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읽는 철학 - 꼭 알아야 할 현대철학자 50인
이순성 지음 / 마리서사(마리書舍)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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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오늘을 읽는 철학>은 현대철학개론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자는 우리들에게 말합니다.

현대 사회가 왜 이런지 궁금한가요?

궁금하면 이 책을 보시라~~

일단 철학 맛보기!


"이 책은 현란한 맛을 지닌 다양한 서양 현대철학의 시식 코너다.

시식을 위해 한 입만큼만 올려놓다 보니, 각 철학자의 복잡한 사상 전체가 식탁에 오른 것은 아니다.

그들이 펼친 생각 중 구미에 당길 만한 부분들을 살짝 시식 코너에 올려놓았다."  (9p)


그렇습니다, 딱 한 입만큼만.

수많은 현대철학자 중에서 50인을 단 한 권에 소개하다보니, 아주 개략적인 핵심만 설명할 수밖에 없습니다.

오히려 그 점이 철·알·못(철학을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이 책에 밑줄 쫘악 그어가면서 공부하듯이 읽었습니다.


철학 박사인 저자는, 철학이란 원래 삐딱하고 불량한 사람들이 한다고 말하지만 그건 농담이 반.

세상을 주어진 현실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왜?'라는 궁금증을 갖는 것이 철학의 시작입니다.

진짜로 불량한 사람이 철학을 하면 세상이 어지러워집니다. 하이데거처럼... 

실존철학의 두 거목인 야스퍼스와 하이데거는 동일한 철학의 뿌리에서 시작했으나,

각자의 인생에서는 전혀 다른 행보를 보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야스퍼스는 양심선언을 합니다. 독일인들을 향하여 말하길, 우리 모두가 살아남았다는 것 자체가 이미 커다란 죄책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반면 하이데거는 나치를 지지하다가 전쟁이 끝난 후에도 아무런 공식적인 사과 없이 침묵으로 일관하면서 마지막까지 저술활동에만 전념합니다.

하이데거는 철학자로서 부끄러운 삶을 살았습니다. 잘못을 시인하지도, 반성하지도 않았다는 건 일말의 양심마저도 포기한 증거입니다.


우리가 철학을 배우는 이유는, 이 세상을 제대로 바라보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함이라고 생각합니다.

생각에만 머무는 철학은 죽은 철학이니까.


이 책은 철·알·못(철학을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 ABCD를 알려주는 기본서이지만,

모든 건 첫 발걸음을 떼어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법.

그런 면에서 가벼운 첫 걸음을 내딜 수 있는 <오늘을 읽는 철학>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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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영어, 불안한 엄마에게 - 리딩부터 성적까지 한 번에 잡는 엄마표 영어
케네스 채 지음 / 일센치페이퍼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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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이들의 영어 공부, 학원에 맡기면 해결될까요?

그랬다면 이 책을 펼칠 일이 없었을 터.

해결 방법은 엄마표 영어에 있다고 해요.

앗, 결국은...


이 책은 10년 넘게 수백 명의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영어 선생님이 알려주는 영어공부법이에요.

정확하게 말하면, 내 아이 영어 문법 공부를 엄마 아빠가 직접 가르쳐보자는 것이 이 책의 취지라고 해요.

그러니까 이 책을 읽을 사람은 자녀를 둔 부모들이에요.


핵심은 영어 문법이에요.

중학교부터는 학교 내신 성적이 중요해져요. 영어 지필고사는 그야말로 전통적인 시험, 과거에 부모들이 봤던 그 시험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어요.

영어 지필고사에서 빠지지 않고 꼭 나오는 문제가 바로 문법 문제예요.

저희 아이도 영어라면 괴로워했던 이유가 문법 때문이었어요.

영어를 공부할 때 그 영역을 듣기, 읽기, 말하기, 쓰기라는 4개의 영역으로 나눌 수 있어요. 이들 중 무엇이 가장 힘드냐고 묻는다면 바로 쓰기일 거예요.

유독 쓰기를 싫어하는 아이라면 영어 공부가 몇 배로 부담되고 싫어지는 요인인 것 같아요.

그러나 이 책을 읽고나면 쓰기 영어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확인할 수 있어요.

긴 글이 됐든 학교 지필고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짧은 영어 작문이 됐든 매끄러운 쓰기가 가능하려면 반드시 문법을 알아야 해요.

물론 세상 누구도 읽지 않고 글을 쓸 수는 없으니까, 리딩을 하고 나면 그 주요 문장을 따라 써보는 것으로 시작하면 돼요.

그다음 단계는 문법 학습과 병행하면서 주요 키워드를 가지고 써 보고, 마지막 단계는 힌트 없이 책의 줄거리를 자신의 언어로 간단하게 쓰는 거예요.


여기에서 부모가 알아야 할 건 영어를 잘 몰라도 토플, 수능 영어를 가르칠 수 있다는 사실이에요.

그건 부모가 아이보다 이해와 논리의 달인이니까, 적어도 우리말 해석은 해줄 수 있다는 거예요.

자, 그럼 무엇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요?

영어의 품사 8개와 문장성분, 기억하시나요?  아이가 공부 잘하기를 바란다면 엄마부터 공부해야 된다는 뜻.

음, 일단 걱정은 접어두고 이 책에 나오는 <엄마의 실전노트>로 시작해볼까요~


왠지 앞으로는 아이들에게 공부하라는 잔소리가 확 줄어들 것 같네요. 잔소리 대신 엄마는 공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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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스토옙스키, 촛불 집회에 가다 탐 철학 소설 38
박영은 지음 / 탐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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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스토옙스키를 아시나요?

요즘 청소년들은 세계문학이나 고전문학을 학교에서 읽을 일이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과거에는 청소년 필독서를 정해놓고 학교에서 반 별로 읽도록 했었는데, 어찌하여 요즘 학교는 독서할 여유조차 사라진 것인지...

그러니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판다고(매우 식상한 옛표현 ㅋㅋ) 청소년 스스로 좋은 책을 찾아 읽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 책은 출판사 탐에서 출간한 철학소설 중 서른여덟 번째 작품입니다.

제목이 참 재미있습니다.

도스토옙스키, 촛불 집회에 가다.

사실 청소년 시절에 도스토옙스키의 작품을 읽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책과 친하지 않은 친구라면 더욱, 두꺼운 책을 보자마자 질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은 도스토옙스키를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이 곳으로 소환시켜서 그의 작품에 대해 직접 대화를 나누는 설정입니다.

아이들에게 역사적 인물 중 소환시키고 싶은 사람을 뽑으라면, 과연 누굴까요?

아마도 도스토옙스키는 아니겠죠?

하지만 이 책을 읽는다면 적어도 왜 도스토옙스키가 위대한 작가인지는 알게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주인공 찬열은 2016년, 촛불 집회가 열리고 있는 광화문 광장에서 도스토옙스키 아저씨를 만나 이야기를 나눕니다.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 <백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그의 작품들을 아직 읽어보지 않았다고 해도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상상이긴 하지만 도스토옙스키라면 이렇게 말했을 것 같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습니다.

어렵게만 느껴졌던 도스토옙스키의 작품들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습니다.

문학이 가진 힘, 그 놀랍고도 위대한 힘이 무엇인지를 배울 수 있습니다.

역사적 인물을 소환하여 재미있는 소설로 구성한 점이 신선하고 좋았습니다.

문학과 철학 수업을 굉장히 편안하고 즐겁게 받은 느낌입니다.

탐 철학 소설 시리즈, 청소년들에게 필요한 책인 것 같습니다. 필독을 권하고 싶지만 가볍게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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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잃어버린 이름, 조선의용군
류종훈 지음 / 가나출판사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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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부끄러움을 느꼈습니다.

영화 <암살>과 <밀정>을 보고나서야 의열단의 인물들을 알았습니다.

역사적인 인물 김원봉, 그를 왜 몰랐나...


<우리가 잃어버린 이름 조선의용군>은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입니다.

저자는 일제의 간담을 서늘하게 한 '의열단'은 그 후 어떻게 됐을까?'라는 질문으로 이 책을 시작합니다.

조선인 혁명가 김산, 그의 본명은 장지락으로 대륙 곳곳을 누비며 조선독립과 혁명을 위해 일생을 바쳤으나 분단 후 북쪽을 택했습니다.

김원봉 역시 친일파 청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남쪽에 실망하여 월북했습니다.

그토록 조선독립을 위하여 싸웠으나 월북을 이유로 남쪽에서는 그들의 존재가 금기어가 되었습니다.

안타깝고 원통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념 전쟁에 밀려서 역사의 심판을 받아야 할 친일파들은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가고, 애국투사들은 빨갱이로 낙인찍혔습니다.


이 책은 조선의용군이 어떻게 시작되었고, 얼마나 치열하게 싸웠으며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는지를 보여줍니다.

저자는 항일투쟁의 최전선에 앞장섰던 김원봉과 조선의용군의 흔적을 찾기 위해, 중국 대륙을 가로지르는 기나긴 여정을 나섰습니다.

오랜 세월이 흘러 그 흔적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는 대장정의 기록을 보면서 가슴 한 켠이 먹먹해졌습니다.

의용군 창설 80년, 광복 70년이 지나는 동안에 의용군은 남북에서 모두 그 공이 지워지는 수모를 당했습니다. 천추의 한, 어쩌면 우리가 잃어버린 건 조선의용군뿐만이 아닌지도 모르겠습니다. 조선의용군을 떠올리면서 마지막으로 나가평촌 조선의용군 주둔지는 그러한 한이 서린 장소가 아닐까 싶습니다.

지금은 '조선혁명군정학교 옛터'라고 쓰여진 기념비만 쓸쓸하게 남아 있다고 하니, 더 늦기 전에 이러한 역사의 현장들을 복원하고 보존하는 노력이 필요한 때인 것 같습니다.

역사는 우리에게 잊지 말아야 한다고,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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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체 - 개정판
이규진 지음 / 하다(HadA)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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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체>는 이규진 작가의 첫 책이라고 합니다.

특정한 시기의 역사를 배경으로 한 소설이라서 팩트와 상상력이 뒤섞여 있습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왕은 조선 제22대 정조일 것이고, 왕의 명령으로 완공된 건축물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수원화성일 것입니다.

그러나 정조를 제외한 주변 인물과 이야기는 우리를 전혀 다른 방향으로 끌고 갑니다.

읽는내내 40부작 드라마를 보는 듯 했습니다.

왕은 사랑한다...

그는 사랑한다...

아프다...

슬프다...


도성 밖 대저택의 이야기.

이제는 폐가로 변한 그 곳에 밤마다 흰옷 입은 도령과 선녀 같은 여인이 나타나더라는 소문이 떠돌고 있으니...

진실을 아는 건 일흔을 넘긴 노인뿐.

그것은 아름다웠던 젊은 날의 기록이며 아프고도 슬픈 사랑이어라.


<파체>를 읽고나니 수원화성이 다르게 보였습니다.

우리의 자랑스러운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이지만, 앞으로는 아름답고 슬픈 이야기 <파체>와 함께 야소의 깊은 뜻을 떠올리게 될 것 같습니다.

비록 소설이지만 정조가 자신의 죽은 아비를 야소라고 느꼈다는 부분에서 놀랐습니다.

여기에서 야소란 천주교인들이 믿었던 '예수'를 뜻합니다.


"야소의 아버지는 야소를 제물로 삼아 세상을 구원하였다고 하지 않았느냐.

나는 내 할아버지가 ... 내 아버지를 ... 제물로 삼아 이 나라를 구하려 했다고 믿기로 하였다.

끊임없는 정쟁과 모략과 암투를 위해 할 수 없이 그 사랑하는 아드님이신 내 아버지를 ... 제물로 바쳤다고 생각하기로 하였다.

아버지는, 아아, 그러므로 내 아버지는 당신의 목숨을 바침으로써 이 땅에 화평을 가져오려 하신 것이 아니겠느냐."  (36-37p)


신기하게도 12월 성탄절을 앞두고 <파체>를 읽은 것은 우연이지만, 그 감동만은 필연적입니다.

정조임금과 수원화성 그리고 서학이라는 역사의 흐름 속에서 작가는 놀라운 '파체'의 의미를 새겨넣었습니다.

태윤과 정빈, 정빈과 유겸, 세자와 정연이라는 인물들이 보여준 사랑과 아픔을 고스란히 느꼈습니다.



"파체란 말을 아느냐."

"어려운 말은 모르옵니다."

"눈물을 거두란 뜻이다. 슬픔을 끝내고 기쁨을 얻으란 뜻이니

내 오늘 너로 인하여 그 말의 뜻을 알겠다."

유겸은 고개를 끄덕였다. 

"제게도 한 뜻이 떠올랐나이다."

"무슨 뜻이련고?"

"먼 데 나라말로 그것은 평화를 부르는 말*이라 하옵니다.

그 나라 백성들은 마음이 곤고할 때 하늘을 우러러 이렇게 소원을 빈다고 합니다.

도나 노비스 파쳄. 도나 노비스 파쳄."

"무슨 주문인가?"

"우리에게 평화를 주옵소서, 우리에게 평화를 주옵소서."

임금이 따라 했다. 어디서 그 평화가 주어지는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화성을 지은 뜻이 바로 그것이 아니었던가.  (363-364p)


* PACE : 라틴어, 이탈리아어로 '평화'라는 뜻을 갖고 있다.

** 파체(破涕 : 깨뜨릴 파, 눈물 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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