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없으면 내가 없습니다 - 정호승의 새벽편지
정호승 지음, 박항률 그림 / 해냄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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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편지를 받고 싶다. 조금 촌스러워도 하얀 편지지에 꼭꼭 눌러쓴 손글씨로 쓰여진 편지.

예전에는 누군가에게 편지를 쓰는 자체가 좋았던 적이 있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쓰는 편지는 그 내용이 무엇이든 아름다운 거니까.

사랑해서 행복했고 편지를 쓰면서 즐거웠고 편지를 받으며 미소 지었던 시절이 있었다.

세월이 흘렀다. 세상은 변했다. 여전히 내 곁에는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고 가끔 편지를 쓸 때도 있지만 편지를 받는 일은 거의 없다. 굳이 답장을 바라고 쓴 편지는 아니니까 섭섭할 일도 없다. 하지만 아주 가끔은 편지가 그리울 때가 있다.

"사랑해~ ♡"라고 보내는 핸드폰 메시지가 아니라 작은 쪽지라도 직접 적은 글씨를 만나고 싶다.

정호승 시인의 <당신이 없으면 내가 없습니다>는 《동아일보》에 연재한 칼럼 《정호승의 새벽편지》를 정리하고 새로 쓴 41편을 보태 총 71편의 산문을 엮은 책이다.

새벽편지라는 제목때문인지 이 책을 읽으면서 '편지'를 떠올렸던 것 같다. 단숨에 읽어가는 책이 아니라 한 통씩 전해오는 편지를 보는 느낌이 들었다. 천천히 되도록 천천히 읽으면 좋겠다고 느꼈다. 평범한 우리들의 편지처럼 소소하지만 소중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어떤 책은 대단히 특별하게 느껴지지만 어떤 책은 너무나 평범해서 내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시인이 바라보는 세상, 그리고 살아가는 모습은 어떠할까. 막연히 특별함을 기대했는데 오히려 특별하지 않아서 더 편안하고 좋았던 것 같다.

그렇지, 우리 사는 모습이 다 비슷한 거지.

매일 아침 눈을 뜨고 밥을 먹고 일하면서 하루를 보내고 밤이 되면 잠드는 우리네 삶이 누구보다 더 특별할 것은 없다. 하지만 그냥 숨쉬니까 사는 삶이 아니라 한 번의 숨도 감사하며 사는 삶은 다르다. 어떻게 살 것인가? 우리가 살면서 삶의 의미를 모른다면 헛것이다. 오늘의 삶이 헛되지 않기 위해 제대로 잘 살기 위해서 필요한 것들에 대해서 생각하고 싶다면 아주 천천히 이 책을 읽으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내 삶을 살아가게 만드는 단 한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을 위해서 편지를 썼으면 좋겠다. 핸드폰으로 문자보내는 일처럼 쉽지는 않겠지만 가끔은 번거롭고 귀찮더라도 사랑한다면 그 정도의 수고는 아무것도 아닐 거라고 생각한다. 마음을 전하는 일은 원래 어려운 일이다. 정성을 담아서 한글자 한글자 적어가는 편지처럼 내게 주어진 삶도 소중하게 살고 싶다.

"당신이 없으면 내가 없습니다."라고 말해주는 사람, 그런 사람이 있다면 우리는 정말 행복한 사람이다. 그리고 지금은 내가 먼저 그 말을 해줘야 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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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달의 시네마 레시피 - 영화 속 디저트부터 만찬까지 한 권에!
정영선(파란달) 지음 / 미호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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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에서 영화를 처음 본 날을 기억한다.

엄마와 함께 시내에 있는 극장을 처음 간 것이라 무척 설레고 흥분됐던 것 같다. 넓은 스크린에 펼쳐진 장면들이 고스란히 내 머릿속에 들어오는 듯한 기분이 들 정도로 선명하게 기억되었던 순간이다. 한 때는 영화를 보고 포스터를 모으고 영화감상문을 쓸 정도로 좋아했던 적이 있다. 그냥 영화가 좋았던 것 같다. 현실과는 다른, 뭔가 특별한 영화 속 세상이 멋져보였던 것 같다.

지금은 영화를 보는 일이 어린 시절처럼 흥분되거나 신나는 일은 아니다. 그저 취향에 맞는 영화를 즐기면서 보는 편이다.

<파란달의 시네마 레시피>는 영화 속에 등장하는 음식을 보여주고 직접 만드는 방법을 알려준다. 물론 영화 이야기도 빠지지 않는다. 이른바 영화 속 맛 기행이랄까.

저자의 이력을 보면 방송작가 8년, 요리 전문가 8년을 거쳐 요리관련 서적을 내는 작가가 되어 있다. 글, 영화, 요리...... 각각을 보면 다른 분야처럼 느껴지지만 묘하게 잘 어울린다. 세상의 다양한 소재를 가지고 주물럭주물럭 마음대로 요리하는 일. 그 소재만 다를뿐 먹음직스럽게 보기좋게 만들어낸다는 건 똑같다.

사람은 참 신기하게도 자신이 관심을 갖는 건만 더 잘 보이는 것 같다. 영화를 봐도 요리전문가는 음식만 더 잘 보이는가보다. 분명 나도 봤던 영화인데 영화 속에 이런 음식이 나왔었나 싶을 정도로 새삼스럽게 느껴진다. 하지만 영화 속 요리만 모아놓고 보니 재미있다. 만약 감독이 요리에 좀더 관심이 있었다면 영화의 결정적 요소로 요리를 등장시켰을 것 같은 영화들이 있다. 물론 영화 속 요리는 단순한 요리가 아니라 영화를 더욱 맛있게 만드는 장치이기도 하다. 이미 오래 전에 본 영화라서 세세한 부분을 다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영화뿐 아니라 영화를 보던 그 시절의 기억까지 떠오른다. 함께 영화를 보던 사람과 그 때의 나를 떠올리면 어쩐지 영화 속 주인공이 된 기분이 든다. 만약 그 시절, 요리에 관심이 있었다면 그 영화를 본 후에 나도 그 요리를 해봤을 텐데...... 외국 영화에 등장하는 전혀 생소한 요리는 못하겠지만 우리나라 영화 속 요리는 얼마든지 가능하니까. 추억을 떠올리면 시각적인 장면도 있지만 잊을 수 없는 맛도 있다. 그건 요리가 주는 맛이 아니라 그 순간을 기억하게 만드는 맛인 것 같다. 입이 아닌 가슴으로 기억하는 맛.

영화 <시네마 천국>처럼 우리는 각자 자기만의 중요한 장면을 모아놓은 필름이 있을 것이다. 문득 이 책을 보면서 내 인생에서 나만의 레시피는 무엇일까를 생각하게 된다. 영화처럼 혹은 요리처럼 우리의 인생을 내 멋대로 만들어가는 중이니까, 너무 서두르지는 말아야지. 파란달 덕분에 영화의 추억과 함께 다양한 요리까지 눈으로 즐기고 가슴으로 느끼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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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에서 온 첫 번째 전화
미치 앨봄 지음, 윤정숙 옮김 / arte(아르테)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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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르릉 걸려오는 전화.

과거에 핸드폰이 없던 시절에는 집으로 걸려오는 전화는 특별한 용건이 있는 경우였다. 그래서 어린시절에 전화를 사용할 일은 거의 없었던 것 같다.

이후 핸드폰이 보편화되어 가지고 다닐 때도 내게는 전화가 낯선 도구였다. 상대방의 목소리만 듣는 것이 내게는 낯설고 어색했던 것이다. 누군가와 대화하면서 상대방의 얼굴을 봐야지 마음이 편하고 안심이 되는 성격 탓이다. 여전히 불편한 마음은 남아있지만 소통의 편의성을 무시할 수 없어서 지금은 늘 손에 핸드폰이 있다.

요즘은 사람들 손에 핸드폰이 없는 경우를 거의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저마다 한 통의 전화라도 놓치지 않겠다고 결심한 사람들마냥.

하지만 정작 사랑하는 사람들과 통화하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 사람들에게 핸드폰은 인터넷검색이나 게임, 문자를 주고 받는 등 놀이의 도구로 변질된 느낌이다. 예전처럼 누구의 목소리가 간절히 듣고 싶어서 공중전화로 달려가는 낭만은 사라진 것 같다. 누군가에게 연락할 일이 있어도 직접 통화하기보다는 문자를 보내는 것이 더 자연스러울 정도다. 친한 사람들과는 문자를 더 자주하다보니 통화할 일이 별로 없다. 그래서 핸드폰에 저장되지 않은 번호로 전화가 오면 받고 싶지가 않다. 모르는 번호로 온 전화의 대부분은 광고나 마케팅관련 전화라서 받을 필요를 못 느낀다.

그런데 만약 정말 중요한 전화가 모르는 번호 혹은 발신자불명의 전화로 온다면?

<천국에서 온 첫번째 전화>는 우리가 만약이라고 상상하는 일이 벌어진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사람의 슬픔은 말로 헤아릴 수 없을 것이다. 죽음은 영원한 이별이니까 다시는 그 사람을 볼 수도 만질 수도 없다. 그런데 한 번만이라도 그 사람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면 어떨까?

미시간의 작은 마을 콜드워터. 2년 전 죽은 언니에게서 전화가 온다. 언니는 자신이 천국에 있다고 말한다. 갑자기 벌어진 기적이라고 해야 하나? 죽은 언니, 엄마, 아들, 동료 등등 천국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는 사람들이 생긴다. 혼자만 알고 있었다면 그냥 꿈이라고, 아니면 환청을 들었다고 넘어가면 될 일이었는데 죽은 언니의 전화를 받은 캐서린이 자신이 다니는 교회에서 모든 사람들에게 이야기하면서 전국적으로 알려지게 된다. 천국에 간 사람들이 남겨진 사람들에게 전화를 건 이유는 뭘까?

말기암 환자가 캐서린의 기적을 보고 죽으면서 사회문제로 번지게 된다. 죽음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에게 천국에서 걸려온 전화는 죽음 이후에도 끝나지 않았다는 걸 보여준다. 천국에서 그들은 평온하고 행복하게 느껴진다. 그런데 종교적인 색채가 느껴져서인지 천국에 대한 이야기가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지지는 않는다. 그건 이 소설을 읽는 각자가 판단할 문제일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의 목소리를 한 번만이라도 들을 수 있기를 바라는 사람들에게는 캐서린의 기적이 자신에게도 일어나길 바랄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은 목소리일 수도 있다. 단순히 이 소설을 기적에 대한 이야기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천국이나 기적보다 바로 지금 우리 곁에 있는 사람들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다. 더 늦기 전에 사랑하는 사람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겠다고. 삶은 죽음이 있어서 더 아름다운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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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해킹 - 탐하라, 허락되지 않은 모든 곳을
브래들리 L. 개럿 지음, 오수원 옮김 / 메디치미디어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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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소설인 줄 알았다. 도시해킹이라니 이 무슨 해괴한 짓인지.

정말 실제로 도시의 모든 곳을 탐험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이른바 그들을 '도시 탐험가'라고 부른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도시를 벗어나 정글을 탐험하려고 멀리 떠나는데, 다른 나라의 사람들은 도시를 탐험한다고 하니 참으로 신선하고 기발한 발상이다.

구체적인 설명이 없으면 이해하기 힘들 수 있다. 도시탐험을 관광쯤으로 착각하면 안되니까 말이다.

우선 도시탐험은 폐쇄된 병원, 버려진 군사시설이나 공장 부지, 하수도나 배수관, 출입이 차단된 광산, 건축 부지나 다리 벙커 등과 같이 금지된 공간을 허락 받지 않고 침입하는 것을 말한다. 그들의 목적은 단 한가지, 재미를 만끽하는 것이다. 단 윤리강령이 있다. 공간을 침입하되 보존하라! 물론 탐험했다는 증거를 남기기 위해 사진찍는 일은 빼놓지 않는다는 점. 상황에 따라서는 기념사진이 법적 증거물이 될 수 있으니 주의할 것.

"도시탐험은 범법 행위지만 징역살이감은 아니다." - UE 킹즈 UE Kingz

브래들리 L. 개럿은 도시인류학자이다. 멀쩡하게 연구를 해야 할 학자가 도시탐험가로서 활동한다는 건 묘하게도 비슷한 작업처럼 느껴진다. 이 책의 프롤로그를 보면 히드로 공항 활주로에서 영국교통경찰에게 체포되어 유치장에서 쓴 글이란다. 그는 런던도시탐험연합 LCC, London Consolidation Crew 의 탐험대원이다. LCC는 런던교통국 관할의 폐쇄구역 수십 곳을 조직적으로 침입하는 도시탐험 단체의 이름이다. 저자는 LCC와 함께 작업하면서 침입 현장을 기록했고 이 책 역시 그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다.

철없는 십대 폭주족이라면 법적인 규제가 당연한 것이지만 아무도 모르게 그 어떤 훼손없이 침입했다는 사실만으로 징역을 살아야 할까?

도시탐험을 처음 접하지만 그들의 심정을 약간은 이해할 것 같다.

그건 마치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이라는 문장을 떠올리게 한다. 우리는 누구나 금지된 것, 금기시 하는 것에 더 끌리는 욕망이 존재하는 것 같다. 넘지 말아야 할 선을 아무도 몰래 넘었을 때 전해져오는 강력한 아드레날린의 효과랄까. 단순한 재미를 위해 시작한 도시탐험이 점점 시간이 흘러 중독 상태에 이른 것이 아닌가 싶다.

어른이 된다는 것을 우리 사회는 정해진 나이로 규정한다. 신체가 성장하고 완전히 성숙한 몸을 가졌다고 해서 우리의 정신까지 어른이라는 틀에 가둘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도시탐험가들은 재미난 놀이를 즐기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어른들에게는 허락되지 않는 놀이.

놀고 싶은데 마음껏 놀 수 없어서, 억눌린 욕망을 분출한 것이 바로 도시탐험인지도 모른다. 그들은 폐허의 미학이니, 도시탐험의 예술적 의의를 이야기하지만 내가 보기엔 그냥 놀고 싶은 어린애들 같다. 이건 절대 비난의 말이 아니다. 나 역시도 어린 시절에 신나게 뛰놀던 그 때가 가장 재미있었던 것 같다. 어른들도 흥분할 정도로 재미있는 일, 놀이가 필요한 것이다. 도시탐험은 톰 소여나 허클베리 핀처럼 무작정 모험을 떠나고 싶은 동심을 자극하는 일인 것 같다. 책 속 사진 중에 아이들이 좋아하는 책 <땡땡의 모험> 속 주인공 '땡땡'과 닮은 사람이 보인다. 세계 곳곳을 모험하는 땡땡처럼 도시탐험가들도 한국을 오고 싶어한단다. 잠실에 세워지고 있는 높이 550미터짜리 거대한 테마파크에 오르기 위해서. 세상은 넓고 재미있는 일은 더 많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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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책 - 등골이 오싹~ 재미난 별별문고 1
페베 실라니 글.그림, 오희 옮김 / 좋은꿈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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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만 되면 납량특집을 즐겨보던 아이가 있었어요. 무시무시한 이야기를 좋아했거든요.

겁없는 용감한 아이였냐고요?

아니요, 조금 무서움을 탔지만 무섭고 등골이 오싹오싹한 이야기가 재미있어서 좋았던 거예요.

요즘 우리 아이는 무서운 이야기에 푹 빠져있어요. 어디서 읽은 건지 엄마에게 쪼르르 달려와 무서운 이야기를 들려주네요.

<괴물책>에는 온갖 종류의 괴물이 등장하네요.

오거, 흡혈귀, 마녀, 미라, 용, 유령, 늑대인간, 식충식물, 악마, 크라켄, 프랑켄슈타인, 호수 괴물, 키클롭스, 에일리언, 괴짜 과학자, 좀비, 트롤, 설인, 검은 악마, 메두사, 핼러윈을 만날 수 있어요. 책의 저자는 이탈리아에서 활동한다고 하네요. 어쩐지 괴물들이 외국 느낌이 물씬 나네요. 이름도 처음 들어보는 괴물들이 이렇게 많다니 신기하죠.

처음 그림책을 볼 때는 무서운 그림만 나와도 싫어하던 아이가 요즘은 오히려 무서운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을 보면 새삼 많이 컸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 책은 그림보다는 이야기 위주로 되어 있어서 책 읽기를 시작하는 단계에 보면 좋을 것 같아요. 아이들마다 다를 수는 있겠지만 우리 둘째를 보면 재미있는 이야기책을 읽으면서 책 읽기를 좋아하게 됐어요. 그림책, 만화책만 좋아하더니 조금씩 글밥이 많은 책도 잘 읽게 된 것도 재미있는 이야기책 덕분이네요.

괴물책이라고는 해도 너무 무서워서 책을 덮어버릴 정도는 아니에요. 물론 괴물들 중에는 아이들을 잡아먹는 끔찍한 괴물도 있지만 오히려 못된 괴물을 혼내주는 아이도 등장하거든요. 대부분의 아이들이 깜깜한 밤을 싫어하지요. 그건 어둠 속에서 뭔가 튀어나올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하기 때문이지요. 무서운 상상은 괴롭지만 아이들도 어둠이나 괴물쯤은 웃어넘길 수 있는 시기가 오는 것 같아요. 등골 오싹해지는 괴물을 기대했다면 조금 실망할 수도 있겠지만 그건 아이들이 그만큼 컸고, 용감해졌다는 뜻이라고 생각해요. 대신에 다양한 괴물들과 한층 더 가까워지지 않았나 싶네요. 아이들이 상상하는 세계에서는 괴물들도 함께 뛰어놀 수 있는 재미난 세상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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