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라크라시 - 4차 산업혁명 시대, 스스로 진화하는 자율경영 시스템
브라이언 J. 로버트슨 지음, 홍승현 옮김, 김도현 감수 / 흐름출판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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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이 책이 출간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닐 겁니다.

"누군가에게 절대군주 같은 권한을 부여해보라. 조만간 대형 사고가 터질 것이다."   - 경영학 교수 게리 해멀 (22p)

"좋은 헌법이 최상의 독재자보다 훨씬 낫다."   -  토마스 배빙턴 매컬리 Thomas Babington Macaulay , 『밀턴 Milton

"나는 홀라크라시가 변화의 시대에 우리의 조직을 역동적이고 효율적으로 만들어줄 새로운 시스템이라고 확신한다."  (23p)

이 책의 저자 브라이언 로버트슨의 말입니다. 그는 경제학자가 아니지만 스타트업 소프트웨어 개발 회사의 창업자이자 CEO로 일하면서 홀라크라시로 알려진 자율경영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그렇다면 홀라크라시는 무엇이고, 어떻게 조직을 변화시키는 것일까요?

홀라크라시는 보스가 없는 조직입니다. 조직 상부의 권력을 프로세스로 이동하는 것입니다. 직원들은 더 이상 무조건 상사의 명령을 따라야 하는 부하가 아니며, 그들은 진정한 권력과 책임을 갖게 됩니다. 조직의 모든 부분이 각자의 업무에 대해 실제로 책임을 지고 관리하며 자율적이고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방식입니다. 여기에서 거버넌스 회의를 통해 역할과 책임을 분배하게 됩니다. 홀라크라시를 통해 권한을 분배하는 시스템으로 조직을 전환할 때, 목적은 업무의 모든 차원과 영역에서 의사결정을 위한 것으로, 거버넌스는 조직의 목적을 가장 잘 표현해주는 방식입니다. 홀라크라시는 '사람들의, 사람들의 의한, 사람들을 위한' 거버넌스 프로세스가 아니라 '조직의, 사람들을 통한, 목적을 위한' 거버넌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홀라크라시는 직원 개인이 아니라 그들이 담당하는 역할에 권한을 분배합니다. 특정한 역할에 권한이 부여되는 이유는 특정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것입니다. 하나의 역할에 부여된 책임이 한 사람이 수행하기에 과중할 경우는 그 역할을 여러 개의 하위 역할들로 나누어 서클을 이루기도 합니다.

홀라크라시  헌장에서는 가장 큰 서클을 앵커 서클이라고 부릅니다. 각각의 서클은 기본적으로 자율성을 지니지만 완적히 독립적이진 않습니다. 하나의 부분인 서클은 다른 기능을 하는 서클들, 그리고 더 넓은 서클의 하위 서클들과 동일한 환경에 놓여 있습니다. 자기 조직화 과정에서는 반드시 다른 서클들의 니즈를 반영해 하나의 서클의 책무아 권한의 한계를 명확하게 규정해야 합니다.

리드 링크는 모든 서클에서 핵심적인 기능을 수행하지만, 이는 전통적인 관리자의 역할과 혼동해서는 안 됩니다. 리드 링크의 역할을 보여주는 최고의 비유는, "서클이 세포라면 리드 링크는 세포막이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리드 링크는 서클 내에서 어떤 역할이 어떤 업무를 처리하고 어떤 결정을 내리는지 명확히 규정되어 있는지 예의주시하며, 거버넌스 프로세스를 통해 이 같은 명확성이 유지되도록 조율합니다.

역할 담당자는 리드 링크가 요청한 프로젝트가 자신의 역할이 지닌 목적이나 책무에 적합한지 평가합니다. 리드 링크는 역할 담당자의 자율성을 침해할 권한은 없고, 서클 전체 의 우선 사항을 설정하는 것과 적합한 사람에게 역할을 부여하는 권한만 있습니다.

대표 링크는 모든 서클에서 핵심적이니 기능을 수행합니다. 리드 링크가 세포를 둘러싼 막이라면, 대표 링크는 세포의 중심에서 막을 거쳐 외부로 직접 이어지는 통로입니다. 대표 링크는 현장 정보를 실무자의 관점에서 슈퍼 서클에 신속하게 제공합니다. 대표 링크는 어려움이 있을 때에 마케팅 서클의 거버넌스 회의에서 해결 방안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크로스 링크는 조직의 홀라키에서 서로 관련성 없는 서클들을 횡적으로 연결합니다. 이처럼 두 서클 사이에 크로스 링크가 연결되면 서로 관련 없는 서클이 감지한 긴장을 처리할 수 있는 직접적인 통로가 생기는 것입니다.

슈퍼 서클에서 임명된 리드 링크, 그리고 하위 서클들과 서클을 연결하는 모든 대표 링크를 비롯해 서클에서 특정 역할을 담당하는 모든 사람이 서클 멤버에 해당합니다. 제기되는 긴장마다 각 서클에서는 거버넌스 회의, 전술 회의 등이 열립니다. 이렇듯 유연하면서도 빠르게 진행되는 회의 덕분에 더욱 효율적이고 생산적이며 융통성 있는 업무 처리가 가능해집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홀라크라시 실천 가이드가 나옵니다. 홀라크라시는 조직 전체의 구조를 새로운 권력 구조로 변화시키는 것입니다. 자력으로 홀라크라시를 시작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과정을 따를 것을 권합니다.

<홀라크라시 채택을 위한 다섯 단계>

1. 홀라크라시 헌장을 채택한다.

2. 거버넌스 기록을 위한 공유 시스템을 구축한다.

3. 초기 구조를 정의한다.

4. 최초의 거버넌스 회의를 열고 선거를 개최한다.

5. 정기적인 전술 회의 및 거버넌스 회의 일정을 잡는다.

홀라크라시 헌장은 토대가 되는 플랫폼 또는 메타 프로세스(다른 프로세스를 정의하는 데 사용되는 프로세스)를 제공합니다. 대부분의 조직들에는 반드시 필요하지만 헌장에 명시되어 있지 않은 일반적인 비즈니스 프로세스들이 있습니다.  보상 및 성과 관리 시스템, 재무 관리 및 예산 책정 프로세스, 채용 및 면접 프로세스가 그런 것들이며, 조직의 근본적인 운영 체계 위에서 돌아가는 앱app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홀라크라시원이 개발한 앱 중 '배지 기반 보상 앱'이 있으며, 이 앱은 누가 얼마를 왜 받을지 결정합니다. 이 앱에서 각각의 '배지'는 조직과 그 역할들에 필요한 특정 기술 및 내능, 그리고 기타 역량을 나타냅니다. 물론 이 앱을 사용해야 할 의무는 없습니다. 언제든지 긴장이 발생한다면 회의를 통해 알맞은 방식을 모색하고 새로운 성과 관리 앱을 개발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홀라크라시가 가져올 변화들에 대한 기대가 큽니다. 분명 홀라크라시를 통해서 자기 주도적 진화라는 혁신적인 변화를 이뤄낼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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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에 대한 얕지 않은 지식 - 정신분석학부터 사회학까지 다양한 학문으로 바라본 성
이인 지음 / 을유문화사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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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을 사유할 때가 왔다!


<성에 대한 얕지않은 지식>은 정신분석학부터 진화심리학, 사회학, 철학 등 다양한 학문을 통해 바라본 성(性)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본능적으로 끌리는 분야이나, 드러내놓고 떠들지 못하는 분야이기도 합니다.

왜 우리 사회는 성을 자유롭게 드러내지 못하는 걸까요?

우리는 그동안 듣고 배운 것들만 정상이라고 믿어 왔습니다. 우리는 성에 대하여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공식적으로 배운 거라곤 학교에서 받은 성교육이 전부일 겁니다. 여자와 남자의 생식기 그림을 보여주고 정자와 난자가 만나 수정되어 아기가 생긴다는 내용.

겨우 생물학적 지식만 알려주는 성교육, 더 궁금한 것들은  "니들도 어른이 되면 다 알게 되는 거야."라며 어물쩍 넘겨버리는 수준.

어른이 되고보니 성에 대한 지식은 단순히 지식의 문제가 아닌 정체성과 가치관의 문제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보수성을 지니는 것과 무지한 것은 엄연히 다르다고 말합니다. 성을 잘 모른 채 왜곡되고 편협한 태도를 고집하면서 보수성이라고 착각해서는 안된다는 것.

성에 무지하지 않아야 나를 이해할 수 있고, 자신과 다른 가치관을 지닌 사람과도 소통할 수 있습니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성차별과 왜곡된 성문화가 심각한 사회문제를 유발하는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이제는 성을 수면 위로 끄집어 올려서 진지하게 다루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대중매체에서는 성을 상품화시키는 데에만 급급하여 본질을 왜곡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부분들은 시민들이 나서서 경고하고 바꾸어나가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는 알아야 합니다.

성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얻기 위해서는 좀더 마음을 열어야 합니다.

앞서 "성을 사유할 때가 왔다!"고 목소리를 낸 사람은 게일 루빈이라는 미국의 사상가입니다. 여성운동 안에서도 급진적인 진보주의를 자처하며 다양한 성과 애정 행각을 우리가 원하는 만큼 변천할 수 있다며 다원주의 성 윤리학을 주창합니다. 인간의 성을 단일 기준으로 평가하고 검열하며, 특정한 방식으로만 성행위가 이뤄져야 하고 모든 사람이  그 방식을 따라야 한다는 믿음이 잘못되었음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남성과 여성이란 표현형에 속하지 않는 사람들을 가리켜 LGBTI 라고 일컫습니다  - 여자 동성애자 lesbian , 남자 동성애자 gay , 양성애자 bisexual , 성정체성 불일치자 transgender , 간성 Intersexed 의 앞 글자를 딴 용어입니다. 동성애가 같은 성에 끌리는 사람이라면 양성애자는 여성과 남성 모두와 관계하는 사람이며, 성정체성 불일치자는 자신의 신체 성별과 정체성이 다른 사람이고, 간성은 남녀의 성기를 다 가졋거나 남자와 여자로 분류하기 어려운 형태의 생식기를 가지고 태어난 사람을 말합니다.

LGBTI 말고도 무성애자라는 성 소수자들도 있습니다.

인류사 내내 성 소수자들은 존재했습니다. 사람들의 편견 때문에 자신의 정체를 숨겼을 뿐 성 소수자들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건 그들의 선택이 아니라 태생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사회적 관습에 어긋난다는 이유만으로 그들의 성생활을 비난하고 폭력을 휘둘러서는 안 됩니다. 타인의 성생활을 존중하고 인정하는 것은 인류애의 정치로 이어집니다. 동성애를 개인의 사생활 영역으로 인정하기 위해서는 성숙한 사회적 논의가 요구됩니다.

저자는 정상과 비정상은 본래 주어진 자연스러움이 아니라 문화에 따라 구분되는 인공물이고, 권력의 가치 체계에 따라 평가된 결과라고 말합니다.

민주주의 사회는 차이가 공존하는 곳입니다. 자유롭고 건전하게 누릴 수 있는 성, 민주화된 성 도덕을 실현하면서 자기 삶의 주인이 되어야 합니다.

부디 성에 관한 지식과 인식의 변화가 우리의 삶을 좀더 자유롭고 행복하게 만들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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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독서단 - 지상에서 가장 쉽고 재미있는 독서기
OtvN 비밀독서단 제작팀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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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tvN 비밀독서단>이 추천하는 책은 무엇이 있을까요?

TV로 본 적은 없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찾아서 보고 싶은 프로그램입니다.

거기에서 소개된 책들을 다시금 책으로 엮어낸 것입니다.

책을 음식에 비유하자면, 이 책은 뷔페식으로 구성된 시식용이랄까.

'세상에 이런 책이 있었구나, 이 책은 이런 흥미로운 이야기를 담고 있구나.'

사람마다 음식 취향이 다르듯이 책 또한 감상평이 다를 수 있습니다만 그것마저도 새롭고 신선한 것 같습니다.

이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니까 읽으라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내용의 책들이 있으니까 한 번 읽어보면 좋겠다는 정도?

『데미안』

매력 자본』

『트루 그릿』

『아직 최선을 다하지 않았을 뿐』

『백년의 고독』

『반지의 제왕』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

『교수와 광인』

『위대한 개츠비』

『커플』

『백석 평전』

『찌질한 위인전』

『정의란 무엇인가』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이 중에서 몇 권의 책을 읽으셨나요?  아마 읽었어도 잘 기억나지 않는 책도 있을 겁니다.

중요한 건 지금부터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을 읽다보면 왠지 끌리는 책을 발견할 수도 있으니까요.

아무리 좋은 책을 추천해도 그다지 읽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읽을 가능성이 제로일테니까요.

그래서 이 책에서는 좀더 쉽게 선택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맞춤식 추천인 거죠.

책은 세상에서 가장 작은 인생학교라고 소개하면서, '나'를 생각해볼 수 있는 책, 인간의 본성과 상상의 세계를 다룬 책, 사랑에 관한 책, 우리가 사는 세상에 대한 책을 나누어 각각의 책이 가진 매력을 알려줍니다. 책이 주는 즐거움, 지식, 위로에 대해 알게 됩니다. 우리가 무엇을 배운다는 건 이전보다는 좀더 나아진다는 걸 의미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좋은 책은 우리가 몰랐던 것들을 알려주고,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생각하게 만듭니다. 책 속에는 새로운 세상이 있습니다. 우리가 경험했던 것들조차 책에서는 다른 시각으로 보여줍니다. 가장 멋진 건 책이 우리의 인생을 풍요롭게 해준다는 것입니다. 

특별히 이 책에서 재미있는 부분은 음악 평론가 김태훈님과 작가 조승연님의 대담인 것 같습니다. 덕후, 인공지능, 집, 19금(禁), 슈퍼 히어로라는 주제를 놓고 다양한 책들을 언급하며 이야기를 나눕니다. 두 분 모두 독서내공이 느껴집니다. 책을 단순히 읽는 게 아니라 작가의 생각을 짚어내고, 자신만의 생각으로 확장해가는 단계. 책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나누는 과정이 즐겁게 느껴집니다. 서로 생각은 달라도, 아니 다르기 때문에 더 즐겁다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저도 가끔은 제게 감동을 준 책에 대해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책은, 나만의 친구인 동시에 모두의 친구가 될 수 있는 꽤 매력적인 친구니까요.

아마도 <비밀 독서단>을 보고 나면, 자신에게 꼭 맞는 친구를 만날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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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낌없이 뺏는 사랑
피터 스완슨 지음, 노진선 옮김 / 푸른숲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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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베카》, 대프니 듀 모리에의 작품.

미스터리 서스펜스 스릴러...

평범한 일상이 섬뜩한 공포로 변모해가는 이야기.

바로 이 책을 가장 좋아하는, 유일하게 좋아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리아나 덱터.

히치콕 감독이 《레베카》를 영화로 만들었다면, 리아나는 비록 소설 속 인물이지만 《레베카》못지않은 인생 스토리를 만들어냈습니다.

<아낌없이 뺏는 사랑>은 피터 스완스의 작품입니다만 소설 속 인물인 리아나 덱터가 만든 작품이라고 소개하고 싶습니다.

세상에 이런 사람이 존재할까라는 의구심이 들지만 절대 없을 거란 장담도 할 수 없는 게 세상이니까요.

치명적인 매력을 가진 리아나 덱터.

남자들은 불나방처럼 위험한 그녀에게 달려들고... 그들 중 한 명이라고 할 수 있는 조지.

주인공 조지 포스는 평범한 일상을 살고 있는 미혼 남성입니다.

"마흔이 다 되어가니 세상이 서서히 바래가는 듯했다.

누군가와 미친듯이 사랑에 빠져 가정을 이룬다거나, 출세를 하겠다거나,

일상에서 벗어나게 해줄 놀라운 일이 일어날 거라는 기대가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나이가 된 것이다.

그렇다고 이런 기분을 입밖에 낸 적은 없었다. 어쨌거나 그에게는 안정된 직장이 있고,

보스턴의 좋은 동네에 살았으며, 머리숱도 그대로였으니까.

하지만 대부분은 멍한 상태에서 무료한 나날을 보냈다."  (15p)

그는 미처 몰랐을 겁니다. 무료한 일상이 누군가에게는 간절히 바라는 행복일 수 있다는 걸.

어느날, 조지는 자신의 단골 바에서 첫 사랑 그녀를 만나게 됩니다. 대학 신입생 시절에 만나 풋풋한 사랑을 나눴던 오드리, 아니 리아나 덱터.

한 때는 오드리였고, 현재는 제인이라고 불리는 리아나.

왜 그녀가 20년 만에 조지 앞에 나타난 것일까요?

순진하게도 우연한 만남이라고 여겼던 조지는 리아나의 음모에 빠지게 됩니다. 이건 마치 첩보 영화를 방불케 하는 반전과 스릴이 있습니다.

마지막까지 리아나를 믿고 싶었던 조지의 마음은 첫사랑을 지키고 싶은 진심일테지만, 과연 리아나는 정말 조지를 사랑했던 걸까요?

리아나가 그토록 좋아했던 책 《레베카》와 그 속에 꽂혀 있던 멕시코 엽서는 조지에게 남긴 메시지.

그 마야 유적지 엽서가 꽂혀 있던 6페이지에는 그녀가 표시해둔 다음 구절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생에서 멜로드라마는 충분히 겪었다. 그러니 현재의 평화와 안도감을 보장받을 수 있다면 기꺼이 오감을 버릴 것이다.

행복은 소중히 여겨야 할 소유물이 아니라 생각의 질이자 마음의 상태이다." (360p)

이 소설은 변화무쌍한 리아나로 인해 미스터리물로 느껴지지만 마지막에 이르러서야 철학적인 이야기로 다가옵니다.

평범한 조지가 위험한 리아나를 만났을 때,

그는 그녀를 사랑했지만

온전히 이해하지는 못했습니다.

첫사랑이 이루어질 수 없는 건 감정이 현실을 이길 수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늘 지금 하고 있는 사랑이 첫사랑이라고 타협하는 걸 수도 있습니다.

20년 만에 불쑥 나타난 리아나 때문에 살인 용의자가 된 조지는 본인이 위험에 처한 순간, 깔끔하게 그녀를 정리했습니다. 자신의 목숨보다 더 소중한 건 없을테니까. 이 세상을 살고 있는 수많은 조지들, 저를 비롯한 평범한 일상을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섬뜩한 일탈을 보여준 소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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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굴 없는 다섯 작가의 상상력 사전
조부희 외 지음 / 바른북스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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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력의 시작은 무엇일까요?

<책>은 얼굴없는 다섯 작가의 상상력 사전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습니다.

글쎄요, '사전'이라고 하기엔 책이 너무 얇습니다만 어디까지나 '상상력 사전'이니 안 될 이유는 없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 말은 대체적으로 말하기 껄끄러울 때 흔히 쓰는 말인데 처음부터 쓰게 되는군요.

'상상력 사전'이라서 읽기 전 기대가 컸습니다. 작가의 상상력이니까.

하지만 제 취향과는 달랐습니다. 신선했으나 뭔가 하다가 만 듯한 느낌이랄까. 속시원하게 보여주지 않아서 답답한 느낌...

15 개의 단어들이 주제가 된 이야기.

책, 시작, 횡단보도, 벤치, 문틈, 일상, 커피, 달, 길고양이, 그, 그녀, 거짓말, 화장실, 급, 끝, 졸업.

사전적 의미와 상상이 만들어낸 또다른 의미들.

나의 생각과 너의 생각이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을 어린 시절에는 잘 몰랐습니다. 그래서 내가 생각하듯이 남들도 생각하는 줄 착각했습니다.

처음엔 나와 다르다는 걸 알고 충격이었지만 곧 적응하게 된 것 같습니다. 그냥 다르다는 걸 인정하게 된거죠. 가끔은 다르기 때문에, 나와 같지 않아서 외로울 때도 있지만.

서로 다른 생각들도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 멋진 생각으로 완성될 때도 있고...  특히 상상의 영역은 한계가 없기 때문에 누구나 가능한 만큼 펼쳐갈 수 있습니다. 인류의 발전은 상상력에서 비롯된다는 말도 있듯이. 그러니까 상상력은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 될 고유의 영역일 수도 있다고 말이죠.

무엇을 상상하든지 상상하는 사람의 자유입니다.

그러한 상상들이 머릿속이 아닌 글로 쓰여졌을 때... 그 글들은 원래의 상상이 아닌 또다른 상상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보통의 책을 읽을 때는 평온한 상태라면 유독 이 <책>을 읽을 때는 머릿속이 어수선했던 것 같습니다.

'뭐지? 이건 왜?'

어쩌면 그들의 상상이 나의 상상과 다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적었던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더욱 신선한 자극이었던 것 같습니다. 가끔은 전혀 색다른 맛을 즐겨볼 필요도 있으니까요.

누군가의 상상을 들여다볼 때는 너무 기대하지 말 것.

상상 그 자체를 즐길 것.

책이란, 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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