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완전하게 다시 만든 앨리스 가장 완전하게 다시 만든
루이스 캐럴 지음, 정회성 옮김, 존 테니얼 그림 / 사파리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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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앨리스>가 나를 찾아왔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책을 받으며 설렜던 것 같습니다.

어린이라면 누구나 좋아하는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어른이 된 사람에게도 동심을 떠올리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맥밀런 출판사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처음 출간한 것이 1865년인데 2015년에도 책을 출간했습니다.

바로 이 책.​

앨리스 탄생 150주년을 기념하는 책입니다.

맥밀런 출판사에서 루이스 캐럴이 생전에 마지막으로 출간했던 1879년 판본을 기준으로 존 테니얼의 오리지널 일러스트에 예쁜 색을 입혀서 더욱 세련된 동화책으로 완성되었습니다. 처음 책을 받자마자 두툼하고 큰 사이즈에 놀랐습니다. 책 테두리는 특별함이 느껴지는 빨간색 반짝이로 꾸며져 있습니다. 책을 펼치기 전에는 예쁜 선물상자처럼 보입니다. 두근두근 첫 장을 펼치면 앨리스가 토끼굴을 쳐다보는 그림이 보입니다. 동그란 굴 모양이 뚫려 있어서 입체감이 느껴집니다. 팝업북처럼 멋진 입체감은 없지만 나름 클래식한 구성인 것 같습니다.

이 책이 두툼해진 이유는 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속편 <거울 나라의 앨리스>가 완역본으로 실려 있을뿐 아니라 1897년 판본에 실린 서문과 앨리스의 작가 루이스 캐럴에 관한 이야기까지 담아냈기 때문입니다. 어린이들을 위한 동화책답게 큰 활자와 컬러풀한 그림들이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앨리스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평생 간직하고 싶은 특별한 책입니다.

루이스 캐럴은 필명으로, 원래 이름은 찰스 루트위지 도지슨입니다. 그의 직업은 작가가 아니라 수학교수였다고 합니다. 옥스퍼드의 유명한 단과대학 크라이스트 처치에서 수학을 가르쳤는데, 당시 학장이던 헨리 조지 리델의 세 딸들을 만나게 됩니다. 어린 꼬마숙녀들과 템스 강에서 뱃놀이를 하면서 우연히 들려주었던 이야기가 바로 앨리스의 시초가 됩니다. 그 때 세 딸 중 한 명인 앨리스가 그 이야기를 글로 써달라고 부탁합니다. 찰스가 자신이 만든 이야기를 원고지에 옮겨 썼을 때는 제목이 '앨리스의 땅속 모험'이었는데 나중에 정식 출간될 때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로 바뀌게 됩니다. 찰스는 '앨리스의 땅속 모험'을 2년 5개월에 걸쳐 완성하여 1864년 11월에 녹색 가죽 표지로 감싼 복사본을 앨리스 리델에게 선물합니다. 정식으로 출간하지도 않은 책이 입소문을 타면서 주위 사람들로부터 출간하라는 권유를 받게 됩니다. 그래서 1863년 10월, 찰스는 앨리스 이야기를 출간할 출판업자를 처음 만나게 되는데 그 사람이 바로 알렉산더 맥밀런입니다. 맥밀런 출판사는 루이스 캐럴이라는 이름으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라는 책을 출간하여 찰스가 세상을 떠날 때까지 15만 부 이상 판매했고, 현재까지 출간하고 있으니 <앨리스>의 역사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것 같습니다.

150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전세계 어린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앨리스>의 매력이 이 책을 통해 더욱 빛을 발하는 것 같습니다. 평생 소장하고 싶은 특별한 책으로, 아이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 책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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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는 절대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 - 서른 살 빈털터리 대학원생을 메이지대 교수로 만든 공부법 25
사이토 다카시 지음, 김효진 옮김 / 걷는나무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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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어라"라는 조언은 많이 들어왔다.

하지만 스스로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다면?

<독서는 절대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라는 제목을 본 순간, 이 책을 꼭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은 책 제목에 이끌려서 읽게 되는 책이 많은 것 같다. 대부분 기대를 저버리지 않아서 좋다.

이 책의 저자 사이토 다카시 교수의 이름이 왠지 낯익다 했더니 바로 <내가 공부하는 이유>의 저자였다. 우연히 아는 사람을 만난 것처럼 반갑다.

독서가 곧 공부라는 생각에 공감한다. 이제는 책을 왜 읽어야 하는지를 설명한 단계는 아닐 것이다. 누구나 책을 읽는 것이 유익하다는 건 알고 있다. 다만 책의 재미를 못 느껴서 읽기 싫을 뿐이다. 그래도 억지로 자기계발을 위해 책을 읽으려는 시도를 해본 사람이라면 제대로 된 독서의 기술을 알고 싶을 것이다.

독서가 한 사람의 인생을 어떻게 바꾸는가를 확인하고 싶다면 사이토 다카시 교수의 이력을 보면 된다. 그는 대학원에 진학하여 장장 8년이라는 시간을 공부하면서 나이 서른이 넘었고, 직장도 구하지 못해 빈털터리였으며, 힘들게 쓴 논문도 인정받지 못해 좌절하던 때가 있었다. 그 당시 그를 지탱하게 한 건 바로 매일 책을 읽는 습관이었다. 이후 시간 강사부터 시작해서 대학에 자리를 잡아 교수가 되었고, 현재는 대학 강의뿐 아니라 방송 진행과 책 집필, 강연 등으로 바쁜 와중에도 여전히 매일 책 읽기를 거르지 않는다. 그는 현재 자신이 잘 살고 있는 것은 똑똑하거나 운이 좋아서가 아니라 매일 책을 읽은 힘 덕분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평범한 사람도 '매일 책 읽기'만으로 인생이 달라질 수 있을까?

사람에 따라서는 이 책의 내용이 크게 와 닿지 않을 수도 있다. 사이토 다카시 교수가 알려주는 25가지 독서법은 특별하거나 새로운 내용이 아니다. 하지만 내게는 책 제목만큼이나 확 끌어당기는 힘이 느껴진다. 특히 서문에서 "인생의 위기마다 내 곁에 책이 있었다"라는 문장은 모든 걸 한 마디로 요약해주는 것 같다.

우리의 인생에서 왜 독서가 필요한지를 묻는다면 나 역시 다카시 교수처럼 말하고 싶다.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 유명한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 현대 경영학의 창시자 피터 드러커와 같이 세계적으로 성공한 인물들의 성공비결이 독서이기 때문에, 성공을 위해서 책을 읽겠다는 것이 아니다. 지금의 나에게 책을 읽는다는 의미는 사회적 성공이나 성취를 위한 수단이 아니다. 어떤 고비나 위기를 겪을 때마다 흔들리지 않으려고, 쓰러지지 않으려고 책을 읽겠다는 것이다. 독서는 절대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래도 아무런 기준없이 책을 읽는 것보다는 효과적인 독서법을 안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책은 다카시 교수를 통해 검증된 독서의 기술을 알려주기 때문에 단시간에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독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방대한 지식이나 지혜는 책이 주는 선물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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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돌려줘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42
A. S. 킹 지음, 박찬석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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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라는 TV프로그램,

심각한 문제 행동을 보이는 아이를 관찰하고, 전문가가 직접 나서서 해결하는 내용이다.

똑같은 형식의 TV프로그램이 미국에서 이미 제작되어 인기를 끌었던 모양이다.

<나를 돌려줘>의 주인공 제럴드는 다섯 살 때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에 출연하여 '똥싸개'로 악명을 떨치게 된 소년이다. 화를 잘 내고, 기분 나쁘면 아무 데나 똥을 누는 다섯 살 악동 제럴드. 11년이 지났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제럴드를 그 때의 '똥싸개'로 기억한다.

한국판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의 주인공들은 대부분 극적인 변화로 좋게 마무리가 되던데, 미국판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에서는 아이의 문제행동을 굉장히 자극적으로 편집했던 것 같다. 제럴드의 문제행동을 분석하고 중재했던 보모는 전문가가 아닌 연기자였다. 제럴드가 '똥싸개'로 낙인 찍힌 사건만 리얼하게 보여준 것이지, 그 이면에 벌어진 진실까지 보여준 건 아니다.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만한 내용으로 잘 편집해서 방송으로 보여준 것이다.

요즘 유행하는 것이 바로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다. 아무리 리얼리티를 강조해도 결국 방송 속성상 '짜고 치는 쇼'라는 걸 잊은 채, 현실과 혼동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방송을 보는 시청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까지 책임질 수는 없는 노릇이다. 문제는 리얼 버라이어티 쇼에 나온 주인공이 감내해야 할 주변의 시선들이다.

제럴드는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에 출연한 리얼리티 보이답게 문제아, 저능아 딱지를 붙인 채 11년을 살고 있다. 아무도 제럴드의 진짜 모습에는 관심이 없다. 2년 전에 이미 풀었던 대수학을 아직까지도 못 푸는 척 하면서 특수반에서 공부하고, 분노 조절 상담을 받으러 다닌다. 그리고 PEC 센터 매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

<나를 돌려줘>를 읽는 내내 가슴이 답답했다. 제럴드가 얼마나 힘들게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는지 알 것 같다. 남들 보기에는 '멍 때리기' 지만 제럴드에게는 잠시나마 현실을 떠나 행복한 상상을 할 수 있는 '제럴드데이'의 순간이다. 정말 PEC 센터 매점에서 만난 하키복 입은 아주머니처럼 제럴드를 꼬옥 안아주고 싶을 정도다. 진짜 가족이 아니어도 진심을 알아주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다면 세상은 살 만한 것을. 다행히 제럴드에게 서커스단의 조와 아르바이트생 한나가 다가온다. 그들을 만나기 전까지 제럴드는 자기처럼 꼬인 인생은 없다고 생각했다. 친구가 없었으니까 다른 사람의 삶을 진지하게 들여다볼 기회가 없었던 것이다.

<나를 돌려줘>는 십대의 고민과 좌절을 리얼하게 보여준다. 너무 리얼해서 책을 읽는 사람마저 울적해진다. 십대의 마음을 공감하는 부분도 있고, 부모로서 안타깝고 속상한 부분도 있다. 큰누나 타샤와 엄마를 이해할 수가 없다. 그건 이해의 차원이 아니라 정해진 비극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비극이라면 그 비극으로부터 멀리 떨어지는 수밖에.

현명한 제럴드가 진짜 '제럴드데이'를 누릴 수 있어서 기쁘다. 함께 축하해주고 싶다.

이 책을 읽고나니 톨스토이의 소설 <안나 카레니나>의 첫 문장이 떠오른다.

"행복한 가정은 모두 모습이 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모두 제각각의 불행을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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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속에는 내가 너무 많다 - 남보다 내가 더 어려운 이들을 위한 치유의 심리학
제럴드 J. 크리스먼.할 스트라우스 지음, 공민희 옮김 / 센추리원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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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대로 안 되는 내 마음은, 내 속에 내가 너무 많기 때문이 아니다. 어쩌면 자기자신을 '많다'라는 표현으로 헷갈리게 만드는 게 아닐까 싶다.

내 속의 나, 진짜 나를 제대로 알고 있다면 여러가지 상황에 따라 변하는 자신을 이해할 수 있고, 조절할 수 있지 않을까.

물론 이렇게 말하는 나 자신도 진짜 '나'라는 존재에 대해서 가끔 헷갈릴 때가 있다. 하지만 '나'라는 존재에 대해 완벽히 모른다는 걸 인정하면 모든 게 쉬워진다.

매일 매 순간, 현실의 나를 직시하고 있는 그대로를 사랑할 수 있다면 우리 삶의 많은 문제들이 해결될 수 있을 것 같다.

중요한 건 완벽하지 않은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느냐의 문제일 것이다.

이 책은 정신의학 분야 중에서 특히 경계성 성격 장애(BPD =borderline personality disorder)의 최고 권위자로 알려진 제럴드 J. 크리스먼 박사가 저술한 것이다.

​<내 속에는 내가 너무 많다>의 원제는 < I HATE YOU, DON’T LEAVE ME>이다. 경계성 성격 장애가 무엇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네가 미워, 날 떠나지마" 라는 말을 들었다면 무슨 뜻인지 어리둥절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는 순간 그 말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경계성 성격 장애를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브레이크 없는 감정의 롤러코스터'가 아닐까 싶다. 극단적인 모습이 마치 해리 장애, 즉 다중인격과 흡사해보인다. 전문가 입장에서도 경계성 성격 장애와 다른 정신질환과의 구분이 쉽지는 않다고 한다. 일반적인 신경증에서부터 불안 장애, 충동이나 중독 증세, 주의력결핍장애(ADHD)와 같은 발달 장애, 우울증이나 조울증, 정신분열증으로 위장되거나 관련된 경우들이 많을 정도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정신적 장애가 바로 경계성 성격 장애라고 한다.

초판본은 1989년 출간되었고 이후 20년이 지나 업데이트 된 개정판이 이 책이다.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여전히 경계성 성격 장애(BPD)를 앓는 사람들이 많고, BPD에 대한 잘못 알고 있는 사람들 또한 많다는 것이 우리가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일 것이다. 이 책만으로 일반인이 함부로 BPD를 진단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자기 자신에 대해서 파악할 수 있는 지침 혹은 기준은 될 수 있을 것이다. 책에 소개된 BPD 사례는 다소 심해 보이지만 누구나 어느 정도 경계인의 특성을 가졌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우리는 이미 경계성 사회에 살고 있다."

"모든 행복한 가족은 서로 닮아 있다. 모든 불행한 가족은 자신만의 이유로 불행하다." - 레프 톨스토이, 『안나 카레니나』중에서. (151P)

어쩌면 이 책을 통해 우리 스스로 경계인이라는 사실을 자각하는 것이 긍정적인 변화의 시작일지도 모른다. 어떻게 건강한 자아를 되찾을 수 있는지를 알고 노력한다면 더이상 감정의 롤로코스터에 휘둘리는 일은 없을 것이다. 삶의 균형점을 찾기 위해서 우리가 할 일은 먼저 '나를 사랑하자!'는 것이다.

<내 속에는 내가 너무 많다​>라는 책 제목보다 <네가 미워, 날 떠나지마>라는 원제에 더 끌린 이유가 있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YOU라는 존재를 친구, 애인, 배우자 등 타인이라고 생각했는데 다 읽고나니 YOU는 결국 ME라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인간이 심리적 문제를 겪거나 정신적 장애를 앓는 건 자신을 미워하고 사랑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극단적으로 자아를 분리시키고 스스로를 놓아버리는 것이다. 가끔 자신이 싫어지고 미울 때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순간에도 스스로를 꽉 붙잡자. 나 자신이 나를 사랑하는 한, 그 어떤 시련도 이겨내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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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뇌와의 대화 - 하버드 의대교수 앨런 로퍼의
앨런 로퍼 & 브라이언 버렐 지음, 이유경 옮김 / 처음북스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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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편의 메디컬 드라마를 본 것 같다.

앨런 로퍼가 들려주는 병원 이야기는 생생한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그 자신이 하버드 의대 교수이며 보스톤에 있는 브리검 여성병원 레이먼드아담스신경과학부 최고 임상의이기 때문에 신경과 전문의가 어떤 일을 하는지, 어떤 환자들을 치료하는지를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것이다.

한 번이라도 병원에 입원을 해봤던 사람이라면 병원에 대한 이야기가 썩 유쾌한 주제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일반인들에게 궁금한 것 또한 병원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두뇌와의 대화>는 다양한 신경과 질환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의사 입장에서 쓴 다른 책과 비교하자면 꽤 인간적인 느낌이 든다. 병원에서는 신과 같은 존재인 의사가 자신의 실수나 약점을 스스럼없이 이야기한다는 것이 흔한 일은 아닐 것이다. 그는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지 않는다. 의사로서 가능한 범위 내에서 치료할 수 있는 것만을 할뿐이다. 가끔은 상황에 맞지 않는 농담으로 주위를 썰렁하게 하는 모습이 어쩐지 친근하게 느껴진다. 병원이라는 곳은 아픈 환자들이 있기 때문에 유쾌하고 즐거운 상황보다는 긴장감이 흐를 때가 더 많다. 그런 긴장과 불안을 풀어주면서 최상의 치료를 해준다면 환자로서 그보다 더 나은 환경은 없을 것이다.

실제 환자들이 입원하고 치료받는 내용들을 굉장히 사실적으로 묘사한 것이 인상적이다. 일반인들은 발작이나 착란과 같은 환자의 증상만으로는 어떤 상태인지 짐작할 수 없다. 그러나 병원을 들어선 순간, 신경과적 검사를 통해서 정신병과 신경과적 증상을 가려내고, 꾀병까지 알아낸다. 물론 치료는 훌륭했지만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한 경우도 있다. 모든 환자가 완벽하게 원래의 건강한 상태로 회복되기를 원하지만 병원의 의사들이 전지전능의 신이 될 수는 없다. 그래서 긴급을 요하는 환자의 경우에도 환자 자신이 치료를 원하지 않으면 의사는 아무런 손을 쓸 수가 없다. 반대로 의사를 믿고 치료를 받았지만 환자가 마치 실험의 도구로 활용되는 부당한 경우도 생기는 것이다. 무엇이 옳고 그르다고 주장할 수 없다. 병원은 건강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 이 세상과는 전혀 다른 세상인 것 같다. 우리는 누구나 살다보면 환자가 될 수 있고, 병원이라는 세상에서는 특정 질환을 가진 환자일뿐이다. 특히 신경과 환자의 경우는 뇌의 손상이 영구적인 손상으로 이어지는 치명적인 질환이 많기 때문에 그러한 질환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알츠하이머 치매, 파킨슨병, 루게릭병 등등. 비록 책으로 본 단편적인 내용들이지만 신경과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지를 아주 조금은 알 수 있는 기회였던 것 같다. 만약 저 환자였다면, 혹은 저 환자의 가족이었다면 어떤 심정이었을까,라는 상상은 평소에 거의 해본 적이 없다. 일부러 안 좋은 상황에 대한 상상은 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책을 읽는 동안만큼은 막연한 두려움을 접고 신경과 의사의 객관적인 시각으로 병원을 바라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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