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스케치 동물 Daily Sketch Series 6
연필이야기 지음 / 마이북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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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 뭔가 그리고 싶을 때, 가장 만만한 친구는 '연필'이에요.

그동안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한 권의 책 덕분에 생각났어요.

"반갑다~ 연필!"


<매일 스케치 동물>은 드로잉의 기본 도구인 연필과 펜으로 쉽게 따라 그릴 수 있는 드로잉북이에요.

새로 꺼내든 4B 연필을 놓아보니 딱 그만한 미니북.

이 책의 저자는 '연필이야기'라고 해요.

'연필'이라는 도구의 매력에 빠져서 오랫동안 연필화를 그려 왔다고 하네요.

흔히 그림을 그리고 싶어도 재료비가 비싸서 엄두를 못내는 사람들이 있는데, 연필 한 자루만으로 충분하다는 걸 보여주는 저자 덕분에 힘이 솟네요.


책을 펼치면 가장 중요한 드로잉 기법을 알려줘요.

"그리기 방법을 잊고 생각 없이 끄적이기!"


이 책에는 그리는 방법이 따로 설명되어 있지 않아요.

그림을 그리고 싶다면 그냥 연필을 들고 끄적이면 돼요. 괜히 잘 그려야겠다는 부담을 가질 필요가 없어요.

왠지 이 책은 만만해서 좋아요. 작은 수첩이나 미니 노트처럼 언제든지 펼쳐서 그릴 수 있다는 점.

연필과 펜으로 동물을 따라 그려볼 수 있도록 밑그림이 있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펜보다는 연필이 훨씬 좋아요.

4B 연필로 쓱쓱 선을 그을 때마다 느껴지는 질감과 소리가 정말 완전 좋아요.

밑그림이 있어서 초보자들도 한 번에 쓱 - 전문가의 느낌을 낼 수 있다는 점.

다양한 동물들을 스케치하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어요.


연필 스케치의 매력.

누구나 할 수 있고, 언제든지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최고인 것 같아요.

이것이야말로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네요.

만만한 친구, 연필 덕분에 금세 즐거워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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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주의자의 양심
배리 골드워터, 박종선 / 열아홉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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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보수주의는 가히 미세먼지 농도 수준인 것 같습니다.

보수주의를 표방한다고 해서 보수주의자는 아닙니다.

그런데 착각의 늪에 빠져 있습니다.

속지 말아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보수주의의 진정한 의미를 알아야 합니다.


<보수주의자의 양심>은 미국의 정치인 배리 골드워터가 쓴 책입니다.

우선 배리 골드워터가 어떤 인물인지 알아야 합니다.

다음은 책의 부록으로 실려 있는 내용을 요약한 것입니다.


배리 골드워터(1909-1998)는 애리조나 주 피닉스의 유태인 가정에서 태어났으며, 애리조나대학을 다니던 중 아버지가 죽는 바람에 백화점 경영을 떠맡게 됩니다.

놀라운 건 그가 백화점 총지배인으로서 종업원들을 위해 주5일제를 실시했고 급여 외 수당을 개선시켰다는 사실입니다. 1929년에서 1930년이라는 시기에 주목!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비행 훈련생이었던 그는 세계 각지로 물품을 나르는 수송부대에 배치되었습니다.

전후 고향으로 돌아온 그는 백화점 사업에 흥미을 잃었고, 의외로 정치에 흥미를 느낍니다.

2년 후(1952년) 상원의원직에 도전하여 승리하고, 1958년에도 손쉽게 재선에 성공합니다.

그는 상원에서 보수주의 가치를 위해 싸운 인물입니다. 그의 생각이 집대성된 것이 바로 1960년에 출간된 『보수주의자의 양심』입니다.

이 책이 무려 350만 권이나 팔리면서 그는 단숨에 보수주의의 기수로 부상했고, 1964년에는 당내 대통령 후보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선거 결과는 대참패였습니다. 50개 주 가운데 고작 6개 주의 승리에 머물렀고, 일반 득표율도 36%에 불과했습니다.

한 마디로 그의 보수주의는 양날의 칼.

그의 융통성 없는 원리원칙주의가 오히려 극단주의라는 비난으로 돌아왔고, 월남전에 전술핵 사용 언급은 그를 핵전쟁도 불사하는 위험한 인물로 비치게 만들었습니다.

사람들은 그가 정치적으로 재기할 수 없으며, 공화당은 참담하게 분열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여기에서 반전!

그가 주장한 보수주의 원칙이 재조명되면서, 그는 1969년 상원의원으로 재기했고, 내리 3선을 했습니다.

1964년 공화당의 역사적 참패 이후 등장한 스타가 바로 로널드 레이건이며, 1980년에는 대통령의 자리에 올랐습니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골드워터의 가치를 충실히 실천에 옮긴 대통령으로 평가받습니다.

골드워터의 빛나는 활약상은 닉슨의 탄핵 논란에서 정점을 찍습니다.

1974년 8월 7일, 공화당 의원들의 권유로 백악관을 방문하여, "공화당 의원들이 탄핵과 유죄 판결을 저지할 의사가 없으며, 또한 그런 능력도 없다."고 직언을 합니다.

닉슨은 다음날 사임을 발표했고, 이 일을 계기로 그는 공화당의 원로로 더욱 존경을 받게 됩니다.

사람들은 공화당을 '그랜드 올드 파티(Grand Old Party)'라고 부르는 것에 빗대어, 배리 골드워터에게 존경을 담아 '그랜드 올드 맨(Grand Old Man)'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는 은퇴 후에도 종종 공공 이슈에 대해 지속적으로 발언했습니다.

1990년의 공화당 입장과는 달리 낙태에 찬성했는데, 그가 진보적으로 돌아섰다는 비판에 대해 그는,

"오늘날 수많은 보수주의자들이 그 말이 의미하는 바를 알지 못한다."고 질타했습니다.

낙태는 국가나 사회가 간섭할 문제가 아니라, 바로 가임 여성 스스로가 결정할 문제라는 것이 그의 소신이었습니다.

또한 남성 동성애자의 군 복무를 지지했습니다. 그는 이미 피닉스에서 남성 동성애자에 대한 직업 차별을 폐지시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이토록 장황하게 설명을 덧붙인 이유는,

진정한 보수주의라면 말로만 떠드는 게 아니라 배리 골드워터처럼 행동으로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도 그는 보수주의 가치를 제대로 알고 실천했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그의 책 『보수주의자의 양심』은 지금까지도 영향력을 가진 고전입니다.

보수주의 가치는 자유의 정신이고, 진보주의 가치는 평등의 정신입니다.

그가 말하는 '보수주의의 양심'이란 누구든지 개별적 인간 존재의 존엄성을 떨어뜨리려는 사람(권력)에 의해 상처를 받는다는 것입니다.

진보주의에서 주장하는 평등의 명분으로 국가가 무분별하게 개입하기 시작하면, 권력은 비대해지고 인간은 의존적 존재로 타락하게 마련입니다.

권력은 액튼 경(Lord Acton, 영국 역사학자, 정치인)이 말했듯이 사람들을 부패시킨다면서,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고 덧붙였습니다. (61p)

결국 보수주의자의 첫 번째 관심은 항상 "우리는 자유를 극대화하고 있느냐?"는 것입니다.

배리 골드워터는 평생 마음속에 이 질문을 갖고, 보수주의 원칙대로 자유를 지키고 확대했다는 점에서 존경받을 만한 인물입니다.

『보수주의자의 양심』이 매년 재출간되는지 알 것 같습니다. 바로 그 책이 우리나라에는 처음 소개되었다는 사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진정한 보수주의를 배워야 합니다.

중요한 점은 보수주의와 진보주의가 건전하게 공존하면서 팽팽하게 각자의 원칙을 지키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평범한 국민으로서 바라는 건 무슨 '- 주의자'가 아닙니다. 정치인들이 부화뇌동하지 말고, 부디 양심적으로 원칙을 지키길 바랄 뿐입니다.

자유와 정의가 보장되는 사회, 궁극적으로 우리 모두가 원하는 건 평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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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 친구 하나 사귈래요? 바우솔 작은 어린이 35
이경혜 지음, 정수 그림 / 바우솔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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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신기해요. 요즘 아이들은 귀신을 무서워하기는커녕 재미있는 만화 캐릭터로 여기거든요.

그래서 귀신에 관한 책이라고 하니까, "우와, 재밌겠다~"라는 반응을 보이네요.


<귀신 친구 하나 사귈래요?>는 정말이지, 요즘 아이들 취향에 꼬옥 들어맞는 이야기 두 편을 만날 수 있어요.

책표지에 바가지 머리를 한 귀여운 친구는 은별이에요. 초등학교 3학년, 열 살이 된 여자아이예요.

아마도 그림만 보고 은별이를 남자아이라고 짐작했다면, 그게 바로 '반전'이에요.

이 책에 나오는 귀신 이야기의 핵심은 이 반전에 있거든요. 깜짝 놀라서 반전, 재미있어서 반전!

주인공 은별이는 엄청난 겁쟁이에요. 그런데 어떻게 이런 겁쟁이가 귀신 친구를 사귀었냐고요?

워낙 겁이 많은 은별이는 너무나 당연히 귀신을 무서워했어요. 씩씩한 여장부 스타일의 엄마는 은별이의 담력을 키워준다고 일부러 저녁에만 심부름을 시키세요. 귀신도 무섭지만 엄마는 더 무서우니까, 심부름할 때마다 은별이는 정신없이 뛰느라 새하얗게 질린 얼굴로 헉헉대곤 해요.

그러던 어느날, 은별이는 한밤중에 오줌이 마려워서 깼어요. 어찌나 급했는지 불도 안 켜고 화장실로 달려갔어요.

정신없이 쏴쏴, 오줌을 누고 보니, 구석에 무언가 희끄무레한 게 보였어요.

그, 그, 그래요,,, 귀신!

근데 그 귀신이 제발 불을 켜지 말라고 말을 더듬대면서 부탁하는 거예요.

진짜? 귀신이 뭐가 무서워서?

귀신의 이름은 토희래요. 하도 겁쟁이라 토끼 고기를 먹었나 보다고 귀신들이 붙여 준 이름이래요.

귀신 토희가 무서워하는 건 사람이래요. 그래서 자신과 똑같이 겁많은 은별이 옆에만 붙어 있었대요. 오~ 소름!

은별이는 자신만큼이나 겁쟁이 귀신 토희를 보니 갑자기 모든 무서움이 사라졌어요. 오히려 겁먹고 떠는 토희를 안아주고 싶었어요.

그렇게 은별이와 토희는 친구가 되었어요. 이제 밤길을 걸어도, 한밤중에 잠에서 깨어나도 무섭지 않아요. 언제나 토희가 옆에 있으니까요.

그리고 신나는 일은 엄마가 한밤중에 화장실에 갔다가 토희를 보고 놀란 일이에요. 맨날 은별이한테 겁 많다고 나무라던 엄마가 이제는 귀신을 무서워하게 됐거든요.

아직 아빠는 토희를 못 봤기 때문에 세상에 귀신은 없다고 얘길하시네요. ㅋㅋㅋ


<귀신이 곡할 집>은 미슬이랑 슬미네 아침풍경으로 시작해요.

양말 찾는 아빠, 립스틱 찾는 엄마, 쌍둥이 미슬이와 슬미도 준비물인 색종이가 없어졌다고 한바탕 난리가 났어요.

이 집이 뒤죽박죽 엉망진창이라는 건 온 동네에 다 알려진 사실이에요.

뭐든 쓰고 나면 제자리에 두지 않아서 늘 찾아 헤매는 게 일상이래요.

이 집에는 제자리 자체가 없어서 '우리'에겐 정말 천국 같은 집이에요.

도대체 '우리'가 누구냐고요?

이 집 아빠는 늘 '우리' 이야기를 하곤 해요.

"거참 이상하네. 우리 집 물건들은 다리가 달렸나? 멀쩡히 잘 있다가도 찾기만 하면 없으니!"

'우리'의 정체는 바로 다리가 달린 이 집 물건들이에요. 원래 이 세상 모든 물건에는 다리가 달려 있는데, 사람들 눈에는 보이지 않아요.

이제야 제목이 왜 '귀신이 곡할 집'인지 알겠죠?

물건을 찾을 때마다 이 집 식구들이 늘 하는 말이 '귀신이 곡할 노릇'이란 말이에요. 곡이라는 건 초상집 같은 데서 크게 우는 일인데, 그만큼 귀신까지도 엉엉 울 정도로 뜻밖의 일이 생겼을 때 쓰는 말이에요.

이 집은 원체 정리가 안 되어 있으니 다리가 달린 물건들은 신나게 돌아다닐 수 있어요.

반대로 은지네에선 모든 것들이 제자리가 다 정해져 있어서 물건들이 꼼짝도 할 수가 없대요. 그러니 얼마나 숨이 막히겠어요?

무서운 인간들이 우리에게 다리가 달려 있다는 비밀을 밝혀내면 가만 내버려두겠어요? 그래서 우리는 사람 눈에 띄지 않도록 굉장히 조심히 돌아다녀요.

그래서 우리에겐 은지네는 지옥, 미슬이랑 슬미네는 천국인 거예요. 귀신이 곡하는 이 집을 우리는 너무너무 사랑해요.

ㅋㅋㅋ 웃음이 터져 나오는 이야기네요.

어쩌면 자기 물건을 제자리에 정리하지 않는 친구들은 엄청 놀랄 수도 있겠네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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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밍 레슨
클레어 풀러 지음, 정지현 옮김 / 잔(도서출판)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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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콜먼은 서점 2층 창문으로 인도에 서 있는 죽은 아내를 보았다."(9p)


<스위밍 레슨>은 첫 문장이에요.

길 콜먼은 우연히 서점 건너편 인도에 큼지막한 코트를 입은 여자를 봤어요. 그녀가 돌아서는 순간 서로 두 눈이 마주쳤어요.

이럴수가... 잉그리드, 죽은 아내였어요.

쫓아가다가 발이 미끄러진 길 콜먼은 정신을 잃고 말았어요.

슬로모션으로 허공에서 붕 떨어지는 상황에서 한바탕 난리법석을 칠 맏딸 낸과 걱정할 둘째 딸 플로라를 떠올렸어요.

오늘은 2004년 5월 2일, 잉그리드가 사라진 지 정확히 11년하고 10개월째였어요.

경찰과 기자들은 아내가 익사했다고 발표했지만, 길은 희망을 품고 있었어요. 아직 그녀의 시신은 발견되지 않았으니까.

잉그리드는 왜 남편과 두 딸을 두고 사라진 걸까요?


처음에는 실종된 아내가 12년 후 깜짝 등장하는 장면 때문에 미스터리물로 생각했어요.

소설 속 인물에게 "왜?"라는 의문을 품는 것이 미스터리라면...

따지고 보면 우리 인생 자체가 미스터리 극장이에요.


이 소설은 두 개의 시선이 번갈아가며 등장해요.

2004년 현재를 살고 있는 길 콜먼과 두 딸 낸 그리고 플로라...

남편 길 콜먼에게 편지를 쓰고 있는 1992년 6월의 잉그리드.


읽는 내내 평소와는 다른 의미의 소름이 돋았어요.

여자의 인생을 떠올리며.

딸이 말했어요. "엄마, 나는 결혼 안 할거야. 당연히 애도 안 낳을 거고. 내 인생이 없는 거잖아."

그러자 엄마가 말했어요. "어떤 여자도 처음부터 엄마로 태어나진 않아. 사랑하니까 희생도 감수한 거지."

누구도 그녀에게 엄마가 되라고 강요하지 않았지만, 엄마가 된 순간 모두가 그녀에게 엄마로서 살라고 강요했어요.

반대로 남자는 아들로 태어나 남편이 되고, 아빠가 되어도 어떤 강요도, 억압도 받지 않아요. 본인 스스로 느낄 뿐이지...

만약 이 소설에서 아무런 감흥을 받지 못했다면 당신은 인생을 모르는 애송이?

인생이 늘 그러하듯이 뭘 더 안다고 혹은 모른다고 해서 크게 문제될 것은 없는 것 같아요.

다만 사랑에 빠진 순간에도 자신을 잃어버리면 안 된다는 것, 아니 어떠한 순간에도 자신을 위한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

그녀의 잘못은 딱 한 가지예요. 유행가 가사처럼 '너무나 많이 사랑한 죄 널 너무나 많이 사랑한 죄....'.


책을 덮으려다가 다시 잉글리드의 첫 번째 편지를 읽었어요.

우리가 인연이나 운명이라고 부르는 것들을... 믿나요, 당신은?  그 자전거는 정말 우연이었을까요.




                               스위밍 파빌리온, 1992년 6월 2일, 04:04

길에게

새벽 4인데 잠이 오지 않아요. 이 노란색 코트를 발견하고 당신에게 편지를 써야지 했어요.

실제로는 하지 못한 말들, 시작부터 우리의 결혼에 관한 모든 진실이 담긴 편지를 말이에요.

당신은 내가 상상하거나 꿈꾸거나 지어낸 이야기라고 주장할 내용도 있겠지만

어쨌든 내가 보는 시선이에요. 내 진실이에요.

우리가 처음 만난 날을 기억하나요?

난 확실히 기억해요. 1976년 4월 6일이었죠. '만났다'라는 표현은 너무 태평하지만요.

화요일이었어요. 드디어 봄이 왔다는 설렘을 주는 따뜻하고 화창한 날이었죠.

루이즈와 나는 잔디밭에 들어가지 말라는 푯말을 무시하고 대학 도서관 바깥쪽 잔디밭에 앉아서

앞날에 대해 이야기했어요.

물론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우리가 우물 안 개구리의 의미 없는 삶이라고 치부하는

(전업주부로 살림하고 애를 키우는) 엄마들의 삶과 다를 거라는 데는 동의했죠.

...

그날 오후 루이즈에게 수업이야기를 하니

"그 남자는 멍청이야, 가까이하지 마." 라고 했죠.

길, 우린 당신이 그리워요. 집으로 돌아와요.

당신의 잉그리드


추신 : 당신의 자전거는 어떻게 되었나요?                (25-3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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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 보태니컬 아트 세트 (본책 + 컬러링북) - 전2권 기초 보태니컬 아트
송은영 지음 / EJONG(이종문화사)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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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기초 보태니컬 아트 세트』는 강의 교재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것 같아요.

두 권으로 구성되어 있고, 본 책은 보태니컬 아트에 대한 설명과 기초기법을 알려주는 이론서라면 컬러링북은 배운 대로 색연필화를 그릴 수 있는 실습서라고 할 수 있어요.

보태니컬 아트는 단순히 꽃을 예쁘게 그려내는 플라워 페인팅과는 다르다고 해요. 식물학적 근간을 두고 식물의 결 하나, 잎맥 하나, 털 하나도 정확히 묘사하는데 포인트를 두고 있어요. 그래서 보태니컬 아트는 미학적 가치와 더불어 식물학적 중요성을 갖춘 식물 묘사가 핵심이라고 할 수 있어요.

특별히 이 책은 "색연필 보태니컬 아트"라는 점에서 색연필화의 매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어요.


우선 재료는 색연필과 4B연필이 필요해요. 종이는 컬러링북이 있기 때문에 따로 준비하지 않아도 돼요.

컬러링북 속에는 18가지 꽃과 6가지 종류의 잎의 밑그림 종이가 들어 있어요. 종이는 표면이 매끈하고 두께가 260 g/㎡ 모조지, 보태니컬 아트에 적합한 종이라고 해요. 색연필로 칠할 때 싹싹 긋는 소리가 나면서 예쁘게 칠해져서 좋아요.  각 페이지는 쉽게 떼어낼 수 있도록 제본되어 있고 채색 작업 전에 한 장씩 떼어서 사용하니 편리한 것 같아요. 채색이 완성된 그림은 액자 형태로 만들면 멋진 인테리어 소품이 될 것 같아요.


본 책의 장점은 색연필화를 처음 해보는 사람에게 친절하다는 점이에요.

필요한 재료부터 기초기법을 차근차근 설명해줘요.

보태니컬 아트의 핵심인 식물의 색과 질감을 잘 표현하기 위해서는 '선 연습'을 통해서 효과적인 레이어링 방식을 터득해야 해요.

선 연습할 때는 HB연필을 뾰족하게 갈아서 다양한 선 표현을 해보는 게 좋아요.

색연필화를 위한 5단계는 다음과 같아요.

첫 단계는 질감을 파악하는 것, 두 번째 단계는 빛과 어둠에 대한 이해, 명암을 통해 양감 표현하기, 세 번째 단계는 식물 본연의 색을 다양한 색연필의 색을 혼합해 찾아내는 것, 네 번째 단계는그림 전체를 정리하는 단계로 명암대비를 통해 강조할 부분을 표현하기, 다섯 번째 단계는 디테일 부분을 체크하는 단계이며, 전체적인 그림에서 놓친 부분은 없는지 확인하는 과정이에요.

이 책에 사용한 색연필 브랜드는 파버카스텔 색연필과 프리즈마 색연필이에요.


본격적으로 꽃 그리기, 색연필 채색을 하는 방법은 책에 자세히 나와 있어요.

시클라멘, 백목련, 작약, 장미.... 각 꽃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채색에 필요한 색연필을 숫자로 알려줘요.

예를 들어 시클라멘은 파버카스텔 색연필 101, 102, 125, 194, 177, 230, 233 을 사용해요.

신기해요. 색연필로 칠하기 전에 숫자로 색을 확인해보기는 처음이에요.

색연필화를 위한 5단계 방식으로 설명되어 있어서 그대로 그려보니 점점 완성되어가는 과정이 한눈에 보여서 재미있어요.

완성된 그림은 책에 프린트 된 꽃보다는 살짝 연하게 채색되었어요.

색연필의 색감은 보면 볼수록 따뜻하고 부드러운 느낌이라서 마음에 쏙 들어요.

무엇보다도 서로 섞이지 않을 줄 알았던 색연필 채색이 혼합된 결과물을 보니 진짜 멋져 보여요.


저자 송은영 작가는 영국 THE SOCIETY OF BOTANICAL ARTISTS(SBA)의 최초이자 유일한 한국인 정식멤버라고 해요.

이 책을 통해 특별하고 아름다운 색연필 보태니컬 아트 세계를 만날 수 있어요.

평범한 컬러링과는 확실히 차별화된 보태니컬 아트의 매력을 느낄 수 있어요.

평소에도 꽃을 좋아하는 데다가 그 꽃을 직접 색칠해보니, 제 마음까지 꽃이 되는 느낌이에요. 오~ 감성충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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