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에게 (양장) - 기시미 이치로의 다시 살아갈 용기에 대하여
기시미 이치로 지음, 전경아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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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에게』는 '나이 듦'에 대한 조언을 담고 있는 책입니다.

제목에서 '마흔'은 스스로 '나이 듦'을 느끼는 상징적인 의미의 시점으로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사실 요즘은 '마흔 = 중년'이라는 공식이 딱 들어맞지는 않습니다.

그만큼 자기 관리에 철저한 사람들이 많아져서, 마흔이 넘어도 청년 못지 않은 열정과 체력을 가진 이들이 있습니다.

중요한 건 누구나 나이들고 늙어간다는 사실입니다. 아무도 피할 수 없습니다. 그것이 바로 인생입니다.


저자 기시미 이치로는 아들러 심리학의 1인자이자 철학자라고 합니다.

그는 '나이 든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이며, 살아갈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다시 살아갈 용기를 가지라고 말합니다.

새로운 무언가를 배우며 즐겁게 살라!

그러기 위해 필요한 건 특별한 재능이나 적성이 아니라 약간의 도전 정신입니다.

오스트리아의 정신과 의사이자 심리학자 알프레드 아들러의 말을 빌리자면 '불완전한 용기'가 필요합니다.


아들러가 말하는 불완전함이란 인격의 불완전함이 아니라 새로 시작하는 일에 대한 지식과 기술에 대한 불완전함입니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면 그 즉시 '잘하지 못하는 자신'과 마주하게 됩니다.

새로 시작한 일이니 못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런 자신을 받아들이는 게 '잘하게 되는' 것의 첫걸음입니다.  (30p)


저자는 우리에게 묻습니다.

"열여덟 살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면 돌아가고 싶습니까?"

저는 단숨에 답할 수 있습니다. "아니오. 지금이 좋습니다." 라고.

물론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고 갈 수 있는 것도 아니지만, 이 질문을 통해서 나이 든다는 것이 썩 나쁘지 않다는 걸, 오히려 긍정적인 면을 바라보게 해줍니다.

노화로 인한 두려움이나 걱정은 주로 신체적인 변화 때문인데, 그것도 인간의 가치를 무엇에 두느냐에 따라 다르게 바라볼 수 있습니다.

늙고 병들어서 침대에 누워 있는 나를 상상할 때 어떤 기분이 듭니까?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까 쓸모 없는 인간이라고 느낀다면 그건 정말 잘못된 생각입니다. 저도 불과 몇 년 전까지 그런 생각을 가졌기 때문에 우울했던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나는 뭘 할 수 있어서 가치 있는 사람이 아니라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가치 있는 사람입니다.


'지금의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어떤 상태든 거기에 있는 것만으로,

살아 있는 것만으로 타자에게 공헌할 수 있다.'  (53p)


인간의 가치와 사는 의미는 '생산성'에 있는 게 아니라 '살아 있음' 그 자체에 있습니다.

다만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지는 생각해봐야 합니다. 즉, '살아 있는 동안,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스스로 답을 찾아야 합니다.

이 책에서는 늙어가는 용기와 지금을 잘 살기 위한 현명하고 현실적인 방법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우리를 사랑하는 사람에게 우리가 행복한 것보다 더 좋은 일이 있을까?"  (21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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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라 태권 소녀 - 태권도 우리문화그림책 온고지신 21
허은실 지음, 김고은 그림, 이봉 감수 / 책읽는곰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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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라 태권 소녀>는 우리문화그림책 21번째 책이에요.

얼마나 반갑던지~~~

책읽는곰 출판사에서 나온 우리문화그림책 온고지신 시리즈는 저희 큰애부터 좋아하는 책이라서 두고두고 읽게 되는 책이에요.

우리의 옛문화부터 명절, 다양한 문화들을 재미있는 그림으로 보고 배울 수 있어요.

이번 주제는 '태권도'예요.

우리나라 전통 무술이자 세계화된 국제공인스포츠죠.


주인공 공아리는 겁도 많고 부끄러움도 많은 여자아이예요.

꼬물꼬물 벌레만 봐도 화들짝 놀라고,

친구들이 놀려도 눈물만 그렁그렁,

말 한마디도 못 해요.

하지만 하얀 태권도복을 입고 띠를 질끈 매는 순간,

완전히 딴 사람이 돼요.


바로 태권 소녀로 변신 완료!


그런데 심술쟁이 왕창고릴라가 자꾸만 아리를 놀려대고 괴롭히는 거예요.

왕창고릴라는 아리와 같은 반 남자아이예요. 덩치가 커서 왕창고릴라인데, 아리만 보면 팔다리가 짧다면서 콩알이라고 놀려요.

아리가 대꾸조차 못 한다는 걸 잘 아니까 더 못되게 구는 거예요. 오늘도 왕창고릴라에게 호되게 당하고 눈물 흘리는 아리.


어느날 아리는 왕창고릴라가 아기 고양이를 괴롭히는 걸 보게 됐어요.

아리 자신을 놀릴 때는 꾹 참았지만 이번 만큼은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어요.

왜냐하면 아리는 태권 소녀이기 때문이에요.


"몸과 마음을 단련하여, 강인한 정신력과 용기를 길러,

약한 자를 돕고 훌륭한 사람이 되기 위해, 태권도를 배웁니다!"


그동안 태권도로 단련해온 아리는 멋진 태권도 품새로 왕창고릴라를 혼내줬어요.

우와, 진짜진짜 멋져요~~~


태권 소녀 아리 덕분에 저희집에도 태권 소녀를 꿈꾸는 아이 한 명이 늘었어요.

귀여운 그림과 재미있는 이야기 그림책 <날아라 태권 소녀>,  저희집에서 사랑받는 그림책 한 권 또 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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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즈와 사라진 코뿔소 사건 지양어린이의 세계 명작 그림책 56
파비안 네그린 지음, 로렌초 산지오 그림, 유지연 옮김 / 지양어린이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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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즈가 얼마나 유명한지, 아이가 책 제목을 보자마자

"아하~ 셜록 홈즈 알아요!"라고 말하네요.


그래, 바로 그 셜록 홈즈 이야기란다.


<셜록 홈즈와 사라진 코뿔소 사건>는 어린이를 위한 추리 그림책이에요.

주인공 실비아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깜짝 놀랐어요.

자신의 코뿔소가 사라졌거든요.

어떡하죠?

실비아는 사라진 코뿔소를 찾아줄 유일한 사람은 셜록 홈즈 탐정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즉시 전화를 걸어 사건을 해결해달라고 부탁했어요.


자, 명탐정 셜록 홈즈는 어떻게 사건을 해결할까요?

먼저 질문을 하네요.
"실비아, 코뿔소가 어떻게 생겼는지 말해 주겠어요?"


여기부터 재미있어요.

실비아가 코뿔소에 대해서 설명하면 홈즈 옆에 있는 왓슨이 엉뚱한 대답을 해요.

우리가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도 막상 설명하려고 하면 쉽지 않아요.

실비아의 코뿔소처럼 예쁜 원뿔 하나가 있고, 몸이 회색이라는 것은 부분적인 특징이에요.

각각의 특징을 모두 합쳐야 비로소 코뿔소의 모습이 완성되는 거죠.

그림책을 보는 아이들은 저절로 코뿔소의 특징을 생각하게 될 거예요.

코뿔소를 직접 봤나요, 아니면 책에서 봤나요?


실비아의 사라진 코뿔소 사건의 핵심은 찾아야 할 코뿔소가 동물원에서 볼 수 있는 코뿔소가 아니라,

아주 특별한 실비아의 코뿔소라는 점이에요.


역시 명탐정 셜록 홈즈는 완벽한 추리로 실비아의 코뿔소를 찾아줬어요. 왜 사라졌는지, 그 이유도 알려줘요.

도대체 범인은 누구일까요? 

범인은 늘 가까운 곳에 있는 법.

추리하는 재미가 있어요. 실비아의 특별한 코뿔소, 어떤 코뿔소인지 궁금하죠?

아이들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멋진 그림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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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속 외딴 성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서혜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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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속 외딴성>은 사람을 홀리는 책인 것 같아요.

이 책을 보자마자 그냥 읽고 싶어졌거든요.


일본에서 2018년 서점대상 수상작!


당연한 결과인 것 같아요. 누구든지 이 책을 펼치면 이야기 속으로 빨려들어갈테니까.

주인공 고코로가 거울 속으로 빨려들어갔듯이.


고코로는 중학교 1학년 여학생이에요. 정말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친구들에게 미움을 받게 됐고, 그걸 견디지 못해서 학교에 못 가고 있어요.

엄마와 아빠는 고코로를 이해해주려고 노력하지만 쉽지 않아요. 학교에 가기 싫은 진짜 이유를 고코로가 말하지 않았으니까요.

말 못할 비밀...... 이건 당사자가 아니고서는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에 말하지 못하는 거예요.

어느날 방에 놓여 있던 전신거울이 무지개색으로 빛나더니, 그 안에 늑대가면을 쓰고 인형 같은 드레스를 입은 어린 여자아이가 말을 걸어왔어요.

"축하합니다! 당신은 이 성에 초대받으셨습니다!"

거울 속 외딴 성에 들어간 고코로는 자신을 포함한 일곱 명의 아이들이 초대받았다는 걸 알게 돼요.

늑대가면의 소녀는 지금부터 약 일 년 동안 이 성에 숨겨 놓은 소원 열쇠를 찾는 사람에게는 소원 하나를 이뤄주겠다고 말해요.

거울 속으로 들어올 수 있는 시간은 일본 시간으로 오전 아홉 시부터 오후 다섯 시까지이며, 혹시나 다섯 시가 넘어서 성에 남아 있으면 늑대에게 잡아먹힐 거라고 경고하죠.

일곱 명의 아이들에게 "빨간 모자들~"이라고 부르는 늑대가면의 소녀.

과연 아이들은 소원 열쇠를 찾을 수 있을까요?


<나니아 연대기>의 마법 옷장처럼 <거울 속 외딴성>에는 마법 거울이 존재하지만 아름다운 판타지 세계는 없어요.

거울 속 외딴성... 그곳은 현실에서 외톨이가 된 아이들의 피난처와 같아요.

주인공의 이름 고코로의 뜻은 '마음'이에요. 우리말로 바꿔 이야기하면, 마음이는 학교에서 나쁜 아이들 때문에 마음의 상처가 생겼어요.

고코로의 담임 선생님, 이 부분은 많이 나오지 않지만 굉장히 현실적이라서 놀랐어요. 학교 선생님들이란 대부분 왕따 당하는 학생이 더 문제라고 생각하거든요. 피해학생은 침묵하고, 가해학생은 항변하니까. 가만히 당하는 건 뭔가 부족하고, 잘못된 거니까.


<거울 속 외딴성>은 늑대가면의 소녀와 일곱 명의 아이들이 보여주는 놀라운 이야기예요. 읽는 내내 마음이 아프고 저려왔어요. 그리고 고마웠어요. 상처받은 아이들에게 현실은 여전히 끔찍하지만, 적어도 이 이야기 덕분에 힘을 낼테니까. 아니, 힘을 내줬으면 좋겠어요. '넌 혼자가 아니야!'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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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물고기 묘보설림 4
왕웨이롄 지음, 김택규 옮김 / 글항아리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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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물고기>는 중국 작가 왕웨이롄 (王威廉 왕위렴)의 중단편집입니다.

묘보설림(猫步說林) 시리즈는 이야기의 숲을 가만히 거니는 고양이라는 뜻으로,

글항아리에서 펴내는 중화권 현대소설 시리즈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된다는 점에서 기대했던 책입니다.


노란 책표지에 "책물고기"라는 제목 書魚(서어)를 잡으려는 까만 고양이 그림이 인상적입니다.

톡톡 튀는 느낌이 왕웨이롄의 소설을 표현하기에 적절한 것 같습니다.

이 책에는 다섯 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습니다. 각각 색다른 이야기.

아직 책을 펼쳐보지 않은 독자라면 미리 준비하시길.

그의 이야기는 팔딱팔딱 뛰는 책물고기 같다고.


<소금이 자라는 소리를 듣다>는 광활한 소금밭에서 일하는 주인공의 단조로운 일상이 친구 커플로 인해 흔들리는 모습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문득 영화 <독전>에 나오는 소금밭이 떠올랐습니다. 소금밭이라는 공간 이외에는 딱히 공통점이 없지만, 그만큼 소금밭의 이미지가 강렬해서 뇌리에 박혔던 것 같습니다. 주인공은 꿈 속에서 소금호수를 걷고 있었는데, 숨막힐 듯한 어둠이 덮쳐왔고, 사방에서 미세한 소리가 어지럽게 들려와서 너무나 무서웠습니다. 마치 어떤 것이 자라나고 있는 소리 같았다고. 아침에 깨었을 때 그것이 소금이 자라는 소리가 아니었을까라고 생각합니다. 생명 없는 소금이 자라는 소리를 듣는다는 건 어떤 심리일까요. 머릿속으로는 알 것 같지만, 진심으로 알 수는 없습니다. 매일 소금밭을 봐야 하는 주인공의 삶을 살아본 적이 없으니까. 하지만 이미 우리는 저마다 각자의 소금밭에 서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책물고기>는 책 사이에 불쑥 나타나 기어다니는 작은 벌레, 책벌레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책벌레라고 부르지만 옛날 사람들은 응성충 아니면 서어(書魚), 즉 책물고기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요즘은 책벌레를 거의 본 적이 없어서, 또한 과거에 봤던 책벌레는 발견하자마자 손가락으로 꾹 눌러버렸기 때문에 제대로 관찰한 적이 없습니다. 그러니 작가가 어떻게 책벌레를 묘사하든지 아마도 그럴 것 같다고 수긍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그냥 책벌레가 아니라 아주 신기한 책벌레를 만난 경험을 들려주니 묘하게 빠져들었습니다. 믿거나말거나. 중요한 건 신기한 이야기는 늘 재미있다는 겁니다.

<아버지의 복수>와 <걸림돌>은 서로 다른 이야기지만 왠지 주인공이 같아도 전혀 문제될 것이 없을 것 같은 이야기입니다. <아버지의 복수>에서 주인공의 아버지가 타 지역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광저우에 대해 갖는 애증의 감정과 <걸림돌>의 주인공이 기차에서 만난 할머니와 나누는 가족사는 인간의 정체성, 삶의 뿌리를 떠올리게 합니다.

마지막으로 <베이징에서의 하룻밤>은 영화 <남과 여>를 다시 보고 싶게 만드는 이야기였습니다.

작가는 지금 이 시대에 진정으로 신비한 이야기가 사라졌으며, 자신은 '이야기가 없는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판단은 독자의 몫이기에, 작가의 지나친 겸손이 아닌가 싶습니다. 어느 순간 책물고기라는 미끼를 물게 되는... 책물고기의 역설적인 매력 어필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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