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자 - 중국 민주 자유를 위한 간절한 외침
우쩐룽 지음 / nobook(노북)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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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자>는 치열하게 중국 민주 자유를 외치는 한 남자의 실화예요.

저자 우쩐룽은 한국의 중국 정치 난민 1호인 인물이에요.

그는 평생 중국의 자유와 민주를 위한 글을 써 왔으며, 한국에서 도망자로 산지 올해로 18년째라며 자신을 소개하고 있어요.

2002년 겨울에 중국을 탈출하여, 2007년 4월에는 우쩐룽을 포함한 중국의 민주인사 5명이 한국 정부에 난민 신청을 했으나 법무부는 불허 결정을 내렸어요.

그날로부터 법무부와의 지루한 공방전이 시작되었고 드디어 2008년 11월14일에 한국의 대법원은 중국 민주인사 5명에게 난민 지위를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어요.

이 책은 우쩐룽이 어떤 계기로 중국을 탈출하여 정치 난민으로 지금까지 살아왔는지, 그 삶의 기록이자 투쟁기라고 할 수 있어요.

도대체 우쩐룽은 왜 이토록 고단하고 힘든 길을 택했을까요.


"나는 민주화운동의 영웅도 아니고, 과학자나 학자와 같은 유명인사도 아니다.

그저 평범한 존재일 뿐이다. 

내가 아무리 나 자신을 깨어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더라도 대중들은 내가 쓴 글을 보지도 못했으니

내가 하는 말들은 그저 나의 독백일 뿐이다. 

그리고 내가 출국하면서 가져갈 수 있는 것은 내가 쓴 글이 아니라 내 머리 속에 담긴 '사상'뿐이었다.

...

1974년 4월, 첫 번째 원고를 마쳤을 때, 나는 내가 범죄를 저질렀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내가 저지른 죄는 '정치적인 죄'가 아닌 '사상죄'이다.

... 사상죄라는 조항은 찾을 수 없지만, 이는 중국에서 공공연히 존재하는 죄이다."  (58-59p)


참으로 억울하고 서글픈 인생인 것 같아요.

우쩐룽은 비밀리에 중국의 자유와 민주를 위한 글을 썼고, 2002년 홍콩의 한 출판사에 책을 내려다가 중국 공안에 발각되어 한국으로 탈출했어요.

결론적으로 그의 책은 세상에 나온 적도 없는데, 그는 이미 사상죄를 저지른 불순분자가 되었던 거예요. 한국으로 도망 나온 이유는 생존이 목적이 아니라 자신의 책을 출간하여 중국의 민주화를 실현하고픈 의지였어요. 그의 말처럼 평범한 한 사람의 목소리가 거대한 중국을 바꾸기란 불가능에 가까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외침은 계속되고 있어요.  

31년 전, 1989년 6월 4일, 중국인민공화국의 수도 북경 천안문에서 평화로운 방식으로 민주화를 요구하던 천여 명 이상의 사람들이 폭력진압으로 학살당하는 사건이 벌어졌어요. 이른바 <6·4 천안문 민주화운동>은 '6·4 학살'에 의해 처참하게 짓밟혔기에, 우쩐룽은 다시 그 명맥을 이어가야 한다고 외치고 있어요. 지구상에서 민주화 조류를 역행하는 중국 통치자들을 각성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어요.

지금의 중국이 얼마나 심각한 독재국가인지, 우리는 잘 모르고 있어요. 어떤 책에서 천안문 사건이 발생한 6월 4일을 의미하는 숫자 6·4 혹은 1989.6.4 등은 중국 포털에 검색 금지어로 올라가 있고 소셜미디어에서도 차단당한 단어라는 내용을 본 적이 있어요. 중국의 언론통제가 자국민을 넘어 외국기자들까지 탄압하는 수준이라는 뉴스를 보면서도 쉽게 상상하기 어려웠는데 <도망자>를 통해 절규를 들었어요. 우쩐룽은 대한민국 국민과 자유 세계시민에게 호소하고 있어요. 중국 민주화는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결코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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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번 위스키의 모든 것 - 술꾼의 술, 버번을 알면 인생이 즐겁다
조승원 지음 / 싱긋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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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번 위스키의 모든 것>은 특별한 애정 덕분에 탄생한 책이에요.

저자는 버번 위스키를 뜨겁게 사랑하는 '술꾼' 기자라고 해요. 이런 소개만으로는 잘 모르겠죠?

MBC 시사프로그램 <탐사기획 - 스트레이트> 진행을 맡고 있는 그 분이었어요.

와우, 놀라워라.

버번 위스키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그와 관련된 책을 찾았더니 없어서, 직접 쓰기로 결심했다는 기자 정신에 감탄했어요.

역시나 이 책은 버번 위스키를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 사진과 함께 친절한 설명이 돋보였어요. 하나라도 더 알려주고 싶다는 마음이랄까.

제 취향이에요. 관련 분야의 전문가보다 그 분야에 애정을 가진 사람의 관점이 훨씬 공감되고 좋더라고요.

자, 버번 위스키란 무엇이길래 이토록 한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요.


"모든 버번은 위스키다. 하지만 모든 위스키가 버번은 아니다." 

하지만 이걸로는 부족하다. 나는 이 문장을 이렇게 바꿔보고 싶다.

"모든 버번은 미국(아메리칸) 위스키다. 하지만 모든 미국(아메리칸) 위스키가 버번은 아니다."

정리하면 버번은 위스키 중에서도 미국 위스키의 하위 개념이라는 뜻이다.

위스키 > 미국 위스키 > 버번 ​인 것이다.   (14-15p)


미국 연방 정부가 정한 버번의 개념은 굉장히 까다롭다고 해요. 일단 버번은 반드시 미국에서 제조되어야 한대요. 모든 규정을 다 지켰더라도 멕시코에서 만들면 버번이라고 할 수 없다네요. 다만 꼭 켄터키가 아니어도 상관 없고, 뉴욕이든 시카고든 미국에서만 만들면 된다네요. 음, 한국 전통주 막걸리에도 이런 규정이 있을라나 궁금하네요. 

버번 위스키라는 이름을 달기 위해서는 반드시 옥수수 함량이 전체 재료 곡물의 51퍼센트를 넘겨야 하고,곡물 배합 비율을 공식대로 제조하고, 증류할 때의 알코올 도수가 80퍼센트를 넘기면 안 되고, 오크통에서 숙성을 마친 뒤에 위스키를 병에 담을 때(병입)는 알코올 도수가 40퍼센트(80프루트) 이상으로 정해져 있어요. 다시 말해 39도짜리 버번 위스키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대요. 오크통에서 꺼낸 위스키는 그 어떤 종류의 인공 색소나 조미료도 첨가할 수 없어요. 도수를 조절하기 위해 물을 섞는 것만 허용된대요.

숙성할 때 쓰는 오크통은 반드시 속을 까맣게 태운 새 오크통을 써야만 해요. 이미 사용한 오크통을 재활용하지 않는대요.


버번 위스키가 어떻게 만드는지, 제조 공정을 제대로 알려주고자 켄터키 현지 취재를 한 내용들이 상세하게 나와 있어요.

켄터키 바즈타운의 중심가 사진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영화 세트장 같은 완벽하게 예쁜 건물과 거리, 실제로 미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도시로 선정되었다네요.

역사와 전통을 가진 헤븐힐을 알게 되니 헤븐힐 위스키의 맛이 궁금하네요.

아무리 버번 위스키를 좋아하는 사람일지라도 쉽게 맛볼 수 없는 버번 위스키가 있어요. 1892년 출시된 시더 브룩 버번 위스키인데, 자그만치 126년 전에 만든 것이라 외관은 낡은 종이가 붙여진 술병으로 한 잔 가격이 100만 원을 넘는다고 해요. 헉, 함부로 맛 보긴 어려울 듯.

아무래도 이 책을 통해 눈으로만 즐겨야 될 것 같아요. 다행히 버번 위스키는 술병과 라벨 디자인이 예술이라 시각적인 즐거움을 주네요. 눈으로 즐겨라!

2018년 제작된 <니트 Neat>라는 다큐멘터리가 켄터키 버번 위스키의 과거와 현재를 아름다운 영상과 함께 담은 수작이라는데, 우리나라 방송에서도 시청할 수 있으면 좋겠네요. 단순히 버번 위스키라는 술이 주인공이 아니라 버번 위스키 속에 담긴 역사와 인생 이야기가 더 매력적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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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시와 4시, 나는 차를 마신다 - 대한민국 티 블렌딩 마스터 이소연의 일상 속 우아하고 여유 있는 낭만, Tea Life
이소연 지음 / 라온북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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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한 잔 마실까요.

누군가에게 건네는 이 말은 단순히 차를 마시는 행위뿐 아니라 그와 함께 하는 시간이 포함되어 있어요.

적절한 온도의 물과 찻잎이 만나, 은은한 향과 맛으로 우려지기까지 시간이 필요해요.

차와 관련된 지식은 별로 없지만 우연히 허브 차를 마시면서 티 블렌딩을 했더라고요.

이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됐어요.

티 블렌딩은 총 다섯 가지 종류로 나누는데, 두 가지 종류의 찻잎을 더하는 블렌드 티, 찻잎에 아로마를 더하는 가미차, 찻잎에 꽃이나 풀, 약재, 과일 등의 허브를 더하는 가향차, 허브와 허브를 더하는 허브 블렌드, 마지막으로 찻잎과 아로마, 허브를 전부 혼합하는 경우가 있다고 해요.

제가 좋아하는 캐모마일티, 라벤더티, 페퍼민트티는 향과 맛이 제 취향이라서 특별한 기준 없이 혼합하여 마셔왔어요. 허브 블렌딩은 대중적인 블렌딩과 약용 목적의 블렌딩의 음용법에 차이가 있다고 해요. 약용 목적의 허브 블렌딩에서 주의할 점은 가장 강조해야 할 효능을 지닌 메인 허브를 선택하고 정해진 정량을 넘지 않는 것이라고 해요.


Tea 보다는 Tea life !

이 책은 티 블렌딩과 티 라이프를 소개하고 있어요.

저자는 10년 전 처음 블렌딩 제품을 만들겠다 마음 먹고나서 한결같이 간절한 마음으로 티 블렌딩의 전문가가 되기 위한 길을 걸어왔다고 해요. 티 블렌딩은 고도의 훈련과 타고난 감각이 필요하고 굉장히 비밀스러운 작업이라 그 어느 곳에서도 교육시켜주지 않는다던 차 선생님의 말씀에 더욱 노력했다고 해요. 그 결과 홍잭살이라는 한국형 홍차 제품화를 선도했고, 다수의 블렌딩 제품을 개발하면서 현재는 국내 최초 공장형 티 카페 '티아포테카'를 운영하며 차의 매력을 널리 알리고 있다고 해요.

책에 담긴 60여 가지의 차 속에는 저자의 인생 이야기도 함께 담겨 있어요.

어떠한 계기로든 차를 마시는 건 환영이지만 소비자들이 단기간에 특정 효과를 얻기 위해 차를 마시고 실망하는 건 원하지 않는다고 해요. 

저자는 티 보다는 티 라이프, 즉 '차의 생활화'를 강조하고 있어요. 차를 즐기는 일상을 통해 건강하고 품격 있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 우리가 차를 마셔야 하는 이유의 본질이라고 이야기해요.

차와 함께하는 생활은 즐기는 데 의미가 있는 것이지 어떠한 법칙에 매일 필요가 없다는 거죠. 비싼 다구와 명차 없이도, 머그와 티백만으로도 차를 즐길 수 있어요.

누구든지 차를 마시는 시간만큼은 여유로운 마음을 가질 수 있어요. 

무엇보다도 티 블렌딩의 과정을 알게 되면 차 고유의 향과 맛의 깊이가 더욱 새롭게 느껴질 거예요.

같은 차라고 해도 침출 방법에 따라 다른 느낌의 음료가 될 수 있어요. 그만큼 차의 침출 방법은 차의 맛과 향에 영향을 끼친대요.

우리다 infuse, 달이다 decoction, 끓이다 brew, 차가운 물에 장시간 담가 천천히 우려내다 cold brew.

어쩐지 우리 인생도 차(茶)를 닮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어떤 맛과 향의 인생을 살고 있나...

한 번쯤 특별한 사람과 차 한 잔을 마시며 도란도란 함께 하면 좋을 것 같아요. 


라비앙 로즈 La vie en rose

: 한국 홍차와 석류 그리고 장미

화과향 짙은 한국의 홍차와 석류, 장미를 블렌딩했다.

원숙미를 갖춘 중년의 여성을 모티브로 제작한 티 블렌딩이다.

풋풋함이 머물던 자리엔 세월의 흔적이 자리 잡았다. 

걸어오는 동안 아름답고 좋은 일들만 있었을까.

묵묵히 이겨내고 참아온 사람만이 지닐 수 있는 아름다움이니 얼마나 고귀한 것인가!

잘 익은 홍차와 석류를 보면 나는 원숙한 여성이 떠오른다.

Tea Blending  -  홍자 2g , 석류 0.5g , 석류 에센셜 , 로즈 페탈 약간

90퍼센트 이상 산화발효되어 흑당과 같은 단맛을 지닌 홍차와 잘 익었을 때 건조해서 만든 석류 분태 또는 다이스,

향기 좋은 로즈 페탈은 그 향기만으로도 마음을 매료시킨다.   (75p)


올 어바웃 로터스 All about lotus

: 작은 유리 다관 속 연(蓮)의 모든 것

8년 전 제작한 올 어바웃 로터스는 나만의 색과 정서가 담긴 티 블렌딩은 무엇일까를 생각하며 만든 차다.

무언가 인위적으로 꾸며내는 것이 아닌, 진흙 속에서도 맑은 꽃을 피워내고 연못을 정화시키는 연을 닮고 싶어,

한 잎 한 잎 만들며 부서질까 조심히 포장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나다.

연꽃의 향기는 꽃술에서 많이 나는데 씨앗이 아직 생기지 않은 연자방과 꽃술을 골고루 나누어 담았다.

거기에 커다란 연꽃잎을 1회 분량으로 나눠 함께 넣었다.

무엇 하나 하찮게 여기는 것 없이 자연에 감사하며 만들었다.

Tea Blending -  연자방, 연꽃술, 연잎, 연근, 연꽃잎 

연의 향은 꽃잎보다 꽃술에서 짙게 난다. 연잎차는 쪄서 만들기도 하고 덖어서 만들기도 한느데

개인적으로 블렌딩의 재료로 사용할 경우 쪄서 만드는 것을 선호한다.

좀더 선명한 색상을 띠고 연잎 자체의 향을 그대로 지니기 때문이다.

간혹 비릿하다고 느끼는 경우가 있는데 찔 때 소금을 녹인 물을 사용하면 조금 완화시킬 수 있다.  (11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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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책방입니다
임후남 지음 / 생각을담는집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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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시골의 작은 책방이 나오는 드라마를 봤어요.

솔직히 드라마 주인공의 로맨스보다 책방 때문에 설렜어요. 늦은 저녁에 동네 사람들이 모여 독서모임을 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어요.

무슨 반상회처럼 어른들끼리만 모인 게 아니라 어린 친구부터 할아버지까지 연령대가 다양해서, 동화책부터 시집까지 각자 좋아하는 책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니 무척 부러웠어요. 예전에 온라인 카페 회원들의 오프라인 독서모임을 갔다가 무척 실망한 적이 있어요. 책보다는 다른 것에 더 관심이 많은 어떤 사람 때문에, 초대받지 않은 손님이 된 느낌이었어요.  암튼 드라마 속 책방은 비현실적인 공간이었어요. 왠지 책장에 꽂혀 있는 모든 책들이 소중하고 특별하게 느껴질 정도로 '책들의 천국' 같았어요. 무엇보다도 독서모임에서 소개된 책들이 정말 좋았어요. 젊고 잘생긴 책방지기의 존재만큼이나 시골책방 자체가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했어요. 

세상에 저런 시골 동네에 책방이 있다니, 말도 안 돼!


<시골책방입니다>는 소설이 아니라 에세이예요.

실제로 경기도 용인의 시골 마을에 책방 "생각을 담는 집"을 운영하고 있는 책방지기가 쓴 책방일지예요.

와우, 비현실적인 책방이 존재했다니!

또한 그 작은 책방을 찾는 사람들이 있다는 게 신기했어요. 시골에 책방을 차릴 수는 있지만, 그 먼 곳에 일부러 수고롭게 찾아온다는 건 뭔가 특별한 게 있다는 뜻이겠죠?


파커 J. 파머는 『비통한 자들을 위한 정치학』에서 '온라인에서 자꾸만 책을 구입하다 보면, 

서점의 목적이 단순히 책을 사는 것만이 아니라 낯선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장소도 제공한다는 사실을 잊게 된다. 

언젠가 동네 서점이 사라질 것이라는 사실은 말할 것도 없다'라고 말한다.

동네 작은 책방을 찾아오고, 책을 구입하는 사람들의 마음에는

이렇게 함께하는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것이다.  (44p)


"생각을 담는 집" 책방에는 북클럽이 있다고 해요. 북클럽 회원이 되면 매달 책방주인이 보내주는 한 권 혹은 세 권의 책을 받아 볼 수 있는, 일종의 정기구독 서비스라고 해요. 책방주인은 회원의 성별, 연령대, 독서 취향 등 간단한 사항을 받아 그들을 위한 책을 골라주는 거예요. 아마 누군가를 위해 책을 골라본 사람은 알 거예요. 그게 얼마나 정성을 쏟아야 하는 일인지. 안타깝게도 제가 고른 책 선물은 상대방에게 그리 환영받지 못했어요. 저한테는 '좋은 책'이지만 상대방에겐 달갑지 않은 '책'이었던 거죠. 그 뒤로 책 선물은 오직 저를 위해서만 하고, 가끔 상대방이 원하는 책을 주고 있어요. 누군가에게 알맞은 책을 골라주는 능력은 내공이 필요한 것 같아요.

그러니 저자가 회원을 생각하며 책을 고르는 과정과 그 책을 받아본 북클럽 회원이 똑같이 '설렌다'라는 마음으로 통하는 장면이 어찌나 아름답고 감동적이던지.


"할머니가 되어서도 여전히 밥상을 차리고 신간을 읽는 할머니가 되고 싶다."  

책방 문을 연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훗날 이곳의 모습, 이곳에서의 나의 모습이 어떨 것 같으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툭 튀어나온 말이다.

말을 하고 나서도 스스로 그렇게 나이든 나의 모습을 생각하니 좋아서 웃음이 나왔다. 책방을 하지 않았다면 절대 하지 못할 대답이다.  (55p)


이 책을 읽다가 이 문장에서 잠시 멈칫했어요. 제가 책방을 차릴 일은 없겠지만 '신간을 읽는 할머니'는 될 수 있겠구나 싶었거든요. 

매달 신간을 고르고 읽는 재미가 쏠쏠해서, 요즘 제 마음을 설레게 하는 건 단연 '책'이거든요. 나이든 모습을 상상하면서 미처 몰랐던 제 마음을 읽은 것 같았어요.

아무래도 저자가 골라준 그 책을 찾아 읽어야겠어요. 어떤 책일지 벌써 기대가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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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꾸고 싶은가 제도를 바꿔라
강효백 지음 / 지식과감성#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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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대격변의 시기를 지나고 있습니다.

전 세계가 코로나로 인해 봉쇄되고, 매일 수많은 사망자가 생겨나면서 각국의 대처 상황이 비교되고 있습니다.

놀랍게도 우리나라는 이 위기를 잘 대처하는 모범국으로 소개되고 있습니다.

매일 코로나 관련 뉴스를 보면서 몇 가지 의문이 생겼습니다.

대구 신천지 교회의 확진자가 대량 발생했을 때, 경찰이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이 기각했습니다. 그러는 사이에 전국적 확산이 벌어졌습니다.

도대체 왜?

평소 검찰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할뿐더러 뉴스에서 보도되는 내용만 알던 사람으로서 전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작년 검찰개혁을 요구하는 촛불집회는 어느 한쪽에 편향된 일방적인 주장처럼 보도되었는데, 근래 여러 가지 사안들을 보면서 그동안 검찰이 무소불의 권력을 휘두르고 있었음을 알게 됐습니다. 경찰에서 죄가 없다고 해도 검사의 불기소처분을 받아야 형사절차에서 벗어날 수 있고, 고소·고발을 당해도 검사의 판단에 따라 기소유예처분을 하면 실질적으로 사건은 종결된다고 합니다. 검사들 중에 성폭행을 저지른 사람조차 형사처벌을 받지 않았고,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검사는 형사처벌을 받은 적이 없었다는 사실에 경악했습니다. 그러니 검찰이 자신들을 견제하는 공수처 설치를 반대할 수밖에.


<세상을 바꾸고 싶은가 제도를 바꿔라>는 새로운 시대에 맞는 입법의 필요성을 알려주는 책입니다.

우리는 더 나은 세상으로 바뀌기 원합니다. 그러나 세상을 바꿀 힘이 없다고 말합니다.

저자는 세상을 바꾸고 싶다면 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말합니다. 


● 세상은 날로 변하는데 낡고 썩은 법을 그대로 둔다면 

국가는 쇠망하고 사회는 타락하고 백성은 고통으로 신음한다.

   - 정약용

●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민초들 때문에 망한 나라는 없다.

언제 어디서나 망국의 공통분모는 고위층의 부정부패.

국가의 흥망성쇠는 고위층의 부패방지를 위한 제도적 장치와 

그 작동 상태에 달려 있다.

   - 강효백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이야기합니다. 

첫 번째는 공수처 설치의 필요성과 함께 공수처 설치 나라의 사례들을 보여줍니다. 우선 대한민국은 공수처도 없고 여타 부패 방지 제도화 조치도 미흡하며, 2018 부패 인식 지수 기준으로 세계 청렴 순위 45위입니다. 공수처가 있는 대만과 우리나라를 비교해보니 2018년 기준으로 청렴도 순위 격차가 더 벌어졌습니다. 

제도가 개혁되면 의식도 개혁된다는 걸 보여주는 가장 좋은 증거가 싱가포르라고 합니다. 깨어난 소수의 엘리트가 제도를 개혁했더니 국민들의 의식도 자연스레 개혁되었고, 당당히 국가청렴지수 세계 3위국이 되었습니다.

두 번째는 개헌을 이야기합니다.

문재인 대통력이 발의한 헌법개정안을 간략히 요약하면, 헌법전문(서문)에 '4·19'를 '4·19혁명'으로 바꾸고 '부마 민주항쟁, 5·18 민주화운동, 6·10 항쟁' 등을 추가했습니다. 헌정 사상 처음으로 권력의 감시자로서, 입법자로서 직접 참여하고자 하는 국민의 요구에 따라 국민이 법률안을 발의하는 국민발안제와 국민이 국회의원을 소환할 수 있는 국민소환제를 신설했습니다. 모든 국민이 적정한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사회보장을 받을 권리를 구체화했고, 대통령 4년 연임제를 규정했으며, 대통령 소속인 감사원을 독립기관으로 하였고, 선거운동에 관한 규정을 바꿨습니다. 조목조목 국민에게 필요한 권리를 되찾기 위한 개정안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내용을 정확하게 알아야 개헌의 필요성과 정당성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미투와 코로나19, 영수증복권, 지폐 인물 등 여러 사안에 관한 제도 개선을 이야기합니다.

이 부분은 각자 그 내용을 살펴보고 자신만의 의견을 제안할 만한 사안들입니다. 그 중에서 우리나라 독서율을 높이는 스무 가지 방법이 무척 신선하고 좋았습니다. 선진국이라 불리는 핀란드는 범정부 차원의 '독서의 제도화'를 추진하고 있고, 15세 이상 독서율(2013년 OECD 조사) 83.4% 로 OECD 1위를, 도서관 사용률 66%인 스웨덴(72%)은 2위라고 합니다. 한국은 32%입니다. 똑똑한 국민이 되려면 독서는 기본입니다. 우리도 핀란드와 같이 독서의 제도화가 이뤄진다면 놀라운 변화들이 있으리라 기대됩니다.

결국 제도를 바꾸면 국민이 바뀌고 더 나은 세상이 될 수 있다는 점에 동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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