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숨요괴와 입숨요괴 - 감기에 걸리지 않게 '아이우에' 따라하기~!
이마이 카즈아키 지음, 오오노 코우헤이 그림, 최유리 옮김 / 코알라스토어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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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나, 요괴야!

무서워서 놀란 게 아니라 너무 귀여워서 놀랐어요.

동글동글 엄청 귀엽게 생겼어요.

책표지에 보이는 두 녀석이 바로 콧숨요괴와 입숨요괴라네요.

도대체 두 요괴에서 무슨 일이 생긴 걸까요?


어느날 두 요괴가 마주쳤어요.

보자마자 아웅다웅 뭐든지 이기고 싶어서 안달이 났어요.

둘은 언제나 라이벌!

코로 숨 쉬는 콧숨요괴는 모든 냄새를 알 수 있는 코가 자랑이에요.

입으로 숨 쉬는 입숨요괴는 누구보다 커다린 입이 자랑이에요.

자, 그렇다면 누가 더 빠른지 겨뤄 볼까요?

콧숨요괴와 입숨요괴는 저기 보이는 언덕 위까지 누가 누가 먼저 도착하는지 시합을 했어요.


이 책은 콧숨요괴와 입숨요괴의 깜찍한 모습이 가장 큰 매력인 것 같아요.

우리 아이들에게 왜 '입호흡' 대신에 '코 호흡'을 해야 하는지를 두 요괴의 재미난 시합을 통해 가르쳐주고 있어요.

실제로 일본 유치원과 초등학교에서 실시하고 있는 '아이우에' 체조를 이 책 속에서 배울 수 있어요.

콧숨요괴가 "아_ 이_ 우_ 에" 시범을 보여주고 있어요. 그림을 보면 왠지 따라 하고 싶어져요.

평상시에 아이의 입이 벌어져 있거나 코골이가 심하다면, 콧숨요괴가 알려주는 '아이우에' 구강 체조를 매일매일 하면 돼요.

아이가 입 호흡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증상은 벌어진 입, 코골이, 구취 등이 있어요. 입을 벌리고 입 호흡을 하는 아이는 만성 비염, 기관지 천식, 아토피성 피부염 등의 알레르기 질환이 원인일 수 있어요. 코를 고는 아이는 중이염이나 축농증에 걸리기 쉽고요. 이러한 질환을 예방하려면 '입 호흡'을 '코 호흡'으로 바꿔야 하고, 이때 구강 체조가 도움이 된다고 해요. 코 호흡을 하기 위해서는 혀와 입술의 근력, 입을 다무는 힘이 필요한데, '아이우에' 체조로 천천히 크게 입과 혀를 움직이면 3개월 후에는 혀의 위치가 바뀌면서 입을 다물고 코 호흡을 편하게 할 수 있다고 하네요. 자세한 내용이 책 뒷면에 나와 있어요.

건강한 호흡법, 즉 '코 호흡'을 위한 '아이우에' 구강체조를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재미있게 그려낸 그림책이에요.

그래서 부제가 "감기에 걸리지 않게 '아이우에' 따라하기~!"예요.

알고 나면 정말 간단하고 쉽죠?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처럼 우리 아이들에게 좋은 생활 습관을 만들어주는 게 정말 중요해요.

유익한 그림책으로 깔깔 웃으며 배울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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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역사 - 책과 독서, 인류의 끝없는 갈망과 독서 편력의 서사시
알베르토 망구엘 지음, 정명진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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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여, 그대의 삶과 자존심과 사랑도 나와 똑같이 박동하네.

그리하여 그대를 위하여 다음의 노래들을 선사하리니." 

      -  월트 휘트먼   (243p)


<독서의 역사>는 순수한 독자를 위한 책이에요.

알베르토 망구엘은 이 책의 저자인 동시에 열렬한 독서가예요.

당연하게도 이 책은 수많은 독서가들을 기쁘게 할 내용들로 가득차 있어요. 그렇다고 평범한 독자들을 외면하진 않아요.

첫 페이지부터 흥미로워요. '마지막 페이지'라고 적혀 있거든요. 연대기적 순서를 뒤엎는 『독서의 역사』는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어요.

책을 읽는 사람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얘기가 심심찮게 들려오는데, 독서가들이라면 독서란 어떤 것인지를 배워야만 한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에요.

그래서 『독서의 역사』를 읽는다는 건 일반적인 독서 행위 그 자체이면서 '책과 독서'라는 주제로 인류의 역사를 되짚어보는 여정이라고 할 수 있어요. 

'마지막 페이지'라고 적힌 첫 페이지에서는 저자 알베르토 망구엘이 독서가로서의 개인적인 경험을 이야기하고 있어요.

네 살 때 처음으로 자신이 글을 읽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열여섯 살 되던 1964년에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있던 서점 '피그말리온'에서 방과후에 일했어요. 그가 맡은 일은 서점에 꽂힌 책을 날마다 일일이 뽑아내 먼지를 닦는 일이었는데, 어느 순간 책장을 넘기고 몰래 읽다가 몇 번은 유혹에 못 이겨 책을 훔치기도 했어요. 서점 주인은 아마 그 사실을 알면서도 눈감아줬던 모양이에요. 그 서점에서 일하던 어느날,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가 여든여덟 살 된 노모의 손을 잡고 찾아왔고 - 당시 보르헤스는 유명한 작가였고 시력을 잃어서 거의 맹인인데도 지팡이 사용을 거부했다 - 마치 손가락으로도 제목을 볼 수 있다는 듯이 손으로 서가를 훑곤 했어요. 보르헤스는 서점을 떠날 때쯤 망구엘에게 일자리를 제안했어요. 자기에게 글을 읽어 줄 사람이 필요하다고 설명했고, 망구엘은 바로 수락했어요. 그 후 2년 동안, 보르헤스에게 책을 읽어 주었어요. 보르헤스가 선택한 책들은 거의 대부분 처음 읽어보는 책들이었지만 보르헤스의 논평 덕분에 망구엘에게는 문학 수업처럼 텍스트를 이해하는 시간이 되었어요.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1년 전인 1966년에는 웅가니아 장군이 이끄는 군사 정권이 권력을 장악하면서 특정 책과 저자가 블랙 리스트에 오르는 걸 목격했어요. 전체주의 통치 집단은 국민들이 사고하는 걸 원치 않기 때문에 책을 금지시키고, 위협하고, 검열하고... 그런 상황에서 독서가들은 체제 전복을 기도하는 사람으로 몰릴 수밖에 없어요.

그러니 현재 누구나 자유롭게 책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이 - 우리나라 근현대사를 돌아보면 투쟁의 역사 - 얼마나 대단한 성과인지를 알 수 있어요.

안타깝게도 자유를 누리다 보면 그 소중함을 종종 잊는 것 같아요. 

새삼 이 책을 읽으면서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특별히 감사한 마음을 가졌어요. 스스로 일개 독자라고만 생각했는데 이제는 달라졌어요. 책을 읽는 순간 누구나 독서가라는 사실. <독서의 역사>는 인류 역사에 기록된 수많은 책과 독서가들을 통해 이 책을 읽는 독자를 독서가로 만드는 것 같아요. 첫 페이지가 마지막 페이지인 이유는 각자 자신의 삶이 출발점이기 때문이에요. 

미국의 위대한 시인 월트 휘트먼은 이 세상이야말로 우리 모두가 읽을 수 있도록 펼쳐져 있는 책이라고 보았어요. 알베르토 망구엘은 그 연장선상에서 "독자는 작가를 반영하고(그와 나는 하나다), 세상은 한 권의 책(신의 책, 대자연의 책)을 반영하고, 책은 곧 피와 살이며(작가 자신의 살과 피이지만 문학적 변형을 통해 나의 것이 된다), 이 세계는 판독해 내야 할 책이 된다(작가의 시는 나의 세상 읽기가 된다)." (247p)라고 보았어요.

독서가들이란 책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결국에는 책과 독서가가 하나가 된다고.

우리는 세상이든 책이든 읽은 만큼 성장해요. 

따라서 독서는 단순히 텍스트를 읽는 행위 그 이상을 의미해요. 텍스트의 깊은 곳에서는 우리가 아직 파악해 내지 못한 다른 무언가가 새롭게 태어나고 있어요. 그래서 우리는 텍스트를 섭취하여 갇혀 있던 무언가를 나만의 방식으로 풀어내야 해요. 휘트먼이 자신의 시를 거듭 손질하고 다시 펴내면서 믿었던 것처럼, 카프카가 모든 텍스트는 그 자체가 미완성이어야 한다고 말했던 것처럼 어떠한 책 읽기도 결코 완성될 수 없는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라고 망구엘은 설명하고 있어요. 

이 책을 다 읽은 뒤에는 처음으로 다시 돌아가야 해요. 그 처음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짐작할 거예요. 

그런 의미에서 <독서의 역사>는 독서의 가치를 다시금 재확인시켜줬어요. 이제는 독서가로서의 삶을 새롭게 써가야 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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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의 힘 Philos 시리즈 4
조셉 캠벨 & 빌 모이어스 지음, 이윤기 옮김 / 21세기북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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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하필이면 신화입니까? 

우리는 왜 신화에 관심을 두어야 합니까? 

도대체 신화가 우리 삶과 어떤 관계가 있습니까?"  (25p)


살면서 한 번도 궁금하지 않은 주제일 수 있어요. 

그러나 조셉 캠벨의 강의를 한 번이라도 들어봤다면 어떨까요.

미국에는 우리의 교육방송과 비슷한 PBS(사회교육방송) 채널을 통해 캠벨의 강의를 들은 사람이 굉장히 많았다고 해요.

조셉 캠벨은 1987년 세상을 떠났으며, 뉴욕의 자연사 박물관에서 거행된 그의 영결식장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고인을 기렸어요.

영결식장이 된 뉴욕의 자연사 박물관은 열 살 소년이던 캠벨이 인디언의 토템 기둥과 가면에 매료되면서 이 방면의 공부를 시작하게 된 결정적 장소라고 해요.

또한 그 박물관에서 두 개의 TV 프로그램을 녹화했는데, 저널리스트 빌 모이어스가 진행을 맡은 켐벨과의 대담 형식이었어요. 켐벨이라는 존재가 얼마나 대단했는지 방송 이후에 대담 원고를 요구하는 편지가 1만 4천 통에 이르렀고, 이를 계기로 PBS 시리즈와 이 책이 만들어졌어요.

우와, 이토록 오래된 책인 줄 몰랐어요. 

솔직히 '조셉 켐벨의 신화의 힘'는 마치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처럼 책표지만 아는 책이었거든요.

지금에서야 읽게 되다니, 책과의 만남도 다 때가 있는 것 같아요.


<신화의 힘>은 20세기 최고의 신화 해설자로 불리는 조셉 캠벨과 저널리스트 빌 모이어스의 대담을 엮어낸 책이에요.

빌 모이어스는 8년 동안 캠벨의 곁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이야기해요. 

다음은 캠벨과의 사적인 대화인데, 그의 말이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라고 생각해요.


언젠가 나는 그에게, 나를 이렇게 제자로 만들어놓았으니 지금부터 생기는 일에 대해서는 깡그리 책임을 져워야겠다고 한 일이 있다.

그때 그는 웃으면서 로마의 속담을 인용했다.

"운명은 앞서서 뜻 있는 자를 인도하지, 뜻 있는 자의 멱살을 잡아끄는 것은 아니라오." (14p)


캠벨은 우리가 궁극적으로 찾고 있는 건 삶의 의미가 아니라 살아 있음에 대한 경험이라고 설명해요. 우리 삶의 경험은 우리의 내적인 존재와 현실 안에서 공명하는데, 그것을 찾는 실마리가 바로 신화라는 거예요. 신화는 인간 삶의 영적 잠재력을 찾는 데 필요한 실마리라고, 그래서 신화를 읽으면 내면으로 돌아가는 길을 배울 수 있다고 해요. 이때 자기 종교와 관련된 신화 말고 다른 문화권의 신화를 읽어야 한다고 해요. 그 이유는 자기 종교와 관련된 신화는 믿음이라는 문맥에서 해석하기 때문이에요. 남의 신화를 읽어야 상징의 메시지를 제대로 느끼고 해독할 수 있어요. 그런 의미에서 신화는 내면으로의 여행으로 볼 수 있어요. 종교적인 믿음에서 벗어나 신화를 바라보면 새로운 길이 열리는 것 같아요. 왜 캠벨이 신화 해설자가 되었는지 알 것 같아요. 무엇이 옳거나 그르다는 판단이 아니라 다양한 관점을 제시해주고 있어요. 그는 과학을 부정하는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깨우치는 도구로 사용하고 있어요. 캠벨이 독서와 삶에서 엄청난 기쁨을 누리고 살았다는 것 자체가 신화의 힘을 보여주는 증거가 아닐까 싶어요. 캠벨의 말이 아닌 삶 자체로 진정성을 느꼈다는 빌 모이어스의 회고가 가장 크게 와 닿네요. 

<신화의 힘>이 얼만큼 훌륭한 책인지는 설명할 수 없어요. 그건 이 책을 읽는 독자의 몫이므로.

다만 캠벨은 '이 순간'이 바로 우리에게는 아주 중요한 순간이라고 말했고, 본인이 그러한 삶을 살았다는 사실에 주목하면 될 것 같아요.

무언가 힘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온전히 자신의 것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 조셉 켐벨은 스스로 신화가 된 게 아닌가 싶네요.


만일 어떤 사람이 자기는 궁극적인 진리를 발견했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틀린 것입니다.

산스크리트어로 된 시 중에 자주 인용되는 시가 있는데, 이게 중국의《도덕경》에도 나옵니다.

이렇습니다. "스스로 안다고 생각하는 자는 알지 못한다. 알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자는 실은 알고 있다. 

이렇게 볼 때 안다는 것은 실은 모르는 것이고 모르는 것은 아는 것이다."   (11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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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스 서점 2 - 틸리와 잃어버린 동화 페이지스 서점 2
애나 제임스 지음, 조현진 옮김 / 위니더북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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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페이지스 서점 2>예요. 그러니까 1권을 읽지 않았다면 이 글은 딱 여기까지만 읽어주세요.

책이 주는 마법과 상상에 관한 이야기는 탄산음료 같아서 미리 뚜껑을 열면 안 된다고요.

어떤 일들이 벌어졌는지 말하고 싶어서 입이 근질근질하지만 꾹 참아볼게요.

우선 '책여행자'라는 단어가 정말 마음에 들어요. 

두근두근 설레고 기분이 좋아져요.

단순히 책을 읽는다는 걸 비유한 단어가 아니라 진짜로 책 속에 들어가는 마법을 뜻하니까요.

어린 시절에 동화를 읽을 때마다 늘 주인공의 친구가 되어 이야기 속에 빠져들었어요. 동화 속 주인공들이 마음 깊은 곳에 소중한 친구들로 자리잡았던 것 같아요. 심심할 때는 함께 놀고, 속상할 때는 위로해주는 든든한 친구들. 그런데 어른이 된 후로는 거의 잊고 지냈던 것 같아요. 나에게 이런 친구들이 존재했다는 것 자체를 잊었던 거죠.

페이지스 서점 덕분에 그 옛기억들이 떠올랐어요. 그때는 책여행자를 몰랐지만 만약 알았다면 훨씬 더 신나고 재미있었을텐데...


1권에서 틸리는 우연히 책여행자가 되었고, 실종된 엄마를 발견했어요. 그리고 어마어마한 사건이 있었죠.

지금 말할 수 없는 비밀이 바로 1권의 결말이에요. 그 충격적인 결말 다음에 벌어지는 일들이 2권으로 이어지고 있어요.

영국 지하도서관 조직이 전세계 책여행 공동체의 심장 역할을 해왔다는 건 말해줄 수 있어요.

틸리의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이곳 지하도서관 공동체에서 수년 동안 일해 왔던 분들이에요. 문제는 어떤 조직이든 내분이 존재한다는 거죠.

원래 공동체의 목적은 서점과 도서관이 문을 닫지 않도록 최선을 다함으로써 공동체를 보호하는 거예요.

다들 이부분에서 심각성을 느꼈을 듯 싶네요. 서점과 도서관이 문을 닫지 않으려면 더욱더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어야겠죠?

공동체의 새로운 사서를 뽑을 차례예요. 그 후보 중 한 명인 언더우드 씨가 황당한 공약을 냈어요.

아이들이 책여행 보안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친다면서 18세 미만에게는 책여행을 제한할 계획이라는 거예요. 너무했죠?

틸리 할머니가 따끔하게 한 마디했어요. 

"야만스럽군요. 마법스럽고 놀라운 책여행으로부터 왜 아이들을 막으려고 하는 거죠?"  (45p)

언더우드 씨는 빈정거리듯, "왜냐하면 아이들은 규칙을 존중하질 않잖소. 왜냐하면, 책여행은 마법 그 이상의 놀라운 것이니까!" 라고 말했어요.

그러자 틸리 할아버지가,

"어쨌든, 자네의 그 조잡스러운 논리는 상관없소. 책여행 못하게 누군가를 막는 건 있을 수 없소. 자네도 아주 잘 알겠지."라고 말했어요.


세상에나, 마법의 세계에도 꼰대가 존재하다니 기가 차네요. 아니, 꼰대를 넘어 악당 수준이네요.

책여행자들을 괴롭히고 억압하는 지침을 새로 만들겠다는 언더우드 씨. 

음, 왠지 낯설지 않아요.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에도 자신의 권력을 악용하여 사람들을 통제하려는 경우가 있잖아요. 자신들만 특권을 누리려는 나쁜 무리들.

과연 악당들을 무찌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틸리와 함께 책여행을 떠나보면 그 방법을 찾을 수 있어요. 굉장한 모험이 될테니 마음 준비를 단단히 해야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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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은 마법사입니다
아이나 S. 에리세 지음, 하코보 무니스 그림, 성초림 옮김 / 니케주니어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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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그림책 위에 예쁜 꽃이 활짝 폈어요.

<식물은 마법사입니다>는 특별한 동화책이에요.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아홉 편의 동화 속에 나오는 식물과 숨은 과학 이야기를 만날 수 있어요.

백설 공주와 일곱 난쟁이, 아기 돼지 삼형제, 헨젤과 그레텔, 백조 왕자, 신데렐라, 잠자는 숲속의 미녀, 빨간 모자, 미녀와 야수, 알리 바바와 사십 인의 도둑.

친절하게도 먼저 아홉 편의 동화 내용을 압축해 들려줘요. 그리고 동화의 새로운 버전 같은 이야기를 들려줘서 호기심을 자극해요.

아니, 잠깐만요, 뭔가 이상하네요. 동화 속에 나온 내용이 가능한가요?

그냥 동화를 읽는 게 아니라 숨겨진 비밀을 찾아내는 것 같아서 색다른 재미가 있어요.


제가 좋아하는 동화 <헨젤과 그레텔>을 소개할게요.

사실 줄거리만 보면 굉장히 무서운 이야기지만 빵과 케이크로 만든 마법의 집 때문에 자꾸 끌려요. 아마 어떤 아이라도 빵과 케이크로 만든 집을 봤다면 환호성을 질렀을 거예요. 물론 마녀를 보기 전까지는 말이죠. 아이들을 잡아 먹으려는 마녀... 으악! 상상만 해도 너무 무서워요.

그나마 다행인 건 마녀가 눈이 잘 안 보여서 속일 수 있었다는 사실이죠. 영리한 그레텔 덕분에 마녀를 해치웠고, 행복한 결말이라서 좋아요.

자, 이번에는 살짝 다른 버전의 이야기가 나와요. 주인공은 욕심 많은 할머니예요. 마녀라는 소문이 돌아서 아무도 할머니를 좋아하지 않았대요. 그래서 할머니는 깊은 숲속에 들어가 혼자 살 집을 짓기로 했어요. 재미있는 건 할머니가 집을 짓는 재료가 모두 먹을 수 있는 빵, 사탕, 쿠키, 케이크라는 거예요. 왜 먹을 것으로 집을 지었냐 하면 나중에 추운 겨울을 대비해서 식량을 비축해둔 거래요. 오랫동안 열심히 일한 할머니는 드디어 집을 완성했어요. 여기서 반전은 할머니가 추운 겨울에 먹으려고 잔뜩 만들어 놓은 빵과 케이크가 금세 지겨워졌다는 거예요. 

그런데 잠깐! 헨젤과 그레텔이 숲속에서 발견한 집이 초콜릿으로 만들어졌다고 하지 않았나요?

아니오, 그림 형제가 쓴 동화에서는 그냥 빵이었대요. 그림 형제가 살던 독일 북서부의 베스트팔렌 지역에서는 특히 품퍼니켈이라는 호밀빵이 유명한데, 이 빵은 몇 달이 지나도 딱딱해지지 않는다고 하네요. 예전에는 호밀밭에서 자라는 맥각균이라는 균류가 우연히 밀가루에 섞여 들어가는 일이 종종 있었고, 이 균에 오염된 밀가루로 만든 빵을 먹으면 의식이 흐려지고 주의력이 떨어지는 섬망이나 환각 같은 심각한 정신 장애를 일으키기도 했대요. 

17세기 미국 매사추세츠주의 세일럼 마을을 완전히 뒤집어 놓은 마녀재판처럼 역사상 가장 요란한 마녀재판이 맥각균 때문에 사람들의 정신이 이상해져서 벌어진 일이라고 믿는 사람들도 있다고 하네요. 마녀재판이란, 14세기에서 17세기에 걸쳐 유럽과 북아메리카, 북아프리카의 여러 나라에서 교회가 아무 죄 없는 여성들을 마녀로 판결하여 화형에 처하던 일을 말해요.

다시 빵과 사탕 이야기로 돌아가 볼까요? 

빵과 케이크, 사탕을 만들기 위해서는 밀가루와 많은 양의 향신료가 필요해요. 옛날에는 설탕도 향신료의 일종이라고 생각했대요. 설탕은 어디에서 나올까요? 사탕수수!

그렇지만 사탕수수에서만 설탕이 나오는 게 아니에요. 설탕을 만들 수 있는 식물이 아주 많은데, 그중 오늘날에는 사탕무가 주로 쓰인대요.  처음에는 사탕무가 뿌리에 설탕을 숨기고 있다는 사실을 아무도 몰랐대요. 18세기 독일의 어느 화학자가 그 사실을 발견했고, 그로부터 수십 년 후 그의 제자가 슐레지엔에 최초의 설탕 공장을 세웠다네요. 그리고 그와 비슷한 시기에 그림 형제가 그 지역에 널리 알려진 이야기들을 수집하러 다녔다고 해요. 이야기 수집꾼?

우리나라의 전래동화처럼 유럽에서 유래된 동화들을 읽으면 과거로 시간 여행을 하는 기분이 들어요. 그 중 몇몇 이야기는 아이들이 읽는 동화라고 하기엔 좀 음침하고 공포스러운 요소들이 많은 것 같아요. 헨젤과 그레텔을 보더라도 아빠가 아이들을 숲속에 버리잖아요. 그 이유는 식량 부족으로 인한 굶주림 때문이었죠. 실제로 그 시기에 유럽은 식량 부족이 무척 심각했다고 하네요. 마녀는 끔찍하지만 마녀가 만든 집이 결과적으로는 두 아이를 살렸다는 점에서 진정한 환상 동화인 것 같아요.

참고로, 책 속에 '마법의 생강 쿠키' 레시피가 나와 있어요. 와우, 마법은 어떻게 첨가해야 하나요? ㅋㅋㅋ

한 권의 동화책 속에 다양한 이야기뿐 아니라 과학 지식까지 배울 수 잇어서 정말 좋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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