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라스트 원
알렉산드라 올리바 지음, 정윤희 옮김 / 교보문고(단행본)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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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리얼해서 소름돋는 이야기 <더 라스트 원>입니다.

요즘 방송은 리얼다큐와 서바이벌 게임 형식이 유행입니다.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면 참가자들을 합숙시켜서 일거수일투족 촬영합니다. 정글로 떠나는 프로그램에서는 일체 음식과 거주할 곳을 자급자족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방송의 특성상 아무리 리얼로 보여준다고 해도 편집을 통해 많은 것들이 걸러집니다. 오죽하면 '악마의 편집'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편파적인, 매우 의도적인 방송이 가능합니다.

시청자들은 알면서도 속게 됩니다. 리얼리티 쇼에서 핵심은 '쇼', 시청자들의 호기심과 재미를 충족시켜주기 때문에 '쇼'는 진짜 같은 가짜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더 라스트 원>은 게임인지, 아니면 현실인지를 의심하게 만듭니다.


주인공 '주'는 방송사에서 주최하는 서바이벌 게임 형식의 초대형 리얼리티 쇼에 도전자 12명 중 하나로 뽑혔습니다. '주 Zoo'는 원래 이름이 아니라 별명입니다. 참가자들의 직업적 특징으로 별명을 붙여서, 주 Zoo, 트래커 Tracker,  랜처 Rancher, 에어 포스 Air Force, 카펜터 칙 Carpenter Chick, 뱅커 Banker, 블랙 닥터 Black Doctor, 웨이트리스 Waitress, 치어리더 보이 Cheerleader Boy, 바이올로지 Biology, 엔지니어 Engineer, 엑소시스트 Exorcist 라고 부릅니다.

프로그램 제작자들은 서바이벌 게임에 알맞은 캐릭터를 이미 설정한 상태에서 도전자들을 뽑았고, 대략적인 스토리까지 정해놓았습니다.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는 트래커지만, 너무 당연해 보이는 승리는 재미없기 때문에 극적인 우승자로 주를 점찍어 놓고 있습니다. 주를 돋보이게 하는 편집을 통해 시청자들이 호감을 갖고 응원하도록 만들 수 있습니다.

도전자들은 저마다 출연 이유가 다르지만 모두 계약서에 서명했습니다. 열두 명의 참가자들은 생존 게임으로 알고 있지만, <숲속에서>라는 타이틀은 눈가림에 불과합니다. 계약서에는 아무도 발견 못하게 '언제든 변경 가능'이라는 조항이 작게 적혀 있습니다. 출연 계약서에는 '5주 이상 12주 이하의 기간'이라고만 명시되어 있고, 각주에는 부득이한 상황이 생기면 16주까지도 촬영이 연장될 수 있다고 덧붙여져 있습니다.


프로그램 호스트는 시청자들에게만 그 사실을 알려줍니다.

"시청자 투표로 탈락할 수도 있다는 건 전혀 알지 못하죠. 이건 경기일 뿐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자신에게 유리하거나 불리한 상황이 하나둘 이어지는 가운데 여러 종류의 경기를 하는 줄로만 알고 있습니다. 게다가 도전자들은 챌린지에 종착점이 없다는 사실도 전혀 알지 못합니다.

... 마지막 한 사람이 남을 때까지 이들의 챌린지는 계속됩니다. 여기서 빠져나갈 방법은 딱 하나, 스스로 포기하는 것뿐입니다."


도전자들에게는 챌린지가 너무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다면 '아드 테네브라 데디 Ad renebras dedi'라고 말하면 실격 처리된다고 알려줍니다. 라틴어로 '밤이여, 너에게 항복하노라' 혹은 '어둠이여, 너에게 항복하노라'라는 뜻입니다.

또 한 가지, 도전자들이 모르는 사실은 웨이트리스가 자발적으로 참여한 게 아니라 고용된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백치미를 보여줄 캐릭터로 선발되어, 이 도전에서 돈을 벌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시청자 인기투표에서 최고점을 받는 것임을 알고 있습니다.

수많은 눈들이, 카메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도전자들의 서바이벌 게임은 시작되고, 주는 자신의 선한 이미지를 최대한 부각시키기 위한 연기를 합니다.

그러나 예기치 않은 전염병이 퍼지고, 주는 이것마저도 제작자들이 만든 장치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도 믿을 수 없는 생존 게임, 마지막까지 숨죽이며 보게 되는 <더 라스트 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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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두까기 인형과 생쥐 왕 교보클래식 1
에른스트 테오도어 아마데우스 호프만 지음, 정영은 옮김, 강주헌 감수 / 교보문고(단행본)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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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면 크리스마스와 함께 기다려지는 공연들 중 하나가 <호두까기 인형>일 거예요.

이 책은 교보클래식 시리즈 중 첫 번째 작품으로,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이 전 세계인에게 사랑받는 <호두까기 인형과 생쥐 왕>이에요.


사실 어린이 그림책으로는 많이 봤지만 저자 이름을 제대로 모르고 있었어요.

에른스트 테오도어 아마데우스 호프만 (1776~ 1822)

우와, 이름이 너무 길어서 그냥 호프만으로 기억해야 될 것 같아요.

독일 낭만주의의 대표적인 작가로 본명은 에른스트 테오도어 빌헬름 호프만예요. 음, 필명을 '아마데우스'로 사용한 건 그가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의 열렬한 팬이었기 때문이래요. 법학자, 작곡가, 음악 평론가, 극작가, 만화가로도 활동했으며, 19세기 문학과 예술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하니, 이름값을 한 것 같네요 ㅎㅎㅎ

차이콥스키의 발레 모음곡 <호두까기 인형>과 들리브의 발레곡 <코펠리아>의 원작자예요. 이제껏 발레 작품으로 알던 이야기가 호프만의 작품이었어요.


신기하고 놀라워요.

<호두까기 인형> 원작동화에서는 호두까기 인형의 외모가 추해지게 된 사연이 나와요.

그건 바로 단단한 호두에 관한 이야기예요. 피를리파트 공주와 마우제링크스 부인, 솜씨 좋은 시계공의 얽히고설킨 이야기 속에 '단단한 호두'가 등장해요.

마우제링크스 부인의 저주를 풀어줄 유일한 방법은 '단단한 호두', 즉 '크라카툭' 호두를 깨서 그 알맹이를 먹으면 돼요.

단 조건이 있어요. 크라카툭 호두를 깰 때, 면도를 해본 적이 없고 부츠를 신어본 적이 없는 청년이 직접 깨물어 깐 후 눈을 감은 채 그 알맹이를 공주에게 바치고 비틀거리지 않은 똑바른 뒷걸음질로 일곱 발자국을 가서 눈을 뜨면 저주가 완벽히 풀리는 거예요.

글쎄, 마우제링크스 부인은 그 정체가 사람이 아니라 '쥐'였어요. 몇 년째 왕궁에 살며 자신은 왕의 친척이라 주장하고 다니는 쥐라니 황당하죠?

왕이 먹을 소시지에 들어갈 비계를 마구 먹다가 왕의 노여움을 산 마우제링크스 부인의 일가친척과 일곱 아들들은 모조리 목숨을 잃었어요.

살아남은 마우제링크스 부인이 요람에 잠든 공주에게 저주를 퍼붓는 바람에 공주의 얼굴이 흉칙하게 변했던 거예요.

왕은 솜씨 좋은 시계공 드로셀마이어에게 공주의 저주를 풀 방법을 찾지 않으면 죽음을 면치 못할 거라고 했어요. 성격이 대단하죠?

대성통곡을 하던 드로셀마이어는 왕에게 왕실 천문학자를 만나게 해달라고 청했고, 절친이었던 천문학자가 별로 점괘를 내어 방법을 찾아 냈어요. 드로셀마이어와 천문학자는 왕궁을 떠나 무려 15년 동안이나 '단단한 호두'와 청년을 방방곡곡 뒤지고 다녔어요.

마침내 드로셀마이어의 사촌 크리스토프가 금박을 입힌 호두를 건네줬고, 크리스토프의 아들이 저주를 풀 수 있는 청년임을 알아봤어요.

왕에게 크라카툭 호두를 가져가자, 왕은 호두를 깰 젊은이를 찾는다는 공고를 냈어요. 아무도 호두를 깨지 못하자, 왕은 천문학자의 예언대로 공주의 저주를 푸는 사람에게 부마 자리를 주고 왕국을 물려주겠다고 선언했어요. 때를 기다리던 크리스토프의 아들, 잘생긴 뉘른베르크 청년이 나타나 호두를 깨어 공주 입에 넣어줬더니 놀라운 일이 벌어졌어요. 공주는 다시 예전의 아름다움을 되찾았어요. 청년은 뒷걸음질로 일곱 걸음을 가다가 마지막 발을 내려놓으려는 순간, 튀어나온 마우제링크스 부인을 밟는 바람에 균형을 잃고 비틀거렸어요. 이런, 안타깝고도 불행한 일이 벌어졌어요. 청년의 모습이 바로 조금 전의 피를리파트 공주처럼 흉측하게 변했어요.

공주는 처음엔 잘생긴 청년과의 결혼을 승낙했지만 흉하게 변해버린 청년을 보자 마음이 변했어요.

공주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어서 치워라! 저 흉칙한 호두까기를 당장 치우지 못할까!"라고 외쳤어요. 왕은 호두까기 따위를  공주의 부마로 앉히려고 얄팍한 속임수를 썼다면서 시계제작자와 천문학자를 수도에서 영원히 추방해버렸어요. 가엾은 청년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분명 별로 본 점괘에는 청년이 왕이 된다고 했는데...

청년이 제 모습을 되찾을 방법은 하나뿐이었어요. 마우제링크스 부인이 새로 낳은 자식인 머리 일곱 개 달린 생쥐 왕을 무찌르고 호두까기의 흉한 외모도 사랑해주는 아가씨를 만나야 해요. 용기와 진정한 사랑만이 저주를 풀고, 청년을 진짜 왕으로 만들 수 있어요.


스탈바움 씨네 막내딸 마리는 우스꽝스럽게 생긴 호두까기 인형을 보자마자 자꾸 마음이 끌렸어요. 크리스마스 이브에 벌어진 호두까기 인형과 생쥐 왕의 전쟁을 직접 목격하게 된 마리는 끝까지 호두까기 인형을 지켜줬어요. 어른들은 마리가 겪은 일을 꿈이라고 여기지만, 마리는 알고 있어요. 호두까기 인형이 그 청년이라는 걸 말이에요.

전설 같은 이야기가 현실에서 벌어진다면 굉장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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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i 강의노트 수능개념 국어 윤혜정의 개념의 나비효과 (2019년) - 2020 수능대비 강의노트 EBSi 강의노트 수능개념 (2019년)
윤혜정 지음 / 한국교육방송공사(EBSi)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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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수능 여파가 큰 것 같아요. 새 학기를 앞두고 방학 동안에 공부한다면서 국어 과목을 집중적으로 공부하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고른 교재가 EBS 수능개념 국어 윤혜정 쌤의 개념의 나비효과예요.

교재 내용을 보니 '역시 인기 강의는 다르구나'라고 느꼈어요.

 

 

 

이 교재는 2020 수능을 대비한 새로운 교재라서 최근 기출문제를 만날 수 있어요.

현재 예비 고3을 위한 교재인 거죠.

교재 특징은 단원 재구성으로 어려운 내용은 좀더 자세한 설명이 나와 있어요.

한 권이 꽤 두꺼워요. 그만큼 양이 많다는 의미겠죠.

각 단에 한 강씩 화법과 작문이 포함되어 있어요. 이 부분을 포함시킨 이유는 수능에서 어렵게 나왔기 때문이에요.

운문 파트에서는 <시의 표현법 몽땅>은 원래 시의 음악법과 나머지 내용을 합쳐 놓은 거라고 하네요.

<고전 시가, 읽기&갈래>는 셀프로 공부하는 파트예요.

산문 파트에서는 <소설의 서술상의 특징 몽땅>은 압축해서 강의하는 부분이래요.

독서 파트에서 <논지 전개 방식>은 셀프로 공부하는 파트예요.

문법 파트에서는 국어의 9품사를 두 단원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어요. 음운의 변동도 둘로 나누어 좀더 자세히 설명해줘요.

윤혜정 쌤이 강조하는 점은 이 교재를 딱 한 번만 보자는 거예요. 대신 한 번 볼 때 제대로 개념정리를 해서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들라는 거예요. 혹시나 2~3회독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대강대강 공부하는 건 NO!

<기출, 이것은 진리!>라는 부분은 최근 경향을 파악할 수 있는 난이도 높은 문제로 되어 있기 때문에 반드시 풀고 넘어가야 한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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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경제 공부 - 경제 공부, 하루 30분이면 충분하다
곽수종 지음 / 메이트북스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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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에 있어서, 무지(無知)와 빌린 돈을 합치면

재미있는 결과가 나올 것이다. "

      - 워런 버핏 (현존하는 최고의 투자자)


지금은 경제 공부가 필요한 때입니다.

선택이 아닌 필수.

왜 경제 공부를 해야 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해야 하느냐를 질문해야 합니다.

<경제 공부> 는 경제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입문서입니다.

책의 구성은 경제용어를 사전처럼 한글순으로 설명하는 방식입니다. 그러나 단순히 사전적 의미를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경제학이라는 큰 틀에서 어떻게 그 용어가 사용되는지를 알려줍니다. 경제 공부는 학생들이 시험을 위해 준비하는 공부와는 차원이 다릅니다.

사회 구성원으로서 알아야 하는 '경제'라는 점에서 경제 공부는 세상을 이해하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저자는 이 책은 경제 서적이지, 경제학 서적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경제'는 다양한 사회·자연과학적 제약을 둔 상태에서 일어나는 활동적이며 물리적인 행동과 심리의 작용이라 정의할 수 있으며,

'경제학'은 그런 행위와 심리를 관찰하고 분석해서 하나의 일관된 패턴이나 양식으로 정리하는 학문적 분야라고 이야기합니다.

따라서 이 책은 경제학이 아니라 경제 용어를 통해서 경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바스켓 방식'이란 바스켓에 여러 상품을 담듯이 다양한 국가의 여러 가지 통화를 조합해 새로운 합성통화단위(또는 계산단위)를 만드는 방식을 말합니다. 우리나라는 1990년 3월 이후 시장평균환율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바스켓 방식에서 외환 당국의 외환환율 조작 가능성은 일종의 실세 반영치라는 임의성이 큰 정책 변수에 의한 것입니다. 현재 중국이 독자적으로 주변 아시아 국가들과 위안화의 기축통화 결제를 이행하는 것은 일종의 통화스왑 정책으로 해석하면 됩니다. 일부 학계에서는 경제위기가 발생할 경우 한·중·일 주요 3국 통화를 가중평균함으로써 유럽의 통화 제도와 비슷한 하나의 화폐처럼 움직이는 한·중·일 통화 바스켓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뉴스를 통해 접하는 세계 경제의 변화와 우리가 체감하고 있는 경제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지식이 수반되어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경제학을 전공하지 않은 일반인들에게 핵심적인 경제 용어들을 하나씩 풀어내어 경제 지식의 기초를 다져준다고 볼 수 있습니다. 부담없이 펼쳐볼 수 있다는 점에서 경제 공부의 시작은 <매일 경제 공부>로 하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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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의 여자들 그래비티 픽션 Gravity Fiction, GF 시리즈 5
박문영 지음 / 그래비티북스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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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의 여자들>은 독특한 방식으로 여자들의 삶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어느날 갑자기 남자들이 사라지기 시작합니다. 단순가출인 줄 알았는데 눈앞에서 얼룩이 퍼지듯 사라지는 남자들.


성연은 43세, 남편 형근은 45세로 둘 사이에 아이는 없습니다. 이웃과 친지들은 공격적인 말들을 내뱉습니다.

"너희는 둘만 있어서 그런지 안 늙었다. 그런데 대체 무슨 낙으로 살아?

노산이면 아이 폐가 안 좋다던데."  (26p)

형근은 혼자 서울에 있는 시가에 들렀고, 성연에게 전화를 합니다. 형근의 목소리 뒤로 시모의 목소리가 겹쳐 들려옵니다.
"쟤는 하필 전화해도 밥 먹을 때 한 대니. 이거 고등어 좀 더 먹어. 김만 집지 말고. 왜 이렇게 살이 빠졌어.

성연이가 김치만 먹였냐. 국 더 줘?  내일 아침에 일 나갈 때 싸줄까?" (49p)

성연은 서울에서 먼 이곳 '구주'의 집이 방공호처럼 느껴집니다.


이 소설에는 성연 이외에도 다양한 여자들이 등장합니다. 한국 남성과 결혼한 베트남 여성과 시모, 중국 여성과 시모, 성연의 오랜 친구 희수, 희수의 딸 선미, 골목길에서 성폭행범을 만난 소녀 등등. 이들의 공통점은 자신과 관련된 남자들이 사라졌다는 것.

주목할 대상은 실종된 남자들이 아니라 남겨진 여자들이라는 것.


성연은 시집을 낸 시인이었으나 첫 시집이 마지막 시집이 될 줄 몰랐습니다. 어쩐 일인지 결혼 직후부터 시를 쓸 수 없었습니다.

"필요없는 문장을 지우다 보면 글자가 다 사라졌다. 모니터에는 깜박이는 커서만 남았다. 기록하지 않은 감정은 아세톤처럼 휘발했다.

아름답고 무결하고 훌륭한 것들은 세공이 끝난 채, 세상에 무수히 나와 있었다.

성연은 완성품 근처를 기웃거리는 일도 버거웠다."  (95p)


성연의 삶에서 시가 사라진 시기는 공교롭게도 남편 형근과 함께 결혼생활을 시작했을 때입니다.

<지상의 여자들>을 읽다보면, 사회가 암묵적으로 여자에게 강요하는 것들에 대해 불편하고 불쾌한 감정이 솟구칩니다. 결혼, 출산, 육아, 여자다움 등등.

그 감정의 끝에는 남자들이 있습니다. 특히 이곳 '구주'라는 가상의 소도시에서 사라진 남자들이란 왠지 필요없는 문장처럼 느껴집니다.

그러나 구주의 모든 여자들이 남자들의 실종을 반기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세상에 몹쓸 놈들만 쏙쏙 뽑아서 사라지게 할 수 있다면, 바로 구주처럼 많은 것들이 변할테지만 너무나 블랙코미디 같아서 허탈한 웃음이 나옵니다.


희수는 남편을 그리워하는 성연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사실 성연의 남편 형근은 서울에 피신 중)

"우리가 남자 곁에서 할 수 있는 생각은 늘 단순하지 않았니?  도망치고 싶다. 성장하고 싶다.  이 자리는 틀렸다.

이 와중에도 남자만을 사랑하다니, 나는 네 시야가 너무 갑갑해."

"난 남자만을 사랑하는 게 아니야.  사랑하게 된 것을 사랑할 뿐이야."

"그건 사랑이 아니라 관성이지." (263p)


마지막으로 놀란 건 이 소설이 SF장르로 분류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이건 SF(science fiction)가 아니라 현실적 고찰이니까. 단순히 페미니즘으로 규정하는 것도 편협한 시각입니다. 굳이 인간을 여자와 남자로 편 가르기를 해야 할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분노해야 할 건 인간 같지 않은 인간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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