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신세계
올더스 헉슬리 지음, 안정효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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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랍게도 『멋진 신세계』는 1932년 발표된 작품이에요.

그 당시에 600년 후의 미래, 유토피아를 그려내고 있어요.


"겨우 34층밖에 안 되는 나지막한 잿빛 건물. 정문 입구 위에는 '부화-습성 훈련 런던 총본부'라는 현판이 걸렸고,

방패꼴 바탕에는 '공동체, 동일성, 안전성'이라는 세계국 世界國 World State 의 표어."  (30p)


미래 세계는 무스타파 몬드 포드 님이 지배하고 있어요. 신적인 존재, 포드 님!

오죽하면 '오 마이 갓'이라는 말 대신 '오 포드'라고 한다네요.

런던 총본부의 부화-습성 훈련국장은 항상 신입생들을 직접 데리고 다니며 각 부처를 견학시키는 것을 철칙으로 삼았어요.

왜?  전반적인 개념을 알려주기 위해서, 즉 이들이 자신의 일을 제대로 수행하도록 만들려면 어떤 개괄적인 인식을 주입시켜야 하기 때문이에요.

인공 부화기에는 수정된 난자는 지정된 병에 담아두기 전까지 알파와 베타들을 어디에 보관하는지, 감마와 델타와 엡실론을 36시간 후에 다시 꺼내 어떻게 보카노프스키 처리를 하는지 날려주고 있어요. 보카노프스키 처리는 난자 하나가 96개로 분열하게 만들어서 96명의 태아가 생겨나는거예요. 한마디로 인간 공장인 거죠. 이렇게 태어난 96명의 일란성 쌍둥이들은 똑같은 공장에서 일하는 일꾼으로 키워져요. 표준형 감마들과 다양성이 없는 델타들과 획일화한 엡실론들은 수백만 명에 달하는 일란성 쌍둥이들로 태어나 사회 안정을 위한 주요 수단이 되는 거예요. 

신분 계급에 따라 옷 색깔이 달라요. 감마는 초록색 옷, 델타는 황갈색 옷, 엡실론은 검정색 옷을 입어요. 지배계급인 알파는 회색 옷을 입어요.

또한 아기 때부터 신 파블로프 방식 유도 훈련을 받아요. 하급 신분 계층 사람들은 책과 꽃을 보기만 해도 시끄러운 음향과 전기 충격을 연상하게 되는데, 이는 심리학에서 '본능적 증오'라고 일컫는 반응이에요. 변하지 못하도록 유도된 조건반사 때문에 평생 책과 식물을 멀리하게 되는 거예요. 대신에 이들은 어릴 때부터 성적 유희를 마음대로 즐길 수 있고, 촉감영화를 통해 말초적인 쾌락을 느낄 수 있어요. 

무엇보다도 소마라는 알약은 모든 걱정과 근심을 한 번에 날려주는 약이라서 누구나 필요할 때마다 먹을 수 있어요. 그래서 이 세계에서는 모두가 행복할 수 있어요.


『멋진 신세계』를 읽으면서 이 세계가 전혀 낯설지 않았어요. 기존에 봤던 SF 소설이나 영화를 통해 봤던 미래 세계와 무척 닮아 있어요.

당연히 멋진 신세계가 그 뿌리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더욱 이 작품이 가진 의미가 특별한 것 같아요.

영화 『가타카』(1997년)에서는 인공 부화기를 통해 우수한 유전자 조작 아기가 탄생하면서 인간의 몸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열등한 존재가 되고 말아요. 유전자가 곧 신분계급이 되는 사회에서 주인공 빈센트는 열성 유전자라서 청소부로 일하지만 우주 비행사의 꿈을 꾸고 있어요. 

『매트릭스』(1999년)에서는 주인공 네오에게 빨간 알약과 파란 알약을 선택하는 장면이 나오죠. 이 영화는 첫 관람 때부터 이후에 더 회자되는 작품인 것 같아요. 안락한 가상현실과 비참한 현실을 자각하는 주인공을 통해 실존적 고민을 하게 만들어요. 매번 확실한 답을 하기 어려워요.

『이퀄리브리엄』(2002년)은 영화 제목에 '균형, 침착성'이라는 뜻이 들어 있어요. 새로운 세계, 리브리아를 통제하는 일종의 고급 비밀 경찰인 클레릭(cleric)은 성직자라고 불리고, 리브리아의 지배자의 명칭은 신부님(Father)예요. 전체주의와 종교가 결합된 독재 사회예요. 리브리아에서 사람들은 감정을 통제하기 위해 프로지움이라는 알약을 매일 먹어요. 인간의 감정이 사회를 혼란에 빠뜨린다고 본 거죠. 그래서 책은 금기품목이에요. 

각 영화마다 고뇌하는 주인공이 등장해요.

멋진 신세계는 두 개의 세계가 공존하고 있어요. 철저하게 통제된 문명 사회와 야만인 보호 구역이 존재해요. 문명인들은 허가서를 받으면 야만인 보호 구역으로 휴가를 갈 수 있어요. 버나드 마르크스는 지배계층인 알파 플러스 계급의 심리학자예요. 재미있는 건 그의 체격이 평균치 감마보다 별로 나을 게 없어서 항상 신체적인 열등감을 느낀다는 거예요. 이러한 자의식이 쓰라린 절망감과 고독감을 줘서 그는 불행해요. 소마라는 알약 한 알이면 해결될 문제인데 버나드는 먹질 않아요. 


"나는 정열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요."

"나는 강렬한 무엇을 느끼고 싶어요."

"개인이 감정을 느끼면 집단 생활이 비틀거려요." 레니나가 반박했다.

"글쎄요, 집단생활이 조금쯤 비틀거려서 안 될 건 또 없잖아요?"

"버나드!"

하지만 버나드는 요지부동이었다.

"일하는 시간 동안에만, 그리고 지적으로만 어른이죠." 그는 얘기를 계속했다.
"감정과 욕망에 있어서는 아기들이지만요."
   (156p)


"난 차라리 나 자신 그대로 남아 있고 싶어요." 그가 말했다.

"불쾌하더라도 나 자신 그대로요. 아무리 즐겁더라도 남이 되고 싶지는 않아요."   (149p)


여기에서 주목한 인물이 또 한 명 있어요. 버나드가 야만인 보호 구역에서 만난 존이라는 젊은이예요. 존이 특별한 이유는 엄마 린다로부터 글을 배웠고, 열두 살 무렵 집에서 우연히 발견한 책 한 권이 인생을 바꿔버렸어요. 그 책은 바로『윌리엄 셰익스피어 전집』.

존은 버나드가 자신을 런던에 데려가겠다고 하자, 셰익스피어의 연극 「템페스트」의 주인공인 프로스페로의 딸 미란다의 말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해요.


"오, 경이로움이여!"

"이곳에는 훌륭한 존재들이 얼마나 많은가요! 인간이란 얼마나 아름다운가요!"  

"오, 멋진 신세계여."   (219-220p)


새삼 『멋진 신세계』에 감탄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올더스 헉슬리가 그려낸 미래 세계가 멀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1932년의 멋진 신세계는 2019년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어요.

당신들이 원하는 세계는 무엇입니까.

책과 꽃을 혐오하고, 역사를 배우지 않으며, 일체 불행한 감정을 제거하는 약물에 의존한다면... 그것이 진짜 행복일까요?

인간이란 얼마나 아름다운지, 우리 스스로 느낄 수 있다면 불행조차도 기꺼이 이겨낼 수 있어요. 행복이란 인간다운 감정에서 피어나는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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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얼은 처음이라서 - 89년생이 말하는 세대차이 세대가치
박소영.이찬 지음 /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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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얼?

우선 설명이 필요할 것 같아요.

세대를 구분하는 용어예요. 대부분 알고 있는 386세대는 1960~1969년생으로 6월 항쟁과 민주화 운동을 거쳐온 50대들이 해당되죠.

그 다음 세대가 X 세대로 1970~1980년대생으로 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 붕괴라는 엄청난 사건을 지나왔어요.

X 세대를 부모로 두고 있으며, IMF 이후에 태어난 국제금융위기를 성장기에 경험한 세대, 즉 1981년~1996년생을 밀레니얼 세대라고 해요.

1997년생 이후 출생한 세대는 Z세대라고 하며, 디지털 시대에 태어난 디지털 네이티브라고 해요.

이 책에서는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포괄하여 '밀레니얼 세대'로 지칭하고 있어요.

그 이유는 기성세대와는 완전히 다른 신세대를 이해하고, 소통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이에요.

좀더 구체적으로, 조직에서 밀레니얼 세대 인재를 사로잡기 위한 노력이라고 볼 수 있어요. 

이 책의 두 저자는 89년생으로 아날로그와 디지털 시대의 교체기를 겪었기 때문에 조직 내 위아래 세대의 고민을 가까이에서 들을 수 있었다고 해요.

그래서 단순히 밀레니얼 세대의 특징을 나열하는 게 아니라 조직 속에서 적용할 수 있는 힌트를 제공하고 있어요. 본문에 나오는 사례들은 실제 신입사원 관련 사례를 재구성한 것이라고 해요. 이것이 밀레니얼 세대와 소통하는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어요.

과연 밀레니얼 세대가 직장에서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이 책에서는 여섯 가지 키워드로 분류하고 있어요.

① 공정  ② 효율  ③ 존중  ④ 가치  ⑤ 성장  ⑥ 안정

이를 바탕으로 조직은 최고의 인재들이 찾는 조직으로 만들어야 해요. 국내 기업들 중에서 대표적인 사례가 우아한형제들의 '피플팀'이에요. 피플팀은 우아한형제들의 기업 문화와 비전을 조직원들에게 공유하고, 그들의 어려움을 해결해주는 역할을 한대요. 예를 들어 아플 때 약을 사다주거나 직원 및 직원 가족의 생일을 알려주는 등의 아날로그적인 노력도 한대요. 우아한형제들만의 독특한 복지제도를 살펴보면, 《 주 4.5 제도 = 월요일 오후 1시 출근 / 임신 기간 근로시간 단축 = 임신 즉시부터 출산 직전까지 2시간 단축 근무 / 지금 만나러 갑니다 = 본인과 배우자의 부모님 및 자녀 생일에 2시간 일찍 퇴근하는 제도 /  우아한 아재 근무 : 임신한 배우자를 둔 임직원이 산부인과 검진이 있는 날은 재택근무를 할 수 있는 제도 / 우아한 육아 휴가 = 남녀 임직원 모두 육아를 위한 1개월 특별 휴가 제도 / 우아한 학부모 휴가 = 아이의 주요 행사에 연차 소진 없이 특별 휴가를 쓸 수 있는 제도 / 우아한 수다 타임 = 매주 화요일 오후 1시에 김봉진 대표가 참여해 구성원과 질의응답 시간을 갖는 제도 /  자기 성장 도서 지원 제도 = 구성원들이 오프라인 서점에서 무제한으로 책을 사서 볼 수 있는 제도 》라고 해요. 우와, 세상에 이런 회사가 있었다니 정말 놀랍네요. 우아한형제들이란 국내 1위 배달앱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기업이에요. 기업 규모로 보면 대기업은 아니지만 올바른 기업 문화를 선도한다는 측면에서는 훌륭한 기업인 것 같아요.

일자리의 양과 질을 선도하는 기업을 표창하는 제도인 2019 일자리 으뜸 기업으로는 샌드박스가 선정되었대요. 샌드박스는 구글코리아 출신 이필성 대표와 인기 유튜브 크리에이터 '도티'로 활동하는 나희선 이사가 공동 창업한 MCN (Multi Channel Network) 기업으로 2015년 창사 이후 '직원들의 행복이 회사의 원동력'이라는 모토를 기반으로 꾸준히 복지와 문화에 힘을 쏟고 있대요. 그 결과 2018년 매출액 280억 원을 달성했고, 매년 성장하고 있어요.

신기하게도 밀레니얼 세대가 원하는 직장은 누구라도 일하고 싶은 회사였네요. 세대차이라고 느꼈던 요소들이 어쩌면 이 시대 흐름에 따른 변화가 아니었나 싶어요. 

결국 인공지능 시대에서 살아남는 기업은 밀레니얼 세대 인재를 사로잡는 회사라고 할 수 있어요. 밀레니얼 세대를 이해하는 것은 곧 시대을 읽는 비결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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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잔 술, 한국의 맛 - 알고 마시면 인생이 즐겁다
이현주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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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드라마를 보다가 알게 됐어요.

막걸리가 익어갈 때 소리가 난다는 걸.

숨쉬는 항아리 안에서 우리 전통주 막걸리가 발효되면서, 보글보글 익어가는 소리를 낸대요. 

물론 직접 들어보진 못했지만 그 소리 덕분에 '살아 있구나'라고 느꼈던 것 같아요.

<한잔 술, 한국의 맛>은 한국 전통주라는 민둥산에 한 알의 씨앗을 심는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해요.

민둥산... 정말 딱 들어맞는 비유인 것 같아요. 한국인들에게 한국 전통주는 여전히 낯선, 미지의 영역이에요.

그러니 한국 전통주를 만들고 알리는 사람들은 열심히 씨앗을 심는 중이라고 할 수 있어요. 뿌리가 내리고 싹을 틔워 열매를 맺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요.

저자는 2012 전통주 소믈리에 대회 국가대표 부문 1위를 한 전통주 전문가이자 SNS상에서 전통주 읽어주는 여자라는 닉네임으로 한국 술의 멋과 맛을 알리고 있다고 해요.

한국 술의 멋과 맛을 담아낸 술 항아리를 열어 볼까요?

크게 세 잔으로 소개하고 있어요.

한 잔은 증류주 이야기, 두 잔은 약주 이야기, 세 잔은 탁주 이야기~

와우, 감탄이 절로 나오네요. 우리 술 이야기가 이토록 그윽하고 아름다울 줄이야.

술 한 모금 마시지 않고도 술 이야기에 절로 취하는 느낌이랄까.


"달고 甘 붉다 紅 는 이름 탓일까? 

감홍로를 생각하면 유독 조선의 재주 많은 기녀가 떠오른다.

목을 태울 듯한 뜨거운 기운은 꿀로 살짝 감춘 터.

반짝이는 연지 빛 한잔 술과 마주 앉은 여인의 붉은 옷고름에 동하는 춘심을 

누룰 풍류객이 몇이나 있었을까?"   (19p)


"수도자에게 술은 금기된 벽에 난 쪽문과 같은 것이지요."

벽암 스님으로 더 알려진 전통식품명인 제1호 조영귀 명인의 이 말씀을 듣는 순간 턱 하니 무릎이 쳐졌다.

'술은 아무나 만드는 것이 아니구나!  송화백일주의 힘은 시심詩心 이구나.' 싶었다. 

... 나를 위해서든, 남을 위해서든 인생살이에 쪽문을 만들어두는 지혜가 또 한편 필요한 세상이 아닌가 싶었다. (92p)


"이강주를 일컬어 '한여름 밤의 초승달 같은 술'이라고 칭송하는 것은

그 맛의 청량함을 가리키는 것이겠지만,

은은하고 옅어 잘 드러나지 않는

이강주의 노란빛을 표현하고자 하는 말이기도 할 듯하다.

구름이라도 걸리면 사그라질 것 같은 은근한 울금의 빛은 운치를 더해준다."  (105p)


감홍로, 홍소주, 명인 안동소주, 민속주 안동소주, 문배주, 미르, 삼해소주, 송화백일주, 이강주, 죽력고, 고운달, 계룡백일주, 면천두견주, 경주 교동법주, 한산소곡주, 과하주 술아, 대통대잎술 십오야, 둔송구기주, 술송주, 맑은바당, 순향주, 천비향, 풍정사계 춘, 만강에 비친 달, 부산 금정산성 막걸리, 송명섭 막걸리, 느린마을 막걸리, 사미인주.

이 책에 소개된 우리 술들이에요. 한국 전통주의 역사와 고문헌의 기록, 전통과 현대의 양조법 그리고 저자의 미각을 자극하는 설명을 보고나니 진심으로 알고 싶어요.

그동안 우리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잊고 있었던 것 같아요. 선조들의 지혜와 후손들의 정성으로 빚어낸 우리 술, 새삼 자랑스럽고 뿌듯하네요. 

저자의 말처럼 '술은 단순히 취하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삶을 풍요롭게 하는 문화'라는 점에 공감해요. 술을 그저 취하도록 마시는 술꾼 말고 제대로 즐길 줄 아는 풍류객이 되고 싶어요. 덕분에 한국 전통주에 대한 관심이 생겼어요. 두근두근 술 항아리를 여는 심정으로, 한잔씩 모든 우리 술을 만나보고 싶어요. 

잘 익은 술 한잔으로 인생을 즐겨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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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 살림 - 세상을 바꾸는 가장 쉬운 방법
이세미 지음 / 센세이션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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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 살림>은 세상을 바꾸는 가장 쉬운 방법으로 '살림의 기술'을 알려주는 책이에요.

와우, 세상을 바꾼다고요?

그건 특별하고 위대한 사람들만이 할 수 있는 일 아닌가요?

저자는 우연히 보게 된 환경 다큐멘터리 한 편이 인생을 바꾸어 놓았다고 해요.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플라스틱에 의한 해양오염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조금 과장되긴 해도 머리끝부터 발가락 끝까지 몸속의 피가 한 번에 빠져 나간 듯한 싸한 기분이 몰려왔다고 해요. 이제까지 사용했던 일회용품의 양이 어마어마한데, 그 일회용 쓰레기를 잘 분리하여 내 놓는 것으로 책임이 끝났다고 여겼던 자신을 돌아보게 된 거죠.

내 눈 앞에서만 사라진 것이지 바다로 흘러가 모조리 차곡차곡 쌓여 바다를 쓰레기장으로 만들었던 거예요. 그래서 가장 먼저 한 일은 자신이 버리는 쓰레기의 양을 정확히 확인하는 것이었대요. 다음으로 편의점 사랑이 남다른 남편에게 다큐멘터리를 보여주고 비닐, 플라스틱 금지를 선언했대요. 그 후로 남편과 함께 쓰레기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노력을 했대요. 이렇듯 쓰레기 줄이는 살림을 시작했더니 친정 엄마도 동참하게 되었대요. 

아마도 그때 그 다큐멘터리를 본 사람들이 많을텐데, 저자와 같이 인생이 바뀐 경우가 얼마나 될까요?

다들 환경을 걱정하지만 막상 행동으로 뭔가를 하기는 쉽지 않아요. 왜냐하면 당장의 편리함을 포기해야 하니까, 불편함과 수고로움을 감수해야 하니까. 무엇보다도 '나 말고 다른 사람이 하겠지.'라는 안일한 태도가 가장 큰 것 같아요. 환경보호는 환경운동가의 일인 것처럼. 그러나 알고 있죠. 이 지구는 살아 있는 모든 사람이 지켜내야 할 삶의 터전이라는 걸.

이 책을 읽다가 깨달았어요. 살림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

솔직히 그닥 살림을 즐기는 편이 아니라 의무적으로 해왔기 때문에, 책 표지에 적힌 "살림, 재미있으세요?"라는 질문이 마음에 안 들었어요. 

다만 재미와 별개로 살림을 좀더 잘할 수 있는 기술을 배워보자 싶었어요. 그런데 웬걸, 세상을 바꾸는 막강한 살림력을 알려주네요.

아날로그 살림은 나뿐만이 아니라 이 세상을 살리는 일이었어요. 

생각이 바뀌면 삶이 바뀐다고 했던가요. 살림의 가치를 알게 되면 살림의 방식이 달라져요.

살림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관리해야 할 살림살이를 줄여 일거리를 최소화하며, 나에게 최적화된 살림 환경을 만들고, 무엇보다 즐거움을 느껴야 해요.

그러면 어떻게 해야 살림이 즐겁고 재미있어질까요?  저자가 알려주는 4단계 방법이 있어요.

1단계 정리하다 : 버리지 말고 정리하기

2단계 만들다 : 이기적인 살림환경 만들기

3단계 잘 쓰다 : 애착 살림 만들기

4단계 꾸미다 : 살림에 대한 즐거움 발견하기

구체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살림의 기술들이 조목조목 잘 설명되어 있어요. 

결국 중요한 건 실천이겠죠. 저자는 스스로 실천하고 있는 위클리 미션을 제안하고 있어요. 일주일에 한 번 나에게 내는 숙제로, 주제를 정해 하나씩 실천하는 방법이에요.  새로운 습관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보통 100일의 시간, 즉 15주의 기간이 필요하대요. 책에 나온 <15주 위클리 미션 도전하기> 표를 참고하여 스스로 미션 스케줄을 짜서 진행하는 것이 좋다고 해요. 예를 들어 1주 차는 환경 도서 한 권 읽기, 2주 차는 외출 시 텀블러, 손수건 챙기기, 3주 차는 페트병에 담긴 생수 혹은 음료수 마시지 않기, 4주 차는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5주차는 비닐봉지 쓰지 않기, 6주 차는 샤워 시간 3분 줄이기, 7주 차는 물티슈 쓰지 않기, 8주 차는 배달음식 먹지 않기, 9주 차는 종이 사용량 줄이기, 10주 차는 채소 한 끼 또는 최소 한 끼 먹기, 11주 차는 건의 메일 쓰기, 12주 차는 동네 쓰레기 줍기, 13주 차는 알루미늄 제품 사지 않기, 14주 차는 택배 시키지 않기, 15주 차는 선물하며 위클리 미션 소개하기예요. 점점 갈수록 미션 강도가 센 것 같아요. 당장 매주 바뀌는 미션 수행은 무리일 것 같고, 하나의 미션부터 실천해야겠어요.

앞으로 살림의 고수라 쓰고 환경운동가라고 불러야겠어요. 세상을 살리는 아날로그 살림, 우리 모두 적극 동참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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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머리를 완성하는 초등 글쓰기 - 쓰면서 배우고 쓰면서 생각한다
남미영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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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가장 싫어하는 숙제는 뭘까요. 숙제는 전부 다? ㅋㅋㅋ

아마도 글쓰기 숙제가 아닐까 싶어요. 저학년 때는 일기쓰기로 시작해서 학년이 올라갈수록 주제를 정해서 글쓰기 숙제를 해야 되거든요.

<공부머리를 완성하는 초등 글쓰기>는 어른들이 읽는 초등 글쓰기 지침서라고 할 수 있어요.

글쓰기를 싫어하는 아이들에게 글쓰기의 즐거움을 알려줘야 할 사람은 부모님과 선생님들이에요.

그러나 글쓰기 실력은 누가 누구에게 가르쳐 주는 기술이 아니라 스스로 쓰면서 길러지는 능력이라는 점을 주목해야 돼요.

글쓰기에서 중요한 건 글 속에 담긴 생각과 실제로 글을 쓰는 능력이에요. 어려서부터 차근차근 글쓰기 습관을 기르고, 글쓰기 기초 체력을 길러야 마침내 자신이 쓰고자 하는 글을 쓸 수 있다고 해요. 글쓰기 능력은 유전되지 않는대요. 다른 학습 영역은 주변 도움을 통해 단기간 실력 향상이 가능하지만 글쓰기는 아니에요.

독서 능력과 글쓰기 능력은 유효한 시기가 정해져 있어요. 언어조작기인 4~5세부터 언어지능이 자리잡는 12세쯤에 완성되는 능력이에요. 그러니까 독서 능력과 글쓰기 능력은 유치원과 초등학교 시절에 길러야 할 능력인 거죠. 왜 초등 글쓰기의 중요성을 강조하는지 알 수 있죠?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생각하는 글쓰기 능력'을 길러주는, 특급 글쓰기 전략 5단계를 알려주고 있어요.

우선 글쓰기 교육의 근본적인 프레임을 바꿔야 해요. 한국교육개발원 국어교육연구실에서 글쓰기에 관련된 연구를 보면, 초·중·고 학생들이 글쓰기를 싫어하는 가장 큰 이유로 '쓸거리가 없어서'로 조사되었다고 해요. 그래서 저자는 글쓰기의 개념을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생각을 쓰는 것으로 두고, 아이들에게 글쓰기 수업을 했다고 해요. 실제로 아이들은 '생각을 쓴다'고 인식한 아이들이 '글을 쓴다'고 인식한 아이들보다 글쓰기를 훨씬 쉽게 받아들였다고 해요. 연구에서 발견된 놀라운 사실은 글쓰기를 애초부터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는 거예요. 글쓰기의 고통은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글쓰기를 강요 받았을 때 생기는 현상이에요. 하지만 독서와 글쓰기 습관이 생기면 글쓰기가 즐거워진다고 해요.

아이들에게 글쓰기 습관이 형성되려면 하루 15분이면 충분하다고 해요. 어떤 아이라도 견딜 수 있는 최소 시간이 15분이라서, 짧은 글쓰기 시간 덕분에 실천력이 높아진다는 거죠. 톨스토이도 '작가란 매일 같은 시간에 책상 앞에 앉는 사람'이라고 말했대요. 

저자가 제안하는 방법은 '하루 15분 생각 쓰기"예요. 글쓰기 워밍업이에요. 하루 15분씩 3개월만 쓰면 습관이 되고, 6개월이 지나면 평생 동안 즐겁게 글을 쓸 수 있게 된대요. 매일 조금씩 쓰면서 배우고, 쓰면서 생각하다 보면 어느새 성장해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어요. 글쓰기가 공부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는 현대의 인지과학자와 뇌과학자들을 통해 입증되고 있어요. 1996년 노벨 의학상을 받은 피터 도허티 교수나 MIT의 바바라 골도프타스 교수도 오랜 경험을 통하여 '글을 잘 쓰는 학생들은 사고가 명확하여 연구 성과가 뛰어나다'라고 말했대요. 이제 우리 아이들도 공부 방식을 단순 암기에서 쓰면서 생각하고 배우는 방식으로 바꿔야 해요. 글쓰기야말로 미래 인재의 덕목인 창의·융합적 두뇌를 키우는 활동이에요. 

다음으로 글쓰기의 가장 중요한 에너지 공급원은 독서예요. 좋은 글을 읽어야 좋은 글을 쓸 수 있어요. 어린 시절부터 좋은 책을 읽으면서 독서 습관이 형성되어야 글쓰기 능력까지 키울 수 있어요. 책에서는 좋은 책뿐 아니라 다양한 매체를 읽고나서 글쓰는 방법을 알려줘요. 예를 들어 뉴스 보고 일기 쓰기, 이메일 주고받기, 인터넷에 댓글 달기, 광고 보고 생각 쓰기, 여행 가서 편지 쓰기, 동식물 키우며 관찰 일지 쓰기, 시장 구경하고 분석하는 글 쓰기, 학교 가기 싫은 날 논리적인 글 쓰기, 학교에서 배운 내용 설명하는 글 쓰기 등등 글쓰기를 위한 소재는 무궁무진해요. 관심을 갖고 바라보면 일상생활 모든 것이 글쓰기 소재가 될 수 있어요. 

같은 내용이라도 읽고 싶은 글과 읽기 싫은 글이 있어요. 기왕이면 누구나 읽고 싶은 글을 쓰고 싶겠죠?

좋은 문장이란 일곱 살 아이도 이해할 수 있는 단어로 쓴 글이라고 해요. 한마디로 좋은 문장은 간결하고 쉬워요. 톨스토이는 쉬운 문장을, 헤밍웨이는 짧은 문장을, 쇼펜하우어는 함축적인 문장을 좋은 문장의 제일 조건으로 꼽았대요. 맛있고 힘 있는 글을 만드는 글쓰기 기술은 여러 가지가 있어요. 어떤 종류의 글을 쓰느냐에 따라 방법을 알고 쓰는 것이 중요해요. 

마지막으로 앞서 배운 글쓰기 전략을 바탕으로 글 한 편을 완성하는 방법이 나와 있어요. 그 중 핵심 하나를 소개하면, 첫 문장을 잘 써야 한다는 거예요. 첫 문장은 글의 첫인상이라서 3초 만에 독자가 그 글을 끝까지 읽느냐 마느냐를 결정한다고 해요. 시작은 궁금증으로 독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해야 끝가지 일게 되는 좋은 글이 완성돼요. 이때 아이들의 글쓰기를 자극하는 원동력은 부모라고 할 수 있어요. 아이에게 부모는 애독자라는 것을 믿게 해주면 아이는 행복한 글쓰기 환경 속에서 즐거운 글쓰기를 계속할 수 있어요. 부모는 적극적인 피드백을 해주되 과도한 칭찬은 금물이에요. 훌륭한 피드백은 아이에게 올바른 질문으로 생각을 열어주는 거예요. 

역시나 좋은 부모란 아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주고, 무조건적인 사랑으로 응원하는 사람인 것 같아요. 이 책을 통해 배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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