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 같은 선물이야 네버랜드 꾸러기 문고 48
황선미 지음, 이고은 그림 / 시공주니어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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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곳으로 여행하는 아이들의 마음은 어떨까?
재하는 친할머니와 함께 캐나다 여행을 떠난다. 엄마가 동생 재희를 낳아서 외할머니가 산후조리를 해주러 집에 오셨는데, 친할머니는 외할머니가 편히 지내라고 여행을 선택하신 거다. 비행기 타고 떠나는 여행이라 들뜬 마음으로 따라 나섰던 재하는 비행기를 타면서부터 툴툴거린다. 일곱 살짜리 남자애가 열 시간이나 의자에 앉아 있어야 되니 답답하고 지루할 수밖에.
캐나다에는 고모네가 살고 있는데, 고모 아들 에디는 재하와 동갑이다. 이번에 만나면 갓난쟁이 때 만난 이후에 두 번째 만남이다. 크리스마스가 에디 생일이라 겸사겸사 에디의 선물까지 준비한 재하는 공항에서 에디를 만나자마자 어색해서 아무말도 못한다. 고모는 신문 기자인데 이번에 북쪽으로 여행 가는 것은 고모 일 때문이다. 일도 하고 가족 여행도 하려는 거다. 오로라를 보러 간다는데 재하는 사실 오로라라는 말도 처음 들어본다. 그런데 옆에서 에디는 뭔가 잘난 척하고 큐빅 퍼즐만 맞추고 있다. 고모와 고모부가 재하를 잘 챙겨주시지만 재하는 에디 때문에 괜시리 마음이 상한다.
사촌 간도 자주 만나면 더할나위 없이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는데 재하와 에디는 서로 멀리 떨어져서 살다보니 어색하고 낯선 모양이다. 더군다나 재하는 엄마 없이 할머니와함께 떠난 여행이라 마음이 더 허전했을 것이다. 차라리 집에 있었으면 동생 재희를 보면서 심심하진 않았을텐데 무뚝뚝하게 구는 에디 때문에 재하는 속상하다. 그래서 오로라를 보러 가는 중에 에디 선물로 엄마가 준비해준 오르골을 꺼내어 구경한다. 주변에 있던 아이들은 오르골에 관심을 보이지만 에디는 여자애들이나 갖고 노는 거라며 핀잔을 준다.
"마법 같은 선물이야"는 재하의 특별한 여행을 통해 아이의 마음을 섬세하게 보여준다. 오로라를 보기 위해 엄청난 한파를 참아가며 기다리는 과정이나 재하와 에디의 서먹한 관계가 풀어지는 과정이 묘하게 닮아 있다. 평생 살면서 오로라를 직접 눈으로 본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오로라를 본다는 건 굉장한 경험이겠지만 아이 입장에서 오로라 만큼이나 놀랍고 멋진 일이 무엇일까?
크리스마스에 눈이 오면 즐겁지만 오로라를 보러 간 사람들에게 흐린 날씨는 최악의 상황이다. 오로라를 볼 수 없으니까. 기다리던 오로라도 보지 못하고 돌아와야 될 상황에서 버스가 고장나는 바람에 승객들이 내려 차를 밀고, 재하는 문득 주머니에 넣어 둔 오로라가 없어진 걸 알고 에디와 함께 찾아 나선다. 눈 속에서 오르골을 찾아낸 에디에게 재하는 원래 오르골은 생일 선물이었는데 먼저 뜯으거라고 사과하며 선물한다. 그 때 하늘에 오로라가 펼쳐지고 에디는 오르골을 통해 아름다운 오로라를 바라본다. 그동안 서로 숨겨왔던 진심을 이야기하면서 둘은 기분좋게 버스를 탄다.
어쩔 수 없이 엄마와 떨어져 지냈지만 아마도 재하는 이번 여행을 통해 몸과 마음이 한뼘은 성장했을 것 같다.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오로라와 함께 멋진 추억까지 생겼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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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따라잡는 몰입영어 교과연계 기본단어 편 몰입 영어
고순정 지음, 도니패밀리 그림, Jean Seo 영어 / 파인앤굿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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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를 배울 때 힘들었던 기억을 떠올려보면 단어 외우기가 아니었나 싶다. 무작정 연습장에 수십 번씩 적어가며 외우기도 하고, 단어장을 이용하여 수시로 보면서 외웠던 것 같다. 요즘은 초등학교에서도 정식 교과목으로 영어를 배우기 때문에 기본적인 단어 암기는 필수가 되어 초등학생들을 괴롭히는 요인이 된 것 같다.
어떤 과목이든 어느 정도의 암기는 필요하다. 그렇다면 효과적인 암기법은 무엇일까?
<중학생 따라잡는 몰입영어 : 교과연계 기본단어 편>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만화를 통해서 영어 단어를 배우는 방식이다. 아마도 이런 구성의 학습만화를 많이 접해 본 아이들에게는 지루한 영어 공부가 아닌 재미있는 만화책으로 느껴질 것 같다. '몰입'이란 제목이 붙은 것도 만화 이야기에 푹 빠져 읽다보면 저절로 그 상황에 알맞은 단어를 기억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만화를 보면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인물이나 세세한 내용까지 굉장히 잘 기억한다. 억지로 외우려고 하지 않아도 재미있으니까 자연스럽게 외워지는 것 같다.
이 책 속에는 엘비스, 용갈이, 순대렐라, 플라잉돈, 유능한 박사, 달러맨, 센스황이라는 등장인물이 나온다. 처음에는 엘비스와 친구들이 나오면서 친구 Friend 라는 단어가 보인다. 친구라는 단어와 같은 뜻을 지닌 다른 단어도 알려주고 Friend라는 단어가 들어간 숙어도 익힐 수 있다. 만화 다음에는 학습에 필요한 요점 정리와 테스트가 있어서 방금 본 단어를 기억하는데 도움이 된다. 그 다음 차례를 보면 옷장과 쇼핑, 맛있는 음식, 신나는 스포츠, 오늘의 날씨는?, 동물박람회, 몸 구석구석, 엔터테인먼트, 다양한 교통수단, 집 구석구석, 학교 가자, 은행 놀이, 쇼핑몰, 여행, 아픈 병까지 주제별로 단어를 익힐 수 있다. 각 주제별로 만화를 보면서 관련 단어를 연상하게 만든 것 같다. 무작정 새로운 단어를 줄줄이 외우는 것보다는 주제별로 묶어서 외우는 것이 더 효과적인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물론 한 번 보고 책 속의 모든 단어를 기억할 수는 없겠지만 단어장으로 외우는 것보다는 훨씬 재미있기 때문에 여러 번 본다는 장점이 있는 것 같다. 다만 아쉬운 것은 단어 옆에 발음기호 대신에 우리말로 발음을 적어줬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초등학생에게 발음기호는 영어 단어를 외우는 것과 똑같으니까. 물론 처음부터 발음기호를 외우고 단어를 외우는 것이 정석이지만 아직 발음기호가 어려운 초등학생이라면 이야기의 흐름이 끊기지 않도록 우리말로 표시해주면 직접 소리내어 발음하고 기억했을 것 같다.
아무리 학습만화의 효과가 뛰어나다고는 해도 첫 술에 배부를 수 없고 아무런 노력없이 거저 얻어지는 건 없다고 본다. 재미가 흥미로 이어지고 학습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이 책을 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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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쟁이 피터 - 인생을 바꾸는 목적의 힘
호아킴 데 포사다.데이비드 S. 림 지음, 최승언 옮김 / 마시멜로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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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 앞에 놓인 삶이 버겁다고 느낄 때, 세상에 홀로 내동댕이쳐진 기분이 들때......
우리는 누구나 난쟁이 피터가 될 때가 있다.
주인공 피터는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유난히 키가 작아 난쟁이라고 놀림받는 아이였다. 분노조절 장애와 작은 키 때문에 학교생활이 힘든 피터였지만 우연히 도서관의 크리스틴 선생님을 만나면서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한다. 알코올중독에 폭력까지 휘두르는 아빠를 대신해서 밤새 일하던 엄마가 교통사고로 돌아가시자 피터는 집을 나와 노숙자 생활을 하게 된다. 원래 몸집이 작은데다가 미성년자인 피터는 일할 곳 없이 헤매다가 노숙자 노인을 만난다. 그 노인을 주변 사람들은 알렉스 경이라고 부른다. 그는 피터를 어느 교회로 데려간다. 무료급식을 하는 그곳에서 피터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크리스틴 선생님과 재회한다. 사랑하는 엄마가 돌아가시고 세상에 피터를 신경써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생각했는데 크리스틴 선생님은 가출한 피터를 계속 찾고 계셨던 것이다. 덕분에 피터는 노숙자 생활을 접고 희망을 품게 된다.
어렵사리 택시운전사가 되어 돈을 벌면서 공부도 하고 인생의 전환점이 될 한 사람을 만난다. 소아마비로 다리를 절지만 오히려 의사가 되어 아픈 이들을 돕는 그는 피터에게 윌리엄 프랭크 교수의 저서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가>를 추천한다. 그런데 교회 무료급식소에서 만난 미셸이 GED 합격을 축하하며 바로 그 책을 선물해준다. 책 속에는 행복에 대해 이렇게 적혀있다.
"......가치 있고 의미 있는, 흔히 말하는 성공한 삶을 살아가려면 높은 차원의 구체적인 목적을 추구해야만 한다.
행복은 그 구체적인 목적을 실천하는 데서 온다. 그 실천이란 다른 사람의 삶을 사랑하고, 그들이 행복해지도록 적극적으로 돕는 행위를 뜻한다.
성공할 만한 사람이 성공하게 되고, 행복할 만한 사람이 행복하게 되는 것. 이것이 인생의 법칙이다." (143p)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를 돌아보던 피터는 같이 택시회사에서 일하는 가브리엘로부터 멋진 제안을 받는다. 택시 안에 긍정의 메시지가 담긴 카드를 비치해두고 손님들에게 선물하는 것이다. 피터는 자신이 읽은 책 속에서 좋은 단어와 문장을 간추려 50장의 카드를 만든다. 그 중에서 가장 신경을 쓴 건 '행복'이라는 카드다. '행복' 카드의 내용은 "진정한 행복은 목적을 위해 몰입하는 데서 온다."이며, 특별히 피터 자신을 위해 만든 것이다. 미셸이 선물해 준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가>에 나온 내용이다.
어느날 우연히 노신사를 태웠는데 이 손님이 '행복' 카드를 뽑으면서 책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노신사는 궁금한 점이 있으면 윌리엄 교수에게 직접 이메일을 보내라는 제안을 한다. 그건 노신사가 바로 윌리엄 프랭크 교수였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노숙자, 택시운전사, 9·11 테러의 작은 영웅, 하버드 출신 변호사라는 단어들이 전혀 연관성이 없었는데 피터를 통해서 사람은 누구나 인생의 목적에 따라 무엇이든 될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것 같다. 피터의 택시에 윌리엄 프랭크 교수가 탄 것은 우연인지는 몰라도 평상시에 가브리엘과 함께 긍정 카드를 나눠주지 않았다면 그냥 스쳐지나가는 손님이었을 것이다. 남들과 비교하면 좋을 것도 특별할 것도 없는 피터가 어려움을 극복하고 변호사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스스로 선택한 인생의 목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있는가?
인생의 목적은 무엇인가?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가?
평범한 위 질문들이 이 책을 읽고나니 특별하게 다가오는 것 같다. 인생을 바꾸는 목적의 힘이 무엇인지 피터를 통해서 알게 됐고, 이제는 내 삶을 통해서 직접 느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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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거짓말 (양장)
김려령 지음 / 창비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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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아프다. 엄마의 마음으로 이 책을 읽다보니 아이들 얼굴이 떠오르면서 미안한 마음이 커진다.
막내지만 의젓했던 딸 천지가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그리고 남겨진 엄마와 언니 만지. 단짝 친구인 줄 알았던 화연과 묘한 인연의 미라, 장발의 아저씨 추상박.
세상에 존재하는 우아한 거짓말은 모조리 태워 버리고 싶다.
엄마는 왜 몰랐을까. 탓하는 것이 아니다. 너무 속상하고 억울해서다. 엄마를 더 걱정하고 신경쓸 정도로 일찍 철든 천지였기에 천지가 얼마나 힘들고 괴로웠는지가 더 뼈저리게 느껴진다. 겨우 여중생인데...... 세상을 떠나기엔 아직 살아온 날들이 너무 짧잖아.
이 소설은 천지가 세상을 떠난 뒤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함께 천지의 독백을 들을 수 있다. 살아서 천지의 마음을 들을 수 있었다면, 그날 누군가 천지를 좀더 빨리 발견했더라면 어땠을까. 아마도 이 소설을 읽는 사람들은 느낄 것이다. 더이상 제2, 제3의 천지가 생겨서는 안된다고. 천지의 죽음에는 그 어떤 미스터리도 없다. 스스로 목숨을 끊어야 할 정도로 천지에게는 다른 해결책이 없었을 뿐이다. 천지는 왜 엄마와 언니에게 진짜 속마음을 숨겼을까. 물론 엄마로서 찔리는 부분이 있다. 분명 천지는 엄마에게 속마음을 이야기했었고 어떻게든 자신을 도와달라고 표현했었다. 하지만 엄마는 그닥 도움을 주지 못했다. 엄마도 어떻게 딸을 도와줘야 할지 몰랐던 것이다.
어린 시절에 아빠가 돌아가셨고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엄마로서는 하루하루가 전쟁이었을 것이다. 딸을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사랑해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는 생각한다. 천지도 그런 현실을 알았기 때문에 스스로 견뎌왔던 것이고 결국에는 잘못된 선택을 한 것이다.
<영혼의 병, 우울증>
천지가 도서관에서 마지막으로 빌렸던 책 제목이다. 어떻게 어린 소녀가 스스로 우울증을 견디려고 했던 걸까. 엄마와 언니도 감쪽같이 속을 정도로 평상시에 밝았던 아이라는 것이 더 슬프다. 어쩌면 이 소설은 근래 심각한 문제로 대두된 왕따 현상으로 결론낼 수도 있을 것이다. 처음에는 천지가 초등학교 4학년 때 전학을 가면서 만나게 된 화연이와의 악연에 초점을 맞추었다. 대놓고 괴롭히는 화연이나 그걸 묵인하는 친구들까지 전부 밉고 원망스러웠다. 하지만 그 아이들 역시 누군가의 사랑하는 딸들이다. 내 사랑하는 아이가 왕따를 당해 자살했다고 해서 괴롭힌 아이들까지 저주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렇다고 용서할 수도 없을 것 같다.
절대로 현실에서 벌어져서는 안 될 일이라면 엄마로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마음이 참 무겁다.
최근 영화로 상영되어 이렇게 원작으로 다시 보게 됐지만 왠지 영화를 볼 자신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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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꾼의 비밀 북멘토 가치동화 7
김영욱 지음, 이량덕 그림 / 북멘토(도서출판)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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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어릴 적에는 잠들기 전에 책을 읽어주거나 그냥 그때그때 생각나는 '옛날 옛적에'로 시작하는 이야기를 들려준 적이 많았던 것 같다.
하지만 초등학생이 되고나니 잠들기 전 풍경이 너무나 달라진 것 같다. 학교 숙제나 공부 혹은 준비물처럼 해야 할 일들을 다 했는지 챙기고 나면 바로 잠자리에 들라고 말하는 것이 전부가 된 것이다. 어쩌면 아이도 이런 변화가 많이 섭섭하고 서운했을 것이다. 그 마음을 몰랐던 것은 아닌데 애써 외면했던 건 나의 게으름에 대한 핑계였는지도 모른다.
<이야기꾼의 비밀>은 정말 우연히 아이들 잠자리에서 소리내어 읽어주면서 처음 읽게 되었다. 하품도 조금 나고 졸린 시간이라서 잠깐 읽어줘야겠다는 마음으로 읽던 책을 나도모르게 열심히 할아버지 흉내를 내며 신나게 읽어주는 나를 발견한 것이다. 그건 아이들 반응이 굉장히 적극적이라 읽어주는 것도 덩달아 즐거웠던 것 같다.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된다. 제주도로 놀러 간 네 가족의 네 아이들이 폭설로 길을 잃고 산장에 갇히게 되면서 그 산장에 살고 있는 할아버지와 사흘 밤을 보내게 된다. 바로 그 사흘째 밤에 네 아이들은 잠을 이루지 못하고 할아버지에게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한다. 네 아이들이 듣고 싶었던 이야기는 각기 달랐는데, 병만이는 무서운 이야기를, 광희는 웃긴 이야기를, 수라는 옛날 이야기를, 세병이는 황당한 이야기를 원한 것이다.
파란 눈을 가진 산장 할아버지는 이렇게 말한다.
"음. 그래, 그럼 너희들 모두에게 진짜 있었던 옛날 이야기를 해 주마. 무섭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믿지 못할 이야기지." (19p)
할아버지의 이야기 덕분에 12월 31일 밤부터 1월 1일 아침까지 밤을 꼬박 새운 아이들처럼 이 책을 펼치는 순간 끝까지 읽지않고는 못배길 것이다. 나도 그랬으니까.
세상에 무섭고 웃기면서 황당하지만 진짜 있었던 옛날 이야기를 싫어할 사람이 과연 있을까.
소리내어 읽어주면 아이들도 마치 눈 앞에서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는 상상을 하게 되는 것 같다. 왠지 으시시한 대목에서는 심장이 벌렁거리고 가슴이 철렁하더라도 다음 내용이 궁금해서 다시 이야기에 집중하는 아이들 눈빛을 보니 옛날 이야기의 매력을 새삼 느끼게 된다. 이것이 이야기의 힘인가보다.
이야기꾼의 비밀은 산장 할아버지의 눈색깔이 파랗다는 점에서 대강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굳이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미리 말해줄 생각은 없다. 우리 아이들 반응만 보더라도 이 책은 첫 장을 넘기는 순간 이미 이야기 속으로 푹 빠져들 거라고 장담한다. 물론 큰소리쳤다가 깨깽 뻥쟁이로 몰릴 수도 있지만 나의 경우를 말한 것이니 전혀 말도 안되는 허풍은 아니다. 병만, 광희, 수라, 세병이처럼 밤을 꼬박 새지는 않아도 결국 하룻밤에 이 책 한 권을 소리내어 다 읽었으니 말이다.
앞으로 매일 잠들기 전에 책을 읽어줄 수는 없겠지만 종종 아이들을 위해 이 책처럼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읽어주고 싶다. 어쩌면 내 생각보다 아이들이 더 빨리 자라서 책을 읽어주고 싶어도 그럴 필요가 없어질까봐 내심 걱정된다. 오랜만에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즐거움을 찾아준 <이야기꾼의 비밀>이 참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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