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이 나타났다! - 뇌를 먹는 외계인의 지구 침공기 라임 어린이 문학 24
톰 맥로힌 지음, 김선영 옮김 / 라임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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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며칠 전 우리나라에서 독자적으로 개발한 엔진 시험발사체 누리호가 비행에 성공했다는 뉴스를 봤어요.

우리나라의 우주개발 계획은 2030년까지 우리 로켓으로 달 탐사를 위한 착륙 시도를 할 거래요.

그리고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인사이트호는 화성 착륙에 성공했대요.

누리호 비행 성공에 감격하면서도 한편으론 우리는 언제쯤 화성에 보낼 수 있으려나 싶었어요.

멀지 않은 미래에는 우주가 세계인의 활동 무대가 되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우리 아이들은 어떤 지구인으로 살게 될까요.


<외계인이 나타났다!>는 뇌를 먹는 외계인의 지구 침공기를 그린 책이에요.

호기심 많은 열두 살 소년 프레디가 주인공이에요.

프레디는 단짝 친구 잭과 함께 이웃집 위성 방송 신호로 텔레비전을 훔쳐보려고 알루미늄 포일로 위성 안테나를 만들었어요.

그런데 그만, 프레디의 안테나 때문에 외계인에게 지구의 위치를 노출시키고 말았어요.

외계인은 텔레비전을 통해 모습을 드러냈어요.

부리부리한 눈이 세 개, 앞으로 툭 튀어나온 귀가 두 개 달린 초록색 얼굴이 이렇게 말했어요.

"나는 트왕 행성의 앨런. 나는 여기에 왔다, 말하려고.

너희에게 남은 시간은 오늘 밤 열 시까지.

그다음에 끝이다, 지구는.

내가 죽인다, 모두. 째깍,째깍."

다짜고짜 지구인을 모두 죽인다는 외계인 앨런은 인간의 뇌를 먹을 거라고도 했어요.

자신들은 뇌를 먹는 방식으로 배운다고 말이죠.

너무나 놀란 프레디와 잭은 경찰인 삼촌 웨스트 경사에게 외계인 침공 소식을 맨 처음 알렸어요. 맥길 경찰서장은 삼촌의 상관인데, 외계인 침공 소식을 듣고도 아이들 장난이라고 여겼어요. 그럴만도 한 게 잭은 어항 속의 금붕어가 말을 한다고 믿는 아이거든요.

직접 텔레비전으로 외계인 앨런을 본 웨스트 경사도 믿지 않았어요. 진짜라면 상공에 있는 인공위성이라도 떨어뜨려 보라고 했거든요.

그때 어디선가 쌔애액, 하고 바람 소리가 들리더니 갑자기 엄청난 굉음이 들려왔어요.

쾅!

놀랍게도 도로 한가운데에 인공위성이 떨어진 거예요.

맥길 경찰서장은 나사에 전화를 걸어 인공위성 하나가 떨어진 것과 외계인 침공 사실을 알렸어요. 미국 대통령까지 보고를 듣고 찾아왔어요.

대통령은 프레디와 잭에게 외계인 침공 사실을 아무한테도 말하지 말라고 했어요.

그런데 이미 늦었어요. 잭이 휴대폰으로 다 올렸거든요.


방금 다른 행성의 생명체 발견!

#극한의 셀피 # 우주에서 온 외계인 # 지구 끝장 # 울버햄프턴 # 프레디네 집 # 내 거대한 뇌를 먹어 줘


전 세계 사람들이 알게 된 외계인 침공 사실, 앞으로 남은 시간은 세 시간.

이제 지구는 멸망하게 되는 걸까요?

엉뚱하고 황당한 외계인 이야기 같지만 마지막 결말을 보면서 안도와 웃음이 나왔어요.

어항 속의 금붕어가 말을 한다고 믿는 잭이 이상한 게 아니라 아이들의 무한 상상력을 가로막는 어른들이 문제였어요. 더군다나 티격태격 싸우기까지 하는 어른들을 보면서 이 책을 읽는 어린이들은 '지구는 누가 지키나?'라는 걱정이 됐을 거예요. 다행히도 용감한 프레디가 지구를 지켜냈어요.

어떻게 했냐고요?  그건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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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모인류 - 어른의 쓸모에 대해 묻다
빈센트.강승민 지음 / 몽스북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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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모 인류>는 거창하게 '인류'에 대해 말하는 책이 아니에요.

'인류'라는 단어 때문에 잠시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를 떠올렸다는 건 인정.


이 책에는 두 사람이 등장해요.

"헛헛해진 40대 남자와 청춘보다 더 에너제틱한 67세 빈센트"

책 속의 '나'는 40대 남자 강승민이고, 동네 가까운 곳에 사는 빈센트라는 '쓸모 인류'를 만나면서 그와 나눈 이야기들을 책으로 만든 거예요.

빈센트라는 어른을 소개하자면,

'쓸모 있는  +  인간'

진화론에 기대어 설명하면 '호모 유스풀니스 Homo Usefullness'의 인류라고 할까.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쓸모'는 밥벌이 인생에서 승승장구하는 능력을 뜻하지만, 이 책에서는 달라요.

여기서 말하는 '쓸모'란 스스로의 가능성이 오래 빛을 발하는 어떤 것이에요.

그 뜻을 구구절절 설명하느니 그냥 빈센트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것이 더 빠를 것 같아요.

이 책을 읽으면서 저 역시 공감했거든요. 빈센트의 이야기는 금세 나를 사로잡았다...

세상 근사하게 사는 삶이란, 바로 이런 거구나.

빈센트를 통해서 '쓸모 있는 어른'이 되고 싶어졌어요.


빈센트의 쓸모는 일상에서 빛이 나요.

주방에서 가족을 위한 오너 셰프를 자청하고, 건강한 재료를 이용해 매일 아침 손수 브런치를 만들고, 삶에 필요한 것들은 뚝딱뚝딱 만들어내는 맥가이버예요.

원래 미국에서 살았던 빈센트 부부는 은퇴 후 삶을 한국에서 보내고 싶어 지난해 서울에 자리를 잡은 거예요. 서울 가회동의 작은 한옥을 구해 1년 넘게 리모델링하며 아직도 집의 세세한 부분까지 직접 손보며 살고 있어요. 농담 삼아 자신은 300살까지 살거니까, 천천히 느릿느릿 깐깐하게 그 속도에 맞춰 사는 거래요.

빈센트의 일상을 보면서 자극이 아닌 감동을 받는 이유는 타인의 요구에 의해 마지못해 움직이는 몸이 아니라 제 몫의 쓸모를 찾아 나서는 에너제틱한 움직임 때문이에요.

그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가 '버틀러 스쿨'을 다니고 싶다는 거예요. '버틀러 Butler'의 사전적 의미는 대저택의 남자 하인들 중 책임자를 뜻하는데, 영국에서 제대로 버틀러를 공부하는 시간을 갖고 싶대요. 빈센트가 생각하는 버틀러는 전체적인 관리(매니지먼트)의 개념이래요. 하인이 아니라 진짜 어른이 되고 싶은 거래요.

집에서 아버지의 역할, 대학에서 총장의 역할, 나라에서 올바른 대통령의 역할이 있다면 그건 버틀러라고.

이 사회에 어른 버틀러가 많을수록 진짜 살 만한 세상이 되는 거라고.

그래서 빈센트는 버틀러 같은 삶을 즐길 뿐이래요. 진정한 '어른의 시간'과 매너를 가질 수 있다면 함께 사는 사람들과 행복할 수 있으니까요.

빈센트는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서비스하고 싶대요.


"영화 <킹 아더>를 보면 이런 장면이 있어. 아더 왕이 라운드 테이블에 모인 사람들에게 이런 대사를 해.

'In serving each other, we become free!  서로에게 봉사하는 마음을 가질 때 우리는 더 당당할 수 있어!'

내겐 요리가 그래. 음식으로 남을 즐겁게 할 수 있어. 요리를 통해 내 삶은 더 당당할 수 있는 거야.

그렇다면 요리를 대접하는 나도 누군가에겐 영웅처럼 비춰지지 않을까?"  (211p)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서 영웅이란 하늘을 나는 슈퍼맨이 아니에요. 자신의 삶에서 쓸모 있는 어른으로 사는 거예요.

빈센트가 전하는 마지막 메시지는,

"지금은 걱정할 때가 아니라 여기저기 기웃거릴 때라고!"라고 해요.

삶이 튼튼하려면 여기저기 기웃거려야 한다고, 그 다양한 경험이 삶을 튼튼하게 만드는 거라고.

우리 앞에는 뭘. 해. 도. 충. 분. 히. 가. 능. 한. 시. 간. 이 기다리고 있으니까.


살다가 한 번이라도 '쓸모 있는 어른'에 대한 궁금증이 생긴다면, 이 책을 강력추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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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줄다리기 - 언어 속 숨은 이데올로기 톺아보기
신지영 지음 / 21세기북스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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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줄다리기>라는 제목을 보고, 참 재미있다고 생각했어요.

언어의 세계에서 서로 힘 겨루기 하는 모습을 상상했거든요.

학창 시절에 배웠던 언어의 특징 중에서 역사성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언어가 변한다는 것인데,

요즘들어 심각하게 언어 오염을 걱정하던 터라, '언어의 줄다리기'라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다고 느꼈어요.


사회를 반영하는 것이 바로 언어의 숙명이라는 것.

어제의 생각과 오늘의 생각이 충돌하는 순간, 줄다리기는 시작된다는 것.

습관적으로 사용한 언어 표현이 우리의 이데올로기를 지배한다는 것.


이 책은 언어 표현들 뒤에 숨어 있는 이데올로기 사이의 거대하고 치열한 대결을 보여주고 있어요.

저자는 해설자, 우리는 관객이자 선수.


참, 이 책 덕분에 처음 알게 된 '톺아보기'는 구석구석 꼼꼼히 살펴본다는 뜻을 가진 순우리말이라고 해요.

책에서 지켜볼 언어의 줄다리기는 '대통령 각하'와 '대통령님', '대통령'이에요.

대통령이란 단어의 유래를 살펴보면,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된 것은 1881년 이헌영이 저술한 『일사집략』으로, 고종의 명을 받아 신사유람단의 일원으로 일본에 파견되어 보고 들은 내용을 기록한 책입니다. 이헌영은 일본 신문에서 미국 대통령이 총격을 입었다는 보도를 읽었던 내용을 기록하면서, 대통령이라는 단어에 '곧 국왕을 가리키는 말이다'라는 주석을 달았다고 합니다. 대통령은 봉건군주제의 이데올로기를 담고 있는 표현입니다. 그래서 우리의 전직 대통령께서 자신을 왕이라고 착각했던 모양입니다.

민주공화국의 국민이 봉건군주제의 왕이라는 의미를 담은 대통령이라는 단어를 쓴다는 건 민주주의 정신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일입니다. 문제는 문제의식은 있으니 대통령을 대체하는 민주적인 명칭을 아직 찾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지금은 쓰이지 않는 '장애자'라는 단어는 '장애는 정상이 아니다'라는 이데올로기가 담긴 단어입니다. 1990년 '장애인고용촉진법' 제정과 함께 '장애인'이라는 단어가 점차 자리를 잡게 됩니다. 비장애인과 일반인이라는 표현은 장애인의 관점에서 붙여진 것인데, 이 또한 차별을 조장합니다. 최근에는 장애인이라는 단어 자체를 쓰지 말자는 입장이라고 합니다. 사람이 지닌 다양한 속성 중 한 가지에 불과한 '장애를 가진'이라는 속성만으로 그 사람 전체를 규정하게 된다는 문제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장애인이라는 한 단어 대신에 '장애가 있는 사람'이라고 풀어서 표현하자는 생각이 공감을 얻고 있습니다.

'미혼'과 '비혼'의 줄다리기는 사회적 변화를 극적으로 보여줍니다. 통계청 조사 결과에 따르면, 1998년부터 결혼선호율 감소 추게가 지난 18년간 지속적으로 이어졌으며, 만 13세 이상의 대한민국 국민 중 결혼은 꼭 해야 하는 것으로 인식하는 사람이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입니다. 이제 미혼이 담고 있는 이데올로기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습니다.

비혼이 미혼의 대체 개념으로 본격적으로 제안되기 시작한 건 1990년대 후반 여성 단체들에 의해서라고 합니다. 애초에 세상 사람들을 결혼 여부에 의해 범주화할 필요가 있었나라는 의문을 제기하게 됩니다.

이밖에도 차별과 불평등을 조장하는 언어들은 너무나 많습니다.


이 책에서는 언어의 줄다리기 사례를 통해서 이러한 관점 차이가 생긴 배경을 들여다보게 만듭니다. 누구의 어떤 관점이 그 표현의 이면에 숨어 있는가를 톺아보면서 언어의 중요성을 다시금 확인하게 합니다. 저자는 이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언어 감수성'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에 대하여 좀더 민감해져야 성숙한 소통이 가능합니다. 서로 다른 생각을 표현하고,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성숙한 소통의 상황이 성숙한 민주 사회를 위한 필요조건입니다.

<언어의 줄다리기>는 우리의 '언어 감수성'을 높이는 첫걸음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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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떠보니 50 - 절대 오지 않을 것 같지만
김혜민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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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눈 떠보니 50> 은 라디오 PD인 저자가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 모음집입니다.

멋지게 나이든다는 건 어떤 것일까요?

막연하게 먼 노후의 이야기가 아니라 좀더 가까운 50대를 생각해보자는 것입니다.

서른일곱의 저자는 '내게는 절대 오지 않을 것 같았던 50대'를 지금부터 잘 준비해보자는 마음에서 이 책을 기획했다고 합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먼저 걸어간 선배들의 이야기, 즉 50대를 잘 살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

한 권의 책 속에서 여러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건 꽤 멋진 일인 것 같습니다.

학교에서도 배울 수 없는 값진 인생 수업을 들을 수 있습니다.


책 속에는 크게 다섯 가지 이야기로 나뉘어 있습니다.

첫 번째 이야기는 바로 '지금'이 그대의 전성기라는 것입니다.

두 번째 이야기는 '나'는 여전히 청년이라는 것입니다.

세 번째 이야기는 '너'와 내가 함께 하기 위한 관계에 대한 조언을 말합니다.

네 번째 이야기는 50대, '시작'하기 딱 좋은 시기라는 걸 보여준 삶의 주인공들이 나옵니다.

다섯 번째 이야기는 '우리'의 불꽃은 꺼지지 않는다는 이 책의 결론을 이야기합니다.


TBWA KOREA 크리에이티브 대표이자 작가 박웅현님, 치매 노모를 위해 매일 삼시 세끼를 차려내는 67세 할배 정성기님, 소설가 박경희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인 정혜신님, 국어교육과 교수 정채찬님, 휴넷 회장 권대욱님,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문유석님, '빠리의 택시 운전사'  홍세화님, 심신치유기업 노매드 대표 윤용인님, 닛부타의 숲 정신분석 클리닉 원장 이승욱님, 기독교 자살예방센터 라이프호프 대표 조성돈님, '50대 섹스의 전도자' 이자 동두천 해성산부인과 원장 박혜성님, MBC PD 김민식님, 일산동구청 산업위생과 산업일자리팀에 근무하고 있는 노상호님, 한국인터넷윤리학회 학회장 김명주님, 대한민국 대표 코미디언이자 MC 이홍렬님, 주부로서 살다가 '세 자매 놀이터'를 만든 자매 곽수자님과 곽정숙님, 사회학자이자 칼럼니스트 송호근님, 국방FM DJ 이익선님, YTN 라디오 <당신의 전성기, 오늘>의 진행자 김명숙님.


모두 빛나는 50대의 삶을 살고 있는 분들입니다. 저마다 자신의 인생에서 얻은 삶의 지혜를 아낌없이 알려주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유독 한 분의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노상호님은 50대 중반 나이에 공무원 시험에 도전하여 당당히 합격한 분입니다. 그러나 그 도전 뒤에는 사업 실패라는 쓰라린 경험이 있었습니다. 안정기에 접어들 50대 중반에 사업 실패는 그 충격이 더 클 수밖에 없습니다. 빚더미 속에서 다 포기하고 싶었지만 그를 붙잡은 건 당시 고3 딸이었다고 합니다. 그는 낮에는 학원 운전기사로, 야간에는 파트타임으로 일하면서 틈틈이 인터넷 무료강좌로 독학을 시작했고, 딸과 함께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그 결과, 58세에 새내기 공무원이 되었습니다. 곧 정년퇴임을 맞이하겠지만 현재 신입직원의 마음으로 일한다는 노상호님을 보면서 가장 빛나는 50대라고 느꼈습니다. 

멋지게 나이든다는 건 바로 이런 모습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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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들이 노래한다 - 숀 탠과 함께 보는 낯설고 잔혹한 <그림 동화> 에프 그래픽 컬렉션
숀 탠 지음, 황윤영 옮김 / F(에프)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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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들이 노래한다>는  아주 특별한 <그림 동화>를 만날 수 있는 책입니다.

혹시나 <그림 동화>니까 어린이책이라고 짐작하지 마시길.

이 책은 어른들을 위한 '그림 동화 작품집'이라고 소개하고 싶습니다.

마치 미술관이나 예술 전시회에 간 것처럼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감상 모드가 됐습니다.

<그림 동화> 중 75편을 모티브로 한 숀 탠의 조각품을 만날 수 있습니다.

기괴하고 기발한 조각품들.

숀 탠의 <그림 동화>는 이야기를 글로 읽는 게 아니라 조각품으로 보여줍니다.

조각품을 딱 본 순간, '아하~ 그 이야기!'라고 떠올리게 됩니다.

원래 잔혹 동화였다는 점에서 <그림 동화> 본연의 느낌을 최대한 살려냈다고 봅니다.

숀 탠은 어른이 되고서야 <그림 동화> 원작이 가진 복잡성과 모호성, 그리고 지속성에 대하여 인식하게 되었고, 작가이자 예술가로서 특별하게 표현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종이 반죽과 공기 건조 점토 등으로 빚어낸 조각품들입니다.

이 책에 실린 모든 조각품들은 6cm에서 40cm 높이의 작품들로, 작가가 직접 사진 촬영을 하고 컴퓨터로 편집했다고 합니다.

숀 탠이 중요한 게 여긴 건 이야기의 단단한 뼈대였기 때문에, 그 이야기 자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자신의 조각품들이 상상 속에서 고고학자에게 발굴된 뒤, 박물관에 놓여 희미한 조명에 비춰지고 있는 전시물처럼 보이기를 바란다고 합니다.


책을 펼치면, <그림 동화>의 이야기와 숀 탠의 조각품이 나란히 보입니다.

실제로 전시실에 놓인 조각품들을 찍어 놓은 듯한 '작품집'처럼 보이지만, 조각품을 위한 작품집으로 보이진 않습니다. 

신기한 건 이야기가 조각품들을 설명하는 게 아니라 조각품 자체가 이야기 같아 보인다는 겁니다.

<그림 동화> 전체 내용이 나오지 않고, 일부분만 나와 있어서 <그림 동화>의 이야기를 모르는 사람에겐 다른 느낌일 수는 있습니다.

그런 분들을 위해서는 책의 맨 뒤에 나오는 <그림 동화> 더 읽어 보기에서 요약된 줄거리를 찾아보시길 바랍니다.

하지만 <그림 동화> 이야기를 아는 사람이라면 조각품 자체가 보여주는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 것입니다.

예술은 잘 모르지만, 숀 탠의 조각품들을 보면서 <그림 동화>를 더욱 잘 이해할 수 있는 예술작품을 만난 것 같아서 좋았습니다.


<그림 동화>가 전 세계 어린이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신의 한 수가 '삽화'였다면.

<뼈들이 노래한다>는 숀 탠의 조각품이라는 신의 한수로, 어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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