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인보우 프로젝트 라임 청소년 문학 37
질라 베델 지음, 김선영 옮김 / 라임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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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멀지 않은 미래 이야기예요.

제목이 '레인보우 프로젝트'라고 해서 무지개처럼 아름다운 이야기라고 짐작한 건 아니겠죠?


주인공 오든 데어는 평범한 열네 살 소년이에요. 딱 한 가지만 빼고.

초록색, 빨간색, 노란색, 파란색...

이 가운데 그 어떤 색도 구분하지 못한다는 점.

오든의 눈으로 보는 세상은 흑과 백, 아니면 흐릿한 회색이에요.

단색형 색각, 색깔을 인식하는 능력이 결손된 거래요.

태어날 때부터 그랬기 때문에 속상하다거나 아쉬운 건 없어요. 조금 불편할 뿐이죠.

일단 열네 살, 오든처럼 단색형 색각이 아니어도 세상을 회색으로 볼 나이잖아요. 사춘기, 질풍노도의 시기...


오든의 아빠는 전쟁터에 계셔서 엄마와 둘이 생활하고 있어요.

그런데 이번에 '유니콘 코티지'로 이사를 가게 됐어요.

유니콘 코티지는 원래 조나 외삼촌의 집이에요.

조나 블룸 박사, 케임브리지 대학의 천재 물리학자이자 수학자, 오든의 엄마보다 여섯 살이 많은 오빠예요.

외삼촌이 연구하던 주제는 인공지능이었는데, 음... 그런데 서른여덟 살 때 유니콘 코티지 근처 밀밭에서 사망한 채로 발견되었어요.

심장마비라고 했어요, 과중한 업무 스트레스 때문이었을 거라고.

외삼촌에게 유일한 피붙이가 여동생 크리스터벨 블룸,

결혼하면서 크리스터벨 데어가 된 여동생이자 레오 데오의 아내이며 오든 데어의 엄마가 유산 상속을 받게 된 거죠.


참고로 이 시대는 20년 동안 비가 내리지 않아서 지독한 물 부족 사태를 겪고 있어요.

수자원 위원회에서 사람들에게 매일 마실 물을 지급하고 있어요.

세계 곳곳에서는 물을 서로 차지하려고 전쟁이 벌어졌고, 오든의 아빠도 그 전쟁터에 계신 거예요.


오든은 힐스로드 중학교에 전학을 갔어요. 선생님이 비비라는 여자아이를 안내 친구로 정해줬어요.

비비 룩미니는 친절하고 굉장히 똑똑한 친구예요.

오든은 비비와 함께 유니콘 코티지 집 마당을 둘러보다가 창고에서 외삼촌이 만든 기계를 발견했어요.

까만색 큰 상자에 바퀴를 달아 놓은 기계였는데, 옆면에 글씨가 적혀 있었어요.

레인...... 머신

오든은 반가운 마음에 큰 소리로 외쳤어요.

"레인보우 머신이야!"

예전에 외삼촌이 오든을 위한 기계를 만들고 있다는 얘길 들었거든요.

하지만 배터리가 들어갈 자리가 비어있고, 작동법을 알 수 없으니 무용지물이에요.


비비와 오든은 텅 빈 창고 바닥에서 놀라운 공간을 발견했어요. 바로 지하실로 이어지는 비밀 터널에요.

그 곳에는 인간을 닮은 로봇, 파라곤이 있었어요.

에밀리 디킨슨의 시를 낭독하는 로봇, 파라곤.


희망은 날개 달린 것

영혼의 횃대에 걸터앉아

가사 없는 곡조를 노래하네

결코 그칠 줄 모르고,

모진 바람이 불 때 더욱 감미롭고,

참으로 매서운 폭풍만이

많은 이들의 가슴을 따뜻하게 감싸 준

그 작은 새를 당황하게 할 수 있을 뿐.......  (179p)


오든과 비비를 괴롭히는 파비우스와 비교하면 파라곤은 너무나 인간적인 로봇이에요.

레인보우 머신과 로봇 파라곤의 발견 외에도 또하나 충격적인 발견은 외삼촌의 죽음이에요.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의기투합 삼총사처럼 오든, 비비, 파라곤은 그 숨겨진 진실을 밝히기 위해 함께 달려가는 이야기예요.

뜨거운 우정, 셋을 보면서 느꼈어요. 에밀리 디킨슨의 시처럼 희망은 날개 달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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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 때 펴보라던 편지 - 영혼을 깨우는 선승들의 일화 301
최성현 지음 / 불광출판사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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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은 편지 한 통을 내어주며 말했다.

"곤란한 일이 있을 때 이것을 열어봐라.

조금 어렵다고 열어봐서는 안 된다.

정말 힘들 때 그때 열어봐라."


누군지는 몰라도 스님에게 그 편지 한 통을 받은 사람은 복 받은 사람입니다.

정말 힘들 때만 열어보라고 신신당부 하였으니

웬만해서는 열어보지 않았을 것입니다.

힘든 순간마다 '정말 힘드냐?'라고 스스로에게 물었을 것이고,

조금만 더 참아보자 다독이며 견뎠을 것입니다.

그리하여 세월이 흘러흘러 나이가 들었을 때에는

'아차, 나에게 그 편지가 있었지'라며 편지를 꺼내겠지만

이내 미소를 지으며 곱게 넣어둘 것입니다.

그 누군가가 바로 나였다면...


이 책은 영혼을 깨우는 선승들의 일화 301개를 모아 놓았습니다.

저자는 스님에게서 힘들 때 펴보라던 편지를 받은 주인공이 되어 우리에게 일본 스님들의 일화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자그만치 20년의 세월 동안 보고 듣고 읽은 이야기들 중 알곡만을 골라 이 책을 엮었다고 합니다.

그러니 이 책을 읽는 사람은 쉽게 술술 넘겨서는 안 됩니다.

301개의 일화는 각각의 선문답과 같습니다.

저자는 곽암 선사의 십우도를 응용하여 선승들의 일화를 나누고 있습니다.

'소는 어떻게 생겼나? = 진리는 무엇이냐?

'소를 찾는 길' =  진리를 향한 길은 여러 갈래이니라.

'소를 찾은 사람들' = 스님의 삶과 행동으로 알 수 있나니.

'소를 타고 돌아오다' = 비우는 삶은 아름답도다.

'소를 잊다'  = 자비를 실천하라.

'삶으로 말하다'  = 선승의 삶을 보아라.


그 중 일본에서 한국의 원효만큼이나 유명한 스님 잇큐가 세상을 떠나며 남긴 일화가 있습니다.

앞서 말했던 바로 그 편지, 힘들 때 펴보라던 편지를 남긴 장본인입니다.

그 편지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고 합니다.


"걱정하지 마라. 어떻게든 된다."   (358p)


결국 인생에서 겪게 되는 일들은 피할 도리가 없습니다. 걱정한들 소용 없다면 받아들일 수밖에.

그 깨달음과 지혜가 이 책 속에 들어 있습니다.

사람의 마음을 그릇에 비유하곤 합니다. 누구라도 언제든지 펼쳐볼 수 있는 이 책은 각자의 그릇 만큼 담겨질 것입니다.

자신의 그릇이 작다고 낙담하지 말고,

스님의 말씀처럼 힘들 때마다 조금씩 담으면 될 일입니다.

그래서 이 책은 늘 곁에 두고 싶습니다.

그것만으로도 마음이 든든하고 힘이 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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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아이 2
야쿠마루 가쿠 지음, 이정민 옮김 / 몽실북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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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아이>는 치명적인 소설입니다.

당신이라면, 이 비극적인 삶에서 어떻게 살겠습니까?


오늘 아침도 뉴스를 보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말았습니다.

살인 사건, 테러, 지진....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끔찍한 사건, 사고들을 영상으로 바라보면,

전혀 딴 세상의 이야기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정신을 차려보면 불행은 그리 먼 곳에 있지 않습니다.


<신의 아이>는 사회적인 비극을 너무도 선명하게 그려낸 소설입니다.

이 책의 저자 야쿠마루 가쿠는 한 인터뷰에서,

"내면에 뭔가 크게 자리한 것이 없으면 장편을 쓰기 어렵다고 생각했고

지금의 나 자신이 강렬하게 생각하는 것에 대해 고민했다"고

소설을 대하는 자세를 밝힌 바 있습니다.

독자의 입장에서는 굉장히 고마울 따름입니다.

뉴스로 접하는 세상은 빠르게 스쳐가지만, 소설을 통해 읽는 세상은 깊숙하게 들어옵니다.


마치다 히로시.

마약쟁이 엄마한테 태어나서 세상과 단절된 채 숱한 폭력과 학대를 당했던 아이.

아무도 그 아이를 구해주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출생신고조차 안 된, 법적으로는 존재하지 않는 아이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공원에서 만난 미노루가 건네준 주먹밥으로 허기진 배를 채웠습니다.

따뜻한 주먹밥 하나.

그리고 아이는 살기 위해 스스로 뛰쳐나왔습니다. 세상을 향해.


'신의 아이'라는 말이 아이러니하게도 신에게 버림받았다고 표현해도 될 만큼 불행한 아이들이었습니다.

천재적인 두뇌가 유일한 장점이자 단점이라서, 오로지 살아남기 위해 살아온 아이들.

그들을 통해서 깨닫게 됩니다.

우리 삶에서 정말 없어서는 안 될 것이 무엇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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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아이 1
야쿠마루 가쿠 지음, 이정민 옮김 / 몽실북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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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神)이 존재한다면,

왜 인간을 만들었을까요.


근래 너무도 끔찍한 범죄 사건들을 접할 때마다 드는 생각입니다.

그들도 이 세상에 태어날 때는 연약한 아기였을텐데, 어쩌다가...

세상의 모든 범죄는, 마치 불행한 인간이 세상을 향해 휘두른 복수의 칼날 같기도 합니다.


『신의 아이』는 불행하게 태어난 천재 소년 마치다 히로시의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마치다는 태어날 때부터 환영받지 못한 존재였습니다. 마치다를 낳은 여자는 출생신고조차 하지 않아서 호적도 없었던 마치다는 집 안에만 갇혀 지냈습니다. 정규 교육을 한 번도 받지 못한 채 방치되었던 아이는 수없이 폭력에 시달렸습니다. 주사를 맞고 미친 듯이 날뛰며 어린애를 때리고 걷어차는 인간들, 아이는 맞을 줄 알면서도 도망가지 못한 채 부들부들 공포에 떨어야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여자 기둥서방의 배를 찌르고 무작정 집을 나왔습니다.

마치다가 미노루를 처음 만난 건 가출하기 1년 전쯤이었습니다. 공원을 아이처럼 뛰어다니던 미노루는 큰 덩치에 비해 지식과 언어 능력은 부족해도 항상 미치다에게 자신의 주먹밥을 나눠 주었습니다. 마치다가 가출한 지 1년쯤 지났을 무렵에 길거리에서 미노루를 다시 만났습니다. 지적장애인을 데려다가 노예처럼 착취하는 공장 기숙사에 있던 미노루를 구출해낸 마치다는 서점에서 익힌 수법으로 사기를 치며 먹고 살았습니다. 마치다는 미노루의 호적을 빼앗았지만 그 대신 미노루를 돌봐주었습니다.


"내가 인간을 구별하는 기준은 단 하나밖에 없다.

머리가 좋은 인간인가, 나쁜 인간인가  -  그뿐이다.

미노루는 내가 처음 접한, 구별이 되지 않는 인간이었다." (36p)


세상에 태어나서 그 누구에게도 따뜻한 온정을 느껴본 적 없는 마치다에게 미노루는 그런 인간이었습니다.

반면 무로이는 머리가 좋은 범죄자입니다.

마치 자신이 신과 같은 존재인 것처럼 범죄를 이용해서 불평등한 사회를 바꾸겠다는 개똥철학, 아니 사이비종교론을 펼치고 있습니다.

무로이의 입장에서 마치다와 같은 천재는 유용한 수단일 뿐입니다. 목적을 가진 호의와 진심이 담긴 배려는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그걸 구분하지 못해서 속고, 배신당하는 것입니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가슴 한 켠이 먹먹하고 아팠습니다.

어쩌면 이리도 불행이 넘쳐나는 것인지... 서로 얽히고 설킨 관계들 속에서 다시금 '인간 탐구'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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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의 100곡
구리하라 유이치로 엮음, 문승준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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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열서너 살 때부터 재즈를 열심히 들었습니다.

음악은 제게 많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코드나 멜로디나 리듬, 그리고 블루스 감각 같은 것들이

제가 소설을 쓸 때 매우 도움이 됩니다.

저는 사실 음악가가 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5p)


무라카미 하루키는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그의 소설에서 음악은 본질과 맞닿는 주요 요소였다는 것.

그리하여 이 책이 탄생했습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을 사랑했듯이, 그 안에 담긴 음악도 사랑할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의 음악 이야기.


《무라카미 하루키의 100곡》은 다섯 명의 평론가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을 장식하는 음악을 소개한 책입니다.

1980년대 이후의 음악, 록, 팝, 클래식, 재즈로 나누어 각 장르별로 스무 곡씩 엄선한 100곡이 담겨 있습니다.

만약 책 속에 음악을 담을 수 있다면 (전자책이라면 가능할 수도)

책장을 넘길 때마다 흥겨울텐데 그 점이 무척 아쉽습니다.

음악이 궁금하다면 직접 찾아 들어야 하는 수고로움이 필요합니다.

아날로그 감성은 그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는 지극정성에서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하루키의 진정한 팬이라면 "무라카미 하루키의 100곡"을 이미 다 들어봤거나 곧 찾아 들어보지 않을까요.


원래 이 책은 2010년에 동일한 멤버가 모여서 쓴 『무라카미 하루키를 음악으로 읽다』를 재탄생시킨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면 기획이 달라지고, 원고도 거의 고쳐 썼기 때문에 완전히 다른 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공통점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속 음악이라는 점.

무엇보다도 결정적인 차이점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문학'에서 '음악'으로 비중이 넘어갔다는 점입니다.

이 책은 음악이 주인공입니다.

사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을 전부 읽어보지 않은 독자라 할지라도, 이 책을 읽는 동안에는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음악이 주는 감동을 있는 그대로~~ ♩♪  즐기면 그뿐입니다.

소설가에게는 음악이 영감을 줬다면, 일개 독자에게는 음악 그 자체가 특별한 선물입니다.


『댄스 댄스 댄스』에서 열세 살의 미소녀 유키를 데리고 돌핀 호텔에서 도쿄로 돌아가려고 한 '나'는 폭설로 인해

공항에서 네 시간을 허비하게 되자,

시간도 때울 겸 기분 전환 삼아 렌터카로 유키와 함께 드라이브에 나선다.

유키는 차 안에서 '나'가 렌터카 사무실에서 빌린 올드 팝 카세트테이프를 보더니 듣고 싶다고 말한다.

재생버튼을 누르자 샘 쿡의 <Wonderful World>가 흘러나온다.

...

'나'도 유키와 같은 나이였을 때는 "로큰롤. 세상에 이 정도로 훌륭한 것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때만큼 열심히 듣지 않고 감동하지 않는다.

예전에는 "시시한 것에도 사소한 것에도 마음의 떨림 같은 것을 허락할 수 있었다"고 하지만

더 이상 그렇지 않게 되었다고 말한다.

변한 것은 시대가 아니라 오히려 '나'의 정신이라는 것이다.  (42-43P)


샘 쿡의 <Wonderful World>는 흔하디 흔한 러브송인지는 몰라도,

내게는 나른하면서도 신나는, 그래서 몸이 절로 들썩이게 되는 노래입니다. 댄스 댄스 댄스~

처음 들은 노래인데 어쩐지 익숙하고 편안한 멜로디라서 마음에 쏙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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