹 찌는 더위가 한 순간 잊혀질 정도다.

나 역시 읽고 나니 광고 문구의 한 구절을 읊게 되는 것 같다. 그만큼 멋진 작품이다.

다시 한 번 주의 사항을 말하자면, 이 책은 일단 읽기 시작하면 마지막까지 놓을 수 없다는 점을 기억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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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보다 소중한 것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하연수 옮김 / 문학수첩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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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보다 소중한 것은 무엇일까? 그 보다 이 책의 장르는 뭘까?

 

어제 2008년 북경 올림픽 개회식이 있었다. 마침 이 책을 읽던 중이라 웃음이 났다. 책의 한 구절이 떠올라서다. 세상에서 가장 지루한 것을 꼽으라면, 올림픽 개회식은 분명히 10위 안에 들 것이다. (82p) 100% 공감한다. 그런데 그 지루한 개회식을 가족이 모여 앉아 함께 봤다. 가족 화합을 위해서.

엄청난 규모의 공연은 감탄할 만 했다. 저 많은 사람들이 이 날을 위해 얼마나 노력했을까 라는 점에서. 전체 화면을 보여줄 때는 괜찮은데 클로즈업한 장면을 볼 때마다 땀 흘리며 운동장을 뛰어다니는 사람들이 안쓰럽기까지 했다. 중국이 자랑할 만한 세계 1위는 역시 13억 인구가 아닐까? 이런 딴 생각을 하며 개회식을 지켜보면서 슬슬 후회되기 시작했다. 각국 선수 입장이 시작된 것이다. 애국심을 발휘하여 우리 나라 순서를 기다리자니, 176번째란다. 마지막이 204번째로 중국이 입장했다. 이제껏 올림픽 개회식을 처음부터 끝까지 본 적이 없었는데 괜히 책에서 지루하다니까 무모한 도전을 한 것 같다. 기왕 보기로 했으니 올림픽 개회식의 하이라이트 성화 점화를 기다렸다. 거의 5시간이 걸린 것 같다. 마지막 성화 점화는 중국의 체조 스타 리닝이 공중을 한참 날아올라가 했다. 높이가 아찔할 정도인데 역시 왕년의 체조선수라서 다른 것 같다. 전체 화면상 날아가는 성화 점화자가 깨알같이 보였다. 대단한 성화 점화였다.

올림픽 개막과 함께 올림픽에 관한 책을 읽으니 시기 적절하다는 생각이 든다. 올림픽에 대한 대중매체의 반응이 열광적일수록 이 책의 분위기가 썩 마음에 든다. 작가면서 기자 신분으로 시드니 올림픽 현장에 간 무라카미 하루키의 색다른 시선이 진실되게 느껴진다.

시드니의 여러 곳을 한가롭게 구경하면서 매일 원고지 25-30매 분량의 원고를 쓰는 작가의 능력이 놀랍다. 사실 조금 부럽기도 하다. 단순한 여행객보다 목적 의식이 있어서 좋고 지루할 틈이 없으니 말이다. 올림픽을 취재한다기 보다는 파헤친다고 할까? 직접 현장에서 보니 이런 상황이더라, 기분은 어떻고 인상적인 것은 이것이더라. 관광객과 기자의 중간쯤 입장에서 쓴 글 같다. 특이한 점은 일본의 마라톤 선수인 아리모리 유코와 이누부시 다카유키의 자전적 이야기가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금메달리스트가 아니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최근 경기에서 패배한 선수들이다. 왜 그들을 취재했을까?

바로 승리보다 소중한 것을 찾기 위해서라고 생각한다.

올림픽 시즌이 되면 모두가 다양한 스포츠에 열광한다. 메달을 얼만큼 획득하느냐가 주된 관심사다. 이 책이 올림픽 취재기가 아닌 이유가 그것이다. 메달을 딴 승리자는 이미 충분한 관심을 받고 있다. 반면에 패배한 다수의 선수들은 소외된다. 올림픽 정신을 강조하면서도 오로지 승리에 열중한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은 것이다.

올림픽 대회의 의의는 승리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참가하는 데 있으며, 인간에게 중요한 것은 성공보다 노력하는 것이다.  -피에르 쿠베르탱(Pierre Coubertin)

작가가 도쿄로 돌아와 올림픽 녹화중계를 보니 전혀 다르게 보였다는 것을 이해할 것 같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TV 속 세상이 전부가 아니다. 거대한 자본 논리에 의해 좌우되는 승리 지상주의에 빠져서는 안 된다. 승리를 싫어할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승리만이 삶의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여자 마라톤 선수 아리모리 유코는 금메달을 따지는 못했지만 자기만의 올바른 방식을 모색하는 멋진 선수다. 그것이 진정 올림픽다운 선수가 아닐까?

 저는 선수이기 이전에 먼저 인간이 되어야 한다고 말하지만 사람들에게는 엉뚱한 얘기로 들릴지도 몰라요. 선수에게 인간적인 면을 원하는 사람은 없는지도 모르죠. 사람들 눈에는 선수라면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게 가장 중요해 보일 테니까요…….하지만 전 이제 제가 추구하는 선수의 모습에 조금씩 다가가려고 해요.(326p)

이제 올림픽 경기가 시작된다. 그 동안 이 날을 위해 땀 흘리며 노력했을 모든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진정한 승리는 노력한 모두의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교장님의 훈화 말씀처럼 뻔한 이야기라고 딴 짓 하며 외면하지 말기를.

세상에는 뻔한 진리가 가장 위대하다. 누구나 안다고 해서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

어쨌거나 3주 동안 시드니 올림픽도 구경하고 한 권의 책도 남긴 작가가 부럽다. 어느 곳에 있든지 그 순간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인 것 같다. 잘은 모르지만 유쾌함이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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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라니의 바이올린
허닝 지음, 김은신 옮김 / 자유로운상상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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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며칠 후면 광복절이 다가온다. 2차 세계대전의 종식을 알린 그 날을 떠올리게 된다. 역사의 한 순간이겠지만 우리 나라를 비롯한 수많은 사람들은 전쟁의 고통 속에서 오로지 그 날을 염원했을 것이다.

<멜라니의 바이올린>은 나치를 피해 유럽에서 중국 상하이로 피신한 유태인들과 우정을 나눈 중국인들의 이야기다. 악역은 당연히 일본군이다. 독일 나치주의와 맞먹는 일본 군국주의는 상상을 초월할 만큼 사악했다. 세계가 사악한 무리들로 파괴된 그 시기에도 예술의 힘은 위대했다. 무력으로 짓밟을 수는 있어도 그 존재 자체를 파괴할 수 없는 강력한 힘이 느껴졌다.

유태인들의 수난은 익히 영화나 다양한 책들을 통해 봐 왔지만 그들이 중국에 거주했다는 사실은 몰랐다. 이 책을 통해 역사 속에 묻혀 있던 진실들을 하나씩 꺼내보는 느낌이 들었다. 비록 우리만의 역사는 아니지만 그 역사적 고통과 슬픔은 동일할 것이다.

이 책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리랜드 비센돌프는 유태인 출신의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이다. 그의 바이올린은 사랑하는 딸 멜라니가 직접 제작한 멜라니의 바이올린이다. 독일에 거주하던 중 멜라니가 나치주의자들에게 죽임을 당하면서 그는 망명을 결심한다. 상하이에 도착한 그가 우연히 세든 집이 중국인 남매 루샤오넨과 루양의 집이다. 이들 남매의 아버지는 자신이 작곡한 그 날이란 연주 곡 때문에 일본군에게 죽임을 당했다.

전쟁 속에 한없이 나약하기만 한 이들의 운명은 어떻게 되었을까?

거대한 역사의 흐름 속에 한 인간의 삶은 우리 자신을 돌아보는 거울이 된다.

전쟁을 소재로 한 이야기를 읽으면 마음이 무겁다. 그러나 이들의 이야기는 어둠 속의 한 줄기 빛과 같은 희망을 보여준다. 총칼에 대항해서 싸우지 않아도 승리를 확신할 수 있다. 인간에게 인간다움이 사라진다면(전쟁이 그렇다) 그것을 찾아야 된다. 예술은 지식과 상관없이 감성을 자극하며 인간을 순수하게 만드는 힘을 지닌 것 같다. 리랜드와 그의 친구 첼리스트 요나스의 용기에 감탄했다. 총칼을 들이댄 현실적인 공포를 참고 용기를 낸다는 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젊은 패기를 기대하기 힘든 50대의 예술가라면 더욱 그렇다. 사실 리랜드의 현명하고 당당한 모습보다 요나스의 변신이 더 놀랍다. 친구와의 우정, 의리, 정의보다 더 우선되는 것은 자신의 안위일 것이다. 그래서 역사 속의 수많은 배신자, 변절자들도 할 말은 있겠지만. 일본군 야스히로는 예술을 버리고 총칼을 선택한 자다. 그가 저지른 만행은 스스로에게도 용서 받지 못할 것이다. 자신을 위해 어떤 선택을 하는가에 따라 인생의 가치는 달라질 수 밖에 없다.

<멜라니의 바이올린>은 용감하게 자신의 길을 선택한 이들이 주는 감동이다.

실제로 멜라니의 바이올린으로 연주되는 그 날을 들을 수는 없지만 그 감동은 느낄 수 있다. 그것은 예술적인 아름다움을 넘어선 인간 내면의 열정이라고 생각한다. 인간답게 살고 싶은 강렬한 의지다. 비센돌프, 요나스, 슈나이더, 루샤오넨, 루양 그리고 그 시대를 살았던 용감한 이들이 있었기에 그 날이 온 것이다.

전쟁을 일으킨 자들은 무력으로 세상을 제압할 수 있다고 자신했지만 그들은 패했다.

바로 역사적인 그 순간, 그 날이 1945 8 15일이다. 일본의 항복으로 전쟁은 끝났다. 그러나 인간의 탐욕과 사악한 본성은 사라지진 않았다. 우리 모두가 그 날을 기억해야 된다. 다시는 전쟁이 없어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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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꼭! 봐야 할 독서지도의 정석
가톨릭대학교 우석독서교육연구소 지음 / 글로연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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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교육에 있어서 독서의 중요성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문제는 어떻게 하면 내 아이가 올바른 독서능력을 갖추느냐 하는 방법이 고민인 것이다.

<독서 지도의 정석>은 엄마들을 위한 지침서다. 아이에게 책 읽어라.라는 잔소리는 이제 그만하고 좀더 효과적인 접근을 하라는 것이다. 옳은 얘기다. 아이 입장에서 억지로 하는 독서는 독약일 것 같다.

아이를 키우면서 가르치고 싶은 것은 학원에 보내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엄마의 역할이 막중하다는 점을 새삼 느끼게 된다. 그러니까 이 책의 제목이 <엄마가 꼭! 봐야 할…… 독서 지도의 정석>인 것이다. 굳이 독서 지도를 위해 선생님을 찾을 것이 아니라, 아이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엄마가 직접 나서라는 것이다. 아빠도 좋다.

# 독서의 안내자는 부모다.

우선 우리 아이의 독서수준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이 부분에서 살짝 찔렸다. 왜냐하면 무조건 다량의 책을 읽는 것이 뛰어난 것이 아닌데도 보여지는 것으로 평가하는 경향이 있었기 때문이다. 아니면 질문 공세를 해서 어느 정도를 알고 있는지 성급하게 평가한 적도 있었다. 언젠가 아이에게 왜 책을 읽냐고 물은 적이 있다.  심심하니까. 책이 재미있어서요.라고 답했다. 잠시 잊고 있었다. 독서의 진정한 목적을.

# 독서의 진정한 목적은 독서 자체를 즐기며 올바른 인성을 갖추는 것이다.

 아이를 어떻게 키우고 싶은지 물으면 부모들은 한결 같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크기를 바란다. 그런데 아이에 대한 사랑이 지나쳐서 부모의 기대가 아이를 괴롭힌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부모로서 욕심을 버리기가 쉽지 않다. 독서에서도 마찬가지다. 순수하게 아이가 평생 독서를 즐길 줄 아는 사람으로 키우는 것이 목적이어야 하는데, 자꾸 욕심이 끼어든다.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서, 논술에 효과가 있어서 독서능력을 키워야 한다면 독서의 의미는 퇴색될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다짐한 부분이다.

# 독서 지도의 정석은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즐기는 것이다.

책 속에는 다양한 읽기 전략이 소개되어 있다. 배경지식을 활용하여 낯선 글도 쉽게 읽는 법, 읽기능력 향상을 위한 어휘지도 방법, 스스로 질문하고 답하며 독해력 키우기, 초인지를 활용하여 자신의 독해능력 파악하기, KWL전략을 활용하는 법(K 알고 있는 것, W 알고 싶은 것, L 알게 된 것), 아이만의 독서기록장 쓰는 방법 등이다.

효과적인 독서가 무엇인지를 배우게 된 것 같다. 책은 단순히 읽는 것이 아니라 삶의 다양한 지식을 익힐 수 있는 최고의 교재라는 생각이 든다. 정말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이 무궁무진한 것 같다.

사랑하는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 독서 지도를 하려는 부모로서 많은 것을 배웠다. 무엇보다 책을 통해 아이와 함께 즐기는 방법을 배울 수 있어서 좋았다. 아이가 커갈수록 부모와의 대화가 중요한데 책을 주제로 즐겁고 유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면 더욱 행복한 가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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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어주는 여자
레몽 장 지음, 김화영 옮김 / 세계사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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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문학의 매력을 단 한 권의 책으로 설명하기에는 무리가 있겠지만 내게는 자유분방함과 신선함으로 다가왔다.

책 제목과 동일한 문구를 많이 봐서인지 신선함은 전혀 기대하지 않았다. 그런데 예상 외로 신선했다. 레몽 장의 소설 <책 읽어주는 여자> 1986년에 출간된, 이미 20년이 넘은 고령의 작품이지만 전혀 세월을 느낄 수 없다. 이것이 프랑스적인 요소라면 너무 멋지다.

주인공 마리 콩스탕스는 서른 네 살의 가정주부다. 그녀 본인이 소개하듯 남편은 있으나 아기는 없고 직업도 없는 여자인 것이다. 실제 월급을 받으며 일하지 않으니 직업이 없다고 느낄 수 있다. 수많은 가정주부들의 현실인지도 모른다. 너무 비약했나? 현재는 직업란에 당당히 주부가 있지만 실제로 직업적인 성취감을 느끼려면 부단한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 이 책을 지금이 아니고 훨씬 이전에 읽었더라면 느끼지 못했을 부분인데, 심하게 감정이입을 한 것 같다. 어찌되었든 마리 콩스탕스도 뭔가 자신만의 능력을 발휘하고 싶었을 것이다. 실제 직업이 있다고 해도 성취감 혹은 자아실현적인 요소가 없다면 만족하기 힘드니까. 단순히 생계유지를 위한 직업은 돈벌이지만, 마리는 자신만의 을 찾고 싶었을 것이다. 그래서 친구 프랑수아즈의 부추김에 솔깃한 것이다.

넌 목소리가 기차게 멋있어. 그런 걸 전혀 써먹지 않고 놀린다는 건 바보짓이야. 아무 일도 안하고 빈둥대는 건 더 어리석은 일이고. 우리 시대에는 여자도 반드시 뭔가 일을 해야 해……. 우리가 연극학교에 같이 다니던 시절에 넌 진짜로 대단한 재능을 보여줬었거든……. 가령 이 사람 저 사람의 집으로 찾아가서 가정 방문 독서를 해주겠다고 신문에 광고라도 내보지 그래?  (19-20p)

이 엉뚱한 제안을 실제로 실행하면서부터 마리는 책 읽어주는 여자가 된다. 그녀의 새로운 직업은 이제까지의 평범한 일상을 뒤엎는다. 그녀가 조언을 구하는 두 남자, 즉 남편과 대학 은사인 롤랑 소라는 현실을 벗어나지 않기 위한 돛 구실을 한다. 물론 그녀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끊을 수 있는 돛이지만. 그녀는 책 읽어주는 여자가 되면서 환상 속의 인물로 뒤바뀌는 것 같다. 연극을 하듯이 책 속에 몰입하여 고객들이 원하는 상황을 연출한다.

신문 광고에 젊은 여성, 가정 방문하여 책을 읽어드립니다. 문학 서적, 문헌, 기타 서적.이라는 문구를 보고 편지를 보낸 사람들이 그녀의 고객이다. 과연 누가 책 읽어주는 여자를 원할까? 순진한 마리, 그녀는 미처 몰랐던 것이다. 진작에 광고회사 직원의 말을 들었더라면…….  

책을 읽어주는 여자읽어주는 책을 듣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묘한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낯선 그들이 한 공간에서 책을 매개로 소통한다는 것이 특별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우리가 상상한 것처럼 마리 콩스탕스도 자신의 일에 일종의 환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이 자신만의 즐거움을 넘어서 의무적인 일이 되는 순간 변질된다.

정말이지 이건 지나치다. 직업의식도 한계가 있는 법이다. (261p)

마지막이 압권이다. 환상 여행을 마치고 현실의 땅을 밟은 느낌이랄까?

마리 콩스탕스 덕분에 흥미진진한 일상 탈출을 한 것 같다. 그녀가 읽어준 책들, 왠지 나도 읽어보고 싶다. 목소리를 가다듬고 소리 내어 읽고 싶다. 그녀처럼 누구를 위해서가 아니라 나만을 위한 책 읽어주는 여자가 되고 싶다. 너무 소심했나?

환상은 소설로 만족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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