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의 힘 - 미래의 최전선에서 보내온 대담한 통찰 10
고장원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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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빽 투 더 퓨쳐>를 아시나요?

어린 시절에 정말 재미있게 봤던 영화라서 아직도 장면들이 눈에 선합니다.

그런데 놀라운 건 이 영화에서 그려진 미래가 2015년이라는 사실입니다.

지금 아이들이 보기엔 조금 시시한 미래의 모습이지만 30년 전에는 놀라움의 연속이었습니다.

우선 타임머신이라는 소재가 신선했고, 시공간을 오가며 펼쳐지는 모험이 소름끼칠 정도로 재미있었다는 것입니다.

물론 그 전에 영화 <이티 E.T>가 있었습니다. 덕분에 제 책장에는 공상과학소설들이 즐비했던 기억이 납니다.

어른이 된 지금도 SF를 좋아하지만 어린 시절에 받았던 그 신선한 충격을 능가할 만한 SF는 없는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어른이 된 이후에 본 SF는 대부분 디스토피아를 그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과학기술을 보면서 현실이 SF 세상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현실과 SF 판타지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것 같습니다.

<SF의 힘>은 과학칼럼니스트이자 SF평론가 고장원님이 들려주는 SF 버전의 미래 이야기입니다.

앞으로 우리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요?

저자는 SF의 무한한 상상력과 현실과학 사이의 다양한 접점을 통해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게 만듭니다.

이 책 속에는 10가지 키워드 - 인공지능, 유전공학, 우주개발, 세계화, 세계의 종말, 다른 존재 외계인, 금기의 위반, 유예된 죽음, 극단적 상상, 현대의 신화 -가 나옵니다.

각 키워드마다 익숙한 SF소설과 영화가 등장합니다. 단순히 흥미위주로 볼 때는 지나쳤던 부분들을 하나씩 되짚어보니, 과학이 가진 양면성을 주목하게 됩니다. 과연 과학의 발전이 인류에게 축복일까, 아니면 재앙일까요?  현재 과학은 멈추지 않고 달리는 기차와 같습니다. 멈출 수 없다면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건 방향뿐입니다.

SF는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다양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과학기술의 발전이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그 결과 우리의 가치관과 세계인식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지를 사색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만약 외계인이 침공한다면, 화성의 식민이주가 일어난다면... 터무니없는 허구라고 치부할 게 아니라 SF 텍스트에서 무수히 반복되는 외계인과 인류의 관계, 세계 종말에 대한 시나리오를 좀더 현실적으로 검토함으로써 열린 세상을 준비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SF를 읽어야 합니다. SF가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서... 미래는 이미 쓰여졌는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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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 1등의 책상 2 - 전교 1등 학생 33명이 밝히는 나만의 공부법! 전교 1등의 책상 2
중앙일보 열려라공부팀 지음 / 문학수첩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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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 1등 학생은 무엇이 다를까요?

중앙일보의 교육 섹션 <열려라 공부>에는 인기 연재물이 하나 있습니다. 2013년 6월에 처음 소개된 '전교 1등의 책상' 코너로 온라인의 인기를 힘입어 책으로 1권이 출간되었고, 드디어 2권이 출간되었습니다. 공부법에 관한 다양한 책들이 쏟아지는 마당에 이 책이 유독 더 눈길을 끄는 이유는 바로 작년에 수능을 치뤘던 학생들의 생생한 인터뷰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특히 작년 수능은 역대급 난이도라고 불릴 정도로 어려웠습니다. 2015학년도 수능 만점자는 29명, 2016학년도에는 16명이었는데, 2017학년도에는 인문계열에서 두 명, 자연계열에서 한 명이 나와 만점자가 모두 세 명뿐이었습니다.

이미 수능 만점자들을 인터뷰한 내용을 본 적이 있지만 이 책에서는 공부법에 초점을 맞추어 좀더 구체적으로 알려주고 있습니다.

책 제목처럼 전교 1등 33명 학생들의 책상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기본적으로 각 학생들이 공부했던 과목별 교재와 하루 일과표가 소개됩니다.

이들의 공부법을 꼼꼼히 들여다보면 자신만의 스타일이 있습니다. 무조건 문제집을 많이 풀기보다는 적게 풀어도 다양한 풀이법을 고민하며 천천히 확실하게 공부하는 식으로.

중요한 건 공부의 질을 따지기 전에 먼저 양부터 채운다는 것입니다.

이 책에 소개된 전교 1등의 학생들은 자기만의 방식대로 목표한 만큼 끝까지 성취해내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어떻게 공부하느냐는 방법의 문제가 아니라 근본적인 태도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스스로 계획하고 반드시 실천할 수 있는 힘.

아직 어린 학생들인데 어쩌면 이토록 의지가 강하고 끈기있게 노력할까라는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그리고 이 학생들의 부모는 어떤 부모일까라는 궁금증이 생깁니다. 이 책을 읽는 학부모가 꼭 알아야 할 부분이 마지막 부분에 나옵니다. 고교 전교 1등 학생들이 공부를 잘하게 된 배경으로 대부분 '부모의 신뢰'를 꼽는다는 것입니다.  '공부하라'는 잔소리와 채근 대신에 힘들어하는 아이에게 응원과 격려를 해주는 것이 부모의 중요한 역할이라는 것입니다. 아이에게 '전교 1등'을 강요하기 전에 부모 먼저 '1등 부모'가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학교 성적으로 아이를 볼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는 부모. 아이는 부모의 믿음대로 크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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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인의 옷장 - 알고 입는 즐거움을 위한 패션 인문학
임성민 지음 / 웨일북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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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에 관심이 없는 사람은 있어도 매일 옷을 입지 않는 사람은 없습니다.

아무리 패션에 둔감한 사람일지라도 자신이 무엇을 입어야 하는지는 알 필요가 있습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

패션 역시 예외는 아닙니다.

<지식인의 옷장>은 패션을 주제로 한 인문학 책입니다. 아무래도 '지식인의 옷장'보다는 '옷장 속에 담긴 지식들'이 더 어울리는 제목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니까 이 책을 읽고나면 '어떻게 해야 잘 입을까?'에 대한 해답이 아니라 '패션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의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

우선 패션을 소위 '가진 자'들의 전유물로 여기는 편견을 깨야 합니다. 엄청난 고가의 명품 브랜드를 입어야 패셔니스트가 아니라는 겁니다.

패션에 대한 편견 혹은 오해를 풀기 위해서 이 책은 패션이 가진 의미를 요모조모 살펴보며 설명해줍니다.

패션 잡지를 훑어보듯 가볍게 읽고 싶다면 다음 목차에서 관심이 가는 부분을 먼저 읽어도 상관없습니다.

패션은 판타지다? 

패션은 여자다?

패션은 물결이다?

패션은 반항이다?

패션은 돈이다?

패션은 이름이다?

패션은 궁합이다?

이 중에서 패션을 가장 알기 쉽게 설명한 건 '패션은 물결이다'라는 표현일 것 같습니다.

"패션에는 개인의 취향과 대중의 선택이 동시에 담긴다.

내가 좋아하는 나의 모습을 남에게 보여주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색깔과 모양 같은 구체적인 대상에 당대의 규범과 사회적 요구가 있다.

패션은 시대를 읽는 텍스트다." (88p)

요즘 유행하는 컬러나 형태, 스타일링을 살펴보면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상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책 속에서는 1950년대부터 지금까지의 패션의 역사를 상징적인 키워드로 설명해줍니다. 1950년는 먼로냐 햅번이냐, 1960년대는 핵폭탄급 비키니, 1970년대는 야성의 히피, 1980년대는 마돈나와 파워숄더, 1990년대는 우울한 테리우스, 2000년대는 보헤미안의 엣지, 2010년대는 미니멀&스마트. 이렇듯 시대에 따라 변화하는 패션의 흐름을 보면 사회적인 가치와 영향력이 엄청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패션은 유행을 이끄는 주축이며 이윤을 추구하는 시장의 결과물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패션 스타일링에는 정석이 없습니다. 시대의 흐름이나 착용자의 개성에 따라 같은 스타일링도 다른 느낌을 줄 수 있습니다. 나에게 어울리는 패션 스타일링이란 결국,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려는 노력을 통해 자신을 잘 알게 될 때 가능합니다. 그런 면에서 패션은 가장 지속적이고 효과적인 소통의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특정 유명인처럼 패셔니스타가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매력을 좀더 적극적으로 드러내기 위해서 말이죠.

패션의 시작은 마음의 옷장부터 여는 일이 아닐까 싶네요.

나 자신을 알고 사랑하기 위해, 패션에 좀더 관심을 가져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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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나선으로 걷는다 - 남들보다 더디더라도 이 세계를 걷는 나만의 방식
한수희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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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 즐거움을 아는 분들께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우리는 나선으로 걷는다>는 저자 한수희 님과 함께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는 느낌이 듭니다.

원래 책을 읽을 때는 저자의 목소리를 일방적으로 듣는 경우가 많은데, 왠지 이 책은 자꾸만 대답을 하게 됩니다.

'그래, 나도 그럴 때 있어.'

나에게 질문하지도 않았는데 뭐라고 말하고 싶어집니다.

이 세계를 걷는 방식이 직선이 아니라 나선이라는 게 새로워서가 아니라 반가워서...

우리는 평범한 일상을 이야기하는 순간조차도 꾸밀 때가 있습니다.

뭔가 남들보다 더 그럴듯해보이고 싶은 허영일 수도 있고, 진짜 스스로 뛰어나다고 느끼는 자부심일 수도 있겠지만...

암튼 그건 순수한 일상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당연히 공감할 수도 없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쓴 저자는 당황스러울 정도로 솔직합니다.

일부러 친해질 생각은 전혀 없었는데 갑자기 어느 순간 훅 들어와 친해져버린 듯한 느낌이랄까.

살아온 이야기, 주변 사람들 이야기, 영화 이야기, 책 이야기... 그냥 불쑥 하는 이야기들이 아무렇지 않을 정도로 편안하게 느껴집니다.

특별하지 않아서 더 좋다고 해야하나?

날씬하고 싶지만 도저히 치킨을 포기할 수 없기에 차라리 나의 몸무게마저 사랑해버리는 깜찍함이 좋습니다.

만약 치열하게 식단 조절을 하고 정해진 목표만큼 운동을 하는 사람이었다면 감탄은 했겠지만 공감하진 못했을 겁니다.

지금 필요한 건 저 높이 날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 내 곁에서 같이 걸을 사람이니까.

저자는 걷는 걸 좋아해서 웬만한 곳은 걸어다닌다고 합니다. 이건 여유로움과 체력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사실.

"씩씩하게 걷는다.

나는 걸을 때 가장 나다워지는 것 같다.

걸을 때의 내가 가장 마음에 든다." (7p)

저도 이 부분이 가장 좋았습니다. 인생이 뭐 있나요?  자신이 좋아하는 걸 하고, 가장 나답게 살면 그뿐이죠.

이 책을 읽고나서 문득 걷고 싶어졌습니다. 목적 없이 그냥 걷기.

매일 어딘가를 향해 바쁘게 걷던 나를 위해서 하루쯤은 그냥 발길 닿는 대로 걸을 수 있는 자유를 주고 싶습니다.

어쩌면 이 책도 가벼운 발걸음을 위한 시작이 될 수도 있겠네요.

담담할 것, 씩씩할 것, 우아할 것.

그러나 무엇보다도 나 다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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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머썸머 베케이션 살림 YA 시리즈
이희영 지음 / 살림Friends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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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마을에 사는 열여덟 하준이의 여름방학 이야기.

<썸머썸머 베케이션>은 뭐랄까,  청소년 드라마 한 편을 보는 느낌입니다.

우선 주인공 하준이는 평범한 고등학생은 아닌 것 같습니다. 학교에서 나름 퀸카 예빈이에게 우연히 도움을 줬다가 얼레리 꼴레리 사귄다는 소문이 납니다. 웃긴 건 예빈이가 예쁘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사귈 생각은 전혀 없다는 것. 그래서 예빈이의 자존심을 팍팍 긁어놓고 있는 상황입니다. 사귄다는 소문에 대해 서로가 굳이 해명하지 않은 채로 적당히 밀당하는 듯한 분위기가 연출 중이니, 하준이의 입장에서는 예빈이와의 관계가 매우 껄끄러울 수밖에... 스스로의 오지랖을 후회하는 중. 

어떻게 학교에서 제일 예쁜 여자애가 좋아하는데 이토록 무뚝뚝하게 굴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친구 민우의 반응...

글쎄, 알고보니 하준이의 마음 속에는 4년 전 슈퍼 아줌마 가게에서 본 소녀가 있었다는 것. 솔직히 객관적으로 외모가 예쁘다거나 몸매가 뛰어난 것도 아닌데 스치듯 본 그 여자애가 하준이의 마음 속에 자리잡았다는 게 진짜 신기할 따름입니다. 정말 첫눈에 반한다는 게 가능한지는 모르겠지만 하준이를 보니 풋풋하고 설렙니다. 암튼 하준이가 그 여자애를 처음 보자마자 좋아하게 된 건 이유를 알 수 없습니다. 누굴 좋아하는데 이유가 뭐 그리 중요하겠어요.

슈퍼 아줌마는 아주 옛날부터 하준이네 엄마가 미용실을 한다는 이유만으로, 하준이라는 멀쩡한 이름 대신에 '미용실 집 아들'의 줄임말인 '묭실이'라고 불렀습니다.

4년 전 그때, 서연이가 하준이를 처음 봤을 때 했던 말이 "고모, 쟤 이름이 묭실이야?"였습니다.

돌이켜보면 그 한 마디에 하준이는 너무나 창피했는데 그와 동시에 평상 위에 누워 있던 그 아이의 얼굴이 마음에 새겨진 모양입니다. 당시에는 슈퍼 아줌마의 조카라는 사실 외에는 이름조차 모르던 아이였는데 4년이 지난 지금까지 거짓말처럼 생생하게 그 얼굴을 기억하고 있었다니. 그리고 그 여자애가 바로 지금 슈퍼 아줌마 가게에 와 있습니다. 여름방학에 잠시 놀러온 줄 알았는데 아예 전학온 거라고.

묘하게도 예빈이와 하준이의 어정쩡한 관계가 새로운 인물 서연이의 등장으로 삼각 구도가 되어 흥미로워집니다.

그밖에도 조용한 바닷가 마을이 유명한 드라마 촬영장소가 되면서 들썩대더니 개발 붐이 일기 시작합니다. 변화가 시작되는 바람...

어찌보면 하준이네 가정사에서 바닷가 마을로 이사한 것은 대단한 변화였는데, 다시 십여 년 만에 그 마을 자체가 변화하는 과정을 겪게 됩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차갑게 변해버린 형은 공부에만 매달리더니 서울 명문대에 진학하여 집을 떠나 있습니다. 그런데 연락도 없이 형 동준이 여름방학에 집으로 돌아옵니다. 엄마는 늘 이기적인 형 동준이를 끔찍히도 챙깁니다. 형과 함께 있으면 하준이는 꿔다 놓은 보릿자루 같은 기분이 듭니다. 이번에도 형은 제멋대로 2주 후 군대를 간다고 엄마에게 통보합니다. 냉정한 형의 태도를 이해하지 못하는 하준이.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서연이가 하준이를 피합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요?

짧은 여름방학 동안에 참으로 여러가지 일들이 벌어집니다. 얼핏 평범해보이지만 전혀 평범하지 않은 하준이라서 처음부터 끝까지 푹 빠져드는 매력이 있습니다. 어쩐지 하준이가 살 것 같은 바닷가 마을에서 노을지는 수평선을 바라보며 캔 맥주를 마시고 싶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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