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갠 아침 바람의 향기 - 가사로 못 다한 오태호의 지나간 낙서 같은 이야기
오태호 지음, 강기민 사진 / 성안북스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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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다. 상쾌하다.

비 갠 아침 바람의 향기.

시집 같다.

예전에 즐겨듣던 가요 중에 <내사랑 내곁에>,<한 사람을 위한 마음>, <세상에 뿌려진 사랑만큼>, <화려하지 않은 고백>, <프란다스의 개>, <기다린 날도 지워질 날도> 등을 작곡한 오태호님의 에세이다.

저자의 말로는 평상시에 수시로 적어두었던 낙서 같은 글이라고는 하지만 내게는 마치 일기장을 보는 듯하다.

언어적 표현은 다를지 몰라도 언젠가 나도 일기장이나 수첩에 적었던 글처럼 그 속에 담긴 감정이나 생각을 다시 들춰보는 기분이 든다. 얼굴을 본 적도 없고 만난적도 없는데, 이렇게 글로써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 어쩌면 이미 노래를 통해 마음을 움직였기 때문에 친밀하게 느껴지는 것일 수도 있다.

워낙 널리 알려진 곡들이 많아서 그 노래를 들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노래를 흥얼거리며 가사에 몰입하게 될 것 같다. 정말 예전에는 좋아하는 노래가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면 녹음을 해두었다가 가사를 노트에 적으면서 음미하던 때가 있었으니까. 그런 시절을 보냈다는 것이 지금은 까마득한 옛날처럼 느껴지지만 돌아보면 참 좋은 추억이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응답하라 1994>라는 드라마를 보면서 그 시절 노래를 들을 수 있어서 얼마나 반갑고 좋았는지 모른다. 20년도 지난 그 때 그 노래들을 아직도 따라 부를 수 있는 걸 보면 참 많이 불렀구나 할 수도 있지만 가사를 따로 적어놓을 만큼 좋았던 노래였구나 싶다. 요즘같은 스마트폰 세대에게는 너무나 촌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돌아보면 그런 촌스러운 번거로움이 더 감성을 자극하는 요인이었던 것 같다. 가사를 쭉 적는 과정이 힘은 들어도 적어놓은 가사를 다시 읽고 노래를 부를 때는 무척 뿌듯하고 더 정이 갔던 것 같다. 이 책은 추억을 자극하는 것 같다. 몇십 년만에 동창을 만나서 이야기하는 느낌이랄까.

어떤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쓰여진 글들이라 편안하고 진실하게 느껴진다. 시인이 쓰는 글만 시가 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마음 속에 우러나온 말들을 적어놓으면 시가 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시집은 아니지만 시집을 읽는 듯한 느낌이 든다. 오태호 가사집은 특별히 음악을 듣기 전에 가사를 소리내어 읽어보면 더 좋을 것 같다. 전부 알고 있는 곡이라서 그냥 읽어도 멜로디가 저절로 흥얼거려진다.

무엇보다 이 책이 고맙고 좋은 건 선물처럼 담겨 있는 CD 한 장이다. <추억 속에서 만나요>와 <비 갠 아침 바람의 향기>이라는 신곡을 들을 수 있다. 두 곡의 제목이 마치 이 책의 느낌을 요약하여 설명해주는 것 같다. 들어보면 느낌 그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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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등에 베이다 - 당신과 내가 책을 꺼내드는 순간
이로 지음, 박진영 사진 / 이봄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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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에 나란히 꽂혀 있는 책들을 바라볼 때 제일 먼저 보게 되는 부분을 '책등'이라고 부른단다.
글쎄, 책을 눕혀 놓았을 때 책의 가장 넓은 앞면을 '책의 얼굴'이라고 생각한 적은 있지만 '책등'까지는 생각 못해봤다.
그런데 책등에 베이다니 뭔가 이상하다. 책으로 베이는 경우는 책등이 아니라 반대편이 아닌가. 책을 펼쳐들고 한 장씩 넘길 때 아주 가끔 다음 장을 넘기다가 종이에 베이는 경우가 있다. 종이가 날카롭게 피부를 찌르는 순간 아파할 새도 없이 먼저 스며나오는 새빨간 피를 보면 왠지 배신감을 느낀다. 어쩌면 책과의 첫스킨십에서 책으로부터 거절당한 느낌이랄까. 나의 입장에서는 최대한 조심스럽게 다가간 것인데 얇고 연약해보이는 종이 한 장의 섬뜩한 위력을 확인하게 되었으니 기분이 좋을 리 없다. 책을 만만하게 보지 말라는 은밀한 공격인가. 그래서 마음이 통하는 책 한 권 만나기가 쉽지 않은가보다.
어떠한 책이든 책을 고르고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책의 얼굴'을 먼저 보게 된다. 서점에 진열되어 있는 책들 중에서 새로 나온 책들 대부분은 보기 좋게 눕혀져 있다. 확실하게 눈에 띄는 책들은 책의 겉모습이 화려하고 멋지다. 물론 책을 널리 알리기 위한 광고문구나 주변장치로 인해 관심이 가는 경우도 있지만 제대로 된 책을 만나려면 절대로 겉모습에 현혹되어서는 안 된다. 요즘은 인터넷서점으로 구입할 때가 더 많으니까 미리 속 내용을 볼 수 없는 경우라면 선택이 쉽지는 않다. 실용서적이 아닌 경우는 그냥 느낌 가는대로 고르는 것도 나쁘진 않은 것 같다.
"책등에 베이다" 라는 제목을 본 순간 손끝이 따끔할 것만 같은, 즉각적인 반응 혹은 상상을 했던 것 같다. 책등에 베인다는 건 도대체 어떤 느낌일까?
만약 이 책이 도서관에 꽂혀 있었다면 과연 책등만 보고 꺼내들게 되었을까?
누군가 이 책을 읽고 있는 내게 질문을 했다. "재미있어요?"
나는 마침 이 책의 앞면과 뒷면이 잘 보이는 자세로 펼쳐들고 있었다. 가볍게 들고 읽을 정도로 얇고 조그만 책인데다가 푸르스름한 표지가 궁금증을 유발한 것 같다.
"아니오. 재미없어요. 그런데 읽고 있으면 자꾸 생각을 하게 돼요."
책을 읽는 기준을 재미로 정한다면 어쩔 수 없겠지만 사람마다 책을 읽는 마음은 제각각이니까, 재미 이외의 뭔가를 원한다면 읽어보라고 건네주고 싶은 책이다. 누군가 툭 내뱉은 말 한 마디에 신경쓰지 않으려고 해도 자꾸 생각나는 느낌이다.
세상에 하나 뿐인 책도 아닌데 내 책장에 꽂혀 있는 책들은 나만의 친구라는 착각이 들 때가 있다.
저자의 마음도 그런 걸까. 왠지 자신의 친구를 소개하듯, 자랑하듯 내게 이야기하는 것 같다. 자신이 알고 있는, 특별하게 여기는 친구들에 대해서 조금은 무뚝뚝하게 이야기하는 것 같다. 나랑 이만큼 친하니까 이 정도의 무뚝뚝함과 무덤덤함은 모두 괜찮다는듯이 말이다. 공감할 만한 친구라면 상관없지만 정말 낯선 친구에 대해서라면 어색함을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 그야말로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이 묻어나는 책 이야기이므로 책등에 베일 준비가 되었다면 언제든 읽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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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생각하고 느끼는 우리 명승기행 2 : 자연 명승 편 - 김학범 교수와 함께 떠나는 국내 최초 자연유산 순례기 보고 생각하고 느끼는 우리 명승기행 2
김학범 지음 / 김영사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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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여행 프로그램이 늘어나면서 외국의 아름다운 자연 경관에 감탄한 적이 있다. 그 때문인지 가보고 싶은 여행지를 꼽다보면 외국을 먼저 떠올리게 되는 것 같다. 세계는 넓고 여행은 많이 다니면 다닐수록 좋은 것이니 어느 곳을 여행지로 정하든 여행 자체는 설레고 멋진 것 같다.

<보고 생각하고 느끼는 우리 명승기행>은 솔직히 아이들을 생각하며 읽게 된 책이다. 우리나라에도 가보지 못한 곳이 꽤 많은데다가 아이들과 함께 하는 여행이라면 뭔가 하나라도 배울 수 있는 장소라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명승에 대한 개념이 별로 없었던 것 같다. 문화재보호법에는 문화재를 사적, 천연기념물, 명승 등으로 분류하고, 국가 문화재로 지정되는 명승은 크게 자연 명승과 역사문화 명승으로 구분한다. 역사문화 명승은 고정원, 누원, 팔경과 구곡, 옛길, 전통산업 경관 등으로 대표되는 문화경관을 대상으로 지정한다. 자연 명승은 명산, 산간계곡, 해안, 도서, 하천, 호소, 폭포 등과 같은 자연 경승을 위주로 지정된다. 현재 명승은 2014년 5월을 기준으로 107개소(109호)에 달한다. 이 책에서는 2013년 3월까지 지정된 104개소의 명승 중 1차로 출간된 역사문화 명승 49개소를 제외한 55개소의 자연 명승을 대상으로 구성하였다. 아름다운 경승지 또는 관광지로만 알고 있던 곳이 국가 지정 문화재의 한 종류인 명승이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우리나라 명산과 계곡 지형, 해안과 도서, 하천과 폭포 순으로 소개되어 있는데 책 맨 뒤를 보면 부록으로 지도가 나와있다. 서울, 경기도, 충청남도, 강원도, 전라남북도, 경상남북도, 제주도까지 한 눈에 볼 수가 있다. 지정번호와 명칭을 보면 이미 가봤던 곳과 앞으로 가볼 만한 곳을 확인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

제주도는 워낙 유명한 관광지라서 몇 번 다녀왔으면서도 정말 아름다운 곳은 제대로 보지도 못했구나 싶다. 서귀포 쇠소깍은 명칭도 처음 들어본다. 쇠소깍은 '누운 소를 닮은 못'이라고 한다. 쇠소깍의 기암괴석과 에메랄드빛 물을 보니 굉장히 이국적인 풍경으로 보인다. 제주올레길 말고도 쇠소깍의 비경이 이토록 아름다운 줄 이제야 알게 된 것처럼 명승 제 78호로 지정된 것도 불과 2011년 6월이라고 한다. 시기적으로 5월과 6월이 제주도 여행의 최적기인 것을 보면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구나 싶다.

아름다운 자연 경관도 시기적인 영향을 받는다. 전문적 용어로 일시적 경관, 순간적 경관이라고 부르는데 대표적인 자연 명승으로는 '진도의 바닷길'과 '낙산사 의상대와 홍련암'과 '꽃지 할미·할아비바위'가 있다. 우리는 이러한 아름다운 자연을 보면서 이제까지 감탄만 했다면 앞으로는 국가 유산이라는 측면에서 어떻게 현재의 상태를 유지하면서 효과적으로 활용할 것인지 고려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자연 명승으로 분류되는 명승도 그 속에 깃든 인문학적 가치와 의미를 밝히고 무엇보다 국가 지정 문화재인 명승의 참모습을 널리 알리고 국민의 인지도를 높이자는데 의의를 둔다. 더 나아가 명승 관련 법률의 정비와 명승을 홍보할 수 있는 정책 마련에 이바지한다면 좋을 것 같다. 국토 개발을 위해 길과 도로를 만드는 것도 좋지만 전국의 수많은 명소들을 지키고 보존하는 것 또한 진정한 국토 개발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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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5년, 경매하고 리모델링하라
이종민 지음 / 인사이트북스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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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와 리모델링이라는 단어가 눈에 쏙 들어오는 책이다.
일반인에게 경매는 낯선 분야라서 초보를 위한 책을 읽어봐도 쉽게 이해되지는 않는 것 같다. 하지만 천릿길도 한 걸음부터라고 하지 않던가.
차근차근 배워간다는 마음으로 읽다보면 아무리 어려운 분야라도 조금씩 알게 되지 않을까 싶다.
처음에 책을 휘리릭 훑어보다가 눈에 익은 사진을 발견했다. '어, 이 사진은 <마흔에 살고 싶은 마당 있는 집>에 소개된 건데......'
다시 책 앞날개에 적혀있는 저자 소개부터 읽어보니 역시나 <마흔에 살고 싶은 마당 있는 집>의 저자였다. 이 책 덕분에 단독주택에 대한 꿈을 꾸게 되었는데 다른 독자들도 마찬가지였던 모양이다. 한 권의 책으로는 궁금증이 풀리지 않는 독자들을 위해 출간된 책이 바로 <앞으로 5년 경매하고 리모델링하라>인 것이다.
경매라는 건 일반시세보다 저렴하게 집을 살 수 있는 방법이다. 리모델링은 집을 살기 편하게 만드는 작업이다. 그렇다면 홈스테이징은 뭘까?
쉽게 말하면 집을 싸게 사고, 고쳐서 비싸게 되파는 것이다. 누구나 집을 싸게 사고 싶지만 시세보다 저렴한 집을 찾기란 쉽지 않기 때문에 경매라는 방법을 이용하는 것이다.
"경매와 리모델리의 융합 재테크가 홈스테이징이다.
구매자 입장에서 볼 때 보기 좋게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그래야 더 좋은 가격을 받고 쉽게 팔 수 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페인트칠, 가구 정리, 그림 부착, 커튼 청소 등을 이용해 집을 꾸미는 일이며, 팔려는 집의 부정적인 요소를 최소화시키는 것이 홈스테이징의 목표이다. 한 연구에 의하면 대부분의 소비자는 현관문을 열고 들어간 뒤 15초 내에 그집을 매입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결정한다. 사람만큼이나 집도 첫인상이 중요하다는 이야기이다. 판매할 집에 대해서 조금만 관심과 애정을 가진다면 훨씬 좋은 가격을 받는 것은 물론이고 짧은 시간 내에 집을 판매할 수 있다." (67p)
경매에 대한 부분은 용어부터 어렵지만 이 책을 통해 대략적인 진행과정을 파악하는 데는 도움이 될 것 같다. 경매는 가급적 직접하라고 조언한다. 대행업체에 의뢰하여 대리 입찰을 하면 낙찰가가 높아질 수가 있어서 손해 위험성이 있다. 실제로 경매에 대한 공부를 하다보면 경매 물건 현장 답사를 통해서 좋은 집을 보는 눈과 적절한 입찰가를 파악할 수 있다고 한다. 단순히 부동산 중개인이나 경매 대행업체에 의뢰하는 것이 편리할 수는 있지만 재테크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직접 나서는 것이 최선인 것 같다.
특히 이 책에서 알려주는 '성공하는 홈스테이징을 위한 지침'은 여러모로 유용한 정보이다.
구매자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는 방법은 실제로 내 집을 꾸미고 관리하는 데에도 필요한 방법이다. 불필요한 잡동사니를 치우고 거실, 주방, 욕실 등의 공간을 깨끗하게 청소하는 것은 기본적인 일이지만 평소에 신경쓰지 않으면 모르고 지나칠 수도 있는 일이다. 우선 우리 집부터 찬찬히 관찰해보면 어떻게 공간별 홈스테이징을 할 지가 눈에 보일 것이다. 사람 마음은 결국 똑같은 것 같다. 보기도 좋고 살기도 편한 집을 선택한다. 홈스테이징이 목적이 아니라고 해도 자신의 집을 홈스테이징하듯이 관리한다면 굉장히 쾌적하고 멋진 집으로 변신할 것 같다.
건축과 리모델링에 대한 상식은 알면 알수록 삶이 윤택해지는 상식이다. <마흔에 살고 싶은 마당 있는 집>에서 소개된 매력적인 집처럼 알고 준비한다면 재테크 수단뿐 아니라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멋진 내 집을 꾸밀 수 있을 것이다. 굿옥션 전국 15일 무료쿠폰이 부록으로 있어서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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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은 왜 바다로 갔을까? - 청소년, 인문학에 질문을 던지다 꿈결 청소년 교양서 시리즈 꿈의 비행 5
최재천 외 7인 지음 / 꿈결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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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운 인문학 책이다.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에서 주관한 청소년 인문학 강연 내용을 책으로 옮겨놓은 것이다.

환경, 역사, 고전문학, 사회, 과학, 동양철학, 문학, 예술이라는 주제로 여덟 분의 강연을 책으로 만나는 것이다.

이전에 <거북이는 왜 달리기 경주를 했을까?>라는 책을 보면서 청소년들에게 정말 유익한 인문학 책이라는 생각을 했는데 이렇게 다음 책이 출간되니 더 반갑다.

아이에서 어른이 되어가는 청소년기에 만나는 인문학은 감히 앞으로의 인생길을 밝혀주는 빛이 되어줄거라고 말하고 싶다. 어떤 어른이 될 것인지, 어떠한 삶을 살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하는 시기에 현명한 조언을 들을 수 있다면 그보다 값진 선물은 없을 것 같다.

무엇보다 사회 각계각층에서 활약하는 여덟 분의 이야기를 한 권의 책으로 만난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 읽으면서 배우고, 생각하고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될 것 같다.

생태학 박사이자 대안주말학교 교장 최형선님은 "펭귄은 왜 바다로 갔을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생물들이 환경을 극복하거나 도태되고 멸종되는 것은 변화에 적응하느냐, 못하느냐의 문제인 것이지, 능력의 차이는 아니다. 어려운 환경에서 살아남는 치타나 낙타처럼 힘든 순간을 겪더라도 당당하게 자신의 존재를 알릴 수 있는 사람이 되라는 것이다. 누구나 훈련을 통해서 충분히 가능하다. 묵묵히 자신의 할 일을 하나씩 실행해나간다면 언젠가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이집트 신화에서는 사람이 죽으면 천국으로 보내도 되는지 판가름하기 위해 저승사자가 두 가지를 물어본다고 합니다. 여러분, 저승사자가 무엇을 물어볼까요?

저승사자는 먼저 "당신은 재미있게 살았는가?" 하고 물은 다음, 두 번째로 "당신은 남을 즐겁게 해 주었는가?" 하고 물어본다고 합니다.

...... 여러분도 재미있게 살고 있는지, 그리고 남을 재미있게 해 주었는지 생각해 보면서 스스로 재미를 찾아가야 합니다. 재미있는 일을 하게 되면 스스로도 재미있게 살고, 또 남을 즐겁게 해 줄 수도 있는 것입니다." (13-14p)

인문기획집단인 문사철의 대표 강응천님은 "세종대왕을 질투하라!"고 말한다. 이 시대를 이끌어가야 할 청소년이라면 위대한 인물을 존경만 할 것이 아니라 질투하고 세종대왕보다 더 뛰어난 업적을 남기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청소년에게 필요한 건 항상 질문하고 고민하는 자세이다. 역사 공부 역시 주입식 암기 방식이 아니라 근본적인 의문을 하나하나 풀어 나가는 방식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과거 역사의 잘못된 논리에서 벗어나 새로운 우리의 역사를 쓸 수 있다.

독일문학을 전공한 시인 김경후님은 고전문학 중 괴테의 <젊은 베르터의 슬픔>을 이야기한다. 이제까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으로 익숙했다면 앞으로는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 베르테르가 아닌 베르터로 기억해야 될 것 같다.

"우리는 왜 고전을 읽어야 할까? 고전은 우리보다 먼저 인생을 살아 본 어른들로부터 추천을 받은 친구 같은 존재입니다. 여러분은 어렵거나 힘든 일을 겪을 때, 좋은 친구가 해 주는 이야기를 들으며 위안을 얻곤 합니다. 그 좋은 친구의 역할을 하는 것 중 하나가 고전입니다." (85p)

"<젊은 베르터의 슬픔>의 첫머리에 이 책의 편집자가 여러분에게 전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 베르터의 슬픔에서 위안을 얻으십시오. 그대가 운명 때문에 또는 그대 자신의 잘못으로 진실한 친구를 찾지 못한다면, 부디 이 조그마한 책을 그대의 친구로 삼아 주십시오. -" (105p)

영어영문학과 교수이자 몸문화연구소장 김종갑님은 "누구의 몸이 더 아름다울까?"라고 묻는다. 사춘기에 접어들면 자신의 외모에 신경을 쓰게 된다. 요즘은 좋아하는 연예인처럼 성형하고 싶다거나 날씬해지기 위해 다이어트 하는 일이 흔해진 것 같다. 아름다운 몸과 얼굴의 기준은 시대마다 달라진다는 말이 있다. 그런데 요즘처럼 정형화된 미의 기준을 가지고 자신의 외모를 바꾸려고 한다면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나를 진정한 나로 만드는 것은 자신의 책임이며 내가 나다워지는 것이 아름다운 일이다. 급격한 신체 변화를 겪는 사춘기가 중요한 것은 그 과정에서 자신이 누구인지를 발견하면서 자신과 세상을 보는 눈이 열리기 때문이다.

"아름답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은 좋다. 하지만 그 전에 내가 누구인지 먼저 알아야 한다. 내가 '나'다워지는 것은 무엇이며, 또 어떻게 내가 '나'가 되는지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 (150p)

국립생태원 원장 최재천님은 "알면 사랑한다"고 말한다. 어린시절 시인을 꿈꾸던 소년이 과학자가 되어 신나고 행복하다는 이야기를 보면서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하면서 재미있게 잘 사는 것이 행복이란 걸 새삼 느꼈던 것 같다. 스스로를 행복한 과학자라고 말하는 사람, 청소년들을 위한 멋진 롤모델이란 생각이 든다.

자유전공학부 교수이자 인문학자 배병삼님의 주제는 동양철학으로 "공자, 세상의 기준을 만들다"이다.

2500년 전의 공자가 현대를 살아가는 청소년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줄 수 있을까?

청소년들에게 공부는 괴롭고 지겨운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공자는 배움의 가치에 대해 알려준다. 기쁨을 얻지 못하는 공부는 진짜 공부가 아니다. 공자처럼 자신의 뜻을 세우고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스스로에게 질문하면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갖는 것이야말로 시대를 막론하고 우리가 가져야 할 삶의 자세가 아닌가 싶다.

국어국문학과 교수 소래섭님은 "슬플 땐 시를 읽어보세요."라고 이야기한다. 백석 시인의 <내가 생각하는 것은>과 문정희 시인의 <곡비> 그리고 정호승 시인의 <축하합니다>를 읽으며 한 줄 한 줄 그 사이에 배어있는 슬픔을 느낄 수 있을까. 아직 어른이 되지는 않았지만 청소년기에 겪는 나름의 슬픔이 존재할 것이다. 그 슬픔을 슬픈 음악과 시로 위로받으며 희망을 찾기를 바란다.

국어국문학과 교수이자 영화평론가 강유정님의 주제는 예술이다. "예술영화는 왜 장르가 모두 드라마일까?" 라고해서 예술영화에 대한 내용만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영화에 한창 관심이 많을 청소년들에게 영화 속에 감춰진 은유와 상징을 이야기한다. 무엇보다 말이 되는 이야기의 세 가지 특징인 인과성, 개연성, 핍진성을 설명한다. 이 세 가지 원칙을 기준으로 예술을 바라본다면 좀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영화를 통해 예술을 이해하면 될 것 같다.

마지막으로 청소년을 위한 책은 청소년 자녀를 둔 부모에게는 소통을 위한 하나의 도구라고 생각한다. 부모 입장에서도 유익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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