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오늘 : 대한민국 편 1 어제의 오늘 1
안중용 지음 / 비빔북스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일년 365일 중 자신에게 특별히 의미 있는 날이 있을 거예요.

생일? 혹은 기념일?

그 모든 날들의 공통점을 찾자면,

그건 바로 '오늘'이었다는 것. 

 

<어제의 오늘>은 하나의 질문에서 시작된 책이에요.
"오늘 날짜의 과거에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

저자는 우리나라의 역사 가운데 조선 말기부터 대한민국 건립 이후 현재까지, 우리가 몰랐던 어제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요.

1월 1일부터 3월 31일까지, '오늘의 역사'를 들려주고 있어요.

자료의 출처는 주로 당시 신문 기사들이며, 온갖 백과와 관련 기관의 자료뿐 아니라 SNS 등도 참고했다고 해요.

상당히 흥미로운 주제인 것 같아요. 역사적 사건뿐 아니라 공식적인 기록 혹은 크게 이슈가 되었던 일들을 찾아낸다는 것.

어딘가에 숨겨져 있던 보물들이 하나씩 그 모습을 드러내는 느낌이랄까?

과연 저자가 발굴해낸 오늘의 보물은 무엇일지, 궁금하죠?


이 책에서 가장 오래된 사건은 1883년의 일이에요.

1883년 3월 6일은 태극기가 국기로 제정·공포된 날이에요.

고종은 왕명으로 태극 문양을 중심으로 건곤감리 4괘를 사각형의 네 귀퉁이에 그려 넣은, '태극·4괘 도안'의 태극기를 조선의 국기로 제정하고 공포했어요.

당시 청나라는 조선이 청의 속국임을 나타내기 위해 자신들의 국기인 황룡기를 변형한 청룡기를 사용할 것을 요구했지만, 고종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조선의 국기를 제정했어요. 1882년 9월, 수신사(구한말, 일본에 보내던 외교 사절) 박영효가 일본으로 가는 배 안에서 태극기를 제작했는데, 이때 그린 태극기가 태극 문양의 형태만 약간 다를 뿐 현재의 태극기와 일치하여, 이것이 우리나라 최초의 태극기로 알려져 있어요.

1883년 2월 28일, 박영효는 고종으로부터 신문을 간행하라는 명을 받았으나, 그해 4월 좌천되면서 신문 발간작업이 중단되었어요.

그해 8월, 고종이 통리아문에 박문국을 설치하여 신문 발간을 허락했어요. 

1883년 10월 1일(음력),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 신문인 <한성순보> 창간호를 발행했어요. (책에는 음력 9월로 표기되어 있어요- 96p)

1884년 12월에 일어난 갑신정변 때 신문을 발행하던 박문국이 불에 타면서 <한성순보>가 폐간되었고, 1885년부터 박문국을 중건해 다시 신문을 발행한 것이 <한성주보>라고 해요. 1886년 (고종 23년) 1월 25일은 <한성주보> 창간호를 발행했어요. 열흘마다 발행했던 '순보'와 달리 일주일 단위로 발행하는 '주보'는 한층 진보한 신문이었고, 최초로 한글을 사용하고, 광고를 게재한 신문이었어요.


이 책에서 가장 최근 사건은 2019년 1월 11일 대성동초등학교 제 50회 졸업식이에요.

경기도 파주시 군내면에 위치한 초등학교예요. 이곳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비무장지대 안에 있는 학교예요. 

이날의 졸업생은 4명, 50번의 졸업식 만에 총 졸업생의 수가 200명을 넘어 201명이 되었대요.

졸업식에는 가족은 물론이고 유엔군사령부와 중립국감독위원회의 각국 장교 수십 명이 참석했다고 해요. 언제나 졸업생보다 군인의 수가 훨씬 많다고.

졸업식이 열리는 작은 무대의 양옆에는 JSA 경비대대 군인들이 권총을 찬 채 서 있고, 행정자치부(지금의 행정안전부) 장관이 직접 방문했대요.

대성동초등학교는 일반 학교와는 차원이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고 해요. 학교 주변은 언제나 군인들이 지키고 있고, 학생과 교직원이 아니면 누구도 학교에 들어올 수 없으며, 학부모가 행사 참여 등의 이유로 학교를 방문할 때도 미리 방문 신청을 하고 허가를 받아야 해요. 누구든 일단 교내로 들어오면 아무 때나 나갈 수 없고, 교사들도 허가받은 차로 검문소를 지나야 하며, 남북 간의 무력 충돌이 벌어지거나 북한의 도발 위험이 있을 때는 전면 휴업해요.

2018년 4월 27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당시 남쪽으로 넘어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꽃다발을 선물한 두 명의 어린이가 바로 대성동초등학교의 5학년 학생들이었어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화 봉송에도 참여했어요.

비무장지대라서 불편한 점도 있지만 교육 환경이 좋아서 파주 지역 학생의 전입이 가능해진 이후 오히려 학생 수가 늘었다고 해요. 2020년 현재 학년별로 한 학급당 각각 5명의 학생, 총 30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라고 해요. 

전 세계 유일의 분단 국가라는 사실을 상기시켜주는 비무장지대에 초등학교가 있을 줄이야. 아무나 갈 수 없는, 상상 불가의 학교 생활이 너무나 궁금하네요. 


책에 소개된 오늘의 사건은, 누구나 인정하는 역사적 사건도 있지만 연예계 이슈도 있어요.

마지막 3월 31일 오늘은, 2018년 3월 31일 토요일로 TV 예능 '무한도전' 종방일이라고 하네요.

#무한도전#리얼버라이어티#유재석#김태호#몸개그

1월 1일부터 3월 31일까지, 해시태그로 요약되는 <어제의 오늘>은 저자가 선택한 오늘의 이야기예요.

그 말인즉슨 누구나 자기만의 오늘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는 의미라고 생각해요. 무엇을 기록하고, 무엇을 기억하느냐가 곧 역사가 아닐까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돌아갈 집이 있다
지유라 지음 / 메이트북스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릴 적에 나는 곧잘 말을 했었나봐요.

엄마 말씀이, 가족 중 누군가 아직 안들어왔다고 걱정을 했더니, "엄마, 뭘 그리 걱정해요. 깜깜해지면 다 알아서 들어올텐데." 했다고.

내 기억에 없는 그 말을, 우리 엄마는 두고두고 하셨어요. 니 말이 맞다고.

어디에 나와 있든지 우리가 돌아갈 곳은 오직 하나, 우리집뿐이라고.


<돌아갈 집이 있다>는 화가 지유라님의 그림 에세이예요.

이 책은 특별해요. 세상에 나오기까지 9년의 시간이 걸렸대요.

책 속에 나오는 그림은 모두 나무 조각 위에 그린 집이에요. 

십수 년간 집을 떠나 디자이너로 살다가, 12년째 되던 해에 사표를 내고 집으로 돌아와 그림을 그리고 취미로 나무 가구를 만들었다고.

자투리 나무 위에 집 그림을 그리면서, '집 그리는 화가'가 되었다고.

9년 동안 그린 집 그림과 이야기를 모아 한 권의 책이 된 거예요. 이제 막 세상에 나온 책이지만 벌써 9년의 세월을 품고 있는 거죠.

우리 집, 친구네 집, 길에서 만난 집, 상상 속의 집 등등 

나무 조각 집이 한 채 한 채 모여 마을이 되었다고 표현한 저자의 말처럼 이 책은 추억의 마을 같아요. 


"집을 그리다 보면 감춰진 여러 감정들이 뿜어 나오는데 가장 큰 것은 평온한 행복이다."    (7p)


신기하게도, 집 그림을 보면서 똑같은 감정을 느꼈어요.

언제든 돌아가 쉴 수 있는 곳, 그 안에서 느끼는 평온한 행복감.

내 집도 아닌 다른 누군가의 집 그림인데도, 저 너머에 살고 있을 행복한 가족의 모습을 상상하니 마음이 따스해졌어요.

그런데 저자의 친구가, "유라야, 너는 빈민촌을 그리잖아!"라고 말했다는 이야기에 깜짝 놀랐어요.

그야말로 충격 발언이라서...

저자는 그 순간 자신이 그린 집들에 너무 미안해졌다고, 집 그림이 곤궁히 보였다면 자기 잘못이라고 했지만, 그건 아니에요.

그 친구가 집 그림을 보면서 고작 집의 경제적 가치만을 떠올렸다면, 그 친구를 안타깝게 바라봐야 할 일이지 화가의 잘못은 아니에요.

만약 내 친구가 이런 말을 했다면 다시는 안 볼 것 같아요. 친구의 마음도 읽을 줄 모르는 친구라면 친구가 아닌 거니까.


누구나 꿈꾸는 집이 있을 거예요. 분명 멋진 집이겠죠.

중요한 건 그 집에 사랑하는 가족들이 있기에 행복한 나의 집이 완성된다는 거예요.

이 책을 읽으면서 새삼 집의 의미가 더욱 크게 와닿았어요. 가족은 내 삶의 의미였더라고요. 


"집은 돌아갈 곳이고 가족이고 그리움이다."

    - 지유라



휴 休


행복은 지나간 후에 알게 된대.

지금은 모른대.

지나고 나서야 알지. '아, 그때가 행복했지.'


그래서 행복은 과거형이래, 어제가 말했다.

그래도 난 행복을 만들거야, 오늘이 말했다.


집에서 쉬면서 오늘의 행복을 만들어본다.

  (168p)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친구에게
이해인 지음, 이규태 그림 / 샘터사 / 202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해인 수녀님의 <친구에게>는 반가운 편지 같은 책이에요.

예전에는 친구들과 편지를 주고 받곤 했는데, 지금은 언제 편지를 썼던가 기억도 안 날 정도가 되었어요.

언제든지 연락할 수 있고,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하니 더 소홀해진 것 같아요.

요즘처럼 서로에게 거리를 둔 시기가 되니 그리움이 커지네요.

이 책은 "떨어져 있어도 가까운 마음으로 그리움 담아 전하는 글"이라고 해요.

그동안 출간된 산문집 가운데 우정에 관한 구절을 골라 다듬어 엮었대요.


"친구야, 사는 일의 무게로 네가 기쁨을 잃었을 때

나는 잠시 너의 창가에 앉아 노랫소리로 훼방을 놓는

고운 새가 되고 싶다."

   (10p)


따스하고 아름다운 그림과 함께, 이해인 수녀님의 맑은 글을 보고 있노라니 마음이 몽글몽글해졌어요.

친구에게 든든한 친구가 되고 싶었던 나.

하지만 친구 덕분에 힘을 얻었던 나.

'고맙다, 친구야.' 속으로만 웅얼웅얼.

그러고 보니 책과 함께 부록으로 받은 엽서와 우표 세트가 있었네요.

와, 이 책을 읽고나서 친구에게 엽서 한 장 쓰고 싶은 마음을 미리 알고 준비했나봐요.


"어제의 그리움은 시냇물이고,

오늘의 그리움은 강물이고,

내일의 그리움은 마침내 큰 바다로 이어지겠지?

너를 사랑한다, 친구야." 

   (60p)


망설였던 것 같아요.

어쩌다 연락이 뜸해졌지만 늘 그리운 친구에게, 

괜히 주절주절 걱정 보따리를 늘어놓을까봐서

기왕이면 좋은 소식 전해주고 싶어서 미루고 있었나봐요.


<친구에게>를 읽으면서 제 마음이 먼저 위로받았어요.

그리고 소중한 나의 친구에게 뭐라고 편지를 쓸까... 망설이다가 포기하지 말고.

그냥 이 책을 선물해도 좋을 것 같아요.

"내 맘 알지?  책에 담아서 보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야기로 풀어 가는 성평등 수업 - 모두가 행복해지는 성 인지 감수성 바로 알기, 2020 올해의 청소년 교양도서
변신원 지음 / 비엠케이(BMK)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전래 동화 <선녀와 나뭇꾼>을 읽으면서 뭔가 이상하다고 느낀 적이 있나요?


똑같은 이야기인데 성 인지 관점에서 다시 보면 전혀 다른 이야기로 바뀌네요.

러브 스토리가 공포 스릴러로.

나뭇꾼은 선녀들이 목욕하는 것을 몰래 봤을뿐 아니라 날개옷까지 훔쳤으니 절도죄를 저지른 거예요.

그동안 나뭇꾼의 범죄를 눈치채지 못했던 건 순전히 나뭇꾼의 입장에서 이야기가 만들어졌기 때문이에요.

한 번도 선녀의 입장에서 무엇을 원하는지 묻지 않았어요. 

나뭇꾼은 선녀가 두 아이를 낳고나서야 자신이 날개옷을 훔쳤다는 사실을 밝혔고, 선녀는 주저없이 떠났어요. 

과연 선녀는 나뭇꾼과 살면서 행복했을까요.

선녀의 입장에서 보면 끔찍한 감금 생활이었을지도 몰라요. 하늘에서 살아야 할 선녀가 땅에서 사느라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그럼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사슴의 정체는 뭘까요. 자신의 목숨을 살려준 나뭇꾼에게 은혜를 갚는다는 의도는 좋지만 방법은 상당히 문제가 있어요.

사슴은 자기 것도 아닌 선녀의 운명을 함부로 팔아넘긴 것과 같아요. 

어쩌면 우리 사회의 잘못된 성 인식이 전래 동화 속 사슴처럼 아무렇지 않게 성범죄자들을 옹호해 온 건 아닌지.


<이야기로 풀어 가는 성평등 수업>은 더 나은 세상을 위한 길잡이 책이에요.

저자는 우리 모두가 행복해지려면 성 인지 감수성을 바로 알고, 성 인지 감수성을 높여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어요.

왜 그럴까요.


"관점을 가진다는 것은 두 개의 눈으로 바라보던 세계가 갑자기 세 개의 눈으로 바라보는 세계로 바뀌는 것 같은 경험입니다.

하나의 눈이 더 생긴다는 것은 축복이자 저주입니다. 더 이상 주어진 세계에 안주할 수 없으며, 눈에 보이는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변화를 시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보람찬 행보이지만 때로는 힘들고 안타까운 경험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하나의 눈을 더 가진 우리는 불합리한 세계에 안주하기를 '거부'하게 될 수밖에 없죠.

그 눈 중 하나가 젠더(gender)입니다. 

젠더, 즉 사회화된 성이란 사람이 남성성과 여성성이라는 단어로 특정되고 구분되는 특성 전반을 말하는 것입니다.

... 특정 사회에서 허용하는 성 역할은 그 사회의 영향을 반영하여 성에 따라 경제적, 사회적, 정서적인 역할, 권리와 책임, 의무 등에 차이를 둡니다.

... 특정한 성에게만 강요된다면 그 자체로 통제이자 불평등입니다.

젠더에 따라 영향을 미치는 이러한 고정관념을 깨닫는 것이 성 인지 감수성으로 가능하며, 성 인지 감수성이 높을수록 일상화된 차별의 문제점을 잘 볼 수 있게 됩니다."

     (8-10p)


자신이 몰랐던 고정관념과 차별을 생각하는 열린 태도가 시작이에요.

깨달아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어요. 세상에 당연한 건 없어요. 당연한 차별도 없고요. 차별을 당연한 것으로 생각한다면 그 차별이 결국 자신에게도 돌아온다는 걸 알아야 해요. 차별로 고통받는 사람이 없어야 건강하고 행복한 사회가 될 수 있어요.


이 책은 우리에게 세 번째 눈을 뜨게 만드는 이야기들이 담겨 있어요.

크게 4개의 주제로 나누어 알려주고 있어요.

달리 볼 때 달라지는 것들 = 올바른 관점 갖기

아무것도 당연하지 않아요 = 고정관념 깨뜨리기

불편한 질문에 정당한 답 찾기 = 공감

평등해서 더 아름다운 세상 = 공존 

진지한 주제를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로 전해줘서 흥미로웠어요. 읽고나니 성평등 수업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확실히 알게 됐어요. 그래서 결론은, 모두에게 강력추천하고 싶은 책이라는 거예요. 꼭 한 번 읽어보세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외계인이 되고 싶다
현진영 지음 / 쉼(도서출판)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현진영 GO!  진영 GO!

두근두근 쿵쿵!

90년대 힙합 1세대 현진영을 모르는 X세대는 없을 거예요. 


<나는 외계인이 되고 싶다>라는 제목과 현진영 사진을 봤을 때, 바로 수긍했어요.

TV를 통해서 본 그의 이미지가 딱 외계인 같았거든요.

이 책은 스타 현진영이 아닌 인간 현진영의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예요.


"간절히 원하면 기적처럼 이루어진다고 했다. 

신은 나를 버리지 않았다. 레이먼드와는 다른 능력을 주셨다.

내 몸이 재즈를 기억하는 것이다. 

재즈 피아니스트 아버지 덕분에 재즈로 태교했고, 

어린 시절 집안을 가득 채웠던 재즈 선율은 나에게 공기와 같았다.

그렇게 스며든 재즈는 내 몸을 이루었다.

이것은 '내가 재즈다'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나의 자연스러운 그루브와 소울이 증명한다.

한때는 원망 많은 아버지였지만, 나의 특별한 능력은 아버지로부터 비롯되었고,

그래서 '최초'라는 타이틀은 종종 나의 것이 되었다." 

         (7p)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힙합 음악을 소개했던 그가 타고난 재즈 소울이란 건 몰랐어요.

사실 무대에 선 현진영의 모습 말고는 그에 대해 아는 게 하나도 없었더라고요.

다만 근래 방송에서 그를 볼 때마다 안타까움을 느꼈어요.

대중의 인기를 한몸에 받던 스타의 추락.

할리우드에 내노라 하는 스타들이 마약이라는 깊은 수렁에 빠져 비극을 맞은 것에 비하면,

그는 여러 번 성공적인 복귀를 했어요.

그러나 지금은, 아무래도 과거의 명성과는 비교할 수 없겠죠. 

다행인 건 인간 현진영은 과거에 집착하지 않는다는 사실이에요.

더욱 다행스러운 건 그가 행복해 보인다는 거예요.

지금의 현진영은 대중의 인기 대신 한 여자의 사랑으로 치유된 것 같아, 참으로 보기 좋아요.

역시 사랑의 힘은 놀랍고 위대한 것 같아요.

책의 절반 정도가 아버지에 관한 이야기인데, 아버지는 오직 아내만을 사랑한 남자였던 것 같아요.

만약 아들에게도 그 사랑을 조금만 나눴더라면 불안하고 연약한 아들이 좀더 강해질 수 있었을 텐데.

결국 아버지는 아픈 아내가 세상을 떠나자 쓰러지셨어요. 마지막까지 아버지의 역할보다는 남편의 자리를 지켰던 분.

그러나 모를 일이죠. 아버지는 자신만의 방식대로 아들을 사랑했던 건지도.

아버지의 유품을 정리하면서 비로소 아버지의 마음을 깨닫게 되었으니.


"아쉬움, 원망, 그리움 같은 단어들 속에

아버지가 계셨다."

    (133p)


"나는 현진영이다.

그리고 뮤지션이다.

나는 재즈다."

  (168p)


용기를 내어 대중 앞에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 현진영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어요.

외계인이 되고 싶다는 그의 말은, 재즈 음악인으로서 다시 대중의 사랑을 받고 싶다는 속마음인 것 같아요.

과거의 현진영은 지구에 적응하지 못하는 외계인이었지만 앞으로는 부디 사랑받는 외계인이 되길.

몸과 마음 모두 건강하게, 아름다운 재즈 음악으로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길.

진심으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