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톨로지 (스페셜 에디션, 양장) - 창조는 편집이다
김정운 지음 / 21세기북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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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심리학자 김정운의 에디톨로지.

이 책은 에디톨로지라는 새로운 개념을 통해 우리 사회를 분석하고 있습니다.

편집(edit)과 학문(ology)의 합성어인 에디톨로지(editology)는 한 마디로 '창조는 편집이다'라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무엇이 달라졌기에 혁명일까요.

저자는 이러한 변화를 단순히 산업혁명이 아닌 지식혁명, 인식혁명이라고 말합니다.

그것이 우리의 사고방식부터 달라져야 하는 이유입니다.

요즘 아이들은 미래 인재가 되기 위해 창의력을 키워야 한다는 말을 엄청 많이 듣습니다. 그러나 교육 현실은 여전히 대입을 목표로 가르치기에 급급합니다.

시대가 원하는 인재가 달라졌는데, 교육은 과거와 다를 바가 없으니 답답한 노릇입니다. 이제는 단순히 지식을 많이 아는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좀 뜬금없지만 근래에 이러한 교육적인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마침 이 책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얻었습니다.

지식권력은 더 이상 대학에 있지 않다!

누구나 천재가 될 수 있다, 쥐 때문이다!

편집 가능성이 있어야 좋은 지식이다!

아마도 이 책을 읽는 사람마다 각자의 방식으로 에디톨로지를 활용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책에서는 지식과 문화, 관점과 장소, 마음과 심리학 측면에서 어떻게 에디톨로지가 적용되는지를 재미있게 설명해줍니다.

앞으로 반드시 배워야 할 기술이 있다면 그건 편집의 기술이 아닐까 싶습니다. 훌륭한 편집이란 자신만의 관점으로 새롭게 재구성하는 것.

창의력이란 것이 갑자기 툭 튀어나오는 것이 아니듯, 창조도 무에서 유를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세상에 완벽하게 새로운 것은 없습니다. 우리는 신이 아니니까, 뭘 창조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저 자신만의 해석과 편집이 필요합니다. 그것이 핵심입니다.

그런 면에서 저자는 실용적인 독서와 다양한 활동들을 통해 인식혁명을 실천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세상이 바뀌는 게 아니라 '나'를 바꾸는 것, 그것부터 시작해야 될 것 같습니다. 나를 편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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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OM 거의 모든 것의 속도
밥 버먼 지음, 김종명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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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둘러싼 모든 것에 대해 얼만큼 알고 있는가?

사실 우주학적 측면에서 볼 때 우리의 지식수준은 거의 유아기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겁니다.

하물며 과학자가 아닌 경우에는 말할 필요도 없을 듯.


ZOOM 거의 모든 것의 속도(ZOOM: How Everything Moves)》은 자연과 우주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형태의 움직임과 그 속도에 관해 서술한 책입니다.

한 마디로 과학책입니다.

혹시나 과학에 관심이 없어서 아예 펼쳐볼 생각이 없다면, 아주 잠시만 멈춰주시길.

알고보면 과학은 우리의 이야기입니다.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이론이나 설명들 때문에 막힐 때도 있지만, 하나씩 알아가는 과정이 신기하고 재미있습니다.

누구나 잘 모르는 것에는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먼저 궁금해야 합니다. 뭘까? 왜 그럴까?

저자 밥 버먼은 천문학 교수이자 과학 컬럼니스트입니다. 그는 십여 년 동안 마치 스포츠 캐스터처럼 자연에서의 모든 움직임들을 중계하는 일을 해왔다고 합니다.

일반인들에게 과학을 가장 쉽고 재미있게 설명해주는 과학 커뮤니케이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느날 허리케인 때문에 망가진 집을 보면서 자연에서 일어나는 모든 종류의 움직임에 매료됐다고 합니다. 우리가 관심을 갖는 모든 것은 어떤 식으로든 자연의 움직임과 관련이 있다!!!  그래서 망가진 집을 고치는 동안에 적금을 털어서 자연의 경이로운 움직임을 쫓는 전문가와 연구원들을 찾아나서는 세계여행을 하게 됩니다.

이 책은 자연과 우주, 우리몸의 움직임과 속도에 대한 연구들을 이야기합니다. 딱딱한 과학 교과서와는 달리 술술 읽을 수 있어서 좋습니다. 과학으로 보는 세상이 이토록 흥미롭고 재미있었나 싶을 정도입니다. '속도'라는 주제가 과학 전반에 걸쳐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합니다. 세상에는 어떤 것도 절대적인 정지 상태로 있기 어렵다는 사실. 정지한 것처럼 보여도 자세히 관찰하면 조금씩 움직이며, 그 움직임을 속도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구상에서 관찰되는 느린 속도의 움직임 중에 가장 극적인 것은 땅의 움직임 그 자체입니다. 또한 지구 움직임 중에서 가장 빠른 속도는 지구의 공전 속도입니다. 결국 느리거나 빠르거나 지구 위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움직이고 있습니다. 또한 우주는 계속해서 팽창하고 있습니다. 우주의 끝자락에서 광속보다 빠른 속도로 멀어져가는 은하를 생각해보니 새삼 우주의 경이로움을 느낍니다. 광속을 뛰어넘는 은하의 움직임은 현재 우리 지식의 한계를 뛰어넘는 것이지만 이 책을 통해 겨우 걸음마를 뗀 것에 의의를 두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책에 나온 우스갯소리를 소개합니다.

야영을 하던 두 사람이 곰을 만났는데, 한 사람은 곰을 보자마자 전속력으로 도망갔고 다른 사람은 그 뒤를 쫓아갔다고 합니다.

그들이 다시 만났을 때 헐떡이며 쫓아갔던 두 번째 사람이 물었습니다.

"왜 그렇게 도망갔어? 네가 곰보다 빨리 뛸 수 있다고 생각했어?"

이 질문에 첫 번째 도망간 사람은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했습니다.

"곰보다 빨리 도망갈 생각은 아니었어. 너보다만 빠르면 된다고 생각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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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없었던 것처럼 - 사랑과 상실에 관한 포토 에피그램
헤르츠티어 지음 / 싱긋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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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잃어버린 것들은...

후회하지 않으려고 잃어버렸다는 것조차 잊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없었던 것처럼 기억 속에서 삭제해버렸습니다. 아니, 삭제한 줄 알았습니다.

이렇게 우연히 누군가의 사진과 글을 보면서 그것들을 떠올리게 될 줄이야.

이 책은 헤르츠티어(강건모)의 사랑과 상실에 관한 포토 에피그램이라고 합니다.

사진은 기억을 남깁니다. 누군가의 시선이 머무는 그 곳에 다른 누군가도 자신의 기억을 끄집어봅니다.


"네가 거기 있어서, 나도 거기 있었다." (150p)

추억은 늘 각자의 방식대로 짜깁기된 보자기 같습니다.

쫘악 펼쳐보면 같은 듯 다르게.

어차피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인데, 내 마음대로 한들 누가 뭐랄까.

너의 존재가 나에게 의미를 줄 때, 가슴 한켠이 찌릿찌릿.  마음이 먼저 알려주더라.

추억의 보자기를 꽁꽁 싸두었다가 가끔 꺼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듯.


그는 일 년 만에 다시 마주한 여진에게 "다시 한번 헤어지자."라고 말합니다. 제대로 이별하기 위해서 둘만의 사랑 장례식을 치릅니다.

서로의 추억이 깃든 물건들을 땅 속에 깊이 묻고, 조사(弔辭)를 읽습니다.

"... 송우현과 서여진의 연애,

2016년 5월 21일에 나서, 2016년 12월 27일에 가니,

우리들의 슬픔은 네 생애보다 길다, 무슨 말을 더 하랴, 울다, 그저 울다." (277p)

젊은 청춘들에겐 사랑의 상실이 가장 큰 슬픔이니, 그 상실감을 애써 무시하다가 결국에는 정중하게 떠나보내는 의식을 해줍니다.


당신은 무엇을 잃어버렸나요?

어쩌면 이 책이, 그 빈 자리를 채워줄 지도 모릅니다.

무엇을 찾게 될 지는 오직 당신만이 알 수 있습니다.

다만 이 책은 상실의 슬픔을 있는 그대로 슬퍼하라고 말합니다.

당신의 슬픔을 위하여.


"롤랑 바르트의 애도 일기는 사라진 상상계에 바치는 조사(弔辭)다.

여기서 '사라진 상상계'란 그가 『사랑의 단상』에서 언급한 "사랑"의 별칭.

...

그가 애도하는 대상은 앙리에트 벵제.

1977년 10월 25일 사망한 그의 어머니다.

그는 어머니가 죽은 다음날부터 2년 동안 『애도 일기』를 썼다.

형식은 짧은 메모였다. 매 페이지마다 슬픔으로 직조된 단문이 어슬렁어슬렁 저녁길을 걷는다.

...

그는 "애도"를 이렇게 정의한다. 애도 : 꼼짝도 할 수 없는 상태, 그 어떤 방어수단도 없는 상황.

"살아가는 의미가 도착하기만을" 기다리는 어느 상주(喪主)의 고백, 『애도 일기』."  (4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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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단편소설 70 - 중고생이 꼭 읽어야 할, ‘인물 관계도’ 수록, 개정증보판 수능.논술.내신을 위한 필독서
박완서 외 지음, 성낙수.박찬영 엮음 / 리베르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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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생에게 여름방학이란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시기라고 생각해요.

물론 마냥 놀 수는 없겠지만 자신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으니까요.

그 자유시간 중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독서일 것 같아요.

<한국단편소설 70>은 중고생을 위한 여름방학 추천도서예요. 한 권의 책으로 국어 교과서에 실린 한국단편소설 70편을 읽을 수 있으니 완전 좋아요.

과거 학창 시절에는 의무적으로 읽어야 할 독서목록이 있어서 일일이 찾아서 읽었어요. 그에 비하면 리베르의 <한국단편소설> 시리즈는 학생들을 위한 맞춤 교재로 잘 만들어진 것 같아요.

우선 이 책은 수록된 작품을 시대별로 소개해줘요. [개화기 -> 1920년대 -> 1945~1949년 -> 1950~1959년 -> 1960~1970년대 -> 1980~1990년대]

시대적 배경을 알면 작품을 이해하기가 한결 수월해요. 작품의 간략한 줄거리를 통해서 한국 단편 소설의 흐름을 살펴볼 수 있어요.

본격적으로 들어가면, 각 작품마다 작가와 작품 세계, 구성과 줄거리, 생각해 볼 문제, 그림으로 표현된 인물 관계도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어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작품의 전문이 실려 있어서 제대로 감상을 할 수 있어요.

안국선 / 금수회의록
이해조 / 자유종
현진건 / 빈처, 할머니의 죽음, 고향
최서해 / 탈출기, 홍염
김동인 / 광염소나타, 광화사
이효석 / 돈(豚), 사냥
채만식 / 레디메이드 인생, 왕치와 소새와 개미, 논 이야기, 미스터 방
김유정 / 소낙비, 땡볕
이태준 / 까마귀, 복덕방
김동리 / 역마, 등신불
손창섭 / 비 오는 날
오상원 / 유예
이범선 / 오발탄, 표구된 휴지
강신재 / 젊은 느티나무
전광용 / 꺼삐딴 리
김승옥 / 무진기행
김정한 / 모래톱 이야기
박완서 / 그 여자네 집

각 작품을 읽다보면 어려운 어휘에 주석이 달려 있어서 독서만으로 어휘력이 향상되는 것 같아요. 문학 작품에는 평상시에 거의 사용하지 않는 토속어나 방언, 전문어 등이 많이 나와요. 모르는 어휘가 나올 때마다 사전을 찾아보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이 책은 친절한 주석이 있어서 빠르고 편리하네요. 혼자서 작품만 읽었더라면 모르고 넘어갈 수 있는 부분들까지 작품 해설이 잘 되어 있어서 좋아요. 특히나 이 책은 개정판으로 특별히 '인물 관계도'가  있어서 재미있어요. 그림으로 보는 인물 간의 관계로 내용을 파악하고,작품 해설은 MP3로 들을 수 있어서 마음에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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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페미니스트는 없다 - 완벽한 페미니즘이라는 환상
이라영 지음 / 동녘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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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진짜'를 강조하며 말하는 사람일수록 '진짜'가 아닐 확률이 높습니다.

그래서 '진짜 페미니스트는 없다'라는 제목에 공감하며 책을 펼쳤습니다.

페미니즘이 뭐길래?

사실 페미니즘에 대해 잘 모르지만 페미니즘 운운하며 편가르는 분위기는 싫습니다.

본질을 흐리기 위한 음모 같아서.

인간은 누구나 자신의 권리를 누릴 자격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인간 중에서 왜 여자의 인권을 이야기할 때만 더욱 시끄러운 건지 알 수가 없습니다.

이제껏 우리 사회에 만연해 왔던 편견과 차별을 과감히 깨뜨려야 합니다. 소외되고 억압된 권리를 각자에게 돌려주기 위해서.

다만 누가 누구에게 돌려주는 것이 아닙니다. 각자 자신의 권리를 찾는다는 의미로 봐야 합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여전히 남성적 시각에서, 강자의 위치에서 여성을 평가합니다. 여성은 여성을 비판하기도, 지지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이 책을 읽을수록 답답함은 커져갑니다. 그러나 감당할 수 있는, 감당해야 할 답답함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실 직시.

저자는 영화 <박열>을 보고 가네코 후미코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어서 책을 찾다가 그녀가 쓴 <무엇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는가>에서 다음의 문장을 발견합니다.

"나는 결코 내가 꼬여 있지 않다고도, 뒤틀려 있지 않다고도 말하지 않겠다.

사실 나는 꼬여 있었다. 또한 뒤틀려 있었다. 하지만 무엇이 나를 이렇게 비뚤어지게 했는지." (158쪽)

한국의 페미니즘이 어떻게 흘러갈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 중 일부는 극단적인 발언이나 행동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극단적이고 폭력적인 점만 부각시키는 건 옳지 않습니다. 그들의 잘잘못을 따지고 비난하기 전에 그러한 행동이 발생하도록 만든 감정의 맥락을 수용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차별받는 대상에 대한 의도적 무시와 무지가 문제라는 걸 인식해야 합니다. 누구든지 페미니즘에 대해 적극적으로 발언하는 현실이, 침묵을 강요당하는 것보다 낫습니다.

진짜 페미니스트를 찾을 게 아니라 '진짜'를 규정하고 선택하려는 권력에 대해 의구심을 가져야 합니다. 그리고 끝없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이것이 '진짜'보다 더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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