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으로 보는 그림 교과상식 백과 한 권으로 보는 그림 백과
함윤미 지음, 유남영 그림, 김재영 감수 / 진선아이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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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으로 보는 그림백과 시리즈 중 가장 유용한 책인 것 같다. 교과상식이란 용어가 어색하다면 그냥 어린이를 위한 지식백과라고 보면 된다. 학교에서 배우는 교과서 내용을 간략하면서도 핵심적인 부분만을 골라 놓았다. 인체와 생명, 발명과 발견, 지구와 우주, 날씨와 환경, 동물과 식물, 정치와 사회, 경제, 문화, 예술, 스포츠로 나뉘어 각각의 내용이 알차게 나와 있다.

특히 재미있는 그림과 함께 질문 형식으로 설명한 점이 좋은 것 같다. 마치 아이들이 궁금해서 질문할 내용들을 미리 뽑아놓은 것 같다.

"하품을 하면 왜 눈물이 날까?"

사람의 눈 안쪽에는 눈물샘이라는 작은 기관이 있는데, 눈물샘에서는 쉬지 않고 눈물이 나와요. 그러나 그 양이 매우 적어서 평소에는 느끼지 못하지요. 눈물은 안구를 닦아 주는 역할을 해요. 안구를 닦고 난 눈물은 눈가에 있는 눈물주머니에 괴어 있어요. 하품을 하면 얼굴의 근육이 움직여서 이 눈물주머니를 누르게 되는데, 이때 눈물이 나오는 거예요.  (20p)

중간중간에 상식퀴즈도 있다. 백과사전처럼 전반적인 지식을 두루 담고 있으면서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질문과 대답, 혹은 퀴즈로 설명하여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다. 처음부터 쭉 읽어나가면서 몰랐던 지식을 알아가는 재미가 있다. 다 읽고 나서는 가족끼리 퀴즈를 내면서 놀이처럼 활용할 수 있다.  <정치와 사회>에서는 북한에 관한 내용도 실려 있다.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가인 우리나라의 정치, 사회는 아이들에게는 다소 어려울 수 있는데 이 책을 기본으로 조금씩 더 추가해서 공부하면 좋을 것 같다. 아이들에게 그림백과는 공부라는 느낌보다는 재미있는 그림책에 더 가까운 것 같다. 이해하기 쉽게 설명된 책이라 초등 저학년이라면 이 한 권의 책으로 전반적인 상식을 미리 익힐 수 있다. 초등학교 3학년이 되면 사회와 과학, 교과목이 추가되는데 다양한 책을 통해 기본적인 지식을 갖고 있지 않으면 많이 어려울 수 있다. 그런 면에서 『한 권으로 보는 그림 교과상식 백과』는 초등 1,2학년 아이들이 읽으면 도움이 될 책이다. 한 번 읽고 끝나는 책이 아니라 아이의 책상 옆에 두고, 궁금한 내용을 찾아보면서 자주 들춰보는 책이 될 것 같다. 평소에도 호기심이 많아 질문이 많은 우리 아이에게는 꼭 필요한 책이다. 초등학교 교과를 바탕으로 '무엇이든 물어보세요!'처럼 알찬 지식이 가득하다. 아이들 책을 읽다보면 함께 배워가는 느낌이다. 좋은 책을 통해 조금씩 지식이 커가는 기쁨을 아이에게 줄 수 있어 만족스럽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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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탐험 꿈발전소 : NASA 나사 미래탐험 꿈발전소 7
Team.신화 지음 / 국일아이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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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꿈발전소 일곱번째 책이다.  나사 (NASA)는 어떤 곳일까?

우주에 관심이 많은 친구라면 잘 알고 있겠지만 나사는 미국항공우주국이란 뜻으로 비군사적 목적의 우주 개발 계획을 추진하는 미국의 정부기관이다. 요즘 UFO가 출현했다는 뉴스를 보면 정말 외계인이 존재할까라는 호기심이 생긴다.

이 책은 과학 천재인 쌍둥이 동생 태호 대신에 NASA 캠프에 참여한 강호를 통해서 NASA를 비롯한 다양한 우주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똑똑한 태호보다는 공부를 못하지만 밝고 활발한 주인공 강호를 보면서 이 책을 읽는 친구들도 자신감을 얻을 것 같다. 원래 NASA 캠프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5일간의 우주 체험 프로그램도 있고 12~14세 대상의 우주 학교, 15~18세 대상의 상급 우주 학교, 1주일 동안 부모와 어린이가 함께하는 캠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다고 한다. 천재가 아니라도 누구나 우주과학에 관심을 갖고 있는 학생이라면 우리나라에 있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견학 프로그램을 참여할 수 있다. 그밖에도 나로 우주센터 우주과학관, 보현산 천문대, 소백산천문대를 방문한다면 재미있는 체험이 될 것 같다. 그냥 하늘을 올려다 볼 때와 천문대에서 관측 장비를 통해 본 하늘은 어떻게 다를까. 어쩌면 어린이꿈발전소를 읽는 아이들의 마음처럼 알면 알수록 더 큰 꿈을 꾸게 되지 않을까. 아이들을 위해서 꼭 한 번 가봐야겠다.

우주를 떠올리면 외계인이 정말 존재할까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하버드 대학교의 천체물리학자 하워드 스미스 교수는 지금까지 발견된 행성이나 위성에는 온도가 너무 높거나 낮고, 물이 없어서 생명체가 살 수 없다고 주장한다. 반면 UFO 출현이나 인간의 힘으로는 만들기 어려운 커다란 자국인 미스터리 서클이 발견되었고 우주인에게 납치되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 아마도 우리 아이들이 커서 우주생물학자가 된다면 그 진실이 밝혀지지 않을까. 실제 나사는 수십 년간 우주를 연구하면서도 외계의 미생물 하나도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 어찌됐든 책 속에는 나사를 파괴시키려는 괴인 블랙홀의 등장으로 강호는 어린이 수색대 대장이 된다. 배탈로 뒤늦게 도착한 동생 태호와 함께 캠프 활동과 블랙홀 수사를 하게 된다. 체력이 남달리 뛰어난 강호는 우주 비행체험에 신이 난다. 실제 우주비행선에서는 어떻게 생활할까?  우주는 무중력 상태라서 우주 음식은 모두 팩에 담겨 있어서 쪽 빨아 먹거나 빨대를 꽂아 먹고, 잘 대는 침대에 몸을 묶고 잔다. 그리고 중요한 용변은 특수한 우주 변기가 있어서 진공청소기처럼 배설물을 쭉 빨아들인다.

어린이들이 좋아할 외계인 홀리와 괴물같이 생긴 블랙홀의 등장으로 내용이 재미있다. 어딘가에 있을 외계인 친구를 상상하면서 우주 비행사의 꿈을 키워보면 어떨까. 이 책을 읽고 나면 하늘이 그냥 파란하늘이 아니라 놀랍고 신기한 우주로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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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철부지 아빠 - 제9회 푸른문학상 동화집 미래의 고전 26
하은유 외 지음 / 푸른책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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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제9회 푸른문학상 <새로운 작가상> 부분에 응모된 367편 중 수상작 9편을 모은 동화집이며, 여덟 작가의 데뷔작이란 점에서 더욱 특별하다. 각 동화마다 작가의 개성이 느껴져서 읽는 재미가 있다. 

<환승입니다!>는 유환승이라는 아이가 나온다. '환승입니다'는 환승이의 별명이다. 회사를 그만 둔 아빠가 친구에게 빌려준 돈을 받지 못해서 엄마와 싸우고 가출했다가 버스에서 들리는 '환승입니다' 덕분에 집에 무사히 돌아오는 이야기다. 그런 아빠의 이름은 영구다. 아무리 슬프고 괴로워도 이름처럼 웃을 수 있는 바보 영구 아빠는 아들 환승이의 이름처럼 다시 또 환승하겠다고 말한다. 아빠 영구씨와 아들 환승이의 이야기가 코믹하면서도 마음이 짠해진다. 어깨가 축 쳐진 대한민국 아빠들에게, "아빠, 힘내세요!"라고 응원해주는 것 같다.

<내 얼룩이>의 주인공 동우. 어른들은 코시안 아이라고 부르고, 아이들은 깜씨라고 부른다. 다문화 가정의 아이라서 겪는 어려움이 동네 떠돌이 개 '얼룩이'의 처지와 겹쳐진다. 우연히 철조망에 목이 낀 개를 동우가 구해준 뒤로 졸졸 따라다녀서 '얼룩이'라는 이름까지 붙여준다. 동우에게 얼룩이는 유일한 친구다. 겁 많던 얼룩이가 동우를 괴롭히는 석철이에게 사납게 짖어대는 것을 보고 석철이는 동우에게 얼룩이를 향해 돌을 던지면 같이 놀아주겠다고 말한다. 정말 석철이처럼 잔인한 아이가 있을까. 속상하면서도 마음이 아프다. 외모가 다르다는 이유로 친구를 놀리고 주인없는 개라고 함부로 괴롭히는 아이들의 삐뚤어진 마음이 무섭다. 고민하던 동우는 얼룩이를 향해 돌을 던진다. 피하길 바라면서. 하지만 얼룩이는 그 돌에 머리를 맞고 쓰러진다. 그제서야 동우는 깨닫는다. 얼룩이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아이들 동화치고는 제법 묵직한 내용이지만 요즘 아이들이 꼭 읽어봐야 할 동화다.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줄 아는 마음이야말로 미래를 짊어질 우리 아이들이 가져야 할 마음일 것이다. 어쩌면 석철이란 아이도 어른들이 하는 말이나 행동을 보고 따라했는지도 모른다. 나쁜 아이 뒤에는 나쁜 어른이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부모로서 아이들을 올바르게 교육시켜야겠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마법을 부르는 마술>과 <너, 그 얘기 들었니?>는 학교에서 친구들 간에 일어날 수 있는 문제를 다루고 있어서 쉽게 공감할 수 있다. 너무 이기적이거나 경쟁심이 지나친 아이들을 보면 걱정이 된다. 정말 중요한 것은 사람 간의 관계라는 걸 잊지 말아야  될 것 같다.  

<공짜 뷔페>와 <나의 철부지 아빠>는 결손 가정의 아이들 이야기다. 엄마가 가출했거나 돌아가셔서 마음의 상처가 있는 아이들의 마음이 잘 표현되어 있다.  순수하면서도 때론 어른들보다 사려 깊은 아이들의 모습에 괜시리 코끝이 시큰해지는 이야기다.

<오늘은>은 입양 가정의 이야기다. 입양이라는 것이 예전처럼 숨기고 감춰야 할 비밀이 아니라지만 입양된 아이들의 속마음은 어떨까. 입양된 남동생을 맞이하는 누나의 심정이 솔직담백하다. 엄마가 남동생에게 더 잘해주는 것 같아서 은근히 질투하면서도 결국 자신도 입양아라는 사실을 알려주면서 마음을 여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공개입양이 많아진 요즘이다. 이제는 입양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도 좀더 따스하게 바뀔 때인 것 같다.

각각의 동화를 읽다보면 저절로 따스하고 좋은 마음이 되는 것 같다. 아이들의 마음을 넓고 크게 만드는 참 좋은 동화를 만난 것 같아 기쁘고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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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멘트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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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년 베를린, 내 나이 스물여섯 살.

<모멘트> 제2부 제1장 첫 구절이다. 베를린 장벽이 존재하던 그 시절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한 남자가 있다.  25년 전에 자신이 쓴 원고를 꺼내든 이 남자의 이름은 토마스 네스비트. 중년이 된 그는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했던 순간에 대해 이야기한다.

눈에 끌리는 운명적인 사랑이 있을까. 소설처럼 아름다운 묘사로 표현할 수는 없지만 있다고 믿고 싶다. 진실한 사랑은 인생의 참의미다. 그래서 진실한 사랑이 없는 인생은 공허한 것이 아닐까. 운명적인 짝을 만나는 행운과 그 사랑을 지킬 수 있는 용기만 있다면 삶은 찬란한 축복인 것을. 그러나 인생이란 우리가 어쩔 수 없는 순간이 늘 존재한다.

이 소설은 참 묘한 매력이 있다. 평범할 것 같은 사랑 이야기에서 분단된 조국과 공산체제의 비극적 참상이 더해져 가슴을 아프게 한다. 주인공 토마스는 25년 전 운명적인 사랑을 만났지만 그녀의 배신으로 크나큰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그에게 진실한 사랑은 한 번뿐이었기에 그 이후의 인생은 한 곳에 정착할 수 없는 방랑자의 삶이었다. 

"......기억은 정말이지 감정을 들었다 놓았다 한다. 뜻밖의 소포가 도착하고, 과거가 한꺼번에 밀어닥친다. 추억과 그 부스러기들이 들쑥날쑥 떠오른다. 그러나 들쑥날쑥한 기억이란 애당초 없다. 그것이 기억에 대한 절대적인 진실이다. 추억과 그 부스러기들은 어떻게든 서로 연관되어 있고, 그 모두에는 사연이 깃들어 있다. 그 중 스스로 인정하는 사연 하나를 우리는 자신의 인생이라 부른다." (33p)

남자는 첫사랑을 잊지 못하고 여자는 마지막 사랑을 잊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그런데 첫사랑과 마지막 사랑의 구분은 남녀 간의 차이일뿐 결론적으로는 운명적 사랑은 평생 잊을 수 없는 것이 아닐까. 운명적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해서 그 사랑 자체를 부정하지는 말아야 한다. 남자는 끝까지 자신의 사랑을 믿지 못했기 때문에 평생 후회하며 살았지만 여자는 그 사랑을 끝까지 믿었다.

만약 토마스가 소포를 받지 못했다면 진실은 영영 사라지고 말았을 것이다.  소포에는 그가 한때 열렬히 사랑했던 여인 페트라 두스만의 노트가 들어 있다. 그 노트를 읽는 순간, 베를린 장벽처럼 토마스가 페트라에게 쌓았던 마음의 벽이 무너져내린다. 그는 왜 그녀의 진실을 들으려하지 않았을까. 왜 그녀는 진작에 진실을 밝히지 않았던 것일까. 조금은 허망한 기분이 든다. 정말 운명적 사랑이라고 확신했다면 남자는 약간의 의심도 허용하면 안 되는 거였다. 그는 페트라를 사랑했지만 그녀가 엄마라는 사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던 것이다. 엄마라는 이유로 그녀가 참고 견뎌야 했던 고통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페트라의 노트를 읽으면서 마음이 아팠던 건 시대적 비극 때문이다. 그녀가 살았던 동독은 서로를 감시하고 고발하는 사회였기 때문에 누구를 믿어야 할 지, 무엇을 믿어야 할 지 전혀 알 수 없었다. 그런 그녀와 자유로운 미국인 토마스가 사랑했으니 어떻게 해피엔딩을 기대하겠는가. 아무리 운명적 사랑이라도 시대적 비극을 뛰어넘지 못한다는 사실이 슬프다. 어쩔 수 없는 운명을 탓해야 무슨 소용이 있을까. 그래도 다시 그 순간으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그들은 서로의 사랑을 지킬 수 있을까.

"모든 걸 바꿀 수 있는 순간, 아무것도 바꿀 수 없는 순간, 우리 앞에 놓인 순간, 우리가 누구인지, 우리가 찾는 것이 무엇인지, 우리가 간절히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결코 얻을 수 없는 게 무엇인지 알려주는 순간." (592p)

<모멘트>에는 우리의 순간들을 돌아보게 하는 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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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떻게 바보가 되었나?
마르탱 파주 지음, 용경식 옮김 / 열림원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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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요즘은 '바보'의 정의가 크게 좋은 의미와 나쁜 의미, 둘로 나뉘는 것 같다.  좋은 의미의 '바보'는 제 욕심 차릴 줄 모르고 나누며 사는 사람 혹은 누군가의 매력에 푹 빠진 사람을 일컫는 신조어로 'ㅇㅇ바보'가 있다. 나쁜 의미의 '바보'는 생각할 줄 모르는 멍청한 사람을 뜻한다. 이 책에서 '바보'는 나쁜 의미의 바보다. 

스물 다섯의 젊은이, 앙투안은 어떻게 바보가 되었을까?

대학에서 시간 강사로 일하면서 친구들과 토론하거나 생각하는 것이 취미인 앙투안은 큰 고민이 있다. 온갖 생각 때문에 사는 것이 괴롭다. 알코올중독자가 되려고 결심하지만 알코올 알러지때문에 포기하고, 자살을 하려고 자살 강의를 듣지만 오히려 죽는 것이 더 힘들다는 걸 알게 된다. 마지막으로 그는 바보가 되기로 결심한다. 친구들 앞에서 '바보 선언문'을 읽으며 자신의 뜻을 밝힌다. "왜?"  친구들의 반응이다. 굳이 바보가 되려는 앙투안을 이해하기 힘들다.

앙투안은 어떻게 바보가 되었을까? 책 제목처럼 이야기는 앙투안이 바보가 된 사연을 들려준다. 그가 그토록 시시하게 생각하는 이야기 속 주인공처럼 그도 결국은 긴 모험을 마치고 원점으로 돌아온다. 앙투안을 바라보면서 과연 바보로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곰곰히 생각하게 된다.

처음에는 젊고 똑똑한 젊은이의 고민치고는 너무 배부른 고민이라고 생각했다. 원래 몸이 약한 앙투안에게는 운동보다는 사색이 좋았을 것이다. 그런데 생각이 너무 많은 것이 문제였나보다. 앙투안의 고민은 지식인에게 찾아오는 가벼운 우울증이 아닐까. 물론 앙투안 자신에게는 심각한 문제였겠지만. 그에게는 청춘의 특징인 꿈이나 열정이 안 보인다. 그의 말처럼 일흔, 여든의 늙은이 같다. 가난한 독신남으로 사는 것이 뭐그리 힘들다고. 그는 자신의 젊음을 책임질 의지가 없어보인다. 적극적으로 세상을 향해 나서지는 못할 망정 바보로 살겠다니!  그에게 지식은 정신적 고통의 원인이다. 도대체 왜 많은 지식이 그를 괴롭히는 것일까.

결국 앙투안은 자신의 목숨을 버리는 대신 지식을 버리기로 마음 먹는다. 바로 '바보'가 되는 것이다. 의학적인 방법으로 뇌를 일부 제거하려고도 했으나 멀쩡한 뇌를 어떤 의사가 수술하겠는가. 하는 수 없이 약간의 약물 복용으로 머리를 멍하게 만들어 생각하기를 멈춘다. 그리고 아무 것도 남지 않은 통장을 확인한 후 어쩔 수 없이 직장을 구하게 된다. 성공한 동창 라피를 통해 공인 증권중개인이 된 앙투안은 엄청난 돈을 벌게 되고 물질적인 욕망에 순응하게 된다. 

"......그 순간, 앙투안은 가장 쉽게 부패하는 것은 언제나 자기 자신임을 한때 알고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하지 못했다. 빨간 알약 덕분에, 그는 아무런 꿈도 없이 화석화될 돈으로 인해 자신을 사고팔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151p)

그러던 어느 날 자신이 앙투안의 수호천사라는 유령을 만난다. 유령이 방문하고 나서 일주일 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가면을 쓴 네 명에게 납치당한다. 앙투안은 어떻게 되었을까.

마치 세상의 바보들에게 그리고 바보가 된 자신에게 바보로 사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듯하다. 한 젊은이의 고민에서 시작된 이야기가 처음에는 이해할 수 없더니 점점 먼 남의 얘기가 아닌 가까운 얘기로 들리는 이유는 뭘까. 이제 나의 고민을 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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