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번째 대멸종 - 2015년 퓰리처상 수상작
엘리자베스 콜버트 지음, 이혜리 옮김 / 처음북스 / 2014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부터 무시무시하다. 어떤 가공의 공포보다 더 극한 공포는 현실이 아닐까 싶다.

내게 있어서 멸종이란 단어는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공룡 장난감이나 공룡이 등장하는 영화를 볼 때가 아니면 거의 떠올리기 힘든 단어다.

지구의 역사 속에서 고대에 일어났던 5대멸종이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현재 인간이 또 다른 멸종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상기하기 위해 '여섯 번째 대멸종'이 언급된 것이다.

이 책은 <지구재앙보고서>의 저자이자 <뉴요커>의 전속기자 엘리자베스 콜버트가 멸종위기에 처한 동식물을 연구하는 학자나 연구원들을 직접 만나면서 변화의 조짐을 찾아가는 내용이다. 이미 과거의 대멸종으로 사라진 생물들에 대한 소개와 멸종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인 프랑스 박물학자인 조르주 퀴비에를 집중탐구한다. 또한 점점 심각할 정도로 파괴된 아마존 우림과 호주 북동부 등에서 벌어진 생태계 위기를 다루고 있다.

편안하게 집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우리들에게 멸종이란 단어는 크게 와닿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실제로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동식물의 개체는 한정되어 있고, 그나마 큰 관심도 없기 때문에 모른 채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호기심 많은 아이들에게도 책으로 보는 동식물은 다양하지만 실제로 볼 수 있는 동식물은 몇 종류 되지 않는다. 공원이나 산에서 자연관찰을 하거나 탐구할 수 있는 기회도 많지 않다. 콘크리트 세상에 살다보니 마치 지구상에는 인류만 존재하고 그 외의 동식물의 생존 유무는 관심밖의 주제가 되어버린 것 같다. 평소 지구 온난화와 환경 오염으로 생태계 위기를 의식적으로 느끼기는 했지만 이 책의 내용처럼 심각할 줄은 생각도 못했다.

우리가 뭔가 제대로 인식할 만큼의 변화가 온다면 그 때는 너무 늦은 게 아닐까라는 걱정은 된다. 개체수가 급격하게 줄어들어 동물원에서 살아야 하는 코뿔소나 호랑이를 인공수정한다는 사실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심각한 현실을 보여준다. 그러니 본 적도 없고 존재 자체도 잘 모르는 개체의 멸종은 말할 것도 없는 것 같다.

"만약 진화가 평소처럼 진행된다면......" 실만이 계속해서 말했다.

"멸종 시나리오(우리는 멸종이라고 부르지 않고 완곡한 표현으로 '생물의 소모'라고 말하지만)는 글쎄요, 종말론으로 볼 수 있겠죠." (223p)

그러나 지금의 상황을 두려움과 공포로만 받아들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아무도 지구의 미래를 단정지어 말할 수 없으니까. 여섯 번째 대멸종은 인류가 처한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여주면서 우리 스스로 자각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 다행히 지구 곳곳에는 다양한 개체를 연구하는 학자들이 열심히 지구를 지키고 있으니 조금은 안심해도 되지 않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대화지능 - 당신을 성공으로 이끌 한 차원 높은 대화로의 도약
주디스 E. 글레이저 지음, 김현수 옮김 / 청림출판 / 2014년 8월
평점 :
품절


"너랑은 말이 안 통해!"

우리가 흔히 말하는 성격 차이는 아마도 서로 간의 소통 문제가 아닐까 싶다.

<대화지능>은 세계적인 경영 컨설턴트이자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의 책이다. 큰 조직을 이끌어가는 CEO, 리더들을 돕는 일을 하는 저자에게 '대화지능'이란 모든 문제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대화는 개인적인 소통일 경우가 많은데 따지고보면 대화는 모든 사회생활에서 적용되지 않는 곳이 없는 것 같다. 특히나 직장생활이나 사회생활에서도 대화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어떻게 대화지능을 높여 긍정적인 소통을 하느냐는 매우 어려운 문제인 것 같다.

대화의 3단계를 살펴보면 1단계는 자료와 정보를 교환하는 것이고, 2단계는 힘과 영향력을 이용하여 전달하거나 설득하는 것이며, 3단계는 서로의 성공을 위해 함께 현실을 변화시키고 창조하는 것이다. 건강한 대화란 이 세 가지 단계를 잘 활용하여 긍극적으로는 결과물에 변화를 불러올 수 있어야 한다.

책에서는 좋은 대화의 핵심 요소를 '신뢰'라고 말한다. 리더가 신뢰의 힘을 잃는다는 건 대화의 가능성이 닫혔음을 의미한다. 훌륭한 리더십은 신뢰를 갖추고 있으면서 공동 창조를 위한 대화를 가능하게 만들어야 한다. 저자는 다년 간의 경영코치 경험을 바탕으로 대화지능의 중요성을 설명하면서 우리를 성공으로 이끄는 한 차원 높은 대화가 무엇이며 어떻게 대화를 바꿀 수 있는지에 대해 알려준다. 우리를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은 3단계 대화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우리가 일상에서 나누는 대화가 단순한 소통의 도구가 아니라 성공의 도구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 스스로 변화를 받아들이고 사람들 간의 대화를 더 많이 나눌 수 있도록 대화의 양을 늘릴다면 변화의 두려움을 완화시킬 수 있다. 또한 우리의 머리를 움직이는 건 논리가 아니라 감정일 때가 더 많기 때문에 스토리텔링을 통한 긍정적 감정에 호소하는 것이 좋다. 대화가 곧 진화와 발전, 혁신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미래를 공동 창조할 수 있는 대화 연습법을 배워야 한다.

이제까지 상대를 설득하는 대화에 치중했는데 무엇이 문제인지를 알게 되는 기회였다. 사실 누군가를 무작정 설득한다는 게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온다는 걸 간과하고 있었다.

세상은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고 대화는 우리를 세상과 더 가깝게 연결해주는 도구다. 일방적인 대화는 대화가 아니듯이 우리 삶과 대화의 영향력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대화지능은 일상에서 우리의 모든 것을 변화시킬 수 있는 놀라운 힘을 지니고 있다. 위대한 리더로 타고나지 않았다고 실망하기 보다는 대화지능을 높이는 노력을 한다면 더 멋진 성공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지도는 영토와 다르다(The Map Is Territory)"

우리가 하는 말과 실제 현실을 구별하기 위해 알프레드 코집스키 박사가 1931년에 한 말이다. 우리가 지도(우리 생각 속 현실)와 실제 영토(실제 현실)를 종종 혼동하며, 그 두 가지를 혼동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른다고 말했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과 소통할 때 우리 모두가 똑같은 지도를 그리고 똑같은 세계를 공유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바로 그 점 때문에 갈등과 충돌이 생긴다.

대화지능이 좋아지려면 지도는 영토와 다름을 깨닫고 대화를 통해 그 두 가지를 하나로 모으는 데 좀 더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대화지능은 다른 사람들과의 대화를 진행형으로 만드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의 지도를 탐험하기 위해, 공동의 목표를 두고 함께 일하는 사람끼리 서로의 생각 진화 과정을 알고 지내기 위해 필요하다. ...... 대화지능을 향상시키면 삶이 바뀌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12p- 13p)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거의 모든 것의 정리법 - 거실, 자동차, 기저귀 가방, 지갑, 인간관계, 시간, 남편까지 당신이 찾는 모든 정리법
저스틴 클로스키 지음, 조민정 옮김 / 처음북스 / 2014년 8월
평점 :
절판


인생을 잘 사는 방법은 정리를 잘 하는 것이다?

<거의 모든 것의 정리법>이란 책 제목을 본 순간, 내게 지금 필요한 책이라는 걸 알았다.

집안 살림이나 사무실 책상 위를 정리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내 머릿속이 엉망진창이기 때문이다. 너무나 당연한 말이겠지만 머릿속이 복잡하면 일상생활까지 정리가 안 되고, 일에 집중하기도 어렵다. 물론 이 책은 심리적인 문제를 도와주는 내용은 아니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 저스틴 클로스키가 말하는 자기 이야기가 큰 도움이 된 것 같다. 그는 강박장애(OCD = Obsessive Compulsive Disorder)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 Attention Deficit/Hyperactivity Disorder)를 앓고 있지만 어린 시절에 스스로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고 한다. 집착과 충동에 계속 사로잡혀 있든지, 아니면 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통제하던지.

결국 그는 자신의 병적인 특성을 굉장히 놀랍고도 효율적인 정리정돈 능력으로 발전시켰고, 일상을 통제하는 힘을 키운 것이다. 자신의 현명한 선택대로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통제하기'를 이뤄낸 것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고 흥미를 느끼며 해온 정리법을 바탕으로 OCD 익스페리언스라는 회사를 만든 것이다.

회사명 OCD는 강박장애가 아니라 정리(Organization)와 창조(Creation) 그리고 훈련(Disciplin)을 뜻하는 말이다. 정말 의미있는 회사명인 것 같다. 누구나 정신적으로든 육체적으로든 아플 수 있다. 하지만 저스틴 클로스키 덕분에 남들과 다르다거나 아프기 때문에 장애를 불행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놀라운 능력으로 바꿀 수 있다는 걸 보여줌으로써 희망을 준 것 같다. 인생은 우리가 모르는 기적과 희망이 숨겨져 있는 것 같다. 마치 보물찾기를 하듯이 끊임없이 우리 스스로가 찾지 않으면 그 어떤 것도 우리 인생을 바꾸지 못하는 것 같다. 누구나 겪는 고민이나 걱정일 수도 있고 급작스러운 스트레스일 수도 있는 지금의 내 상태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를 알려주는 것 같다.

있 는 그 대 로 받 아 들 이 며 통 제 하 기

정 리 하 고 창 조 하 며 훈 련 하 기

책의 내용도 ㉮부터 ㉻까지 그리고 추가로 C와 D 순서대로 각 단어에 해당하는 정리법을 소개하고 있다. 사전처럼 잘 정리된 내용이라 자신에게 필요한 항목을 찾아 정리할 수 있다. 평상시에 정리를 잘 하는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책상 위에 쌓인 책과 고지서를 보니 당장 정리를 해야될 것 같다. 할 일을 적어놓는 포스트잇부터 치워야겠다. 단순히 안 쓰거나 못 쓰는 것을 버리는 차원의 정리만 생각했다면 정리를 너무 만만하게 본 것이다. OCD 정리법은 디지털 방식이다. 아날로그에 익숙한 사람에게는 적응하기 쉽지 않겠지만 일단 시작하면 분명 효율적일 것 같다. 왜 미처 이 생각을 못했나 싶을 정도다. 차근차근 내 인생의 이것저것을 정리하며 살아야겠다.

단순하게 사는 것이 더 풍요롭게 산다는 것을 정리를 통해 새삼 깨닫는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생은 불친절하지만 나는 행복하겠다 - 영국을 들끓게 한 버밍엄대 화제의 행복학 특강
자일스 브랜드리스 지음, 강수희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14년 8월
평점 :
절판


자일스 브랜드리스.

영국에 살고 있는 할아버지.

굳이 그의 이력을 줄줄이 읊을 필요가 있을까.

아내와 세 자녀, 그리고 여섯 명의 손주, 두 마리의 고양이를 둔 사람.

이 책은 자일스 브랜드리스가 2013년 6월 영국 버밍엄 대학교에서 행복학 특강을 한 뒤 트위터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으나 원래 내용이 왜곡되어 돌아다니는 것을 보고, 바로잡기 위해 쓴 것이라 한다. 심리학자나 정신과 의사가 아닌 그가 말하는 행복론은 1996년 가장 친한 친구의 죽음과 1997년 의원직을 잃은 이후의 17년 간의 결실이기에 더 설득력 있는 것 같다. 일부러 행복에 대한 연구를 해왔는지는 알 수 없으나 원래 유쾌한 인생을 살아온 사람같다는 생각이 든다.

노란 책.

인생은 불친절하지만 나는 행복하겠다. 책 제목이다.

책의 핵심은 행복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전하는 <행복의 7가지 비밀>인데, 비밀이니까 따로 언급하지 않겠다. 혹시나 이 책을 읽을 사람들을 위해서 그들이 직접 그 비밀을 확인하도록 남겨두고 싶다. 얇은 책 속에는 제일 먼저 저자의 사진이 보인다. 주름진 얼굴의 할아버지가 손을 동그랗게 모아 안경처럼 만들어 활짝 웃고 있다.

저자의 사진을 보니 웃음이 난다. 분명 주름진 얼굴의 할아버지 같은데 손으로 안경 모양을 만들고 익살스럽게 웃고 있다.

그의 말처럼 나이가 든다는 게 그리 실망스러운 일은 아닌가보다. 살아가느라 전전긍긍할 필요가 없이 죽음도 덤덤히 받아들일 수 있을만큼 여유로워진다면 말이다. 어쩌면 그가 살아온, 현재 살고 있는 모습이 우리가 바라는 미래의 모습이란 생각이 든다. 멋지게 나이들고 싶다.

영국의 유명 작가이자 코미디언이었고 전직 국회의원으로 여당 원내총무로 활동하다가 한순간 자신의 일을 잃고 가장 친한 친구도 세상을 떠난다면 어떤 기분일까.

과연 행복할 수 있을까.

행복은 충분조건이 아닌 것 같다. 어떠한 이유나 조건때문에 행복한 것이 아니라 힘들고 괴롭지만 버티고 견뎌내다보면 얻게 되는 보상 같기도 하다.

행복학 특강을 보면서 내가 생각해온 행복에 대해 다시금 정리하는 시간이 된 것 같다.

개인적인 이유로 며칠동안 밤을 새고 난 뒤, 이 글을 쓰기 위해 책상에 앉아 있는 나는 행복할까. 약간의 두통과 건조한 눈이 불편하고 신경이 약간 예민한 상태지만 기분은 그리 나쁘지 않다. 걱정거리 한 두 가지가 신경쓰이긴 해도 불행하지는 않다. 나는 행복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그냥 행복하기로 마음 먹어본다.

어설픈 낙관론은 위험하지만 일부러 비관적일 필요도 없는 것 같다. 걱정도 팔자라는 말처럼 걱정, 근심으로 머리를 싸맬 시간에 행복한 이유를 먼저 찾아보자. 팍팍한 삶이지만 크게 한 번 웃어보면 어떨까. 자일스 브랜드리스처럼 나도 행복하겠다고 마음 먹었으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랑에 난폭
요시다 슈이치 지음, 권남희 옮김 / 은행나무 / 2014년 8월
평점 :
절판


우리가 믿는 혹은 알고 있는 사랑은 어떤 모습인가?

결혼한 남자를 사랑하는 여자와 그 남자의 아내.

이 소설은 두 여자의 일기와 함께 이야기가 전개된다.

죽도록 사랑해서 결혼했으면서 이제와서 다른 사람을 사랑한다고?

아무래도 불륜을 저지르고 있는 젊은 여자의 일기를 읽으면서 화가 난다. 자신의 이기적인 사랑을, 불륜을 고귀한 사랑이라고 여기는 것 같아서다.

엄밀히 말하면 이 여자보다 더 나쁜 건 바람 피우고 있는 남편이다. 사랑이 식었다고 해서 8년간의 결혼생활까지 무의미한 것은 아니지 않은가. 어쩌면 권태기에 빠진 부부들은 함께 생활하는 것이지, 사랑하며 사는 게 아닐 수 있다. 그렇다고 아내를 배신하는 것까지 용납할 수는 없다. 적어도 서로 인간적인 예의는 지켜줘야 하는 게 아닌가.

아내가 남편에게 늘 하는 말은 "사랑해!"가 아니라 "밥은?"이다. 그까짓 밥이 뭐라고, 아니 밥 얘기 말고는 서로 할 말이 없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아내로서 충실한 역할은 하고 있다. 아이는 없지만 시부모님이 옆집에 살고 계셔서 수시로 부모님을 챙긴다. 시아버지가 갑자기 쓰러졌을 때도 집안을 챙기고 병간호까지 했으니까.

남편의 여자가 임신을 한다. 아마도 임신이 남편의 마음을 완전히 돌아서게 한 것 같다. 아내는 단순한 바람으로 여기고 덮으려 했지만 남편은 끝까지 세 사람의 만남을 고집한다. 그래서 세 사람이 만난다. 불륜녀는 예상외로 너무나 수수한 여자다. 이런 만남이 긴장된 탓인지 떨기까지 한다. 이후 아내는 남편 몰래 불륜녀를 만나 아기를 지우라고 말하고 돌아서는데 그 여자가 쓰러진다. 망설이던 아내는 그 여자를 병원으로 데려가고 아기를 살린다. 결국 남편은 자신의 아기를 임신한 여자를 선택하고 집을 나간다. 집에는 이혼서류가 도착해 있다.

특별날 것 없는 중년부부의 불륜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마지막 반전이 있다. 인생은 반전이다. 생각한 대로 계획한 대로 되는 일보다 예기치 못한 일들이 벌어진다. 살다보면 우리가 선택하지 않은 일들이 눈 앞에 벌어져 당혹스러울 때가 있다. 누구를 탓할 수도 없는 일. 누구는 인생은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말하는데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한편으론 우리 인생에서 사랑은 혼자 만들 수 없는 일이기에 우리의 뜻과 어긋날 때가 많은 것 같다.

<사랑에 난폭>은 철저하게 이기적인 남편이 만들어낸 결과다. 남편의 여자들은 그 난폭에 희생된 것이다. 아니, 그의 사랑을 받고 있을 때는 깨닫지 못할 뿐이다. 아내를 버리는 남편이라는 인간은 사랑할 자격이 없다. 아무리 불륜을 미화해도 내게는 남편이란 작자가 그저 나쁜놈이고, 여자들은 농락당한 것이다. 우리는 사랑을 너무 함부로 쉽게 내뱉는 것은 아닌지...... 요시다 슈이치가 만들어낸 여자의 심리묘사가 굉장히 사실적으로 와닿는다. 몰입해서 읽다보니 어이없는 결말에 입이 벌어진다. 역시 사필귀정인가 싶다. 세상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그걸 남편도 깨달을 날이 올 것이다. 속은 건 우리 자신이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깜쪽같이 속고 말았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